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에 대한 비판

정치 2016. 3. 16. 16:19 Posted by 해양장미

 몇 차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중입니다만, 나는 이번 총선과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붕괴할 거라는 기대는 포기했습니다.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은 낮은 확률이나마 여야가 더 나은 정당이 되길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길 바랐습니다만 어쩔 수 없지요.

 

 많은 지지층들이 느끼는 것과 유사하게 내가 판단하는 더불어민주당 상황도 정말 나쁩니다. 김종인 체제가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봅니다. 다만 이 사태를 바라보는 더민주당 코어 지지층의 사고구조를 옆에서 보고 있지만, 정말 어떻게 그렇게까지 멍청하고 자기 편한 대로만 생각하나 싶습니다. 그들 비판이야 항상 충분히 해 온 것 같으니 이번 사태와 그 배경만 집중적으로 서술해보지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게 정당은 조직이라는 겁니다. 민주정은 정당이라는 조직에 의해 돌아가며, 굳건한 정당이 있어야 제대로 된 민주정치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미 노무현 파벌의 대북송금특검-열린우리당 창당-탄핵사태를 거치면서 한 번 박살이 났고, 이후 노무현 정권의 몰락과 열린우리당 파당, 이명박 정권의 출범을 거치면서 잔해밖에 안 남은 상황이 되었었습니다.

 

 이 과정을 잘 이해하는 이들에게 노무현은 잘 봐줘봐야 애증의 대상일 뿐입니다. 노무현의 좌충우돌로 인해 민주당은 정당도 아닌, 정치 자영업자들과 낭인들이 우글거리는 콩가루 집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이명박 정권 동안 민주당을 지킨 건 손학규와 정동영, 정세균이었고, 코어 친노세력은 노무현이 자살한 후에도 한동안 외곽을 떠돌았습니다. 유시민은 다들 잘 알다시피 국민참여당 만들어서 지지자들 착취하고 온갖 몽니를 부려댔고요.

 

 그러다가 친노세력은 혁신과 통합 만들어서 이명박 정권 내내 민주당 지켰던 세력 밀어내고 자신들이 패권을 차지해 버립니다. 나꼼수 등으로 불러일으킨 소위 깨시민 여론 등에 엎고 말이지요. 정세균같은 범친노가 미리 안에 있긴 했습니다만.

 

 물론 당연히, 이 시점에서 이미 민주당은 정당으로 제대로 기능할 수 없었습니다. 정당을 지켜온 사람들이 아니고, 외부에서 기회 보던 세력이 쳐들어가서 권력의 꿀을 빠는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이러니 친노패권 소리가 안 나올 수가 없게 되었지요.

 

 깨시스트들이 자꾸 왜곡을 하는데 친노패권이라는 건 친노패권주의를 뜻합니다. 친노가 강력한 패권을 항시 쥐고 있다는 게 아니고요. 패권주의라는 것도 말이 좋아서 패권주의지 풀어서 말하면 지나치게 기회주의적이고 이중잣대 가지고 지들 권력 잡는 것밖에 모른다.’ 정도입니다. 이렇게 표현하기 뭐하니 좀 좋게 표현해 주는 거지요.

 

 여하튼 2012년 거하게 말아먹고 잠시 찌그러졌던 친노세력은 다들 알다시피 재작년부터 다시 욕망을 드러냅니다. 연판장 등 온갖 지저분한 과정 다 거치고 룰변경 논란, JTBC콜라보 논란 등 어처구니없는 과정을 거친 당대표 선거 끝에 문재인이 대표가 되긴 하지요.

 

 대표가 된 시점에서 문재인은 당연히 대표 생활을 잘 해나갈 가능성이 높지 않았습니다. 권력을 가졌다곤 하지만 혁통 쿠테타 세력 출신에 2012년 패전의 책임도 있고, 온갖 지저분한 과정 거쳐서 굉장히 많은 내부불만을 안은 상태에서 대표가 된 거니까요.

 

 사실 여기서 문재인이 선택해야 했던 방식은 당을 안정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각 계파의 지분을 인정해주는 가운데 하나의 정당으로 다시 뭉치게끔, 소속감을 제공하고 어느 정도의 충성을 얻어내는 것이었지요. 문재인 계파는 패권주의적이었지만 문재인에게 강한 권력은 없었고, 그렇다면 해야 할 건 명백했습니다. 그렇지만 문재인은 그의 멍청한 파시스트 지지자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에 대한 재능도 이해도 없기에 오히려 내부분열을 심화시킵니다.

 

 그가 대표 하면서 뭘 했는지는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군요. 이 블로그 올 만한 분들은 웬만큼 알 테니까요. 어쨌든 문재인은 소위 시스템 공천을 밀어붙였고, 그 결과 많은 이들이 불만을 표시하면서 결국 일부는 탈당을 했습니다. 안철수까지 탈당을 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이 깨진 게 문재인 사퇴 직전의 상황입니다.

