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나의 추정

정치 2020. 9. 25. 20:0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yKy1zndpDAw

 

 


 세월호 사건 당시 에어포켓이나 다이빙벨 같은 이야기들이 많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사람들은 바다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면서 사건이 터지면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언론들은 뇌피셜 수준으로 기사를 써댑니다. 세월호 사건 당시 배가 가라앉은 후 24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실질적으로 구조가 안 된 사람은 다 사망했다고 봐야 했으나, 사람들은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온갖 추악함과 혼란스러움 끝에 구조하러 간 사람들만 더 죽었지요. 단원고 사망자들은 정권교체의 초석이 되었고, 덕분에 최고존엄(膗辜燇㛪)의 자리에 오른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께서는 고맙다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하사하시었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기분입니다. 바다라는 곳은 구명조끼 입고 뛰어들어도 무사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수온은 체온보다 낮아서, 몸이 물속에 있으면 체온을 빠르게 빼앗깁니다. 인체는 체온보다 낮은 온도의 물에서 장시간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구명조끼는 구조되는 걸 전제로 입는 거고, 구명조끼와 조류에 몸을 맡기고 해상에서 20km이상을 이동하려 시도한다면 그건 그저 자살행위입니다. 조금만 잘못되어도 죽습니다.



 월북 희망자가 바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다 가까운 곳에서 최소한 에어보트라도 이용해서 시도할 겁니다. 9월 해수가 비교적 따스한 편이라고는 하지만, 만일 한나절 이상 표류하게 되면 저체온이 와서 위험한 상황이 됩니다. 소연평도 남쪽에서의 월북 시도는 위치상으로도 심히 비상식적입니다.


 

 만일 월북할 생각이 아니었더라도 실제 표류하여 북쪽 군인들을 만나게 되면 스스로 월북 희망자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 편이 더 안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령 감청으로 피살된 공무원 본인이 월북을 희망하는 표현을 보거나 들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월북할 생각으로 NLL을 넘었다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우리 신성 네오 헤븐조선 정권은 역시나 말단 공무원 가붕개의 생명 따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하였고, 민족의 화합을 통한 연방제 통일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모처럼 북측은 - 사실 생사가 불분명한 - 김정은 장군의 이름으로 미안하다’를 표명한 바, 최고존엄(膗辜燇㛪) 위수문동(僞囚紊)께서는 고맙다로 화답 중이십니다.



 가붕개 한 마리 죽었을 뿐인데 너무나도 큰 선물을, 초유의 미안하다를 북으로부터, 그것도 김정은 장군의 이름으로 받았으니 우리 수령(囚囹)님과 천룡들께서는 벅차오르는 기쁨을 감추기 어려워 보입니다.


 

 미군은 자비롭기에 미천한 가붕개의 생명조차 지키려 노력한 것 같습니다만, 이 지상락원의 천룡들께서는 비천한 가붕개를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구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직 양키들은 우리 헤븐의 천룡님들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헤븐의 천룡을 이해하려면 낡은 상식의 틀을 파괴하고 위대(僞大)한 조선 고유의 주체사상을 학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으로 북측은 중앙의 통제력이 약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정은의 명의로 사과를 해 왔다는 건, 우리 헤븐측 가붕개를 피살한 북쪽 책임자를 통제하기 위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이번 사건이야말로 지상락원의 가붕개가 더불어민주당과 헤븐조선, 촛불혁명의 최고령도자, K아이돌 중 단 하나의 정점이었던 분, 시장님 죽기 전까진 성인지감수성과 래디컬 페미니즘의 든든한 수호자였던 분, 누구보다 달과 같은(Lunatic), 화성(火星)보다 붉은 분, 그믐보다 더 깊은 분, 드루이드의 왕이 모시는 대군주, 노틀담의 예언 속 대왕 앙골모아, 소스가드(SouceGuard)와 라텔기사단의 숭배와 수호를 받는 분, 평등(抨蹬)과 공정(恐怔)과 정의(怔偯) 그 자체, 홍해를 가르는 기적을 행한 모세보다 더한 기적을 행하시는, 대지를 가르고, 바다를 가르고, 하늘을 가르고, 원하는 모든 것을 가르시는 분, 북쪽을 바라볼 때는 그냥 천사, 남쪽을 바라볼 때는 나팔과 금대접을 든 천사, 모든 존엄 중 최고존엄(膗辜燇㛪),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께 지배당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명징하게 드러내준다 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살아있는 가붕개 여러분, 이제 1년 반 정도 남은 위수문동(僞囚紊)의 지배를 하루하루 연명하며 만끽합시다. 정숙조국미향의 이름으로 문멘.

 추천 브금

 

https://youtu.be/Y2Lu0o3S2sU

 

 

 걸어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도시가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변해가는지 눈여겨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근래 눈에 가장 띠는 게 있는데요. ‘위험하고 도로교통법을 심하게 지키지 않는오토바이가 전보다 흔하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오토바이의 인도주행, 횡단보도 주행은 원래도 흔했지만 더더욱 심하게 흔해졌고요. 사거리에서 신호위반을 하는 오토바이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근래 무법천지로 다니는 오토바이는 보통 시티백입니다. 배기량 100cc4단 로터리 변속기가 달린 배달용 모델이지요. 배달 오토바이들이 일상적으로 신호위반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배달대행업체의 난립이 만든 참상이지요.

