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생두 가공법

식이 2020. 7. 5. 17:3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3J0TLOg621g

 

 

 지난 포스트, ‘두서없는 커피 이야기에서 이야기하지 않은 내용입니다. 이 내용은 싱글 오리진 원두나 생두를 구매하시는 분, 또는 카페에서 싱글 오리진 커피를 오더하시는 분께 유용합니다. 블렌딩된 커피를 사 드시는 분께는 의미가 없는데, 블렌딩을 할 때 워시드와 내추럴을 섞는 등의 행위를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조금 디테일하게 골라 드시고 싶다면, 대략 다음과 같은 변수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다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식품이자 기호품인 만큼 대략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있다고 봐두시면 됩니다. 물론 첨가물이 없는, 베리에이션 커피가 아닌 순수한 커피가 기준입니다.

 

1) 품종

2) 생산지 및 생산/유통방식

3) 생두 가공법

4) 종합적인 생두의 품질과 유통과정에서의 관리/보관

5) 생두를 원두로 로스팅하는 과정에서의 열원 비율 (복사/전도/대류)

6) 로스팅 정도 및 로스팅에 걸린 시간

7) 추출 방식

 

 본문은 이 중 3) 생두의 가공법을 다룹니다. 요새 스페셜티 커피 트렌드가 온갖 실험적인 생두 가공이기도 하고, 소비자들도 좀 아는 게 좋을 것 같거든요. 가공법마다 풍미의 기본적인 특성이 다릅니다. 카페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할 기회가 있다면, 원두가 워시드냐 내추럴이냐만 물어도 커피를 드시는 분이구나 하고 가능한 신경을 써 줄 겁니다.

 

 이하 사견이 대단히 듬뿍 담긴 글이고, 질적으로 모자람이 많을 것이니 감안하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모자란 글이라 써 놓고 올릴까 말까 고민을 꽤 했는데, 일단 그래도 올려보기로 했습니다. 향후 이해와 견해가 업데이트되면 글도 업데이트할 생각입니다.

 

 원래 스페셜티 또는 싱글오리진 커피를 드시던 분이 아니면 글이 좀 어려울 수 있으니까 양해하고 봐주세요.

 


 

1. 워시드



 워시드 방식(수세식)은 양질의 커피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표준적인 가공법이자 모든 스페셜티 커피의 기준이 되는 가공법입니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다만 뭔가 좀 트렌드는 아닙니다. 나는 이 트렌드에 불만이 조금 있어요.


 기본적으로 생두 가공이라는 건 커피체리 안의 커피 씨앗을 체리 및 점액질(뮤실리지/팩틴 레이어)과 파치먼트(씨앗을 둘러싸고 있는 속껍질)와 분리하고 건조시키는 과정입니다. (곰팡이의 증식이 수분 13%이하에서 억제되기 때문에 모든 건조식품은 수분함량이 13%보다 낮은 상태여야 합니다.) 그걸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인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구분을 하는 겁니다.

 

 워시드 방식은 일단 커피체리를 벗깁니다. 점액질이 붙은 파치먼트 째 물에 담가서 발효시킨 후 점액질을 제거합니다. 점액질은 그냥은 쉽게 제거되지 않는데, 물에 담가서 발효시키고 나면 제거가 잘 됩니다. 그리고 잘 씻어서 말려줍니다. 물이 많이 필요하고, 점액질을 씻어낸 물이 물을 오염시킨다는 말도 나오는 편이긴 합니다. 다만 농사라는 게 환경오염이 없을 수가 없지요.

 

 이 방식의 장점은 명백합니다. 일단 품질관리가 제일 쉽습니다. 결점두가 적어지고, 과발효 등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커피씨앗 자체의 품질과 개성이 단적으로 강조됩니다. 좋은 품종과 생산지, 경작과 수확을 했다면 그 결과물을 제일 잘 드러내주는 방식이 워시드란 말이지요. 또한 클린컵, 그러니까 깔끔함이 최고로 잘 나오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커머셜 커피를 생산하는 데도 좋고,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를 생산하는 데도 좋습니다. 심지어 보존성도 좋습니다. 생두일 때나 원두일 때나 다른 가공법보다는 보존성이 더 좋은 편입니다.


 

 워시드 커피의 특성은 깔끔한 풍미, 명백한 품종향과 떼루아 느낌, 밝고 강한 산, 좋은 의미로 클래시컬한 느낌 등입니다. 컵노트로 치면 다른 어떤 가공방식보다도 플라워리함이나 시트러스향, 사과산의 느낌 등을 잘 살린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은... 유행이 아니라는 걸까요. 사실 그보다 워시드의 진정한 장점을 알려면 내 생각엔 생두부터 좋아야 하고 잘 볶고 잘 추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수의 바리스타들도 워시드 커피의 장점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워시드 커피 하면 평범한 커피구나 생각들 하는 거 같아요. 그렇지만 평범한 거 같은 데 돌아보면 최고인, 그런 게 워시드 프로세싱입니다.


 

 첨언하자면 워시드 방식으로 가공된 좋은 생두는 대체로 적용 가능한 볶음 정도의 폭이 넓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생두는 대체로 워시드에 가까울수록 다양한 볶음 정도를 적용 가능한 편이고, 내추럴에 가까울수록 어려워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품종과 생산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후술할 웻 헐드는 워시드의 일종이지만 예외입니다.) 그런데 워시드라도 각각의 생두가 가진 최적의 볶음 정도는 정해져 있습니다. 어떻게 볶아도 대체로 맛있는 편인 게 워시드지만, 워시드의 진정한 장점은 각각의 생두가 가진 최적의 포인트를 찾았을 때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2. 더블 워시드


 

 워시드의 일종입니다. 많은 경우 1번 방식과 딱히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더블 워시드는 생두 보면 따로 표기하는 경향도 있고, 좀 구분해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서 번호를 구분하여 기술합니다. 이 방식은 케냐식 워시드, 풀리 워시드 같은 식으로도 부릅니다.

 

 명칭 그대로 더블 워시드는 두 번 물에 담가 발효합니다. 그러니까 일반 워시드 방식이 물에 한 번 담가서 24~48시간 정도 발효하고 점액질과 파치먼트를 제거하고 끝이라면, 더블 워시드는 일단 첫 번째로 점액질을 제거한 후 24~48시간동안 또 물에 담가 발효하고 다시 한 번 점액질을 깔끔하게 제거해 줍니다. 이후 또 물에 담가 더 발효하기도 합니다. 총 발효시간을 합쳐 72시간이 넘지는 않게 한다고 합니다.

 

 이 방식은 주로 케냐 및 탄자니아, 르완다, 브룬디 등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사용합니다. 생두 가공에 신경 많이 쓰는 코스타리카에서도 사용하기도 합니다. 케냐 커피가 특별한 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텐데, 이 가공법에서 많은 게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강한 산미와 깔끔함은 물론 약//강배전에서 모두 좋은 커피가 되는 경향이 있지요. 대신 가격이 좀 비싸집니다. 돈과 시간과 인력이 들어가는 프로세싱이니까요.


