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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게시판 & 방명록

게시판 & 방명록 2022. 11. 30. 22:32 Posted by 해양장미

연말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해서 선거 두 번에 토사구팽, 이태원 참사 등이 겹친 다사다난한 한해였습니다.

 

모두들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그래도 작년보다는 신나는 연말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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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과 판단

경제 2022. 11. 14. 16:2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CoZ0v04JHw

 

 

 

 

 

 

1) 환율은 달러인덱스도 약간 떨어지고 주요국 통화 대비 원화가치는 더 올랐는데, 달러인덱스의 하락은 결국 미국 물가가 잡히는 모습이 보여서겠고, 원화가치가 더 오른 건 위안보다 원이 더 오르는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보입니다. 본래 원과 위안은 동조가 강했는데, 일단 현 시점에서는 시진핑 3연임이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 현상을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이러면 딱히 좋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는게, 근래 우리나라가 무역수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역수지 적자 극복에는 원화가 약한 게 좋은데, 근래 원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라서 이러면 무역수지 적자가 더 심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만일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가 장기적인 현상이라면, 그건 우리나라의 산업에 큰 위기가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걸 여러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2) 차이메리카 시대가 끝나고 미국이 제조업을 다시 살리려 한다는 건, 장기적으로 달러가 오른다는 걸 의미합니다. 달러가 해외로 덜 풀린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그리고 근래 미국의 금리인상을 주요국이 추종하는 걸 포기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러면 단적인 경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양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쉽게 이야기하면 장기적으로 달러는 귀해지는데 유로나 엔은 흔해지고, 달러는 점점 더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달러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경우 아마 다른 통화가 제2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을텐데, 각자 어떤 통화를 지지하는지는 입장에 따라 다를 겁니다.

 

 이는 앞으로 미국이 어떠한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너무나도 많은 달러를 풀어놨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처럼 주류의 시각을 가진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은 어떻게든 과도하게 풀린 달러를 회수하고 싶어하지요. 그런데 그렇게 풀린 달러를 회수하면 회수할수록, 그리고 미국이 부채를 줄이려 하면 줄이려 할수록 달러는 귀해지게 되어있습니다. 미국달러는 미국채권의 액면가와 1:1로 대응합니다. 그러니까 시중의 미국달러는 Fed의 부채입니다. 미국이 부채를 줄이려 하면, 달러는 귀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3) 닉슨 쇼크 이후의 미국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은 트리핀 딜레마 때문에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가 없는 체제입니다. 트리핀 딜레마는 쉽게 이야기하면, 미국이 달러를 계속 풀다 보면 달러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달러가 기축통화가 될 만큼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미국이 신용등급이 떨어지던 2011년에 현실화되었었지요. 비트코인 신드롬 중 일부는 이와 같은 딜레마에서 비롯되었고, JP모건이 세계 최대의 현물은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법인/자연인 통틀어)인 것도 관련이 있을 겁니다. 현재 JP모건은 세계의 현물은 중 5~17%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달러, , 은 및 달러기반 자산, 금이나 은과 밀접한 자산의 보유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달러 시스템의 붕괴는 두 가지 경우에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이 미국달러의 가치를 보증할 수 없을 만큼 무너지는 경우입니다. 앞으로 수십년 후 초강대국에서 내려오게 될 경우의 수가 아예 없지는 않단 말이지요. 현재 미국 정치는 불안합니다. 공화당은 완전히 망가졌고 수시로 선을 넘고 있으며, 민주당도 주류는 그나마 멀쩡하지만 좌파들은 답이 안나오고, 주류가 좌파들에 대해 확고하고 여유있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못 됩니다. 민주당 주류가 미국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게 금융위기 이후의 미국 상황이고, 이 상황은 근본적인 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불안은 미국이 트리핀 딜레마를 해결하기 어렵게 합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독보적으로 강한 국가일 수 있는데, 아예 다른 국가와 티어가 달라지면서 내부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국중심주의 정책을 계속 쓸 경우, 미국달러는 기축통화를 하기엔 지나치게 양화가 될 수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리샴의 법칙을 극복하려면 미국달러는 적당히 악화여야 하는데, (실제 미국달러 자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로, 파운드, 엔에 비해 살짝 악화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양화가 되는 순간 달러기축은 흔들리게 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달러가치는 아예 치솟게 됩니다. 귀하니까 달러는 모셔두고 함부로 못쓰게 됩니다. 실제로 이 포지션인 건 현 시점에서는 황금이지요.

 

 

 

 

 

 

4) 원래 인류는 금화를 사용했다... 고 생각들 하시겠지만 실제 금화는 과거에도 거의 쓰이지 않았습니다. 금이 실제로 화폐로 사용할 만큼 그리 흔할 리가 있습니까? 금화는 1트로이온스짜리 1개가 현재 우리나라 돈으로 275만원쯤 합니다. 그런데 현대는 금이 싼 시대입니다. 달러의 유동성 증가만큼 금값이 올랐다면 지금 금값은 훨씬 비싸져야 하는데, 이론적으로는 결국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고증무시를 일삼는 대다수의 판타지에서는 금화 취급을 동전처럼 합니다만, 원래 금화는 고액 수표 같은 거였고요. 보다 일반적으로 쓰는 건 은화와 동화였습니다. 물론 은화도 예전에는 현대보다 훨씬 값어치가 나갔는데, 그런 고증이 잘 되어있는 작품은 늑대와 향신료 정도 봤네요.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작품은 몇 더 봤지만 보통 환율이 비현실적입니다.

 

 실제 인류가 주로 통화로 사용해온 건 은입니다. 은은 금만큼 귀하지 않고, 적당히 귀했기 때문에 주요 통화로 사용하기 좋았지요. 금은 모셔두다 큰 거래때 사용하거나, 아예 담보로 수표 발행하는 용도에 가까웠고요.

 

 인류가 통화량의 증가로 인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처음 체감한 건 아메리카의 은이 에스파냐에 흘러들어간 시점입니다. 아메리카에 은이 많기도 했는데, 은이 많으니까 연구하다가 아예 수은을 쓰는 새로운 은 제련법을 개발해서 전에 없던 은을 유럽에 들여오게 되지요.

 

 그 때 에스파냐는 세계의 부를 다 얻은 것처럼 기뻐했습니다만... 사실 그 시대에 은은 본질적으로는 그저 색이 예쁜 금속에 불과했습니다. 현대에야 최고의 전기전도도를 가진 금속이기도 합니다만, 그 시절엔 용도가 더 없었어요. 열전도율도 아주 좋으니까 프라이팬 만들면 고성능이긴 합니다만, 은으로 프라이팬 만들어 쓰는 사람은 현대에도 거의 없고요. 그러니까 은이 많이 들어온 건 그 자체로 좋긴 했지만, 실제로는 통화량이 늘어난 거라 은화의 가치가 폭락하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고대-중세와 근대 이후 은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마침 연은분리법을 통한 일본산 은도 이 무렵부터 풀리게 되고요.

 

 이후 청(나라)이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유럽의 은이 온통 청으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이는 아편전쟁의 단초가 되기도 하는데요. 중요한 걸 하나 이야기하자면 닉슨쇼크 이전에는 돈이라는 게 함부로 찍어낼 수 없는것이었다는 겁니다. 물론 은화에서 은 비율을 낮춘다거나, 황동으로 가짜 금화를 만든다거나, 백금으로 가짜 은화를 만든다거나 (전근대 시절에는 백금이 은보다 쌌습니다. 백금이 귀하게 대접받는 판타지는 기본적으로 고증오류.), 액면가가 높은 동화를 마구 찍어낸다거나 하긴 했습니다만... 금화가 진정한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하던 시절에는 결국 금 가격에 모든 통화가 연동되었기 때문에 MoneyCredit이 거의 같은 의미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복본위제가 금본위제로 넘어가고 오즈의 마법사와 최초의 포퓰리즘(현대의 포퓰리즘과는 이름만 같은)이 등장하는 큰 사건도 있었지만 생략하고요.

