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근혜정부는 경기부양 중에 자꾸 증세를 하려 들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실패중이며, 이러한 어리석음이 저는 매우 아쉽습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에 박근혜보다 나은 다음 카드는 일단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누가 과연 용감하게 경기부양을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현 상황에서 재정안정성을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2)

 

 증세에 대한 소위 시민 사회의 반응을 볼 때, 저는 이 나라 사람들이 대체로 애국심이나 공동체 의식이라고는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금을 더 내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온라인상의 반응은 한심을 넘어 혐오스러울 정도입니다. 적어도 세금을 이유로 이민가고 싶다는 사람은 얼른 가주세요. 어지간한 나라 가면 세금이 더 늘 테지만요.

 

 

3)

 

 온 천지에 널린 집단주의자들의 이기심에 대해 여러 모로 생각중입니다. 제 생각에 이 사회의 수많은 집단주의자들은 자신을 집단 아래의 구성원으로 자각해서인지, 사회에 대한 주인의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공동체 의식 및 공화적 정의감의 부재로 이어지지 않나 추론중입니다.

 

 적어도 제가 보아온 바로는 자유주의자들이 더욱 공동체를 신경 쓰고 책임감을 가집니다.

 

 

4)

 

 아마도 이러한 추세를 볼 때, 어떠한 면에선 이 사회를 유지해나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구성원 각자가 책임감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서는 사람들 - 특정하자면 깨시민이건 애국보수건 - 이 더 심하게 그렇습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국면이 좋은 방향으로 갑자기 개선될 수도 있고, 반대로 매우 나빠질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조금 비관적인데, 집단주의자들은 결국 자신들을 지배해 줄 영웅적이고 초월적인 존재를 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그런 인물이 안 보입니다만, 파시스트들은 끊임없이 그런 존재를 찾아다니기에 언젠가는 발굴될지도 모르지요.

 

 

5)

 

 때때로 지도자들은 정치적 국면전환을 위해 대외적인 카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좋은 방향으로 풀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조금 가지고 있습니다.

 


6)

 

 제가 대통령이라면 지금은 아마 감세를 할 것 같습니다. 재정건전성은 이런 시기에 챙기는 게 아닙니다. 경기가 회복되면 세금은 알아서 많이 걷힙니다. 문제는 이런 말을 해줄 세력이나 사람들이 없다는 거겠지요. 아마 감세를 하면 야권이건 깨시민이건 또 물어뜯을 겁니다.

 

 근래 인권헌장 사태도 있고, 북아현숲 사태도 있다 보니 박원순의 실체 없고 광적이던 인기도 한풀 꺾이는 감은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박원순은 여전히 차기대선후보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중이며, 그를 변호하는 (실드친다는 속어가 더 어감 상 어울리는 듯하기도 합니다.) 깨시민들이 제법 보이기도 합니다.

 

 말과 태도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 인권헌장을 억지로 막아버린 행태라거나 북아현숲을 불법적으로 개발한 사태 등은, 사실 저로서는 박원순이 원래 그런 사람인 건 잘 알고 있었기에 크게 실망할 건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그것을 둘러싼 시각과 그를 변호하는 사람들의 태도 및 심리입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서 박원순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역시나 가치보다는 진영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사실 지난 오랜 세월동안 쭉 강성 야권 옹호론자 및 실 야권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던 태도입니다. 여기엔 야권은 어쨌든 간에 선이라는 무조건적이고도 이분법적인 관념과 망상이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진영논리를 우선하는 깨시민들은 결코 가치를 중시하지 않습니다. 처음 그들이 새누리당(과 그들이 생각하는 그와 연관된 모든 범보수) 세력을 적대하게 된 데는 가치의 문제가 있을지 몰라도, 더 이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깨시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 편’, ‘니 편입니다. 내 편이 집권을 해야 우리 사회가 더 잘 된다는 종교적 광신이 강합니다. 그 내용에 대한 성찰은 물론 현저하게 부족하고요. 그러다보니 결국 야권 정치인들이 정의’, ‘자유’, ‘평등’, ‘행복’, ‘신뢰같은 보편적 가치를 어길 때도 광신적인 비호가 이어지게 됩니다. 그들이 주시하고 욕하는 상대편과 똑같아지는 것이지요.

 

 저는 한국정치 문제의 핵심이 정치철학적 가치가 아닌 권력을 과도하게 우선시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이는 소위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문제이며, ‘민주정 수립 이후의 성공 또는 실패문제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의 행복과 안녕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권력을 우선시하는 건 정치인들과 강경한 정치 지지자들이 똑같습니다. 특히 이 면에서 민주당계는 매우 큰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의로운 척 하다가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고, 권력 추구를 위해 국민의 권익을 등지는 게 워낙 일상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게도 이는 민주정의 실패를 불러옵니다. 당장 이번 인권헌장 사태만 봐도, 박원순 같이 형편없는 정치인의 권력욕 하나로 자유민주정의 자유주의적 가치와 민주적 절차 모두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박원순이 정의, 자유, 평등, 행복, 신뢰의 가치를 모두 어긴 것은 일단 이 사태의 전말을 아는, 상식적인 모두가 동의하리라 봅니다. 또한 박원순은 차별에 반대한다.’라는 세계인 모두의 보편적 가치를 고작 선언하는 절차마저도 자신의 권력을 활용하여 독단적, 독재적 판단에 의해 부당하게 무너뜨렸으며, 자신의 공약과 기존에 한 말마저도 아무렇지도 않게 뒤집어 버렸습니다. 이는 보편적이고 중요한 가치는 물론 민주적 절차마저 무너뜨린 것으로, 쉽게 표현하면 반민주적 독재행위를 한 것입니다.

 

 선출된 정치인은 국민의 정치적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자로, 그 위임받은 정치적 움직임을 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러한 인권 헌장에 동의하는 사람들 중 다수가 박원순을 찍었을 것입니다. 공약도 했고, 착한 척 워낙 한 박원순의 이미지도 있었으니까요. (물론 저처럼 그런 조작된 이미지와 거짓말에 속지 않은 사람도 소수 있긴 했습니다만.) 그런데 박원순은 자신의 미래 권력 획득을 위하여, 극단적인 일부 종교단체의 의견을 우선 수렴하여 독재를 행하였습니다. 이는 박원순을 지지했던 사람들을 배신한 것이며, 또 한 번의 대표적인 민주정 실패 사례로 활용해도 될 사건입니다.

 

 박원순이 저럴 수 있는 이유 역시 이야기해야 하겠습니다. 저럴 수 있는 건 저래도 깨시민 파시스트들은 지지해주고 변호를 해 주며 또 찍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걸핏하면 새누리 콘크리트를 운운하며 욕하지만, 그보다도 더욱 굳고 단단하며 악질인 콘크리트는 깨시민 콘크리트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일관적으로 자유민주정을 부정하며, ‘위대한 영웅과 함께 하는 대중 독재인 파시즘을 꿈꿉니다. 그들이 자신과 다른 의견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니고, 그들이 파시스트라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박원순은 그러한 파시즘 지도자로 매우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정치인에게 가치를 요구하고, 민주적 절차를 준수하길 요구해야합니다. 피 흘려 힘들게 세운 민주정은 지금까지 그다지 성공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앞으로 잘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유, 정의, 평등, 행복, 신뢰를 추구해야합니다. 고작 선언만을 하는 데도 이래서야 되나요. 광신 종교단체 하나 어쩌지 못하고, 독단적으로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인이 앞으로 무슨 대단한 좋은 일을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