 

 그리고 문재인은 사퇴하면서 김종인을 비대위 대표로 앉힙니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는 게, 문재인 전 대표에게 본래 그럴 권한은 없었다는 겁니다. 대표가 사퇴하면 그 다음 대표는 원내대표, 그러니까 이종걸이 되는 게 본래의 룰입니다. 그러니까 문재인은 끝까지 민주적이지 못한 월권을 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깨시스트들은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항상 말하지만 그들은 반민주주의자니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하면서 후임자 자기 마음대로 앉혔다고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이후 김종인의 전횡이 시작되었지요. 당연히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조직은 더 심하게 박살이 나는 중입니다. 애초에 김종인이 앉은 상황부터 문제가 심각했고, 당 분열을 감수하면서까지 문재인이 명분삼았던 시스템공천도 바로 무너졌습니다. 사실 이 시스템공천 밀어붙인 것부터 어이가 없는 거였지요. 그렇게 대표 앉고선 우선적으로 한다는 게 자리 나눠먹는 룰 정하기였으니... 그게 옳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정말 본인이 정치적으로 멍청한 게 아닌지 재고를 좀 해보시길 권장합니다. 다른 분야에 머리 좋다고 정치적 머리도 좋은 건 아니거든요.

 

 여하튼 지금 사태가 이렇게 된 건 친노패권주의, 아니... 좀 더 자세히 표현하자면 친노기회주의가 일차적 원인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민주적 원칙과 정치적 기본을 무시하는 친노 및 깨시민들의 어리석음과 이중잣대, 후안무치함이 원인입니다.

 

 애초에 민주당은 노무현이 살아있던 그 옛~날부터 제대로 돌아간 적이 없습니다. 당을 위해 헌신하고 규칙을 따르고 노력했던 사람들은 계속 기회주의자들에 의해 밀려나갔고, 패권주의 세력은 반성과 성찰 없이 끊임없이 권력만을 추구했고, 강경한 파시스트들에 의해 당은 흔들려왔으며 제대로 된 인재가 자리 잡고 조직을 운영하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더해 당선된 정치인들이 하는 행위중에도 가관이 많았지요.

 

 그래서 나는 진심으로 이런 집단은 사라지는 게 좋다고 생각해왔고, 그 가능성을 모색해왔으나 이젠 그것마저 어렵게 되었습니다. 지금 사태가 이상하고 억울하게 느껴지는 분들? 이거 4년 전의 재탕일 뿐입니다. 그 때 혁통이 어떻게 굴었었나요?

 

 무엇보다도 이 사태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은 문재인입니다. 이 사태에 대해 분노하는 떠민당 지지자들이 박영선 욕하고 문재인 편을 드는 걸 보고 있자면, 나도 박영선이 싫긴 합니다만 정말 무서운 광신적 파시스트 궐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김종인이 마음에 안 든다면 김종인 바로 다음으로 비판받고 욕먹어야 하는 사람은 문재인입니다. 문재인이 조금이라도 지도자의 자격이 있는 인물이었다면, 적어도 총선은 자신이 책임지고 끝까지 갔어야 합니다. 비겁자는 나쁜 최후를 맞이해야 정의로운 건데 말이지요. 현재까지는 그럴 거 같지는 않군요. 김종인은 친문코어만큼은 거의 건드리지 않고 있거든요.

 

 

 

선거철에 보이는 반민주적 언행들에 대하여

정치 2016. 3. 11. 20:30 Posted by 해양장미

 선거철이 돌아왔습니다. 선거일까지 이제 한 달 조금 더 남았네요. 지난 글에도 이야기했지만, 정치적 상황이 많이 변하고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국면에서 개인 사정상 정치판에 많은 신경을 쏟을 수 없다 보니, 상황파악이 잘 안 되는 면이 있습니다. 좀 신경 써서 생각해본 후 상황을 서술해볼 생각도 있긴 합니다만, 일단은 개인적인 투표 결정도 고뇌중입니다. 나의 한 표가 당락을 결정짓는 불상사는 안 일어나야겠고 그럴 확률은 거의 0일 것입니다만 (사례로는 실제 있었습니다), 어쨌든 선거철이다 보니 정치적 담화들이 곧잘 눈에 들어오긴 하고 그것들을 보다보면 참 불쾌한 화법이나 내용들도 많이 마주하게 됩니다.

 

