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위한 와인 가이드

식이 2016. 12. 22. 19:41 Posted by 해양장미

 이미 동지도 지났네요. 연말이라 와인 구매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작성합니다.

 

 

*) 오래 된 와인이 좋은 와인이다?

 

 와인은 쉽게 말해서 병입 이후 기준으로 묵혀 마시는 와인과 신선할 때 마시는 와인이 따로 있습니다.

 

 물론 중간형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묵혀 마시는 와인이지만, 덜 묵혀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와인은 묵혀 마셔야 더 좋긴 합니다. 그리고 묵혀 마실 와인이 아닌 것 같은데도 의외로 묵힐 때 감촉과 구조감이 놀라울 만큼 근사해지는 게 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건 대다수의 저렴한 와인은 묵혀 마시는 와인이 아니라는 겁니다. 보통 한국에서 파는 5만원 이하의 와인 중 묵혀 마시는 와인은 소수입니다. 그리고 묵혀 마시는 와인이 아닌 경우, 와인은 제조된 날짜에서 가까울수록 신선한 느낌이 살아있어 맛있습니다.

 

 특히 연말에 파티 분위기로 마시는 와인은 단순하고 청량한 맛이 나는 게 어울리는데, 이런 건 신선한 와인이 가지는 특성입니다. 물론 잘 병숙성된 와인이 그 가격과 무관하게 놀라운 만족감을 줄 때도 있습니다만, 그런 건 어디까지나 와인 애호가한테나 좋은 겁니다.

 

 

*) 스크류캡을 쓴 와인은 별로다?

 

 와인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게 저렴한 천연 코르크입니다. 코르크는 오염된 경우가 많고, 특히 유통과 보존이 잘못된 경우 와인을 잘 보호하지 못합니다. 스크류캡이 훨씬 좋습니다. 따기도 더 쉽고요.

 

 다만 비싼 와인은 이미지 때문에 스크류캡을 잘 쓰지 않습니다. 그래도 비싼 와인은 그나마 고급 코르크를 써서, 코르크로 인한 손상 문제는 덜한 편입니다. 싼 와인에 싼 천연 코르크를 쓸 때가 가장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고급 코르크라도 문제 확률은 항상 있습니다. 코르크 마개는 본래의 기능으로 보면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는 물건입니다.

 

 실제 코르크같이 생긴 거라도 플라스틱 수지로 된 마개나 가공 코르크로 된 게 더 안정적입니다. 문젠 이런 건 뭘 썼는지 따 봐야 안다는 겁니다. 스크류캡 추천하고 또 추천합니다.

 

 

*) 해산물엔 화이트 와인?

 

 해산물도 해산물 나름입니다.

 

 사실 보통 우리 한국인들 해산물 먹는 덴 화이트 와인이 거의 안 맞습니다. 해산물을 드시고 싶으면 청주 드세요. 구하기 쉬운 것 중엔 경주X주의 화X추천합니다. 와인을 마시고 싶으면 와인에 음식을 맞춰야 합니다.

 

 

*) 크리스마스에 근사한 와인을 마시고 싶은데요.

 

 당신이 와인 애호가가 아니라면, 근사한 와인 마셔도 그게 근사한지 보통 잘 모릅니다.

 

 그런 건 외국인에게 근사한 김치를 먹이는 것과 별 차이가 없어요. 고급 와인 맛은 일반적인 음식에서 맛볼 수 있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걸 이해하려면, 당신이 타고난 와인 애호가가 아닌 이상 (물론 가끔 타고난 사람도 있긴 합니다.) 경험이 필요합니다.

 

 일반인에게 근사한 와인은 따로 있습니다. 당신이 만일 단 맛을 좋아한다면, 백화점 와인 코너에 가서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를 달라고 하세요. 이름이 어려우면 적어가세요. TBA라고 약어를 말해도 보통 직원이 이해합니다. 병당 10만원 밑으로 살 수 있는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는 지구에서 가장 훌륭하면서도 보통 사람이 마실 수 있는 가격의 달콤한 음료입니다. 괜히 캐나다산 아이스와인 사지 말고, 도이칠란트산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를 사세요. 참고로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는 등급명이자 유형명이지 브랜드명이 아닙니다.