 

 최저임금이 이렇게 오르기 전에는 많은 음식점에서 배달원들을 직원으로 썼었습니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오른 후에는 건당으로 외주를 주고 있습니다. 배달 1건당 XX00. 같은 식으로 돈을 받고 거리를 달리고 있단 말이지요.


 

 이런 배달부들은 예전에는 직원이니까 고정급을 받았습니다. 인센티브가 있긴 했었지만, 지금같지는 않았지요. 그런데 건당으로 배달료를 받는 대행업체 이용이 일반화되면서 오토바이 배달부들의 마음이 무척 바빠졌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노동자 신세가 사업자 신세보다 좋아지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사업자가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배달부들부터 사업자가 된 것입니다.


 

 사업자가 된 배달부들은 같은 시간 내에 더 많은 배달을 해야 더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그러니까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거리를 빠르게 달리고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위반이 전보다 더 잦아질 수밖에 없지요. 그렇지만 단속은 거의 없습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가 보고 있습니다. 오토바이의 불법 주행은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세계에서 고속도로를 오토바이가 달릴 수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인데, 도로교통법 위반이 일상인 오토바이 라이더들에 대한 인식이 워낙 최악이다 보니 어지간한 운전자들은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진입을 계속 막기를 원하고, 그래서 계속 오토바이가 고속도로를 달릴 수 없는 규정이 지속되고 있기도 합니다.


(본 사진에서 이야기하는 2년 전은 2013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오토바이는 현실적으로 전혀 단속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교통 단속은 거의 단속 카메라로 이루어지는데, 이 단속 카메라들이 전방 번호판만을 인식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토바이는 그 형상 때문에 후방에만 번호판이 있지요. 그래서 전방에 번호판을 붙이도록 하자는 뇌가 없는 입법안이 나왔던 적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오토바이 디자인을 보면 번호판을 붙일 데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현재의 무법 오토바이들를 규제하려면 인력이 나서고 후방 번호판을 인지할 수 있는 카메라도 설치되어야 합니다만... 이 정권이 공공인력을 채용하고 관리하는 걸 보면 원천적으로 생각이라는 게 존재는 하는건지 심히 의문입니다.


 

 한편으로 사업주들은 예전부터 배달부들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 중 제법 다수는 학생 때 좀 놀아본, 불량스러운 부류가 많습니다. 성실하고 착한 배달부도 있지만 아닌 배달부도 비중이 좀 있고, 그래서 고용하면 사업주들 골치를 아프게 하는 경우도 많았지요.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면 돈은 더 듭니다만, 골치는 덜 아픕니다. 덜 엮이니까요.

 

 그런데 어쨌든 예전에는 배달부를 각각의 사업자가 고용하고 관리를 했는데, 이젠 대행업체를 쓰다 보니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보다 배달원들 물이 좀 더 불량스러워졌을 가능성이 있단 말이지요. 확실한 건 예전에 비해 위험하고 위법하고 시끄럽게 달리는 오토바이들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세월호 5주년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안전이 증진되었을까요? 얼마 전에 아직도 노란 리본을 붙이고 다니는 쉐보레 차량을 한 대 봤는데, 운전을 꽤나 무성의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운전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무언가를 같이 하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세월호 리본을 달고 다니는 운전자가 그러니까 좀 더 보기가 나빴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를 촛불에 비유하고, ‘얘들아 고맙다를 자필로 남겼던 문재인은 집권 후 그다지 안전의 증진에 있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 같지 않습니다. 개선된 분야도 있지만 오히려 악화된 분야도 있습니다. 코레일에는 낙하산을 보냈다가 각종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기도 했었지요. 그리고 권의 충견이 된 KBS는 지난 고성-속초 화재 당시 재난주관방송사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강릉 화재 영상을 고성 화재 영상으로 속여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이 불통과 아집으로 가득한 정권에 뭐라 요구를 하는 건 정말 하나도 쓸모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만, 배달 오토바이로 무법천지가 된 인도와 자전거도로, 교차로를 이 정권이 최소한이라도 신경 쓰고 점검해줬으면 합니다. 이 정권이 앞장서서 최저임금을 마구잡이로 급등시키지 않았다면 이런 악화도 없었을 겁니다. 최소한 본인들이 저지른 일로 인한 악화에 대한 사후 점검 정도는 제대로 해줬으면 합니다. 세월호를 그토록 내세워 집권했으면 거리의 안전정도는 최소한이라도 신경 써야 하는 게 도의적 의무입니다. 물론 이 정권에 도의적인 무언가가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하긴 어렵습니다만.

문재인이 제대로 된 대통령이라면

정치 2018. 2. 25. 10:27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0AybFgwsVLY




 

 시위 벌이고 있는 천안함 유족들한테 가서요.

 

 어떻게든 앞으로는 희생되는 장병이 없도록 하고 싶다. 북한 고위간부 누구와도 우리는 쌓인 것들이 있지만, 지금은 일단 문제를 뒤로 미뤄둘 때다.

 

 같은 식으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럼 아마 유족들도 넘어갈 겁니다.


 

 그렇지만 문재인 대통령에겐 별 기대가 없습니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 잘 아니까요.