 돌아보면 근 몇 년 동안의 나는 선거가 있을 때마다 선택에 있어 많은 고민을 했고, 남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려 애썼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투표를 하는 건 축구 경기의 승패를 맞추는 것보다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정치적 오판들에서 배운 것들이 앞으로도 쓸 만할지는 또 모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위에 이야기한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역시나 가장 많이 보이는 건 철근 콘크리트들의 반민주성이라 해야겠습니다. 물론 그 중 강성 새누리 콘크리트를 스킵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대체로 그들은 심하게 비논리적이고 공포와 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진정시켜주는 게 우선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아닌 새누리 지지자들은 대체로 정치적 의견을 강하게 먼저 말하는 편이 아니라서, 의견이 다르더라도 딱히 부딪치거나 불편할 게 별로 없습니다. 때때로 의견이 다르고 감정이 고조되더라도, 그들은 그런 상황에 대체로 익숙하고 그만큼 금세 보다 논리적인 담화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됩니다. 온건한 새누리 지지자들은 대체로 민주당계 지지자들과 많이 싸워봤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주된 불편함의 문제는 떠민당 철근 콘크리트들에 있습니다. 그들은 새누리 강성 콘크리트들과는 달리 (그들은 공유하는, 온갖 신앙/교리 같은 전제조건이 수반된) 일련의 논리성이 있고 신념 및 선의를 담아 최선을 다해 반민주적인 썰을 풉니다. 그들의 절대적인 신앙은 이것입니다. ‘반새누리는 정의다.’ 이는 마치 유신론자들의 전능한 신이 존재한다.’ 같은 신앙과 같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줘야 하는 게 있다면 이것입니다. 새누리당에 각종 문제가 많다. 라는 명제는 참입니다. 그렇지만 그것과 반새누리는 정의다라는 명제 사이엔 충분한 논리적 연관성이 없습니다. 새누리에 대한 반대가 새누리당에 있는 많은 문제들로 인해 초래된 각종 국가/사회적 문제를 충분히 개선시키고, 그 부작용도 별로 없을 것과 같은 기대로 이어질 만한 근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보다 올바른 담화가 이루어지려면 소위 기대값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표를 받을 때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그것으로 인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은 어떠하며 그렇기에 어디에 투표하는 게 좋다는 식의 이야기 말입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놓고 이야기하면, 사실 나와 같은 사람이 판단하기엔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는 게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지난 국회만 놓고 봐도, 나는 민주-새민련 의원들이 새누리당 의원들 이상으로 좋지 못한 법안들을 통과시키는 데 앞장서 왔다고 판단합니다. 그들은 선심성 정책을 너무 많은 경우 남발하고 예산을 낭비했으며, 동시에 국가 예산 확보에는 너무나도 무신경하다 못해 심히 부도덕한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나 개인의 이익에도 새민련-떠민당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며, 전반적으로 마음에는 참 안 들지만 그나마 새누리당이 조금이라도 비교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떠민당 지지자들은 물론 기대값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모여서 신앙간증을 할 뿐이고, 나처럼 이것 저것 재보는 사람들에게 불편하고 무례하며 폭력적인 발언을 반복하고 있지요. 그러한 어리석음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말하지 않아도 충분할 것입니다. 지지자들의 성향은 정치집단의 행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들의 태도 또한 정치적 판단에 있어 고려해야 할 대상이 됩니다.

 

 한편으로 올바른 정당의 행보라는 면에서 볼 때,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좋지가 않습니다. 국민의당은 내부분열 중이니 뭐라 말할 게 없고요. 아무래도 마음에 드는 곳이 없으니 장고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어쨌든 고민중에 있으니, 본문 댓글에는 방문하시는 분들이 정당 홍보나 추천을 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내용이 터무니없거나 보편적 불쾌감을 유발할 만 하면 삭제 및 차단조치될 겁니다.

 

 

현 시점의 정치적 판단

정치 2016. 2. 26. 11:18 Posted by 해양장미

 이 블로그를 쭉 봐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이번 총선을 야당이 축출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로 이 무능하고 경쟁력 없으며 국민에게 도움 안 되는 야당이 사라지고, 권력의 공백지가 생기면 여당이 분열하고 더 나은 야당이 생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었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변수는 있었지만 이 시나리오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안철수는 분당해 나갔고, 문재인은 뒤로 빠져서 숨었으며 김무성 대표는 신중하고 영민했습니다.

 

 그런데 한순간에 이 모든 게 망쳐졌어요. 대통령과 친박이 주범입니다. 그들은 김무성 대표와 비박계를 핍박하고, 권력욕에 불타는 가운데 테러방지법 같은 악법을 밀어붙였습니다. 이에 역풍이 불고 있습니다. 필리버스터는 성공적으로 전개되고 있고, 모래알 같고 망해가던 야권은 어느 정도나마 뭉쳤습니다.

 

 일단 총선부터 이야기하자면, 야권이 이 정도로 뭉치면 여당은 압승하기가 힘듭니다. 야권은 지난 총선에서 통진당 표를 합치면 여권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접전 선거구마다 야당이 패하면서 의석은 여당이 더 가져갔습니다만, 당시 야권 지도부가 그런 멍청한 짓만 안 했어도 야당이 압승했을 선거였습니다. 어쨌든 야당은 본인들이 워낙 못하니까 쭉 망하고 있었던 거고, 그래도 나름대로의 잠재력은 가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밴댕이 소갈딱지 박근혜와 그 간사한 측근들은 잘 망해가던 야권이 부활할 기회를 줬습니다. 이번 사태로 야권 지지자는 잠재적인 사람들까지 다 뭉칠 거고, 누굴 찍을까 고민하던 중도층에게도 큰 영향을 줄 겁니다. 미친 짓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현 사태가 이번 총선에서 여권이 충분히 대승하지 못할 거의 유일한 경우의 수였습니다.

