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한국 경제는 새로운 위기에 처해 있다. 과거 여러 풍파를 이기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남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국 경제는 지금까지는 잘 순항해온 편이다. 그렇지만 이번 덫은 종류가 좀 다르고, 대단히 치명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경제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문제라 본다. 앞으로 가능한 한 열심히, 여러 차례 이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이 문제를 한번에 간추려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말할 이 덫을 세간에서 부르는 이름은 ‘경제민주화’다. 사실 소위 경제민주화론자들이 내놓는 법안이나 제안을 보면 난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다. 본 포스트의 글은 종종 과격한 어조를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나의 심정에 비하면 굉장히 순화한 어조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서, 현재 알려진 경제민주화는 나라를 팔아먹고 또한 도태시킬 수 있는 방식이다. 그들에 비하면 이완용은 매국노는커녕 애국자에 가까울 거다.


 이런 말을 하면 소위 깨시민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는 알고 있다. 그렇지만 미리 이야기하자면 나는 보수주의자와는 거리가 멀다. 본 블로그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깨시민들이 지지하는 경제민주화론자들이 하는 말들은 월가 금융마피아들이 하는 말과 똑같아도 너무 똑같은 게 정말 많다. 물론 중간 중간 어이없이 사회주의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접합이 안 되는 걸 동시에 이야기하니 더 무식해보일 뿐이다.


 경제민주화론의 뿌리는 매우 깊다. 그리고 거기엔 재벌에 대한 질투와 증오심이 깃들어있다. 물론 재벌에 문제 많은 건 나도 안다. 그거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런데 경제민주화론자들이 문제인 건, 그 증오 때문에 결국 선택한 방식이 신자유주의 중에서도 극단적인 신자유주의라는 데 있다.


 사실 이렇게 말해도 별로 호응은 없다. 신자유주의 개념을 잡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아무한테나 신자유주의가 뭐냐고 물어봤을 때 어느 정도 제대로 답하는 사람은 100명 중 1명이나 될까? 걸핏하면 신자유주의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로 한정해서 물어봐도 10명중 1명이나 어느 정도 제대로 답할 거다. 의식적으로 신자유주의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제 경제에 대해 하는 이야기는 신자유주의적인 웃픈 사태가 너무 많이 보이기도 한다.


 일단 모든 설명을 위해 현대 자본주의의 재미있고도 웃기는 면 하나를 이야기해보겠다. 예를 들어서 애플. 내가 애플 주식을 사고 싶으면 당장 살 수 있다. 그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런데 주식은 그 회사의 지분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나는 정말 간편하게 애플의 일부를 사버릴 수 있다. 물론 1/N이지만.


 그런데 회사 주인 되긴 쉬운데, 회사 노동자 되긴 엄청 어렵다. 애플에 취직? 적어도 내가 이룰 만한 목표는 아니다. 실제론 취직은커녕 견학도 주식 사는 것보단 훨씬 어렵다. 애플 본사는 여기서 너무 머니까.


 이게 의미하는 건 간단하다. 회사와 노동자는 국적이 있고, 각 사회 현실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렇지만 금융으로 분류되는 회사의 소유 권한은 그렇지 않다. 소유권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고, 이것이 파생 상품 등과 결합되면 훨씬 복잡해진다.


 현실적으로 이제 세계는 실물거래보다는 금융거래의 총액이 훨씬 많다. 특히 한국은 세계 제 1의 파생금융시장이다. 금융은 마법이고, 마법 같은 일을 해 내지만 그것은 매번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겐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지만, 상대에게는 굉장히 파괴적일 수도 있는 게 금융이다. 우리는 금융자본주의 위에 살고 있다. 비록 사람들 대부분은 금융에 대해 거의 무지하지만 말이다.


 경제민주화 논의로 돌아가서, 위에도 이야기했지만 경제민주화의 가장 큰 부분은 소위 재벌개혁에 관한 것이다. 대체로 경제민주화론자들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를 재벌위주의 낙후된 체제 문제로 보며, 재벌권력을 해체함으로 한국 경제를 이롭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그것이 진실일까?


