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브금

 

https://youtu.be/oTLmXyjOobw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민주/개혁/진보 계열이 문화권력을 계속 쥐고 있었습니다. 김영삼의 3당 합당은 실리적이었으나 명분이 없었고, 너무 많은 (당시의) 청년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했으며, 집권한 김영삼 정권은 외환위기로 무너진 데다 이회창하고까지 대립하면서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줬고, 집권한 김대중은 전향적인 문화정책을 펼쳤으니까요.


 

 노무현 시절이 지나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집권할 수는 있었지만, 문화적인 열세를 만회하지는 못했습니다. 국정원 동원해서 인터넷 공작하고, 공중파 장악하고 그런 식으로는 했습니다만, 문화권력을 전혀 못 가져오고 역효과만 잔뜩 났지요.


 

 그 때부터 이야기는 많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은 노년층이 주로 지지하는 정당이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청년층이 성장하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을 거라고요. 이후 박근혜가 집권을 이었음에도 이름 바꾼 새누리당은 아무 것도 제대로 안 했습니다. 뭘 똑바로 하기는커녕 문화계 블랙리스트 만들고 세월호 대응도 엉망으로 하고 진박공천하면서 미래를 없애 버렸지요.


 

 현재의 20대는 30대와 40대가 일반적으로 가지는 정치적 포지션을 이해하기 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겪어온 세월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꽤 많은 30/40대가 느끼기에, 문재인 당선 이전의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청년이었던 그들이 느끼던 구시대적 권위주의와 억압의 상징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외환위기의 주범이었고, 그럼에도 남탓과 책임회피만을 반복한 군사정권의 잔재였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들의 디테일이나 정확성의 문제를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한나라당이건 새누리당이건 청년들이 그렇게 느끼는 문제요소들을 제공하였고 미래를 버렸습니다. 이미 이명박 정권 말기부터 이명박 지지층 중 다수가 한나라당에 대한 청년층의 부정적 정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박근혜의 당선으로 새누리당은 정권을 이어나갈 수는 있었지만, 이미지는 더 망가져버리고 말았고요.


 

 현재의 3040은 어릴 때 각인된 기억들이 있는 것입니다. 정치 고관심층이거나 그럴 만한 계기가 있지 않고서는 한 번 가진 정치적 성향이 잘 변하지 않습니다. 특히 맘카페의 정치적 편향성이 심각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들이 대체로 사실 정치에 대해 알아보거나 관심가질 시간이 애초에 별로 없고 정치 고관심층도 거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평균적인 20대 남성과 평균적인 아이엄마를 놓고 대조해보면, 정치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건 에너지건 관심이건 엄청나게 차이 납니다. 애엄마들끼리 모여서 정치 이야기를 별로 하지도 않고, 하게 되더라도 반론이 오고가고 다투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체로 최소한의 관심만 두는 맘들이 맘카페를 통해 편향된 정치적 시각을 가지고 유지하게 되는 건 그리 어려운 원리에 의한 게 아닙니다.

 

 그러나 조금씩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이겁니다. 민주당 PC좌파들이 장악한 세상, 빡빡하고 재미없잖아요. 문화적으로 발전하고 있나요? 자유가 늘어나고 있나요? 나오는 픽션, 예능은 예전보다 재미있나요? 세상에 자애가 가득하기라도 한가요?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요?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나라라도 도래하였나요? 오직 주식시장만 파랗지요.


 

 지금 정치에 처음 관심을 가지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들한테는요. 민주당은 도덕과 정의와 올바름을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능욕하는 권력자들입니다. 위선이야말로 선에 대한 가장 기만적이고도 모독적인 행위지요. 정유라는 문제 터지니까 사과라도 제대로 했었는데, 조민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조국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합니다. 멀끔한 얼굴로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하니까 속는 사람도 많지요. 이걸 지켜보는 청년들은 속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이 집권해서 좋아진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문화, 경제, 재정, 금융, 행정, 치안, 외교 등등 모든 분야에서 단언컨대 역대 최악의 정권입니다. 대깨문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광신집단이고요.


 

 커다란 정치적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문재인이 집권하기까지, 정치에 대해 관심을 처음 가지는 청년들은 대체로 자연스럽게 민주당 지지층이 되었었습니다. 한나라-새누리당 지지층이 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소수였습니다. 그러나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의 10~20, 특히 남성들은 민주당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부류는 상대적으로 소수입니다.



 민주당은 그들이 붙잡고 있던 문화 전반 및 각종 사회적 구성요소들과 함께 천천히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이 붕괴는 너무 광범위하고 끔찍하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영 정서적으로 좋지 않긴 합니다만, 이젠 그렇게 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문재인이, 친문이, 민주당이 나쁘다는 것은 차츰 상식이 되어갈 것입니다. 물론 정치에 대해 관심이 있고, 정상적인 지능과 감각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갖춰야 할 상식을 갖추고 있을 것입니다.

총선의 특성

정치 2019. 7. 2. 23:2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QupB4NN8fI0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는 3종류의 선거가 있습니다. 총선, 대선, 지선.


 

 그런데 이 중 지선은 대선에 종속적이고, 총선은 독립적입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말만 지방자치지 제대로 안 되서 그런 건데요. 우리나라는 지방정부는 약하고 중앙정부가 많이 셉니다. 그래서 지방정부가 뭔가 할 수 있는 건 매우 제한적이고요. (그러니까 이명박, 안상수의 시장시절은 참으로 대단했던 겁니다.) 지방 일이 뭔가 되려면 어쩔 수 없이 지역구 국회의원이 어떻게든 국회에서 예산을 따서 가져와야 풀릴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유권자들의 투표성향도 달라집니다. 지방선거 투표할 때는 중앙정부와 맞춰야 합니다. 지자체장이 청와대 및 중앙정부 내각하고 사이가 안 좋으면 지자체 일이 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작년 지방선거 같은 경우는 문재인 정권하고 임기가 겹쳐서, 처음부터 민주당이 많이 유리했습니다. 그런데 2006년 지선 같은 경우는 대선이 2007년이었으니까, 2007년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까를 생각하면서 투표를 해야 했었지요. 대통령 임기는 5년이고 지자체장 임기는 4년이니까 임기가 겹치는 기간이 달라지는 겁니다.