 

 닉슨쇼크는 모든 걸 바꿔놨는데, 사실 신용화폐라는 게 제국에 등장하는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예외 없이 망조였다는 건데요. 나는 미국은 국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는 앞으로도 미국이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달러는 점차 금화를 닮아갈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달러도 지게 되겠지요. 금은 영원하고.

 

 훗날 미국이 전성기에서 내려오게 된다면 나는 린든 B. 존슨과 리처드 닉슨, 그리고 아들 부시와 도널드 트럼프를 지금까지의 주범으로 꼽겠습니다.

 

 

 

 

 

5) 끝나는 건 차이메리카뿐만이 아닙니다. 페트로 달러 시스템도 끝나려고 하고 있지요.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가는 자살행위를 시도한 이후 날리면의 미국이 셰일을 캔다 안캔다 말이 많았습니다만, 그 배경은 복잡합니다. 미국의 오일 채굴량은 오일쇼크 이후 금융위기까지 계속 줄어들었었는데,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 이젠 세계 제일 산유국인 상황입니다. 미국이 오일 생산량을 줄일 때 미국은 국제 경찰이 되었고, 세계 전체에 개입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젠 미국이 석유를 많이 수입할 이유가 없지요.

 

 셰일오일은 채굴비용이 높기 때문에 유가가 너무 낮으면 채산성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셰일오일을 본격적으로 캐기 시작한 시점에서, 미국은 일정 이상 가격으로 유가를 유지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미국 정치 주류는 국제 오일 가격을 일정 이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동을 견제해야 하고, 동맹국에 오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며, 미국의 원유 자원이 너무 빠르게 소모되는 걸 제어해야 하며, 온난화 문제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미국 주류는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서 행동하고 있습니다.

 

 아마 근래의 유가는 날리면 대통령이 그럭저럭 좋아할 만한 유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6) 미국은 기술적 우위를 가진 나라입니다. 사실 그것 말고는 없습니다. 제조업이 죽은 나라니까요. 미국이 패권국이려면 기술적 우위를 계속 지켜야 합니다. 아마 중국이 미국에 핵심기술로 싸움을 걸지 않았다면 미국은 중국이 뭘 하건 지금보다는 훨씬 많이 용인해줬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가 결코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미국이 우위에 있지만 근래의 중국은 과거의 전성기 일본이 연상될 정도로 기술에 진심이고, 1970~90년대의 일본과 달리 미국에 적대적입니다. 그리고 공교육이 망가지고 반지성주의가 주류 정치계를 흔드는 국가인 미국에 비해 중국은 교육이 살아있고, 청년 숫자가 더 많습니다. 미국이 진지하게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아시아계와 유대인 빼면 백인이고 흑인이고 평균적으로 공부를 못한다고 보면 됩니다. 소수의 유능한 학생들이 있을 뿐이고요. 그 아시아계에서 숫자 제일 많은 게 중국계입니다. 물론 미국에는 천재적인 유학생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미국인들의 저학력 반지성주의는 미국의 불안요소입니다.

 

 물론 중국은 독재국가라서 아주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진핑의 3연임은 미국에게는 장기적으로 축복이나 다름없습니다. 만일 중국이 민주국가였다면 전성기 일본과 비슷한 느낌에, 인구는 훨씬 많은 그런 국가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요새 연령대가 낮은 분들은 전성기 일본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버블시대 일본은 1인당 GDP가 미국보다 훨씬 더 높았습니다.

 

 

 

 

 

 

7) 미국이 느끼는 위협과 시진핑의 폭주는, 지금은 중국이 성장하면서 미국을 위협하는 걸로 보이지만 진짜 리스크는 중국의 붕괴 위험에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시진핑의 독재는 그 동안 공산당이 중국을 지배하던 시스템을 전복했습니다. 공산당원들은 그동안의 공산당 체제에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제는 회의감을 가져야 합니다. 1인독재 체제는 근본적으로 취약합니다. 물론 그 배경에는 후진타오 시대의 혼란과 원로들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겠지만, 지나친 질서정연함을 추구하는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인구구조는 매우 심각합니다.

 

 중국은 아마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겁니다. 출산율은 도시보다 시골에서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향은 어디서나 꽤 일관적으로 관측됩니다. 도시화가 많이 되어있을수록, 특정 지역의 인구밀도가 빽빽해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게 유일한 변수가 아닐 뿐입니다.

 

 비교적 출산율 문제가 덜한 미국은 단독주택 비율이 높고, 교외에 사람이 많이 삽니다. 도시라고 해도 대체로 밀도가 낮고요. 평생 자신이 태어난 카운티 밖으로 나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좀 있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대조적으로 최악의 출산율인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도시화 국가입니다. 도시에서도 고층아파트에 사람이 모여 사는 경향이 강하지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이 현저하게 높은데,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단독주택 문화가 발달해 있고 지방에서 사는 사람 비율도 높습니다. 그리고 일본이나 미국이나 직장을 잘 잡으면 자본이 없어도 대출로 단독주택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을 높이기에 유리합니다. 물론 일본도 도쿄의 출산율은 다른 지역보다 낮고, 도쿄가 늙어가서 걱정하고 있긴 한데요.

 

 중국은 대도시 쏠림 현상이 매우 강한 국가입니다. 그리고 소도시 및 시골 지역과의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큽니다. 그런 환경에서 중국의 출산율은 쉽게 높아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미국과 달리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다는 것도 우리나라와 중국의 출산율 저하에 한 주요 원인일 겁니다. 미국의 망가진 공교육은 다른 건 몰라도 출산율에는 긍정적입니다.

 

 

 

 

 

 

8) 한편으로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고, 공산당이 타국 기업들을 견제하고, 유가 등 물가가 오르면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지난 몇 년 사이에 중국을 떠났습니다. 동유럽이나 멕시코 같은 데 공장이 많이 늘었지요. 동유럽은 서유럽에, 멕시코는 미국에 훨씬 가깝고 물류비가 덜 듭니다. 중국의 제조업 기술은 많이 발전했지만, 산업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진 게 아닙니다.

 

 문제는 중국이 쇠락하면, 적어도 현 상태로는 우리나라도 쇠락할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경제적으로 정말 많이 얽혀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중진국함정을 쉽게 뚫고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중국의 고도성장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나는 현재 우리나라가 일종의 버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부풀려진 성장 위에 타고 있다고 본단 말이지요. 그 내부는 썩고 곪고 지지부진한 면이 많은데, 껍데기는 단단하고 잘 자랐습니다. 익스테리어는 거대하고 근사한데 속은 의외로 볼 거 없는 그런 건축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만약 중국이 무너진다면 그것은 우리나라에 있어 바닥이 무너지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근래 보이는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겁니다. 시진핑은 중국이 고도성장을 멈추게 되면 권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테니 더 힘으로 통치를 하려 들 확률이 높다고 보고, 우리나라는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근래의 우리나라를 보면 정신못차리는 사람이 높은 곳에 너무 많습니다.

 

디스토피아의 한켠에서 자유를.

사회 2022. 11. 6. 23:2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bxw7ZNDAQ6k

 

 

 

 

 

 

1) 우리나라에서 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책임은 곧 권리입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가진다면, 그것은 바꿔 말하자면 국가가 국민의 생명에 대해 무한한 권리를 가진다는 뜻도 됩니다.

 

 자유롭다는 건 다치고 죽을 위험의 증가를 의미하는 면이 있습니다. 자유롭게 사는 야생동물은 가축에 비해 다치거나 죽을 위험이 있습니다. 가축은 상대적으로 보호받지요.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처럼 외치는 사람들은, 단적으로 이야기해 사람들이 가축처럼 살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세상은 통제될수록 가시적으로 안전해집니다. 물론 완벽하게 그렇게 된 사회는 디스토피아입니다.

