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전 영부인의 타계

정치 2019. 6. 11. 20:2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헌화용입니다.

 

https://youtu.be/umWYO8U7_k4

 


 

 김대중 전 대통령이 타계한지 10년이 지난 후 이희호 여사가 타계하였습니다.

 

 나는 김대중을 좋아하고 높이 평가합니다만 이희호에게 크게 좋은 감정이 없습니다. 김홍걸만 문제가 아니고 이희호도 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희호의 친족들이 문제가 많기도 했지요.



 페미니스트로의 이희호에게도 불만은 있습니다. 나는 김대중 정권 당시에는 여성부를 만들 만 했다고 생각하는 쪽이고, 그러므로 그것을 김대중과 이희호의 과오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김대중 사후 민주당계 페미니스트들이 그 난리를 치는 걸 이희호는 방조하였고, 페미니스트들은 이희호의 후광을 등에 업고 날뛴 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령인 이희호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었겠지만, 현재 민주당계 페미들의 해악은 나라를 망하게 하기 충분할 지경이라 이희호도 싫은 소리를 안 들을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네요.


 

 한 여성으로 이희호는 인생의 승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이희호는 김대중이 잘생겨서 결혼했다고 하지요. 김대중도 좀 젊을 때 집권했으면 문재인처럼 인기 있었을 텐데. 3김이 젊을 땐 다 잘생긴 편이었습니다. 여하튼 잘생긴 남편 두고 영부인도 했고 장수도 했지요. 인생의 굴곡은 좀 있었습니다만, 잘난 사람은 평온하게 살기 힘든 법입니다.


 

 김대중의 업적 중 일정 정도는 이희호의 공으로 꼽아야 합니다. 김대중의 민주화 운동은 그의 가족 전부를 건 일이었고, 이희호도 고생을 많이 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김대중은 건강에 비해 장수하였지요. 그것에도 이희호의 공이 있을 겁니다. 그녀에게는 적어도 권양숙과 같은 과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희호는 영면하였으며 그녀의 남은 명예에 대한 많은 부분이 후계자들의 손에 달렸습니다. 그러나 이미 현 시점에서 후계자들은 그녀에게 상당한 불명예를 안겨다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계를 잘 두는 건 선대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겠으나, 불명예를 떠안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합니다

정치인 문재인의 정치 이해 문제

정치 2019. 6. 10. 16:20 Posted by 해양장미

 이런 글에는 이 브금

 

https://youtu.be/XYpEE9J1YXQ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한 말을 쏟아내는 문재인의 참으로 고약한 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럴싸하게 하는 재주가 좋다는 겁니다. 대조적으로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은 별거 아닌 내용도 심각한 망언처럼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문재인이 하루하루 하는 괴언 중 그냥 넘길 만한 게 별로 없긴 한데, 오늘은 그 와중에도 이건 좀 너무하다 싶어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언제쯤 이 고통스러운 문씨치하를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일단 기사.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10879167&isYeonhapFlash=Y&rc=N

 

 어쩜 이리도 총체적으로 답이 없는 주옥같은 말들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기 일단. 데모크라시는 제도입니다. Democracy민주주의로 번역한 건 오역이라고. 내가 본 블로그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말했습니다. 올바른 번역은 민주정또는 민주정체정도입니다. ~ism이 아니라고요.


 

 그래서 그냥 데모크라시만으로는 사상도 철학도 이념도 될 수 없는 거고요. 뭔가 수식어가 붙어야 데모크라시는 시스템 또는 툴로 구현하려는 이념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쓰던 말이 자유민주주의지요. 단편적으로는 자유주의 + 민주정체고, 좀 더 속까지 살펴보면 자유주의 + 공화주의 + 민주정체 정도입니다. 그런데 또 여러 번 이야기해왔지만 우리나라 민주당은 자유민주주의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현대 주류 정치학에서 진짜 민주정체로 분류하지 않는 민중민주주의(인민민주주의 = People's Democracy)를 선호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였던 적이 있었지요. 그러니까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그들을 전향하지 않은 좌파로 취급하는 것입니다. 보수주의자가 아닌 나는 그들을 애매하게 전향하려다 말고 현실외면하고 아집을 부리고 있는 좌파들로 잠정하고요.


 

 일단 문재인의 발언에서 먼저 지적해야 할 문제는, 문재인이 정치철학적 깊이가 거의 없다는 겁니다. 데모크라시를 툴이 아니라 사상으로 간주하는데, 위에도 말했듯 그냥 데모크라시는 정치체제일 뿐이다 보니 어떤 다른 사상을 문재인은 데모크라시로 착각하고 있는 건데요. 전반적인 발언 내용을 보면 민중민주주의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정치철학과 사상이 어떻게 발전하고 형성되고 흘러왔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다 알 수 있는 겁니다. 민중민주주의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이론상 개념 중 하나이며, 평등주의에 기초한 민주집중제를 주장합니다. 현재 청와대에 있는 이목희가 민주집중제를 공개적으로 주장한 적이 있지요.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인 신기남도 그랬었고요.


 

 동시에 문재인은 평등의 증대를 이야기하는데, 이는 문재인이 이해한 데모크라시가 인민민주주의임을 좀 더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이게 뭐가 문제냐하면, 주류 정치학을 따라 민주정체를 이해하면 통상적 언어로 평등의 증대는 데모크라시와는 구분을 해줘야 합니다. 빈부격차의 감소는 정치학적으로 보면 정의의 문제고 경제학적으로 보면 분배의 효율성 문제 정도지, 데모크라시 개념에 묻어갈 건 아닙니다. 데모크라시에 평등주의를 결합시키면 공산주의가 되거나 좌파 포퓰리즘이 됩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건 문재인은 집권 후 우리나라의 경제적 분배상황을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망가뜨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도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추함을 보여주고 있지요.



