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이야기해온 건데, 박원순은 진정한 사고뭉치입니다. 그가 사고치고 다니는 걸 보면 광역자치단체장으로는 할 수 있는 거진 최대치의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저기 홍준표도 박원순에 비하면 제 보기엔 밀립니다.

 

 그는 이번 달 초 양천구에 쓰레기 500톤을 쌓아놓는 만행을 저지르더니, 도로교통 혐오자답게 결국 9호선 대란을 발생시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깨시민 파시스트들이 박원순 변호하는 걸 보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만, 이미지뿐인 정치인을 뽑은 대가는 결국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9호선은 이미 예~전부터 콩나물 시루였습니다. 계획보다 운임이 낮았기 때문에 사람이 더 몰려들었지요. 공항철도 운임일원화 시점부터는 대한민국 공식 넘버원 지옥철이 되었고요. 그런데 박원순은 그렇게 낮은 운임을 강제하고 맥쿼리와 싸우면서도 9호선 증차에는 제대로 열의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질적으로 서울시민에 큰 손해를 가져다주는 재구조화만 했지, 시민을 위한 준비에는 진지한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뻔히 이런 사태가 빚어질 건 예상되었는데 말입니다. 지금 서울시가 대응이라고 하는 것 중 하나가, 5대 혼잡 역에 구급차를 가져다두는 겁니다. 정말 멋진 해결책이죠. 증차는 내년 9월에나 된답니다.

 

 박원순의 이런 어이없는 행태는 한두 군데에서 발견되는 게 아닙니다. 근래엔 서울역 고가, 광화문 앞 도로도 없애버린다고 밀어붙이고 있지요. 작년엔 지하철 사고 났고, 안전에 쓰는 예산 줄인 것도 드러났고요. 그와 같은 정치인을 뽑으면 시민이 고생합니다. 심지어 그는 서울시내 도로 폭을 좁히자고까지 주장했었지요. , 그리고 맥쿼리랑 싸우면서 운임 가지고 온갖 착한 척은 다하더니만 이젠 또 운임 대폭 올리겠다네요? 깨시민 파시스트들은 평소엔 운임 조금만 올려도 입에 버블보블 물더니, 박원순이 올리니 착한 요금인상이라는 식으로 변호를 해주고 있고요. 정말 웃기지도 않아요.

 

 시민들도 바보는 아닙니다. 이런 짓이 누적되니 한때 1위 달리던 박원순 차기 대통령 지지율은 뚜렷한 하향세입니다. 사실 서울시장도 되지 않아야 했던 인물이지요.

 

 그러니 이 모든 게 오세훈, 정몽준 탓입니다. 오세훈이 그 바보짓만 안 했어도, 안철수가 양보만 안했어도, 정몽준과 그의 아들이 그런 멍청한 짓만 안 했어도 이런 사단은 안 났습니다.

 

 물론 9호선은 당연히 서울시민만 타는 게 아닙니다. 주변 다른 도시민들에게까지 민폐인거죠. 그리고 아직 9호선의 진짜 헬게이트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20173단계 개통되고, 마곡지구가 개발되고, 2018년에 김포도시철도가 완공되면 정말 끝내줄 겁니다. 과연 박원순이 그때를 위해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요?

 

 박원순의 후임 시장은 아마 적잖은 고생을 해야 할 겁니다. 박원순이 해온 정치쇼 같은 거 말고, 진짜 고생을 해야 할 거예요.

 

문비어천가를 부르는 전근대적인 새민련

정치 2015. 3. 20. 22:44 Posted by 해양장미

 보다보다 너무 심해서 짧게 몇 마디 합니다. 별로 자세히 하고 싶은 이야기까진 아니에요.

 

 근래 문재인이나 새민련이 경제 경제하면서 현 정부를 공격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게 보이는데... 구체적으로 하는 이야기들을 보면 한 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전부터 쭉 이야기한 거지만 문재인은 물론 새민련 전체가 경제의 자도 모르는 수준입니다. 새민련에 붙어 있는 경제학자들이요? 그 사람들은 쉬운 말로 대략 학계에서 인정 못 받는 사람들이에요. 특히 거시경제쪽에서 새민련의 입장은 심각한 문제투성이인데, 좀 진지하게 말해 아예 기초가 없습니다.

 

 실제 새민련 싱크탱크 민주정책연구소에서 나오는 것들을 보면 정말 헛웃음도 안 나와요. 너무 수준 이하라서, 이런 집단이 진지하게 권력을 노릴 수 있다는 게 참 우려스럽습니다. 이들은 아예 현실성을 고려할 무언가가 안 되는 걸로 보여요. 구체적으로 어떤 식의 이야기를 하는지 간단히 예를 들자면, 근로자는 감세(!)하고 공공부채는 확 줄이고(!), 복지는 늘리자는(!)... 무슨 오병이어의 기적 같은 말씀을 합니다... 혹시 허경영 세 번 외치면서 간절히 기도하면 이루어지려나요?

 

 이런 와중에 문재인의 경제 학습 능력은 노무현의 2배라는 문비어천가까지 나옵니다. (관련기사) 역시나 광적이기 그지없는 열성 종교집단다운 모습인것 같아요. 타락이 심해지니 이젠 노무현까지 깎아내리는 걸까요? 북조선도 김정은의 학습 능력은 김일성의 2!’ 같은 엄청난 소리는 못 합니다.

 

 암만 봐도 새민련은 참 다채로운 전근대성을 갖춘 것 같아요. 문재인 같은 정치 초짜를 왕좌에 추대하고는, 참 기묘한 방식으로 인의 장막을 치고 아부를 합니다. 다분히 전근대적인 행태죠. 왜 이런 상황이 빚어지는지 알 만한 사람은 대략 압니다. 또한 이견을 용납하지 않고, 주류학문을 배격하며 반지성적 비주류 클럽을 만드는 것 역시 그렇습니다. 이들의 정치적 행태는 국가 설립 이전 부족연맹체를 연상시키는 면이 많습니다. 제정분리가 안 된 듯한 모습부터 말이지요.

 

 문재인이 경제에 관심을 가지는 건 물론 좋습니다. 그러나 문재인은 정상적인 환경에 처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가 학습하는 모든 자료는 거의 중립성도 없고 주류도 아닐 겁니다. 엉터리를 멋지게 학습해봐야 멋진 엉터리가 될 뿐이고요.

 

 만약 문재인이 진지하게 경제를 알고 싶으면 현재까지의 모든 관념과 사고방식을 다 내려놓고, 아예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합니다. 그러고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지요. 그렇지만 문재인은 그럴 수 있는 입장의 인물이 아니고, 그럴 만한 자질도 없을 겁니다. 그가 충분히 영민했다면 애초에 현재의 모습이 아니었겠지요.

 

 노무현은 마이너였기에 집권 후 주류로 인정받고자 많은 무리수를 뒀었습니다. 다만 그는 그래도 마이너를 탈출하려는 의지는 있었어요. 그런데 근래의 새민련은 좀 다릅니다. 문재인은 노무현 정부의 실패 좀 원인을 엉뚱한 데서 찾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일차적으로는 본인의 부덕함부터 돌아봐야하겠지만요.

 

 근래 개인적으로도 차기 정권교체 가능성을 기존에 비해 살짝 상향조정하고 있긴 합니다. 그리고 이건 비관적인 미래전망이지요.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킬 수는 없어요. 그러니 착실하게 준비하고 실행해야 하는 게 정치인데, 새민련은 정말 착실함과는 담을 쌓은 곳이란 말이지요.

 온라인상에는 평균 연령대 탓인지 상징조작 탓인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노무현은 김대중 정권 당시 결코 수면 밑 후보가 아니었습니다.