 

 운이 없으면 비참하게 죽을 수 있는 게 자유입니다. 안전을 원해 울타리를 높이 칠수록 자유는 사라집니다. 우리들은 바위산의 산양처럼 살고 싶은지, 목장의 면양처럼 살고 싶은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가축은 언제나 주인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2) 행복도가 높고, 남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타인에 별로 신경을 안 쓴다는 겁니다. 마이페이스로 산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언어부터 고맥락언어를 쓰고, 눈치보는 관습이 강하고, 타인에게 간섭하는 걸 일상적으로 하다 보니 타인에게 신경을 안 쓰는 성격으로 자라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인은 불행하고, 정신적으로 병이 들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믿을 때,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느낄 때, 그리고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을 때, 주어지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함을 느낄 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불행한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내적 만족감이 없으니까 타인을 공격하고 다닙니다. 유감스럽게도 스마트폰의 보급과 초연결 사회의 도래는 그러한 공격적인 대중을 양산하였습니다. 특히 어떠한 정당성이 부여될 때, 공격적인 대중은 거리낌없이 폭력적인 모습을 표출하곤 합니다.

 

 

 

 

 

 

 

3) 이태원 압사 사고를 예방해서 막았어야 했다. 정권의 책임이다. 라고 주장하는 부류를 많이 봅니다. 대체로는 정치에 뇌가 오염되어서, 또는 정신적으로 취약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데요.

 

 사고가 난 쪽 골목은 경찰이 인파를 통제하고 뭘 어쩔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진짜로 길이 좁음에도 잘 나가는 가게가 많은 핫플레이스인데,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난 압사사고일 뿐입니다. 그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적어도 자유국가에서는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이태원에서 인파 통제를 하고 싶다면 공식적인 행사가 치러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인파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 입점 상인들의 심각한 반대를 뚫어야 합니다. 이태원 상권의 임대료를 고려할 때 헬로윈 같은 날의 매출은 사업의 생사를 좌우하는 일입니다. 지성과 교양이 있는 시민이라면 경찰이 함부로 어쩔 수 있는 건이 아니라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4) 세월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시끄러운 사람들이 진짜로 관심이 있는 쪽은 진실이나 피해자를 더 만들지 않는 게 아닙니다. 대체로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거나, 정서적 만족을 위해 누군가를 악당으로 지목하고 싶어하고 그런 게 진짜 목적입니다. 물론 본인들은 스스로가 어떤 언행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인식도 못합니다. 자기 정당화에 능한 사람들이거든요.

 

 나는 현 정권을 옹호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대응이 영 좋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정말 불난 데 부채질하는 데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권을 끌어내리는 수단으로 세월호 때 그러하였듯 이태원 트라우마 팬데믹을 전국민적으로 부채질하려 드는 부류에게는 악의와 권력욕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세상을 음침하고 우울한 곳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살아가는 시간은 가까운 사람을 잃는 일이 반복되는 시간입니다. 일가 친척이 많을수록, 나이가 들어갈수록 장례는 일상적인 일이 되고, 부모와 형제자매를, 그리고 때로는 자식의 죽음을 겪고 받아들이는 일도 보통 언젠가는 겪게 됩니다. 그 또한 삶의 일부이며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지요.

 

 가까운 피붙이가 사망했을 경우, 어쨌든 빨리 그것을 받아들이고 정서의 회복을 도모해야 합니다. 죽은 사람은 떠나보내고, 살아있는 사람은 계속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세월호 때 선동꾼들은 그러한 자연스럽고 건강한 흐름을 방해하였고,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떠안겼습니다. 대다수의 유가족들이 자연스럽게 감정을 정리할 수 없게 만든 건 덤입니다.

 

 2014년에 나는 악마를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한 번 준동하고 있습니다.

 

 

 

 

5) 장자는 아내가 죽었을 때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아내를 싫어했던 게 아니고, 삶과 죽음이 자연적인 것이기에 마냥 슬퍼할 이유가 없다고 자연법칙을 받아들인 것이었지요. 장자는 자신이 죽을 때 제자들이 성대하게 장사를 지내려는 것도 마다하였습니다.

 

 현대 우리나라는 장자와 같은 사상을 공격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장자가 틀린 게 아니지요. 디스토피아는 사회 전체의 구조와 기반이 지나치게 인공적이면서, 그것에 균형이 없고 누군가의 권력이 과하게 우선시될 때 발생한다 할 수 있습니다. 고도로 발전한 문명화된 사회라 할지라도 결국 인류도 자연의 일부고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자연적인 것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데, 여전히 마음은 동화 속 공주인 여자들과 칼싸움 한 번 해본 적 없는 피터팬들이 현실을 부정하고 세상을 디스토피아로 물들여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 와중에 시위를 하려던 한국 페미니즘 연대가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시위를 취소했다 하니 현재진행형 디스토피아 중 그나마 다행입니다.

 

 

 

 

 

 

6)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한 올해는 음침한 연말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음침함을, 불행을, 슬픔을 강요할지언정 즐겁고 따스한 한 해의 마무리로 남은 시간을 가꿔나가시길 바랍니다.

2022년 11월 게시판 & 방명록

게시판 & 방명록 2022. 11. 3. 20:43 Posted by 해양장미

 11월 게시판 & 방명록을 만드는 게 늦었습니다. 

 

 다사다난한 10월을 지나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이 되었습니다.

 

 가급적 올 겨울은 포근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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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한 참극

사회 2022. 10. 30. 20:11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rq0yrP6Qp84

 

 

 

 

 

1) ‘사람이 죽지 않으면 진정한 축제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특정 지역에서 쓰이는 말로 기억합니다. 실제로 브라질 같은 데서 축제하다 수백명씩 죽는 건 없는 일이 아닙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 소식 듣고 처음 떠올린 건 위의 이야기였습니다. 축제를 즐기다 보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여럿.

 

 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데 sex on the beach를 외치면서 춤추는 영상에 기묘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러는 게 그리 이상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날뛴다는 건 어느 정도 그런 겁니다. 나에게는 beach에서 거리가 먼 이태원에서, 날도 쌀쌀해진 시월 말에 그러는 게 더 기묘한 느낌이기도 한데요.

 

 

 

 

 

 

2) 이번 사건은 핫플레이스에 더 모이려는 일종의 군집현상에 의해 촉발되었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생존본능이 앞서는 사람이라면, 또는 인구과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일정 이상의 인구밀도는 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서울 사람들은 이미 인구과밀에 익숙한 상황이고, 관련하여 타고난 경각심을 많이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모이려는 경향은 더 높은 이벤트 밀도를 추구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일종의 인싸기질이기도 한데, 너무 높아진 사건 밀도는 그 자체로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벤트 데이에 핫플레이스에 가는 건 그 자체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시간과 장소에서의 즐거움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이지요. 세상 일이 원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기 마련입니다.

 

 

 

 

 

3) 150명 넘게 죽은 건 유감스러운 일입니다만, 죽은 사람은 그것으로 끝입니다. 그러니까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다수의 죽음이 더 많은 다수의 고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언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는 이성과는 거리가 먼 나라라, 그렇게 잘 풀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앞에서 사람이 죽는 데 sex on the beach를 외치면서 춤추는 사람들은, 나에게는 별로 큰 문제로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진짜로 앞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는 인식과 체감을 그 시점에서 못 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죽음을 핑계로 스스로와 주변을 고통에 밀어넣는 사람들은 쉽게 합리화됩니다. 진짜 문제는 그런 겁니다.

 

 

 

 

 

4) 나는 할로윈을 챙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할로윈을 챙기면서 노는 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이벤트 데이가 필요합니다.

 

 할로윈은 내일입니다. 수백 명이 죽긴 했지만, 축제는 실행되어야 합니다. 축제를 하다가 사람이 죽는 건 참담한 일이긴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축제는 멈출거고, 그것은 더 많은 불필요한 고통을 만들어낼 겁니다.

 

 

 

 

5)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 때는 전철문을 수동으로 여는 방법을 몰라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때는, 해상사고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너무들 없어서 기울어지는 배 안에 남아있다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요.

 

 이번 이태원 참사는 인파가 모인 압사사고에 대한 이해가 너무 없어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나친 인파 사이에 들어가지 않는 겁니다. 지나친 인구밀도는 그 자체로 위험합니다. 특히 근력이 약하고 키가 작은 여자들한테는 더더욱.