 

 또한 문재인은 그만큼 사회갈등에 대한 시민들의 민주적 해결능력과 타협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재인은 사회갈등의 촉발주체인 동시에, 누구보다도 타협 없는 불도저입니다. “민주주의는 대화로 시작되어 대화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고도 했습니다. 세상에, 문재인이 대화를 할 줄 아는 인물이던가요? 대화와 가장 거리가 먼 대통령 아닙니까? "공동체가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위한 실천" 이라고도 했네요. 입만 열면 거짓말만 하는 정부의 수장이 하는 말로는 정말. 음. 경이적인 철면피입니다. 유체이탈 화법도 어느 정도여야지요. 이 정도면 근혜어를 듣는 게 차라리 낫겠습니다.


 

 우리가 처한 문제 중 하나는 이렇게나 망언을 쏟아냈는데, 이게 대중들의 커먼센스에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중들도 데모크라시에 대해 문재인과 비슷할 정도로 잘못된 인식을 많이 가지고들 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은 그런 문제를 제외하면 그럭저럭 그럴싸한 말을 합니다. 본인이 해온 행동이 문제일 뿐이지요. 그런데 아주 많은 유권자는 정치인의 행동을 모니터링하지 않습니다. 그 정도까지 정치에 관심이 잘 있지 않아요. 그나마 예전에는 미디어의 숫자가 제한되어 있었고, 미디어가 정치인의 잘못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소비자들이 각자 보고 싶은 미디어를 선택합니다. 이런 시대엔 행동보다 말이 중요해집니다. 말만 그럴싸하게, 예쁘게 하면 점수를 많이 딴다는 것이지요.

정치에 대한 관심은 부수적일수록 좋습니다.

정치 2019. 6. 9. 11:23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6wxwQy8sXSg

 

 

 어쩌다 보니 정치시사블로그로 분류되는 걸 하고는 있는데요. 나는 기본적으로 정치는 수단일 뿐 목적이 될 수 없고, (예외적으로 직업 정치인에게는 목적에 가까운 게 될 수 있습니다만) 그렇기에 수단인 정치를 목적보다 우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안이건 거시적인 관점에서 파악하면 정치적 요소가 포함되곤 합니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문제라거나 관심 있는 사안의 문제, 하는 일에서 발생하는 규제 문제 등등. 즉 우리가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것에서 정치를 이해해나가는 게 좋습니다. 이 방식이 좋은 건 본인의 이해관계에서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본래의 민주정체 목적에 잘 부합하고, 판단만 제대로 하면 진영논리에 휩쓸릴 일이 없습니다. 나는 이게 올바른 정치에 대한 접근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정치 그 자체에 대해 피상적인 접근을 우선합니다. 인터넷 발달 이후 누구나 말할 수 있게 되면서, 국가단위의 정치대결에 뛰어들어 프로파간다에 휘말리곤 하지요. ‘정치에 관심 가져야 한다.’는 류의 사회적인 움직임들이 있었는데, 돌아보면 그것이 해악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정치 그 자체에 대해 막연하게 이해하려고 해 봐야 어지간해서는 제대로 된 게 되지 않습니다. 어떤 분야건 정치적으로 접근해서 사안을 파악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제대로 이해 못 합니다. 특히 경제를 어이없이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좌파 정치권의 논리를 먼저 학습한 사람들입니다. 경제를 경제로 안 배우고 정치로 배우면 이상한 선입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경제만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포퓰리즘, 파시즘, 전체주의. 이런 나쁜 것들은 대체로 대중이 정치를 위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잘 기획된 프로파간다에 휩쓸리면서 발생하고 심화됩니다. 이런 것들은 시민 각각의 권익과 자유와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정치적 진영논리가 앞서다보면 시민 개개인의 권리는 물론, 사회 전반의 정의와 공익 또한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정치에 우선적으로 굳이 관심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각자 본인의 권익을 위해 열심히 살다 보면, 그리고 어떤 공간에 자리를 잡고 나면 정치적인 것들도 알아가야 합니다. 물론 정치적인 요소들을 이해할 정도로는 현실에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정치는 현실적이기보다는 관념적일 때가 많습니다. 공약보다는 이미지가 중요합니다. 정치인이 해온 것들보다 그럴싸한 말을 하는 게 중요할 때가 많고요. 시민들의 삶이 정치에서 괴리되어있고, 프로파간다와 국가주의가 일반화되어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런 식의 주장을 예전부터 해왔지만, 예전에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시절에는 너무 많은 시민들이 민주당의 프로파간다와 관념에 휩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모두 민주당이 장악한 후, 현실이 망가지는 걸 체험하면서 정치의 본질에 대해 눈을 뜨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바닥민심의 와해와 시민들의 실망과 혼란

정치 2019. 6. 8. 02:06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XEiUZ-MU4rQ

 

 

 정치 고관심층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보통선거제 아래 정치 고관심층보다는 저관심층 숫자가 더 많고, 그들의 선택이 정치를 결정하고 만들어나간다는 사실이요. 특히 정치적 지향이 뚜렷하지 않고, 딱히 지지정당이 없으며, 정치적인 관심도 많지 않은 부류가 현실적인 정치적 결정권은 가장 강합니다.


 

 이것은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에 정치 고관심층은 물론, 직업 정치인들도 이 사실에서 눈을 돌리고 인정을 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교만해지는 순간, 권력에는 잠재적인 위험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이제 문재인 정권이 바닥민심을 제법 많이 잃었다고 추정합니다. 그것이 잘 표출되지 않고 확인할 수 없을 뿐으로 어림하고요. 정권의 광신자들이 어느 때보다도 사납고 공격적인 시기다 보니 저관심층은 어지간해서는 의견을 표출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에 비판적이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그룹과 정치에 관심이 적은 그룹은 다릅니다. 둘의 정치적 이슈에 대한 민감도는 아주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까 거의 모든 정권은 본격적으로 잘못되어갈 때도 티가 잘 나지 않습니다. 민심이 그것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처럼 관측됩니다. 정권의 잘못이 알려지고, 회의와 실망의 정서가 퍼져나가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은 정치 고관심층 입장에서 보면 정말 많이 느립니다.


