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몰락과 함께 야권의 몰락은 선명하게 가시화된 현상이 되었습니다. 안철수가 야권의 몰락을 부추겼다고 할 수는 없고, 야권은 이미 몰락했는데 안철수의 인기와 그 기대가 잠시 몰락의 가시화를 덮어왔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저는 본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야권의 문제를 짚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가 한 이야기들은 결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야권은 수십 년 동안 굉장히 복합적인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되었고, 그것을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지면도 많이 필요한 일입니다. 한편으로 실제 야권의 주 지지층은 20~30대인데, 평균적인 20~30대가 현재의 야권이 왜 이리 지리멸렬한지를 알기는 좀 어려운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야권에 편입되었기에 편향적인 자료만을 보고들은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현 시점에서 야권이 처한 가장 큰 위기 요인을 사상과 인물로 봅니다. 이 중 인물 - 인재 수급 - 의 문제는 몇 번 이야기해왔는데, 사상의 문제는 그들이 민주정 지지자가 아니다라는 표현 외엔 아직 충분하게 이야기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걸 설명하려면 무엇이 민주정인지, 무엇이 민주적인 것인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사실 여러 번 이야기한 것이지만 한국은 민주정이 자생적으로 발달한 게 아니고, 이승만에 의해 이식된 후 그것이 규범화된 민주정 발달 과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인의 평균적 기층 심리엔 본래 민주적인 것과는 다분히 거리가 먼 요소들이 적잖게 포함되어있고, 더 나아가 거의 예외 없이 민주정에 대한 이성적, 정서적 이해가 부족합니다. 야권 구성원 및 지지층만 이렇다는 게 아니고, 이 나라 사람들이 대체로 다 그렇습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는 양쪽의 지향 방향에 있었습니다. 현 여권의 성향을 단일하게 규정하는 것은 어려우나, 여권은 대체로 서구적 근대성과 그 강함을 더 동경하였고 미국이나 서유럽의 많은 것들을 닮으려 애썼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유민주정체를 채택한 국가였지요.

 

 여권이 수용한 서구적 가치는 교회를 통해 전파된 면도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유주의가 전파되었고, 이 자유주의적인 경향은 민족과 국가, 집단을 우선하던 사회 분위기에서도 특유의 사익 추구 성향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개인성입니다. 여권의 권위주의 이면에는 개인주의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여권의 개인주의가 다분히 이기주의적이긴 합니다만, 그것이 결국 여권을 어느 정도 민주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민주성은 나의 입장 및 이해관계와 너의 입장 및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만일 국가 같은 특정 사회가 단일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나와 네가 모두 동등한 이익을 누린다면 민주성은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사실 많은 시민들은 내 분야를 벗어난 것에 대한 이해가 심각하게 부족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정체는 서로 다른 입장, 이해관계, 사고방식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선출권력의 기한 자체를 제한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민주정의 장기적인 성공확률은 다른 정치체제에 비해 높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익은 단순하게 금전적인 것이 아니고,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것 모두를 포함합니다.

 

 이렇게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서로간의 반복을 줄이며 타협을 해 나가는 세월이 쌓인 결과 결국 여권은 민주정을 체화하였습니다. 비록 보수적인 꼰대에 권위적이긴 하지만, - 아마 다른 나라를 보고 배우지 않았다면 그런 문화에서 자체적으로 민주정이 탄생할 수는 없었겠지만 - 그것이 민주정의 틀을 벗어나는 경우는 이제 별로 없습니다. 이는 사실 그 나름대로의 공화정 탄생 과정이나 다름없습니다. 생각과 감정이 따르지 않더라도 습관에는 이미 민주성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야권은 좀 다릅니다. 본래 민주적인 기반이 없고 권위적이던 건 여야가 마찬가지였습니다만, 여권이 서방 세계의 근대성을 향해 진보하는 동안 현 야권의 기반이 되는 운동권 세력은 민족주의와 공산주의, 사회주의, 심지어 주체사상에도 많은 눈길을 줬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공산권 치고 독재 안하는 나라가 없다는 겁니다. 공산주의라는 게 나의 판단이 이 사회에 최선이며, 그 반대자는 악이라는 전제를 깔거든요. 합의가 바로 안 되는 악에는 강한 폭력성을 용인하는 게 공산주의이기도 합니다. 또한 운동권은 미제와 각을 뜨자면서 상당히 강한 민족주의적 색채를 보이며 본인들을 마치 독립운동가의 후예인 양 여기기도 했습니다.[각주:1] 당연히 이런 과정에서 개인성이나 민주성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다만 겉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충분한 주체성을 가지지 못한 게 야권의 잠재의식이라는 건 차후에 기회가 되면 논하겠습니다.

 

 결국 매 순간 여권이 지금 어떻게 해서 권력과 이권을 얻을(지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동안 야권은 우리가 옳고, 우리가 정당하니 이길 때까지 싸우자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사람은 각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게 다르기 마련이고, 또한 아주 쉽게 내가 옳고 남은 그르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성향이 제어되지 않으면 꼰대 답정너가 되는 거고요. 더구나 정치적으로 이런 부류는 이익에 초연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로 간에 대화와 타협이 있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또한 사람이 저렇게 생각하더라도 어쨌든 본능적으로 내 이익은 알음알음 챙기기 마련인데, 주변 사람 이익은 진짜 안 챙겨주다 보니 결국 인망을 잃기 쉽습니다. 괜히 여권보다 야권의 분열이 잦은 게 아닙니다.

