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이준석'에 해당되는 글 112건

  1. 2021.03.21 춘분이 지나고 거센 춘풍이 부는 즈음에 26
  2. 2020.04.24 퀴블러 로스 모델과 보수유권자의 상태 46

춘분이 지나고 거센 춘풍이 부는 즈음에

정치 2021. 3. 21. 19:1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bQujhuIst5E

 

 

 

 

1) 경험적으로 바깥에서 지켜보기에는 정치 이벤트 중 단일화가 제일 지저분합니다. 그러니까 경선 과정을 보면서 너무 열을 올릴 필요가 없습니다. 서로 다른 당 소속 후보끼리 단일화 한다는 건 어쩔 수 없이 지저분한 과정입니다. 서로 언플이나 이미지 플레이가 심해서 진실을 제 때 알기 어렵기도 하고요.

 

 정치를 제대로 보고 싶으면 냉정해야합니다. 가슴은 뜨겁더라도 머리는 차가워야한다고 하지요. 머리에 열이 받으면 제대로 된 판단을 못 하는 법입니다. 냉정할 수 없으면 관심을 줄이는 게 낫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정치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까지 많지가 않아서, 감각을 그쪽에 맞추는 게 정치적 예측이 더 쉽습니다.

 

 

 

2) 내가 보는 서울시장 경선과정과 그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국민의힘측에서는 단일화를 일찍 마무리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준석의 말에 의하면 27일에 마무리할 생각이었다고 하지요. 이는 단일화 과정 이후의 컨벤션 효과를 노린 전략이었습니다.

 

 보궐선거는 정식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낮습니다. 그러니까 조직표가 중요해지는데, 현재 서울 정치조직은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단일화 과정을 오래 끄는 쪽이 더 많은 정치 저관심층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전략에는 기본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고, 당연한 겁니다. 문제는 단일화를 질질 끌면 그 과정을 보는 정치 고관심층과 당원들의 불만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대조적으로 안철수는 단일화를 일찍 마무리하자는 입장이었고, 오세훈도 그러하였습니다. 오세훈과 당의 생각이 달랐던 것인데, 오세훈은 본인의 이미지가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벌어진 복잡한 상황들을 종합하여 정리해보면,

 

 안철수는 단일화 관련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만으로 오세훈과 국민의힘측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네거티브 발언 없는 네거티브에 성공한 것인데, 원래 안철수는 이 정도 정치력이 아니었습니다. 안철수 쪽에 선 자들의 책략이 더 수가 높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국민의당 측은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지 못한 것 같은 모습을 종종 보였는데, 안철수가 이미지 싸움에서 이기면서 문제가 묻혔고, 일부 국민의힘 충성 지지층/당원에게만 불만을 산 걸로 보입니다.

 

 오세훈은 당의 전략을 따르지도 않았고, 이미지 싸움에서 이기지도 못했으며, 물론 당 내 민심을 장악하지도 못했습니다. 고질적인 단점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에, 경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대미지를 입을 것 같습니다.

 

 김종인, 이준석, 국민의힘 측은 이미지 싸움에서 완패하였고, 복기해보면 나경원 대신 오세훈이 후보가 된 시점에서 단단히 꼬였다고 봐야 합니다. 안철수에 대한 노골적 네거티브는 완전히 실패한 전술이 되었는데, 안철수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열망을 이해하지 못하고 불길에 함부로 머리를 들이민 셈이 되었습니다. 이번 경선에서 김종인과 이준석의 포지션과 전략전술을 이해하고, 딱히 나쁜 감정을 가지지 않습니다만, 뼈아픈 전술적 실패로 궁지에 몰려 있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요약하자면 안철수는 네거티브한 발언 없이 상대를 네거티브하는 데 성공하였고, 김종인 및 이준석은 네거티브한 발언을 일삼았으나 결과적으로 상대를 네거티브하는 데 실패함으로 현재의 전황이 형성된 것입니다. 오세훈은 체리피킹하려다 망한 것 같고요.

 

 물론 경선에서 오세훈이 이기면 결국 오세훈과 국민의힘측의 승리가 되겠습니다만, 안철수의 승률이 더 높은 상황으로 추정중입니다.

 

 여하튼 이만하면 무난하게 단일화 되고 있는 중입니다.