 

 국민의 당이 어떻게 나올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지지부진한데다 이번 테러방지법 사태에서도 영 점수를 못 따서, 야권 지지층의 결집이 이루어지면 여당은 개헌선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김무성 대표는 세가 약화됩니다. 박근혜와 친박은 아마 여기까지 계산하고 있을 겁니다. 내가 파악하기에, 박근혜는 새누리당이 대승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새누리당의 대승이 박근혜에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승하게 되면 김무성 대표가 용이 됩니다. 박근혜는 그런 사태보다는 김무성을 견제하고 진박을 내세우고 싶어한다고 판단합니다. 정말 치졸한 짓이지만 이미 우리는 김영삼과 노무현에게서 그런 모습을 봤었지요. 역사를 보면, 대통령의 치졸함이 정권교체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현실이 변한 만큼 나는 계산도 수정해야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은 망하지 않습니다. 설령 대패하더라도 이런 일을 겪은 이상 그들은 붕괴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어쨌든 국민이 친노야권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상황을 반길 수는 없지만, 그들이 결단과 신념과 자기희생으로 이룩한 일인 만큼 폄하할 수도 없습니다. 정당하고 정의로운 투사에게 박수를 쳐야 하는 건 시민의 의무입니다.

 

 그리고 결과가 나와 봐야 하겠으나, 어쨌든 이번 사태로 김무성 대표의 기가 꺾이고 친박이 우세하게 된다면 사실 단기적으로 새누리당이 잘 될 일은 없습니다. 대통령의 권력은 영원할 수 없고, 새누리당의 내부불만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강해질 것입니다. 김무성 대표는 지금껏 내부갈등을 어느 정도 무마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머잖아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새누리당의 미래는 상대적으로 불투명해졌고, 대한민국의 정치적 미래도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아직은 총선까지 시간이 있고, 그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대승할 가장 좋은 기회를 잃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박근혜의 책임입니다. 나의 정치적 판단 역시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 같습니다.


 지난 대선부터 이번 정권에 이르기까지, 국정원은 많은 잘못을 저질러왔습니다. 잘 알려진 선거개입은 물론, 애먼 사람을 간첩으로 조작하기까지 했지요.

 

 테러방지법은 그런 국정원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악법입니다. 이미 안보를 위한 규정과 조직이 잘 갖춰진 현실에서, 이와 같은 테러방지법을 제정하겠다고 밀어붙이는 건 순수하고 정의로운 의도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정부와 여당의 테러방지법 추진은 많은 것들을 초법적으로 그들의 입맛에 맞게 통제하겠다는 움직임입니다. 이는 강한 비판을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나는 근래 어지간해서는 야당의 투쟁에 찬성하지 않았으나, 이번만큼은 한국의 자유와 정의를 위해 야당의 반대운동에 찬성합니다.

 

 그들이 장외투쟁이 아닌 국회 내 투쟁을 하기로 결정한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야당은 야당답게, 국회에서 싸워야 합니다. 이번에는 그들이 승리하기를 응원합니다.

 

 

현 시점의 군사적 긴장관계에 대한 이야기

정치 2016. 2. 18. 11:28 Posted by 해양장미

 이런 사태 자체는 오래 전부터 많은 부분 예견되어 왔고, 모든 선택들 역시 일종의 시나리오처럼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조선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고, 그들이 수소폭탄과 대륙간 탄도탄을 손에 넣는 건 시간문제인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배경을 조금 이야기하자면 북조선은 대한민국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평해전과 박왕자씨 피살, 천안함 폭침, 기습포격 등의 비상식적인 군사적 공격행위를 반복해왔고, 그 때마다 대한민국은 국제적인 상식 이상으로 인내해 왔습니다. 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여러 번 증명되었습니다.

 

 한편으로 오바마 정권에게 저런 북조선을 통제할 효율적인 수단은 없었고, 대한민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을 그나마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였는데, 그들은 북조선을 고사시키자는 한국과 미국의 제안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이는 각국의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충분히 민주화되지 않은 중국과 러시아의 체제 특성과 오판 탓도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결국 이번 북조선 로켓 발사로 미국은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할 명분을 얻었습니다. 한국은 지금껏 미군에 많은 걸 요구해왔고, 사드 배치 요구도 거절해 왔습니다. 좌파들이야 종종 주한미군 철수까지 외칩니다만, 그 뒤에는 NL이 있다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실제 주한미군은 미국에 꽤 손해와 부담을 안겨주는 면이 있어서 샌더스건 트럼프건 감축하거나 돈을 더 받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의 (자비를 들인) 사드배치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없습니다.

 

 중국이 사드에 불쾌해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들의 협박 및 모욕성 발언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지금껏 한국은 중국을 배려해오고 우호적으로 지내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만, 중국은 한국을 위해 군사적 긴장관계 문제에서 뭔가 해준 게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위상과 존엄을 모욕하는 발언을 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의 소속감이 있는 한국인이라면 중국에 불쾌감과 분노를 느끼는 게 정상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서 중국보다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앞세우는 사람이 많이 보이는데, 나는 그들이 애국심 또는 대한민국에 대한 소속감이 전무하거나 겁쟁이거나 정치적 권력욕이 지나치게 앞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애국심이나 국가에 대한 소속감이 전혀 없을 수도 있고 겁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사람은 국가와 국군에 많은 것을 요구할 자격은 없습니다.

