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양의 필요성

경제 2021. 10. 11. 12:4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kcjF09I-AmE

 

 

 

 

 

1) 간략하게 이야기해볼까요. 중국이 왜 헝다 사태를 겪을까요? 중국이 왜 전력난을 겪을까요? 중국이 잘못한 점도 많지만, 본질은 다른 데 있습니다. 중국은 헝다 사태를 겪는 한이 있어도 디레버리징을 강행하고 있고, 전력난을 겪는 한이 있어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선점하고 우위를 가지려는 겁니다.

 

 중국이 연착륙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의 행동이 아무생각 없는, 그저 시진핑의 권력추구만을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시진핑 정권은 의외로 중공이 가지고 있는 온갖 문제들을 직시는 하고, 해결하려는 시도도 합니다. 그 해결하려고 실행하는 방식이 비상식적일 뿐이지요.

 

 

 

 

 

2) 트럼프 초기로 되돌아가서 이야기를 풀어보지요. 트럼프 초기에, 시진핑의 중국은 디레버리징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도 마찬가지였지요. 두 나라 모두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부채가 너무 늘어난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미국은 이미 테이퍼링을 마친 이후였고, 오바마 정권은 연착륙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힐러리에게 정권을 넘겨주려는 중이었지요. 그런데 트럼프가 판을 엎어버립니다. 트럼프는 일단 옐런의 연임을 막고, 파월을 앉혔습니다. 그리고 파월이 금리를 올리니까 품위고 관례고 뭐고 없이 (미국은 관례가 매우 중요한 사회입니다.) 나서서 파월하고 싸우다가, 파월이 금리인상을 강행하니까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여서 파월이 뜻을 꺾게 만듭니다. 그리고 FAANG-MAGA 버블을 만들고, 디레버리징을 포기하지요. 이후 생각지 못한 COVID-19 사태를 맞이해 미국의 부채는 한 번 더 크게 팽창하게 되고요.

 

 중국의 무서운 점은 COVID-19 이전, 무역전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나름대로 열심히 디레버리징을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패배라고 규정할 수 있는데, 중국이 부채관리를 하는 와중에 미국은 부채를 늘렸기 때문입니다.

 

 

 

 

 

3) 미국은 이미 부채의 늪에 한 발 정도는 깊이 빠졌습니다. 이미 미국은 법적으로 연방정부가 질 수 있는 부채한도를 넘은 상태라, 디폴트를 10일 남기고 상원이 부채한도를 12월 초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지난 8일 통과시켰습니다.

 

 지금은 상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입니다. 그렇지만 1년 후 쯤 있을 중간선거에서 만일 공화당이 선전해서 의석을 빼앗기게 될 경우, 이 높은 연방정부부채는 바이든 정부를 크게 흔들 수 있는 패가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든 미국 연방정부는 부채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바이든은 8년을 집권할 수도 있겠지만, 연방정부 부채가 이렇게 많아서야 계속 공화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게 됩니다. 그리고 공화당은 이걸 어쨌든 잡고 늘어져야 하니까, 앞으로 디레버리징 압력을 넣을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어쨌든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위신을 바로세우려면 빚을 줄여야 합니다.

 

 

 

 

 

4) 중국은 근래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그러니까 중국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특히 우파들은 통쾌해할 수 있고, 중국을 업신여기기 쉬운 시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국이 지금 어려운 걸 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중국은 서방에 이런 식으로 묻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체제는 IMF가 권고하는 디레버리징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너희는 가능한가?’

 

 

 

 

 

5) 시진핑은 문재인 주석님, 리재명 두목, 트럼프, 차베스, 마두로 등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포퓰리스트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중공은 민주국가가 아니라서 포퓰리스틱할 이유가 없기도 하고, 시진핑도 딱히 포퓰리스틱하지 않습니다. 시진핑은 굳이 보면 박정희와 비슷한 포지션에 있지요. 박정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고 시진핑에게 악감정을 가진 분들이 다수일 거라, 그런 분들은 나의 이 발언에 공감을 못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 포지션이 비슷합니다. 박정희도 시진핑만큼이나 권력욕이 강했고, 무리수를 뒀고, 미국과 갈등을 빚었으며, 타국의 조언을 무시하고 길을 개척했으며, 유신 이후엔 생전에 인정을 못 받았습니다. 시진핑이 박정희보다 더 독단적이고 더 시대착오적일 수는 있지만요.