 

 케냐 커피를 좋아하면 풀리 워시드를 좋아한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케냐에선 다른 가공을 거의 안 해요. 케냐 커피에 대한 호오는 커피 애호자 각각의 입맛을 체크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3. 세미 워시드


 

 워시드의 일종입니다. 일반 워시드 커피는 물에 담가 발효시켜 점액질을 제거하는데, 세미 워시드는 과육을 제거할 때 기계를 사용해서 물리적인 방식으로 아예 점액질까지 제거합니다. 그러니까 물에 담가 발효시켜 점액질을 제거하지 않아요. 물에 담가 발효하는 과정이 없으니까 결과적으로는 일반 워시드와는 살짝 다른 맛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을 덜 소모하기 때문에 환경에 좋은 면이 있고, 물에 담가 커피를 발효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들 (생두 가공은 많은 지역에서 가난한 소농들이 하는데, 이 사람들은 잘 배운 고학력 기술자들이 아닙니다.) 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은 고급 커피에도 곧잘 사용합니다. 다만 세미 워시드 방식을 사용했다고 꼭 그렇게 표기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이 방식은 아시엔다 라 에스메랄다의 스페셜급 워시드 랏 가공에도 사용합니다. 다만 그냥 세미 워시드라 하면 없어보여서 그런지 이름을 다르게 붙입니다. 에스메랄다에서 붙이는 이름은 아쿠아펄프드(Aquapulped) 입니다. 보통 유통될 때는 그냥 워시드로 표기하고요.

 

 나는 일반 워시드와 세미 워시드 방식은 조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뮤실리지까지 물에 담가서 발효를 시키는 과정은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생두에 영향을 꽤 줍니다. 두 방식은 둘 다 워시드로 불리지만 다르고, 장단점이 있습니다. 사견으로는 잘 되는 경우에는 워시드나 더블 워시드가 낫고, 잘 안 되는 경우에는 세미 워시드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세미 워시드 쪽이 발효로 인한 부정적인 특성이 생길 리스크가 적은 대신, 특별히 잘 될 기회도 없다라고 할까요.

 


`

4. 내추럴

 

 워시드와 함께 2대 클래시컬 가공법입니다. 어디서 커피 배우면 일단 워시드와 내추럴 가공법을 배우지요. 그런데 상세한 건 잘 안 가르쳐줍니다.


 

 내추럴 커피는 커피체리를 그냥 말립니다. 말린 후에 과육을 제거합니다. 체리를 말리면 생것일 때보다 과육 제거가 쉬워집니다. 이 과정에서 발효도 일어나고, 체리의 각종 성분들이 씨앗 부분인 생두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워시드 커피를 세계 곳곳에서 생산하는 반면, 내추럴 커피는 스페셜티를 제외하면 생산 국가가 한정된 편입니다. 이유는 기후입니다. 건조하고 쨍쨍한 날씨가 있는 나라/지역에서만 내추럴 커피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어요. 에티오피아, 예멘, 브라질이 내추럴 커피를 많이 만듭니다. 특히 아라비카 커피의 원조국가 에티오피아는 오래 전부터 내추럴 가공을 많이 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전통적으로 내추럴 커피의 품질은 워시드만큼 인정받지는 못했었지요.


 

 커피가 아직 유럽에 전해지기 이전, 이슬람권에만 유통되던 커피는 생두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말린 커피체리를 그냥 유통했었지요. 그러니까 내추럴 방식은 아주 오래 된 방식입니다. 참고로 체리를 수확해 말린 것만 내추럴입니다. 따기 전에 말린 다음 따면 파체라고 따로 부르는데,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업용도로 유통하지는 않습니다.

 

 내추럴 커피의 기본적인 단점은 상기하였듯 워시드에 비해 결점두가 생기기 쉽다는 것입니다. 클린컵도 떨어지기 쉽고요. 그러니까 결점두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면, 워시드에 비해 등급이 쉽게 떨어집니다. 그렇지만 잘 수확하고 잘 가공하면 등급은 얼마든지 올릴 수 있습니다.

 

 기후가 따라주지 않는 나라에서도 내추럴 커피를 만듭니다. 시설을 좀 이용하면 가능하니까요. 내추럴은 워시드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내추럴 커피의 장점을 좋아합니다.


 

 커피도 나무열매입니다. 과일이란 말이지요. 내추럴 커피는 커피 과육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 때문인지 좀 더 과일스러운 커피가 나옵니다. 워시드와 비교하면 덜 시고, 더 달콤하고, 더 과일 향이 나고, 조금 더 복잡성이 있기 쉽고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좋아하기 쉬운 특성이지요? 에티오피아나 브라질 같이 기후가 따라주는 나라 아니고선 내추럴 가공하면 생두가 비싸지는데, 비싸니까 더 좋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게 내추럴이 각광받는 한 원인이라고 생각도 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자칭타칭 매니아라도 비싸면 맛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품질이 좋은 내추럴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워시드보다 좋아할 만한 풍미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워시드를 좋아합니다만, 근래 가장 맛있게 마신 커피는 내추럴 가공된 것이었습니다. 근래 내추럴 커피가 인기가 좋아서 좋은 게 많이 들어옵니다. 내추럴 가공을 예전보다 더 많이 하고요. 그렇지만 나는 기본적으로는 워시드가 더 좋습니다.


 

 좋은 품질로 완성된 내추럴이라도 다음과 같은 단점은 있습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일단 워시드에 비해 플라워리 노트가 감쇄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산의 밝음이나 발랄함, 그와 연관된 각종 노트가 곧잘 억제됩니다. 이는 신 커피를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샤르도네 와인을 좀 드셔보신 분들은 의도적인 말로락틱 발효나 오크통 숙성이 주는 주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이해가 있을 겁니다. 워시드는 의도적인 말로락틱 발효 및 오크통 숙성을 안 한 느낌에 가깝고, 내추럴은 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말로락틱 발효 / 오크통 숙성한 샤르도네가 더 고급에 비싼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나는 샤블리와 상파뉴를 좋아하는데, 그래서 워시드 커피를 좋아할지도 모릅니다. 여담인데 요새는 커피에 말로락틱 발효를 적용하기도 합니다. 그런 커피를 들고 나온 바리스타가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고 있고요. 좋은 트렌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내추럴 가공은 떼루아 특유의 느낌도 워시드 대비 감소합니다.