 

 원인은 다르지만 같은 선박침몰사고니 천안함은 세월호와 비교하기 쉽습니다. 둘 다 정치적으로 불필요하게, 너무 많이 얽히고 대립하고 있기도 합니다.

 


 객관적으로 세월호는 온갖 되도 않는 음모론은 많았지만 교통사고고, 천안함은 나라를 위해 개개인의 인생을 희생하고 복무하던 장병들이 적대세력에 기습당한 군사사고입니다. 국가가 어느 쪽을 더 챙겨야 할지는 명백하고, 천안함도 온갖 음모론은 많았지만 결국 국제합동조사반의 결론은 북쪽 잠수정에 의한 어뢰 공격이었지요.

 

 나라가, 특정 정치세력이 미쳐 돌아가니까 세월호는 중하게 대하고 천안함은 가볍게 대하는 겁니다. 그런 사고방식이니까 평창에도 군인 아무렇지도 않게 동원하는 거고요.

 

 우리나라가 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된 나라가 되려면, 타인의 희생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가능한 희생시키지 말고, 정당한 보상과 최소한의 객관성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정치병자, 무책임한 음모론자, 전체주의자들의 전성기입니다. 뭐든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기 마련이므로, 이런 상황이 마냥 지속되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더 나빠질 수는 있어도 이대로 가진 않겠지요.

 이번 글엔 이 브금입니다.

 

https://youtu.be/zvwrSMFOzTQ

 


 

 제천이나 밀양 화재사고 피해자한테는 어떻습니까? 똑같이 고마운가요?

 

 세월호 사고를 그저 중앙 정부 탓인 것처럼, 온갖 음모론을 동원하면서 재미 볼 때는 좋았겠지요. 다이빙 벨부터 고의 침몰설까지 잊지 않고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부도덕함과는 별개로, 그대들의 의도적인 선동은 악마 같은 것이었습니다.



 당신들이 저지른 죗값을 고스란히 갚으려면 이제 고의 구조 지연설, 고의 방화설 같은 게 나와야 합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가면 그렇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비극적으로, 누군가가 수준 낮게 똑같이 대응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 김X준은 한 명밖에 없고, 운동권 좌파들처럼 비열한 수작질이 생활화된 그룹 또한 다시없기도 합니다. 노란 리본단 차량도 이젠 다행히 별로 보이지 않는데, 그런 비슷한 거 또 달고 다니는 차량이나 인물을 더 보고 싶지 않기도 합니다.

 

 탄핵소추안에까지 세월호를 끼워넣었던 그대들의 정치적 부채는 참으로 무겁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5년 내내 최선의 노력을 하더라도 그 부채는 결코 다 갚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제천 사고 이후 또 대형화재사고에 휘말린 그대들의 무능을 보니 노력을 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솔직히 요즘 평양 올림픽에만 관심 있지요?


 

 그대들의 표현대로라면 오늘의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도 국가의 책임이고 정권의 책임입니다. 그대들의 끝없는 무책임함은 잘 알고 있지만, 무한히 회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나는 근본적으로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고맙다고 표현하는 정서를 가진 사람이 대통령의 직위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바랍니다.

간략한 시위 후기

정치 2016. 11. 13. 00:34 Posted by 해양장미

 저녁 식사 후 파장할 때까지 잠시 참여했습니다.

 

 도착했을 땐 이미 엄청난 인파가 집으로 가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광화문에서 경복궁까지의 대로는 거의 지나다니기 힘들었고, 돌아서 경복궁쪽으로 갔더니 지금도 대치 중이라는 내자동 로터리가 막혀서 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들은 세월호라거나 노동자 관련 이야기, 새누리당 전반에 책임을 묻는 발언 등을 많이 했습니다. 나로서는 대체론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이었지요. 시위에 나왔다 해서 그런 의견들에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니라는 걸 사람들이 이해했으면 합니다. 그래도 일단은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게 옳다고 생각하기에 머릿수를 보태기 위해 잠시나마 나갔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선 좀 막무가내로 미는 사람들도 있어서, 위험하다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 넘어지거나 하면 크게 다칠 것 같았습니다. 시위 치곤 경찰은 거의 볼 수 없었고 폴리스 라인은 내자동 로터리에서만 얼핏 봤고, 그 밖에 본 경찰들은 교통경찰뿐입니다.

 

 참가하고 나서 느낀 건,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원하는 피드백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야권이나 비박이 나서야 합니다. 시민들의 뜻은 어느 정도 모여졌습니다. 그것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탄핵 발의는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시민들은 시간이 좀 지나면 지칩니다. 더 추워지면 시위 인원도 이렇게 모일 수 없습니다. 만일 야권이 더 간을 본다면 같이 욕을 먹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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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의 자살을 대하는 태도

정치 2015. 5. 8. 22:08 Posted by 해양장미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 권씨가 오늘 시신으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사인은 자살로 추정됩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자, 권씨의 생일이기도 했다는데요.

 

 일단 현재까지의 보도자료로는 권씨는 아내와 10년 전 이혼한 상태였고, 사망한 아들은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으며 아들과 자주 왕래하던 사이는 아니었다고 나옵니다. 쭉 혼자 살고 있었고요.

 

 그리고 권씨는 아들의 보험금 관련하여 전처와 갈등을 빚었다고, 권씨의 유가족들이 증언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권씨는 세월호 유족 대책위원회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합니다.