 

 만약 인파 사이에서 위험한 상황이 된다면, 흐름을 거스르면 안 됩니다. 그리고 가능한 건물이나 벽 쪽으로 움직여서, 유사시 건물이나 벽을 타고 올라가기라도 해야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끼일 경우 흉곽이 부풀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사람은 허파가 부풀지 못하면 숨을 쉴 수 없게 됩니다. 일단 위험하다 싶으면 앞쪽으로 팔짱을 껴서 흉부에 공간을 확보해야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옆걸음으로 움직이고, 앞뒤로 눌리는 상황을 줄여야 합니다.

 

 

 

 

6) 이 사고는 책임자가 없습니다.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예방도 불가합니다. 누가 딱히 잘못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죽은 사람들이 운이 없었고, 위험성이 있는 장소에 갔을 뿐이지요. 어차피 모든 사람은 언젠가는 죽기 마련인데, 운이 없으면 좀 더 일찍 죽게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불운에 대해 할 수 있는 건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 뿐입니다. 이런 사고에 대해 뭔가 해보려고 하면 이 사회는 더더욱 디스토피아가 됩니다. 이 나라는 통제를 통해 문제를 줄이려는 시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기 때문입니다.

 

 불운은 극복의 대상이며, 대다수는 행복한 일상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으며, 가능한 멋지고 즐거운 나날들이어야 합니다.

 

 

 

 

7) 이번 사건에서 관측된 가장 디스토피아적인 현상은, 호흡정지가 온 여성들에 대해 남성들이 CPR을 하는 걸 매우 꺼렸다는 겁니다.

 

 디스토피아에서는 당연한 현실이지요.

 

 

 

 

8) 이번 사건에서 나는 인현동 화재 사건을 조금 떠올리고 있습니다. 1999년의 그 사건은 인천 원도심의 번영에 종지부를 찍었었습니다. 이태원에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붕괴된 믿음

정치 2022. 10. 22. 23:5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_8GtTz-F0Wc

 

 

 

 

 

1) 2008. 리만브라더스가 무너지고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질 당시 미국 정권은 부시 정권이었습니다. 아들 부시는 이라크전쟁과 글로벌금융위기의 촉발로 역대 최악을 다투는 미국 대통령으로 꼽혀왔었는데, 트럼프가 그 악명을 바로 뛰어넘을 줄은 아무도 몰랐었지요.

 

 부시 정권의 실패는 전 세계 주류 보수우파를 궤멸시켰고, 죽어가던 좌파 사회주의를 예토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실제 좌파는 아니지만 부시 정권이나 클린턴 정권보다는 진보적이었던 오바마 정권이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 미국 신용등급강등 위기 등을 성공적으로 이겨내면서 우파가 경제를 잘한다는 믿음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2) 그런데 이후 미국에서는 우파 포퓰리스트 트럼프가 집권합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마땅히 해야 할 양적완화의 회수와 금리인상을 방해하고, 의도적으로 버블을 만드는 포퓰리즘 정책을 밀어붙입니다. 트럼프의 감세는 나스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졌고, 유동성까지 높게 유지하면서 대버블시대가 열리게 되지요.

 

 그러다가 COVID-19가 터지면서 대버블시대에 추가적인 극대버블이 더 생겨나게 됩니다. 그래서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트럼프는 경제를 잘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푸틴 못지 않게 미국 경제를 넘어 세계 경제를 망친 주범이 트럼프입니다.

 

 물론 우리 위대한 수령 문재인 동지에 비하면 그래도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상대적 정상범주이기는 했습니다. 수령님은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하는 분이었지요.

 

 

 

 

 

3) 트럼프가 저지른 문제를 날리면 대통령이 수습 중이라는 걸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날리면 대통령은 성실하게 문제를 수습 중에 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이 스마트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보는 날리면 대통령은 원칙의 중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저지른 문제는 대체로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날리면 대통령의 수습법이 올바른 것입니다. 그런 방식이 답답해보일 수는 있습니다만. 세상에 원칙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4) 대처 코스프레하던 트러스가 사고치고 한달 반만에 쫓겨났습니다. 총리는 한순간이었지만 역사에는 이름이 길게 남을 것 같습니다. 트러스는 소위 보수우파들이 가진 경제관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세계에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를 트재앙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제 트재앙이라 하면 트럼프인지 트러스인지 애매합니다.

 

 그리고 트러스가 물러날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김진태 강원지사가 초대형 사고를 쳤습니다. 물돼지 전하만 트러스의 라이벌이 아닙니다. 김진태도 트러스같은 짓을 했습니다.

 

 김진태가 뭘 했느냐하면 강원도가 보증한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지급보증을 거절했습니다. 이게 왜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느냐 하면, 금융시장에서 광역자치단체가 지급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신용등급과 이율은 국채와 같았는데, 그 신용이 붕괴한 겁니다. 이걸 쉬운 말로 바꿔말하면? 김진태가 모리토리엄 저질러서 금융위기를 터뜨렸어요. 금융은 신용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이건 예전에 리재명 두목이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했던 것과 다릅니다. 그 때 리재명 두목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였으나 실제 모라토리엄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정치쇼에 불과했지요. 당시 국토부는 아예 성남시에 채무상환을 요구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김진태는 이번에 진짜로 모라토리엄을 터뜨렸습니다. 만약 이번에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경제위기에 빠지게 된다면, 김진태의 이번 사고가 그 트리거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묻지마 국힘지지층중에는 김진태가 친 사고의 의미를 잘 모르면서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사람들도 좀 있는 것 같은데, 이건 가볍게 볼 건이 아닙니다. 후쿠시마 원전 같은 거 터진 것에 비유해도 모자라고, 히로시마의 작은 소년(Little Boy)에 비유해야 합니다.

 

 나는 김진태는 즉시 물러나고, 정계에서도 은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며칠 전까지 내가 아는 역대 최악의 지자체장은 박원순과 리재명이었는데, 김진태가 그 기록을 가뿐하게 넘어섰습니다. 권력자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짓이 몇 가지 있는데, 김진태는 이번에 그런 짓 중 하나를 했습니다. 사실 정계은퇴 따위로는 저지른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질 수 없습니다.

 

 

 

 

 

5) 이쯤되면 세계 곳곳에서 보수우파는 수권능력 없고, 경제도 말아먹는다는 게 증명되고 있는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래도 좌파들보다는 우파가 경제는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었는데, 자칭 우파들이 아무한테나 좌파딱지 붙이고 실제 경제는 알지도 못하면서 무지성을 넘어 반()지성으로 굴면서 아주 다 망하게 생겼습니다.

 

 특히나 근래 물돼지, 트러스, 김진태가 쳐놓은 사고를 보고있자면 그저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그것들의 두개골 안에 들어있는 게 우동사리가 아니라 피질이 멀쩡한 뇌라면, 이렇게까지 할 수는 없습니다.

 

 유감스럽지만 사고가 이 정도로 터지면 이준석도 당분간 찌그러져 있어야 할 겁니다. 물돼지만 양두구육한 게 아니라, 김진태도 지선 때 죽어가는 걸 이준석이 살려준 거라... 직접 잘못한 게 없어도 잘못 엮이면 물러나야 할 때가 현실에는 있는 법입니다.

 

 

 

 

6) 경제위기 터지고, 지난 주말에는 K-akao 터지고. 아주 이곳이 지상락원입니다.

 

 이런 총체적 난국에 물돼지 전하는 무얼 하고 계실까 생각해보면... 아마 술을 마시고 계시겠네요.

 

 답이 없지만 결국 우리는 답을 찾긴 찾을 겁니다. 늘 그랬듯이. 다만, 아마도 좀 망하고 난 다음에.

 

 
 
 

7) 이 와중에 시진핑은 공개 거수 투표 결과 만장일치로 3연임했다고 전해집니다. 리커창은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후진타오는 폐막식에 참석했다가 공개 투표 직전 경비원에 의해 끌려나갔다는데요.