 그런데 총선은 중앙정부 눈치 볼 게 없습니다. 그냥 지역구 국회의원이 잘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서울 강서을 김성태 같은 경우는 한국노총 사무총장 출신이라 그런지, 예산 따내기의 달인입니다. 그는 작년 12월에도 국회에서 9호선 증차예산 500억을 따냈습니다. 김성태 아니었으면 9호선은 지금보다 더 헬이었지요. 개화나 김포공항에서 9호선을 자주 타는 사람들은, 내년 총선에서 다시 김성태를 찍어줘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가 타 지역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욕을 먹건 어쩌건,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


 

 갑작스러운 판문점 3자 정상회담과 그 와중에 벌어진 황교안-나경원 지도부의 추태로 자유한국당은 총선 전망을 하향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로 어림해야 할지 무척 어렵습니다. 앞으로 경기사이클이 좋아질 수 있는 여지라거나 북쪽 문제를 생각하면, 그리고 이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해볼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고려하면 매크로는 민주당이 많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라도 유리하다고 보는 게 무난하겠지요. 그런데 총선은 본질적으로 마이크로 게임입니다.


 

 PK지역에서 민주당이 뛰어야 할 게임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평화 무드는 다른 지역에는 좋을지 몰라도 PK에는 아니겠지요. 만약 앞으로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고, 북쪽이 개발되고 육로가 뚫린다고 가정하면요. PK가 뭘 얻을까요? 잃을 것만 많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지역은 인천, 김포, 고양, 파주, 경기북부, 강원도 북부겠지요. 서울도 좋은 편일 거고요. 모든 지역이 좋은 게 아닙니다. 좋은 지역이 있어요. 다른 지역은 아니고. 그리고 민주당은 PK를 이미 망가뜨렸지요. 앞으로 어떤 이벤트가 있건, 나는 PK유권자들이 민주당에게 표를 많이 줄 거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물론 자유한국당 쪽에서 정말 못하면 모르겠는데, 황교안은 못하더라도 각 지역 후보들은 잘 할 거라 기대합니다. 황교안은 공천에서 옥새런급 사건만 안 일으키면 됩니다.


 

 한편으로 언제나 그랬듯, 나는 인천의 선거결과가 전국의 선거결과와 거의 같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어떤 이벤트가 있건, 내년에 인천에서 민주당이 펼칠 승부는 수월한 편은 아닐 겁니다. 고통스러운 빨간맛 좀 본 후고 아직도 보고 있다 보니, 박남춘 시장에 대한 민심이 많이 안 좋은데요. 주민소환이 추진될 것입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리 쉬운 건 아니다보니, 이 들끓는 분노가 총선 때까지 이어질 확률이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박남춘이 다른 거 잘 하고 빨간물 사태만 일으킨 게 아니고, 원체 못하다가 빨간맛 까지 보게 한 거라서 말이에요.


 

 경기권 곳곳에서도 민주당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특히 고양시는... 김현미, 유은혜, 심상정, 최성, 이재준 등을 배출한 존엄한 곳이긴 한데요. 이 최고존엄지역이 돌아설 기미가 좀 있어서 나름대로의 흥미가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지난 2016년에 경기도에서 완전히 참패했었습니다. 총의석수에서까지 패배한 가장 큰 이유였지요. 그렇지만 경기도 내 많은 지역의 민주당 지지 성향이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이 강남좌파 정권은 서울 부동산 가격만을 올렸고, 서울 부동산을 잡겠다면서 서울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경기도와 타 지역에 무분별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하긴 어렵습니다만, 바닥민심의 일정정도 이탈은 감지할 수 있습니다. 무능한 자유한국당이 이탈한 민심을 어느 정도나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해볼 만한 지역별 판세가 될 겁니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너무 많은 의석을 얻고, 마음대로 개헌하는 비극이 나오지 않으려면 기본 전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아주 엉망으로 공천을 하거나, 보수분열을 크게 일으키거나, 내분이 크게 나서는 안 됩니다. 이기려면 좋은 공천을 하고 좋은 경선결과가 나와야겠지만, 개헌선이라도 막으려면 최소한 무난한 정도는 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다음은 지역별 게임이고 비례 경쟁력 게임인데요. 비례는 공천이 중요한 거라 나와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지역별은 각 후보들이 잘 할 수밖에 없는데요. 민주당 후보들은 뭐라도 헛소리 좀 할 가능성이 거의 100%라 호남 쪽 제외하면 자한당이 그럭저럭 해볼 만은 할 겁니다.


 

 황교안-나경원 지도부가 현재 하는 작업은 본질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보수가 분열되면 안 되는데, 친박은 어느 정도 쳐내야 합니다. “그래서 민주당 찍을 거야?”는 시전해도 되는데, 보수가 아예 쪼개지면 집니다. 뼈는 깎아야 합니다만, 양악을 하더라도 밥 못 먹을 정도가 되면 안 된단 말입니다. 그런데 나경원이 아무리 줄서기의 달인이라지만 나서서 뭔가 하는 건 처음이고, 황교안은 아예 정치초보라서 많이 헤매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나-황으로는 안 되겠다는 이야기는 합니다만, 그들보고 물러나라고는 안 합니다. 처음부터 기대치가 낮은데다 대안도 당장은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친박에게 지지를 받았었으니까, 친박을 스스로 어느 정도 쳐내서 적당한 수위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비박이 친박 쳐내는 건 본질적으로 어렵습니다. 예전 박근혜와 같이 당 내에서 누군가 확고한 패권을 쥘 만한 상황이 아닙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는 건 집사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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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WyiIGEHQP8o

 



 

 정치에 대해 비교적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들 중 다수가, 근래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 크게 실망하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은 그런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민주당의 구성원이 어떤 인물들인지,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 아는 사람들은 민주당이 뭘 해도 놀라지 않습니다. 원래 그런 족속인 걸 잘 아니까요. 그런데 요새 정치에 관심을 가진 분들은 민주당 구성원들의 성격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성격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좀 더 중도적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데 능합니다.


 

 현재 민주당의 주요 구성원들은 80년대에 학생운동을 하던 86운동권과 90년대 학생운동권, 그리고 00년 이후의 소수 운동권과 래디컬 페미니스트들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운동권 + 급진페미정당이고, 이 두 부류에 속하지 않으면 당원이 된 후에도 위로 올라가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학생운동권은 NL이건 PD건 어떤 부류건 예외 없이 대단히 사회주의적이고 집단주의적입니다. 미국, 자유주의, 자유시장, 자유민주주의, 다원주의 등 모두에 대해 대체로 무척 부정적입니다. 이걸 분명하게 가장 먼저 알아야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자유로운부류는 운동권과 거리가 멉니다. 유시민 계열이나 강남좌파는 일견 자유스러워 보이는 데가 있을지 모릅니다만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에게 자유는 지향이나 신념이 아니고 패션입니다.