 

 한편으로 중국의 어리석음도 비판해야겠습니다. 냉전 시기 북조선은 중국에게 이를 시리게 하지 않는 입술일 수 있었지만, 지금의 북조선은 뽑아버려야 하는 썩은 이에 불과합니다. 만일 중국이 민주적인 국가였다면 북조선에 이만큼 미련을 두지 않았을 겁니다. 가뜩이나 현재 중국은 온갖 악재 앞에 있는데, 그들이 괜찮은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중국은 군사적 문제에서 북조선을 품고 손해를 보느냐, 북조선을 버리고 한미와의 관계에서 이익을 보느냐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더 나아가 중국의 패권적인 속내가 문제입니다. 중국이 미국과 진짜 우방으로 지낼 수 있다면, 사드를 배치하는 건 별로 문제될 게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중국은 주제넘게 패권을 쥐고 싶어 하고 있고, 그것이 북조선 정책을 만드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냉전이 끝났음에도 아직 냉전적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그들이 사드를 진짜로 막고 싶었다면 북조선 봉쇄에라도 제대로 동참을 했어야 합니다. 아니면 통제를 하던가요.

 

 이제 많은 불확정성이 줄어들었습니다. 한국도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한국은 지금껏 잠재적 적대국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의 요구에 따라 핵무장은 물론 장거리 미사일의 보유도 포기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젠 보다 강력한 무장을 고려해야합니다.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북조선의 핵무장을 막지 못했습니다. 국제 사회는 한국의 핵무장을 막을 더 이상의 충분한 명분이 없습니다.

 

 개성공단 폐쇄 역시 북조선 경제봉쇄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생각합니다. 미국 등 동맹국의 요구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다만 입주기업들의 피해 등을 고려한다면 절차적인 문제는 있었습니다. 새누리당 세력과 그 지지자들도 강경한 대북정책에 환호를 앞세우기보다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대한 동정과 우려를 먼저 표명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위에도 조금 이야기했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이는 야당과 야당 지지자들의 반응은 말할 가치도 없습니다. 특히 문재인측의 현실 인식과 주장은 꽤 우려스럽습니다. 그는 지나치게 친북성향이고, 낭만적 평화주의자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는 지난 2012년 단일화 토론에서도 북조선과의 선 협약 후 개방을 주장하는 안철수에게 그런 방식은 이명박과 같다는 식으로 강경한 공격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야권 세력은 현재의 군사적 긴장관계를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해야합니다. 이미 한국 주도의 대화와 타협으로 북조선의 핵무장과 미사일 개발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군사적인 계획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전제로 구성할 수 없습니다. 가장 나쁜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군사적인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박근혜 정권의 친중외교가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는 식의 조롱도 속없는 말입니다. 그 동안 중국에 우호적인 언행을 해오지 않았다면, 현 상황은 더욱 험악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한미연합군은 지금만큼의 명분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을 응원합니다.

정치 2016. 2. 13. 12:45 Posted by 해양장미

 투표권은 없지만, 8년 전 미 대선에서 나는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중 누구를 응원할까 고민했었습니다. 그때도 힐러리 클린턴은 좋은 후보였고, 지금도 좋은 후보입니다. 버락 오바마가 충분히 좋은 대통령이었던 만큼 힐러리 클린턴도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때에 비해 지금 미 대선은 좋지 않은 후보들이 화제에 올라 있습니다. 일단 핫한 버니 샌더스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미합중국 국민들이 그를 선택하는 어리석은 행위를 하지 않길 바랍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게 낫겠습니다. 샌더스에게 관심이 없었는데, 그가 하는 이야기들과 주장하는 바를 알아보고는 위험한 후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좌파들이 샌더스에게 기대를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샌더스는 달콤한 말을 잘 하지요. 그는 선의와 확신에 가득 차 있고, 방식도 신선하며 진정성이 있어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런 사람을 따르는 면이 있지요. 그렇지만 선의와 진심이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샌더스 같은 사회주의자의 최대 문제는 세상의 균형과 법칙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할 생각도 없고 심지어 무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마음만 가지고 세상을 바꾸려고 하지요. 그렇지만 그래서는 잘 될리가 없습니다.

 

 정치는 경제와 군사를 다룹니다. 이 두 가지의 제어, 사용, 관리는 인류 정치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인물은 경제와 군사에 대한 과학적이고 수준 높은 이해를 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군대는 둘째치더라도 경제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이해는 정말 심각한 수준입니다.