 

 어쨌든 시진핑도 역사에 오래 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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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없는 권위주의자

정치 2022. 10. 10. 01:4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크름 대교의 폭파를 기념하며.

 

https://youtu.be/awIV87DBxrw

 

 

 

 

 

1) 유신 이전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함은 구체적인 업적보다도 국민의식을 바꾼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우린 안될 거야였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로 바꿔놓는 데 성공했지요. 이후 우리나라는 결과적으로 최빈국에서 주요 열강 수준까지 성장하게 되는데, 박정희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랬던 박정희의 마지막이 독재 끝에 김재규에게 총 맞아 죽은 것이었으니, 역사적 유감스러움이라 아니할 수 없었지요.

 

 박정희는 어리석게도 물러나야 할 때를 몰랐습니다. 이후 그의 딸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지요. 그러나 이젠 시간이 흘러 박씨부녀를 뛰어넘는 존재가 등장하였습니다. 제 무덤 파기의 그랜드마스터, 권력과 갑질의 집착에 무쌍한 자, 물돼지 전하가.

 

 

 

 

 

2) 박정희가 올바른 인간이었냐고 한다면, 나는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나는 박정희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는 여깁니다. 대조적으로 박근혜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지 않았지요.

 

 물돼지 전하는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이 아직 어렵습니다. 분명한 건 그가 굉장히 권위주의적이라는 것입니다. 나는 권위주의적인 사람을 대하는 게 좋았던 기억이 없고, 경험적으로 권위주의적인 윗사람은 그렇다 쳐도 권위주의적인 아랫사람은 정말로 나를 피곤하게 만들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상대를 권위주의적으로 대하고 싶지 않아도 상대가 나를 권위주의적으로 대하면 답이 잘 안 나옵니다.

 

 권위주의는 무언가를 실행하는 효율이 좋습니다. 그러나 권위주의는 소통을 방해하고, 아랫사람을 무능하게 만듭니다. 권위주의적인 조직에서 각자는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거나 개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리더는 충분한 정보를 획득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러니까 권위주의적인 조직과 체계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는 좀 다릅니다. 권위는 카리스마나 능력 및 업적에 기반한 지배력을 의미하고, 권위주의는 계급 또는 직위에 대한 순종성의 추구 및 그러한 가치관입니다. 권위있는 리더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적 체계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방식으로 성장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권위주의가 사회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는 더 이상 권위주의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이게 권위주의적인 대통령이 자꾸만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권위주의적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권위주의적이니까 그런 리더가 허용되는 것입니다.

 

 

3) 노짱은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다가 본인의 권위까지 잃어버렸었습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를 잘 구분하지 못하면서 생긴 문제였지요. 그래서 생전 노짱은 안 해도 될 고생을 쓸데없이 많이 했었습니다.

 

 2MB는 권위주의적이었으나 권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2MB는 임기 내내 인정받기 어려웠습니다. 사람들은 2MB에게 노짱과 같은 탈권위를 기대했었으나, 2MB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MB는 아주 무능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의 권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퀸 허니는 2MB 이상으로 권위주의적이었으나 혈통 외에는 권위가 부족했고, 권위주의를 통해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도 부족했고, 권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부족했습니다. 2MB와는 달리 히키였고 섭정까지 뒀기 때문에 그 말년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문수령께서는 실제로는 권위주의적이었으나 아닌 척을 했고, 권위를 생성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령님은 최고존엄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그 권위를 주변에 나눠주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나눌 수 있는 참된 권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돼지 전하는 누구보다 권위주의적이지만 더 이상 권위 따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미미한 권위를 이준석에게 던져 이준석을 바이든 해버렸고, 더 이상 권위를 입지 못해 벌거벗은 님이 되어버렸습니다.

 

 

 

 

 

 

4) 권위주의는 근대적인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서 조선시대만 해도 그 통치이념이 그리 권위주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붕당정치 시절 죽어가면서도 사대부들은 할 말은 곧잘 했지요.

 

 때때로 권위주의에 대한 추구는 붕당정치의 비효율 및 허례허식을 비판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곤 합니다. 권위주의는 효율성이 있고 합리화가 쉽다는 점에서 옹호받기 쉽고, 그렇기에 잘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말 많은 문제가 권위주의에서 비롯됩니다. 정치학적인 권위주의는 자유주의보다는 전체주의에 가까운, 어쩌면 세미 전체주의 정도로 간주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민주적인 것과 권위주의적인 것은 대조적인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권위주의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 자체는 이미 3김 시절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권위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자였던 노짱이 사후 일관적으로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는 것입니다. 노짱이 잘했건 못했건, 권위주의는 노짱 사후 10년 이상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고 노짱만큼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상징적인 인물은 그 이후에 다시 없습니다.

 

 노짱과 수령님은 친구이긴 합니다만, 근본이 매우 다릅니다. 노짱은 본인의 권위까지 내던져가며 권위주의에 대항하였으나, 수령님은 권위주의적이기 위해 거짓 권위를 창조해냈습니다. 수령님의 권위주의는 컬트와 같고, 대단히 위험하다는 걸 여러 번 이야기해왔습니다.

 

 

 

 

 

 

5) 권위주의는 유기체적 국가관 또는 조직론과 유사합니다. 수뇌부가 머리고, 아랫사람은 장기나 손발인 겁니다.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아랫사람이 무언가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식으로 무언가 돌아갈 리가 없지요.

 

 현재 우리나라는 권위주의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가 올라온 티어는 더 이상 권위주의가 통하는 티어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는 스스로 생각하는, 그러나 권위주의에 도전하지 않는 고성능 손발이 되기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것입니다만, ‘일시적으로는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존재할 수 있듯 권위주의에 도전하지 않는 고성능 손발 같은 노동자도 사람 갈아대면 일시적으로는됩니다. 그렇게 하다가 이제 너무 사람 갈아대서 문제가 펑펑 터지고 있는 게 현재의 대한민국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출산율 급락도 어떤 면에서 보자면 균형을 맞추려는 본능적인 행동일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람이 귀하지 않았고, 사람을 갈아넣는 게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인력의 공급 > 인력의 수요라고 판단하면 인력공급을 줄여야 사람 대접이 귀해지긴 할거거든요. 저출산이 권위주의 타파라는 목적 달성에는 장기적으로 유효할 수는 있을 겁니다. 지금 추세는 부작용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라 답이 없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묘한 점은 K-방역을 겪으면서 투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다수는 정부가 위헌적이고 불법적으로 일방적인 영업제한을 강제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버리는 가운데도 그다지 반발하지 않았습니다. 집단적인 반발이 일어난 건 백신 접종 때였는데, 그건 대체로 백신음모론에 의한 것이었지요.

 

 권위주의와 집단주의, 그리고 전체주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인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돼지 전하 같은 생물이 대통령이 되고, 이준석이 바이든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유승민은 쿼터가디스에 반기 한 번 들었다가 지금도 배신자로 찍혀있고요.

 

 

 

 

 

6) 현재 우리나라에 중요한 건 정권교체라거나, 좌우파라거나, 분배냐 성장이냐 같은 게 아닙니다. 그냥 뭐가 옳은지를 판단하고 옳음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사람들이 상실했고, 논리적인 상황 파악과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방식 자체를 사람들이 수행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 때, 충분한 압력이 없다면 그 상황은 그냥 변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람은 하던 대로 행동합니다. 즉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해온 방식대로도 잘 성장해 왔으니까,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추락과 몰락을 맛봐야만 진짜 변화가 있겠지요.

 

 한편으로 나는 이준석을 정치적으로 응원하지만, 이준석이 하는 말이 대중적 소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준석은 민중보다 너무 앞서나가고, 어떤 면에서 이준석은 우리나라 민중의 보편적인 취향에 맞지 않습니다.

 

 이준석의 진짜 문제는 건방지고 되바라진 데 있지 않습니다. 이준석이 이야기하는 게 보편적인 민중의 입맛에 충분히 맞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상업활동을 한다면 이준석처럼 해도 되지만, 정치인은 보다 더 보편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과반의 표를 노려야 하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기 때문입니다.