 자유주의 좌파라거나, 사회적 자유주의라거나. 이런 건 사실 엄밀하게 보면 안정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는 개념입니다. 물론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많습니다만, 불안정한 방사성 원소처럼 유해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붕괴되기 쉬운 관념입니다. 보통 자유주의 좌파 및 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의 사고방식은 논리적 일관성이 충분하지 못한데,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유주의는 개인을 중시하는데 사회주의는 집단성과 공동체를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이상적으로야 개인도 공동체도 다 잘 챙기면 좋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개인을 중시하면 집단은 약해지고 집단을 중시하면 개인이 약해집니다. 특히 사회주의자들처럼 집단과 공동체를 중시하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개개인 중엔 피해 입는 사람이 꽤 많이 나오게 됩니다. 근래 정치판에서 이걸 정말 잘 상징하는 말이 ‘(2년만에 30%오르는) 최저임금 못 줄 사업자들은 그냥 망해라입니다. 사회주의자들의 집단적 성향은 쉽게 전체주의화 되고, 개개인의 희생엔 둔감하고 무감각해지다 못해 폭력적이고 가학적으로 발달하기 쉽습니다.

 

 민주당 운동권은 옛 운동권 사고방식의 사회주의적 순수성이 비교적 잘 보존된 집단입니다. 공산권 몰락을 보면서 생각을 고쳐먹은 부류는 대체로 김영삼을 따라 한나라당에 갔었지요. 정계은퇴를 했다 DJP연합으로 집권한 김대중은 정치세가 약해서 이런저런 세를 끌어들였었는데, 이 과정에서 신한국당 출신 이인제와 이기택과 갈라진 노무현도 민주당에 들어갔고, 사회주의 성향을 가지던 운동권 다수도 민주당에 합류했습니다. 이후 노무현이 집권하면서 김대중을 따르던 옛 민주당 파벌과 86운동권은 번번히 충돌하게 되었는데, 10년 넘게 싸운 끝에 결국 더 젊은 운동권이 DJ파벌을 거의 몰아낸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 운동권들은 노무현한테도 꽤 골치거리였습니다만, 결국 문재인을 옹립하면서 86천하를 만들어내지요.

 


 페미니스트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네요. 우리나라 페미니즘에는 정말 크게 3갈래가 있었습니다. 리버럴, 래디컬, 보수-교회 세력으로 뭉뚱그려 나눌 수 있는데요. 이 중 리버럴은 여성 권리가 올라가면서 실질적으로 사라졌습니다. 남은 건 래디컬 페미들과 교회아줌마 여성단체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전자는 민주당에, 후자는 자유한국당 계열에 많지요. 후자도 답 없긴 한데 전자에 비하면 귀엽습니다. 요새 래디컬 페미니즘 천하가 된 건 더 이상 운동권들의 망상이 새 피를 수혈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메갈이 대중성은 없지만 광신도를 늘리면 돈도 사람도 모여듭니다. 갈 데까지 간 건데 운동권에게 현실감각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곧 죽어도 지들이 무조건 옳다 하는 게 사회주의자들입니다.


 

 이래서 YS때부터 좀 무난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싶으면 신한국당, 한나라당 입당했었습니다. 교회 인맥 따라 들어가기도 했었고, 운동권하고는 뭘 제대로 못 하니까 입당하기도 했었지요. 민주당에선 운동권 라인 안 타면 위로 올라가기도 힘들고요. 무언가 자리를 맡았을 때 뭔가 더 해볼 여지도 있었고요. 새누리당 된 후에는 시대도 당도 좀 이상해지긴 했는데 그래도 김무성 유승민 뽑을 정도로는 정상적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도록 김무성을 당대표로, 유승민을 원내대표로 뽑는 당이 더 정상적일까요, 아니면 진선미 실질적 최고존엄 만들고 이해찬이 대표 되고 홍준연 제명하는 당이 정상적일까요? 상식과 개념이 있다면 어떤 당 구성원이 더 정상적인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근래 5.18 망언으로 분노하는 분들이 많은데, 자유한국당 내에도 그런 망언에 분노하는 사람 많습니다. 상도동계 막내였던 김무성부터 당연히 분노하지요. 박근혜 체제에서 그런 김무성을 대표로 뽑았던 게 당시의 새누리당 당원들이었고요. 5.18 망언의 대표주자 지만원은 조갑제나 박근혜보고도 빨갱이라고 하는 위인입니다. 물론 조갑제 옹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5.18에 대한 헛소리 일체를 강력 부정합니다. 그래도 그나마 자유한국당은 마이너가 헛소리를 하는 거잖습니까. 헛소리쟁이 한 명 탈당도 시켰고요. 그런데 민주당은 당대표가 헛소리를 남발하고 있지요. 징계도 안 받고요.

 

 진짜로 사회를 현실적으로 개선하고 싶은 사람들은 민주당이나 다른 진보정당에 가지 않습니다. 거기 가 봐야 아무 것도 안 됩니다. 항상 말하지만 사회주의의 가장 큰 단점은 현실을 거의 개선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자유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정치 2017. 12. 14. 11:3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M8VvGsmb4dU

 

 자유한국당의 몰락과정에 대해 조금 상세하게 설명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단 그건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김성태가 원내대표 되고 친박세력을 좀 몰아낸 걸 기념하여 이야기를 좀 하자면요. (오늘의 추천 브금은 축포에 매우 어울리는 곡입니다.)



 자한당의 몰락은 당연히 박근혜의 폭주와 잘못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자한당 지지층 또는 지지자 중 다수는 그다지 박근혜에 호감을 가진 적도, 믿은 적도 없었습니다. 최대한 이 이야기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이후 신한국당이 되는 민주자유당계는 본래 3당 합당으로 결성되었고, 김영삼정권 때 전성기였으며 그 땐 민주계가 득세했습니다. 원래 신한국당에서 군부 세력은 찌그러져 있었고, 다수의 시민들은 그런 신한국당을 좋아했었단 말이지요. 김영삼과 김대중 사이가 그리 꼭 가깝다고 하긴 어려워도 어쨌든 민주화 동지였던 만큼 김영삼의 신한국당과 김대중의 국민회의, 그리고 그 사이에 있었던 이기택의 민주당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었습니다. 실제 신한국당에서 일하다 김대중 집권 후 김대중정부에서 일했던 정치인도 많아요. 그 유시민도 한나라당 초기 땐 한나라당 편이었습니다. 이회창의 한나라당 시절, 어쨌든 한나라당은 수구정당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유독 손학규는 좀 늦게 민주당으로 넘어와서 수난을 많이 겪었습니다.

 

 쉽게 요약하자면 오래 전부터 한나라당을 지지해오던 사람들과, 근래 정치에 관심가지고 지극히 편향된 팟캐스트 등의 루트로 정치 알게 된 청년들의 관점 사이엔 엄청난 차이가 있단 말입니다.

