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장미 선정 2000~2020 축구 국가대표팀 Best 11

운동 2019. 6. 1. 13:52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nVm8NGeRgm4

 

 

황선홍

손흥민

박지성       이천수

유상철

이영표  김민재   김영권  차두리

홍명보

 

조현우

 

 

 2020년까지 메이저 대회가 이제 없기 때문에 20년 단위의 베스트 11을 한 번 꼽아봤습니다. 재미 삼아 가볍게 봐주세요. 애초에 각 선수들의 전성기가 10년 이상 차이가 나다 보니, 이런 팀은 현실적으로 구성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멤버 선택과 본문의 기본적인 작성은 지난 아시안게임 끝나고 해봤었는데, 이 블로그가 축구 블로그 같은 게 아니다보니 업데이트를 안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새 세상 돌아가는 양상도 많이 안 좋고 어째 축구 이야기도 많이 나와서 분위기 환기 삼아 올려봅니다. 각 선수들이 각 분야에서 세운 업적보다는 팀 구성을 신경 써서 작성했습니다.

 

 일단 뺄 수 없이 일단 넣고 시작한 선수들은 박지성, 손흥민, 이영표, 홍명보, 유상철, 황선홍입니다. 이 선수들은 클래스가 특별해서 일단 넣고 시작해야 합니다. 이천수와 김민재의 초이스도 거의 고민이 없었습니다. 고민이 있던 포지션은 라이트백과 골키퍼였고, 김영권도 조금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모든 것보다 홍명보가 들어가는 게 골치 아픈 부분입니다. 홍명보는 현역 시절엔 정말로 쓰기 어려운데 안 쓰기도 힘든 유형의 선수였습니다. 감독으로는 말 할 가치도 없는 인물입니다만.


 

 홍명보는 3백 스위퍼로밖에 못 씁니다. 그러니까 미들에서 한 명을 빼야 하고, 기용 가능한 미드필더의 성향이 제한됩니다. 홍명보를 쓰는데 미드필더가 활동량이 적고 다재다능하지 않으면 팀이 망가집니다.


 

 박지성이 가장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포지션은 레프트윙입니다. 이영표와 호흡이 좋고, 박지성이 뛰면 상대의 오른쪽 라인은 거의 봉쇄되곤 합니다. 이런 구성이면 그가 팀의 성격을 가장 많은 부분 결정하고 책임지게 되겠지요.


 

 손흥민은 요새 플레이만 보면 월드 클래스입니다만, 아무렇게나 써도 잘 활약하는 유형은 아닙니다. 그를 왼쪽에 배치하면 오른쪽에서 흔들어 줄 수 있어야 하고, 팀이 속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멤버 구성은 조현우의 답 없는 공격 전개문제를 제외하면 속공에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편의상 가운데에 적어놓긴 했지만 실제 뛰게 되면 좌우로 크게 움직일 겁니다.

 


 유상철의 클래스에 대해 의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유상철은 나의 선택에서는 일단 넣고 시작하는 선수입니다. 유상철은 골키퍼 외 모든 포지션을 높은 수준으로 소화 가능하며, 수비수와 미드필더와 공격수 모든 분야에서 K리그 베스트 11에 꼽힌 시즌이 있는 선수입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득점왕도 해본 위인이라 일단 쓰고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3백에서는 유상철과 같은 미드필더가 꼭 필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레프트백은 고민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영표가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최고의 레프트백입니다.



 그렇지만 라이트백은 고민의 여지가 많은 영역이지요. 아마 2002년의 송종국이 우리나라 최고의 라이트백일 겁니다. 그런데 송종국은 그게 커리어 하이였고 좋은 실력을 가졌던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제외. 그럼 차두리와 이용 정도가 남는다고 생각하는데요. 공격력, 체력, 속도는 차두리가 좋고 수비력이나 밸런스는 이용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3백에서는 차두리가 무조건 좋지요.



 황선홍은 우리나라 축구선수 중 역대 가장 많은 욕을 먹은 선수일 겁니다. 2위는 이동국일 거고요. 그렇지만 능력은 황선홍이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국을 뽑고 싶기도 한데, 기량은 이동국이 딱히 밀릴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멘탈이 섬세한 분이고 팀이 좀 맞춰줘야 하는 유형이라, 조금 더 강철심장이고 툴이 많은 황선홍을 베스트 11로 꼽겠습니다. 박주영은 전성기 기준으로만 보면 좋은 포스트 플레이어였고 결정력도 좋았지만, 속공해야 하는 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유형이라 생각하고 많이 맞춰줘야 합니다.