 

 결국 민주정이라는 건 야권에겐 일종의 규범이자 정의일 뿐입니다. 민주정 그 자체, 정확히 말하면 국민주권론에 기반한 87 대의민주정 체제를 야권은 진심으로 수용하고 그것에 충실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일단 민주정과 규범(도덕), 그리고 민주정과 정의는 서로 온전히 일치하는 가치가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민주정은 사회정의에 일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그게 단기적으로도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보수적이거나 전통적인 규범과 민주적 가치 및 결과는 충돌할 때가 상당히 많습니다. 야권의 본질적인 문제는 이런 사상의 모순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데 있습니다. 심지어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하지요. 뭐가 민주적 문제인지 뭐가 정의인지 어떤 게 규범적 문제인지도 제대로 이해를 못 하고, 더 나아가 누가 바른 말을 해도 인정을 못 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입니다

 

 위에 이야기한 것들을 조금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여야 둘 다 모두 자생적으로 민주정을 발달시킬만한 정서적문화적관습적 기반은 원래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권은 자유민주정체를 도입한 국가들을 모방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익을 조율하며 민주정을 체화시켜 나간 반면, 야권은 민주정과는 거리가 있는 쪽에 눈길을 주면서 급진적으로 각자의 생각을 내세우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문제 수위는 스스로 문제 진단도 안 되는 정도고요.

 

 이에 대한 제 결론은 현재의 야권은 가망이 없다는 것입니다만, 그래도 이유는 알고 문제를 파악해야 향후 야권의 빈자리를 채울 다음 세력에게 미래가 있습니다. 여권처럼 지름길을 가지 못한다면 자생적인 사상의 발전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지지자들을 포함한 야권이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야 하는 것은 이 지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은 가장 온건하고 느슨한 야권 지지자들의 몫이라 생각하고요. 중도층과 새누리당의 느슨하고 온건한 지지자들과 연대할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정치세력을 단 둘로 나눈다면 좌/, 진보/보수가 아니라 온건/과격으로 나눠야 한다는 게 제 사견입니다.

 

 그럼 야권이 어떤 매커니즘으로 반민주적이 되는지를 살펴봅시다. 야권의 사상적 뿌리를 살펴보면, 사실 야권은 진정한 의미에서 보수주의적인 정서를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보다 더 (융화된 형태나마) 서구 지향적이었던 여권 지지층과 약간 대조적입니다. 본 블로그에 여러 번 이야기했듯 경제정책도 야권이 더 보수적이고요.

 

 지금까지 온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야권 식 보수주의는 주로 민족주의적이고 전통적 가치라고 판단되는 것을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처음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청년층에게 야권이 더 지지를 얻는 주된 이유로 이것을 꼽아야 합니다. 아주 기본적이고도 교과서적이고 성장 과정에서 체화된 윤리적 가치관을 야권이 더 잘 만족시켜주는 것으로 보이기 쉽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것이 야권이 더 윤리적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여권 지지층은 대체로 야권 지지층과는 다른 유형의 윤리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고방식이 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치학적 연구 결과로 증명되었고, 그렇기에 야권 강성들의 말도 안 되는 선악 프레임이 현실에서 통할 일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서 위에 야권은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민주정을 도덕적 가치로 덮었습니다. 여기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데 민주정체, Democracy~ism이 아닙니다. 이 번역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민주주의로 번역한 게 많은 이들에게 문제를 야기했습니다만, Democracy는 인민에 의한 지배를 의미하며 정치 시스템을 지칭하는 어휘입니다. 본래 이 민주정체는 중세 이후 상공업자들의 자치도시들이 시행하던 통치형태였는데 - 괜히 민주정체 인민을 '시민'이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 근대에 민주정체가 근대국가단위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리퍼블리카니즘(공화주의)과 리버럴리즘(자유주의)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보다 근현대에 어울리는 형태로 점차 체계화됩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민주정은 정치 시스템으로 어떠한 가치 자체를 의미하는 게 아니고,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추가적인 설명을 위해 과거로 돌아가 유럽 근대사를 살펴보자면 보수주의자들은 민주정에 반대했고 자유주의자들은 민주정에 찬성했고 사회주의자들은 시민권이 보편적으로 확장된 민주정을 지지했습니다. 저 때 보수주의자들이 민주정에 반대한 건 민주정이 보수적 가치를 훼손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사회주의자들이 시민권의 범위를 확대해야한다고 생각한 건 그것이 사회주의 구현에 이득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민주정의 의미에 대해서도 바른 성찰을 해낼 확률이 높습니다. 민주정은 정의도 자유도 공공선도 도덕도 평등도 번영도 아닙니다. 그런데 야권 세력은 예로부터 민주정을 저런 가치들과 혼동하였고, 교조화시켰으며 그 흐름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나쁜 결과를 낳았고 지금도 낳고 있지요.