 

 한편으로 나는 내추럴 커피가 워시드에 비해 최적의 볶음 정도가 더 타이트한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좋은 내추럴 커피는 (일본식 기준) 미디엄 로스트에서도 매우 훌륭한 특성을 보입니다만, 보통은 하이에서 시티 정도가 최적이고 풀시티 수준으로 볶았을 때는 그야말로 아무 장점도 없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내추럴 생두는 수분은 낮고 더 많은 당분과 체프를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해도 타기 쉽고 클린컵도 워시드만큼 잘 안 나오고, 어차피 산도 억제되어 있으니까 하이에서 시티 정도가 최적이 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상기하였듯 내추럴 생두는 볶을 때 워시드보다 쉽게 타버립니다. 특히 대류열이 강하게 걸리는 머신일수록 내추럴 생두의 속을 태워버리기 쉽지 않나 생각합니다. 로스터의 의도보다 더 타버린 내추럴 생두는 부정적인 특성을 쉽게 드러냅니다. 그러니까 더 신경 써서 볶아야 하고, 실력 있는 로스터가 볶아도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존성 나쁜 건 내추럴의 최대 단점입니다. 원두는 물론 생두도 보존성이 워시드보다 나쁩니다.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과육의 당 성분이 스며들어 보존성을 나쁘게 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만 싱글오리진 커피 입문하시면 내추럴 커피 드세요. 강력 추천합니다. 상기하였듯 바리스타들도 대체로 워시드 좋은 줄 모릅니다. 내추럴이 대중적으로 훨씬 잘 통하는 맛입니다.

 

 여담으로 코스타리카 라스 라하스 농장에서는 펠라 네그라알마 네그라라는 가공법의 커피를 팔고 있는데, 나는 일단 이 방식을 내추럴의 일종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5. 펄프드 내추럴

 

 브라질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커피체리는 제거하고 점액질은 남겨둔 상태로 만드는 것까지는 워시드와 같은데, 물에 담가 발효하는 대신 내추럴 가공 방식처럼 그냥 말립니다. 일반 내추럴과 비교하면 말리는 시간도 짧아지고, 실패율도 줄어듭니다.


 

 브라질에서 이 방식이 개발된 이유는 워낙 커피 생두 생산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생산성을 높일 필요가 있었지요. 워시드는 물이 많이 필요하고, 내추럴은 너무 오래 말려야 하는데다 품질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그러니까 과육만 벗겨서 말리는 방식이 개발된 것입니다. 생산성과 품질을 모두 잡는 좋은 방식이다 보니 90년대 초반에 개발된 방식인데 현재는 브라질 생두 중 40% 정도가 펄프드 내추럴로 가공됩니다.

 

 


6. 허니



 코스타리카에서 개발되어 사용되는 방식인데, 장점이 있다 보니 라틴아메리카 지역 스페셜티에 많이 적용되는 중입니다. 사견으로는 이름이 맛있어 보인다는 게 최고 장점 같습니다.

 

 기본적인 방식은 일단 펄프드 내추럴처럼 커피체리를 제거합니다. 그리고 이후 점액질(뮤실리지)도 일부 제거합니다. 점액질을 다 물리적으로 제거하면 세미 워시드인데, 허니는 다 제거하진 않습니다. 제거하는 정도는 다양하고, 어느 정도의 온도에서 얼마나 발효시키는지도 다양합니다.



 코스타리카 등지에서는 점액질을 제거하고 발효를 얼마나 시키는지에 따라 다양한 컬러 이름을 붙이곤 합니다. 점액질을 아주 조금만 제거하고 비교적 오래 발효한 건 블랙 허니고, 아주 조금만 남겨둔 건 화이트 허니입니다. 대략 점액을 많이 남기고 많이 발효한 쪽부터 블랙 - 레드 - 골드 - 옐로우 - 화이트입니다. 그러니까 블랙 허니는 펄프드 내추럴에 가까운 맛이고, 화이트는 세미 워시드에 가까운 맛입니다. 다른 가공 방식까지 포함하여 여기까지 언급한 걸 일렬 정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더블 워시드 - 워시드 - 세미 워시드 - 화이트 허니 - 옐로우 허니 

- 골드 허니 - 레드 허니 - 블랙 허니 - 펄프드 내추럴 - 내추럴

 

 앞쪽일수록 워시드스러운 거고, 뒤쪽일수록 내추럴스러운 겁니다. 여담으로 오렌지 허니라는 방식도 있는데, 그건 설명을 보면 아예 다른 프로세싱이라 세미 워시드의 일종으로 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주관적으로는 대체로 허니 프로세스는 워시드보다는 내추럴에 좀 더 가까운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워시드같은 장점을 어느 정도 잡으려는 내추럴의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물에 담가 발효하는 게 아니고, 점액질을 어느 정도 유지한 채 말려서 발효하다 보니 펄프드 내추럴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허니 프로세싱은 때때로 펄프드 내추럴과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걸로 보이는데, 사실 펄프드 내추럴을 하다 보면 점액질도 일부 제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화이트 허니쯤 되면 워시드스러운 느낌도 어느 정도는 있는 것 같습니다. 세미 워시드보다는 살짝 내추럴 느낌이 있는 정도라고 할까요.

 

 허니 가공된 생두는 대체로 워시드에 비해 가격이 살짝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딱히 워시드에 비해 품질이 좋다고 생각하진 않아서, 나는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종종 아주 멋진 허니 가공의 결과물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허니 프로세싱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7) 웻 헐드

 

 현재진행형으로 웻 헐링, 현지어로 길링 바사라고도 합니다. 인도네시아 커피의 전통적인 가공법입니다. 인도네시아 생두를 보면 보통 웻 헐드의 처참한 흔적을 볼 수 있지요. 분류하자면 워시드의 일종입니다.


 

 일반 워시드와 웻 헐드의 차이는 파치먼트(씨앗을 둘러싸고 있는 속껍질)를 언제 벗기느냐에 있습니다. 일반 워시드는 세척을 끝낸 커피씨앗을 다 말리고 난 후 벗깁니다. 파치먼트가 남아있는 상태가 보존성이 좋아서, 일단은 파치먼트가 붙은 상대로 보관하다가 팔기 전에야 벗긴다고도 하고요. 그러니까 깔끔하게 벗겨집니다. 그런데 웻 헐드는 다 안 마른, 아직 젖은 커피씨앗에서 파치먼트를 벗깁니다. 젖은 커피씨앗은 조직이 약한데, 파치먼트는 아직 분리가 잘 안 되는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물리적인 힘으로 벗기게 되면서 커피씨앗이 쉽게 손상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생두를 가공하는 이유는 인도네시아의 기후와 생두 생산/유통구조에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날씨는 에티오피아와는 정 반대입니다. 에티오피아는 커피체리를 그냥 내다 말려도 될 정도로 건조한데, 인도네시아는 걸핏하면 비가 옵니다. 잘못하면 생두가 제대로 안 마르고 가공에 실패해서 완전히 망할 위험이 있단 말이지요.

