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무분별한 각종 다이어트를 섭렵하다 정석의 길로 들어오게 되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문구가 있다. ‘체근육은 늘리고, 체지방은 줄여라.’


 대부분의 (나이가 많지 않은) 한국 여성들은 문화적으로 저 문구 자체를 받아들이는 데 오랜 세월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울퉁불퉁할 정도의 근육은 그리 아름다운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여자 몸은 어지간해서는 부피 있는 근육이 잘 생기지 않는다는 것 또한 이젠 어느 정도는 알려지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생각보다 체근육은 늘리고, 체지방은 줄이는 목표를 이루기란 쉽지 않다. 실제 통상적인 사람 몸은 체지방과 체지방이 어느 정도 이상 같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비만인 사람은 어지간해서는 체근육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인데, 그 이유는 늘어난 체중을 충분히 움직일 정도의 체근육은 자연스레 발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 체근육은 그대로 보존하거나 늘리면서 체지방만 줄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체중이 과하긴 하지만 비만 범주는 아닌, 소위 과체중의 경우는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수많은 다이어터들이 왕도를 버리고 자꾸 온갖 유행 다이어트의 길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는 위에 이야기한 것과 관계가 있다. 동시에 ‘체근육은 늘리고, 체지방을 줄여 결국 체중까지 줄이는 것.’은 정말 쉬운 게 아니다. 이게 불가능하다는 건 아니지만, 이 경우 우리 몸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체근육을 늘리려면 보충제를 먹는 게 아닌 이상 단백질 식품을 엄청나게 먹어야 한다. 실제로 체중의 0.15%에 해당하는 무게의 단백질만 매일 먹으려 들어도 어지간해선 식단이 정말 보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단백질 위주의, 극도로 통제된 식단을 이어나간다면 체근육을 늘리는 가운데서도 체지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어지간해서는 그건 정말 쉬운 게 아니다. 잠시라면 모를까, 그런 걸 지속하기란 너무 어렵다. 그렇다고 일반인이 운동을 프로 선수들처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한 텀에 보통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물론 운동을 충분히 한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이다.


1) 감량이나 체지방량 줄이기를 둘째 목표로 하고, 근력이나 근육 크기 및 지구력 등을 늘리는 걸 첫째 목표로 한다.

2) 근력이나 근육량이 감소할 위험은 좀 있지만, 체지방과 체중을 우선적으로 줄인다.


 어지간해서는 1과 2를 번갈아가면서 반복하는 가운데 최종적으로 체근육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이는 게 수월하다. 물론 각자의 목표나 입장에 따라 1또는 2만 무한 반복할 수도 있지만, 그에 따른 대가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1번을 무한 지속할 경우 소위 전형적으로 체격이 좋은 운동한 사람 몸이 되기 쉽다. 추구하는 게 그런 몸이라면 별 문제가 없는데, 통상적인 여성 기준에선 마냥 좋게 받아들여지는 몸은 아닌 게 단점. 또한 엄청나게 먹어대야 하기 때문에 소화기가 충분히 튼튼하지 않은 경우 탈이 난다거나, 원하는 체중에 비해 너무 나가게 된다거나 할 수가 있다.


 2번을 지속할 경우 소위 아이돌 몸매에 가장 근접해지기 쉽다. 슬림하면서도 발달된 근육이 체지방까지 적어 도드라져 보이기 알맞은 것이다. 다만 이 경우 문제는 근력이나 근육량 자체가 일정한 한계를 가지기 쉽고, 체지방도 너무 줄어들 위험이 있다. 또한 지속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던 운동이 몸에 적응이 되어버린 상태에서는 똑같이 운동을 해도 몸은 점점 더 운동효율이 높아진다. 즉 똑같이 운동해도 운동 시 연소하는 칼로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사실 운동은 충분히 하는 데 먹을 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면 몸은 그것을 비상사태로 받아들인다. 어지간해서는 너무 지속하지 않는 게 좋다.