 

 모든 게 꼬인 건 대략 노무현 당선되면서부터인데, 노무현에 패배한 엘리트한나라당은 일단 멘탈이 깨져버립니다. 그래도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그 다음엔 그 유명한 차떼기 게이트가 터집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 사이에 한나라당은 나쁘다는 인식이 퍼져요. 여야가 서로 불법정치자금으로 싸우는 와중에 한나라당은 거의 궤멸되고, 당시의 여당도 일정 정도 피해를 받고 안희정이 감옥가게 되면서 정치판이 크게 달라집니다. 여당은 물갈이 되서 운동권으로 채워지고, 야당도 물갈이되는데 그만 박근혜의 군부세력이 권력을 잡게 된 겁니다. 대략 기존 정치인들 썩었으니 갈려고 하다가 훨씬 함량 미달인 인간들이 들어온 셈이랄까요. 그리고 대략 이 시기부터 제대로 된 인간들은 거의 정치판에 들어오지 않게 됩니다.

 

 박근혜는 김영삼, 이회창 쪽 지지층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거지요. 다만 쓰잘데기가 없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당시 노무현도 좌충우돌하고 있었는데, 망해가던 한나라당에 인공호흡한 건 어쨌든 탈당했던 (몇년 후 복당녀라는 별명이 붙게 되는) 박근혜였단 말이지요. 박정희 신화를 부활시키려던 박근혜는 경북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군사정권 때부터의 오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나서는 선거마다 이겼습니다.

 

 그래도 박근혜는 바로 대통령이 되진 못합니다. 당시의 한나라당은 박근혜 정당과는 정말 거리가 너무 멀었으니까요. 결국 일종의 타협점이 이명박이었지요. 사실 김영삼, 이회창을 좋아하던 사람들에겐 이명박도 눈에 차진 않았었습니다. 그래도 박근혜보단 나았던 것이지요. 물론 이후 이명박은 여러 사람 머리 아프게 하면서 순식간에 지지를 잃고 맙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권력은 서서히 박근혜에게로 넘어가지요. 이 시점부터는 한나라당의 수구화를 막기 힘들어졌고, 이름도 새누리당으로 바뀌게 되었고, 때맞춰 문재인이 권력에 대한 탐욕을 부리면서 결국 박근혜를 당선시키는 바람에 - 2012년 대선에 안철수가 나왔고, 민주당이 안철수를 지원했다면 박근혜가 이기기 힘들었을 겁니다. - 새누리당 내 민주계 세력은 위기를 맞게 됩니다.

 

 민주자유당계의 기반은 대략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군사정권 때부터 지지해온, 많이 보수적이고 다소 수구적인 성향이 있는, 평균연령대가 높고 그래서 학력이나 소득도 낮게 측정되는 일파입니다. 이들은 안보, 반공을 중시하고 민자당계만 찍는 성향이 강해서, 지난 대선에서도 주로 홍준표를 찍었다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그런데 다른 하나가 더 있습니다. 고소득, 고학력, 전문직, 사업가, 자영업자, 투자자 등이 다수 속해있고 김영삼, 이회창, 이인제, 박찬종 등을 지지해왔으며 자유주의와 합리주의 성향이 강한 집단입니다. 이들은 잘 나서진 않지만, 전체 숫자가 아주 없진 않고 주변에 영향력도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득표를 만들어내는 힘은 어느 정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조선일보는 이 중 전자를, 중앙일보는 후자를 다소나마 대변하던 경향도 있겠고요.

 

 문제는 이명박도 비합리성과 권위주의, 부정부패를 드러내며 후자를 실망시켰는데, 박근혜는 아예 용납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그나마 새누리당 당원들은 박근혜의 폭주를 막기 위해 상도동계 막내 김무성을 대표로, 이회창 계파였던 유승민을 원내대표로 만듭니다. 이후 김무성은 두 번의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차기대선후보로 지지율 1위를 달리게 되지요.

 

 그러나 박근혜의 파괴본능 앞에선 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유승민 쫓아내기, 메르스 파문, 가습기살균제 사건 대처 문제, 역사교과서 국정화, 옥새런을 보다 못한 새누리당 지지층 다수는 결국 돌아섭니다. 그리고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엔 모두들 아시다시피 그렇게 됩니다. 박근혜가 이미 당 내 정치인을 친박 위주로 물갈이해놓은 상태라, 현재 자유한국당은 덩치 큰 아기나 다름없으며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 개혁하는 게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요약하자면 자유한국당이 되살아나려면 이명박근혜의 정당에서 김영삼, 이회창의 정당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홍준표도 아주 생각이 없는 건 아닌지 당사에 걸린 사진 중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만 남겨놓긴 했던데, 사실 이 세 명도 원체 일관성이 없어서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유승민이 못 뜨는 이유도 자명합니다. 유승민은 이회창계 출신이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성향이 위에 이야기한 민자당계 두 지지층 중 전자 쪽에 더 가깝습니다. 자유주의보다는 집단주의적 - 공화주의 - 이고, 자유주의적이거나 합리성이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며, 각 분야 전문가나 기업이나 상인들이 좋게 볼 만한 요소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또 전자 쪽 지지층이 볼 때 유승민은 배신자라는 인상이 강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하단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사실 유승민 지지층은 민주당 지지층과 성향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사회문화적으로 좀 더 보수적이면서 주로 군사외교적 견해에서 차이가 나는 편이지요.

 

 위에 이야기한 후자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에선 주로 안희정-안철수 쪽으로 표가 움직였습니다. 이명박근혜 시대를 거치면서 자한당엔 자유주의, 합리주의적인 세력이 많이 위축되었거든요. 자유한국당엔 자유주의가 없고, 더불어민주당엔 민주적인 게 없지요.



 굳이 보면 이 사태는 차떼기 이후 제대로 당을 개혁하지 못하고, 박근혜 같은 인물에게 당의 회복을 맡긴 대가이기도 합니다. 비유하자면 올바르게 영양을 섭취하고 운동을 해서 건강을 되찾고 경기에서 이긴 게 아니고, 도핑을 해서 성적을 내다가 쓰러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박근혜가 선거의 여왕이던 시절, 한나라당은 노무현에 실망한 자유주의 세력을 기본적으로 흡수한 상태에서, 영남-보수-고연령층 유권자를 최대한 많이 투표소에 불러냄으로 연승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이건 한나라당의 지지층을 넓혀서 이긴 게 아니었다는 이야기이도 합니다. 본래 한나라당 지지하던 사람들 쥐어짜내서 이긴 겁니다. 그게 박근혜 효과였고요.



 당연히 이런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나라-새누리당은 제대로 된 지지층을 잃어갔습니다. 이명박근혜는 국정원과 일베를 동원할 정도로 타락했고, 평범한 청년층은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 되어갔고, 나중엔 자유주의자들까지 등을 돌렸습니다. 영남-보수-고연령층에 베이스를 둔 박근혜가 당권투쟁에 열을 올리면서 새누리당의 확장성은 더욱 더 축소되었습니다.