 다만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는 농밀하고 개성적인 단 맛입니다. 그런 게 싫다면, 이탈리아산 브라케토 다퀴를 강력 추천합니다. 와인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않는 한 만인이 좋아할 맛이거든요. 가격도 저렴하고요.

 

 

 

*) 와인하고 같이 먹을 안주 추천해주세요

 

 

 와인이란 게요. 마리아쥬 어쩌고 하긴 합니다만...

 

 와인은 정말 안주 맞추기가 힘든 주류입니다. 소믈리에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대부분의 음식은 와인의 풍미를 침해하다 못해 죽입니다. 치즈가 잘 어울릴 것 같지요? 아닙니다. 대부분의 치즈도 대부분의 와인 풍미를 저해합니다.

 

 와인 안주로 제일 좋은 건 가급적 맛이 별거 없는 겁니다. 바게뜨나 치아바타, 토스트 드세요. 그 담백함이 평소보다 맛있게 느껴질 겁니다. 아니면 조리과정에서 해당 와인을 쓴 요리가 잘 어울립니다.

 

 


*) 와인 같은 거 꼭 마셔야 합니까?

 

 취향에 따라 마시세요.

 

 와인 말고도 맛있는 술은 많습니다. 술 아니라도 맛있는 음료는 많습니다. 건강 생각하면 술을 안 마시거나 아주 조금만 마시는 게 더 좋고요.

 

 다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인류가 만들어낸 음료 중 와인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와인이 유독 비싼 이유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각자 입맛에 맞는 걸 마시면 됩니다.

 


*) 와인 마실 때 꼭 글라스 써야합니까?

  

 실제로 비싼 글라스 쓰면 더 맛있습니다. 특히 납이 포함된 글라스를 쓰면 입술에 닿는 감촉도 좋고, 향도 더 잘 표현해주고, 혀의 민감한 부분에 와인을 먼저 닿게 해줍니다. 종잇장처럼 얇은 게 날카롭고 우아하기도 하지요. 하나에 대략 10만원 전후 합니다. 전문 와인 바 가시면 조심하세요. 하나 깨먹으면 뭐라 하진 못해도 쥔장이 몰래 피눈물 흘립니다.

 

 글라스 아닌 거 쓸 때는, 큰 머그 같은 데 조금씩 따라 마시는 게 낫습니다. 와인은 향이 중요하거든요. 다만 이것은 10도 이상의 와인에만 해당됩니다. 저도수 와인은 잔이 별 상관이 없습니다.

 

 

*) 와인은 왜 그리 비쌉니까?

 

 비싼 와인 빼면 별로 안 비쌉니다.

 

 그냥 포도 주스도 농축액 안 쓰고, 와인처럼 순수 착즙해서, 유리병에 병입 하고 운송하면 꽤 비싸집니다. 실제 농축액 안 쓴 착즙 냉장유통 주스만 해도 꽤 비싸지요? 게다가 와인용 포도는 식용 포도보다 더 비쌀 만 합니다. 일단 한 송이 크기가 작아요.

 

 델라웨어 사 드셔 본들은 아실 텐데요. 그게 양조용/식용 겸용 포도입니다. 보통 양조용 포도가 그렇게 작아요. 더구나 델라웨어는 양조용 포도로 쓰는 것 중엔 덜 단 편입니다. 그거 그냥 먹으면 엄청 달지요? 그 정도는 달아야 양조용으로 쓸 만 합니다. 괜히 포도 외의 다른 과일로는 술 잘 안 담그는 게 아닙니다.

