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의 사라진 가을에

정치 2023. 11. 18. 01:2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pFDdQ0z0x1w?si=iOeIIOnM-Lg-mVPd

 

 

 

 

 

 

1) 여름이 혜성처럼 꼬리를 길게 뻗으며 늦더위를 남기다 가을이 오나 싶더니 어느 새 겨울이 되었습니다. 2023년의 가을은 장르로는 Fantasy인가 봅니다. 역시나 신뢰의 시대입니다.

 

 

 

 

 

 

2) 근래 전하 정권의 행보를 보면 트럼피즘이 생각납니다. 국민의힘을 보면 미국 공화당이 떠오르고요. 최근 있었던 김포 서울 편입설이나 충분한 명분도 없는 공매도 금지령 같은 건 선을 넘어도 아득하게 넘었습니다. 올해 내내 이 정권의 행보를 보면 아예 정상범주가 아닙니다.

 

 수령님 정권은 일정한 망상 체계가 있었고, 그 테두리를 잘 넘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사이비라도 나름대로의 도그마는 있었단 말이지요. 그런데 이 정권은 도그마조차 없습니다. 도그마 없는 권력에의 무한 추종은 파시즘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정상범주를 한참 넘어선 행위를 반복하는데, 트럼프가 자행했던 온갖 비정상적인 행위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진짜 웃기지도 않는게, TK와 호남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의 여론이 비슷합니다. 당사자인 서울, 경기, 인천의 여론은 충청이나 강원, PK하고 비슷한데요. 아무 상관 없는 TK는 찬성 여론이 좀 높고 마찬가지로 상관없는 호남은 반대여론이 좀 높습니다. 묻지마 정치양극화가 많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로 해석합니다.

 

 한편으로 김포는 그동안 어리석은 선택만을 반복해온 지자체인데, 이번에는 정말로 선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김포의 서울 편입은 이루어지지 않을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그렇게 무산되고 나면 김포는 어디에서도 대접받지 못하는 찬밥 신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경기도 입장에서 경기도 하기 싫다고 하는 김포를 챙겨줄 이유가 없습니다. 경기가 남북도로 나뉠 때, 남도건 북도건 김포를 편입시키지 않으려 할 수 있고요. 본래 김포 편입에 적극적인 인천광역시 역시 이번 김포의 행위에는 고개를 가로젓기 충분합니다.

 

 

 

 

 

 

 

3) 극단주의의 대두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매우 심각하긴 합니다만.

 

 SNS, 유튜브로 인해 데모크라시의 실패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와 달리 SNS나 유튜브는 정치 고관심층에게 도파민을 지속적으로 제공합니다. 예전에는 TV의 정치 토론 프로그램을 보건 신문을 보건, 어느 정도나마 그래도 다른 의견도 듣고보고 할 수 있었고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과 시간 자체도 그나마 제한적이었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노년층과 무직자를 중심으로 한 시간 빌게이츠, 시간 머스크, 시간 워런버핏들에 해당하는 정치 고관심층들은 이제 끊임없이 정치에서 도파민을 얻어내곤 합니다. 그것은 일종의 컬트, 즉 신흥 사이비 종교나 다름없습니다.

 

 현 정권의 지지세는 그러한 컬트에 의합니다. 현 정권은 제대로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에게 지지되는 대상이 아닙니다. 노년층, 무직자, 자칭 주부들에 의해 일정정도의 지지세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러한 고관심층들에 정치권이 휘둘리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정당 내 다툼에서 패권을 잡는 데 있어 컬트화된 정치 고관심층은 유용합니다. 대깨문, 대깨윤, 개딸은 모두 그런 역할을 하고 있지요.

 

 행동 양식으로 보면 정치 컬트들은 페미니스트와 같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이 무언가를 얻어낸 방식과 동일하게 정치 컬트들도 행동합니다. 이 나라가 진정한 페미니즘 디스토피아인 근원적 이유 중 하나는, 이 나라의 작동방식 근간에 페미니즘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입니다.

 

 

 

 

 

 

 

 

4) 역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을 보면 14대 국회는 80.7%였습니다. 추세적인 의미로 대한민국의 전성기로 기억되는 1992년부터 1996년에 해당하는 시절이었지요.

 

 그런데 지금의 21대 국회는 어떨까요? 531일 기준 30.1%입니다. 바로 이전인 20대 국회는 37.8%이었습니다. 글로리 K-180의 결과물이 법안 처리율 30%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통과시킨 법이 그 부동산 3법 같은 거지요.

 

 옛날 국회도 욕은 많이 먹었습니다. 난투극도 종종 벌였지요. 그렇지만 그 시절의 국회는 그래도 국가를 위해 일은 했습니다. 그렇지만 2010년대 이후 국회는 더 이상 일하지 않습니다. 터무니없는 법만 통과시키고 있고, 사회 각 분야에서 절실하게 올린 법들은 의원들이 쳐다도 안 봅니다.