 

 물론 그의 자살이 아들의 사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진 않겠지만, 현재까지 보도된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그의 선택은 복합적인 이유에 의한 것 같습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딱한 이야기는 이 쯤 하고, 저는 이 사건을 접하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어떤 사람들의 태도에서 가벼운 혐오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니까 이 죽음을 일단 정부의 잘못으로 결론짓고, 그것을 정치적인 문제로 끌고 가려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저로서는 권씨의 자살 원인에 정부가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그걸 누구라도 정확히 판단할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겁니다.

 

 어쩌면 정부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더라도 권씨는 자살을 선택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아들의 죽음이 권씨의 죽음에 꼭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에 대한 답을 미리 정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모든 것을 끼워 맞추려 합니다.

 

 사람들은 당신들이 순수하지 않다는 걸 잘 알아요. 설령 본인들은 스스로를 순수하다 여길지 몰라도, 남들에겐 그렇게 보이지 않아요. 그러니까 세월호 사고에 대해 사람들이 점차 냉소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언론이 거짓말을 해서 사람들의 감정이 돌아섰다고 생각하지요? 당신들은 선민의식을 가지고 대중들을 바보 취급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습니다.

 

 저는 사후세계를 전혀 믿지 않기에 고인의 명복을 빌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이건 어쨌든 서글픈 소식입니다. 이런 걸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건 도리를 아는 사람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닙니다.


세월호 시위대의 태극기 소각에 대하여

사회 2015. 4. 21. 21:28 Posted by 해양장미

 세월호 시위대가 지난 주말, 태극기를 소각하였습니다.




 

 저는 내국인이 (아마도 한국인이겠지요?) 퍼포먼스로 태극기를 태우는 광경을 처음 보았으며, 그와 동시에 본 행위를 옹호하는 온갖 광적인 언어들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전 그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며칠간 정리하였고, 결과적인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태극기에 대해 그다지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디자인도 마음에 들지 않고, 그것이 표현하는 상징 - 건곤과 팔괘 - 역시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던 선조들의 감성과 제 감성 사이엔 상당한 거리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모국의 국명과 국기 및 국가, 그리고 지폐 디자인과 모델을 좀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저는 결코 다른 나라와 국기와 태극기에 동일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태극기를 단순한 천조각으로 여기지도 않습니다. 저는 이 나라의 국민으로 다소나마 공동체 의식과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있고, 어느 정도의 애증을 가지고 있으며 태극기가 우리나라를 상징한다는 데 반대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태극기 소각은 정신 나간 얼간이의 분별없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그 행위 자체는 제가 속한 국가 공동체에 대한 공격행위라 느끼긴 합니다만, 중대한 위협은 아니기에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딱히 애국자도 아니고요. 국가주의자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다지 믿어주고 싶지는 않지만, 일단 본인은 국가에 대한 공격의도로 태운 건 아니라고 하기도 하고요.


 한편으로 저는 유가족들이 소각행위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 처음 이 글을 올릴 때는 그것을 몰랐었기 때문에, 본문은 수정되었습니다. - 저는 그것이 좀 더 잘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도 광신적인 깨시스트들은 그것을 강조하기보다는 소각 자체가 별것 아니라는 식의 옹호를 앞세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본 사건에 대한 맹목적 옹호에 다소의 우려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옹호꾼들 중 대다수는 만약 그들이 지지하는 정치인 - 대체로 노무현이나 문재인 등 - 의 치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태도를 180도 바꿔 소각한 사람을 이미 죽일 놈으로 만들었겠지만, 한편으로 저는 깨시즘의 밑바탕에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기에 그런 옹호가 나타난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를 조금 풀어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깨시스트들이 보기에 한국은 그 시작부터 잘못되었고, 정통성도 부족한 국가로 아직 민주주의는 완성되지 않았고, 부도덕하고 부패한 자들이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이러한 규범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지지하는 정치 지도자가 권력을 차지해야 하며, 그래야만 한국은 정통성이 있고 정상적인 국가로 거듭나게 됩니다. , 그들의 인식 속에서 현재 박근혜가 통치하고 있는 한국은 정통성이 없기에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니며, 존중받을 필요도 없기에 국가에 대한 모욕은 별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난감하긴 하지만 사실 그들이 그런 부류인 건 어쩔 수 없습니. 다만 전 우리 사회가 그들을 잘 제어하지 못하고, 그들의 과격한 폭력성에 좀 좌지우지되는 면이 있지 않나 우려합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이러한 과격함과 극단성에 대해 좀 더 잘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이 그런 행위를 거부한다는 것 역시 좀 더 잘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행위자에 대한 인터뷰 기사 링크를 첨부합니다. (클릭)


 본 사건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므로 본문에서 딱히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소식을 못들은 분들은 검색하면 바로 나오니 기사를 찾아보세요.