 

 이준석은 공정한 경쟁을 이야기하는데,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경쟁에서 승리해서 위너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이준석은 하버드 나온 엘리트고, 주변에도 똑똑한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정치를 하려면 아래쪽을 보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의 능력에 자신 없는 사람들이, 경쟁에 허덕여서 지쳐 있는 사람들이 이준석에게 선뜻 표를 줄 수 있을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7) 나는 이 상황이 아이러니한 결과로 치달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마 결국 더 권위 있는 지도자를 모시고자 할 겁니다. 권위주의적 마인드는 진짜 권위로 합리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아이돌을 필요로 하고,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현 시점에서 수령님과 김어준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돼지 전하에게 나름대로의 판타지를 투영하였었습니다. 그러나 실체가 드러난 물돼지 전하는 자질이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는 생물입니다. 그러니까 불안하고 지친 민중은 의지할 수 있는 새로운 우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준석은 그 보편적 대상으로 부적합합니다. 이준석은 진짜 스타지만, 현 시점에서 패러다임을 쥐고 있지 못합니다.

 

 나는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은 이준석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이준석은 보다 더 매력적인 정치인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시련을 겪고, 더 단련되어야 합니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이 좋은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김대중이 1970년에 집권했다면 그만큼 좋은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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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희극

정치 2022. 10. 2. 14:1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N1PELyEnJfE

 

 

 

 

 

 

 

1) 푸틴은 젤렌스키를 웃기는 X이라고 생각해왔을 겁니다. 그러나 결국 둘이 맞붙자 푸틴 쪽이 우스운 사람이 되어버렸지요. 젤렌스키는 자유 세계의 영웅이 되었고요.

 

 군왕의 위엄은 예로부터 군사력에서 나왔습니다. 군사력을 가지지 않은 왕은 왕이라 할 수 없었지요. 푸틴은 대통령을 자처하긴 하지만 실제로 그게 차르지, 무슨 대통령입니까. 그런데 그가 가진 군사력의 보잘것없음이 드러났으므로 그는 우스워졌습니다. 칼집에 칼이 들어있을 때, 푸틴이 가진 칼은 길고 예리한 보검일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뽑힌 후 드러난 칼은 칠면조도 못 잡을 것 같은 무딘 칼이었지요.

 

 근래 러시아를 보고 있으면 일본제국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남의 나라 같지 않지요. 우리나라 돌아가는 것도 러시아와 비슷한 면이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징병이라는 면에서만 봐도, 현재의 우리나라는 올해 전쟁 전 러시아보다 무개념하고 무리하며 강압적입니다. 그리고 다수의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외면했듯, 다수의 한국인들도 우리나라 징병 문제의 실상을 외면하고 있지요.

 

 

 

 

 

 

 

2) 꼴이 우습다는 면에서 보면 ㅇㅅㅇ도 결코 푸틴에 뒤지지 않습니다. 타협 없고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는 사라진 지 오래고, 이제는 제 무덤 파기 분야의 GOAT(The Greatest Of All Time)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가 파는 무덤은 그 물짐승 혼자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데 있지요. 내가 경선 때부터 우려해왔듯 이준석이 우파를 이끌고 탄핵의 강을 건넜더니, 물돼지 전하는 모두를 탄핵의 망망대해로 이끌어 수장시킬 것 같습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이준석과 ㅇㅅㅇ이 적대하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ㅇㅅㅇ이 끌려내려오더라도 이준석은 그 책임을 별로 나누어 짊어지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 ㅇㅅㅇ이 내려오게 된다면, 대통령제 자체에 대한 불신이 다시 한 번 확산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왕이 없기 때문에 내각제를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왕 없는데 내각제 하는 주요국은 독일 정도인데, 독일은 신성로마제국 시절부터 선제후가 황제를 뽑는 전통이 있었고, 히틀러 총통의 흑역사가 짙게 남아있어 그런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권이 거의 없는 대통령이 내각제를 훼손하려 들지 않는단 이야기지요.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걸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3) 메리 엘리자베스(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대형 사고 치더니 결국 조만간 쫓겨날 위기인가봅니다. 보리스 존슨이 복귀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들려올 정도라 웃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영국 걱정할 입장은 아닌데... 그나마 잘못하면 신속하게 내쫓을 수 있는 영국식 체계가 나은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테레사 메이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쫓겨났었다고 생각하고요.

 

 현재 영국 여론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냐면, 지금 바로 선거하면 노동당 550, 스코틀랜드 국민당 51, 자유민주당 13, 집권여당 보수당 12(...), 기타 24석입니다. 어째 이리 되었냐면, 대책없는 트러스 감세안 때문에 영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영국 연기금이 원화 기준 조단위로 마진콜을 냈어요. (...) 그래서 이것저것 가릴 상황이 아니게 된 영란은행이 100조 단위의 국채매입을 하겠다고 하는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시장자유를 주장하면서 매운맛 대처처럼 감세안 질러버린 트러스는 시장에 참교육당하고 있습니다. 시장 알지도 못하면서 시장자유 주장하는 부류들은 진짜 자제해야 합니다.

 

 

 

 

 

 

4) 인천광역시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이 이 시대의 절대악, 캣맘과 싸워 승기를 잡고 있다고 합니다. 전국 어디서도 악의 축 캣맘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청라 주민들이 대첩에 성공 중인 것 같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생태계의 인천상륙작전에 빗댈 수 있을 것입니다.

 

 청라는 위치상 철새도래지로 길고양이 같은 게 일정 수 이상 있으면 절대 안 되는 곳입니다. 캣맘이 이번에 만행을 저지른 청라호수공원은 공식적인 철새도래지로 환경부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길고양이는 쥐를 주로 사냥한다는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로 쥐(rat)는 거의 사냥하지 않고, 주로 조류나 곤충, 개구리를 사냥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특히 도래하는 철새들은 고양이가 있으면 번식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쥐는 고양이가 침입할 수 없는 으슥한 곳에서 새끼를 낳고 기르지만, 다수의 조류는 고양이가 접근가능한 곳에 알을 낳습니다.

 

 부산에서도 마찬가지로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에 캣맘들이 침입해서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야생 생태계가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캣맘에 대한 현실적인 규제안이 제정되고, 지나치게 늘어난 길고양이 개체수를 통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 번 망가진 야생 생태계는 복원이 지극히 어렵습니다.

 

 한편으로 지난달에는 캣대디 활동을 하는 한 고양이 유튜버가 고양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에 돌을 던지는 내용을 자신의 방송에 공개했다가 (...) 뉴스까지 타는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유튜버가 한 말이 참으로 걸작인데, ‘공원에 수리부엉이가 있으면 안 되잖아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실제 공원에 있으면 안 되는 건 캣맘/캣대디입니다.

 

 

 

 

 

 

5) 안개와 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사둔 94, 80 마스크를 소비할 때입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풍향이 북풍이나 서풍이라는 거고요. 다른 하나는 바람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중국쪽에서 바람이 불어는 오는데, 바람이 쌩쌩 불어 먼지가 날아가는 게 아니고 천천히 와서 흘러가지 않고 정체되면 먼지농도가 높아지는 거지요.

 

 COVID-19 이후 한동안 미세먼지 농도가 높지 않았는데, 다시 이렇게 공기가 더러운 걸 보니 코로나 종식이 실감납니다.

 

 이제 머지않아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게 되겠지요.

 

 

 

 

 

 

 

6) 우리나라에서 요새 마약이 퍼지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버닝썬 때부터 이미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었지요.

 

 2022년의 우리나라는 위헌적인 인터넷 검열 및 감청으로 인해 텔레그램, 토르가 일반화되어있고, 비트코인도 많이 퍼져있으니까 마약거래가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악화는 다분히 비가역적일거고, 머잖아 마약은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인 것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사견으로 마약 중에는 해도 되는 게 있고, 하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굳이 보자면 카페인, 알콜, 니코틴도 마약류로 봐야 하니까 그런 거 포함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마약은 단속과 금지가 능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나는 친인척과 지인들이 알콜, 니코틴, 아편(양귀비)으로 일찍 죽는 걸 보고 소식을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게 어느 정도 그런 법이지요. 대마초나 코카(코카인이 아닌 천연 코카), 빈랑, 까트 정도를 사용하는 것도 그런가보다 합니다.