 

 결국 민주와 정의, 도덕을 혼동한 멍청한 야권은 민주성의 확대 그 자체를 선하고 옳은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김대중이 대통령을 하던 시기까지는 그래도 리더가 있고 조직이 있다 보니 이 멍청함이 수습 불가능한 문제가 되지는 않았는데, 이후 당내-직접-참여 민주주의 등이라 부를 수 있는 망상에 가까운 시도들이 야권에서 끊임없이 시도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 문제를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일단 우리가 추구하는 각종 가치들은 서로의 영역에 간섭하며, 한 가치를 극대화시킬 경우 다른 가치를 침해하는 게 많습니다. 본래 세상이란 균형이 필요한 것이고, 그 균형이 크게 어긋날 경우 파괴적인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는 마치 큰 기압차가 폭풍을 불러오고 큰 전위차가 벼락 등의 방전현상을 만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들 역시 극단화될 경우 필연적인 충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정의 VS 자유, 평등 VS 자유, 발전 VS 평등, 도덕 VS 자유 등등들 처럼요.  더 상세하게 들어가면 너와 나의 자유에 대한 인식이 다르고 정의에 대한 인식이 다르며 도덕 관념 또한 다르기에 결국 갈등의 여지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가치가 아닌 체제인 민주정을 극단적으로 만들 경우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하면 결국 민주정의 민주성 그 자체가 극단화되어 보편적 가치들을 모두 잡아먹어버립니다.

 

 민주성은 권력을 분산하고 가장 작은 단위에까지 권력을 부여하며, 외부로 권력을 나눠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극단화되면 결국 아무런 유의미한 권력도 남지 않고, 소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가 남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여기서 끝나지 않은 것이, 민주성은 어떠한 특정 사회에는 구현할 수 있더라도 우리는 다양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모든 사회의 권력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권력은 자연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자연성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내가 어떤 다른 사람 A와 무인도에 표류되었는데, 내가 그 사람보다 훨씬 더 사냥과 채집을 잘 하고 각종 생존 기술에 능하다면 당연히 내가 더 많은 권력을 가지게 됩니다. 세상에서 권력 자체를 없애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민주성의 극단화는 그것을 추종한 집단을 소멸시킬 뿐입니다. 난방 뜨습게 하려다가 집 태우고 타죽는 격이죠.

 

 물론 이런 설명은 현실적으로 민주당계에 발생한 문제들을 설명하기에 불충분합니다. 비리와 부정, 무관심이라는 요소들을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직접 민주주의 요소 도입한다고 모바일 투표 하게 되면 결국 그거 죄다 돈 선거에 부정선거 됩니다. 당내 민주주의가 심해지면 결국 나오는 결론은 온갖 암투와 음해를 동반하는 극단적인 계파투쟁이고요. 참여민주주의에 진성당원제 하겠다던 모 유망했던 정치인은 결국 정당 2번 깨먹고 평당원들 부역시키고 남의 돈 먹튀한 후 부정선거를 저지른 후 은퇴했지요.

 

 그럼 다음 차례로 깨시민들의 문제를 살펴봅시다. 사실 깨시민들은 사상적으로 야권 강경파들과 맥락을 같이 하기에 중요하게 살펴야 합니다깨시민들의 일차적인 문제도 민주정과 정의, 도덕을 구분 못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의와 도덕을 곧 민주성이라고 착각하고는, 그것을 강압적으로 타인에게 강요하는 데서 파시스트로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깨시민들이 이런 착각을 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도 있습니다. 민주정이라는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룰이 필요한데, 이 룰을 상대 쪽에서 어겨가면서 권력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룰을 지킨다는 건 일정 이상 도덕의 문제고, 이 연장선상에서 도덕과 민주성을 혼동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룰은 사실 양쪽 모두에서 어깁니다. 원래 사람 심리가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인 면이 있는데 깨시민들은 성격적으로 이 성향이 강합니다. 그렇지만 여기까지는 그리 이상한 건 아닙니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 발생하지요.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나 도덕을 타인에게 제안하는 건 인간이 사는 과정에서 정당하고 당연한 행위입니다. 그런데 민주적인 방식은 설득, 제안, 타협, 협상, 인정, 이해, 보상, 존중 같은 것들입니다. 위에서도 계속 이야기했듯 민주정은 일종의 툴이고, 위에 나열한 방식들은 이 툴의 바람직한 세부 툴입니다. 비유하자면 민주정은 현대적인 공구 박스고, 저런 방식들은 좋은 공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깨시민들은 저렇게 민주적인 방식을 쓰지 않습니다. 그들은 상대를 매도, 폄하하고 권위적으로 윽박지르면서 이게 먹히지 않을 경우 추방하고 정신 승리하는 야만적인 방식을 씁니다. 그들은 민주정과 민주성에 대한 본질적 인식 및 이해 자체가 거의 전무하며, 그러다보니 자신들이 뭘 하는지도 모릅니다. 실제 그들의 행태는 고대 씨족사회의 전투적이고 배타적인 사람들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누구에게나 도덕과 정의는 있습니다. 원시인들에게도 있습니다. 즉 깨시민들은 민주정이라는 공구 박스는 근사해 보여서 그걸 비슷하게 만들어 들고 다니지만, 그 안에 스패너와 드라이버 및 윤활유 대신 돌도끼와 화살촉을 넣고 다니는 셈입니다. 대조적으로 새누리당 주류는 가죽 주머니에 돌로 만든 스패너라도 넣어 다니는 셈이고요.