 

 노무현은 199711, 국민회의에 입당하고 바로 부총재직에 오릅니다. 사실 그 이전 노무현은 통합민주당에 남아 김대중의 정계복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부산시장과 종로구 의원에 도전하였지만 낙선하였습니다. 그리고 1996년에는 국민통합추진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97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까지 했었으나, 내부의 반발로 무산된 후 결국 국민회의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시기에 노무현은 이미 명망 있는 정치인이었습니다. 실제 199910월 차기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노무현은 이인제, 이회창의 뒤를 이어 3위의 지지도를 가진 후보였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노무현은 대략 현 시점 기준 적어도 김무성, 김문수 정도 비중은 있는 후보였다는 것이지요. 그가 대통령이 된 건 그리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었고, 굳이 특별하게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정권교체를 한 것도 아니고, 이미 대선 3년 전에 지지율 3위를 달리던 여당 내 네임드 후보이자 부총재직을 맡은 인물이었으니까요.

 

 그는 이름 없는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대통령이 될 만한 후보 중 한 명이었고, 결국 대통령이 되었을 뿐입니다. 그가 대통령이 된 게 딱히 기적적이거나 이례적인 일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본문을 작성하는 이유는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을 기적적이거나 이례적인 일로 포장하고, 그 상징조작을 통해 노무현을 신격화하는 언행들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신화란 대체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노무현은 기적을 보여준 적이 없지요.

 

 

조선일보는 어떻게 대중을 기만하는가?

정치 2015. 2. 20. 17:07 Posted by 해양장미

 몇몇 커뮤니티들에서도 회자되고 있는 것 같은데, 조선일보에서 ‘19대 국회 이념분석이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해당 기사를 링크합니다. 세 기사로 나뉘어 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2/18/2015021800214.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2/18/2015021800208.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2/18/2015021800220.htm

 

 그런데 저로서는 이 기사를 보자마자 분석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양당의 이념차는 저렇게 크지도, 분명하지도 않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조사하면 저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건가 싶었지요.

 

 조금 보니 조사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의원 多數 찬성한 법안에 찬성했다면 '保守 점수' 부여의 방식을 썼다고 두 번째 링크의 시작부분에 적혀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새누리당 의원 다수가 찬성한 법안은 그 내용과 무관하게 보수점수가 올라가도록 계산되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방식은 역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찬성한 법안에 찬성을 안 할수록 진보로 나오고, 새누리당의 당론 및 경향을 따를수록 보수로 나오는 분석입니다. 역시나 조선일보답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기사 및 이에 대한 커뮤니티들의 반응을 보니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일단 이 기사는 프레임 및 해석부터가 문제입니다. 새누리당 당론 = 보수이념이라는 전제부터가 틀렸습니다. 새누리당이 무슨 보수이념의 화신이라도 되나요? 당의 평균 성향을 보수이념으로 규정한 것부터 문제가 많은 겁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기만당합니다.

 

 전제가 잘못되었으니 그 반대 - 즉 진보성향에 대한 분석 - 도 어이없는 결과가 나옵니다. 새누리당의 주장에 반대할수록 진보입니까? 이는 진보에 대한 모독과 왜곡입니다. 일단 새누리당이라고 진보적인 당론이 없는 게 아닙니다. 또한 진보는 안티질이 아닙니다. 주도적인 변화 이념은 진보여야 하고 보수는 그에 맞서 기존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되어야 본래의 뜻에 맞습니다. 한국의 속칭 진보가 전혀 진보답지 못한 건, 진보가 스스로 가치를 추구하는 게 아니고 안티질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본 분석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분석은 새누리에 비해 새민련이 덜 결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동시에 양당이 잘 화합하고 있지 못하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지요. 어떤 의원이 비교적 당론과 다른 방향의, 비교적 온건한 찬반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려줍니다. 그렇지만 그뿐입니다. 이 분석은 각 당이 어떤 이념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려주지 못합니다.

 

 원천적인 문제는 새누리와 새민련간의 이념 차이가 크지 않고, 둘을 보수와 진보로 명료하게 나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착한 FTA니 좌파 신자유주의니 이런 말들이 자꾸 나오는 건, 새민련이 본질적으로 이념이 없는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도 보수정당이라기엔 그다지 보수적이지 않고요. 그러니 본 기사와 같은 분석이 유효하려면 먼저 양 당의 이념 문제부터 정리가 되어야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에 연이은 현실적인 문제는 이 기사를 보는 사람들의 인식입니다. 본 기사는 결코 각 법안의 내용과, 그 내용이 사회에 주는 영향을 다루지 않고 그것을 은폐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념을 가지고 있는지 드러내지 않고, 본질을 오도하는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본 기사를 이념적으로받아들입니다. 분석의 본질에 대해서는 이해 없이 말입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보이는 해당 기사에 대한 발언들 또한 조사 방식에 대한 논란이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이런 기사에 기만당하기 쉬운지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커뮤니티에 저런 기사를 올리고, 보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기사엔 너무나도 무력하게 농락당한다는 것이지요.

 

 이런다고 제가 딱히 조선일보를 싫어한다거나 안티조선운동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조선일보가 찌라시 소리를 듣는다지만 사실 정치면 빼면 품질이 좋은 신문이거든요. 조선일보만 대중을 기만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다만 조중동은 찌라시!’를 외치던 사람들이 이런 간단한 기만에도 속아 넘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실소가 나오긴 해요.



 민주적이라는 건 규범적이거나 윤리적이라는 게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얼마나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읽고, 그걸 획득할 수 있느냐.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의견을 직관적으로 모아 침묵하는 다수의 숨은 욕구를 실현해주고 배려해줄 수 있느냐의 이야기입니다.

 

 이 면에서 깨시민 파시스트들과 그들이 지지하는 세력은 시끄러운 소수, 대체로 이들은 침묵하는 다수를 무시하는데다 상대적인 선민의식까지 가지다 보니 잘 될 리가 없습니다. 물론 새누리당도 크게 잘 하는 건 아닙니다만, 새민련보다야 낫지요. 최근의 현상을 보면 이런 게 잘 보입니다.

 

 일단 근래 바쁜 벌꿀여왕폐하께서 채 슬퍼할 새도 없이 지지율이 폭락중인데, 새누리당은 역시나 제법 유연하게 거리를 두며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번에 뜨고 있는 사람이 유승민 의원인데, 사실 유승민은 예전부터 굉장히 진보적인 정치성향을 드러내던 인물이어서 개인적으로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당 공식 컬러가 레드가 되니 유승민이 다 뜨네요. 사실 유승민이 문재인 같은 쪽보다는 백배 진보적인 인물입니다. 새민련 콘크리트들은 이 사태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해요.

 

 상대적으로 새민련은 개판 오 분 전도 아니고, 개판 오십년 후쯤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문재인의 격조 높은 비열함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는데, 그와 같이 어리석고 후안무치한 인물이 차기 대선후보 1위를 찍을 정도라니 참 안 좋은 시기는 안 좋은 시기 같습니다.

 




 

 문재인은 당대표 선거 토론회에 무려 이런 홍보자료를 게시하는 무쌍함을 과시합니다. 무슨 진짜 패왕색 패기라도 뿜어내는지, 저 역시 이걸 보자마자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 별로 새민련 선거에 큰 관심도 없는데 말입니다. - 물론 손석희는 이런 거 용납한 적 절대 없답니다. 항의 제대로 했다는데, 아마 소송이라도 들어가면 당연히 문재인측이 패소할 테고 만약 이 나라가 영미법을 채택했다면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거액을 물어야 할 겁니다. 이건 진짜 음식물 쓰레기를 넘어 고준위성 방사성 폐기물이나 세슘 소리 들어도 시원찮을 짓이에요. 토론회 홍보자료에 사회자와 콜라보라고 이런 화보를 만들다니. 하긴 지난 대선 때도 그는 그랬죠.

 

 여담입니다만 손석희씨나 JTBC가 중립적으로 보이고 싶다면 이 사안을 그냥 항의정도로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요. 딱히 중립적인 적도 없었고요.

 

 덤으로 새민련은 공식 제1야당이면서도 당대표 선거 하루 전에 전준위가 문재인측에 유리하게 (애매한 부분을) 유권해석해버리는기가 막힌 사건이 터졌습니다. 당연하게도 이건 룰변경이다!’ ‘아니다!’ 다툼이 일어났고, 수습 안 되니 법원에까지 가처분신청 들어갔더군요. 역시 날콩가루 클래스 어디 안 가요. 이러니까 제가 새민련은 아예 정당도 아니라고 이야기해온 거예요.