 

 그래서 인도네시아의 커피농부는 과육만 제거한 상태로 중간 상인에 빨리 팔아넘기고, 이 중간 상인은 가공소에 넘기고, 가공소에서는 웻 헐드로 빨리빨리 가공하면서 서로 리스크를 회피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웻 헐드된 커피는 아무래도 결점두가 많이 나옵니다. 최대한 잘 가공하고 골라낼 만큼 골라낸다 해도 보통 약간은 남지요. 일반적인 워시드 가공 수준의 클린함은 보장될 수 없어요. 그런데 이렇게 웻 헐드된 특성이 꼭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많은 애호가들을 가지고 있고, 계속 웻 헐드된 커피가 생산되어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웻 헐드된 커피의 기본적인 특성은 낮은 산미와 다소의 결점두에서 비롯되는 흙 같은 독특한 풍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웻 헐드된 생두는 일반 워시드에 비해 파치먼트가 붙은 상태에서 발효되는 시간이 짧습니다. 워시드 생두는 발효과정에서 산과 각종 향기 성분이 많이 생기는데요. 커피의 새콤함은 싫어하는 분들도 많고, 새콤함에 동반되는 향기 성분들은 사실 풀시티 수준으로 커피를 볶으면 거의 다 날아가서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니까 웻 헐드된 커피는 하이 이하의 로스트에서는 별 장점이 없는 걸 넘어 거의 쓸모가 없는데, 원천적으로 산미와 생두 자체의 향기를 포기하는 시티 중후반 이상의 로스트에서는 매력적인 커피가 되어버립니다.

 

 흙 같은 느낌은 기본적으로 결점두의 특성이긴 한데, 인도네시아 만델링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흙 같은 느낌이 조금 있는 걸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드문 게 아니라서, 와인에서도 구세계 와인과 신세계 와인에 대한 취향을 판별하는 데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신세계 와인이 부정적인 특성을 완전히 없애는 데 주력한다면, 구세계 와인은 부정적인 특성도 포함하여 개성과 복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나쁜 풍미라는 건 누군가 정해줄 수 있는 게 아니고, 각자가 좋아함과 싫어함이 있는 것입니다.

 

 

8) 애네어로빅

 

 요새 스페셜티 커피에 유행하는 방식입니다. 영어로는 Anaerobic. 대중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영단어라서인지 각자 개성적으로 읽는 경향이 있는데, 영국식으로 읽으면 애네어러우빅이고 미국식으로 읽으면 애너로우빅입니다. 나는 영국식에 가깝게 애네어로빅으로 읽습니다. 그런데 아나에어로빅이나 언에어로빅 같은 식으로 읽는 분들이 많습니다. 뜻은 무산소성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무산소발효 방식을 의미합니다.


 

 애네어로빅 발효라고 칭하는 것들은 매우 다양하고, 아직 일관적인 방식이라 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공통점은 있습니다. 사견으로 공통된 특징이라면 내추럴에서 더 나갔다는 겁니다. 쉽게 이야기해 내추럴보다 더 내추럴스럽습니다. 때때로 과발효를 감수하기도 하는데, 일단은 기존 내추럴과는 달리 실패를 통제하려는 시도들이긴 합니다. 요약하자면 워시드와는 아주 반대 느낌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네어로빅 퍼멘테이션(발효) 프로세싱을 나는 일단 내추럴 방식의 연장선으로 봅니다. 어떻게든 커피과육을 활용할 방안에서 기인한 것 같단 말이지요. 좋은 커피체리를 재배하면, 당연히 과육의 품질도 좋아집니다. 커피 과육을 먹어도 됩니다. 그것도 카페인이 있지요. 양질의 커피과육 맛을 생두에 담을 수 있는 방식은 워시드가 아닌 내추럴입니다. 그런데 커피체리과육 맛을 최대한 생두에 담으려 하다 보니까 잘 알려진 과실주 양조법이 적용되었고, 그 과정에서 애네어로빅이 나왔다는 게 나의 추정입니다. 아무리 봐도 현대적인 와인 담그는 방식이거든요.

 

 현대적인 와인 양조방식일수록 산도가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커피의 애네어로빅 퍼멘테이션도 이와 비슷한데, 일단 유명해진 코스타리카 코르디예라 데 푸에고의 경우 과육을 제거한 커피씨앗에, 커피과육과 점액을 (본래 커피씨앗에 붙어있는 것 외의 것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섞어 스뎅 통에 넣고,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무산소 공간을 만든 후 발효합니다. 이후 그대로 말리면 무산소 내추럴. 씻어 말리면 무산소 워시드라나요. 사견으로 애네어로빅 퍼멘테이션은 워낙 효과가 강해서그 이후 워시드 가공을 하건 내추럴 가공을 하건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좀 더 단순하게 커피체리를 비닐로 싸서 공기접촉을 차단한 채 발효시키거나, 발효시간을 길게 가져가기 위해 저온 장시간 발효시킨다거나 하는 방식도 있고 그렇습니다. 여담인데 그나마 커피체리만 사용하면 다행인데, 요새 가공한다고 하는 것들 보면 온갖 것들을 다 넣어서 이미 순수한 커피의 영역은 넘어서는 것들도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가공할 때 뭘 하건 자유지만 명시는 제대로 해줬으면 합니다.



 일반적인 커피 프로세스에서는 호기성 발효와 혐기성 발효가 같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애네어로빅 프로세스에서는 거의 혐기성 발효만 일어나지요. 그 결과는 내가 판단하기엔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시트러스의 느낌이 대체로 없습니다. 구연산 형성이 잘 안 되거나 손실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산미도 감소합니다. 사견으로는 아마도 사과산의 손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대신 황도나 열대과일처럼 산도가 낮고 달달한 과일 느낌이 두드러지고, 생강이나 시나몬 같은 스파이시한 특성도 강해집니다. 본래 커피체리가 가졌을 플라워리한 느낌도 클로브(정향)처럼 스파이시한 방향 또는 마르고 커다란 꽃의 (다 피고 시들어버린 꽃의) 느낌에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품종향과 떼루아 느낌이 많이 감퇴합니다. 과발효된 뉘앙스가 쉽게 생기고, 관련하여 현저한 부정적인 노트(된장이나 청국장 같은)가 거의 예외 없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애네어로빅에 대한 나의 사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멉니다. 싸면 모르겠는데 비싸기까지 합니다. 품종향과 떼루아를 날려버리는 커피에 대해 왜 많은 돈을 줘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저 그런 품종에 그저 그런 지역의 커피라면 적극적으로 해볼 만 합니다. 문제는 이제 게이샤 같은 고급 품종 + 좋은 지역 커피에도 이런 발효를 적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품종향과 떼루아가 많이 날아가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좋은 품종, 좋은 지역 커피에 하는 게 더 결과물이 맛있긴 합니다만... 와인에서 비롯된 가공방식이라는 걸 감안하면 왜 피노 누아나 리슬링이 고급 품종 취급받는지, 그런 품종들이 어떤 방식으로 양조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애네어로빅은 가공하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서 커머셜 커피엔 영 적용할 만한 방식이 못 되기도 합니다.