 라이트윙으로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가졌던 선수는 이천수라고 생각합니다. 울산 시절의 이천수는 1기나 2기나 사기유닛 소리를 들었지요. 상대 팀을 흔들 수 있는 능력이 좋았기 때문에, 손흥민과 전성기가 겹쳤다면 대표팀에서 양쪽 윙으로 같이 기용하기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3백의 스토퍼 2자리는 김영권과 김민재를 뽑았습니다. 김영권은 잘 할 때와 못 할 때의 격차가 너무 크긴 한데, 잘 할 때는 정말 많이 잘 하는 선수고 중국화 모드만 아니면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할 때는 중앙수비조무사 소리 들을 정도로 못 하는 게 문제지만... 넘어가고요. 그리고 김민재는 내가 봐 온 우리나라 센터백 중에 제일 잘 하는 거 같습니다.


 

 키퍼는 고르기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조현우는 수비력만 보면 내가 봐 온 우리나라 키퍼 중 제일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공격 전개가 나빠도 너무 나쁩니다. 정성룡과는 완전히 반대 유형이라고 할까요. 정성룡은 못 믿을 수비력이지만 공격 전개는 최상입니다.

 

 그런데 국가대표팀은 토너먼트에 강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수비력이 좋아야 더 위로 올라가기 유리합니다. 리그를 장기간 치른다면 모든 면에서 뛰어난 이운재가 올바른 선택이겠지만, 이운재는 순발력이 좋은 편은 못 됩니다. 순발력이 좋고 실점이 적을 조현우를 우선 선택해 봅니다. 다만 조현우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키퍼는 아니고, 승부차기까지 간다면 이운재가 훨씬 좋은 키퍼입니다. 홍명보를 꼽는다면 조현우의 나쁜 후방 빌드업은 어느 정도 만회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홍명보가 없다면 조현우를 우선순위로 꼽지는 못했을 겁니다. 총체적인 기량은 이운재가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베스트 11이고요. 뽑히지 않은 선수들 중 위에서 언급이 없던 선수를 이야기 해보자면요.


 

 뽑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어서 못 넣은 1순위 선수는 김상식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상식은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실제 대표팀 뛸 때는 본 포지션이 아닌 센터백으로 기용되면서 헤맬 때가 많았지만요. 그렇지만 홍명보를 쓰면 수비형 미드필더를 따로 쓸 수가 없습니다.


 

 2순위 선수는 이근호입니다. 이근호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최전성기 때는 아시아 레벨에서는 메시 놀이를 꽤 하기도 했었지요. 다만 이천수와 이근호를 비교한다면 그래도 이천수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프리킥 기회까지 생각해야하고요.


 

 센터백으로 최진철도 선택 가능한 대상이었는데, 최진철의 제공권이나 태클 능력은 아주 훌륭합니다만 현대적인 유형의 센터백은 아니고, 홍명보와 함께 스피드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성용을 뽑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성용은 홍명보가 있으면 굳이 같이 기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축구 시대가 다르니까 포지션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홍명보가 기성용의 상위호환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는 기성용이 가진 단점들이 꽤 문제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는 롱패스 능력이 좋음에도 속공을 잘 전개하는 편이 못 되고, 키와 체격이 커서 민첩성이 부족함에도 키를 활용한 헤더 실력은 불충분합니다. 수비력도 불충분해서 컨디션이 좋을 때 BTB로 뛰는 게 아니라면 단점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유상철이 신체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플레이어인 반면 기성용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가 가장 잘 해온 플레이는 점유율을 높이 끌어올리면서 경기장을 넓게 쓰는 유형의 축구인데, 우리나라 선수들로 그런 유형의 축구를 지속적이고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현 대표팀 감독 벤투는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만. 기성용은 팀 구성이 스타일에 맞아야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실력은 있지만 우리나라 축구에 잘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좀 더 공격적인 선수로 성장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안정환은 2002년 월드컵에서의 활약만 치면 베스트 멤버를 노려볼 만 합니다. 그런데 안정환은 선발로 쓰기엔 쉽지 않은 타입의 선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제로톱 유형의 선수인데 토티나 메시하고는 다르게 몸싸움이 좋지가 않아요. 제로톱은 몸싸움이 강해야 유리합니다. 같이 호흡 맞추기 쉬운 유형도 아니었습니다. 실제 2002년에도 안정환은 베스트 11 멤버가 아니었고요. 교체로 나와 골을 많이 넣었던 것이지요. 황선홍이 부상을 입은 후에는 우선적으로 기용되기도 했었지만요.

 

 팀을 짜고 나서 약점을 생각해보니 전반적인 크로스의 질이 좋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크로스가 좋은 선수를 베스트 멤버로 꼽을 수가 없었습니다. 상대 팀을 측면에서 크게 흔들기 힘들고, 수비를 하는 가운데 많이 달리고 역습을 주로 해야 하는 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축구가 원래 좀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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