 

 

 

3) 들려오는 소리들로 미루어볼 때 박영선 캠프 상태가 별로 안 좋은 것 같습니다. 박영선이 민주당 내에서 골품이 모자라서 그렇지, 정치 자체는 곧잘 하는 양반인데요. 대략 상황파악은 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4) 근래 LH가 악의 축인 것이 밝혀져 유쾌/상쾌/통쾌합니다. LH가 그 동안 청라국제도시에 해 온 만행이 심각했고, 그것이 인천광역시의 발전에 큰 지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송도국제도시와 달리 청라국제도시는 LH가 주관해서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최악의 단점이 되었지요. 특히 청라국제도시 분양 당시 LH공사는 7호선을 청라로 연장한다고 광고하고 분양가에도 그 연장에 대한 교통분담금을 포함시켰었는데요. 분양 후 입 씻고 7호선 연장계획이 검토된 바 없었다고 오리발을 내밀었었습니다. 그러다가 인천 의원도 아닌 경남 사천 지역구 민주노동당 의원이었던 강기갑이 고맙게도 국정감사에서 이 사실을 폭로해줘서 겨우 추진을 시작하여 현재 인천 부평구 - 서구를 잇는 부평구청 - 석남 구간을 공사중이고, 그 공사가 끝난 후에야 청라로 연장공사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또한 LH공사는 청라호수공원의 시티타워 공사 및 청라에서 영종을 잇는 제3연륙교 공사 건에서도 만행을 저지르고 걸림돌이 되고 있는 중이라, 이 기회에 철저히 응징해줘야 하겠습니다.

 

 

 

5) 이준석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려면 물주가 필요합니다. 윤석열은 스스로 대통령이 될 만한 금권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윤석열의 선택지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안철수와 손을 잡습니다.

 둘째. 국민의힘에 입당합니다.

 셋째. 다른 물주를 찾습니다. 중국발 자금은 제외.

 

 이 중 국민의힘이 원하는 건 둘째고, 나는 그보다는 첫째나 셋째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가 정치인으로 특별한 이유는, 그가 어딘가에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될 만큼 부자라는 겁니다. 그럴 수 있으면서 대중적인 명성도 있는 정치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안철수만큼 돈이 있는 정치인은 드물게 있지만, 안철수만큼 명성도 있던 정치인은 정몽준 정도입니다. 현실정치에는 돈과 조직이 필요합니다.

 

 다만 안철수가 가진 자산은 윤석열이 안철수에게 의존해도 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안철수와 손을 잡더라도 다른 물주는 필요합니다. 가급적 제대로 된 돈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대한민국 정치의 정상화는 정치자금의 정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실정치를 이해하려면 결국 돈줄을 봐야 합니다.

 

 

 

6) 차기 정권 이야기도 해볼까요. 차기 정권은 망가져버린 헤븐조선을 인수받아야만 합니다. 그것이 윤석열이건, 리재명 동지건, 다른 누구건 간에 감당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 내가 다음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할지 생각을 좀 해 봤는데요. 대략 집권 초에 다음과 같이 할 것 같습니다.

 

 첫째. 진심으로 국민통합을 읍소합니다.

 둘째. 침통하게 경제위기를 선언합니다.

 셋째. 공개적으로 즙을 짭니다. 슬픔은 진심이어야 합니다.

 넷째. 바이든을 만나 노골적인 저자세 외교를 합니다. 굴욕적인 표정을 흘려야 합니다.

 다섯째. 스가를 만나 노골적인 저자세 외교를 합니다. 비통한 표정을 흘려야 합니다.

 여섯째. 즙을 짜는 모습을 도촬당합니다. 진짜로 우울해 보여야 합니다.

 일곱째. 죄인을 색출해 엄벌합니다. 하고 싶지 않아 보여야 합니다.

 여덟째. 일곱째의 과정에서 벌 받는 자들에 대한 동정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냅니다. 동정심은 진심이어야 합니다.

 

 대략 이쯤 해주면 일단 인공호흡은 성공할 것 같습니다.

 

 

 

7) 이 와중에 한명숙 살리기 프로젝트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 뭘 해보지도 못하고 바로 좌초하는 모양새인데, 다가오는 리재명 동지의 압박에 그를 반대하는 민주당원들이 어찌 대항할지 앞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이제 리재명 동지에 대항할 마땅한 거물이 하향세인 리락연 동지 외에는 없는 상황이라, 서울 보궐에서 야권이 승리할 경우 진정한 의미의 난장판이 벌어질 걸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8) 야권 서울시장이 당선될 경우, 그것은 2016년 총선 이후 5년 만의 유의미한 야권의 정치적 승리이며, K-Pg 대멸종을 일으킨 유카탄 반도의 운석충돌 같은 충격이 될 것입니다.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보게 될 거라 기대합니다.