 

 이제 자유한국당이 부활하고 싶다면 그 동안의 과오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은 기본적으로는 코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확장성을 가지는 정당입니다. 그런데 아직 자한당은 코어 지지층을 잃지 않는 데만 주력하고 있고, 확장성은 염두에 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영남-보수-고연령층은 자한당 지지층입니다. 그건 쉽게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자한당이 부활하려면 자유주의자들을 잡아야 합니다. 이름값을 해야 한단 말이지요. 그러나 올해 자유주의자들은 안희정과 안철수를 주로 보고 있었습니다. 내년엔 자한당이 자유주의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지선에서 또 한 번의 처참한 패배를 겪어야 조금 변할까요?

 


 추천 브금. 화면에 우클릭 후 연속재생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23Gy6CG70w

 


 추석연휴가 끝나면 본격 지선 구도로 흘러갈 거라 생각하고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서술순서는 의석이 적은 정당부터입니다. 근래 창당된 두 정당이 포함됩니다.

 

 본문엔 사견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알리며, 설득력과 예의를 갖추는 한도 내라면 댓글로 자유로운 의견표현이 가능함도 알리고 시작합니다.

 


 

1) 대한애국당 - 1

 

 대구 달서구병 국회의원 조원진이 유일한 의원으로 있는, 박근혜를 석방하라고 계속 주장중인 친박정당입니다. 조원진 의원 외 주요 구성인물은 정미홍, 변희재, 허평환 등입니다.

 

 ‘대한애국당은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더 훌륭하게 만들며,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체제로 남북평화통일을 이루고, 세계 초일류 선진통일한국을 건설하여 우리와 우리의 후손 들이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아가도록 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고 당헌 총칙 목적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박근혜 석방하라는 게 제일 멘트인 만큼 박근혜를 위한 기획정당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는 진지하게 논할 만한 대상이 아니라 판단합니다.

 

 


2) 새민중정당 - 2

 

 울산의 김종훈, 윤종오 초선 둘이 의원으로 있는 신생정당입니다. NL계열 정당으로, 구 통합진보당 울산연합의 후속 정당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석기가 속했던 경기동부연합의 민중연합당은 대조적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참패했는데, 추석연휴가 끝난 후 새민중정당과 합쳐져 민중당으로 당명을 바꿀 계획으로 압니다.

 

 한편으로 현 정부와 국회에선 대형마트의 현행 월 2회 휴무를 4회로 늘리고 백화점도 일요일엔 의무휴무를 하도록 추진 중인데, 의무휴무를 백화점과 면세점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낸 의원이 이 정당의 김종훈입니다. 4회로 늘리자는 안의 대표발의자는 국민의당 이언주고요.

 



3) 정의당 - 6

 

 현재 정의당의 포지션은 원내교섭단체는 어려우나, 원내정당으로는 계속 갈 수 있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본인들의 기득권은 장기적으로 확보한 상태 같다는 이야기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민주당보다 살짝 왼쪽에 붙어가는 전략을 계속 취하리라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잘나가는 시기라 빅텐트론이 안 나와서 좀 팔자가 편 것 같습니다만, 민주당과 색깔이 좀 많이 흡사한데다 메갈당 되어버려서 향후의 확장성은 좋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민주당이 몰락할 때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오는 세력을 받아 성장하기보단 같이 몰락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개선은 아마 뭘 해도 무리. 구성원들 평균 성향을 볼 때 아예 답이 없습니다. 그 안에서 진심으로 뭔가 해보려는 분들은 헛수고를 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4) 바른정당 - 20

 

 바람 앞의 촛불 같은 신세지만 나름대로 응원의 목소리는 많은 바른정당입니다. 원내교섭단체의 정확한 경계라, 1석만 더 이탈해도 원내교섭단체가 못 되는 입장입니다.

 

 바른정당은 그럭저럭 구 새누리당 중 잘 해보려는 사람들이 모인 것에 비해, 구 새누리 시절에 미뤄뒀던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기 너무나도 힘들어 보입니다. 우선 유승민이 주장하는 공화주의부터 바른정당의 보편적 사상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고, 어쨌든 보수정당을 표방하다보니 스스로 보수적이라 생각하지 않거나, 보수파가 더 이상 지지받기 어렵다 생각하는 사람은 바른정당을 지지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만일 바른정당이 공화주의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을 정도로 이념적 통일성이 있었고, 한국에 태생적으로 부족한 공화의 회복을 설득력 있게 주장할 수 있었다면 지금보단 상황이 훨씬 나았을 겁니다. 어쩌면 이는 유승민이 앞으로 해야 할 과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남경필-원희룡이고 김무성이고 그다지 공화주의적이지는 않아서 문제. 한편 나 자신도 자유주의자라 공화주의를 내세우는 유승민을 지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 내년 지선에서 바른정당의 경쟁력이 충분하다 하기 매우 어렵고, 자유한국당과 선거연대가 없을 경우 원희룡 외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승산이 거의 없을 걸로 보이기에 가까운 미래부터 매우 불투명하다 하겠습니다.



 

5) 국민의당 - 40

 

 신세 복잡한 국민의당은 안철수와 호남계 사이의 물과 기름 같은 관계와, 안철수 본인의 망가진 이미지 때문에 참으로 운신이 어렵습니다. 나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에게 투표하긴 했으나, 도무지 이 당에 어떠한 추석맞이 덕담을 해줘야할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바른정당보다는 유리한 게, 일단 의석이 2배 많기도 하지만 지방선거에서의 선전 가능성도 더 높습니다. 근래 문재인과 민주당은 계속 과히 오만한 행보를 보이기에, 그에 대한 견제심리로 인한 이익을 국민의당이 보게 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만일 국민의당 이미지가 조금만 더 좋았다면, 정말 좋은 성적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은 게 큰 문제입니다.

 

 아직까지는 민주당이 국민의당 세력을 흡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손을 내밀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국민의당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지선에서 선전해야하는 입장입니다. 어쨌든 선거에서 뭔가 보여줘야 미래가 있습니다. 다만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얼마나 정책적 차별화를 할 수 있을지, 당 이름값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사람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문재인과 민주당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지지할 만한 정당이 되어야 하는데, 나는 이 당의 방향성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없고, 단순한 권력추구를 위한 정당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6) 자유한국당 - 107

 

 자한당은 아직 107석의 거대정당이지만 박근혜 탈당 같은 논란 빼면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까지 잘나가던 여당이었던 걸 감안할 때, 이미 자유한국당은 영남지역 외 광역단체장을 유지중인 지역이 인천뿐인데, 인천은 무력하게 내줄 가능성이 높고 영남지역에서도 홍준표의 경남지사 파행 사퇴와 서병수의 인기 없음 등으로 전혀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선에서 망할 확률이 너무나도 높습니다.