 

 원래 세상 모든 강경파들이 자신들이 정의요 선이요 도덕이라 생각합니다. 무장 테러 단체건 독재자건 파시스트건 마찬가지입니다. 본질적으로 민주적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그 언행 양식과 시스템에 따른 차이입니다. 그리고 깨시민들의 사고방식이나 언행은 그 어느 구석도 민주적이지 못합니다.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정치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들을 제거 대상으로 생각하고 배제하고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이 그들을 지배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들은 같은 시민권을 지닌 타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를 인정하며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말하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민주 시민의 기본적인 태도가 전무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정치 엘리트이거나 충분히 전문적인 것도 아닙니다. 민주와 정의도 구분 못할 만큼, 그리고 정의와 도덕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도 거의 없을 정도로 반지성적이지요. 결국 그들 또한 대중(Demos)에 불과하지만, 그들의 인식 속에서 그들은 특별히 깨어 있는대중입니다. 이런 전반적인 특성은 파시즘과 상당히 유사하지요.

 

 그런데 정말 우스운 건 거의 절대 다수의 깨시민은 초기 파시즘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고, 자신들이 파시스트라고는 상상조차 못하며 실제 적대세력을 파시스트로 낙인찍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의 문제들은 단순히 인터넷 게시판 깨시민들에게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진짜 야권을 구성하는 주요 인물들에까지 이어집니다.

 

 사실 그러니까 선거만 하면 지지요. 아는 것도 없고 생각도 없는데 오만하고 폭력적이거든요. 그래서 종종 생각 있는 사람들이 중도적으로 온건하게 가야한다고 주장하고 나서기도 하는데, 그러면 강경파가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서 선명야당론을 내걸고 더 싸워야 한다고 우깁니다. 그렇지만 타인의 마음을 얻을 수 없는 강경함으로 민주정에서 어떻게 이기겠습니다. 결국 지고 국민이 멍멍이 새끼라고 울부짖는 게 매번 반복될 따름이지요.

 

 어차피 이제 강경하고 무식한 야당과 깨시민들의 수명도 다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워낙 배타적이고 오만하고 권위적이다 보니 사람이 들어오지 않고, 점차 세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그 권력의 공백을 채울 무언가가 필요해질 것입니다. 물론 그 무언가는 기존의 야권 같아서는 안 됩니다. 자유, 민주, 정의, 도덕 등에 대한 통찰과 경제, 사회문제, 평등, 문화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설득력을 갖춘 정당이 설립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은 과격하고 무식한 정치에 환멸을 느낀 지 오래고, 새 희망으로 안철수를 잠시 밀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안철수는 끝났고, 이젠 다음 희망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다음에 누군가가 성공하려면 현 야권의 문제를 먼저 되짚어봐야 합니다.

 


  1. 그래서 성공한 운동권은 캐딜락이 아닌 벤츠를 탑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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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s 2014.09.12 2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누리당이 꼰대들(특히 호모포비아 성향의 기독교도 당원들)만 어떻게 내치면 확실히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텐데... 결과적으로 이런 이미지를 바꾸지 못한 새누리당도 어느 정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이런 것들이 야권의 반민주적 세뇌가 어느정도 사람들에게 먹혀드는 데 큰 도움을 준 것도 명백해 보이고요.

    하여튼 그건 그렇고, 야권의 반민주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강남 몰표 타령이죠. '서초, 강남, 송파, 강동의 방해로 자기네들을 원하는 서울의 여론이 방해, 희석된다'는 투의 주장이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오세훈이 서울시장에 재선되었을 때에도 이들은 저런 식의 주장을 하며 반강남 분위기를 조장했습니다. 한마디로 저들은 강남 사람들은 서울시민이 아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무의식적으로 들어 있는 겁니다. 그 이유란 건 그저 강남지역이 새누리당 우세지역이라서가 되겠고요.

    • 해양장미 2014.09.12 2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교회세력 때문에 김한길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못했어요. 의지가 박약하다보니 후퇴안으로도 못했죠. 현재 완화된 차별금지법 발안은 새누리당 쪽에서 하고있고요.

      근본주의 강성 및 사이비 교회세력은 여야를 넘어 이 사회의 악입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새누리 쪽에 붙어있되, 새누리당은 그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없다고 봐야할거에요. 그보다 더 큰 조직이 당내에 없거든요. 황XX가 그 교회세력을 등에 엎고있다고 봐야 할텐데, 별 실세는 아니라지만 최근에 당대표까지 했었죠.

      만약 야권이 제대로 앞장서서 이런 문제에 대해 뭐라도 했다면 진짜 점수를 좀 땄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 것도 못해냈으니 별로 점수 딸 게 없지요.

      강남 몰표사건은 워낙 지역에 따른 지지 차이가 컸고, 선거의 제도적인 면이 달랐다면 결과도 달랐을 수 있던 사건이다보니 야권 쪽에서 볼멘소리 좀 나올 만도 했는데 (좀 반민주적이긴 하지만요.), 제 보기엔 사실 당시 그보다 진짜 심한 야권의 반민주성이라 할 수 있는 건 노회찬 쪽에 대한 공격이었습니다. 노회찬이 한명숙 안 밀어줘서 한명숙이 졌다고 참 기가 찰 정도의 폭력성을 보였거든요.