 

 이 사건에 대한 강성야권의 전반적 반응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체험 파시즘의 현장.’ 진짜 CCTV가 영웅이고 정의입니다. CCTV 없었으면 피해를 당한 분들은 끔찍한 사태를 모면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이 사태가 얼마나 지저분하고 사악한지에 대해서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것입니다. 이런 비열함과 이중잣대는 그들 인성의 본질을 잘 보여줍니다. 제가 지난 세월호 특별법 관련 포스트에서 이야기했듯, 애초에 세월호 사건은 이런 식으로 확대될 일이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키운 장본인들이 왜 키웠을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본 사건은 도덕, 윤리, 정의, 선함의 문제입니다. 세월호 단원고 피해자 유가족 대표단과 김현 의원은 대단히 악질적인 범죄를 저질렀고, 권력을 이용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으며 깨시민들을 포함한 강성 야권 지지 세력은 또 한 번의 이중잣대 내로남불식 여론몰이를 펼쳤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인터넷 파시즘의 현장을 딱 하나만 링크합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78711

 

 다행히 본 사건의 경우 피해 대리기사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 같지만, 만일 잘못되면 죽거나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수도 있는 게 일대 다수의 집단폭행입니다. ‘의도라는 면에서만 본다면 이 사건은 세월호 사고보다 훨씬 더 사악합니다.

 

 많은 분들이 본 사건을 통해 실망감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실망감은 저들의 인성과 의도를 잘못 파악한 데서 기인합니다. 생각 없이 광신적으로 한쪽편만 보고, 한쪽편만 드는 파시스트들에 대한 사회적인 주의와 경계가 필요합니다.

 


세월호 특별법에 관하여

사회 2014. 8. 27. 20:06 Posted by 해양장미

 세월호 관련 논의를 보고 있자면 개인적으로 참 마음이 안 좋습니다. 이 사건 이후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이 사회의 온갖 병폐가 다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저로선 이 꼬여버린 사태가 어떻게든 잘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만, 이게 왜 이렇게 계속 꼬이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세월호 사건은 본질적으로 대중교통사고입니다. 버스나 철도, 비행기 교통사고과 그 성격이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세월호를 운영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나 선장 및 선원들의 자질 문제, 또 구조과정의 문제가 크고 피해자 숫자가 많은 사건이기는 합니다.

 

 이 사건이 이렇게 큰 규모로 일어나게 된 것은 복잡한 정치사회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며, 이 문제들은 그 해결에 있어 추가적인 갈등을 만들고 추가적인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한 이와 연관되어 숨어있던 온갖 사회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보니 참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답답합니다.

 

 현재 이 사건을 둘러싼 단체는 기소된 사람들을 빼면 대략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청와대 및 행정부

2) 새누리당 세력과 그 지지자

3) 새정치민주연합 및 그 지지자

4) 단원고 피해학생 유가족들 및 생존 단원고 학생들

5) 세월호 피해자 중 단원고 학생이 아닌 사람들의 가족들 및 생존 피해 당사자들

6)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사람들

 

 그리고 이 중 정리하자면 처음 사건이 터지고 수습이 제대로 안 되는 것까지의 주책임은 1)에 있고, 그 후 문제가 꼬일 대로 꼬이는 것의 주책임은 3)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6)입니다. 3)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런 첨예한 사회적 갈등이 이 사회에 끼치는 불이익과 피해를 간과해버리는 경향이 강한데, 이는 현실 사회의 복잡성과 작동원리를 잘 모르거나 무시해서 빚어지는 문제입니다.

 

 이 사태의 문제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잡음들은 다 빼지요. 어지간하면 익히 들으셨을 수사권과 기소권이 첫째 문제, 그리고 둘째 문제는 조사위원회 구성을 누가 얼마나 뽑느냐 입니다.

 

 관련 특별법이 필요하고 보상이 필요하다는 데는 청와대와 여야가 모두 동의하는 상황입니다. 박근혜대통령도 특별법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내용이 문제죠.

 

 사실 세월호 사태가 터진 이후, 새민련과 그를 지지하는 세력은 그 사건의 주책임이 정부에게 있는 양 몰아갔고 정부가 큰 잘못을 해서 구조가 안 되는 양, 침몰한 사람들이 살아있기라도 한 양 언론 플레이를 했습니다. 또한 세월호가 그리 아주 오래된 배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 때 선박 사용연한이 길어져서 사고가 난 양 언론 플레이한 사람들도 많지요. 법 안 바꿨어도 세월호는 여전히 운행할 수 있는 연한의 배인데 말입니다.

 

 물론 정부가 멋진 활약을 했다는 것은 정말 아닙니다. 해경은 구조를 위해 24노트로 달려와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어민들과 함께 170명 이상을 구조했으나 애초에 대응 체계가 부실했고, 미심쩍게도 녹음 기록을 조작했습니다. 또 세월호 안전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배가 침몰한 이후의 각종 기관들 대처도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은 아예 해경을 해체해버리는 초강수를 뒀고, 유병언 일가와 세모그룹도 박살을 내버립니다. 다만 유병언은 부패한 시체밖에 못 찾긴 했지요.