 

 즉 자한당은 선거를 위해서는 최소한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가 불가피한 게 현실이고, 그러기 위해선 해야 할 게 많은데 제대로 뭘 하질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재기하려면 안철수라도 끌어들여야 그래도 뭔가 해볼 수 있는 게 현재 자한당이 처한 입장입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죄 많은 자한당이 이대로 망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폭주가 너무나도 무서워서, 이런 상황에서 자한당의 침몰이 과연 창조적 파괴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만 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자한당이건 바른정당이건 구성원들이 실력 이상의 기득권을 관습적으로 누려온 면이 있다 보니, 실제 험난한 상황에서 승부를 잘 걸지 못한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7) 더불어민주당 - 121

 

 파문을 일으키며 자진 탈당했던 서영교까지 얼마 전 되받아 121석을 확보중인 권력집단, 더불어민주당은 7대 죄악 중 가장 큰 죄라는 오만의 정말 훌륭한 샘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권력자들이 가진 오만은 이들을 필연적인 파멸로 이끌 겁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으며, 이들의 오만이 국민 전체에 어느 정도의 데미지를 줄지도 예측할 방법이 없습니다. 어쨌든 당장 이들은 비판을 불허하는 권력자이고 견제 받지 않기에, 내년 지선에서의 전망도 가장 밝긴 합니다.

 

 이들의 불안요소라면 너무나도 탐스러운 과실들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도 그러하였듯 본선보단 내부경쟁이 중요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고, 지난 대선경선에서 양념이라는 시대의 명언이 나왔듯 이번에도 그럴 법 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분노에서 출발하여 오만해졌고, 오만한 만큼 나태하며, 곧 탐욕스러워질 것이고, 그 끝에 서로 시기하며 망해갈 것입니다. 이는 저주나 폄하가 아닌 분석과 예측이며, 나는 이들에게 그 어떤 헛된 희망도 걸지 않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정치 2016. 12. 9. 16:21 Posted by 해양장미

 이제 우리 시민들은 혁명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234표 찬성이면 헌재에서도 빠른 처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처음에 탄핵을 주장할 때 11월 내 탄핵 표결을 요청했는데, 10일이나 미적거린 게 유감입니다.

 

 표수로 볼 때 역시나 우리 허니는 당 내 민심도 잡지 못한 것 같습니다. 총선 때부터 알아봤지만요. 탄핵은 본질적으로 정치행위라 생각합니다. 우리 허니가 이렇게 탄핵까지 당한 건 윤리적 잘못도 했지만 정치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둔 참치 통조림은 까나페 해 먹을 계획입니다. 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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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정치 관련 이런 저런 생각들

정치 2016. 6. 19. 20:50 Posted by 해양장미

*) 새누리당에게 혁신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인데, 친박계를 보면 당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만일 반기문이 친박계에 의해 옹립된다 해도, 반기문이 친박계를 그냥 둘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반기문과 친박계 성향이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 유승민이 복당하긴 했지만 당 내에서 세력이 없습니다. 대통령이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그 정도 역량이 될지는... 크게 기대하지 않습니다. 친박계에서 받는 미움을 뚫으려면 MB 육박하는 뭔가가 필요한데, 그럴 만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요.

 

*) 문재인이 현 시점에서 다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가 좋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요. 새누리당 정권이 문제 많다고 문재인이 그보다 나은 대안이 되는 게 아닙니다. 바닥 밑엔 지하가 있지요.

 

*) 근래 있었던 이재명 단식투쟁에서 나는 이재명 편이었습니다. 내가 이재명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이 곳에 자주 들러주시는 분들은 다 알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중앙 정부가 지자체 예산을 마음대로 건드리면 안 되지요. 그런 건 올바른 민주정이 아닙니다.

 

*) 이어서 이야기하자면, 근래 나는 중앙 정부의 권한을 줄이고 지방자치를 활성화하는 쪽에 관심이 많습니다. 물론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 한국은 중앙 정부가 나서서 공적 자금을 투입해 대규모 토목사업을 벌이는 식으로 신도시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렇게 일단 도시가 생겨야 지방자치를 할 만한 기반이 생깁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지방자치라는 게 어렵습니다. 박정희 시절부터 시민들이 독립적으로 도시를 세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 다만 중앙 정부에 의존하는 현 체제는 이제 한계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자체들은 돈이 없고, 중앙 정부는 각 지역 현안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모든 국민의 생각과 취향이 같을 수도 없습니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지자체에 더 많은 권한이 주어져야 합니다. 아직 나로선 위에 이야기한 문제를 극복할 방법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 다음 대선에 정권이 교체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현재의 새누리당은 정상이 아니고, 시민들의 피로감도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야권이 대안으로 느껴지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지요. 새누리당이 분당되어 4자구도가 되는 쪽을 바랍니다.

 

*) 위 이야기의 연장선이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현재 대선후보군으로 언급되는 인물들 중 그나마 덜 부정적으로 보는 인물이 반기문입니다. 다만 반기문이 친박계로 나오면 흔쾌히 지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반기문 본인이 대통령을 하고 싶다면, 친박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 판단을 신중히 이해해야 합니다.

 

*) 만약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고 가정할 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충분한 청사진을 가지고 청와대에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걸로 전망합니다. 최소한 노무현은 삼성 말이라도 들었지만 문재인은 그런 것도 없을 겁니다. 문재인과 그 측근들 정도의 현실 이해로 각 분야의 관료들을 납득시킬 수도 없을 거고, 진행할 정책마다 터져 나올 불만에 대응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 그런 상황에선 깨시스트들이 날뛰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진압할 수밖에 없겠지요.

 

*) 당선 가능성을 빼고 보면 개인적으로 다음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사람은 1) 손학규 2) 김문수입니다. 둘 중에선 손학규를 더 지지하고, 그나마 김문수보다는 손학규 쪽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학규에게 한 번쯤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까요? 친박, 친문 빼고 다 뭉치자는 이야기도 있긴 하던데, 유승민이 복당했지만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좋겠습니다. 증오의 시대를 끝내고 행정 잘 하는 사람이 대통령 하는 시대가 오면 좋겠습니다.

 

 

총선 결과에 대한 생각

정치 2016. 4. 20. 10:39 Posted by 해양장미

 총선날 나는 개인적인 일로 매우 바빴습니다. 과히 무리를 해서 몸살을 앓게 되었고, 그에 너무나도 뜻밖인 이 총선 결과를 충분히 숙고하거나 분석할 여유가 한동안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제야 한 숨 조금 돌리게 되어 총선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가시화되어 있지 않았기에 예측할 수는 없었지만, 작년부터 그 동안 지적해왔던 정부의 잘못들이 이번에 크게 터졌다고 보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아무런 조짐도 없이, 가장 조용하던 자들이 분노를 품고 정부를 심판했다고 보는 게 이번 총선에 대한 가장 합당한 분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세월호라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새누리당은 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보궐선거들에서도 그들은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결국 나는 이번 총선은 주로 지난 1년 사이에 빚어진 일로 인해 초래되었다고 판단합니다. 메르스, 느닷없는 정책선회 - 가계대출 조이기, 국정 역사교과서 파동,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등등 말이지요.