      지역적인 면에서는 어차피 그들의 사고방식은 유치하고 미개한 수준입니다. 어떤 지역이 51:49로 야권 후보가 당선되면 개념지역이고, 49:51로 여권 후보가 당선되면 국개론이 참으로 증명되는 지역인 게 그들 사고수준인걸요.

    • as 2014.09.13 0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시 야권 쪽에서 강남몰표가 좀 아쉽다라는 정도로 얘길 한 것이 아니라 아예 오세훈을 강남특별시장이라면서 디스를 했죠. 더 많은 서울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사람을 그런 식으로 비하한 것이야말로 야권의 반민주성과 강남이 서울임을 부정하는 그들의 무의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노회찬에 대한 공격이라... 특정 후보자가 단일화를 해주든 말든 그건 후보자 마음인데 단지 같은 야권이란 이유만으로 단일화 하라고 명령하고 안 따르니 그런 식으로 비난이나 해대다니.. 이건 진짜 강남몰표 드립보다도 더 심한 수준이 맞네요.

    • 해양장미 2014.09.13 0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외에도 한명숙이 중간에 이겨가니까 서울시청 광장 내놓으라고 한다거나, 승리를 미리 선언한다거나 했던 흑역사도 있습니다.

      본인들이 민주적 감수성이 너무 없는 걸 그들은 몰라요.

  2. 퐁퐁 2014.09.12 2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어가 프레임 즉 생각의 틀을 만든다고 만약 민주'주의'라는 말대신 민주'정'이라는 말이 보편화됬다면 지금과는 현실이 조금 달랐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도 드네요.
    해양장미님 말대로 깨시민들의 기본적인 개념이 민주주의는 정의고 선이다 이거죠.
    제가 가끔 야권성향의 다른 커뮤니티에서 가끔 이런식의 주제가 나오면 민주주의는 그냥 정치체제일뿐이고 이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옳은 정의나 선같은건 없다고 하면 심하게 반발합니다.
    절대적인 정의나 선은 아닐지라도 그것에 거의 가까우며 최소한 새누리는 반민주주의의 대명사라 도저히 지지할수가 없다는 말은 약과이고 국정원 직원이라거나 일베충인거 같다는 비아냥도 꽤 많이 들어봤네요 ㅋㅋ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깨시민들과 야권에 대한 비판을 하려면 민주주의는 정치체제일뿐 정의나 선 도덕이 아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게 제일 효과적이고 핵심을 찌르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극렬 깨시민들은 극렬반발하겠지만 그래도 그 인간들을 제일 효과적으로 상대할만한 주제는 이게 아닌가싶네요.

    • 해양장미 2014.09.13 0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니까 말씀대로 민주정을 어떤 사상으로 오인하고, 온갖 좋다고 판단되는 사상들을 민주주의라고 이름붙인 자의적 개념에 비빔밥처럼 제멋대로 섞어버린 상태에서 '내가 정의고 옳다' 식으로 파시스트같이 구는 게 깨시민 및 강성 야권 인물들의 현실입니다.

      그 각각의 사상들이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각각이 다 충돌한다는 걸 이해 못하고 있어요. 실제 결국 전공외 기초적인 주입식 교육받은 수준 + 정치적으로 심히 편향된 미디어들 수준에서 매우 추상적이고 뭉뚱그린 사상 체계를 가지고 오만하게 굴고 있는 게 거의 대다수고요.

      이게 자꾸 상대를 낙인찍고 배제하려고 하는 게 자신의 생각 자체가 정리도 안되어있고 사실 워낙 수준이 낮아서 남을 제대로 설득할 정도도 못 되어서 그런 것 같단 말이죠.

      결국 사상이 없고 반지성주의적인 광신 파시스트라는 비판을 듣게 되는 게 당연하고요.

  3. 퐁퐁 2014.09.13 0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www.pgr21.com/pb/pb.php?id=freedom&no=53763
    올릴까 말까 고민했는데 제가 자주가는 사이트에서 지금 이런일이 생기고 있고 본문과도 꽤 연관이 있는 일인거같아 댓글 한번 올려봅니다.
    이 글의 발단은 자유게시판 밑에 있는 응답하라 보수라는 글이 첫 시작이고 다음이 여기는 보수,응답하겠다 그리고 마지막이 제일 위에 있는 링크입니다.저 사이트에서의 퐁퐁은 저고요.ㅋ

    • 해양장미 2014.09.13 0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흥미롭게 대략적으로 읽어보았습니다.

      여러 번 이야기했듯 전 야권 지지자들이 국정원 개입 사건을 의도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확대해석한다고 봅니다. 그리 큰 사건이 아니에요. 선거 결과에 거의 영향도 못 줬고, 사회엔 그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국정원 개입 사건 같은 걸 과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다른 국가의 일들을 마비시키는 게 저들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고, 다른 선택을 하는 이들을 아주 지엽적인 잣대만으로 비난하는 게 또 다른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진짜로 반민주적인 약간의 룰 위반이 아니라,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지 못하고 고압적이고 폭력적으로 구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원세훈은 선거법을 위반한 걸로 생각하고 있지만, 국정원이 선거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선거개입정황이 있는 야권편 세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4. 초짜 2014.09.15 2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미님은 이번 증세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 생각에는 언젠가는 해야할 일이였다고 보이는데요. 늘어나는 복지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증세는 필연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깨시민들은 '증세 없는 복지' 공약을 꼬투리잡고 있더군요. 굉장히 지엽적인 문제를 들먹이며 깽판을 치고 있어요. 애초에 증세 없이 복지 한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것이 바보 아닙니까.

