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https://youtu.be/tWx03NiY-Ng?si=-8dxXII8O4BS7uZ9
1) 역사가 폐주 주돈군(酒豚君)의 시대를 어떻게 기록할까요? 아마 훗날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괴로운 시대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주돈군은 망상벽에 사로잡혀 스스로 권력을 잃었고, 리재명 두목에게 정권을 헌납한 셈입니다.
지난 대선의 패배자였던 더불어민주당은 그 어떤 반성도 쇄신도 없었으나, 다시 한 번 절대권력을 얻기 일보 직전입니다. 물론 리두목 정권은 수령님 정권과는 조금 다르긴 할 겁니다. 기본적으로 수령님 정권이 전대협 세대라면 리두목 정권은 한총련 세대에 좀 더 가까울 확률이 있지 않나 추정해 봅니다. 민주당 내에서 86세대에서 X세대로의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중이 아닌가 싶다는 이야기입니다.
리두목을 둘러싼 이해하기 힘든 옹위는 결국 민주당 내 권력투쟁과 상관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전대협 세대가 87민주화 운동의 주역이라면, 한총련 세대는 그 이후 김영삼 정권기까지 이어진 학생운동권 최전성기의 주역들입니다.
한총련은 극단적인 과격 반미 NL성향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김대중 정권을 거치면서 쇠락했습니다. 김대중 정권은 한총련에 제법 적대적이었고, 98년부터 대법원에 의해 이적단체로 규정된데다 IMF는 한총련의 기반을 무너뜨렸습니다.
그래도 명맥 자체는 이어나갔고, 이후 수령님이 노무현 정권 민정수석 당시 여러 번에 걸쳐 한총련 합법화를 추진했었으나 한총련에 대한 민심이 싸늘하여,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아 실패했었던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2)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리재명 두목의 대선 슬로건입니다.
리재명 두목은 지난 총선 때 ‘계양이 대한민국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니까 두 슬로건을 합치면 ‘이제부터 진짜 계양’이 됩니다. 그런데 나는 인천에 서식 중인 식물입니다만, 지난 총선 이후 리재명 두목이 계양에 출몰했다는 제보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리재명 두목의 법률적 주소는 귤현동 센트레빌 3차입니다. 거긴 계양구 최외곽이고, 계양 아이덴티티가 별로 없는 곳이긴 합니다. 지난 총선 이후 리두목께서 공식 주소지에 며칠이나 머물렀을지는 모를 일이고요. 지난 총선 선거기간에도 리두목은 계양에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의 사무소는 까치공원과 도두리마을, 계산공고가 있는 사거리의 배스킨라빈스가 있는 건물에 있습니다. 계양구의 중심지에 있지요. 그러나 지난 총선 이후 계양구의 중심인 계산택지에서 리재명 두목을 봤다는 이야기 따위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조적으로 송영길이 의원이던 시절에는 송영길을 길에서 마주쳤다는 목격담이 드물지 않았지요.
그나마 리두목의 블로그를 보면 계양구에서 찍은 사진이 가끔 올라오긴 합니다. 드물게 다녀가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드물게. 아마 올해 1번은 온 거 같네요.
나는 리재명 두목의 지역구, 계양구 을에 대한 태도에서 그의 많은 것을 봅니다. 그는 계양에는 관심도 없고 진정성도 없으며, 그저 이용할 뿐입니다. 그가 계양구 을 재선의원으로 얼마나 맡은 바 의무를 다하고 있을까요?
3) 이제부터 진짜 네오 헤븐조선이 될 겁니다.
수령님 시절은 데모 버전이었다는 말이지요. 애초에 리두목이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게 된 것도, 수령님이 그들의 기준에서 너무 무르고 신사적이라(...) 답답했기 때문입니다. 2016년부터 수령님은 고구마 소리를 들었던 반면 리두목은 사이다 소리를 들었었습니다. ‘권력은 잔인하게 써야 한다’는 리두목의 어록이 그에 대한 열광을 만들어냅니다. 노무현이고 수령님이고 너무 착해서 문제였다는 게 민주당 파시스트들의 집단 의식이지요.
어쩌면 리두목의 승격과 더불어 디스토피아의 여름이 시작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리두목의 당선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사건이 될지도 모릅니다. 대법 파기환송심을 뚫고 당선된다는 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법치주의는 민주정의 수단입니다만, 법치주의와 자유주의는 부부와 같은 관계입니다. 형제자매처럼 DNA가 비슷한 것도 아니고, 함께하지만 사이가 마냥 좋은 건 아니지요. 절대적인 군주의 권력을 제어하는 수단으로 의회와 법을 강화하여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한 게 3권 분립이고, 군주를 임기가 있는 대표자로 규정한 게 공화정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많은 것들은 관습에 대한 존중과 제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암묵적 동의가 있어야만,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이 일련의 동지적 의식이 있어야만 매끄럽게 유지됩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정치 현실은 지나친 정치적 갈등, 관습에 대한 무시, 규칙에 대한 불신, 사회 구성원들의 분열에 의한 것입니다. 수령님은 원하는 모든 것을 갈랐고, 주돈군은 선을 넘어 무력을 동원했으며, 리재명 두목은 패도적이고 폭력적인 욕망의 상징입니다.