 

 오바마를 볼까요? 오바마 정부는 경제에 대한 이해가 훌륭한 편입니다. 그러니까 금융위기를 이겨내고, 유럽과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이 다 흔들리고 중동까지 힘든 와중에도 미국 경제는 선방하고 있는 거예요. 대단한 일이지요. 그렇지만 샌더스는 오바마와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샌더스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 해도 그의 권한이 얼마나 될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샌더스는 세계에서 미국이 만들고 지켜내고 있는 균형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샌더스가 그가 원하는 대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부채를 축소하려 시도하고, 금융 자본의 세율을 높이고 군을 감축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이고 노조 결성을 돕는다면, 미국인들은 단기적으로는 얻는 것도 있겠지만 세계는 혼란과 분쟁의 도가니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샌더스는 미국이 세계에서 담당하는 금융과 무역의 중심축 역할과 군사적 균형자 역할, 그리고 기축통화국의 역할을 모두 흔들어놓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해오던 역할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샌더스와 트럼프는 유사합니다. 다만 샌더스가 더 막무가내인 면이 있지요. 최소한 트럼프는 금융과 협상에는 능한 인물입니다. 중요한 건 샌더스 열풍과 트럼프 신드롬이 어쩌면 거의 같은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참으로 근시안적인 견해를 우선시하고 극단적인.

 

 나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합니다. 그는 국제 사회에서 미국이 수행하는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고, 정치적 경험도 많으며 색깔도 괜찮습니다. 버니 샌더스가 가진 문화적 진보성이나 정치적 올바름은 힐러리 클린턴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오바마가 그랬듯 빈곤층을 지원하고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라 기대합니다. 수많은 인재들도 함께하고 있는 만큼 미합중국 시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랍니다.

 

 만일 샌더스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다면,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겁니다. 물론 그럴 경우 가급적 도널드 트럼프는 아니길 바랍니다. 샌더스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그다지 호감 가는 인물이 아니거든요. 미 대선이 토끼와 오리의 대결 같은 구도가 된다면 참으로 불명예스러운 역사가 될 겁니다.

 


깨시스트들이 파시스틱한 이유에 대하여

정치 2016. 1. 22. 17:57 Posted by 해양장미

 사람들은 파시즘에 대해 여러 가지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파시즘은 좌파의 한 대표적인 갈래이자 계보입니다. 한 때 파시즘은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었고, 그렇기에 몇몇 국가에서 주류가 될 수 있었습니다. fasi라는 언어의 뜻은 단결이라는 뜻입니다. 좌파가 근래에도 자주 하는 말이지요. 그 말을 이탈리아어로 쓰면 파시가 됩니다.

 

 20세기 중반까지 전성기였던 파시즘은 세계대전 끝에 불명예스레 끝났고, 이후 좌파의 주류는 소비에트를 중심으로 한 공산권 세력이 됩니다. 그렇지만 20세기 후반에 공산권은 무너졌지요. 좌파의 한 후계인 사민주의자들은 실질적으로 자유 세력의 이질적인 분파가 되었고, 그들 중 온건한 부류는 사회적 자유주의 계열로 편입되었습니다.

 

 공산주의가 틀렸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된 시점에서, 좌파의 주류는 점차 파시스틱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도 공산주의적인 좌파는 꽤 있습니다만, 이젠 그들이 주류가 아닙니다. 일단 현 시점에서 한국 좌파의 주류는 깨시스트들입니다.

 

 이번 글에서 나는 파시스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이야기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다시피, 깨시민들은 어쨌든 많은 경우 선한 동기를 가지고 정치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또 어쨌든 그들은 본인들 스스로는 정의롭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남들이 보기엔 미쳐있지만 말이지요.

 

 그들이 그렇게 이상한 이유를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들은 세상의 온갖 문제와 부조리가 주로 기득권의 사악함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 부족, 그리고 각종 기득권 답합과 게으름 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꿔 말하면 선한사람이 강인한 의지를 가지고 정의로운 권력을 행사하면 세상의 온갖 문제가 정말 많이, 기적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기대를 품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파시즘의 본질입니다. 파시스트들은 딱히 크게 이상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20세기 이탈리아, 프랑스, 도이칠란트, 로므니아 등지에서도 그랬고 지금 한국에서도 그렇습니다. 그저 그들은 민주정 위에서 민주정을 전복하려는 철인정치론자 또는 수호자주의(가디언쉽)자일 뿐이며, 본성이 사악하다기보다는 멍청하고 광신적이 되기 쉬운 부류일 뿐입니다. 물론 진짜 악당들 이상으로 이런 친구들이 많이 위험하긴 하지요.

 

 파시스트들은 위에 이야기한 바와 같이 선악에 집착합니다. 선악을 매사에 구분하려고 하는 성향이 강하지요. 물론 자신들이 선입니다. 실제로 선악을 나누거나 판단하기 애매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내 편이 선이 됩니다. 인류의 원시적 선악구분법이지요.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영도자가 무슨 일을 해도, 그것이 선한 동기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악행을 해도 본심은 선할 것이며, 선한 큰일을 이루기 위해 작은 악을 행했다는 식이 되는 것이지요. 사실 엄밀히 말하면 파시스트들에게는 선악을 구분할 능력이 없습니다. 선악을 성찰하고 구분할 정도가 되면 파시스트가 되지 않아요. 선악을 성찰하고 구분하는 건 통념보다 훨씬,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때때로는.