    • 해양장미 2014.09.16 0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복지 재정을 논외로 하더라도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국가재정이 적자입니다.

      또한 현재 박근혜정부의 세원 확보 정책들은 합리적이며, 여러 기관을 통한 연구자료들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깨시민들이야 국가를 어떻게 통치할지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없는 바보들이지요. 야권 강경파들도 똑같습니다. 연구기관을 운영하기는 커녕 있는 연구자료들도 안 보는 티가 팍팍 나요.

  5. 와나 2014.09.19 0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세금 얘길 해보고 싶은데요 서민들의 증세며 여러가지 세수확보정책에 동의하지만 도무지 손주들 1억 교육비 감면 정책은 이해를 못하겠더군요 이건 완전히 편법증여법이 아닌가 싶어서요

    • 해양장미 2014.09.19 0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좀 모양새가 안좋아 보이긴 하지만, 저는 사실 상속세에 반대하기 때문에 직계 증여세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틀어쥐다가 상속이나 증여로 주는 것보다는 교육으로 미리 쓰는 게 사회적으로 나은 면도 많고요.

    • 와나 2014.09.19 0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다면 해양장미님께선 이번 증세정책으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어느정도 효과를 볼거라고 보십니까? 제가 보기엔 반발을 가장 최소화하는 간접세 위주로 구성되었다고 보여지는데 말이죠. 담배피는 제 친구들은 욕을 하긴 하더라구요 ㅎㅎ

    • 해양장미 2014.09.19 0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증세를 떠나서 담배가격은 더 올려야합니다. 4500원 만들어봐야 아직도 세계적 기준에선 너무 싸요. 특히 담배가 끼치는 해악을 고려하면 더 싸게 해야합니다. 대신 금연보조제 같은 거 건보 지정하고요.

      증세 면에서는 일단 지금 한 건 약간 들여다보는 정도일 겁니다. 별로 큰 건 건드린 게 없으니까요. 담배 이 정도 올리는 건 작은 거죠.

  6. 할랄 2014.09.19 0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깨시민들이 파시즘적 특성을 가졌다고 했는데 이건 수꼴들을 위시로 한 보수세력한테서도 나타나는 현상 아닌가요? 깨시민들이 반대세력을 새누리당 알바등으로 폄하한다면 수꼴들은 종북이나 빨갱이등으로 폄하하던데 말이죠. 딱히 깨시민쪽이 파시즘적인 측면에서 더하다고 보긴 힘들어 보이는데 말이죠.

    그리고 댓글에서 진보세력의 혐강남 분위기 조장을 문제 삼으셨던데 그러면 보수세력의 혐전라도 분위기 조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보수세력의 혐전라도 분위기 조장은 진보세력의 혐강남 분위기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아보이는데 말이죠.

    • 할랄 2014.09.19 0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럼 수꼴들의 전체주의와 깨시민들의 파시즘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 해양장미 2014.09.19 0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수꼴들이 그러는 건 파시즘이 아닌 극우 전체주의에 가깝습니다. 전체주의 = 파시즘 또는 극우 = 파시즘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파시즘에 대해 이해가 없어서 빚어지는 심각한 오해입니다. 무엇보다도 파시즘은 단순한 반대세력 배제나 낙인찍기 같은 게 아닙니다.

      혐호남은 개인적으로는 굳이 말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당연히 그러면 안 되죠. 위에서 말한 강남 이야기는 혐오가 아니라 배제입니다. 둘은 경우도 다르고, 굳이 같이 언급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리고 보수세력이 혐호남 분위기 조장을 한다는 발언은 문제가 있습니다. 적어도 제대로 된 보수세력, 제도권 및 정치권에서는 그런 게 없습니다. 일베 같은 건 보수세력의 대표성이 전혀 없어요. 실제 새누리당 모 국회의원이 지역차별 같은 걸 법률적으로 금지시키는 법안을 제안한 상태이기도 하고요.

    • 해양장미 2014.09.19 0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글을 좀 수정하느라 밑으로 밀렸군요.

      파시즘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유 중 하나는 파시즘을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유주의를 설명하기 어려운 것처럼요.

      수꼴들의 전체주의와 깨시민의 파시즘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깨시민들 및 그 연장선상에 있는 정치세력에게는 잘 정리되고 체계적인 이념이 없고 더 사회주의적, 참여적이라는겁니다. 일종의 영웅주의와 스스로가 옳다는 믿음이 우선하고 사상체계가 잘 구성되어있지 않다보니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꿉니다. (예 : FTA) 여기에 민족주의와 적극성이 더해져있습니다. 이런 게 전반적으로 모두 파시즘의 특성입니다. 폭력을 평소에는 더 잘 제어하다가 필요시 미화하는 것 역시 그렇습니다.

      파시즘에 대해 아주 심각한 오해 중 하나가 파시즘이 우익 사상이라는 건데, 실제 파시즘은 민족주의적 생디칼리슴(노동조합을 기반으로 한 혁명적 사회주의의 일종) 및 일종의 영웅주의에서 시작하였습니다.