 

 그렇지만 히로뽕이나 헤로인, 펜타닐 같은 건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런 건 인생을 아예 망가뜨립니다. 손대는 순간 살아도 산 게 아니게 됩니다. 획기적인 기술적 혁명이 없는 한, 자연체 인간은 계속 살아가려면 그런 걸 멀리해야 합니다.

 

 사람은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채워가면서 살아갑니다. 지치고 피곤하면 자야 회복되고, 배고프면 먹어야 포만감을 느낍니다. 정서적이나 감정적인 것들도 그러합니다. 휴식, 힐링, 감상, 성취, 행운, 교감 같은 게 필요하지요. 사람 정신 구조의 기본 설계는 몇만 년 전 사바나에 살던 시절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히로뽕이나 펜타닐 같은 건 신경계에 너무 큰 영향을 줘서 체계를 망가뜨려 버립니다. 정상적으로 살면 미래에 느낄 수 있는 쾌락을 빚내서 끌어와서 일시적으로 느끼게 하고는, 끝없는 불행으로 떨어뜨립니다. 빚내서 과소비하면 파산이나 회생이라도 할 수 있지만, 약에 뇌가 당해버리면 그런 식의 답도 없습니다.

 

 히로뽕같은 하드 드러그에 뇌가 당하면 기본적인 욕구와 충족 시스템 자체가 망가져 버립니다. 예를 들어 원래 사람은 배가 고프면 힘들고, 먹으면 즐거운 것 같은 체계가 있습니다. 그런 체계가 있으니까 자연적으로 생존이 되고, 그런 것을 충족하기 위해 이런저런 것들을 하고 살아가게 되는데요. 히로뽕에 뇌가 당하고 나면 먹어도 기쁘지가 않게 됩니다. 그러니까 끝없이 불행하고 생존 자체가 힘들어지지요.

 

 

 

 

 

 

7) 예전에는 우리나라 정치에도 어쨌든 담론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담론은 주로 소위 진보좌파에서 만들어왔지요.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 시기를 지나면서도 그런 기본 구도는 변하지 않았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민주당계 정권이긴 하지만 좌파와 다소 거리를 뒀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구도는 대략 박근혜 정권 때부터 부서지기 시작합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 민주당은 꽤 심한 내분을 겪었습니다. 지금은 ㅇㅅㅇ 정권에 속해있는 김한길, 안철수 그룹이 그 땐 민주당에 있었지요. 그리고 문재인 수령은, 그때는 대선 나가 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권위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치열한 내부다툼이 일어납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2012년 대선 부정선거론의 불길이 계속 타올랐습니다. 이런 배경 위에서 점차 담론은 사라지고 정쟁과 맹목적인 팬덤정치가 득세하게 됩니다.

 

 수령께서 집권하게 된 시점에서 이미 민주당은 더 이상 담론을 생산하고 주도할 수 있는 그룹이 아닌 상태였습니다. 나는 수령님 정권을 일종의 컬트 집단으로 생각하는데, 현실을 보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습니다. 여느 컬트 집단이 그렇듯 현실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부터 담론이 형성되는 패러다임이 변하게 됩니다.

 

 아직은 미미한 레벨입니다만, 이젠 담론의 중심에 이준석이 있지요. 그러니까 내가 이준석을 스스로 빛나는 별이라 하는 것입니다. ㅇㅅㅇ에 대한 지지세는 혐오감과 복수심의 결과물이었을 뿐, 미래를 개선하려는 담론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마신 술이 깰 시간이 없는 건지, 항상 입만 열면 저렴한 술자리 막말 같은 걸 일삼는 부류가 무슨 생산적 담론을 이야기하겠습니까.

 

 

 

 

 

8) 집값이 드디어 빠지는 게 눈에 보이네요. 이렇게 되면 바닥이 어디일지 모릅니다.

 

 동학개미들도 전멸로 보입니다. 서학개미들도 대미지는 꽤 입었겠지만, 그나마 환율 덕에 버틸 만한 구간인 사람들이 많을 거고요.

 

 주가는 PER와 배당이 있습니다. 빠질 때는 결국 그걸 보게 되지요. 그럼 부동산은? 그것도 결국 월세를 봐야합니다. 세 대비 비싼 집값은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경매 현황을 보니 슬슬 때가 왔구나 싶은 기분입니다. 폭락의 때가. 임대차 3법 때문에 2020년 말부터 1년 정도 엄청난 버블이 생기면서 이런 상황이 되었지요. 원래대로라면 2021년부터 완만한 하락세였어야 합니다.

2022년 10월 게시판 & 방명록

게시판 & 방명록 2022. 10. 1. 20:47 Posted by 해양장미

 다사다난한 올해도 4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이라는 건 무심하게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모두에게 평등한 유일한 것이기도 하고요.

 

 올해 10월은 지난 9월처럼 휴일이 이틀 있는 한달입니다.

 

 편안한 10월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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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정치 2022. 9. 24. 16:41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tXV7dfvSefo

 

 

 

 

 

1) ㅇㅅㅇ이 날리면 대통령을 모독한 게 전 세계에 알려졌네요. 국내에선 이준석을 바이든하려다 실패 중에 있고, 기시다하고는 어거지로 30분 대면했다고 하고요.

 

 이런 걸 총체적 난국이라 하지요. 내가 괜히 ㅇㅅㅇ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 파국적 국면은 지난 경선 때 대깨윤과 윤핵관 조직이 만들었습니다.

 

 지금 되도 않는 실드를 치는 국힘 면면들을, 이름들을 잘 기억해 두시기를. 그들 중 어떤 자들은 어쩌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ㅇㅅㅇ에 칼을 꽂을 것입니다.

 

 

 

 

 

 

 

2) 우리 물돼지 전하도 충분히 레#과 파 사이를 연타하는 수준인데, 새로운 영국 총리 엘리자베스 트러스도 만만치 않은 레벨로 보입니다. 영국인들은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퀸 엘리자베스 2세를 떠나보내고, 동시에 엘리자베스 트러스를 맞이했네요.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트러스가 집권하고 감세정책을 발표한 게 문제의 기원입니다. 소위 우파 중 경제학을 오해하는 자들은 그냥 감세하고 시장의 자유를 늘리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 믿는 자들도 있는데, 주류경제학은 절대 그렇게 단순무식하지 않습니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주류경제학자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 남작입니다. 하이에크조차 케인스를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했었지요.

 

 감세를 하면 정부는 재원이 모자라게 되는데, 트러스가 대책없이 감세하겠다고 발표를 해서 문제가 터진 겁니다. 현재 영국은 브렉시트-COVID-19-우크라이나 전쟁 3연타를 맞으면서 영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게다가 동시에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는 0.5% 올렸어요.

 

 일단 이래서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했습니다. 이는 가뜩이나 킹달러였던 상황에 달러를 더 강하게 만들어버립니다. 준기축통화로 100년 전까지만 해도 기축통화였고, 미국달러와 경쟁하던 시절이 있었던 파운드 가치가 떨어져버리면 달러는 더 올라가게 되거든요.

 

 지금은 인플레이션 잡는다고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에 울트라 스텝까지 이야기 나오는 상황 아닙니까.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감세가 그리 나쁜 정책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도 때와 상황을 봐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저러는 건 석렬한 행위지요. 창렬 아닙니다. 석렬입니다.

 

 나는 테레사 메이가 마음에 들었었는데요.

 

 

 

 

 

 

3) 세상을 단순하게 좌우로 보려는 흑백론자들의 기준에서, 여전히 세계는 우익이 사고를 치고 좌파가 세상을 수습하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사고치고, 푸틴 사고치고. 날리면이 수습하고. 존슨 사고 쳐서 물러나니까 트러스는 더 크게 사고치고 있고. 그나마 프랑스는 마크롱이 그나마 르펜 막는 중이고.