 

 아파트 동대표 선거만 해도 이딴 식으로 하면 싸움 납니다. 무슨 제1야당 선거가 이꼴이니, 진짜 이 정도면 주먹다짐은 물론 밤거리 칼부림까지 나도 이상할 건 없습니다. 거대권력을 다루는 살벌한 문제를 어린애 장난마냥 싹수 노오랗게 하면 사단이 안 날수가 없는 법이에요. 제가 새민련이 빨리 망해야 한다고 전부터 주장해왔던 건, 이런 정당 자격도 없는 탐욕의 화신들이 온갖 착한 척은 다해대면서 한국의 모든 개혁적 욕구를 아귀마냥 잡아먹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물론 깨시민 파시스트들과 당직자들은 이 와중에도 전성기 박지성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부지런히 뛰어다니면서 문재인 실드를 치고, 이견 제시자들을 몰아내려 애쓰고 있습니다. 보다 보면 깨시스트야말로 민주 사회의 진정한 악성 종양덩이들이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하긴 임성한 작가께서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명언을 남기셨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이제 새민련 파멸도 눈앞에 다가온 것 같습니다. 곧 문재인이 당대표가 될 텐데, 아마 금방 분해될 테지요. 이런 식으로 오만 곳에 적대감 만들면서 당권 잡아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가뜩이나 타 계파와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었는데, 비겁한 수까지 써대는데다 멍청하고 정치력도 낮으니 뭐가 될 리가 없지요. 문재인 말고 새민련에 카드가 없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문재인 쪽이 쉽게 권력을 내려놓을 리도 없으니, 남은 것은 분열과 멸망입니다.

 

 

 근래 인권헌장 사태도 있고, 북아현숲 사태도 있다 보니 박원순의 실체 없고 광적이던 인기도 한풀 꺾이는 감은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박원순은 여전히 차기대선후보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중이며, 그를 변호하는 (실드친다는 속어가 더 어감 상 어울리는 듯하기도 합니다.) 깨시민들이 제법 보이기도 합니다.

 

 말과 태도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 인권헌장을 억지로 막아버린 행태라거나 북아현숲을 불법적으로 개발한 사태 등은, 사실 저로서는 박원순이 원래 그런 사람인 건 잘 알고 있었기에 크게 실망할 건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그것을 둘러싼 시각과 그를 변호하는 사람들의 태도 및 심리입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서 박원순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역시나 가치보다는 진영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사실 지난 오랜 세월동안 쭉 강성 야권 옹호론자 및 실 야권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던 태도입니다. 여기엔 야권은 어쨌든 간에 선이라는 무조건적이고도 이분법적인 관념과 망상이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진영논리를 우선하는 깨시민들은 결코 가치를 중시하지 않습니다. 처음 그들이 새누리당(과 그들이 생각하는 그와 연관된 모든 범보수) 세력을 적대하게 된 데는 가치의 문제가 있을지 몰라도, 더 이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깨시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 편’, ‘니 편입니다. 내 편이 집권을 해야 우리 사회가 더 잘 된다는 종교적 광신이 강합니다. 그 내용에 대한 성찰은 물론 현저하게 부족하고요. 그러다보니 결국 야권 정치인들이 정의’, ‘자유’, ‘평등’, ‘행복’, ‘신뢰같은 보편적 가치를 어길 때도 광신적인 비호가 이어지게 됩니다. 그들이 주시하고 욕하는 상대편과 똑같아지는 것이지요.

 

 저는 한국정치 문제의 핵심이 정치철학적 가치가 아닌 권력을 과도하게 우선시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이는 소위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문제이며, ‘민주정 수립 이후의 성공 또는 실패문제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의 행복과 안녕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권력을 우선시하는 건 정치인들과 강경한 정치 지지자들이 똑같습니다. 특히 이 면에서 민주당계는 매우 큰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의로운 척 하다가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고, 권력 추구를 위해 국민의 권익을 등지는 게 워낙 일상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게도 이는 민주정의 실패를 불러옵니다. 당장 이번 인권헌장 사태만 봐도, 박원순 같이 형편없는 정치인의 권력욕 하나로 자유민주정의 자유주의적 가치와 민주적 절차 모두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박원순이 정의, 자유, 평등, 행복, 신뢰의 가치를 모두 어긴 것은 일단 이 사태의 전말을 아는, 상식적인 모두가 동의하리라 봅니다. 또한 박원순은 차별에 반대한다.’라는 세계인 모두의 보편적 가치를 고작 선언하는 절차마저도 자신의 권력을 활용하여 독단적, 독재적 판단에 의해 부당하게 무너뜨렸으며, 자신의 공약과 기존에 한 말마저도 아무렇지도 않게 뒤집어 버렸습니다. 이는 보편적이고 중요한 가치는 물론 민주적 절차마저 무너뜨린 것으로, 쉽게 표현하면 반민주적 독재행위를 한 것입니다.

 

 선출된 정치인은 국민의 정치적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자로, 그 위임받은 정치적 움직임을 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러한 인권 헌장에 동의하는 사람들 중 다수가 박원순을 찍었을 것입니다. 공약도 했고, 착한 척 워낙 한 박원순의 이미지도 있었으니까요. (물론 저처럼 그런 조작된 이미지와 거짓말에 속지 않은 사람도 소수 있긴 했습니다만.) 그런데 박원순은 자신의 미래 권력 획득을 위하여, 극단적인 일부 종교단체의 의견을 우선 수렴하여 독재를 행하였습니다. 이는 박원순을 지지했던 사람들을 배신한 것이며, 또 한 번의 대표적인 민주정 실패 사례로 활용해도 될 사건입니다.

 

 박원순이 저럴 수 있는 이유 역시 이야기해야 하겠습니다. 저럴 수 있는 건 저래도 깨시민 파시스트들은 지지해주고 변호를 해 주며 또 찍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걸핏하면 새누리 콘크리트를 운운하며 욕하지만, 그보다도 더욱 굳고 단단하며 악질인 콘크리트는 깨시민 콘크리트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일관적으로 자유민주정을 부정하며, ‘위대한 영웅과 함께 하는 대중 독재인 파시즘을 꿈꿉니다. 그들이 자신과 다른 의견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니고, 그들이 파시스트라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박원순은 그러한 파시즘 지도자로 매우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정치인에게 가치를 요구하고, 민주적 절차를 준수하길 요구해야합니다. 피 흘려 힘들게 세운 민주정은 지금까지 그다지 성공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앞으로 잘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유, 정의, 평등, 행복, 신뢰를 추구해야합니다. 고작 선언만을 하는 데도 이래서야 되나요. 광신 종교단체 하나 어쩌지 못하고, 독단적으로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인이 앞으로 무슨 대단한 좋은 일을 하겠습니까.



 근래 워낙 정부건 국회건 많은 잘못을 저질러서, 개인적으로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이걸 뭐라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문재인까지 나서서 워낙 애먼 소리를 해대는 바람에 일단은 문재인부터 좀 뭐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문재인이 경솔한 발언을 하고 다닌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문재인은 아직까지 차기 대선후보로 일정 이상 지지를 얻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인터넷에서는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입니다. 그렇기에 문재인의 발언은 파급효과가 꽤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어째 하고 다니는 발언마다 솔직히 수준 이하인 게 큰 문제지만요.

 

 여담입니다만 다른 대권후보 김무성이야 누가 봐도 막말을 하고 다니니 사람들이 혼동할 일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문재인은 정말 아닌 이야기를 얼핏 보기엔 그럴싸하게 하니 더더욱 큰 문제입니다.

 

 그럼 이번 문제의 발언을 살펴봅시다.

 

 문재인 "대통령, 다음 정부로 폭탄 넘기지 말라" (링크)


  아마 경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또는 제 블로그라도 쭉 보시고 내용에 어느 정도 동의해 오신 분이라면 저 발언이 얼마나 한심한지, 그리고 위험한지 금방 아실 겁니다.