 

 또한 정치가 실망스럽고 마음에 들지 않을수록 정치 저관심층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더 줄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치가 나빠질수록 나쁜 정치 이슈에 대한 대중의 민감도는 줄어듭니다. 민감도의 감소는 근 몇 달 사이에 확연하게 관측되는데요. 여론조사에 드러나는 대통령 지지율의 변화가 크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근래 들어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의 빈도조차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대중의 관심 속에서 대통령이 점점 사라지고 있단 말입니다. 이는 전형적인 정치적 실망의 징후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천안함 및 연평해전 유가족에 대한 청와대의 팜플렛 능멸 사건이 있었지요. 그 사건을 본 나의 마음 속 감정 중에는, 정말로 더 이상 문재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싶지 않다는 게 있었습니다. 진짜로 더할 나위 없이 싫으니까 보기도 관심 가지기도 싫다는 생각이 든 것인데, 나는 이런 문제에서 별로 감정적인 편이 아니다보니 그런 감정이 약간 일어났을 뿐입니다만, 내가 이럴 이 정도면 이미 문재인에 부정적인 정치 저관심층은 문재인에 대해 아예 관심 끊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문재인 지지율이 아직 높게 나오는 건, 그것만으로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야당의 행보는 별 문제입니다. 지난 519일에 총선 전망 수정을 하면서 자유한국당 기대 의석을 높였었는데요. 그 이후 양상은 또 자유한국당이 영 좋지가 않습니다. 보다보니 영 아닌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하면 될까요.


 

 문재인 정권에 실망을 느낀 사람들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그 실망이 정치 자체에 대한 회의와 무관심 또는 혼란스러운 정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누굴 찍지?’ ‘찍을 사람이 없다.’ ‘지지해줄 정당이 없다.’ 이게 아주 많은 유권자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정서입니다.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계산적이기보다는 감성적으로 투표를 하기 때문에, 표를 얻고 싶은 정당이나 정치인은 부동층 유권자의 정서적인 허용범위에 들어갈 필요가 있는데요. 아무리 봐도 자한당과 황교안, 나경원은 이게 안 되고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자유한국당 정치인들과 그 지지층은 중도적인 유권자들이 가진 평균적인 정서와 거리가 좀 멉니다. 특정한 집단은 특정한 집단 사이의 커먼센스가 있는 법이긴 한데, 자유한국당의 평균적인 구성원과 지지층이 가진 커먼센스는 그다지 커먼(평범)하지 않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인 물이 되고 변질되면서 일반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는 평균적 감성을 가지게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박근혜와 친박세력의 집권과 배타적이었던 인사는 그 악화를 극심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한국당이 이 문제를 개선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어떻게든 연쇄적으로 보다 중도적이고 이질적이며, 기존의 자유한국당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인물들이 계속 들어오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자유한국당도 많이 배타적인 그룹이 되어있습니다. 어지간히 해서는 자유한국당이 중도층에 충분한 대안으로 인식되긴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자유한국당이 이제껏 한 것처럼 계속 할 경우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박근혜의 탄핵 이후 많은 시민들이 문재인에게 큰 기대를 가졌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재인은 아주 많은 시민들을 너무 크게 실망시켰다고 추정합니다. 현 시점에서 이 실망은 갈 곳이 없고, 정치 자체에 관심을 줄이고 우리나라 자체에 실망을 하는 방향으로 민심이 흘러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국가에 대한 주인의식이 부족하고, 강력한 지도자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 실망이 훗날 영 좋지 못한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조 바이든의 공약

정치 2019. 6. 6. 16:08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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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mMS9XVIa00

 



 내년 미국 대선은 꽤나 치열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나는 미국 시민권이 없기 때문에 해당 선거에서 표를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모두에게 꽤 많은 영향을 줄 선거임에는 분명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대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입니다. 근래 바이든이 공약을 냈는데요. 일단 기사부터 링크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9&aid=0004369187

 

 바이든은 트럼프와 몇 가지 관건에서 크게 다릅니다.



 기후문제에서 트럼프는 음모론적 접근을 하는 반면, 바이든은 아주 많이 전향적입니다. 미중 문제에서 트럼프는 대단히 공격적인데, 바이든은 많이 온화합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미국 내 기업 법인세를 많이 감세해줬는데, 바이든은 원상 복귀시키겠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내년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을 수 있습니다. 각각의 관건들을 보면요.


 

 미세먼지 문제에선 바이든이 되는 게 좋습니다. 바이든은 탄소배출로 중국을 압박할 거거든요. 그러면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은 줄어들게 됩니다. 대조적으로 트럼프는 이미 무역전쟁을 걸어서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 감소를 어렵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근래 겪은 지독한 미세먼지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미중무역전쟁입니다. 트럼프가 재선되면 앞으로도 우리는 심한 미세먼지를 꽤 겪을 거라 봐야하고, 만일 트럼프가 중국경제를 심하게 무너뜨린다면 우리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농도 높은 미세먼지를 감수해야 할 겁니다. 다만 바이든의 탄소배출압박은 중국 동부해안에 원전을 늘리게 할 수 있습니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습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법인세 인하는 미국만 잘 사는 트랜드를 만들었습니다. 바이든이 되면 그 트랜드는 덜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일단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빡빡한 정도는 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법인세 인상으로 인해 향후 미국이 어려워지면서 긴 골디락스가 끝날 우려가 있고, 골디락스의 끝은 세계경제의 일시적이거나 장기적인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미국 내 정치는 바이든이 당선되는 쪽이 좋습니다. 트럼프의 우익 포퓰리즘은 미국의 데모크라시를 후퇴시켰고, 증오범죄를 촉진했습니다. 바이든은 미국 민주당에서 과격한 편이 아닌데, 만약 바이든이 출마해서 질 경우 민주당의 향후 좌클릭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북문제에서는 트럼프가 재선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북조선을 레버리지로 지속 활용할 생각이 있는 것 같고, 재선이 될 경우 어떻게든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대조적으로 바이든은 다시 한 번의 전략적 인내와 북핵문제를 미봉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 대다수의 국가, 그리고 전반적인 중동 국가들, 캐나다와 멕시코 등 전 세계 전반은 바이든의 당선을 바랄 겁니다. 트럼프는 너무나 많은 갈등의 씨앗을 뿌렸고,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습니다.