 

 

 

 

 

6) 그러나 중국은 결국 실패할 겁니다. 미국과 서방이 경기침체를 없앨 수 있다는 교만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중공은 시장을 정부가 통제할 수 있다는 교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이 심각하게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는, 그들은 시장의 카오틱함을 사상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시장에 대한 윤리를 지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문화적 억압은 결국 큰 약점이 되지요. 독재는 장기적인 성공이 어렵습니다.

 

 

 

 

 

7) 그래도 중국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디레버리징하고, 미국은 연방정부부채가 너무 많아서 국회에서 겨우 넘기고 있는 상황인데요. 우리는 어떻습니까? 주제파악, 상황파악 하고 있습니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GDP 대비 가계부채는 우리가 중국보다도 현저하게 높습니다.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에스파냐 등이 고통스럽게 경제위기 겪으면서 가계부채 줄여나갈 당시 우리는 그런 고통과 디레버리징이 없었습니다.

 

 

 

 

 

8) 일본은 스가 시대가 지속되지 않은 게 일단 다행일 겁니다. 스가는 좋은 총리가 못 되었습니다. 기시다가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지간해서는 스가보다는 잘하겠거니 생각합니다.

 

 

 

 

 

9) 현재의 부동산 - 금융 시장을 만든 건 임대차 3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전세자금대출을 본격적으로 조이고 있으니까,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전세의 공급 < 수요이긴 한데, 세입자가 전세살 돈이 없는데 대출도 못 받는데 다른 동네는 가기 싫으면 결국 월세를 살아야 합니다. 정부가 현재의 정책을 고수한다면 결국 어느 시점에는 전세 -> 월세의 전환비율이 의미 있게 생겨날 수 있고, 그건 임대인들이 전세자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임대인들이 현재 전세자금을 어디에 돌리고 있을까요? 동학개미들은 좌절하고 절망하기엔 너무 이릅니다. 아직 주가 안 빠졌어요.

 

 

 

 

 

10) OECD 경기선행지수를 좀 볼까요. 어때 보이십니까? 보이는 대로 판단하면 됩니다.

 

 몇 가지 특성을 설명해보지요.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경기고점이 높습니다. 특히 OECD 평균이나 미국 대비 높은 고점이 이번 문주석님 시기에 두 번 있었는데, 이에는 레버리지의 증가가 한몫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경기가 하락할 때 타국보다 빠르고, 하락의 시기가 긴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도 한 번 비교해볼까요. 붉은 선이 중국입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양새긴 한데, 대략 2015년부터는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경기선행지수가 평균적으로 더 위에 있습니다. 대략 2015년쯤부터 중국이 디레버리징을 시작했거든요. 우리가 어떤 상황 위에 있는지 일단 알아야 합니다.

 

 

 

 

 

11) 그러니까요. 우리는 어차피 내려갈 날이 남았습니다. 연착륙을 해야 대미지가 적은 거고, 나는 그러려면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리재명 두목이 대통령이 될 경우, 부채가 늘어나다가 폭발해서 추락하게 될 확률이 높아 보이고요. 王돌핀이 될 경우 대체 뭘 할진 몰라도 제대로 된 미래 따위는 없어 보입니다.

 

 연착륙은 단순히 경제적인 작업이 아닙니다. 정치적이기도 한 작업입니다. 시진핑의 중공이 국가주도적이고 계획적인 디레버리징을 함에도 연착륙으로 보이지 않는 걸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부드럽게 내려가서 성공적으로 활주한 이후 다시 날아오르려면,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게 필요조건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