 

 그리고 또 파시스트들은 위에 이야기한 이유로 권력에 집착합니다. 이들의 사고 구조는 기본적으로 선한사람이 권력을 잡고 모든 걸 개혁해야 한다는 식이거든요. 권력 없이는 개혁이 안 될 테니까요.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영도자가 권력을 잡는 것을 돕는 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들의 세계관에서 자신들은 선이고, 선한 영도자가 권력을 잡는 것도 선이기에 그것을 방해하고 막는 건 악이 됩니다. 이게 외부인들이 보기엔 정말 말도 안 되고 미친 짓이지만, 본인들에게는 정당하며 논리적인 행위입니다.

 

 사람의 믿음과 상상은 가시적이고 뚜렷하며 강하기까지 한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명료한 한 예로 상상임신을 들 수 있지요. 상상임신은 (본인의 인식 상) 가임기인 여성이 스스로 임신했다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상상임신이 되면 실제 임신처럼 월경이 멈추고, 입덧이 생기고, 유방 및 유륜이 변화하고, 아랫배도 부풀어 오를 수 있습니다. 진통과 태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실제 임신하고 똑같은 거의 모든 현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저 초음파로 찍어보면 태아가 안 보일 뿐이지요. 임신테스트기에도 음성이 뜨고요. 실제로 기기 없던 옛날에는 의사들도 상상임신과 실제 임신을 잘 구분 못하곤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사람이 아니라 인류의 동반자 개들도 상상임신을 하곤 합니다.

 

 파시스트들 역시 상상임신처럼 강한 믿음 아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들만이 선하고 옳고, 그렇기에 자신들이 꼭 권력을 쟁취해야만 이 세상을 바람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그런 믿음 말이지요. 물론 그것은 망상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망상에 근거하여 온갖 사악한 짓들을 서슴잖게 됩니다.

 

 이들 중 심각한 경우는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것과 같아서, 치유가 거의 어렵습니다.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들은 대체로 의존할 만한 걸 찾기 마련입니다. 파시즘은 열광적인 종교와 같기에 많은 사람들을 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잖은 깨시스트들의 착각은 단순한 어리석음과 무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시간을 두고 진실을 깨닫게 하면 파시스틱한 언행을 그만둘 가능성이 있지요. 일단 그들은 세상의 여러 가지 현상이나 문제들이 실제로는 매우 복합적이며, 선악을 판단하는 것은 많은 경우 어렵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어려울 때가 많다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사회에 관심을 가지려는 사람들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고, 정부의 의도를 시민들은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을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한 시민의 반발이 많을 정책을 정부가 반복해 밀어붙일 경우, 그 시도는 실패율이 매우 높을 뿐더러 정부가 힘을 앞세워 강행하려 들면 독재가 되기 쉽다는 것 또한 이해해야 합니다. 파시스트들이, 그리고 더 나아가 대부분의 좌파들이 결국 독재를 지향하게 되는 건 이런 세상의 복잡성이나 각자 다른 입장, 판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떠민당이나 정의당 등의 공식적인 논평이나 정책, 그리고 대표 정치인들의 발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현실을 개선할 만한 설득력 있는 방안을 내놓지 못합니다. 현실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내 방식대로 하면 잘 될 것 같은 거지요. 마치 많은 초보 게이머들이 각 종목의 정석에 대한 이해 없이, 내 방식대로 하면 잘 될거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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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 사퇴에 대하여

정치 2016. 1. 20. 16:38 Posted by 해양장미

 혹시 이렇게까지 할까 싶었는데, 역시나 이렇게까지 하는군요.

 

 문재인에게는 그나마 비교적 명예롭게, 책임을 지는 통합의 자세로 물러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때마다 그는 버텼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탈당하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탈당할 사람 웬만큼 다 하고 나니 뜬금 김종인을 영입해 상석에 앉히고는 대표에서 물러나겠답니다. 이는 그야말로 무책임한 책임회피의 태도이자, 비겁한 권모술수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문재인에게 실망할 건 없습니다. 그는 단 한 번도 책임이라는 걸 제대로 져 본 적이 없는 정치인이고, 철저히 권력만을 추구해왔으니까요. 이제 떠민당의 총선은 그가 설계하고 짜놓은 판에서 굴러가겠지만, 그는 제대로 책임지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그가 노리는 건 대통령일 테고요. 결국 그가 지금 물러나는 건 예견된 총선 패배에서 살아남기 위함일 겁니다.

 

 한편으로 문재인의 대표 사퇴는 이제 떠민당의 비주류 정리 및 패권 잡기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갑작스럽게 김종인 같은 외부 인사에게 당의 상석을 맡길 수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이상돈은 안 되고 김종인은 되는 이유. 그리고 안철수의 비대위 안은 거부했으나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뻔합니다. 현재 떠민당과 문재인의 행보는 제대로 된 정당, 제대로 된 당대표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지요. 굳이 정당이 아니라도 어떤 집단에서건 마찬가지입니다. 기득권이 걸린 집단이면 말입니다.