 

 나는 바이든을 응원합니다만 트럼프가 이겨도 아주 나쁘지는 않습니다. 둘이 좋은 승부를 해서 접전 끝에 누군가가 이기면 됩니다. 트럼프가 미리 대선을 포기한다거나, 바이든이 아닌 보다 사회주의적인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나선다거나 하는 참사만 안 나오면 됩니다.

미중무역전쟁의 현 시점에 대한 나의 견해

정치 2019. 6. 5. 15:05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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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zU26jUnE7k

 

 

 상황설명은 생략합니다.

 



1) 나는 그 동안 미국이 중국 공산당의 존속을 원할 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미 중국의 성장에 있어 족쇄입니다. 만약 중국이 민주화가 되면, 중국은 경제적으로 더 성장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근래 미국의 태도를 보면, 미국은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는 게 공산당의 독재 때문이라고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중국이 민주화될 경우, 패권을 지금처럼 추구하지 않을 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나는 미래에 민주화된 중국은 좀 무서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화된 국가는 본격적으로 성장합니다. 미국 사람들이 민주화된 중국의 위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중국이 진짜 패권을 차지하는 날이 온다면, 민주화가 한참 진행된 후일 겁니다.


 

2)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 사람들은 주가에 민감합니다. 다우, 나스닥, S&P500이 떨어지면 트럼프 지지율도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트럼프는 적어도 대선 레이스를 뛰기 전에는 중국과 일시적으로라도 화해를 해야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중국은 항전을 택함으로 트럼프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더 온화한 정책을 쓸 확률이 높은 바이든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3) 시진핑은 통상적인 인식과는 달리 중국 내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상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고 있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상당한 데미지를 입은 후에야 올바른 결정을 내리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상당한 데미지를 입으면, 우리한테도 비슷하게 들어옵니다.


 

4) 문재인 정권이 아주 나쁘고 무능한 점 중 하나가, 전망을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어리석은 집단의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전망을 할 때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도 예측하고 대응을 해 둬야 하는데, 그런 게 없습니다. 앞으로 외부경제상황이 계속 꼬일 때 이 정권이 대체 뭘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하는 게 지금까지는 하나도 없고, 제대로 뭔가 할 만한 조짐조차 하나도 없습니다.



 

5) 미국은 중국을 요리할 수 있는 카드가 아주 많습니다. 다만 중국에게 바로 치명상을 가하는 건 미국에도 큰 부담이 됩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중국에게 오랜 기간 데미지를 누적시켜서 죽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재선을 한 후 용을 죽이고 영웅이 되어 러시모어에 자신의 모습이 새겨지길 원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6) 트럼프에게 골치 아픈 건 중국보다도 미국 민주당입니다. 아마 최근의 그는 자신이 이렇게 미국을 위해 싸우고 있는데, 왜 민주당은 도와주기는커녕 자신을 뒤에서 찌르지 못해 안달이냐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미국 시민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그 정서를 공유해주길 원할 겁니다. 그것을 위해 트럼프는 앞으로 뭐든 할 수 있습니다.


 

7)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복합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지난 5월 22일 트럼프와 민주당 사이에 미국 내 인프라투자에 대한 합의가 완전히 무산된 바가 있는데, 당시 민주당에서 트럼프 탄핵 관련해 이야기를 꺼냈을 확률이 높습니다. 나는 멕시코 국경장벽도 본질적으로는 인프라투자의 일환으로 보는데, 어쩌면 인프라투자가 일단 엎어지면서 멕시코 관세 부과 카드가 나온 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고정 지지층이 좋아하는 수를 두면서 향후의 발언권을 높이는 방책이라 생각합니다.



8) 트럼프는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해주길 바라고 있을 겁니다. 그것은 노무현이 탄핵소추를 정국반전의 계기로 삼았던 것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탄핵을 추진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트럼프의 이미지를 소모시켜가면서 내년 대선에서 이기려고 하겠지요.


 

9) 중국은 어느 정도까지 양보해야 미국이 만족할지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의 미국은 중국에 아주 많은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쉽게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요. 그렇지만 일단 빨리 굽히는 게 그나마 데미지가 적을 겁니다.


 

10) 트럼프가 지금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에 대해, 나는 결국 트럼프가 연준을 압박해 기준금리를 낮추기 위한 작업을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밤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식으로 파월이 발표를 했네요. 트럼프는 기준금리를 크게 낮춰놓은 다음에 강한 상방랠리를 만들어서 재선을 노리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주가가 계속 낮아져서는 트럼프는 절대로 재선될 수가 없습니다.


 

11) 중국의 현 체제가 살아남으려면 공산당이 많은 걸 양보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할 걸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산당이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언제고 중국은 무너져 내릴 거고, 미국은 중국의 붕괴로 인해 세계 경제가 망하지 않도록 최선의 사전 작업을 할 것이며, 이미 그 과정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어찌 보면 그나마 사드보복을 당했던 게 예방주사가 되었습니다. 그런 게 없었다면 이 친중주의적인 정권과 그 추종자들은 아직도 중국을 쫓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12) 장기적으로 미중무역전쟁은 우리에게 위기돌파와 기사회생의 기회입니다. 이 정권에는 별로 기대할 게 없다 쳐도, 적어도 기업인들 다수는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을 겁니다. 때마침 이 정권이 우리나라에서 투자자금을 빼도록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주 공격적으로 해외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투자 방향은 과거와는 달리 대체로 중국향이 아닙니다. 문제는 해외로 돈이 빠져나가는 트랜드에서 국내 경제상황이 말라붙고 있다는 건데요. 이런 무능한 정권에서 이런 시대를 맞이해버리면 방법이 없습니다. 다음 정권은 누가 되건 무척 힘든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겁니다.

 어쩔 수 없이 브금은 이걸로.