  7. as 2014.09.19 13: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과 그닥 관련있는 얘긴 아니지만...

    혹시 대한민국의 정치가 유럽보다 훨씬 우경화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영미권과 비교해서는 어떤지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확실히 중도우파인건 알겠는데 새민련은 도대체 어떤 정치적 위치에 있다고 봐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또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신가요?

    • 해양장미 2014.09.19 1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럽도 유럽 국가마다 상황이 다 다르고, 좌우를 단순하게 구분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대체로 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실제 유럽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 관심도 희박한 편입니다. 언론 플레이용으로 저런 말을 하는거죠.

      전통적인 좌우파 구분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경제적으로 분배주의냐 개입주의냐 시장주의냐의 한 가지와 문화적으로 자유주의냐 집단주의냐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다만 이것을 일원화해서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금 더 상세한 모델에서는 2차원적인 면에 표현하곤 합니다. 물론 이런 2차원적 모델도 상당히 단순화된 거라서, 애매한 경우가 상당히 많이 생깁니다.

      한국 정치권의 경우 여야의 정치 스펙트럼 구분이 어려운 게 우선 계통이 유사한 인물들이 뒤섞여있어서 그렇습니다. 살펴보자면 김영삼과 김대중은 같이 민주화 운동했고, 인물들이 서로 왔다갔다도 했고 운동권도 양쪽 모두에 나눠졌습니다. 김영삼이 3당 합당을 했다지만 김대중도 김종필과 손을 잡았고, 노무현은 김영삼 쪽 사람이었던데다 손학규도 한나라당에서 와서 당대표 했고, 이후의 차이는 대략 새민련쪽에 더 운동권이 많고, 더 강성에 과격하고, 더 사상적으로 애매모호하며 더 신자유주의적인 포지션이 된 정도입니다.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체계화되었고 서로 타협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현재의 중도우파적 포지션 (경제적으로 개입주의적 중도파, 문화적으로는 온건집단주의) 이 되었다고 보면 될테고요. 물론 새누리당 구성원 및 구성집단도 사상적으로 매우 다양하긴 합니다.

      대조적으로 새민련은 이념집단이라고 볼 수 없는 안티새누리 얼라이언스 정도고, 이 이념없음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들을 정의와 선으로 포장합니다. 그 결과 점차 과격한 모습을 드러내고, 매 선거마다 기존에 해왔던 언행들마저 부정하는 급조 공약을 내밀곤 합니다. 이런 정치성향을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말은 사실 파시즘이죠. 자신들을 선으로 포장하고 타인을 악으로 매도하게 되면 결국 강경한 집단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 집단성은 결국 극우나 극좌 소리를 듣게 되는데, 새민련은 굳이 국제적 기준에서 보자면 극좌보다는 극우파에 가깝습니다.

      여담으로 파시즘이 우익 사상이 아니라고 이야기한 윗 댓글과 혼동할 수 있으실 것 같아 첨언하자면, 파시즘이 극우 소리를 듣는 건 태생이 우익이어서가 아니라, 극좌에서 출발해 본래 사상적 기반이 없다 보니 변형에 변형을 거듭하고 결국 공산주의와 차별화를 두려다 보니 최종적으로는 사람들이 극우정도로 불러주는 모습이 되는 겁니다. 실제 우익소리 듣는 보수주의와 파시즘 사이에는 거의 공통점이 없고, 보수주의가 그 경향이 심화되어 파시즘이 되는 경우도 없습니다.

  8. 제스 2014.10.03 0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솔직히 깨시민들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가 파시스트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시스트적으로 교육받고 파시스트적인 사회, 문화 속에서 살다보면 어쩔수 없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깨시민들의 문제점은 본인들의 파시즘을 전혀 모르는걸 넘어서, 본인들은 파시스트가 아니고 파시즘을 없애기 위해서 싸우고 있다..쯤으로 생각하는데 이게 웃긴거죠.
    남들의 파시스트적인 점은 다 없애야 하고 본인들은 자기네들이 그런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니 답답한 모습만 보이는거 같습니다.
    다들 그래도 똑똑한 사람들인거 같은데, 정말 본인의 객관화가 그렇게까지 안되나 참으로 답답하더군요.

    • 해양장미 2014.10.03 2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 모두의 속에 어느 정도씩 파시즘이 들어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파시즘이라는 말을 남용하면, 그것이 개념적으로 옳지도 않을 뿐더러 사람들이 너무 쉽게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한국인들이 대체로 집단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파시즘의 제반 요소이긴 하지만, 이것 자체로 파시즘은 아닙니다. 심지어 저는 일베충들도 파시스트라고는 안합니다. 파시즘은 좀 더 복잡하고 협소한 개념입니다.

  9. 해양장미 2015.02.21 2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나가다라는 악플러를 차단조처하였습니다.

  10. 영보이 2015.03.16 1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이 블로그를 알게 되어 열심히 구독 중입니다. 탁월한 혜안과 글 솜씨에 탄복했습니다. 다름이아니고 인사 청문회때마다 516은 쿠데타냐 혁명이냐는 사상검증식으로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해양장미님께선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가 궁금합니다. 저라면 주저없이 결과적으로 부국강병을 일으키게 한 명백한 혁명이라고 말할텐데 왜 다들 대답을 주저하는지 모르겠네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3/16/2015031601162.html?outlink=facebook

    • 해양장미 2015.03.16 2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5.16은 그 결과나 지지에 관계없이 쿠테타입니다. 그 사건이 쿠테타냐 아니냐의 문제는, 그것이 좋은 결과를 불러왔느냐 아니냐로 결정되지않습니다. 혁명과 쿠테타는 본질적으로 다른 현상입니다.