 

 저건 사실 발언 수준 자체가 시작부터 답이 안 나옵니다. 현 정부가 시장만능주의라고 비판하고는, 연이어 빚을 권장하고 폭탄 돌리기 하고 있다는 말부터 시작하니까요. 심한 말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도대체 이게 이미 48%이나 득표한 대선후보였고 차기 경쟁력도 유지중인 인물이 할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다뤘습니다만, 간략하게 다시 한 번 설명해보지요. 시장을 방임하지 않는 정부는 경기가 위기라고 판단할 때, 그 개선을 위해 전통적인 방책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재정 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이것은 쉽게 이야기해서 정부가 지출을 늘리고, 그 지출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고 통화 유동성을 늘리는 것입니다.

 

 이 원리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려면 돈의 본질을 이해해야합니다. 돈은 실물이 아닙니다. 돈은 거래 과정에서 흘러 다니는 신용 그 자체에 가깝고, 우리가 쓰는 현금은 일종의 신용증서입니다. 만약 전쟁이나 소요사태 등으로 화폐의 뒤를 받쳐주는 신용이 붕괴한다면 당연히 현금도 단순한 종잇조각이나 금속 덩어리가 되고 맙니다.

 

 한편으로 경기가 나쁘다는 건 돈이 돌지 않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돈은 흘러 다닐수록 불어나고, 시장을 뜨겁게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들 돈을 안 쓰게 되면, 그것은 유동성이 없어지는 것이라 시장은 마비되고 경기는 후퇴합니다. 모두가 절약하면 모두가 망하는 게 자본주의입니다. 반대로 모두가 돈을 쓰면 모두가 돈을 법니다. 그래서 거시경제에선 통화량과 레버리지가 중요합니다.

 

 정부가 이율을 낮추고 대출한도도 낮추는 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사회주의자들이 소위 수정자본주의로 불러왔던 케인즈주의식 접근법입니다. 반대로 문재인 말마냥 불경기에 정부가 빚을 두려워하고 긴축을 하는 것은 방임주의식 접근법이지요. 문재인이야말로 워낙 경제에 대해 무식하다보니, 정부가 시장만능주의라고 비난하고는 본인이야말로 미 공화당 도덕주의 꼰대 같은 태도로 시장만능주의적인 발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짜 이 정도로 멍청하면 정치인 하면 안 됩니다. 지도자는 더더욱 절대 안 되고요.

 

 연이어 나오는 문재인의 발상 역시 도무지 대한민국 차기 지도자 후보가 발언할 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그는 근본적으로 사회를 어떻게 하면 진짜로 개선할 수 잇는지에 대한 아무런 성찰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 조금 설명해보겠습니다.

 

 문재인은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야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복지를 늘리자고 합니다. 이게 얼마나 어이없는 말인지 아십니까? 세상에 이미 중산층이면 평균 수준의 소득은 얻고 있는 것인데, 사실 복지를 늘리려면 중산층의 세금은 증세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한국 중산층은 PPP는 비슷하지만 세율은 높은 독일, 프랑스 중산층보다 실 구매력이 높은 게 현실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문재인은 부자감세만 철회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정치 지도자가 인터넷 깨시민들마냥 사실관계조차 왜곡하고 있으니 참 곤혹스럽습니다. 부자증세는 이미 2012년에 했습니다. 감세는 무슨. 사실 이번 정부는 부자증세했지만 문재인이 속했던 노무현 정부만 해도 부자를 포함해 전면적인 감세를 했었죠. 사실 증세를 하려면 경기가 과열되었던 노무현 정부 때 했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또한 단통법 찬성해놓고 통신비 인하 운운하는 건 솔직히 좋은 말 절대 안 나옵니다만 일단 그렇다 치고, 전월세 상한제에 대한 망상수준의 집착은 도무지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거 하면 망한다고 그리 현장 전문가들이 소리쳐도 저들은 오만하고 소통이 전혀 안되다 보니 지들이 다 맞는 줄 아나봅니다. 하긴 아무리 친서민 코스프레를 해도 원체 특권층이니 전월세로 고심해본 적이 없으실 테지요.

 

 더구나 환율문제에 대해 시작부터 언급해놓고, 그 환율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한마디 언급도 없습니다. 환율 경쟁에 나서려면 원화가치를 절하해야한다는 기본적인 건 어쩌나요? 그걸 위해 뭐부터 해야 하나요? 제발 아무 것도 모르면 가만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중간이라도 가야죠.

 

 사실 문재인이 저 정도로 문제 있는 발언을 하는 건 문재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새민련 전체, 더 나아가 새민련을 지지하는 세력 전체가 저런 엉터리 지적수준을 공유하고 있는 게 진짜 문제입니다. 싱크탱크도 제대로 없고, 새민련 편드는 인물들은 각 분야의 비주류들이 대다수고, 잘 모르는 자기 분야 외에까지 아는 척 심하게 하면서 꼰대기질, 운동권 기질, 파시스트 기질 발휘해가면서 답정너짓하고 반지성주의적으로 구는 사람이 넘쳐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문재인의 발언 수준이 야권의 수준입니다. 지적 기본조차 무시하는 저런 태도를 가진, 반지성주의적이고 깨시민 파시스트들을 등에 업은 지도자가 권력을 쥐어서는 안 됩니다.

 

 야권은 타락하고 부패한지 오래입니다. 그들은 새누리당과 적대적 공존을 이뤄가며 사회의 개혁적인 에너지를 좀먹고 있습니다. 이 면에서 야권은 새누리당보다 훨씬 나쁩니다. 혁신을 원하는 사람들은 어차피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문제는 실제로 수구화된 야권이 한국 사회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면 야권에 대한 창조적 파괴가 필요합니다. 비전 없이, 수준 이하의 선동을 일삼는 정치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과 비호를 이겨내야 합니다. 사회의 각 분야에서 어떤 게 더 나은 대안인지를 찾고, 그것을 이뤄줄 수 있는 정치인을 시민 사회가 발굴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 먼저 야권 지도자들의 무능과 부도덕함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강성 야권 및 깨시민 파시스트들의 큰 사상적 문제 중 하나로 사회갈등 자체가 불러오는 위험성을 간과하는 경향을 꼽고 싶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절대선의 위치에 놓고, 선한 자신들이 권력을 잡아야 만 한다고 규정하는 가운데 그것을 위한 모든 사회갈등은 민주주의는 본래 이런 것이다라는 식으로 합리화시킵니다.

 

 그들이 대한민국 정치판의 한 주류로 부상한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보여온 태도는 끊임없는 갈등의 촉발과 공격이었습니다. 그들이 모두를 공격하는 가운데 온건하고 이성적인 사람들은 침묵하게 되었고, 시민 사회와 언론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많은 것이 황폐화되었고, 황무지 위에 극단적인 반대세력이 출몰하였습니다. 갈등은 갈등을 부르고, 악은 악을 부릅니다. 세상에 서북청년당 재결성이라니, 강성 야권의 업적은 정말 대단합니다.

 

 돌이켜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을 해치려 한 자들도 용서하고, 사회 통합을 위해 애썼습니다. 노무현 정권이 자신의 세력에 칼을 꽂았을 때도 그는 용서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의 그러한 정신을 이은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굳이 말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서북청년단 재결성 같은 소리가 나오는 건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서북청년단은 역사적인 비극이라 할 만한 범죄 집단이고, 그런 집단이 부활하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기준에서 용인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민주적인 관점을 떠난 것입니다. 민주정체가 아니라 귀족정이나 왕정일지라도 그런 집단은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새누리당은 서북청년단의 재결성을 적극적으로 막고, 자유민주정체 국가의 집권여당으로서 품위를 지키고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꼬인 정국을 쉽게 돌파하기 위해 악의 손을 잡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저는 현재 새누리당이 제정신과 균형 감각을 상실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서북청년단을 결성하려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그 배후에 새누리당 차원의 지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뭘 만들고 뭘 어째도 어지간해서는 별 사고는 못 치겠지만, 결코 현명한 방식이 아닙니다.

