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1) 디스토피아 트루 헤븐조선 최고존엄이시며 어준진리교 술탄이시며 손가락빛의혁명군 최고사령관이신 1등 인민들의 위대한 령도자, 백만 개딸의 어버이, 망치를 든 남자, 방탄노년단의 리더, 애지중지 만사현통의 수호자, 파기환송 한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자, 칼로도, 법으로도, 펜으로도, 굶주림으로도 죽일 수 없는 ‘존재 자체가 죽음’. 190석의 권능을 가진 Strong Man, 운명을 찢는 주동인물, 친애하는 지도자 리재명 두령 동지의 눈부신 지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붕개다운 가붕개의 삶을 이어나가고 계실 실개천 동지 여러분, 이 지상락원의 태평성대를 충분히 누리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두령님의 은총은 영원할 수 없는 것이니, 가붕개로 누릴 수 있는 피지배의 특권을 깊이 만끽하는 것도 영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두령 동지의 당선을 보았다면, 천룡과 가붕개는 다름을 깨달아야 합니다. 두령 동지께 표를 드린 가붕개라면, 가붕개다운 실개천 라이프를 충분히 만끽하실 자격이 있습니다.

2) 이 트루 헤븐조선의 4대 교시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록위마(指鹿爲馬), 내로남불(내Ro남不), 천명가복(天命가服), 가육천식(가肉天食)
이 내용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록위마 : 두령 동지나 만진근저당의 천룡께서 사슴을 보고 말이라 하면, 그것은 말입니다.
내로남불 : 만진근저당의 천룡께서 무언가를 하면 로맨스지만, 권력이 부족한 타당의 이무기나 한낱 가붕개가 같은 행위를 하면 불륜입니다.
천명가복 : 천룡이 명령하면, 가붕개는 복종합니다.
가육천식 : 가붕개는 잡아먹히고, 천룡은 먹습니다.
아. 한편으로 친애하는 두령 동지의 근저당을 기념하여, 오랫동안 써온 ‘더듬어만진당’이라는 명칭을 앞으로는 ‘만진근저당’으로 바꾸어 표기하기로 하였습니다. 더듬어만진당같은 전통있는 표현을 포기하려니 유감입니다만, 만진근저당도 좋은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3) 중도보수 코스프레를 하던 두령 동지의 위장은 짧게 끝난 것 같습니다. 사실 이건 리재명 두령 동지의 행적을 쭉 봐왔다면 속으면 안 됐는데요. 성남시장 시절 및 경기도지사 시절을 보면 만진근저당에서도 심각하게 좌파고, 포퓰리즘 성향이 강했던 게 리재명 두령 동지였습니다. 그런데 대선 한 번 지더니 갑자기 중도 코스프레를 했지요.
관련하여 속은 분들은 정치인의 페이크에 저항성이 없어도 심각하게 없는 것이니, 앞으로도 정치인한테 얼마든지 쉽게 속을 기질을 가진 거라고 스스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스스로의 판단력을 신뢰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스스로의 판단력을 덜 믿어야 덜 속습니다.
다만 두령 동지도 속이는 자질이 대단하긴 해서, 진짜 사기꾼은 자기 자신도 속인다는 격언처럼, 중도 보수 코스프레를 했던 자기 자신에 한동안 속아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 정권 초에는 실제 중도적인 행동들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후 당내에서 참교육당하고, 권력을 쥐고 휘두르다보니 올해 들어서는 본래의 자신을 다시 되찾은 것 같아보입니다. 근래 보이는 모습이 진정한 리재명 두령 동지입니다.

4) 위대한 수령 문재인 동지 시절에 그러하였듯, 역시나 만진근저당이 권력을 잡으니 나라꼴이 판타스틱합니다. 이 서늘하고도 묵직한 감각은 오래간만이지만, 그렇다고 모르는 바도 아니지요.
모든 면에서 나라꼴이 멍멍이 미만이니, 하나하나 굳이 꼽아 뭐라뭐라 이야기하는 게 무의미할 지경입니다. 어차피 만진근저당이야 이런 족속이고, 두령 동지는 완벽할 정도의 올라운더고, 두령 동지께 정권을 기어코 넘겨버린 ‘진정한 수령 동지의 충신’ 주돈군을 미워할 수밖에 없는 게 본 식물의 입장입니다.
두령 동지의 전능함에 본래 어지간히 만진근저당 옹호 성향이 강하던 커뮤니티들조차 많이 돌아선 걸 보면, 오래 살다 보니 별걸 다 보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오랜 미몽도 영원할 수는 없고, 시민들이 강제적으로 진실을 주입당하고 있습니다. 싫다고 몸부림을 쳐도 빨간약을 삼키게 되는 것이지요.
지선 전만 해도 지지율이 높던 두령 동지의 지지율은 롤러코스터처럼 하강하였고, 최근에는 한동안 핫이슈였던 – 리재명 두령 동지 정권을 아주 잘 상징하던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어느새 레임덕이 물씬 다가와있는 느낌입니다.
한 때 도덕적인 정당이라 자처했던 정당과 그 지지자들이 도덕을 버리고, 스스로 도덕을 초월했다 여기고, 법까지 무시하고 법 위에 서려고 하니 이렇게까지 망가지는 겁니다.