 

 장점이라면 일단 향기의 강도가 강하다는 겁니다. 이는 컵노트를 자세히 적지 않고 향기의 강도 등을 우선적으로 적는 비즈니스 커핑 폼에서 좋은 평가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어택이 강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공법과 1:1 비교를 하면 좋게 느끼기 쉽습니다. 따로 마시면 향기의 퀄리티 좋은 게 좋지만 같이 마시면 강도 높은 게 이깁니다. 그 외 차갑게 마실 때 퍼포먼스가 좋습니다. 차가운 커피를 선호하시는 분은 애네어로빅에 대해 긍정적이기 쉬울 걸로 생각합니다. 애네어로빅 특유의 부정적인 느낌이 차가운 온도에서는 덜 느껴집니다


 

 한편으로 카보닉 마세라시용(CM)이라는 방식도 있습니다. 영어식으로 읽으면 카보닉 메서레이션입니다. 탄산 침용. 와인 좀 드신 분들은 읽자마자 뭔지 알 겁니다. 보졸레누보 만드는 그 방식입니다. 커피체리에 카보닉 마세라시용을 적용하면 사실 양조개념으로 보면 그냥 무산소발효인데, 좀 더 철저한 무산소발효입니다. 현재 커피업계에서 카보닉 마세라시용 프로세싱은 따로 표기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좀 더 비싼 가공법이라 그런 거 같습니다.

 


 

9) 이스트 첨가 발효 커피

 

 상기하였듯 나는 애네어로빅 퍼멘테이션 프로세싱에 부정적입니다. 가공법 자체는 한 개성으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 쳐도 고급 커피에 적용하기엔 품종향과 떼루아를 너무 많이 잃어버리게 하는 동시에, 커머셜한 커피에 적용하기엔 가공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입니다.

 

 이런데 이번에 기술할 이스트 첨가 발효 커피는 어쩌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웃풋에 비해 비용이 싸거든요. 최고급 커피에 적용하기엔 여전히 부적절하다 생각합니다만.


 

 커피는 발효과정에서 커피에 있는 본래의 천연 효모가 기능합니다. 빵을 굽거나 와인을 담글 때도 따로 이스트를 쓰지 않아도 본래의 천연 효모만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경우 공장제 이스트를 첨가하는데, 그 쪽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쉽기 때문입니다. 커피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쓸 만한 커피용 이스트가 유통되고 있는지는 모르겠고요. 물론 인공적인 이스트를 첨가할 때 잃는 개성을 생각한다면, 최고급 커피에는 이스트 첨가를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호품은 일정 품질 이상에서는 개성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와인과 달리 커피는 알콜생성으로 인해 알콜에 약한 이스트가 일찍 죽어버리는 문제 같은 것도 없지요.

 

 이스트 발효 커피가 아직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나도 접해본 게 매우 제한적입니다. 접해본 결과물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일단 애네어로빅이 유행 중이라, 이스트 발효한 커피들은 애네어로빅도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도 합니다. 무언가 손을 많이 댄 커피가 많이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게다가 싸게 만들 수 있는 방식임에도 아직은 실험적인 단계라 비쌉니다.

 

 그래도 나는 아마 앞으로 언젠가는 커피 가공에 상업용 이스트를 많이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건 그저그런 맛을 내는, 그저그런 떼루아 커피의 품질을 균등하게 올릴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세계 대부분의 커피 생두는 그저그런 품질일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 비해 현대의 커피 생두 품질이 많이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중남미에서 주로 티피카와 부르봉 키우던 시절엔 가공이 문제였지 품종은 지금보다 훨씬 좋았지요.

 

 종합적으로 요새는 기존에 없던 생두 가공법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와인이 옛날에 지나왔던 변화를 커피가 뒤늦게 따라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최고급 생두에 CM이나 인공 이스트 첨가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아직 꽤 발전과정을 거쳐야겠구나 싶긴 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새로운 바람 2020.07.05 1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정도의 식료품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면 책한권 내시면 제법 팔릴것 같습니다.

    • 해양장미 2020.07.05 1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스로 생각하기에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 새로운 바람 2020.07.05 1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혹시 개인적으로 인천에서 자주 가시는 카페가 있으시나요? 저는 커피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그냥 개항장거리에 있는 카페에 적당히 들어갑니다.

      그리고 오늘은 날씨가 화창해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에 갔다왔습니다.

    • 해양장미 2020.07.05 1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주 가는 카페 있지요. 다만 원두가 양질이어서 가는 곳은 아닙니다.

      경험적으로 바리스타 자격을 취득하는 사람들 중에도 커피 자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베리에이션 커피가 아닌 순수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더 소수고, 스페셜티 커피는 대중성이 별로 없기도 합니다.

      공간으로의 카페, 베리에이션 커피, 저렴하고 대중적인 아메리카노, 클래시컬한 양질의 커피, 스페셜티 커피는 모두 카페라는 영역에 속하는 범주입니다만 서로 조금씩 다른 영역입니다. 각자의 필요와 관심에 맞게 접근하면 될 것입니다.

      센트럴파크 좋지요. 저에게는 가능한 자주 방문하고픈 공원입니다.

  2. armalitear15 2020.07.05 1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멘이 통일을 왜 반대하는가에 대한 아주 좋은 답이 되어서 그렇지 나라가 망하고 나서 까트란 마약 생산을 위해서 커피밭이 대거 까트밭으로 바뀌기 전에는 모카란 말의 유래가 예멘의 도시서 나왔을 정도로 질 좋은 원두 생산지였죠.
    물론 예멘이 그나마 남은 커피 가공도 내추럴을 유지하는건 나라가 망해서 그런 시설에 투자할 돈이 없는데다가 까트를 키우는데 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물 자체도 없다시피 한 국가가 되버린 이유로 그런게 크다만요.
    확실한건 전세계적으로 커피 품종이 평준화되가는 요즘은 이제 뛰어난 맛에 대한건 가공의 과정에 달린거 같습니다.

    • 해양장미 2020.07.05 1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도 예멘 고급 커피는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커피입니다. 한동안 좀 어려웠는데 블루보틀이 대성공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기도 했지요.

      저는 생두 프로세싱이 근래 과도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품종과 경작과 피킹이라는 기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의 포지셔닝 난항에 대하여

정치 2020. 7. 4. 12:00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SWcI7WqdlIQ

 


 

 소위 보수주의자들은 아주 오랜 세월동안 큰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수세력이 어려워진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 또는 정치학적 의미로의 보수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박정희가 보수주의자였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박정희는 과감한 개혁주의자였고, 민족주의를 앞세우는 지도자였습니다. 전두환이나 노태우는 보수주의자였을까요? 둘 다 개혁적이었고, 마찬가지로 민족주의를 앞세웠습니다. 김영삼은? 김영삼은 급진 수준으로 개혁적이었고 민족주의도 강하게 앞세웠습니다. 이명박도 보수하지 않았습니다. 개혁적인 인물이었지요. 다만 이명박은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유일하게 민족에서 거리를 뒀습니다. 그래서 업적에 비해 인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말년에 독도 방문 퍼포먼스 하면서 인기 좀 올렸지요. 대신 한일관계를 살짝 말아먹었고. 마지막으로 박근혜는 좌클릭 실컷 하면서 집권했습니다. 개혁을 제대로 한 게 없습니다만, 개혁적인 성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지요.