 

 무책임한 언론에도 큰 문제가 있습니다. ‘전원 구조라고 먼저 발표한 것은 MBC였습니다. 또한 이후 구조 과정에서 무책임한 잡음을 낸 야권 지지 언론들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런 보도들이 시민들의 정신적 충격을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정부가 일부러 구조를 제대로 안 하는 것처럼 보이게까지 만들었지요. 그렇지만 미쳤다고 정부가 그렇게 하겠습니까. 음모론자들은 기본적인 손익계산도 못합니다. 무능과 악의는 구분을 해야죠. 천안함 침몰 때도 그리 음모론을 앞세우더니 여전합니다. 하긴 취향이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새민련과 야권 지지자들의 공격은 처음부터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아닌 척해도 이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심지어 새민련은 5)쪽에는 전화한통 없었습니다. 이런 행위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대립을 불러오고,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합니다. 애초에 문제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생산적 노력에는 관심이 없는 정치병 환자들과 권력을 추구하는 자들, 그리고 시야가 좁고 혈기만 앞세우는 바보들이 벌여 놓은 판이라 그렇습니다. 이 과정에서 좀 진짜 책임을 져야 할 해수부는 언급조차 안 되고 있고요.

 

 사실 냉정하게 말해 아무리 털어봐야 나올 게 별로 없습니다. 해경에 비리가 좀 있겠고, 또 관리감독을 해야할 해수부 누군가 잘못을 저질러서 선박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애초에 상황에 대한 매뉴얼이 제대로 안 짜여있고 훈련도 안 되어서 구조작업도 그리 엉망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정도는 그냥 일반수사만 해도 밝힐 수 있는 겁니다. 모자라면 이후에 특검하면 되고요.

 

 특검을 넘어 기소권 수사권 이야기를 하고 야권과 유가족이 위원회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들의 속내는 간단합니다. 이 사건에 대해 뭔가 그 이상이 있다는 음모론적 망상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털어봐야 나올 건 없습니다. 박근혜가 몸이 안 좋아서 그 날 낮잠을 자고 있었을 수도 있고, 어디서 무슨 잘못을 해서 사건 보고가 제대로 안 되었을 수도 있고, 해경이 언딘과 유착관계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거기까지입니다. 세월호 사건이 잘못 수습될수록 박근혜와 새누리당에 정치적 타격이 오는 상황에서 일부러 구조를 게을리 했다는 게 말이 될 리가 없습니다. 솔직히 세월호 없었으면 6.4 지방선거도 새누리가 압승하는 결과였을 겁니다.

 

 물론 유가족이야 극단적인 생각을 해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의사자 지정해달라고 해도, 어떤 보상을 해 달라 해도 그 주장할 권리정도는 있습니다. 솔직히 그런 일 겪고도 제정신이고 냉철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주장 내용이 영 아니면 안 들어주면 그만인 것이지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새민련 및 그 중력권 인물들이 무슨 유가족인 것처럼 굴고 있다는 겁니다. 이 시점부터 문제는 꼬일 대로 꼬였습니다. 유가족들은 자연스레 정치판 한가운데 놓이게 되었고요.

 

 사실 애초에 수사권, 기소권 가진 위원회 이야기가 나오는 것부터가 정상이 아닙니다. 이 사건은 별로 실세 고위직을 털 일이 없는 사건입니다. 아무리 올라가도 이미 끈 떨어진 사람들이나 국장급 털 일이죠. 국장급이나 퇴임관료 터는 건 그냥 검찰수사로도 충분합니다. 해경은 통째로 해체되어서 다 끈이 떨어졌다보니 샅샅이 파헤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어지간한 장관급이라도 이번 사건에 나쁘게 얽혔으면 보호받기 힘들 겁니다. 이런데 특검을 넘어 전에 없던 형태의 수사위원회를 꾸린다는 건 실질적으로 대통령을 털겠다는 건데 이건 박근혜가 본 사태의 주책임자라는 정치적 공세에서 나오는 발상 이상은 될 수 없습니다. 처음에 저런 발상을 꺼낸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요? 설마 유족들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처음부터 알았겠습니까? 누군가가 이 사건을 키워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했기에 판이 이렇게 지저분해지고 커진 겁니다.

 

 이번 사태가 아니더라도 검찰의 수사권독점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습니다. 소위 경찰수사권 문제 말이지요. 그렇지만 저는 경찰이 수사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그것이 알고 싶다류의 프로그램만 쭉 봐도 동감할 수 있는 문제일 것입니다. 경찰이 워낙 막무가내로 일처리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이 문제가 없는 조직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사권을 따로 가지는 게 피해자를 줄이는 방안입니다.

 

 게다가 이 사안은 형평성 문제도 큽니다. 세상에 어디 억울한 사람이 세월호 유가족뿐인가요? 그나마 세월호는 스포트라이트라도 받고 많은 이들이 나서서 도움을 줄 만한 상황입니다. 세월호 못지않게 힘들고 억울한 상황인데 관심도 못 받고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는 사람이 세상엔 정말 많습니다. 세월호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위원회를 따로 만드는 것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런 위원회를 만들자고 하면 절차적인 문제가 커질 뿐더러, 이 사회가 더 심한 투쟁 구도로 가게 됩니다.

 

 비교를 위해 세월호와 매우 유사한 성격을 가진 사안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3월 말 있었던 소위 송파 버스 급발진 사고를 아시는지요? 이례적인 대중교통사고라는 점에서 두 사건은 성격이 같습니다. 피해자 숫자는 좀 차이가 납니다만, 보통 사람들에게 더 피부로 와 닿을 법한 위험은 버스급발진 사고 쪽이지요. 침몰하는 배에서는 어찌 탈출이라도 할 수 있는 반면 급발진 하는 차에서는 탈출할 방법도 없습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이 사고의 사망자들은 간접적으로나마 아는 사람들입니다. 사건을 잘 모르실 분들을 위해 기사를 하나 링크합니다.