 

https://youtu.be/WyiIGEHQP8o

 



 서구갑 국회의원 이학재의 피셜로 내용을 전달하자면요. 인천 서구의 수도 공급은 풍납취수장 -> 성산가압장 -> 공촌정수장을 거친다고 합니다. 인천은 300만 대도시지만, 강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서울 송파나 팔당 쪽에서 아주 많은 양의 물을 가져와야 합니다. 부평이나 인천은 역사적으로 큰 도시는 아니었는데, 현대적인 수도 시설이 발달한 후에야 대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530, 성산가압장이 점검을 하기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촌정수장도 돌릴 수 없게 되었고, 서구 쪽에 남동수산정수장에서 수도 공급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물의 흐름이 바뀌고 강한 압력이 발생하면서, 수도관 안의 적폐가 수도물에 섞여버렸다고 합니다. 물탱크 청소하고 나면 녹물 나오잖아요. 그런 거. 수도관 안에 있었던 게 수도 틀면 같이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여하튼 인천 서구 일대에는 물탱크 청소도 안했는데 빨간 녹물이 나오게 되었고, 당연히 난리가 났습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수질 검사를 해보고는 문제없다고 하는데, 현지인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네요. 덕분에 필터 나간 집도 많고, 물탱크에 빨간물 들어가서 계속 빨간맛 보고 있는 곳도 많은 것 같은데요.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샤워기 등 필터가 까매지는 것은 온수를 섞어 쓸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식의 참신한 소리를 해서 사태가 수습이 힘들어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요새 우리 인천 시민들, Dog & PIg 취급을 좀 여러 번 받고 있는데 익숙해지지 않으면 좋겠네요.


 

 샤워를 했더니 가렵다. 물을 마셨더니 배가 아프고 구토를 했다. 이런 증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참 별 일이 다 있습니다. 한편으로 영종도와 강화군도 공촌정수장에서 물을 공급받습니다. 같은 현상이 나타났는지 모르겠네요. 워낙 나라가 나라다워져서 이토록 온전한 새로움도 다 봅니다.



 여담인데요. 나는 오래 된 동네, 오래 된 집에 살 경우 수도물의 품질을 평소에 믿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쓴 수도관 안쪽은 상태 꽤 안 좋습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물의 질이 떨어집니다. 미각이 민감하면 맛을 보면 상태 나쁜 걸 바로 알 수 있는데요. 보통은 그 정도까지 미각이 민감한 사람은 많지 않고, 상수도사업본부의 수질 검사는 어지간하면 통과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신경 쓰실 분들은 정수 장치를 사용하는 게 좋아요. 음용수용 정수기 외에도 정수 샤워기 헤드라거나 수도꼭지에 다는 필터 같은 게 있습니다. 수도관 슬러지는 입자가 큰 편이라 간단한 필터에도 잘 걸리는 편이라고 압니다.

나는 아베가 싫어요.

정치 2019. 6. 2. 13:51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ysyrIloU8Hg

 


 

 얼마 전 트럼프가 일본에 갔었지요. 그 때 아베가 트럼프 접대하는 거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아베 신조가 있는 한 우리 대한민국이 잘 되기는 정말 힘들 겁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현재 세계 정치 지도자들 중 가장 뛰어난 인물은 아베입니다. 우리나라 문재인은 가장 못난 인물군에 속할 거고요.



 돌아보면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 경제가 나빠진 가장 큰 원인 둘은 아베와 고령화입니다. 요새만 보면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무역전쟁이 경기악화의 주 원인입니다만, 이미 그 이전에 우리가 아베한테 당했고 지금도 당하고 있는 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베가 싫지만 그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아베는 우리의 적수지만 인정받고 높이 평가받을 가치가 있고 배워야 할 인물입니다. 문제는 아베가 재집권 (아베의 첫 총리 집권은 2006년입니다. 그리고 2007년 초가을에 사퇴했다가, 20121226일 우리나라에서 박근혜가 당선된 이후 재집권합니다.) 한 이후 아베가 펼친 정책이 얼마나 위력적이었는지, 그것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악영향을 주는지, 왜 아베가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다는 겁니다.


 

 아베노믹스를 시작할 때 나는 그것이 성공할 거고, 우리나라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베노믹스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데미지를 주기 시작했다고 느끼고, 내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 건 2013년 초가을부터였습니다. 20142월부터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해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한국인 대다수의 시각은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는 아무 것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박근혜 정부를 맹비난하기는 어려웠는데,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새민련이나 야당들은 훨씬 더 답이 없는 경제적 식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토야마와 간 나오토 시절 우리나라의 기세는 일본에 크게 앞섰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 엄청나게 욕먹었던 강만수발 고환율 정책의 위업이었지요. 그보다 더 욕먹었던 4대강도 사실 경제적 효과만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노무현 정권 말기부터 이야기해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정권 당시의 문제를 잘 모르고 있는데, 노무현 임기 말에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시한폭탄의 시계가 작동하는 상황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원화가 너무 절상되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06년부터는 위기감이 있었습니다. 달러/원이 800원대까지 갔었는데 달러를 어떻게 법니까. 그런데 환율이 망가져도 보통 사람들은 전~혀 당장은 체감을 못 합니다. 역설적으로 1년 반 정도는 원화절상으로 아주 좋은 시기가 옵니다. 그래서 당시 우리나라 GDP1인당 2만 달러를 처음으로 넘기고, 주식과 부동산도 많이 오르고, 물가는 쌌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저환율도 괜찮다는 주장도 그 때 많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이기도 해서 아주 짦은 황금기처럼 느껴졌지요. 그 때는 매주 와인 마시는 사람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중국인들이 보르도 와인 사재기하기 전이라 5대 샤토도 마실 만하던 시절이었네요.



 MB 정권은 그 상황을 방조하면 우리나라 경제가 망한다는 것 정도의 기초적인 지식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권하자마자 한 게 원화의 평가절하입니다. 우리나라 같은 나라가 환율에 적극 개입하기 전엔 미국과 이야기를 잘 해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명박은 부시와 아주 긴밀하게 외교를 하고, 원화절하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지율이 박살납니다.