 

 이 와중에 판사들의 직업병은 멍청함이고, 우리나라의 사법 체계는 과거 일본제국 스타일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국가가 개인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실질적 비자유주의국가인 현실에서 법을 아는 각 개인들이 그 지적 권력을 오남용하면서 소송 자체도 과잉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소송의 지옥이며, 어처구니없고 무성의한 판결이 일상적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은 개정되지 않고, 생기지 않고, 이상하고 비상식적인 것들만 생겨나고, 가해자와 권력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합니다. 진짜 정치는 실종되었고, 정치질과 열광과 다툼만이 남았습니다. 법은 가깝고 정의와 의협과 다정함은 멀어졌습니다.

 

 당연한 겁니다. 이곳이 디스토피아니까요.

 

 

 

 

 

 

 

5) 이준석과 그 지지자들이 싸워서 이겨야 하는 대상은 시한부인 현 정권도 아니고, 필연적인 쇠락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과 대깨윤도 아니고, 권력에 눈 먼 리재명 두목과 개딸들도 아닙니다. 이준석과 그 지지자들이 이겨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적폐이고, 이 디스토피아의 근원이며, 이 시대의 어긋난 패러다임입니다.

 

 적은 강대하여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기지 못한다면 우리의 자유, 우리의 데모크라시, 그리고 우리의 대한민국은 그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청년들이 결혼은 커녕 연애조차 하지 않는 나라, 국제결혼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나라, 청년들이 자신들은 연금을 받을 수 없을 거라 체념하는 나라, 온갖 갑질이 횡횡하고 피해자는 끝없이 당하기만 하는 나라, 해병대와 군무원을 제대로 수급할 수 없는 나라가 현재의 대한민국입니다. 이런 나라에 밝은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미래가 보이지 않는 오늘은 대깨문과 대깨윤의 합작품입니다.

 

 문제는 이준석과 그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자유, 데모크라시, 미래 등을 이야기하는지에 있다고 봅니다. 지금도 이준석의 슬로건이 공정한 경쟁이라면, 그것으로 현재 확보한 것 이상의 이준석 지지층을 확보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그나마 유승민이 이준석 옆에 있을 때가 기회일수도 있습니다. 유승민과 이준석은 많이 다른 스타일이지만, 이준석이 가지지 못한 걸 유승민이 가진 면이 있습니다. 유승민은 이준석에 비해 스타성과 선명성, 그리고 정치적 센스가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이준석이 가지지 못한 온건하고 진중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요.

 

 

 

 

 

 

 

 

 

6) 청년의 극우화는 이제 무시할 수 없고, 메인스트림에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청년은 본래 세상 물정을 잘 모르고 성정이 충동적이기에 극단주의적이기 쉬운데, 현 세대의 청년층은 그 중에서도 극우로 치닫기 쉬운 입장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그룹이 그렇듯 Z세대도 균질한 그룹은 아닙니다. 다만 문제는 균질성에 대한 Fantasy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의 청년세대는 기존 세대의 청년기보다 더 세대론을 앞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세대론은 세대 내의 비균질성을 충분히 고려할 수 없습니다.

 

 한편 이준석은 현재 두 가지 면에서 정치적 가치를 가집니다. 하나는 청년 정치인으로의 개혁성향 및 이미지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에 극히 드문 자유주의 정치인으로의 이념적 포지션입니다. 다만 나는 이준석이 자유주의자로 충분히 무르익었다 생각하지는 않고 있고, 그것을 이준석의 약점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이준석은 청년 정치인으로의 이미지가 더 강합니다. 그런데 청년남성들이 극우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준석은 앞으로 자유주의자로의 이미지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은 보편적인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되어야 합니다.

 

 

 

 

 

7) 진정한 진보정치, 책임감 있는 진보정치의 범세계적 실종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단결할 수 있는 노동자들은 이미 기득권이고, 신좌파들은 허영심과 각종 정신적 전염성 질환에 시달리는 사회문제가 되어있지요. 진짜 약자가 소외당하고, 소모당하고, 국가가 해야 할 의무를 하지 않는 유사국가가 되는 디스토피아가 펼쳐지게 된 것에는 정치의 극단화 및 권력의 기득권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페미니스트나 전장연 같은 그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그들의 횡포를 막으려 든다는 점에서 이준석은 올바릅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유니크합니다. 그러나 정치적 담론은 네거티브함을 넘어선 영역에 있어야 합니다. 포지티브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어야 진짜 리더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진정한 자유주의자들은 어느 정도 이상 진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진보=좌파가 아닙니다. 진보좌파와 보수우파의 매트릭스에서 벗어나야 진짜 정치가 조금 보입니다. 정체성 정치와 정치의 종교화가 정치의 모든 것을 망쳤습니다.

 

 소외된 가치들과 사람들을 누가 줍고 끌어모으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럴 수 있는 쪽이 앞으로 이기게 될 겁니다.

이준석과 신당에 대한 견해

정치 2023. 10. 28. 14:20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6ZUIwj3FgUY?si=Z6ERIvKpgLiqyu_i

 

 

 

 

 

 

 

 

1) 최근 우리나라에 신뢰의 상징이 하나 더 늘어났습니다. 이 리스트에 이준석이 합류하지 않는 한, 나는 이준석이 선택하는 앞날을 지지할 것입니다.