또 한 번의 새로움이 펼쳐질 것입니다.
4) 유감스럽게도 지난 3년간 주돈군과 내란의힘이 보여준 긍정적인 모습은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계엄 저지르고도 온갖 잡음 내면서 김문수가 기어나온 것도 참 쳐다봐주기도 추합니다만, 그거 빼고 봐도 국정을 진짜 못했단 말이지요.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이라는 악재가 있긴 했습니다만, 경제정책만 놓고 봐도 주돈군 정권은 뭘 제대로 한 게 전혀 없습니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 이복현부터 답이 없었고, 한은총재 이창용은 쓸데없는 정치적 발언을 일삼는 게 도무지 도움이 안됐습니다. 답도 없는 R&D 축소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티메프 사태만 해도 예견 가능했고 막을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티메프/해피머니 사태의 뒷수습이 제대로 되었다고 할 수 없고요. 그 이후 경기 내리막 타는데 한 게 계엄이라 지금 우리나라 내수경제는 거의 초토화 수준입니다.
이 와중에 자칭 보수주의자들이라고 하는 부류들은 주류경제학의 완화적 정책에 이해가 없는 것은 물론 적대적이기까지 해서, 사실 경제적인 면에서 봐도 리두목의 당선이 일단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리두목이 잘할거라는 게 아니고요.
리두목과 민주당이 집권하고 있었다면 최소한 금융감독을 그모양으로 하진 않았을거고, R&D 축소 같은 걸 단행하지 않았을 거고, 좀 더 완화적이었을 거고, 티메프 사태도 그렇게 방치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6) 김문수는, 그리고 내란의힘은 이번에 후보를 내면 안 됐습니다. 그에 앞서 계엄 때부터 선을 긋고 주돈군을 손절했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들에게는 최소한의 개념조차 없었지요.
국힘 강성 지지층은 주체적인 판단능력을 가진 그룹이 아닙니다. 이끌면 따라가는 그룹이지요. 그들이 개념이 없는 게 유감스럽기는 합니다만, 받아들여야 할 사실입니다. 강성 지지층이라는 게 원래 주체성이 없기 쉽거든요.
나는 내란의힘이 가능한 완전히 소멸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럴 힘을 가지게 될 인물은 아마도 리재명 두목일거고, 리재명 두목이 내란의힘을 소멸시켜줄지는 모를 일이라 생각합니다. 리재명 두목의 지지자들은 반역도당의 완전 소멸을 바라고 있을테지만, 그리고 그 점에서 나와 리재명 두목 지지자들은 공통점이 있다 해야겠지만, 그 바람을 과연 리두목이 들어줄까요.
7) 나는 개혁신당 당원이며 당연히 이준석 후보를 응원합니다. 투표도 이준석 후보한테 할 거고요. 그렇지만 이번 대선에서 이준석 후보가 만족스럽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컨셉은 알겠는데 공약이나 태도가 너무 강성 우익쪽이고, 청년 위주 느낌이 많이 나는 편입니다. 그래서 만에 하나 김문수 후보가 사퇴하고 내란의힘이 가진 조직력과 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되더라도 이기기는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나는 언젠가는 이준석이 대통령이 될 거라는 오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려면 보완해야 할 게 참 많다고 느껴지긴 합니다.
그러나 일단은 그를 응원합니다. 이준석이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을지 몰라도, 그는 도덕적이고 반듯한 후보입니다. 잘 해보려는 청운의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적어도 도덕성에서는 리재명과 김문수 모두 불합격입니다. 애초에 리두목같은 경우 나이를 무시하더라도 제대로 된 직장이나 공직에 취직 가능한 상태가 아닙니다.
8) 과거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뽑았었고, 그의 재임기간 내내 참여정부를 지지하였었습니다. 노무현은 결코 완벽하지 않았고, 실수를 했고, 노무현 정권을 성공적인 정권이라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시대를 살아갔었고 노무현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던 모두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노무현이 얼마나 많이 고민했고,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한 진심을 가지고 있었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의 시대에 그의 정부는 성공하지 못했을지언정 그는 적어도 미래에 대한 투자는 잘 한 인물이었지요.
대조적으로 수령님은 그런 게 없었습니다. 수령님은 우리나라와 국민에 대한 진심이 없었고, 고민도 부족하였으며 미래를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노무현의 실패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않았고, 그저 노무현을 최대한 팔아먹었을 뿐입니다.
이준석은 노무현을 꽤 닮았습니다. 아직까지는 노무현이 이준석보다 빼어난 인물이었다 생각합니다만, 앞으로는 이준석이 나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조적으로 리재명은 노무현과 닮은 구석이 없습니다.
참여정부 당시 참여정부를 지지하던, 당시 2030세대는 그 때 한나라당을 보던 기분과 정서를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세월이 20년 정도 지났지요. 요새 2030세대는 민주당을 그 당시의 한나라당처럼 봅니다. 강대하고 사악하며 청년을 못살게 구는 권위주의적 집단으로 본단 말입니다. 20년 전에는 한나라당이 그 포지션이었고, 지금은 민주당이 그 포지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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