5) 이 와중에 개혁신당은 또 내분이 생겨있습니다. 가진 게 너무 부족한 정당이다보니 갈등이 생기기 쉽긴 한데요. 그에 앞서 지난 대선과 지선을 못해도 너무 못한 게 잘못된 스노우볼이 구르는 한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군소 정당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비현실적인 의견이 실행되기 쉽다는 겁니다.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도 그런 모습이 있었는데, 일단 나는 지금도 그 맥락에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작은 조직일수록 정서적 유대, 단일한 목표, 협력 정신 등이 있을수록 강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개혁신당은 쭉 이게 안 되어왔지요. 유감스러운 점이라면 내가 보기에 개혁신당이 (처음부터) 어떠한 단일성이라거나 균일성이 있는 가치 체계 – 어쩌면 이념이라 이야기할 수도 있는 – 를 공유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겁니다.
천아용인 중 이제 인만 남았습니다. 돌아보면 그들이 처음 한 그룹으로 등장했던 당시, 그들은 개혁보수로의 자신을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이 이준석과 사상적으로 잘 맞았다거나 강한 동지의식을 가진 것은 아니었을 수 있지요. 어쩌면 처음부터 연대는 느슨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결속이 강해지지 못했습니다.
여기에서 이준석 책임론이 나옵니다. 대다수의 개혁신당 당원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 있는데요. 이준석은 일반적인 정치인이 아니라 개혁신당의 수장이기 때문에 일반적이지 않은 정치적 책임이 생깁니다.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책임이요.
이준석 주변에서 자꾸 사람이 떠나가는데요. 그 이유를 떠나는 사람에게서 찾는 게 서로간에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면 맞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만, 그건 의미가 없습니다. 당대표에서 체리따봉당하던 시점에 이미 이준석의 입지는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준석의 주변에 오는 사람들은 보통 각자의 기대와 목표, 판단 등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들 주변에 붙여두는 게 리더의 자질이지요. 얼르고 달래건. 미래의 기대를 제공하건. 플러팅을 하건. 이념을 주입하건. 빠르게 입장을 개선하건. 어쨌든 결과적으로 사람이 계속 떠나면 아무 것도 안 되거든요.
한편으로 천하람에 대해서는 물론 실망스럽지만, 그 실망이 개혁신당의 지난 대선과 지선에 대한 실망보다 딱히 더 크지는 않다고 해야겠네요. 물론 나는 여전히 당원입니다.

6) 미국 중간선거는 최근 나의 가장 큰 정치적 관심사입니다.
초여름만 하더라도 미국 민주당이 상원에서 이길 확률은 높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을에 들어서면서 뒤집었어요. 이젠 민주당의 상원 승률이 높습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이기던 주인 텍사스, 알래스카, 캔자스에서도 이제 민주당 승률이 어느 정도 있다고 봐야 할 정도가 되어있습니다.
2기 트럼프는 예상보다도 훨씬 문제가 심각한데, 충분한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공화당에게 충격적인 중간선거 결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민주당에 문제가 없지는 않습니다. 미시간에서 압둘 엘-사예드 같은 후보가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올라간 건 문제가 있지요. 미시간은 원래 민주당에게 쉽게 갈 수 있는 주입니다만, 후보가 경쟁력이 좋은 편이 못 되기 때문에 쓸데없이 어렵게 가는 면이 있습니다. 민주당 내 좌파는 골칫거리가 되어 있다고 판단합니다.
해리스가 다시 정치적 행보를 보이면서 엘 사예드부터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소 우려스럽습니다. 내가 기대를 가지고 있는 뉴섬은 해리스가 출마할 경우 대선 안 나가겠다고 선언했고요.
일단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완승하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7)
은총이 가득하온 조선이여 기뻐하여라
두령께서 령도하시니 국가중에 복되었고
암중의 교주 털보 또한 복되도다
친애하는 지도자 두령 동지여
언젠가 우리 망할 때
우리 가붕개의 빚을 탕감해 주소서
재매이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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