 간단한 반례를 들어보겠다. 우리는 IMF를 겪으면서 대우그룹을 잃었다. 대우 계열사들은 조각조각 찢어져서 대우자동차는 GM에, 대우가 인수했던 쌍용자동차는... 떠돌다가 얼마 전 마힌드라에, 대우인터네셔널은 포스코에 흡수되는 등 박살이 나버렸다. 그런데 그래서 우리가 좋았는가?


 나는 대우가 망하고 일어난 사태들 중 일부를 직접 눈으로 봤다. 그것은 전혀 좋은 게 아니었고, 끔찍했다. 망한 회사의 노동자는 정말 쉽게 실업자로 전락한다. 세계 2번째로 L6엔진을 개발했던 대우자동차는 글로벌기업 GM의 한국 공장으로 전락했고, 쌍용차는 제대로 된 주인을 못 만나서 얼마 전까지도 한참 이슈가 되었던 쌍용자동차 사태가 벌어졌었다.


 만약 지금 삼성그룹이나 현대자동차그룹, 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같이 된다면 그 사태는 상상을 초월하게 끔찍할 것이다. 재벌에 대한 증오심을 앞세우는 사람은 IMF에서 아무 것도 못 배운 사람이다. 그런데 실제로 경제민주화론자들은 IMF에 대해 꽤나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기존의 구시대적 질서가 무너지고, 한국 경제가 선진화된 계기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난 그런 관점은 황당할 따름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들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특별한 것도 아니다. 그저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식선의 이야기이다. 진실을 바로 봐야 한다. 우선 몇 번이고 본 블로그에서 이야기했지만 IMF이후 한국의 대기업들은 더 이상 온전히 한국의 소유가 아니다. 특히 금산분리 이후, 한국의 은행들은 거의 전부 외국 자본에 넘어가버렸다. 만일 증권사나 보험사를 포함하는 좀 더 강력한 금산분리가 일어났다면, 어쩌면 한국의 금융 모두는 외국 자본의 것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우리 한국인이 제1금융권 은행에 내는 대부분의 대출금 이자가 가져다주는 이익의 과반은 외국인에게 넘어간다. 은행 쪽 빼도 외국인이 과반을 소유한 대기업 엄청 많다. 삼성전자? 의결권 빼면 과반이 외국인들 거다. 포스코, 네이버, 삼성화재, KT&G, 이마트, 신세계는 외국인이 과반을 소유하고 있는 이름난 대기업들이다. 굳이 과반이 아니더라도 외국인이 3할 이상을 소유한 대기업들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들 정도다. 우리가 GDP가 많이 늘었는데도 실생활은 IMF전보다 못한 건, 외국자본에 의해 우리의 국부가 많이 유출되는 탓이 크다. 만약 외국인들이 가져가는 이익을 국내에 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투자로 많은 이익을 보고 있는 외국 자본이 경영권은 손 안 댈까? 그럴 리가. 이미 우리가 다 아는 기업에 대한 적대적 M&A시도가 두 번이나 있었다. 한번은 SK에, 한번은 KT&G(구 담배인삼공사)에 있었는데 두 번 다 경영권은 지켰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둘 다 노무현 정권 때 있었던 일이다.


 이 중 SK-소버린의 갈등은 굉장히 심각했다. 당시 SK그룹은 순환출자 구조의 지분 방어가 충분히 형성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적대적 M&A에 취약했는데, 당시 소버린이라는 모나코 국적의 자산운용회사에서 보름가량에 걸쳐 다량의 SK주식을 매입했었다. 그 당시 SK는 불법정치자금 등에 연루되어서 검찰조사를 받는 등의 사건이 터져 주가가 하락해 있었는데, 대주주 지분률도 낮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했다. 소버린은 1700억원 수준의 돈으로 SK의 주식 14.99%를 소유할 수 있었고, 2대주주가 되어 2년간 SK의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었다. 당시 SK가 경영권을 결국 방어할 수 있었던 것은 펜텍&큐리텔 덕이었는데, 만일 소버린이 펜텍&큐리텔과 결탁하는 데 성공했다면 SK가 외국 금융자본에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래도 소버린은 8000억~1조 수준의 엄청난 시세차익을 보고 떠났다. 참고로 소버린의 직원은 겨우 20명이다. 여기서 살짝 생각해볼 거. 이렇게 소버린이 번 돈을 누가 벌어다 줬을까?