 

 제가 지금껏 봐 온 정치인 중 문재인은 질이 가장 나쁜 편에 해당합니다. 정직함과 일관성, 신뢰라고는 전혀 없고 오직 꼼수와 권력 추구, 무책임함만 가득하고 멍청합니다. 심지어 일도 못합니다. 그는 이번 국회의원들 중 입법 활동에 있어 단독 꼴찌입니다. 본인의 지역구 재선 가능성도 매우 낮으며, 소위 떠민당 혁신안에 의하면 본인이 가장 먼저 혁신되어야 할 입장이기도 합니다. 물론 정책에 대해, 또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이야기를 할 때면 차마 들어주기 힘든 일자무식함에 고개를 가로젓게 되기도 하지요.

 

 한편으로 총선에서 지면 사실상 정계은퇴하겠다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도 하고 있던데, 워낙 말바꾸기에 능한 분이라 전혀 신뢰가 안 갑니다. 특히 자연스럽게 정계은퇴될 것이다.’ 같은 식으로 애매모호하게 표현하는 경우는 거의 진짜 자의로 정계은퇴하는 경우는 없지요.

 

 

박근혜정부 3년차 평가

정치 2015. 12. 29. 20:30 Posted by 해양장미

 박근혜정부에게 올해는 도약할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임기의 딱 중간에 해당하는 년차면서 보궐을 제외한 선거가 없고, 마침 야당대표도 강성이었던 김한길에서 협상하기 편한 상대인 문재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정윤회 사건과 성완종 게이트 및 메르스에 대한 안일하고 허둥대는 대처로 인해 국정의 너무 많은 동력을 잃고 맙니다. 유승민에게는 보기 안좋을 만큼 강압적으로 행동했고, 부동산/대출 정책은 너무 심한 자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또한 정부는 국회 압박을 위해 비관적인 전망을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행동입니다. 설령 법안 통과가 중요할지언정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희망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정부는 국민을 협박하고 겁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런 면들을 볼 때 이번 정부는 심하게 수준 이하입니다.

 

 사실 박근혜정부의 정책은 비교적 학술적으로 합당한 것이 많고, 실제 외교적이거나 수치적인 업적도 만들고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합리적인 각종 정책들 또한 국민들의 지지와 안도, 연대가 있어야 효과가 큰 법입니다.

 

 이는 의료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의료인은 환자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제 경과도 좋습니다. 같은 처방을 하더라도 환자가 의료인을 불신한다면, 그 치료 결과는 신뢰할 때보다 실제로 나쁩니다. 반대로 아무런 합리적인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환자의 신뢰만 얻을 수 있으면 병을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굿이나 주술, 민간요법, 각종 종교행위 등은 그 불합리성과는 무관하게 실제로 질환을 곧잘 개선시키곤 합니다.

 

 심리는 의료 이상으로 경제사회 문제에서 큰 영향을 발휘합니다. 정부의 정책은 실제 시장과 사회에 매우 제한적인 영향만을 행사합니다. 그렇기에 정부는 시민들의 마음을 얻으려 애써야 합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는 자신에 대한 지지층 외에 다른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생각이 과연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정도입니다. 물론 스스로의 지지기반마저 붕괴시켰던 노무현, 이명박에 비하면 박근혜가 낫다 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최소한 이명박은 나름대로 다른 시민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시도를 포기하지는 않았었습니다. 나는 이명박을 매우 싫어했었지만 그런 모습은 조금씩 좋게 받아들였고 결국 싫은 감정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었습니다. 그는 천박하고 후안무치했지만 인간미는 있었지요.

 

 박근혜정부가 과연 이런 단점들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대통령 개인의 단점이 정부 운영상의 단점이 된 것이 아닐까 의심중입니다. 박근혜는 아무래도 친구가 없을 타입인 것 같거든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지요.

 

 한편으로 올해 박근혜 대통령은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일 때가 많았고, 실제 쓰러졌다는 소식도 한 번 전해져왔고 김영삼 장례 때도 비슷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건강이 나쁘다는 것은 좋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더구나 그는 영부군이 없는 만큼 각종 부담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새해엔 대통령의 건강만큼은 충분히 회복되면 좋겠습니다.

 


새민련 개명 소식

정치 2015. 12. 28. 11:27 Posted by 해양장미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으로 개명했답니다.

 

 다섯 후보 중 설마 저건 안하겠지... 라고 생각했던 건데, 역시 설마는 곧잘 현실이 됩니다.

 

 그들이 정한 약칭은 더민주당인데, 4글자 약칭은 사람들이 잘 안 불러줍니다. ‘더민당이나 더불당’, 아니면 그냥 민주당소리 듣겠지요. ‘떠민당이나 ‘(불민당=>)불만당소리도 나올 것 같습니다. 다 불어 터진 민주당이니 이런 변형도 얼마든지 가능. 나는 일단 앞으로 떠민당으로 불러보겠습니다.

 

 손혜원은 민주소나무당을 밀고 싶어 했던 것 같은데, 역시나 탈락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게 개인적으론 더불어민주당보단 나았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새민련은 2년 못 채우고 끝났습니다. 이름의 질에 비하면 오래 간 편이긴 합니다만, 한심한 건 사실입니다. 떠민당은 몇 년이나 갈까요? 1년도 못 갈지도 모릅니다. 이름을 지을 때는 오래 쓸 이름을 짓는 게 좋습니다.

 

 떠민당의 앞날에 어두움과 흐림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