 

 

*) 단 와인과 달지 않은 스파클링 와인 구분법

 

 스파클링 와인엔 대부분 다음과 같은 표기가 있습니다. Brut, Sec, Demi Sec, Doux 같은 표기 말입니다. 일단 Brut은 거의 하나도 안 달다는 뜻입니다. 특별히 더 안 달다는 뜻으로 Extra BrutBrut Zero 같은 표기를 쓴 것들도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Doux는 달다는 뜻이고요. 이탈리아어 Dolce와 같은 단어입니다. SecBrutDoux의 중간형이고, Demi SecSecDoux의 중간형입니다.

 

 이런 표기가 없는 것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Asti인데, 그건 달콤합니다. 잘 모르면 직원한테 물어보세요.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의 독재 우려

정치 2016. 12. 19. 17:49 Posted by 해양장미

 역시나 예상대로, 문재인 파벌은 이재명을 단숨에 짓밟았습니다. 그들에게 이재명은 잡아먹기 쉬운 카드였지요. 본래 흠이 많은 인물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띄워줬지요. 약점 다 알고 띄워준 겁니다. 그러다 때가오니 밟습니다. 1개월 전에 이재명 비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알바, 정직원, 일베충 취급하던 달레반들이 이젠 가장 앞장서서 이재명을 공격합니다. 이재명이 이대로 얌전히 잡혀 먹힐 진 의문입니다만.

 

 이번 대선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하려고 하는 게, 문재인의 독재 스타일입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단일 계파가 거의 독점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소리를 하면 두들겨 맞고 매장당하지요. 이는 사실 민주국가의 수권정당이 보일 만 한 모습이 아닙니다. 정상적인 정당 내부는 파벌이 있고 경쟁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그렇지 않지요. 그나마 마지막으로 문재인에게 반기를 들 수 있었던 이재명도 탈당 아니면 꿈을 접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이제 당 내에서 아니오를 말할 수 있는 건 이종걸, 김부겸, 박영선, 김종인 정도 남았겠네요.

 

 새누리당 같은 경우, 아무리 박근혜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굴려고 해도 그렇게까지는 안 됐습니다. 최소한의 세력균형이 있었으니까요. 그 덕에 탄핵 소추까지 이뤄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다릅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건 일종의 독재이며, ()정입니다. 왕정도 아닌 신정인 이유는, 왕정은 그나마 혈통세습인데 친노적통은 그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설명도 서술도 불가능한, ‘노무현 정신이라는 신앙의 정수를 이어받은 적통이 바티칸 포피처럼 반석의 후계를 이어야 한다는 식의 발상입니다. 그들의 세계관에선 문재인의 뒤를 이을 법한 추기경들도 여럿 있지요.

 

 문재인이 과연 대통령이 되면 민주적인 협치를 할 수 있을까요? 그의 주변엔 예스맨밖에 없고, 열렬한 지지자밖에 없습니다. 문재인은 철저하게 자기 사람을 챙기는 타입입니다. 또한 문재인과 경쟁구도에 있던 대형 정치인은 모두 그를 떠났습니다. 안철수, 손학규, 정동영, 천정배, 김한길, 박지원 모두 그의 곁에 남지 못했습니다. 이젠 이재명도 그럴 확률이 높지요. 또 이미 친문세력은 이종걸 등도 쫓아내고 싶어 합니다. 신정국가에 반대 의견은 필요 없으니까요. 오직 필요한 건 충성충성충성 뿐입니다.

 

 생각해보면 신정국가는 이미 북쪽에 있습니다. 축지법까지 쓸 수 있다는 백두의 혈통을 이은 김정은 장군께서 자애롭게 통치중이지 않습니까. 그 기쁨과 환희에 오늘도 북조선 인민들은 국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 재산을 털어 외국으로 나가 장군님은 이런 분이라고 알리기 위해 노오오력 중이지요. 남조선도 같은 조선이라고 신정국가로 만들고 싶은 세력이 여기도 셋 있고요. 그 셋 중 하난 종북주의자고, 하난 친박이고, 마지막 하난 친노입니다. 물론 이들 중 현 시점에서 가장 위험한 게 누구인지는 명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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