 

 그러니까 원래 우리나라 집권세력의 기본 컬러는 개혁 성향’ + ‘민족주의였습니다. 여기서 벗어난 정권이 거의 없어요. 어느 당에서 집권하건. 보수주의자들의 오해와는 달리, 이 성향을 기본으로 만든 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으로 이어지는 현 미통당 계열의 장기집권이었고요. 그러니까 당은 달라졌어도 일단 현 위수문동(僞囚紊)정권도 개혁 성향의 민족주의인 쪽으로 보이면서 집권한 겁니다. 물론 실제로는 역대 그 어떤 정권보다도 개혁성향이 없습니다만.


 

 미통당이 헤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개혁과 민족을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이 두 요소를 놓치고 집권하는 건 어렵습니다. 개혁의 청사진, 신뢰, 그리고 우리 민족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이런 것들을 보여줘야만 세가 생깁니다. 나는 자유주의자고 직업 정치인은 아니니까 이런 걸 알아도 별로 말을 안 해왔는데, 상황이 워낙 나쁘니까 말을 해야겠습니다.


 

 곧 686으로 네이밍을 바꿔야 할 586이건 40대건, 위대(偉大)하고 개혁적인 민족주의 영웅에 대한 갈망과 환상이 있습니다. 정치를 잘 아는 사람들 중 586을 박정희와 유신의 사생아라고 조소하는 사람이 많은데, 40대까지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시절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주체사상파의 정서와 사고방식도 갑자기 무()에서 생겨난 게 아닙니다. 20대가 40대와 586을 이해하기 힘든 건, 민족주의 색채를 약화시켰던 이명박 시대에 자라난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명언 중 정치가는 국민을 반보만 앞서가고, 국민의 손을 놓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치인이 국민에 너무 앞서가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좋은 방향으로 반보씩 앞서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더 좋은 길로 가도록 할 수는 있습니다. 물론 국민은 대한민국의 주인이었지 헤븐조선의 주인은 아니긴 합니다. 네오 헤븐조선의 주인 당과 헤븐조선, 촛불혁명의 최고령도자, 성인지감수성과 래디컬 페미니즘의 든든한 수호자, K아이돌 중 단 하나의 정점, 누구보다 달과 같은(Lunatic) , 화성(火星)보다 붉은 분, 그믐보다 더 깊은 분, 노틀담의 예언 속 대왕 앙골모아, 평등(抨蹬)과 공정(恐怔)과 정의(怔偯) 그 자체, 북쪽을 바라볼 때는 그냥 천사, 남쪽을 바라볼 때는 나팔과 금대접을 든 천사, 모든 존엄 중 최고존엄(膗辜燇㛪),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이시지요.


 

 소 거의 다 잃고 목장 울타리 고치는 상태이긴 합니다만, 불행 중 다행히도 김종인과 주호영은 감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게, 김종인은 박정희 유신시절 당시 국민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한 인물입니다. 주호영은 경력을 보면 법관 시절 소신판결을 하던 인물이고, 발언을 보면 정치철학을 잘 이해하는 편 같고요. 정치인으로의 행보를 보면 대구에서 쭉 비박계를 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말 그대로 보수주의적인 국가였다면 지금과 같이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전통문화가 많이 사라진 국가입니다. 바닥난방처럼 어레인지되어 남아있는 것들을 제외하면, 거의 흔적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지요. 심지어 관습에 대한 존중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아예 보수주의적인 기반 자체가 없단 말입니다.


 

 대조적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지는 관습을 우리보다 훨씬 중시합니다. 일견 비효율적이거나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것들조차, 일단 관습을 중요시하고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처럼 근대화가 늦어서 모든 걸 바꿔가면서 죽자 사자 따라붙은 나라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이념적 보수주의자들은 일단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보수성향의 단체를 만들거나 정책을 펼치고 싶다면 체계화를 시키고 정리한 발상을 논의하여 우리 헤븐조선의 가붕개들에게 제대로 이해를 시켜 줄 필요가 있습니다. 나 또한 자유주의자로 시간이 날 때마다 자유주의를 설명하고, 주변에 이해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이야기하는 과정 없이 권력을 위해 목소리만 높이고 그 때 그 때 이익을 쫓는다면, 결국 파시스트나 포퓰리스트가 될 뿐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미사일샤워 2020.07.04 12: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 봤습니다.

    한국에 민족주의 전체주의가 줄어들고 자유주의가 정착할 날이 올까요?

    말씀하신 것 처럼 한국이라는 나라가 과거 관습이라는 것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정도로 개혁적인 나라지만 이상하게 민족주의와 전체주의는 세대가 바뀌어도 줄어들고 있지 않는것 같습니다.

    • 해양장미 2020.07.04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 이것도 민족주의가 전보다는 줄어든 겁니다. 예전엔 지금보다 더 강했습니다. 일순간에 줄어들지 않습니다. 계속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꽤 있으니 잘 안 줄어들기도 하고요.

      본질적으로 민족은 상상의 공동체이고, 박정희 이전의 대한민국에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었으니까 민족주의적 자긍심이나 각종 신화들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었습니다.

      자유주의 계열도 각자의 민족적 개성은 중요시합니다. 우리나라의 문제라면 역시나 전체화에 있겠지요.

  2. Lastinches 2020.07.04 1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의 이명박 관련 내용을 보고 생각난 건데, 당시에 야권에서 이명박의 출생지가 일본이고 어렸을 때는 일본식 이름을 썼다는 점을 물고 늘어졌으면서 정작 마찬가지로 일본식 이름을 썼던 김대중 같은 인사들에게는 그러려니 하는 걸 보고 참 저열한 공격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그런 식으로 쌓인 이미지 때문에 '지금은 곤란하다' 사건 당시에도 더욱 이슈가 되기도 했고요. 그런 걸 감안하면 결국 그가 반일퍼포먼스를 할 수밖에 없도록 여론과 야권이 몰고 갔고, 한국의 정치인들이 민족주의와 반일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해양장미 2020.07.04 14: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시 이명박은 처음에 출생지를 바르게 명시하지 않았었습니다. 포항이었나 영일이었나, 그런 식으로 적어놨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시비가 제대로 걸렸고, 결국 오사카인게 밝혀지면서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었지요. 이명박 측에서 오사카 태생이라고 알리지 않고 싶었던 것은 이해하고, 실제 스스로 고향을 영일/포항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오사카 태생이라고 공격한 자들의 저열함 또한 큰 문제라 생각합니다만, 이명박 측이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일본 태생이라는 꼼수 이미지가 돌이키기 어렵게 박혀버렸었습니다.