 원화를 절하하면 일단 물가가 크게 오르게 됩니다. 특히 물건을 수입하는 쪽이 힘듭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당시의 우리나라 산업 구조는 하청업체가 원자재를 수입해서 부품이나 중간재를 만든 후, 그 부품이나 중간재를 대기업에 납품하는 구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회사들이 키코라는 상품에 가입해 있었습니다.


 

 이 키코는 구성이 특이했는데, 달러/원 환율이 900~1050원 사이에서는 가입자들이 이익을 보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900원 밑으로 내려가면 다소 손해를 보고, 1050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품이었습니다. 문제는 강만수가 환율을 건드리기 시작하자 가볍게 1050원을 뚫었다는 거지요. 당시 은행이 적극적으로 키코를 팔아서 기업들이 많이 가입했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달러/원은 1500원을 뚫었었고, 키코를 샀던 기업들은 엄청난 손실을 봤었습니다. 사실 그 주된 책임은 위험 고지를 제대로 안 했던 은행과 그런 걸 생각없이 샀던 당사자들, 그리고 그런 위험한 상품이 많이 팔리는 걸 방조했던 노무현 정권 당시의 금융감독기관들에 있었으나 이명박 정권이 주로 욕을 먹게 되었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수출국가이기 때문에 무역수지라는 면에서는 원화가 절하되어 있는 게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화가 절하되자 우리나라 상품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매우 높아졌고,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라는 걸 체감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쉽게 위기의 피크를 돌파해버리고 맙니다. 과거의 IMF 외환위기의 빠른 극복도 거의 같은 원리였고요. 워낙 위기라는 인식조차 옅었던 데다 2007년에 이미 시한폭탄이 작동하던 걸 대중들이 이해할 수 없었기에 이명박 정권이 잘 한 부분은 충분히 평가를 받을 수 없었고, 당시에 했던 자원외교라거나 금 매입이 워낙 대실패로 끝났기에 욕을 더 먹고 맙니다. 2009년에 노무현이 수사받다 죽는 바람에 정치적으로 더 평가받기 어려운 면도 있었고요. 대운하 같은 이상한 시도도 있었고. 강만수가 본격적으로 환시장 개입을 했을 때의 디테일은 한심하기 짝이 없기도 했었기에 그 면에선 욕을 먹어 마땅하긴 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방향보다는 디테일이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명박 정권은 부자 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이후 박근혜 정권은 적극적으로 좌클릭을 시도하여 복합적인 경제문제를 초래하게 됩니다.



 한편으로 우리의 라이벌 일본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고 일본 민주당이 이겨 하토야마와 간 나오토가 정권을 잡은 시기에 망조가 들고 맙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엔화는 금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데요. 당시엔 달러까지 불안해지면서 너도나도 엔을 샀고, 그래서 엔화가치가 엄청나게 올라가버립니다. 이게 하필 원화가치의 절하시기와 겹치면서 일본 상품의 국제 경쟁력은 망해버리고 말지요. 거기에 2011년엔 후쿠시마 원전까지 터졌고요.

 

 그래서 돌아보면 이명박 정권 후기가 우리나라 최고 전성기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박근혜가 집권할 때 일본엔 아베가 재집권한 것이었네요.


 

 아베는 오바마와 손을 잡고 양적완화를 했었습니다. 미국이 흔들릴 때 아베가 나서서 미국채를 적극 매입해줬어요. 그 때 박근혜는 최순실 일시키고 보톡스를 맞고 드라마를 보고 있었을 거고요. 그래서 아베는 오바마의 은인이나 다름없었던 거고, 오바마는 아베의 모든 것을 도왔던 거고, 그래서 아베는 엔화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어요. 이게 잡스러운 통화에 불과한 원화와는 달리 쓸데없이 튼튼한 엔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베는 신의 한 수로 모든 걸 다 해버립니다. 그럼 환차손으로 인한 일본 내 물가상승은? 괜찮았습니다. 일본은 어차피 장기 디플레잖아요? 그리고 양적완화를 하는데 경제가 좋아지면 좋아지지 나빠지지는 않지요.


 

 어떻게 그런 상황이 나왔느냐. 어이없게도 2011년에는 미국 디폴트 소리까지 나왔었습니다. 지금 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는 소리인데, 그래서 2011년엔 금선물 시세가 트로이온스당 $1,899까지 갔었고 (지금은 $1,300 전후) 은선물은 트로이온스당 $48.58까지 갔었습니다. 최근의 은선물 가격은 $14~16입니다. 아베가 그걸 진정시켜줬던 것이고요. 우리는 그 때 오바마에게 손을 내밀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럴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렇게 오바마와 아베가 절친을 먹는 사이 우리나라가 당한 일은 원화의 상대적 절상, 그리고 신용등급의 상승입니다. 동시에 우리나라 정부와 정치권은 멍청하게도 철저하게 국가부채 규모를 관리했어요. 조금 부채가 늘어나려고 하면 당시 야당이던 새민련-민주당이 나서서 엄청나게 쪼아댔고요. 지금 문재인이 추경한다면서 하는 말을 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습니다. 철면피도 그런 철면피가 없다니까요.


 

 이게 무서운 게 우리나라 입장에선 이런 대우를 받으면 당장은 좋습니다. 좋아요. 그런데 이거, 접대 아주 잘 받고 잘 먹어서 뒤룩뒤룩 살찌는 거랑 비슷합니다. 그리고 시간 지나면 중병 걸려서 골골 앓다가 더 심해지면 멀리 돌아가시는 거지요. 지금 우리나라 무디스 신용등급은 프랑스, 카타르, 영국과 같은 Aa2입니다. 일본은? A1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는 3등급이고요. 일본은 5등급입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신용등급이 많이 낮아요. 그런데 엔화는 원화와 비교할 수도 없이 강하지요. 동시에 우리는 주구장창 환율조작국 감시대상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감정적입니다.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재지 않습니다. 계산적이면 재수 없는 거고, 전략을 재기 보다는 하면 된다.’ 정신이 아직도 대세입니다. 실제 그걸로 성공하긴 했습니다만. 그게 통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까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 경제는 주구장창 뜯어 먹혔습니다. 우리나라 정치권들이나 속칭 지식인들이나, 워낙 수준들이 떨어져서 뜯어 먹히면서도 몰랐습니다. 양적완화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그 많은 달러, 우리나라에 거의 붙잡아 두지도 못했습니다. 박근혜 정권도 멍청했는데, 요새는 더 극심하게 멍청하고 고집도 센 달나라 족속들이 집권하면서 나라 기둥뿌리가 아예 뽑히고 있습니다.