 

 만일 서북청년단 같은 게 진짜로 활동하면 강성 야권과 깨시민들도 더더욱 과격한 언행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그들의 파시즘적 속성도 다음 단계로 본격적으로 진화해 사회 갈등은 더 첨예해지고, 보다 위험한 사회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집권여당은 국민을 통합시키고 평화로운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의무가 있다는 걸 상기해야합니다. 만일 그런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의 미래도 결코 밝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의 한국은 민주정체가 아닌 입헌주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입헌주의가 전제하는 시민적 자유와 정의, 인권을 추구하는 정신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민적 자유란 무엇이든 해도 되는 무질서함이 아니고, 서로의 권리와 시민권을 존중하고 나의 권리와 시민권을 지키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서북청년단의 재결성은 입헌적 질서에 대한 도전이자 체제에 대한 반역입니다.

 

 사실 서북청년단 재결성 같은 어이없는 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시민 각자에게 입헌적 질서의 혜택이 충분히 체감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강성 야권은 이명박 집권 이후 정권에 대한 반대만을 반복하며 대안적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고, 이번 국회에 들어서는 국회선진화법과 더불어 아예 입법마비를 일상화시키는 가운데 시민들에게 큰 고통을 전가하였습니다. 또한 야권에 보다 가깝던 광범위한 시민 사회와 진보 정치권은 민주당계 정치권에 포섭되고 반MB에 매몰되어 와해되다시피 하였고, 노무현 사후 야권 언론도 너무나 변질되어 언론으로서 전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87체제는 실패했고, 신자유주의와 IMF,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침체와 불황은 우리의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악조건은 시민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쉽게 합니다. 강성 야권과 깨시민들은 이러한 악조건의 조성에 너무나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앞으로 더 큰 비극이 출현할지, 아니면 우리 사회가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는 하기 나름입니다. 계속 나쁜 선택과 사건들이 이어진다면, 우리는 또 한 번 역사에 비극적인 기록을 쓰게 될 지도 모릅니다.

 


 안철수의 몰락과 함께 야권의 몰락은 선명하게 가시화된 현상이 되었습니다. 안철수가 야권의 몰락을 부추겼다고 할 수는 없고, 야권은 이미 몰락했는데 안철수의 인기와 그 기대가 잠시 몰락의 가시화를 덮어왔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저는 본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야권의 문제를 짚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가 한 이야기들은 결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야권은 수십 년 동안 굉장히 복합적인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되었고, 그것을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지면도 많이 필요한 일입니다. 한편으로 실제 야권의 주 지지층은 20~30대인데, 평균적인 20~30대가 현재의 야권이 왜 이리 지리멸렬한지를 알기는 좀 어려운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야권에 편입되었기에 편향적인 자료만을 보고들은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현 시점에서 야권이 처한 가장 큰 위기 요인을 사상과 인물로 봅니다. 이 중 인물 - 인재 수급 - 의 문제는 몇 번 이야기해왔는데, 사상의 문제는 그들이 민주정 지지자가 아니다라는 표현 외엔 아직 충분하게 이야기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걸 설명하려면 무엇이 민주정인지, 무엇이 민주적인 것인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사실 여러 번 이야기한 것이지만 한국은 민주정이 자생적으로 발달한 게 아니고, 이승만에 의해 이식된 후 그것이 규범화된 민주정 발달 과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인의 평균적 기층 심리엔 본래 민주적인 것과는 다분히 거리가 먼 요소들이 적잖게 포함되어있고, 더 나아가 거의 예외 없이 민주정에 대한 이성적, 정서적 이해가 부족합니다. 야권 구성원 및 지지층만 이렇다는 게 아니고, 이 나라 사람들이 대체로 다 그렇습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는 양쪽의 지향 방향에 있었습니다. 현 여권의 성향을 단일하게 규정하는 것은 어려우나, 여권은 대체로 서구적 근대성과 그 강함을 더 동경하였고 미국이나 서유럽의 많은 것들을 닮으려 애썼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유민주정체를 채택한 국가였지요.

 

 여권이 수용한 서구적 가치는 교회를 통해 전파된 면도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유주의가 전파되었고, 이 자유주의적인 경향은 민족과 국가, 집단을 우선하던 사회 분위기에서도 특유의 사익 추구 성향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개인성입니다. 여권의 권위주의 이면에는 개인주의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여권의 개인주의가 다분히 이기주의적이긴 합니다만, 그것이 결국 여권을 어느 정도 민주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민주성은 나의 입장 및 이해관계와 너의 입장 및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만일 국가 같은 특정 사회가 단일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나와 네가 모두 동등한 이익을 누린다면 민주성은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사실 많은 시민들은 내 분야를 벗어난 것에 대한 이해가 심각하게 부족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정체는 서로 다른 입장, 이해관계, 사고방식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선출권력의 기한 자체를 제한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민주정의 장기적인 성공확률은 다른 정치체제에 비해 높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익은 단순하게 금전적인 것이 아니고,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것 모두를 포함합니다.

 

 이렇게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서로간의 반복을 줄이며 타협을 해 나가는 세월이 쌓인 결과 결국 여권은 민주정을 체화하였습니다. 비록 보수적인 꼰대에 권위적이긴 하지만, - 아마 다른 나라를 보고 배우지 않았다면 그런 문화에서 자체적으로 민주정이 탄생할 수는 없었겠지만 - 그것이 민주정의 틀을 벗어나는 경우는 이제 별로 없습니다. 이는 사실 그 나름대로의 공화정 탄생 과정이나 다름없습니다. 생각과 감정이 따르지 않더라도 습관에는 이미 민주성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야권은 좀 다릅니다. 본래 민주적인 기반이 없고 권위적이던 건 여야가 마찬가지였습니다만, 여권이 서방 세계의 근대성을 향해 진보하는 동안 현 야권의 기반이 되는 운동권 세력은 민족주의와 공산주의, 사회주의, 심지어 주체사상에도 많은 눈길을 줬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공산권 치고 독재 안하는 나라가 없다는 겁니다. 공산주의라는 게 나의 판단이 이 사회에 최선이며, 그 반대자는 악이라는 전제를 깔거든요. 합의가 바로 안 되는 악에는 강한 폭력성을 용인하는 게 공산주의이기도 합니다. 또한 운동권은 미제와 각을 뜨자면서 상당히 강한 민족주의적 색채를 보이며 본인들을 마치 독립운동가의 후예인 양 여기기도 했습니다.[각주:1] 당연히 이런 과정에서 개인성이나 민주성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다만 겉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충분한 주체성을 가지지 못한 게 야권의 잠재의식이라는 건 차후에 기회가 되면 논하겠습니다.

 

 결국 매 순간 여권이 지금 어떻게 해서 권력과 이권을 얻을(지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동안 야권은 우리가 옳고, 우리가 정당하니 이길 때까지 싸우자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사람은 각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게 다르기 마련이고, 또한 아주 쉽게 내가 옳고 남은 그르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성향이 제어되지 않으면 꼰대 답정너가 되는 거고요. 더구나 정치적으로 이런 부류는 이익에 초연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로 간에 대화와 타협이 있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또한 사람이 저렇게 생각하더라도 어쨌든 본능적으로 내 이익은 알음알음 챙기기 마련인데, 주변 사람 이익은 진짜 안 챙겨주다 보니 결국 인망을 잃기 쉽습니다. 괜히 여권보다 야권의 분열이 잦은 게 아닙니다.

 

 결국 민주정이라는 건 야권에겐 일종의 규범이자 정의일 뿐입니다. 민주정 그 자체, 정확히 말하면 국민주권론에 기반한 87 대의민주정 체제를 야권은 진심으로 수용하고 그것에 충실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일단 민주정과 규범(도덕), 그리고 민주정과 정의는 서로 온전히 일치하는 가치가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민주정은 사회정의에 일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그게 단기적으로도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보수적이거나 전통적인 규범과 민주적 가치 및 결과는 충돌할 때가 상당히 많습니다. 야권의 본질적인 문제는 이런 사상의 모순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데 있습니다. 심지어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하지요. 뭐가 민주적 문제인지 뭐가 정의인지 어떤 게 규범적 문제인지도 제대로 이해를 못 하고, 더 나아가 누가 바른 말을 해도 인정을 못 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입니다

 

 위에 이야기한 것들을 조금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여야 둘 다 모두 자생적으로 민주정을 발달시킬만한 정서적문화적관습적 기반은 원래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권은 자유민주정체를 도입한 국가들을 모방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익을 조율하며 민주정을 체화시켜 나간 반면, 야권은 민주정과는 거리가 있는 쪽에 눈길을 주면서 급진적으로 각자의 생각을 내세우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문제 수위는 스스로 문제 진단도 안 되는 정도고요.