 

 

 

9) 킹의 당권탈환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경우 아무리 생각해도 앞으로 홍준표의 포지셔닝이 문제인데, 홍준표는 야심이 있으므로 윤석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입니다. 현재의 김종인과 이준석은 홍준표를 막아 세워서 윤석열에게 공간을 내 줄 마음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오세훈이 경선에서 이기지 않는 한 그렇게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결국 검사 출신끼리 만나서 잘 상의해 보라고 해야 할 문제 같습니다.

퀴블러 로스 모델과 보수유권자의 상태

정치 2020. 4. 24. 21:3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QNvpbgwqptE

 


 

 퀴블러 로스 모델은 슬픔의 5단계라고도 표현되며, 죽음을 앞둔 사람이 통상적으로 보이는 심리상태의 단계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그 각각의 단계는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입니다. 말기암 같은 걸로 시한부 인생 선고받은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이지요. 보건의료 관련 분야를 공부하신 분들은 다 공부하신 내용일거고, 널리 알려지기도 한 내용이니까 한 번쯤은 들어보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총선 이후 야권 지지층이 보이는 온갖 참상들을 보고 있자니 퀴블러 로스 모델이 떠올랐습니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비논리적으로 외치는 사람들은, 퀴블러 로스 모델의 부정 단계에 있는 것입니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단계는 아직 분노는 아닙니다. 분노 단계에 가면 이런저런 탓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국개론이나 3040세대 탓을 하는 게 주된 증상일 겁니다.



 타협은, 임상에서는 대략 이런 식입니다. 시한부 3개월 진단받은 환자가, 반년 후에 며느리가 출산하는데 어떻게 손주만 볼 수 있게 해 달라. 이런 식으로 의사한테 부탁을 한다거나 하는 그런 겁니다. 이번 총선 결과에서는 이런 타협 단계가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우울은 아마... 이미 많이들 겪고 계실 겁니다. 일단 이 주된 증상은 잠이 안 오는 겁니다. 음주가 는다거나 허무하고 비관적이 된다거나, 그럴 수 있습니다. 별로 정서적 자각은 없는데 괜히 소화가 안 되고 배변 상태가 안 좋다거나 컨디션 및 면역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요.


 

 보통은 이런 과정들을 겪어야 수용이 됩니다. 이번 총선을 중히 생각하셨을수록, 야권이 이길 거라 생각하셨을수록 그럴 겁니다.


 

 중요한 건 현실이 나쁠수록 현실을 빨리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최선의 판단을 내려야합니다. 이성적 판단은 그렇게 하고요. 정서적 문제는 햇빛을 받고, 운동을 하고, 잘 자고,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림으로 개선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대략 이번 달까지도 우울한 게 가시지 않고, 잠도 잘 못 자고, 컨디션도 엉망이면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의지로 어떻게 해결되는 단계가 아닐 수 있거든요. 멘탈의 강도나 정서적 문제에 대한 내성은 각자 차이가 있습니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다음 정도입니다. 절망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그리고 멘탈 단단히 잡으셔야 합니다. 위수문동 정권이 총선에서 이긴 시대는 너그럽지 않습니다. 이런 정도도 못 받아들이고 좌절하고 있을 정도로 말랑말랑한 시대가 아니란 말입니다.


 

 근래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서 날뛰는 부류들은 사실 멘탈이 너무 약한 겁니다. 멘탈이 아예 바스러져서 미쳐 날뛰고 있는 거지요. 추악하게 소리 지르며 온갖 민폐를 부리며 감당못할 참극을 만들고 있는데, 그런 쿠크다스 멘탈이라면 술 잔뜩 마시고 대성통곡이라도 하고 정치에 관심들 끊는 게 각자에게도 좋고 남들에게도 좋고 이 나라에도 좋을 겁니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같은 걸 봐도 다르게 보인다  (36) 2020.05.01
총선 복기 #2  (45) 2020.04.27
우한 사스(COVID-19)로 인해 초래되는 부작용들  (37) 2020.04.22
총선 복기  (101) 2020.04.17
잠 못 이루는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106) 2020.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