  3. armalitear15 2020.07.04 13: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엔 자유의지주의자도 심각하게 적다고 봅니다.
    그런 부류인 아인 랜드같은 사람이나 오스트리아 학파에 대해서 자기들 이득되는것만 골라먹고 나머진 그냥 꺼내지도 않는게 국내서 자유의지주의자라 자칭하는 사람들이니 말이죠.
    개인적으론 자유의지주의 세력들이 좀 나타났으면 합니다.
    민족주의+전체주의의 혼종인 40대와 586은 진짜 답이 없는 광신도의 수준을 보여주니 말이죠.
    그나마 국내서 20대 남성들 말곤 자유의지주의 성향이 강한 세대가 없다시피 한것도 큰 문제 같습니다.
    다만 이쪽도 스페인의 복스같은 당이 나오면 그쪽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지만 말이죠.
    저번에 새벽당이 여성의당 등보다 홍보도 안하고 10만표를 받았던게 그거 때문이라 하니 말이죠.

    • 해양장미 2020.07.04 14: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자유주의자로 리버테리언들과 어느 정도 사고방식이나 정서적인 일치는 있으나, 관념적 리버테리언들이 현실적인 사고를 한다고 여기기는 어렵습니다.

      관념을 앞세운 리버테리언들이 현실국가정치에 나섰을 때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드는 일은 없습니다.

      그냥 자유주의 우파 정도로 현실화하면 어떻겠습니까?

    • 0ㅇㅇ 2020.07.04 14: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해양장미/ 리버테리언들이 현실국가정치에 나선 적은 없지요. 미국에서조차 군소정당이나 공화당 내 소수파로 남아야 했습니다.그러니 결과를 내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정치에 나설 수 있냐 마냐의 차원에 머물러 있습니다. 저도 자유의지주의에 많은 부분 공감하지만 그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집권할 기반을 모을 수 있느냐고 하면 글쎄?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자유의지주의는 인간 본성의 일부만을 반영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도 바라지만 부자유도 바라고 있지요. 전 자유를 바라는 본성이 인간의 가치 있는 부분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니까요.

    • 해양장미 2020.07.04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0ㅇㅇ / 제가 보기엔 관념적인 리버테리언들은 국가단위의 현실과 너무 괴리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권력을 쥐고 국정을 운영하려면 아주 많은 타협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 타협의 정도는 리버테리언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로 봅니다. 그러니까 국가 내의 특정 소수부족이 리버테리언 아이덴티티로 살아간다 같은 건 가능하지만, 현대 국가가 그런 식으로 운영될 수는 없다 랄까요.

    • 1257 2020.07.04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봤던, 아인 랜드 책 같은걸 몇권 읽고 설치는 경제적 자유의지주의자들은 복지에 대한 혐오를 공공연하게 표출하고, '야생적' 경쟁과 도태를 과정이 아닌 목적으로, 이상향으로 생각하면서 문화적으론 딱히 열려있지도 않은 부류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싸x지 없는 금수저, 기득권의 끄나풀 취급 받는게 당연합니다.

      또 안타까운 건 이런 극단적 부류들에게서만 경제적 자유와 문화적 자유에 대한 괴리가 나타나는 게 아니란 겁니다.

  4. 하늘바다불꽃 2020.07.04 1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읽으니까 아쉬운 점은 많았지만 이명박이 인물은 인물이다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박정희와 김대중은 각자 단점이 있었겠지만 어쨌든 현대 한국을 만들어낸 거물들인데 그들의 열정과 역동성 그리고 각자의 철학과 장점이 잘 계승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권력을 목적보다 수단으로 여기고 자유주의든 공화주의든 진지하게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해양장미 2020.07.04 1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명박은 대통령을 하기에는 너무 단점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무능하지는 않았지요. 실제 결과를 만든 면도 있고요.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 정권이 가졌던 요소를 부분적으로나마 실질적으로 계승했던 정권은 김대중 정권입니다. DJP연합이 유지되던 시기에는 적어도 그랬다고 볼 수 있지요. 실제 김대중 정권 초반 경제팀을 운용한 건 총리였던 김종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김대중 정권의 전반적인 경제성적은 좋았습니다. 좌파한테는 욕을 많이 먹었지만요.

      대조적으로 박근혜 정권은 박정희 정권을 계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5. O44APD 2020.07.04 1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압력솥의 있는 김을 뺸다라는 차원이겠지만 박정희는 환경보호라던가 의료보험같이 나중에 찾아서 보다보면 괜찮게 평가받을만한것들이 많았지요. 육영수 피살전까지는 그럼에도 융통성은 있었다고 봅니다.

    반면 그쪽 진영에서 자기들을 정의할때 진보 , 혹은 수틀릴떄는 진짜 보수라고 외치던데, 지금까지봤을때 그쪽 라인은 진보나 진짜 보수라기보다는 뭐랄까 왕당파스럽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자의던 타의던 공주님 취급했던 박근혜보다 더 혈통주의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해양장미 2020.07.04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박정희에게 '보수' 아이덴티티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는 혁신적인 조국근대화나 국가정비에 힘썼을 뿐, 옛 전통 지키거나 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린벨트건 국민건강보험이건 현대국가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추진한 거고요. 애초에 처음 대통령 된 나이가 요즘 기준 많이 젊기도 했고요.

      수령(囚囹)님 계파는 왕당파 맞지요. 다만 혈통주의라기보다는 적통주의랄까요. 문준용을 차기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 O44APD 2020.07.04 1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그러면 카이사르가 아우구스투스를 후계자로 삼는거랑 비슷할려나요 ㅋㅋ

      이래저리 재미있는 집단입니다.

  6. Palaiologos 2020.07.04 1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우 현실적인 글입니다. 미우나 고우나 나라의 근본인 이승만, 박정희가 골수 민족주의자라는게 여기까지 스노우볼이 굴러온거 같습니다(그들을 탓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자유주의 우파의 집권과 부흥을 저 역시 희망합니다. 하지만 한국인들 자체가 자유주의자들이 별로 없다는게 큰 걸림돌 같습니다. 위수문동의 시대 이후로 자유주의 목소리는 더 작아졌기에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한국정치를 설명할때 민족주의를 빼고는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좌익이나 소위 진보중에 민족주의에서 자유로운 한국인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젊은 세대로 갈수록 민족주의 성향이 옅어지는 것입니다. 그들만큼은 현 기성세대가 보여주는 민족주의 광기를 극복하는 모습이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현실적으로 지금 청년실업이나 인구구조로 보면 현 30대부터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 까지 모두 분노의 세대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이지만요.

    • 해양장미 2020.07.04 1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수'라고 할 때 개혁적이고 민족주의적인, 그렇지만 반공인 스타일을 떠올립니다. 친북반북이 보수진보를 나누는 기준처럼 되어버렸고, 그 외엔 개혁 + 민족주의 색채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야 한단 말이지요. 그러지 않으려면 최소한 설명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근래 들어 자칭 보수주의자들은 설명도 안하고 대중들 기준으로 기존에 없던 관념을 내밀면서 본인들이 보수라 주장했습니다. 그러니까 될 리가 없지요.