 

 이에 대한 제 결론은 현재의 야권은 가망이 없다는 것입니다만, 그래도 이유는 알고 문제를 파악해야 향후 야권의 빈자리를 채울 다음 세력에게 미래가 있습니다. 여권처럼 지름길을 가지 못한다면 자생적인 사상의 발전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지지자들을 포함한 야권이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야 하는 것은 이 지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은 가장 온건하고 느슨한 야권 지지자들의 몫이라 생각하고요. 중도층과 새누리당의 느슨하고 온건한 지지자들과 연대할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정치세력을 단 둘로 나눈다면 좌/, 진보/보수가 아니라 온건/과격으로 나눠야 한다는 게 제 사견입니다.

 

 그럼 야권이 어떤 매커니즘으로 반민주적이 되는지를 살펴봅시다. 야권의 사상적 뿌리를 살펴보면, 사실 야권은 진정한 의미에서 보수주의적인 정서를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보다 더 (융화된 형태나마) 서구 지향적이었던 여권 지지층과 약간 대조적입니다. 본 블로그에 여러 번 이야기했듯 경제정책도 야권이 더 보수적이고요.

 

 지금까지 온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야권 식 보수주의는 주로 민족주의적이고 전통적 가치라고 판단되는 것을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처음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청년층에게 야권이 더 지지를 얻는 주된 이유로 이것을 꼽아야 합니다. 아주 기본적이고도 교과서적이고 성장 과정에서 체화된 윤리적 가치관을 야권이 더 잘 만족시켜주는 것으로 보이기 쉽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것이 야권이 더 윤리적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여권 지지층은 대체로 야권 지지층과는 다른 유형의 윤리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고방식이 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치학적 연구 결과로 증명되었고, 그렇기에 야권 강성들의 말도 안 되는 선악 프레임이 현실에서 통할 일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서 위에 야권은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민주정을 도덕적 가치로 덮었습니다. 여기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데 민주정체, Democracy~ism이 아닙니다. 이 번역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민주주의로 번역한 게 많은 이들에게 문제를 야기했습니다만, Democracy는 인민에 의한 지배를 의미하며 정치 시스템을 지칭하는 어휘입니다. 본래 이 민주정체는 중세 이후 상공업자들의 자치도시들이 시행하던 통치형태였는데 - 괜히 민주정체 인민을 '시민'이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 근대에 민주정체가 근대국가단위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리퍼블리카니즘(공화주의)과 리버럴리즘(자유주의)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보다 근현대에 어울리는 형태로 점차 체계화됩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민주정은 정치 시스템으로 어떠한 가치 자체를 의미하는 게 아니고,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추가적인 설명을 위해 과거로 돌아가 유럽 근대사를 살펴보자면 보수주의자들은 민주정에 반대했고 자유주의자들은 민주정에 찬성했고 사회주의자들은 시민권이 보편적으로 확장된 민주정을 지지했습니다. 저 때 보수주의자들이 민주정에 반대한 건 민주정이 보수적 가치를 훼손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사회주의자들이 시민권의 범위를 확대해야한다고 생각한 건 그것이 사회주의 구현에 이득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민주정의 의미에 대해서도 바른 성찰을 해낼 확률이 높습니다. 민주정은 정의도 자유도 공공선도 도덕도 평등도 번영도 아닙니다. 그런데 야권 세력은 예로부터 민주정을 저런 가치들과 혼동하였고, 교조화시켰으며 그 흐름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나쁜 결과를 낳았고 지금도 낳고 있지요.

 

 결국 민주와 정의, 도덕을 혼동한 멍청한 야권은 민주성의 확대 그 자체를 선하고 옳은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김대중이 대통령을 하던 시기까지는 그래도 리더가 있고 조직이 있다 보니 이 멍청함이 수습 불가능한 문제가 되지는 않았는데, 이후 당내-직접-참여 민주주의 등이라 부를 수 있는 망상에 가까운 시도들이 야권에서 끊임없이 시도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 문제를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일단 우리가 추구하는 각종 가치들은 서로의 영역에 간섭하며, 한 가치를 극대화시킬 경우 다른 가치를 침해하는 게 많습니다. 본래 세상이란 균형이 필요한 것이고, 그 균형이 크게 어긋날 경우 파괴적인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는 마치 큰 기압차가 폭풍을 불러오고 큰 전위차가 벼락 등의 방전현상을 만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들 역시 극단화될 경우 필연적인 충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정의 VS 자유, 평등 VS 자유, 발전 VS 평등, 도덕 VS 자유 등등들 처럼요.  더 상세하게 들어가면 너와 나의 자유에 대한 인식이 다르고 정의에 대한 인식이 다르며 도덕 관념 또한 다르기에 결국 갈등의 여지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가치가 아닌 체제인 민주정을 극단적으로 만들 경우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하면 결국 민주정의 민주성 그 자체가 극단화되어 보편적 가치들을 모두 잡아먹어버립니다.

 

 민주성은 권력을 분산하고 가장 작은 단위에까지 권력을 부여하며, 외부로 권력을 나눠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극단화되면 결국 아무런 유의미한 권력도 남지 않고, 소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가 남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여기서 끝나지 않은 것이, 민주성은 어떠한 특정 사회에는 구현할 수 있더라도 우리는 다양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모든 사회의 권력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권력은 자연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자연성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내가 어떤 다른 사람 A와 무인도에 표류되었는데, 내가 그 사람보다 훨씬 더 사냥과 채집을 잘 하고 각종 생존 기술에 능하다면 당연히 내가 더 많은 권력을 가지게 됩니다. 세상에서 권력 자체를 없애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민주성의 극단화는 그것을 추종한 집단을 소멸시킬 뿐입니다. 난방 뜨습게 하려다가 집 태우고 타죽는 격이죠.

 

 물론 이런 설명은 현실적으로 민주당계에 발생한 문제들을 설명하기에 불충분합니다. 비리와 부정, 무관심이라는 요소들을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직접 민주주의 요소 도입한다고 모바일 투표 하게 되면 결국 그거 죄다 돈 선거에 부정선거 됩니다. 당내 민주주의가 심해지면 결국 나오는 결론은 온갖 암투와 음해를 동반하는 극단적인 계파투쟁이고요. 참여민주주의에 진성당원제 하겠다던 모 유망했던 정치인은 결국 정당 2번 깨먹고 평당원들 부역시키고 남의 돈 먹튀한 후 부정선거를 저지른 후 은퇴했지요.

 

 그럼 다음 차례로 깨시민들의 문제를 살펴봅시다. 사실 깨시민들은 사상적으로 야권 강경파들과 맥락을 같이 하기에 중요하게 살펴야 합니다깨시민들의 일차적인 문제도 민주정과 정의, 도덕을 구분 못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의와 도덕을 곧 민주성이라고 착각하고는, 그것을 강압적으로 타인에게 강요하는 데서 파시스트로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깨시민들이 이런 착각을 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도 있습니다. 민주정이라는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룰이 필요한데, 이 룰을 상대 쪽에서 어겨가면서 권력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룰을 지킨다는 건 일정 이상 도덕의 문제고, 이 연장선상에서 도덕과 민주성을 혼동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룰은 사실 양쪽 모두에서 어깁니다. 원래 사람 심리가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인 면이 있는데 깨시민들은 성격적으로 이 성향이 강합니다. 그렇지만 여기까지는 그리 이상한 건 아닙니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 발생하지요.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나 도덕을 타인에게 제안하는 건 인간이 사는 과정에서 정당하고 당연한 행위입니다. 그런데 민주적인 방식은 설득, 제안, 타협, 협상, 인정, 이해, 보상, 존중 같은 것들입니다. 위에서도 계속 이야기했듯 민주정은 일종의 툴이고, 위에 나열한 방식들은 이 툴의 바람직한 세부 툴입니다. 비유하자면 민주정은 현대적인 공구 박스고, 저런 방식들은 좋은 공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깨시민들은 저렇게 민주적인 방식을 쓰지 않습니다. 그들은 상대를 매도, 폄하하고 권위적으로 윽박지르면서 이게 먹히지 않을 경우 추방하고 정신 승리하는 야만적인 방식을 씁니다. 그들은 민주정과 민주성에 대한 본질적 인식 및 이해 자체가 거의 전무하며, 그러다보니 자신들이 뭘 하는지도 모릅니다. 실제 그들의 행태는 고대 씨족사회의 전투적이고 배타적인 사람들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누구에게나 도덕과 정의는 있습니다. 원시인들에게도 있습니다. 즉 깨시민들은 민주정이라는 공구 박스는 근사해 보여서 그걸 비슷하게 만들어 들고 다니지만, 그 안에 스패너와 드라이버 및 윤활유 대신 돌도끼와 화살촉을 넣고 다니는 셈입니다. 대조적으로 새누리당 주류는 가죽 주머니에 돌로 만든 스패너라도 넣어 다니는 셈이고요.