 

<송파 버스사고 운전기사, 끝까지 운전대 놓지 않았다. (링크)>

 

그런데 이 사고의 수사결론은 다음과 같은 식입니다.

 

<경찰 "송파버스 사고, 급발진 등 기계적 결함 없어" (링크)>

 

 과연 누가 이 수사결과를 납득할 수 있습니까? 일단 저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이 사고의 피해당사자로 아들을 잃은 부모도 이해 못 한다고 합니다. 억울한 걸로 치면 이 쪽이 세월호보다 더합니다. 세월호는 선박의 무리한 개조나 평형수 문제, 과적 문제 등이 이미 인정되고 있습니다만 급발진은 여러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짜 예외적 위원회를 만들려면 이런 데 만들어야죠.

 

 물론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정부를 믿지 못하고, 수사권과 기소권과 위원회 임명권을 가져오고 싶어하는 심리를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그건 헌법적 문제는 없을지 몰라도 절차적, 관행적, 규범적 문제는 빚어집니다. 피해자가 수사권과 기소권에 관여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은 법률적 공정성을 위한 것입니다. 만약 이 사건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그 뜻을 관철하게 된다면, 그것은 일종의 특혜입니다. 특혜라는 표현이 거북스럽게 느껴질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객관적으로 다른 억울한 사건의 수많은 피해자들은 그런 특혜를 받을 수 없습니다. 세월호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고, 정치적인 사건이 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본인들이 원하지 않더라도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미 정치의 한복판에 들어와 있고, 여론의 힘에 의해 어느 정도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 되었으며 그 특별한 권력은 예외를 만들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법치에서 권력에 의해 하나만 예외가 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못한 일입니다. 만일 현행 제도가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엉망이라면, 특별법을 만들 게 아니라 제도 자체를 영구적으로 고쳐야 합니다. 이것은 세월호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억울한 사건들을 다룰 때의 기본자세입니다.

 

 저는 세월호에 흥분하고 몰입하여 특별법에 강력하게 찬성하는 사람들이 사실 대부분 이 사회의 각종 문제들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양심이 없거나 철저히 정치적인 사람들이겠지요. 수많은 억울한 문제들을 익히 보고 관심을 가져온 사람들이라면 이 문제도 예외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은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 - 주로 새누리 지지층 - 은 야권 세력이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잘 압니다. 그 중엔 넓게 퍼진 시선의 오류들 - 음모론적 시각이나 해경, 청와대에 잘못을 떠넘기는 것 등 - 을 조금이나마 교정해줄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아요. 그 대신 단식중인 김영오씨를 공격하지요.

 

 야권이 세월호 특별법을 가지고 국회 업무를 마비시키는 건 정상이 아닙니다. 7월까지 통과되지 못했던 법 중에는 - 현 시점에서 통과되었는지는 확인을 못 했습니다만 - 심지어 해양 안전에 대한 법률도 있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을 가지고 그런 법률 통과를 막는 건 야당이 진짜 문제해결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겁니다. 그런 건 법안 자체에 문제가 없는 한 1초라도 빨리 통과시켜야 옳은 게 아닙니까. 세상에 복잡성에는 아무 관심도 없고, 진짜 사회 문제에도 평소부터 별 관심이 없는 깨시민들이야 두 눈 감고 귀 막고 세월호에만 올인할 수 있겠습니다만, 보통 서민만 해도 그들보다는 피부에 와 닿는 정치사회적 문제들을 더 잘 압니다.

 

 김영오씨를 공격하는 것은 도의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치공학이라는 면에 있어서는 좋은 전략입니다. 새민련 세력이 그냥 본인들이 무엇을 잘못하는지 모르는 게 정부와 새누리측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꼬인 데는 새민련과 그 강성 지지자들 책임이 상당합니다만, 본인들은 모릅니다. 보고 있는 입장에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만약 김영오씨가 순수하다고 전제한다면, 과연 누가 김영오씨를 부추겨 사지로 몰아넣었을까요? 같이 옆에서 누군가 단식해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본문을 정리하려 합니다. 김영오씨의 개인 신상을 캐내면서 공격하는 것은 품위 없는 행위입니다. 그저 제 사고방식에서 그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당신의 요구는 무리하다. 둘째 딸을 봐서라도 단식을 멈춰주셨으면 좋겠다.’ 정도입니다. 또한 동시에 세월호 특별법에 반대한다고, 야권과 그 강성 지지자 집단을 비판한다고 무조건 일베충으로 모는 파시스트들을 보고 있자면 참담한 심정입니다. 실제 미네르바 사건 때 누군가 그를 찾아가 자살하라고 권유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전 지금도 누군가는 김영오씨가 굶어 죽길 내심 기원하고 있으리라 추측합니다. 아무쪼록 별 추가적인 사고 없이 이 사건이 해결되길 기원합니다. 세월호 사건은 이미 추가적인 피해자를 다수 낳은 상황입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이야기

사회 2014. 4. 30. 20:29 Posted by 해양장미

 사건이 터진 이후, 돌아가는 걸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역시나 이 사고는 이 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내주는 것 같다. 일부러 좀 뒤늦게 몇 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1) 난 세월호의 선장이 유영철보다 더한 학살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에 어울리는 죄값을 치러야한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이유에서건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선박에서는 선장의 책임이 막중한 것이다. 그는 선장의 자격이 전혀 없었다. 차라리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살았을 것이다.