 

 그리고 역시나 이 중 바닥민심 이반을 크게 일으킬만한 정책으로 가계대출 조이기를 첫손에 꼽아야겠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데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한테 가장 크게 와 닿는 정책은 그런 거거든요. 항상 말하지만 선거결과는 정치에 별 관심이 없고,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도 없고, 정치적 지식도 별로 없는 사람들에 의해 좌우됩니다. 엘리트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선택에 의해 정치가 결정되는 게 민주정의 본질입니다.

 

 국정교과서 문제 같은 것도 결국 새누리당에 생각 이상으로 나쁘게 작용했을 겁니다. 이런 민심의 움직임은 좀처럼 측정되지 않습니다만, 나는 시민들이 그런 일을 매우 싫어한다고 생각합니다. ‘친일 독재 미화 국정교과서 반대!’ 같은 데 동의한다는 게 아니고, 쓸데없는 이데올로기 다툼을 앞세우는 걸 싫어한단 말입니다. 힘들어 죽겠는데 대출은 조이고, 원금까지 같이 갚으라 그러고 국정교과서 강행이니 뭐니 그딴 이념놀음에나 힘쓰니 불만이 누적될 만 합니다.

 

 그렇지만 나를 포함, 총선 전에 더민주당의 승리를 예측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대부분 새누리당의 과반을 예상했고, 나 역시 지난 글에 적은 것과 같이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했습니다. 어떤 조사에서도 새누리당이 진다는 데이터는 없었고, 더민주당의 상태 역시 최악이라 새누리가 아무리 못해도 현재 차지한 의석은 여유롭게 지킬 것 같다는 게 당연한 추론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결과를 봐도 좀 어이가 없는데, 1당이 된 더민주당은 비례대표에서 겨우 25.5%만을 받았습니다. 이는 새누리당은 물론 국민의당보다도 적은 비례표입니다. 게다가 지역표는 또 많이 받았느냐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더민주의 지역 득표 전체를 합쳐보면 새누리당보다 오히려 적게 받았습니다. 대신 더민주당은 서울 등의 경합지역에서 대부분 승리하여 1당이 되어버렸습니다. 소선거구제의 혜택을 최대로 받은 겁니다. 대조적으로 국민의당은 지역구에서 얻은 표 중 무려 95.3%가 사표가 되었습니다. 즉 더민주당은 이번에도 국민의 지지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룰에서 승리하여 승리자가 되었습니다. 물론 나는 예전부터 소선거구제 개편이나 비례의원 비율을 높이는 데 반대해왔으며, 승자는 어쨌든 존중합니다.

 

 결국 승부를 가른 건 경합지역입니다. 4년 전엔 새누리당이 경합지역에서 크게 이기면서 과반을 차지했었지요. 대조적인 이번 선거 결과는 그 때 이명박 정부 말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를 선택했던 스윙보터들이 이번엔 또 나름대로 막장행보를 보인 더민주당을 찍어줬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결국 현 정부의 실정이 가시화되었다고 평가해야겠지요. 나만 해도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표를 주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더민주당이 지지를 받는다거나, 더민주당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좋아 보인다거나 그럴 일은 없습니다. 더민주당은 그저 반사이익과 룰 이익으로 1등을 했을 뿐, 비례대표 표를 보면 오히려 심판에 가까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진정한 승리자에 가까운 쪽은 그들이 아닙니다.

 

 어쨌든 이런 결과로 인해 새누리당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해졌습니다. 박근혜건 친박이건 김무성이건 친이계건 다 무너져서, 어디서부터 누가 어떻게 수습할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내년 대선도 어떻게 호언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더민주당은... 지는 것보다야 백번 낫습니다만 절대 잘해서 얻은 승리가 아니고, 호남도 내줬고 비례도 3위한 상황인데 문재인은 역시나 그답게 말을 바꿔서 권력에 대한 탐욕을 드러냈습니다. 향후 온갖 추악한 행보가 예상됩니다. 때때로는 역사 속에서 승리할 자격이 없는 자들이 승리하곤 하지요. 그들이 존중받을만한 승자가 되길 바라지만, 기대는 전혀 없습니다. 그들은 오만하며 어리석지요.

 

 한편으로 이번 총선에서 진짜 승자 대접을 해줘야 하는 쪽은 국민의당일 겁니다. 그들은 호남을 싹쓸이했고 비례표에서도 더민주당을 꺾었습니다. 이건 개인적으로 예측했던 일이기도 합니다. 나는 안철수의 정치적 자질에 대해 매우 낮게 평가하였고, 그 평가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만.. 그렇더라도 나는 승자를 좋아합니다. 승리에는 그만큼의 보상이 있어야 하는 법이지요. 나는 국민의당을 재평가해볼 생각입니다.

 

 정의당은 예상보다 표를 덜 받았고, 투표했던 녹색당은 안타깝게도 원내진입에는 한참 모자란 표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선거가 정부심판 위주로 흐르게 되면 소정당들은 득표에 손해를 보게 되는 법이겠지요.

 

 나는 총선이 정부 심판으로 흐르는 걸 달가워할 수 없습니다. 국회와 행정부는 어쨌든 분리된 권력체이고, 정책과 인물로 의원이 선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는 또한 이 예측할 수 없었던 결과를 받아들여야합니다. 20대 국회가 좋은 국회가 되긴 어려울 거라 예상합니다만, 그래도 잘 하면 좋겠습니다. 일단은 국민들이 좋은 선택을 했을 거라 믿어보려 합니다.


현 시점의 정치적 판단

정치 2016. 2. 26. 11:18 Posted by 해양장미

 이 블로그를 쭉 봐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이번 총선을 야당이 축출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로 이 무능하고 경쟁력 없으며 국민에게 도움 안 되는 야당이 사라지고, 권력의 공백지가 생기면 여당이 분열하고 더 나은 야당이 생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었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변수는 있었지만 이 시나리오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안철수는 분당해 나갔고, 문재인은 뒤로 빠져서 숨었으며 김무성 대표는 신중하고 영민했습니다.

 

 그런데 한순간에 이 모든 게 망쳐졌어요. 대통령과 친박이 주범입니다. 그들은 김무성 대표와 비박계를 핍박하고, 권력욕에 불타는 가운데 테러방지법 같은 악법을 밀어붙였습니다. 이에 역풍이 불고 있습니다. 필리버스터는 성공적으로 전개되고 있고, 모래알 같고 망해가던 야권은 어느 정도나마 뭉쳤습니다.