 실제론 보통 계절이나 상황에 따라 1번과 2번을 왔다 갔다 하면서 몸을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나만 지속할 거라면 당연히 1번이 낫다. 운동을 많이 한 근육질 과체중이 어지간한 정상체중보다 훨씬 건강하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엔 여성들의 미적 감각에 그리 잘 부합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다이어트를 처음 시작하는 경우라면 보통은 1번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을 먼저 시행해야 한다. 운동 수행능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라면 1번같이 해도 살이 잘 빠진다. 초고도비만을 고도비만 수준으로 만드는 건 정말 쉽고, 고도비만을 비만으로 만드는 것도 쉽다. 그리고 비만을 과체중 정도로 만드는 것도 그나마 쉽다. 위에 말한 문제는 그러고 난 다음의 이야기이다. 이미 전체적인 운동 신경과 근절이 발달하여 충분한 운동 수행 능력을 갖춰야 2번이 쉬워진다.


 이 모든 과정에서 운동이나 식이는 결국 각자의 목표에 맞춰야 한다. 1과 2로 나눈 것은 편의에 가까운 것으로, 각자의 목표와 시즌에 맞춰 기간을 나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운동과 식이의 복잡한 매커니즘을 가급적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더 해 나갈 계획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No.


 이런 오해는 옛날부터 있어왔고, 지금도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애초에 그럴 필요가 없다.


 현대 사회는 예전에 비해 유통 시스템이 개선되었고, 밀은 보존성이 좋은 곡물이다. 우리가 쌀을 보관할 때 살충제를 쳐서 보관하지 않듯, 밀도 통밀상태로 수입하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쌀에 비해 밀의 보존성이 좋다. 더구나 수입밀은 워낙 바짝 마른 상태로 유통하기 때문에 더더욱 안전하다. 절대 농약 값은 공짜가 아니다. 안 쳐도 되는데 굳이 돈 들여 칠 이유가 없다.


 밀가루가 새하얀 이유는 국내 기업들에서 현대 기술을 활용해 가능한 한 아주 곱게 갈기 때문이다. 입자가 워낙 곱다 보니 빛이 난반사되어 새하얗게 보이는 것이다. 표백을 하던 건 옛날에 제분기술이 떨어지던 오래 전의 일이다.


 그렇다면 왜 수입 밀가루는 다른 곡물가루랑 달리 벌레도 안 먹고, 한참을 둬도 안 상하는 걸까? 상대적으로 우리 밀은 빨리 상하는 편이고, 벌레도 꼬이기도 한다는 제보들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사실은 수분과 입자 크기 차이가 주된 문제다.


 한국 밀은 상대적으로 덜 마른 상태로, 더 소규모의 제분소에서 빻아진다. 이는 한국 밀 생산량이 적고, 빠르게 소비되는 편이어서 그렇다. 그러다보니 대규모 공장에서 빻는 수입 밀가루에 비해 입자 크기가 크고, 수분도 많다. 다들 알다시피 수분이 적다는 건 보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수입밀가루의 극단적인 입자 크기는 곤충에게는 치명적이다. 곤충의 숨구멍 등을 막아버리거나, 체내로 들어가거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밀가루 아니라 다른 고운 가루를 뿌려도 곤충에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사실 그런데 이렇게 극단적으로 작은 입자 크기는 사람에게도 좋지는 않다. 밀가루를 매일같이 다루는 사람은, 밀가루가 자신의 호흡기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걸 감안해야한다. 사실 농약이나 표백제를 걱정하기 보다는, 이런 쪽을 더 걱정해야한다. 밀가루를 평소에 많이 쓰는 사람은 조심해서 다루거나, 아니면 마스크를 쓰길 권장한다.


 국내산 밀의 최대 장점은 상대적으로 신선하다는 것이다. 수입 밀도 햅밀을 수입하기는 하지만, 햅밀가루라고 따로 파는 게 아니고는 대체로 묵은 밀이다. 한국엔 고급 밀의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다.


 여담. 밀이 사람 몸에 안 좋다는 이유는 그것이 수입밀이라서가 아니고, 밀 자체가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곡물이어서 그렇다. 밀은 중독성이 강하고, 유전적으로도 6배채로 대단히 복잡한데다 (밀의 DNA는 무려 170억쌍의 염기쌍을 가짐. 사람은 30.8억쌍 정도.) 개량이 워낙 많이 되면서 복잡한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니 먹었을 때 면역이상(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쉽다. 밀을 즐겨 먹는 사람은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