 

 원화가치가 높으면 우리나라는 아무 것도 안 됩니다. 경상수지도 떨어지는데 내수도 안 됩니다. 원화가치가 높을수록 사람들이 해외여행 많이 가고, 직구도 더 많이 하거든요. 특히 미혼 여성들, 결혼자금 모으는 대신 해외여행 많이 다니는데 개인의 자유와 행복추구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국가단위로 보면 이 유행 트랜드는 우리나라 미래 기둥뿌리 뽑아먹는 겁니다. 저출산의 핵심적인 원인 중 하나거든요. 어차피 국가신용등급 높아진다 해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딱히 들어오지도 않고, 투자이민이 늘어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는 수입이 딱히 늘어나지도 않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투자이민을 받으려면 형편없는 제도를 혁명적으로 개선하고 경상수지를 늘려야지, 올라가는 국가신용등급에 도취되어서는 안 됩니다. 무디스나 S&P같은 신용평가기관은 우리 편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원화가치가 내려간 지금이 기회입니다. 현재 원화가치가 절하된 내용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만, 위기를 기회로 삼지 않으면 위기를 돌파할 수가 없습니다. 원화가치의 절하를 추가적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감세로 완화 조치를 해야 합니다. 특히 법인세에 대한 파격적인 인하가 필요합니다. 강력한 재정 정책은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감세와 재정정책을 통해 국가의 부채를 늘려서 경기를 완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좀 낮춰야 합니다. 그래야 원화가치가 외교적 마찰 없이 무난하게 절하됩니다. 이렇게 해서 정치적으로 공격받으면, 대통령이건 부총리건 장관이건 나와서 야당 정치인하고 당당하게 토론에 임하면 됩니다. 아니면 교수나 전문가와 공개 토론해도 됩니다. 민주정체 정치인이라면 토론과 소통과 설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왜 계속 박근혜, 문재인과 같은 수준이하의 언어능력을 가진 고집불통 권력자를 윗자리에 앉혀둬야 하지요?


해양장미 선정 2000~2020 축구 국가대표팀 Best 11

운동 2019. 6. 1. 13:52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nVm8NGeRgm4

 

 

황선홍

손흥민

박지성       이천수

유상철

이영표  김민재   김영권  차두리

홍명보

 

조현우

 

 

 2020년까지 메이저 대회가 이제 없기 때문에 20년 단위의 베스트 11을 한 번 꼽아봤습니다. 재미 삼아 가볍게 봐주세요. 애초에 각 선수들의 전성기가 10년 이상 차이가 나다 보니, 이런 팀은 현실적으로 구성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멤버 선택과 본문의 기본적인 작성은 지난 아시안게임 끝나고 해봤었는데, 이 블로그가 축구 블로그 같은 게 아니다보니 업데이트를 안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새 세상 돌아가는 양상도 많이 안 좋고 어째 축구 이야기도 많이 나와서 분위기 환기 삼아 올려봅니다. 각 선수들이 각 분야에서 세운 업적보다는 팀 구성을 신경 써서 작성했습니다.

 

 일단 뺄 수 없이 일단 넣고 시작한 선수들은 박지성, 손흥민, 이영표, 홍명보, 유상철, 황선홍입니다. 이 선수들은 클래스가 특별해서 일단 넣고 시작해야 합니다. 이천수와 김민재의 초이스도 거의 고민이 없었습니다. 고민이 있던 포지션은 라이트백과 골키퍼였고, 김영권도 조금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모든 것보다 홍명보가 들어가는 게 골치 아픈 부분입니다. 홍명보는 현역 시절엔 정말로 쓰기 어려운데 안 쓰기도 힘든 유형의 선수였습니다. 감독으로는 말 할 가치도 없는 인물입니다만.


 

 홍명보는 3백 스위퍼로밖에 못 씁니다. 그러니까 미들에서 한 명을 빼야 하고, 기용 가능한 미드필더의 성향이 제한됩니다. 홍명보를 쓰는데 미드필더가 활동량이 적고 다재다능하지 않으면 팀이 망가집니다.


 

 박지성이 가장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포지션은 레프트윙입니다. 이영표와 호흡이 좋고, 박지성이 뛰면 상대의 오른쪽 라인은 거의 봉쇄되곤 합니다. 이런 구성이면 그가 팀의 성격을 가장 많은 부분 결정하고 책임지게 되겠지요.


 

 손흥민은 요새 플레이만 보면 월드 클래스입니다만, 아무렇게나 써도 잘 활약하는 유형은 아닙니다. 그를 왼쪽에 배치하면 오른쪽에서 흔들어 줄 수 있어야 하고, 팀이 속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멤버 구성은 조현우의 답 없는 공격 전개문제를 제외하면 속공에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편의상 가운데에 적어놓긴 했지만 실제 뛰게 되면 좌우로 크게 움직일 겁니다.

 


 유상철의 클래스에 대해 의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유상철은 나의 선택에서는 일단 넣고 시작하는 선수입니다. 유상철은 골키퍼 외 모든 포지션을 높은 수준으로 소화 가능하며, 수비수와 미드필더와 공격수 모든 분야에서 K리그 베스트 11에 꼽힌 시즌이 있는 선수입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득점왕도 해본 위인이라 일단 쓰고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3백에서는 유상철과 같은 미드필더가 꼭 필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레프트백은 고민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영표가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최고의 레프트백입니다.