 

2) 배가 크게 기운 시점에서 무조건 갑판으로 나와야 한다는 건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는 상식이다. 침몰하는 선박의 선실 안에 있으면 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는 수많은 사고에서 증명되었고, 영화 타이타닉만 봤어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선실 안에 얌전히 있으라는 방송은 고의적인 학살이 아닌가 싶은 수준이지만, 그 말을 듣고 배 안에 남았던 사람들 또한 그릇된 지시를 수용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오판을 한 것이다.

 

 유사시 누군가가 나의 안전을 온전히 책임져주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그러한 상황에 처할 일은 드물지만, 그렇더라도 재난에서 빠져 나오는 것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 나는 이 사회가 그런 것이 지극히 부족하기에 과도하게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고 느낀다. 학생들은 어려서 잘 모른다 쳐도 교사들은 보다 나은 지시를 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대한 교육과정이 따로 필요할지도 모른다.

 


3)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세월호가 가라앉은 시점에서 안에 있던 사람들은 생존 가능성이 별로 없었다. 그 이후 벌어진 온갖 답답하고 불쾌한 상황과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희생자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정말 안타깝지만 대부분의 구조 작업은 현실적인 효용성을 가진 게 아니다. 크레인 또한 마찬가지로 보여주기 이상의 의미는 거의 없다. 선박의 인양은 쉬운 게 아니고, 구조는 실제로는 시신을 꺼내는 작업이나 다름없다. 잠수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설령 잔잔한 바다라도 일정 수심 이하에 들어갔다 나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하물며 저 곳은 목숨이 순식간에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곳이라 봐야 한다.


 

4) 나는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적잖은 혐오감을 느낀다.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해 실망을 한다거나, 다른 방식이 더 좋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는 물론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현 정권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반응은 그와는 많이 다르다. 참사를 이용해 증오심을 충족하려 드는 모습이 타인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그들이 알 수 있을까.


 

5) 박근혜정부는 여러 기관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나 순발력 같은 데서 계속 약점을 보여 왔다. 이번 사건에서는 그것이 잘 드러났고, 예상할 수 있었던 각종 전통적인 문제들 또한 드러났다. 사진을 연출한다거나 구조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언플을 하는 것은 드문 일도 아니지만, 유가족을 비롯해 많은 이들을 실망시키기엔 충분한 사건들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건 그나마 사소한 문제같다.


 

6) 역시나 깨시민들은 노무현때 만들어진 재난 대비 매뉴얼이라거나, 이명박 때 2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난 선박 연식 제한 문제 등을 이야기하면서 게거품을 물고 있는데 혐오스러운 정치병도 정도껏 하면 좋겠다. 이것에 대해 야권 지지하는 친구한테 설명을 하느라 좀 애를 먹었는데, 선박 수령의 제한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선박은 본래 차량에 비해 더 많은 메인터넌스가 필요하고, 수령이 늘어나면 그 메인터넌스에 더 많은 지출을 해야할 뿐 수령 자체가 주된 문제는 아니다. 이 사건의 진짜 문제는 선박개조에 관련된 규정과 관리 시스템, 그리고 누가 봐도 수상하고 문제투성이인 해운회사의 안전불감증 같은 것이다. 이 때가 기회라는 듯 공격성과 증오심을 드러내는 사람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7) 세월호 사건으로 300명이 죽었다. 슬프고 안타깝다. 그러나 이 나라에선 한 해에 14000명이 자살한다. 하루에 자살로 죽는 사람이 40명에 육박한다는 뜻이다. 시도했지만 실패하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일주일마다 세월호 희생자에 육박하는 수가 자살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살들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재정난이다. 가난은 현대 사회에서 그 무엇보다도 쉽게 사람을 죽인다.

 

 난 세월호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공격성을 보이는 사람들이, 평소에 사람 적잖게 죽일 소리를 쉽게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세월호 사건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운데 참 못 볼 꼴 많이 본다는 기분이다. 과도한 적대와 증오는 결코 이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유형의, 보다 보편적인 사람들에 대한 공감능력이 정말 바닥 수준이기도 하다.

 

 

8) 기자들에 대해선 아무런 할 말이 없다. 말할 가치도 없다. 살면서 카메라랑 마이크 든 사람들은 가급적 피하는 게 상책이다.

 

 

9) 난 이 사회가 상실감과 우울에 좀 길게 빠져 있는 것 같다. 이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은 언제나 우리들 곁에서 일어난다. 이번엔 그것이 좀 더 큰 규모로 한 번에 일어났고, 그래서 잘 보일 뿐이다.

 

 한편으로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른다. 안전이란 대가가 따르는 것이며, 더 안전한 것은 더 비싸고 더 오래 걸리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한국 사람들이 안전을 위해 두드러지게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할 것 같지는 않다.

 

 부수적인 사건이지만 이번 사건 이후 광역버스의 입석을 금지시키는 어이없는 사건이 벌어졌었다. 나는 그러한 것에는 냉소를 보낼 수밖에 없다. 광역버스에서 입석을 없애려면 광역버스 요금이 어디까지 오를까? 사람들은 그런 요금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