      좋은 건 혁명이고 나쁜 건 쿠테타라거나 그런 게 아니란 말이지요.



  11. 영보이 2015.03.17 04: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론 형식적으로는 군인이 무력으로 권력을 빼앗은 쿠데타가 맞지만, 그것이 단순 권력 쟁탈인지, 체제 변화를 일으켜 국가, 사회, 조직을 전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개선 시켜 나가기 위한 것이었는지는 해석을 해서 판단하여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전 그런 부분에서 형식적으로 쿠데타였지만, 결과적으로 전에 어지러운 질서를 바로잡고, 국가, 사회, 조직, 제도를 선진적으로 바꿔놓은 혁명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형식적으로만 본다면 동학 농민 운동, 518광주사태도 내란, 폭동으로 봐야 맞죠. 516에 대해서 만큼은 왜 그리도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접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해양장미 2015.03.17 0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혁명과 쿠테타의 사전적 차이부터 아셔야죠. 주관적 감정을 앞세워, 말뜻을 자의적으로 왜곡하는 건 정상적인 사람이 할 행위가 아닙니다.

      쿠테타는 상층부에 속한 소수에 의한 군사적인 정변을 뜻합니다. 5.16은 이것에 완벽하게 들어맞지요. 이것에 사람들이 차후에 동의했다고 해서, 그것이 혁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집권 후의 박정희가 펼친 정책이 혁명적이었다고 주장한다면야 그건 일부분은 납득할만 합니다만, 5.16은 아무리 잘 봐줘도 성공하고 대중의 지지도 얻은 쿠테탑니다.

      혁명은 쿠테타와는 달리 대중적인 투쟁에 의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동학운동이나 광주민주화운동이 혁명이라는 역사적 해석을 받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광주사태를 내란이라 한다면 어처구니없는 사실왜곡이고요.

      쿠테타를 혁명이라 하고, 혁명은 내란이니 폭동이니 이름붙이면서 왜곡하는 건 비겁하고 비열하며 거짓된 행위입니다.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가와 사회를 후진화시키는 행위죠.

  12. 희열환희 2015.03.17 1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혁명이 무조건 대중적 투쟁에 의한 것이라구요? 위로부터의 혁명은 그럼 어떤 예가 있는 것이죠? 카스트로의 쿠바혁명은 왜 혁명이 되는 건지요?
    그리고 제가 516을 쿠데타라 하지 않는게 아닙니다. 쿠데타는 절대로 혁명이 될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516을 쿠데타로 시작된 혁명 이라고 보는 것이죠. 카스트로도 처음에 일어날땐 70명 내지 80명으로 시작했잖아요. 그것도 그럼 시작은 분명 혁명이 아니지 않나요. 해양장미님의 정의에 따르면요. 심지어 516은 사상자도 한명도 안냈습니다. 즉 군복입은 군인이라는 이유로, 사상자도 없었고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지만, 해석의 여지도 없는 군사반란내지는 쿠데타라고 보는 게 다른 세계적인 사건들과 비교하면 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거든요.

    • 해양장미 2015.03.17 1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념 자체가 위로부터 기습적으로 성공하는 건 혁명이 아닙니다. 혁명은 소위 피지배계급이 대중적인 사회 운동을 통해, 기존 지배체계를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갈아엎는 걸 뜻하지요. 카스트로의 쿠바혁명이야 이 정의에 잘 부합하니까 그걸 모두가 혁명이라고 하는거고요. 대조적으로 5.16은 매우 표준적인 쿠데타(정변)의 전형입니다.

      사람들이 정변과 혁명을 구분하는 건 그게 본질적으로 다른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쿠데타는 절대로 혁명이 될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같은 태도로, 다른 현상을 자의적으로 혼용하려 하니 의사소통에 있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정변은 나쁘고, 혁명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러시는 것 같기도 한데 그건 아니지요. 세상엔 좋은 정변도 있고, 나쁜 혁명도 있습니다.

  13. 희열환희 2015.03.17 1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잘 알겠습니다. 그럼 혁명적 성과를 낸 좋은 쿠데타로 해석하는것 까진 개인 자유와 신념으로 허락되는 범위인 가요?

    • 해양장미 2015.03.17 1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그건 박정희 정권의 성과가 어느 정도냐, 과연 과보다 공이 큰가의 문제니까요. 실제 업적은 꽤 있고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 해도 이상할 건 없습니다.

      정변은 역사 속에서 줄곧 거듭되어 온 일이었고, 그로 인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적도 많습니다.

    • 물레방아 2015.03.17 16: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득 궁금한 점이, 장미님은 혁명, 쿠데타 등의 역사적 사건의 결과의 좋고 나쁨 - 을 보통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시나요?

    • 해양장미 2015.03.17 1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평균적인 해당 사회에 속한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좋아졌느냐, 나빠졌느냐를 보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불행해진 사람이나 억울한 사람이 너무 많으면 안 되겠지요. 각종 가치들과 권리들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