 

 

 

 

 

 

 

2) 별개로 나는 지난 1년 동안 이준석이 잘해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체리따봉 토사구팽 바이든 당한 이후 나는 이준석이 한국을 떠나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판단했고, 지금도 그 판단을 유지합니다. 현재 이준석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는 않게 흘러가고 있다고 봅니다.

 

 

 

 

 

 

 

3) 인요한 혁신위가 이준석 사면을 건의한 시점에서, 이준석은 적어도 그 행위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준석의 태도가 그 동안 애매모호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당적을 유지하고 있었고, 갈라설 수 있다 정도의 이야기는 했지만 분명하게 갈라서는 액션을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이준석의 지금까지 보인 태도는 이준석 지지층의 일반적인 감성과는 달리, 객관적으로는 국민의힘 측과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준석 본인의 생각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를 포함한 이준석 지지층이야 시혜라도 주는 것마냥 저 배신자와 찬탈자들이 고자세로 너 사면하는 게 어처구니가 없는 게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이준석을 지지하지는 않으나 이준석에 대해 어느 정도의 동정심을 가지고 있을 법한 기성세대 유권자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이준석은 이런 상황에서는 적어도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납득할 만한 액션을 취해야 합니다. 속 좁고 꽁해보이는 모습을 보이다보면 그 최후는 기미소견 됩니다. 진정한 지도자가 될 남자는 대인(大人)이어야 합니다. 이준석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시민들에게 진짜 대인으로 인지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4) 이준석이 오세훈을 승리로 이끌고 급부상하던 당시, 나는 이준석의 앞날이 김종인이 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당대표 되기 이전의 이준석은, 한 꺼풀 벗지 않고서는 김종인의 후계자 포지션에 머무를 확률이 높아 보였었거든요.

 

 지금 탈당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비례 2번 같은 거 달고 국회의원 되면 진짜로 김종인 후계자 포지션 되기 딱 알맞아집니다. 지금까지 이준석이 보여주고 쌓아온 그 많은 것들이 비례 2번 한 번으로 바이든됩니다. 결국 뱃지가 그렇게 중요한거냐고 보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이준석은 김종인의 후계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이번에 뱃지 달아야 한다는 김종인의 말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 시점에서 내가 생각하기에 이준석은 탈당을 해도 노원 출마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러니까 국힘 달고 출마해서 떨어지느냐, 탈당해서 신당 달고 출마해서 떨어지느냐의 차이 정도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어차피 뱃지 달고 싶었으면 이전에도 달 수 있던 게 이준석이라고 본다면, 이제 와서 무리하게 달 필요가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비례로는 의원 1번밖에 못 합니다. 김종인이 아니라면.

 

 나도 국회 들어간 이준석은 보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때때로 지는 게 이기는 겁니다. 애초에 진짜 국회 들어갈 거면 체리따봉 토사구팽 바이든 당한 후 행보를 이렇게 해 오는 건 좋지 않았다는 게 나의 견해입니다. 다른 지역구 출마하기에는 빌드업 문제가 있습니다.

 

 

 

 

 

 

 

5) 대구 출마 이야기도 있던데, 현재의 이준석은 대구 출마하면 안 됩니다. 그건 부두노인의 길입니다. 여담인데 부두노인은 죽으면 대구에 뼈를 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라도 자신의 말을 지키기를 바라네요.

 

 

 

 

 

 

6) 이준석은 노원에 안 나갈 거면 적어도 그럴싸한 험지에 나가야 합니다. 이길 수 있으면 좋은데, 명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준석은 지금까지 상남자의 정치를 해왔습니다. 그 브랜드 버리면 안 됩니다. 체급 좀 높아졌다고 판단을 그르치면 안 됩니다. 어차피 지금까지 0선이고, 당선되어도 초선에 불과합니다. 그냥 출마 안 하는 것도 괜찮은 한 방법일 겁니다.

 

 일단 탈당은 나쁘지 않을 겁니다. 내년 총선 이후 국민의힘은 공중분해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이 그걸 막으려고 한 몸 불사를 필요는 전혀 없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보고요. 1년에 1계절은 정상인인 쿼터준표는 그 이후 불타버린 국힘 수습해서 다음 대선 나가려고 하는 거 같은데 그건 홍준표 알아서 할 일이고요. 유승민과 이준석은 미리 탈당해서 포지셔닝 잘 하고 있는 것도 한 방법일 겁니다. 홍준표의 정상인 모드가 있는 이상 아무리 국힘이 불타서 재만 남는다 해도 유승민이 뒤를 잇기는 힘들어요.

 

 

 

 

 

 

7) 근래 박정환 참모총장의 국정감사 영상을 보고 참 심각하다 생각하였습니다. 내년 총선 이후 전하는 탄핵될 확률이 높을 것 같은데, 그 경우 과연 곱게 물러날지 의문입니다. 독립군 흉상 철거한 육사 요인들은 전하 편 들 것 같기도 하고요.

 

 배신자와 찬탈자를 심판하는 데 유혈사태까지 필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