 그렇지만 라이트백은 고민의 여지가 많은 영역이지요. 아마 2002년의 송종국이 우리나라 최고의 라이트백일 겁니다. 그런데 송종국은 그게 커리어 하이였고 좋은 실력을 가졌던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제외. 그럼 차두리와 이용 정도가 남는다고 생각하는데요. 공격력, 체력, 속도는 차두리가 좋고 수비력이나 밸런스는 이용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3백에서는 차두리가 무조건 좋지요.



 황선홍은 우리나라 축구선수 중 역대 가장 많은 욕을 먹은 선수일 겁니다. 2위는 이동국일 거고요. 그렇지만 능력은 황선홍이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국을 뽑고 싶기도 한데, 기량은 이동국이 딱히 밀릴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멘탈이 섬세한 분이고 팀이 좀 맞춰줘야 하는 유형이라, 조금 더 강철심장이고 툴이 많은 황선홍을 베스트 11로 꼽겠습니다. 박주영은 전성기 기준으로만 보면 좋은 포스트 플레이어였고 결정력도 좋았지만, 속공해야 하는 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유형이라 생각하고 많이 맞춰줘야 합니다.



 라이트윙으로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가졌던 선수는 이천수라고 생각합니다. 울산 시절의 이천수는 1기나 2기나 사기유닛 소리를 들었지요. 상대 팀을 흔들 수 있는 능력이 좋았기 때문에, 손흥민과 전성기가 겹쳤다면 대표팀에서 양쪽 윙으로 같이 기용하기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3백의 스토퍼 2자리는 김영권과 김민재를 뽑았습니다. 김영권은 잘 할 때와 못 할 때의 격차가 너무 크긴 한데, 잘 할 때는 정말 많이 잘 하는 선수고 중국화 모드만 아니면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할 때는 중앙수비조무사 소리 들을 정도로 못 하는 게 문제지만... 넘어가고요. 그리고 김민재는 내가 봐 온 우리나라 센터백 중에 제일 잘 하는 거 같습니다.


 

 키퍼는 고르기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조현우는 수비력만 보면 내가 봐 온 우리나라 키퍼 중 제일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공격 전개가 나빠도 너무 나쁩니다. 정성룡과는 완전히 반대 유형이라고 할까요. 정성룡은 못 믿을 수비력이지만 공격 전개는 최상입니다.

 

 그런데 국가대표팀은 토너먼트에 강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수비력이 좋아야 더 위로 올라가기 유리합니다. 리그를 장기간 치른다면 모든 면에서 뛰어난 이운재가 올바른 선택이겠지만, 이운재는 순발력이 좋은 편은 못 됩니다. 순발력이 좋고 실점이 적을 조현우를 우선 선택해 봅니다. 다만 조현우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키퍼는 아니고, 승부차기까지 간다면 이운재가 훨씬 좋은 키퍼입니다. 홍명보를 꼽는다면 조현우의 나쁜 후방 빌드업은 어느 정도 만회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홍명보가 없다면 조현우를 우선순위로 꼽지는 못했을 겁니다. 총체적인 기량은 이운재가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베스트 11이고요. 뽑히지 않은 선수들 중 위에서 언급이 없던 선수를 이야기 해보자면요.


 

 뽑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어서 못 넣은 1순위 선수는 김상식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상식은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실제 대표팀 뛸 때는 본 포지션이 아닌 센터백으로 기용되면서 헤맬 때가 많았지만요. 그렇지만 홍명보를 쓰면 수비형 미드필더를 따로 쓸 수가 없습니다.


 

 2순위 선수는 이근호입니다. 이근호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최전성기 때는 아시아 레벨에서는 메시 놀이를 꽤 하기도 했었지요. 다만 이천수와 이근호를 비교한다면 그래도 이천수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프리킥 기회까지 생각해야하고요.


 

 센터백으로 최진철도 선택 가능한 대상이었는데, 최진철의 제공권이나 태클 능력은 아주 훌륭합니다만 현대적인 유형의 센터백은 아니고, 홍명보와 함께 스피드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성용을 뽑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성용은 홍명보가 있으면 굳이 같이 기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축구 시대가 다르니까 포지션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홍명보가 기성용의 상위호환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는 기성용이 가진 단점들이 꽤 문제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는 롱패스 능력이 좋음에도 속공을 잘 전개하는 편이 못 되고, 키와 체격이 커서 민첩성이 부족함에도 키를 활용한 헤더 실력은 불충분합니다. 수비력도 불충분해서 컨디션이 좋을 때 BTB로 뛰는 게 아니라면 단점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유상철이 신체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플레이어인 반면 기성용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가 가장 잘 해온 플레이는 점유율을 높이 끌어올리면서 경기장을 넓게 쓰는 유형의 축구인데, 우리나라 선수들로 그런 유형의 축구를 지속적이고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현 대표팀 감독 벤투는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만. 기성용은 팀 구성이 스타일에 맞아야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실력은 있지만 우리나라 축구에 잘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좀 더 공격적인 선수로 성장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안정환은 2002년 월드컵에서의 활약만 치면 베스트 멤버를 노려볼 만 합니다. 그런데 안정환은 선발로 쓰기엔 쉽지 않은 타입의 선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제로톱 유형의 선수인데 토티나 메시하고는 다르게 몸싸움이 좋지가 않아요. 제로톱은 몸싸움이 강해야 유리합니다. 같이 호흡 맞추기 쉬운 유형도 아니었습니다. 실제 2002년에도 안정환은 베스트 11 멤버가 아니었고요. 교체로 나와 골을 많이 넣었던 것이지요. 황선홍이 부상을 입은 후에는 우선적으로 기용되기도 했었지만요.

 

 팀을 짜고 나서 약점을 생각해보니 전반적인 크로스의 질이 좋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크로스가 좋은 선수를 베스트 멤버로 꼽을 수가 없었습니다. 상대 팀을 측면에서 크게 흔들기 힘들고, 수비를 하는 가운데 많이 달리고 역습을 주로 해야 하는 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축구가 원래 좀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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