 

 일단 총선부터 이야기하자면, 야권이 이 정도로 뭉치면 여당은 압승하기가 힘듭니다. 야권은 지난 총선에서 통진당 표를 합치면 여권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접전 선거구마다 야당이 패하면서 의석은 여당이 더 가져갔습니다만, 당시 야권 지도부가 그런 멍청한 짓만 안 했어도 야당이 압승했을 선거였습니다. 어쨌든 야당은 본인들이 워낙 못하니까 쭉 망하고 있었던 거고, 그래도 나름대로의 잠재력은 가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밴댕이 소갈딱지 박근혜와 그 간사한 측근들은 잘 망해가던 야권이 부활할 기회를 줬습니다. 이번 사태로 야권 지지자는 잠재적인 사람들까지 다 뭉칠 거고, 누굴 찍을까 고민하던 중도층에게도 큰 영향을 줄 겁니다. 미친 짓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현 사태가 이번 총선에서 여권이 충분히 대승하지 못할 거의 유일한 경우의 수였습니다.

 

 국민의 당이 어떻게 나올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지지부진한데다 이번 테러방지법 사태에서도 영 점수를 못 따서, 야권 지지층의 결집이 이루어지면 여당은 개헌선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김무성 대표는 세가 약화됩니다. 박근혜와 친박은 아마 여기까지 계산하고 있을 겁니다. 내가 파악하기에, 박근혜는 새누리당이 대승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새누리당의 대승이 박근혜에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승하게 되면 김무성 대표가 용이 됩니다. 박근혜는 그런 사태보다는 김무성을 견제하고 진박을 내세우고 싶어한다고 판단합니다. 정말 치졸한 짓이지만 이미 우리는 김영삼과 노무현에게서 그런 모습을 봤었지요. 역사를 보면, 대통령의 치졸함이 정권교체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현실이 변한 만큼 나는 계산도 수정해야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은 망하지 않습니다. 설령 대패하더라도 이런 일을 겪은 이상 그들은 붕괴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어쨌든 국민이 친노야권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상황을 반길 수는 없지만, 그들이 결단과 신념과 자기희생으로 이룩한 일인 만큼 폄하할 수도 없습니다. 정당하고 정의로운 투사에게 박수를 쳐야 하는 건 시민의 의무입니다.

 

 그리고 결과가 나와 봐야 하겠으나, 어쨌든 이번 사태로 김무성 대표의 기가 꺾이고 친박이 우세하게 된다면 사실 단기적으로 새누리당이 잘 될 일은 없습니다. 대통령의 권력은 영원할 수 없고, 새누리당의 내부불만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강해질 것입니다. 김무성 대표는 지금껏 내부갈등을 어느 정도 무마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머잖아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새누리당의 미래는 상대적으로 불투명해졌고, 대한민국의 정치적 미래도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아직은 총선까지 시간이 있고, 그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대승할 가장 좋은 기회를 잃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박근혜의 책임입니다. 나의 정치적 판단 역시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 같습니다.


가시화된 새민련의 분열과 몰락에 대한 단문

정치 2015. 9. 12. 17:11 Posted by 해양장미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몰락이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보궐선거 패배 이후, 새민련의 붕괴는 거의 시간문제였고 반전의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 예상대로 문재인과 친노세력은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고, 이제 분열과 몰락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새민련이 안 되는 이유는 지금껏 수도 없이 말해왔습니다만,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는 문재인을 앞세운 일련의 파벌이 다른 모든 걸 무시하고 권력만을 탐해온 것이 우선적 원인이라 해야겠습니다. 물론 정치인 및 정치세력이 권력을 탐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만, 세상은 이기주의자가 꼭 이득을 얻는 곳이 아닙니다.

 

 새민련의 최대 문제는 사실 이념이 낡다 못해 없다시피 하며, 비현실적인 상황 인식을 반복하는데다 전반적인 구성원들이 대단히 오만하며 각자 기득권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데 있습니다. 어느 시대건, 어느 조직이건 이런 구성원들이 윗자리를 차지하고 권력을 손에 쥐면 오래 살아남을 수가 없는 게 고금의 진리입니다.

 

 즉 그 당은 코어가 썩어있기 때문에, 아무리 주변에서 바람을 불고 빛을 비춰도 도저히 쓸 만한 게 되지가 않습니다. 그 당 사람들은 사회를 어떤 식으로 개선할지,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지에 대해 기본적으로 쓸 만한 청사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뭘 해볼 생각도 안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권력 다툼, 자리싸움을 해 봐야 뭐가 나올 리가 없습니다. 지금 새민련이 옥신각신 하는 것도 결국 자리싸움인데,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그런 걸 이쁘게 봐줄 리가 없지요.

 

 시궁창 물은 끓여도 못 먹습니다. 그처럼 지금 새민련은 누가 뭘 어째도 못 써먹습니다. 많은 비노 지지자들이 친노패권에 대항하며 어떻게든 그 당을 고쳐보려 애쓰는 걸 보면 사실 딱하긴 합니다만, 거의 소용없는 일일 겁니다. 그 당에선 건질 게 이제 거의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나마 있던 호남지역 연고조차 이제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물론 제가 뭐라 말해도 새민련에 긴 애정을 가진 분들은 그 썩은 코어와 끊임없는 분투를 벌이겠지만, 저는 예나 지금이나 손절매를 권합니다. 시궁창 물을 어떻게든 먹겠다고 노력하는 것보다 다른 물을 찾는 게 이성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입니다.

 

 더더욱 물론, 깨시스트들은 문재인에 대한 광신적인 신앙 간증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문재인이 쓸모가 있을 때까지는, 그리고 그들에게 교시를 내리는 사람들이 문재인을 띄워줄 때까지는 말이지요.

 

 그래도 선거는 다가옵니다. 지금까지 문재인과 친노세력이 보인 태도를 보면, 비노는 결국 분열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비노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으면 100% 죽고, 움직이면 그래도 살 확률이 10%라도 있습니다. 친노는 예나 지금이나 패권주의적이고, 문재인이 당대표로 있는 이 때 권력기반을 다지려고 할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비노가 다수 포함된 150석보다는 친노만 있는 80석이 좋을 수도 있어요. 그들은 어차피 펼치고자 세운 뜻도 없고, 어떻게 세상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청사진도 의지도 없는 절대 기득권들입니다. 비노 역시 청사진도 능력도 없는 건 마찬가지입니다만.

 

 이 추세대로라면 다가오는 총선에서 새누리는 200석 가량을 얻을 수 있을 거고, 새민련은 겨우 80석 정도를 얻을 걸로 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너무 욕심 부리지만 않으면 새누리는 개헌저지선을 넘는 의석을 얻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새민련은 국민의 조용한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오만하게 권력만을 탐하는 자들의 몰락이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