 

 원래 세상 모든 강경파들이 자신들이 정의요 선이요 도덕이라 생각합니다. 무장 테러 단체건 독재자건 파시스트건 마찬가지입니다. 본질적으로 민주적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그 언행 양식과 시스템에 따른 차이입니다. 그리고 깨시민들의 사고방식이나 언행은 그 어느 구석도 민주적이지 못합니다.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정치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들을 제거 대상으로 생각하고 배제하고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이 그들을 지배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들은 같은 시민권을 지닌 타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를 인정하며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말하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민주 시민의 기본적인 태도가 전무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정치 엘리트이거나 충분히 전문적인 것도 아닙니다. 민주와 정의도 구분 못할 만큼, 그리고 정의와 도덕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도 거의 없을 정도로 반지성적이지요. 결국 그들 또한 대중(Demos)에 불과하지만, 그들의 인식 속에서 그들은 특별히 깨어 있는대중입니다. 이런 전반적인 특성은 파시즘과 상당히 유사하지요.

 

 그런데 정말 우스운 건 거의 절대 다수의 깨시민은 초기 파시즘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고, 자신들이 파시스트라고는 상상조차 못하며 실제 적대세력을 파시스트로 낙인찍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의 문제들은 단순히 인터넷 게시판 깨시민들에게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진짜 야권을 구성하는 주요 인물들에까지 이어집니다.

 

 사실 그러니까 선거만 하면 지지요. 아는 것도 없고 생각도 없는데 오만하고 폭력적이거든요. 그래서 종종 생각 있는 사람들이 중도적으로 온건하게 가야한다고 주장하고 나서기도 하는데, 그러면 강경파가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서 선명야당론을 내걸고 더 싸워야 한다고 우깁니다. 그렇지만 타인의 마음을 얻을 수 없는 강경함으로 민주정에서 어떻게 이기겠습니다. 결국 지고 국민이 멍멍이 새끼라고 울부짖는 게 매번 반복될 따름이지요.

 

 어차피 이제 강경하고 무식한 야당과 깨시민들의 수명도 다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워낙 배타적이고 오만하고 권위적이다 보니 사람이 들어오지 않고, 점차 세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그 권력의 공백을 채울 무언가가 필요해질 것입니다. 물론 그 무언가는 기존의 야권 같아서는 안 됩니다. 자유, 민주, 정의, 도덕 등에 대한 통찰과 경제, 사회문제, 평등, 문화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설득력을 갖춘 정당이 설립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은 과격하고 무식한 정치에 환멸을 느낀 지 오래고, 새 희망으로 안철수를 잠시 밀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안철수는 끝났고, 이젠 다음 희망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다음에 누군가가 성공하려면 현 야권의 문제를 먼저 되짚어봐야 합니다.

 


  1. 그래서 성공한 운동권은 캐딜락이 아닌 벤츠를 탑니다. [본문으로]

 개인적으로 87체제 이후의 다섯 대통령 중 가장 존재감이 없는 대통령으로 이명박을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벌써 반쯤 잊혀진 인물이 되었고, 어느 정도는 본인이 그것을 원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본래 약점도 많고 지지자들도 열성적이지 않던 이명박이 어떻게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을까요? 이명박의 위상은 3김보다는 분명 아래이고, 강경한 지지세력이 있는 노무현같지도 않고, 박정희의 딸이자 한나라당을 몇 번에 걸쳐 구원해냈던 선거의 여왕 박근혜와 비교하여도 모자란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는 87체제에서 가장 압도적인 격차로 당선되었고, 87체제 이후 집권 시기 같은 당적을 유지한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는 선거에서 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한국 정치사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요인은 그 무엇보다도 입니다. 그리고 그의 앞에 큰 행운을 내린 인물은 노무현과 박근혜, 두 대통령입니다. 특히 노무현이 없었다면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과거를 되짚어보겠습니다. 노무현 당선 시점에서, 당시의 한나라당은 엄청난 데미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2002년 이회창의 패배는 2012년 문재인의 패배에 비해 당에 훨씬 더 큰 충격을 안겨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회창이 줄곧 유리한 고지 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무현은 당선되자마자 민주당부터 갈아엎으려 들었고, 이 과정에서 김대중의 동교동계 등과 첨예한 다툼이 발생합니다. 그 수위는 당이 유지될 만한 정도가 아니었고, 노무현은 취임 이후 대북송금특검 드라이브를 걸고 정몽준 및 현대그룹을 다방면으로 공격하는 등 민주당계 분열의 불씨를 폭발시킵니다.

 

 만일 이런 과정이 없었고 그가 포용의 덕을 보였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등장은 없었을 것이고, 민주당계는 계속 집권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미지에 비해 사실 사람됨이 매우 좁은 노무현은 복수의 달콤함에 젖어 취임한 해 바로 민주당을 깨부수고 온갖 깽판을 칩니다. 그에게 죽거나 다친 인물이 꽤 있는데,  노빠 깨시민들에 의해 반쯤 은폐된 이 역사는 꽤나 잔혹한 면이 있습니다. 그의 통치 스타일은 이미지와는 달리 독재와 폭정에 가까운 면이 많았습니다.

 

 현 대통령 박근혜가 선거의 여왕으로 등장하게 된 계기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탄핵정국입니다. 사실 박근혜는 그 이전 한나라당색이 크게 강한 인물도 아니었고, 이름값은 있었지만 그리 높은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도 아니었습니다. 실제 김대중이 박근혜를 후계자로 키우려고 했었다는 증언도 여럿 있으며, 노무현도 당선 직후에는 박근혜를 장관으로 쓰려는 검토를 해봤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 2002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는 따로 정당을 세웠다가 실패를 맛보고 한나라당으로 들어갔으며, 이후에도 한동안 주류에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위기에서 영웅이 나올 수 있는 법이지요.

 

 2004년 탄핵정국은 한나라당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안겼습니다. 당시 탄핵에 참가했던 의원 중 태반이 재기불능이 될 정도로 강한 역풍을 받은 상태에서 총선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박근혜가 당대표로 나서 기적적인 선방을 해냅니다. 비교적 보수적이고 여성을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박근혜를 인정하게 된 건 이 때부터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이후 민주당계가 위기일 때 누가 나서는지, 나서서 어떻게 하는지를 보면 저 때 나서서 사과하고 다녔던 박근혜가 그래도 영웅적이었었다는 게 떠오르고 새삼스레 비교가 되곤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새민련은 어떤가요? 위기 시에 숨어 있는 겁쟁이들이 영웅이 되고 지도자가 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이후 박근혜는 한나라당의 당권을 거의 완벽하게 장악하고, 당의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가운데 차기 대통령을 향한 걸음도 시작합니다. 야권 지지자들은 쉬이 박근혜를 폄하하고 업적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합니다만, 그러한 리더십을 발휘한 인물은 DJ이후 한국 정치계 전체를 통틀어 박근혜가 유일합니다. 물론 야권 지지자들의 오만함은 박근혜의 리더십이 박정희의 후광과 한나라당의 전근대성에서 나온다고 우깁니다만, 그건 한나라당의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오만한 말이고 진짜 전직 대통령의 후광만 이용하려 하는 인물은 지금 새민련에 따로 있지요.