 

 물론 날리면이나 마크롱은 절대 좌파가 아닙니다. 다만 트럼프나 르펜이 기준이면 상대적으로 왼쪽에 있다고 할 수 있고, 극우파들이 보기엔 우익이 아니겠지요. 중요한 건 대중이 보기에 우파가 계속 잘못을 하고, 우파가 아닌 자들(로 보이는 그룹)이 그걸 해결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 ㅇㅅㅇ과 일당들은 말할 가치도 없고요.

 

 이러면 다시 좌파가 뜨게 되어 있어요. 세상은 그런 법입니다. 좌파들의 발언권이 강해지고, 말하는 게 그럴싸하게 들리게 된단 말이지요. 대중들에게.

 

 물론 실제로는 좌파와 거리가 먼 날리면이나 마크롱이 좌파를 잘 견제해줘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만... 날리면보다 훨씬 왼쪽인 낸시 펠로시도 미국 민주당 내 찐좌파들한테는 상당히 비판받곤 합니다.

 

 

 

 

 

 

4) 정치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는 현재 그런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정치가 종교나 프로 스포츠가 되면 안 되는데, 종교이자 프로 스포츠가 되어버렸지요.

 

 만약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올해 월드컵 우승을 한다면 나는 매우 기쁠 것입니다만, 그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할 겁니다. 정치는 그러니까 스포츠와는 달라야 합니다. 기도한다고 현실적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국민들이 죽고 나서 천국이나 극락에 가도록 정치를 하면 안 되고요.

 

 나는 현실을 보고 개선하려는 정치인만을 응원합니다. 그런데 그런 정치인이 성공하려면, 민주정에서는 그런 정치인을 국민들이 알아보고 응원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종종 즐겨 찾던 음식점이 얼마 전에 문을 닫았습니다. 비싸지 않고 맛이 좋은 곳이었는데, 그 외에는 단점이 많았습니다. 위치가 좋지 못하고, 인테리어나 가게 구성도 그리 좋지 못하고. 비주얼적인 면들이 영 아니었지요. 그러니까 결국 손님이 없어지더니 문을 닫았습니다. 내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람들은 대체로 미각이 매우 둔감하며 스스로의 입으로 음식을 판단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식당이 맛만 있어가지고는 안 돼요. 사람들은 본인 입으로 들어가는 것도 판단을 못 하는데, 정치에 대한 판단은 오죽하겠습니까.

 

 

 

 

 

 

5) 우리나라에서 자유주의가 통용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실제 회사가 돌아가고 노동이 돌아가는 방식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제국 시절을 거치고, 만주국 장교였던 박정희의 방식으로 근대화된 나라라서요. 최빈국에서 성공적으로 선진국이 된 기적을 만들긴 했는데, 동시에 일본제국의 단점을 꽤나 그대로 승계하였습니다. 현 일본국만 일본제국의 승계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도 엄연히 일본제국의 승계자입니다. 이 진실을 표면적으로 긍정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뿐.

 

 우리나라 방식은 어쨌든 무리하게라도 일단 해서, 결과를 내는 겁니다. 교육열이 높아 타국 대비 고학력자들이 쏟아져나오는 국가 상황에서, 일본제국부터 이어져온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로 일단 해서’, 어쨌든 단기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계속 이어와 현재의 우리나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게 지적되어온 건 아주 오래 된 일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주로 문제를 제기해오고, 어쨌든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건 좌파들이지요. 이게 우리나라에서 좌파가 계속 헤게모니를 가지고 온 주된 이유입니다. 이 문제를 직시하고 개선하는 일에 우리나라 우파는 주도적이 되어본 적이 없습니다.

 

 우파가 아니면서 이준석을 인정하지 않는 다수는, 아마 이준석이 우리나라 기업에서, 일반인의 입장에서 굴러본 적이 없으면서 공정한 경쟁이야기하는 게 철없어 보이거나 찜찜한 상황일 겁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만성적인 병폐 상황은 아주 복잡한 이유로, 실제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면이 꽤 있거든요. 문제는 정치인들 중 실제 그런 경험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는 거고. 화이트컬러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사회주의자들을 뽑는 게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상황의 빡빡함을 완화할 수 있는 방편이 되어 왔지요.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의 개선은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주먹구구로, 근시안적으로, 사람 갈아가면서 일단 결과부터 만들어온 세월이 수십년 누적되니 사회 전반적인 병폐가 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이 복합적인 문제를 직관적으로 한국병이라 표현하겠습니다. 우리나라가 한국병을 고치려고 지금까지 이런저런 시도를 안 해본 건 아닙니다. 그런데 아주 근본적인 문제 다수가 단단히 꼬여 있기 때문에, 실제로 푸는 건 쉽지 않습니다. 좌파들이 그동안 이 문제를 풀지 못한 건, 좌파들의 방식으로 풀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파들은 이 문제에 아예 관심이 없으니까 풀 수 없습니다.

 

 기질적인 면이나 지능 등을 생각할 때, 만약 유승민이 일반적인 회사에서 굴러봤다면 유승민은 이 문제를 파악하고 해법을 만들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유승민은 그런 단계에 이르지 못했고, 앞으로도 이르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이준석은 본인의 경험이나 현재의 위치, 그리고 장단점 등을 고려해볼 때 이 문제를 개선하는 데 일조는 할 수 있을지언정 충분히 파악하고 주도적인 해결책을 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좌파들이 강성할 거라 생각하며, 화이트컬러는 지속적으로 좌파에게 투표하며 상황의 완화를 노릴 것으로 추측합니다. 이 상황을 개선하려면 우리나라의 우파정당 자체가 보다 현실적이고 지적이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당으로 변해야 할 것입니다만... 되겠습니까? ㅇㅅㅇ 일당이 이준석 바이든하려고 하는 게 작금의 현실인데요.

 

 

 

 

 

 

6) 우리나라는 서방 세계의 일원이며, 그리 넓지 않은 면적의 영토와 영토대비 인구는 제법 많다는 점에서 유럽 주요국이나 일본과 비견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일본에 비하면 인구가 절반도 되지 않아 내수시장을 돌리기 어렵고, 유로존으로 뭉친 유럽과 비유하면 더더욱 내수시장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제조업 국가로 차지하고 있는 비교우위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일본이나 유럽에 비하면 관광업 경쟁력도 영 높지 못합니다.

 

 그리고 일본은 아베 시대에 엔고를 이용해서 환헤지 없이 해외자산을 많이 매입해놨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지금처럼 엔화약세가 오면 꽤나 이익을 보는 구조입니다. 더 이상 일본은 제조업 국가도 아니고요. 엔화약세에 대해 일본은 별로 걱정하지도 않고요.

 

 우리나라는 대조적으로 답이 없습니다. 경제적으로 답이 없으니까 정치가 활약해야 합니다. 그러나 ㅇㅅㅇ이 한 거라고는 이준석 바이든 시도, 펠로시 패싱, 서울 침수 중에 칼퇴근하기, 엘리자베스 2세 조문 실패, 기시다 30, 조 날리면 욕설 같은 겁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이런 걸 총체적 난국이라 하는 거지요.

 

 신산업 육성 또한 잘 되고 있는지 심각하게 의문스럽습니다. 신산업 육성에는 예나 지금이나 국힘계열은 민주당에 비해 관심이 없습니다. MB도 어째 근래 평은 좋지만 MB는 자신이 잘 아는 토건에 관심이 많았지, 신산업 육성은 DJ나 노무현에 비해 관심이 없는 편이었습니다. 게다가 수령님 시절 버블 생긴 회사들 면면 보면, 본질은 사기와 특혜로 인한 비교우위였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일본, 미국, 대만과 더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밀접한 가까움을 가지고, 그것으로 체급의 불리함을 극복해야 합니다. 중국에는 더 이상 무언가를 기대할 수 없고, 이대로 가면 체급의 애매함과 선진국 병, 너무나도 낮은 출산율로 인해 어떻게 저떻게 밀려오는 위기들을 잘 피해나간다 해도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