      정치인이 말을 할 때 대중들은 내용을 잘 듣지 않습니다. 내용을 듣게 하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해내야 합니다.

    • 하늘바다불꽃 2020.07.04 1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박정희는 발언들이나 행적을 볼 때 골수 민족주의라기보단 민족주의를 잘 이용했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

  7. 1257 2020.07.04 2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수라는 단어가 철학이 아니라 성향에 가깝고, 단지 반동적임을 뜻한다는걸 생각해 보면, 역동의 한국인들이 보수라는 단어를 별로 안 좋아하는건 좀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 해양장미 2020.07.04 2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적으로 동의하는 정리입니다. 제발 자칭 보수주의자들이 이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사전적이거나 정치학적인 '보수주의'는 한국에서 보편성도 없고 인기도 없어요. 괜히 김종인이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보수'라는 단어 자체를 빼 버린 게 아닙니다. 한국인들은 박정희에게서 '보수'를 떠올리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면으로 조국근대화와 경제성장, 민족을 떠올리지요.

  8. 퐁퐁123 2020.07.05 0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의 20대 이하 세대부터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아마 지금의 1020들한테 통일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면 통일 반대가 더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1020들은 이민자들한테도 시달려야 할텐데 앞으로 점점 민족과 국가에 대한 개념은 부정적으로 변하고 각자도생 개념이 뿌리깊게 박힐 것 같네요.
    세대간의 차이가 이 세상에서 제일 큰 나라이고 변화가 엄청 빠른 나라이니만큼 젊은 세대도 개혁을 원하는 성향은 유지되겠지만 그 개혁이 극우파적인 모습이 될 지 자유주의적인 모습이 될 지는 지금 현재 보수쪽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 해양장미 2020.07.05 0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만약 극우화가 되면 일종의 민족주의적인 경향은 더 강화되지 약화되지는 않습니다. 자유주의적으로 되는 경우에만 민족주의 경향이 약해지지요.

      그리고 현 청년층이 어떻게 되건, 윗세대는 이미 그렇지 않고 앞으로 살 날이 길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민족주의에 앞으로도 계속 신경을 써야 합니다.

  9. 스스로학습 2020.07.05 1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현 20대인데 진짜 민족주의적인거 이해도 못 하겠고 이해하고싶지도 않음 제 또래도 얘기들어보면 좌우파는 나뉘어도 기성세대 민족주의적인거는 다같이 공감 못하는 편이었어요 장미님 말씀대로 세대별 중시하는 가치?가 다른것 같아요

    쓰신 글 전체적으로 다 동의하고 보수파들은 태생적인 게으름과 안일함을 버리고 집단적으로 이미지 쇄신을 신경써야 한다고 봅니다 공약을 합리적으로 분석하는거는 대중들에게 기대하기 어렵고 "미통당 찍으면 무뇌"라는 인식부터 수정해야합니다 보수라는 이미지부터 바꿔야해요ㅠㅠ 특히 요즘같은 시국에선 개혁을 버리면 절대 못이길듯

    • 해양장미 2020.07.05 1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체로 기성세대는 민족국가에 소속되어있는 것 자체가 아이덴티티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민족국가가 잘 되어야 안도감을 느끼고, 민족국가에서 보호받기를 원합니다. 이 요소는 한국인들의 사회주의적인 정서이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추종이 되기도 하지요. 대통령을 가장이나 부족장 같은 걸로 무의식중에 인지해서 그렇습니다.

      미래통합당은 보수당이 아니고 개혁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우리 수령(囚囹) 동지께서 해야 할 개혁을 하지 않았으니 미통당이 해야 할 상황이기도 하지요.

  10. 새로운 바람 2020.07.05 15: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홍준표나 태극기 어르신 같은 우파들이 내세우는 전통 보수의 가치, 진짜냐 가짜냐를 두고 벌이는 보수내 처절한 적통성논쟁, 자유주의와 별상관도 없는 반공과 진영논리로써의 자유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수호, 혹은 학벌을 절대시하는 엘리트주의,

    공병호나 정규재류가 내세우는 자유시장경제만능주의 찬양, 대형교회에서 앞세우는 이승만국부론과 대한민국의 기독교 국교화 및 대형교회화가

    우파 외 사람들에게 안먹히는것을 넘어서 조롱과 혐오, 희화화를 당하는것이 이번글을 통해서 잘 들어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국우파들이 위수문동님정권에 맞서서 지키고 싶어하는 이승만국부론, 자유민주주의 자유한국수호, 자유주의 만능시장경제, 기독교 대형교회공동체는 우파들도 제대로된 이해와 체계화 책임과 엄격한 군기가 잘 되어있지 않으며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민족주의적인 강력한 정부 및 정권이 펼치는 대대적인 개혁정책과는 충돌하며 심지어 이것를 가로막는 수구꼴통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파들이 지지세가 약해지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해양장미 2020.07.05 15: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제 생각엔 문제를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행정적으로 작은정부론이나 최소정부론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정부의 비대화가 일으키는 많은 문제들이 있지요. 그런데 이걸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정치인 입장에서는 '우리가 믿을 수 있게 잘 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낫지, '우리가 권력 잡으면 시장 자율에 맡기겠다' 같은 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민족주의적이고 국가주도발전을 경험해 온 한국인들에게는 정치인이 직무유기하려는 태도에 가까워 보이기 쉽습니다.

      그러니까 국가의 일을 하려는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이 이야기를 할 때는, 무엇을 할지를 먼저 이야기해야지 무엇을 안 할지를 먼저 이야기하는 건 예의가 아닙니다. 뭘 챙겨주고 뭘 해줄건지를 이야기해야 뭐라도 되지 않겠습니까.

  11. 구밀복검 2020.07.05 1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종인-주호영 체제가 좋다고 느낀 게 자신들이 포지션을 어떻게 새로잡아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의 몸부림이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기성우파들 저건 잘못되었다고, 우파의 가치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결국 까 보면 이승만 국부론이니 종북몰이니 자유주의라고는 눈에 씻고도 안 보이는 자유대한민국이니 같은 것들 뿐이죠

    진지한 성찰조차 없이 위수문동의 안티테제적인 구시대적 담론들을 모아놓은 종합 선물세트에 불과한 것들 뿐입니다.

    부디 김-주 체제에서 보수가 나가야 할 방향성이 새로 정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해양장미 2020.07.05 1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홍준표가 지선 말아먹은 이후 김병준 체제 때도 앞으로 자유한국당이 어떻게 가야할지에 대한 고찰은 있었습니다. 그 괜찮았던 방향을 태극기가 황교안 앞세워서 말아먹었지요. 결국 그 결과 총선참패하고, 네오 헤븐조선 출범시키고, 이제야 외양간 고치고 있는데 정말 늦어도 많이 늦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