 

 대통령을 목표로 한 박근혜는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을 부각시키며, 일시적으로 박정희를 그 대립항에 놓습니다. 이 워딩은 굉장히 성공적이었는데, 실제로 노무현 정권은 무능했고 실패를 거듭했기에 이를 박정희의 딸이 나서 박정희의 업적과 대비시키는 건 강력한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다음에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박정희의 업적을 기리긴 합니다만, 박정희가 살아 돌아온다 해도 사실 시민들은 반기지 않을 거거든요.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은 박정희처럼 잘 하지만, 박정희처럼 독재는 안 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간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의 워딩은 엉뚱한 인물을 띄웠습니다. 서울시장으로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유형의 리더십을 보여준 이명박이 차기 대통령감으로 부상하게 된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명박의 지지도는 박근혜를 넘어설 정도가 되었고, 박근혜는 자신을 유일한 대안으로 인지시키는 데 실패하게 되었습니다.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더 지지했지만, 대중적인 표의 확장성은 이명박이 높았던 것입니다.


 사실 박근혜가 머리가 나쁘고 속이 좁은 거야 세상이 다 알지요. 이명박도 탐욕스럽고 막무가내긴 하지만 그나마 머리는 덜 나빠 보이니 여론은 이명박에게 쏠리게 되어있었습니다. 이명박은 청계천까지 성공시키면서 포스트 박정희로 이름을 드높이며 서울시장 퇴임 후엔 지지율 1위를 달리게 됩니다. 노무현 정권이 워낙 아무것도 못하고 깽판만 쳐놔서 이명박 같은 시원시원한 스타일이 더 인기 있어지기도 했었지요.

 

 그래도 2006년만 해도 이 둘 중에 차기 대통령이 정해질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고건이 당시만 해도 지지를 많이 받고 있었고, 이명박과 양자대결을 하더라도 승산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세 인물이 3강으로 꼽히던 상황이었지요.

 

 고건은 이명박이나 박근혜에 비해 개성적인 무언가는 부족했지만, 반대로 욕먹는 것도 덜한 유형이었습니다. 노무현이 탄핵 소추로 집무를 못 볼 때 대리로 국정운영을 잘 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도 했고요. 게다가 좌우중도적인 인물이라 표의 확장성도 넓었습니다.

 

 그런데 고건은 정말 어이없게도 같은 당인 노무현 대통령의 저격으로 정계은퇴를 선언해 버립니다. 그리고 고건을 지지하던 사람들 중 2/3 정도는 이명박을 지지하게 됩니다. 이게 얼마나 어이없는 상황이었냐하면, 2012년에 이명박이 박근혜에게 몽니를 부려서 박근혜가 대선 나가는 걸 포기했다고 생각하면 좀 비슷합니다. 어린 깨시민들은 이 무렵 노무현이 얼마나 맛이 간 언행을 많이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만, 사실 노무현에게는 다른 생각이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예나 지금이나 악명 높은 노빠들의 악플이 고건에게 집중되었었기도 하지요.

 

 이후 시간이 지나 열린우리당도 파탄나고 대통합민주신당인가가 생깁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출신이던 손학규가 합류하게 되는데, 여기서도 노무현은 몽니를 부려 손학규를 끌어내립니다. 물론 노무현이 공격하면 노빠도 공격하는 건 당연한 순서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노무현은 결국 대선후보가 된 정동영도 공격합니다. 이 때 어처구니의 완전 소멸을 겪고 영원히 민주당계 지지를 접은 사람도 좀 됩니다. 이에 노빠들은 결국 정동영 지지 안 하고 문국현이나 이명박을 찍고 그랬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노무현이 아무리 정치를 못했어도 당시 대통령은 노무현이었고 여당도 열린우리당이었습니다. 대선과 총선을 모두 이긴 정당이 그렇게 무력하게 정권을 내주는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후보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이명박을 정말 좋아했던 것도 아닙니다.

 

 노무현의 본심은 무엇이었을까요? 당시의 진상을 아시는 분은 원래 알 테고, 눈치가 빠르신 분들도 금방 깨달았을 겁니다. . 노무현은 이명박을 다음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입니다.

 

 혹자는 노무현이 친노그룹인 이해찬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어해서 그랬다는 추론을 펼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랬다면 노무현은 아예 완전히 맛이 갔던 겁니다. 이해찬이 무슨 깜으로 대통령이 되나요? 그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다른 정황도 있습니다. 노무현의 친형인 노건평과 이명박의 친형인 이상득 간의 커넥션이 있었던 것입니다.

 

 2007년 대선 직전 노건평과 이상득이 수차례 만난 건 모 언론에 의해 이미 보도가 된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거래되었던 것이 노무현 가문의 비자금과 이명박의 BBK라는 의혹도 함께 합니다. BBK에 대한 이명박 측의 요구는 ‘BBK사건에 대한 공정한 처리정도였다고 하지만, 당시 이미 이명박 측은 노무현 가문의 비자금에 대해 정황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언론에서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없진 않으나, 이게 아니라면 당시 노무현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한편 노무현에게는 또 다른 동기도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김대중 정권에 한 게 있다 보니 보복을 당할 여지가 많았고 퇴임 후 원로로 존중과 애정을 얻고 싶었던 것이라 추정합니다. 실제 그는 퇴임 후 봉하에 내려가 민주주의 2.0이라는 정치토론 홈페이지를 열고 인기를 끌게 되지요.

 

 결국 이명박은 노무현과 박근혜, 두 대통령에 의해 비교적 손쉽게 로열로드를 걸은 것입니다. 그의 자질이나 여러 가지가 대통령에 그리 어울리지 않았음에도 말입니다. 사실 그는 연예인의 자질이 더 뛰어났어요. 먹방이라거나...

 

 다만 노무현의 계산은 이명박 집권 이후 뜻밖의 촛불시위 사태로 인해 순식간에 무너지고 맙니다. 애초에 커넥션이 있던 인물들이 잘려 나가고, 이명박 정권은 촛불시위대의 자금흐름을 추적한 끝에 노사모를 발견하게 됩니다. 노무현 본인은 그 와중에 눈치 없이 민주주의 2.0 같은 토론 홈페이지를 열어서 배신감에 분노를 느끼는 이명박을 더 자극하고, 결국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을 탈탈 털게 됩니다.

 

 노무현은 본인이 예전에 행했던 것과 유사한 표적수사를 받고는 정몽헌, 안상영, 남상국, 박태영, 이준원, 이수일, 강희도의 뒤를 따르게 되지요. 이들 모두가 노무현 정권의 수사로 자살한 경제인/정치인/관료들입니다. 표적수사는 아니지만 노무현 정권의 강압적인 이중곡가제 폐지 정책으로 인해 시위 중 경찰의 폭력으로 사망한 전용철과 이 정책으로 인해 분신자살한 진성규의 이름도 같이 이야기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노무현 때의 시위진압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만약 한나라-새누리당 10년 집권이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일단 노무현부터 강도 높게 비판해야합니다. 대한민국의 진보적인 흐름을 다 흡수해서는, 제대로 해 놓은 건 없고 이명박한테 정권을 통째로 가져다 바친 인물이 노무현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노무현이 민주당 깨고 열린우리당까지 깨고 이사람 저사람 다 저격하고 광신도들만 남겨둔 탓에 민주당계는 아직도 엉망이고 솔직히 사망 일보 직전입니다.

 

 이런 과거를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깨시민들이 자꾸 역사왜곡과 조작을 일삼습니다. 청년 시절부터 DJ뽑았던 40, 50대가 왜 저번 대선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박근혜를 뽑았을까요? 조중동에 세뇌되어서? 뭘 잘 몰라서?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지요. 하물며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노무현과 굉장히 친했는데요. 막상 노무현때는 조중동에서 중앙 빼고 조동이라는 말도 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