 개인적으로는 이런 사태가 있었는데도 무턱대고 순환출자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 머릿속이 이해가 안 간다. 나는 그들이 온전한 선의를 가졌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한국은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재벌을 키웠고, 그로 인해 어느 정도 부자 국가가 되었다. 재벌이 미워도 재벌이 버는 돈을 이 사회에 환원할 수 있게 해야지, 재벌이 외국 금융자본의 공격에 팔려나갈 수 있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매국노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일단 삼성이나 현대자동차그룹의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건 현실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말 그대로 엄청난 자금이 없으면 순환출자구조를 바꾸는 게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그들이 삼성 순환출자를 해소방안이라고 주장하는 구체적인 방식은 터무니없는 망상에 불과하다.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내 정신줄이 나갈 지경이니 말을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래도 조금만 요약해 말하자면 주식 잔뜩 팔아서 순환출자 해소하란다...


 순환출자 해소한다고 서민들 살림살이가 나아질까? 한국 경제가 나아질까? 개미 투자자들이 반길까? 주식시장의 큰 손 연기금이 이익이라도 볼까? 다 아니다. 순환출자 폐지론은 그냥 강아지 풀 뜯어먹는 소리다. 순환출자는 일본, 프랑스, 도이칠란트, 캐나다에도 있는 방식이다. 미국은? 미국은 순환출자보다 훨씬 강력한 차등의결권 제도가 있다. 일본은 순환출자보다 훨씬 강력한 상호출자도 허용된다.


 실제로 SK-소버린사태와 KT&G-칼아이칸 사태 이후 한국 기업들은 유보금을 쌓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돈을 더 많이 쓰고 있다. 경영권이 위험한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겠는가. 저런 극단적인 위험 앞에서 다른 투자는 뒷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멍청이들이 증오심을 내세우고, 광신도들이 그들의 뒤를 뒷받침하고 여론을 장악하는 동안 민생이 어려워진 건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세상 그 어떤 멍청이도 제대로 된 국가 지도층이라면 국가의 존립기반이 되는 큰 기업의 경영권을 외국 자본에게 그대로 넘겨주진 않는다. 그런데 이 나라 멍청이들은 정말 특별한 수준으로 멍청하다. 이 스페셜 멍청이들의 명단을 보자면 대략 민주당, 통합진보당, 참여연대, 경실련, 깨시민, 그리고 새누리당 내 소수파인 경실모 정도를 들 수 있겠다. 심지어 이 멍청이들은 나라 곳간을 날로 팔아먹으려 들면서 지들이 정의로운 척을 한다. 솔직히 보고 있으면 정신줄이 나갈 것 같다.


 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적대적 M&A는 나쁜 게 아니라고 한다. 시장에서 일종의 규율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도대체 적대적 M&A가 무슨 규율을 잡는다는 건지 모르겠다. 외국자본이 한국기업 산다고 덤벼오는 게 대체 우리에게 주는 이익이 무엇인가?


 기업 소유주가 한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상관없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기업 인수되고 나면 보통 제일 먼저 하는 게 인력감축이고 업무효율향상이다. 외국자본은 돈 뽑아먹고, 봐서 팔고 나가면 그만이다. 그건 쌍용자동차만 봐도 알 수 있다. 사회적 압력? 한국 법? 그런 건 어지간한 외국인 투자자에겐 아무 의미도 없다. 재벌 총수들은 무슨 비리를 저지르건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기업에 애정을 가지고 대대손손 번영시키려 하지만, 외국 인수자들은 보통 안 그렇다. 100년 후를 바라보는 사람과 10년 안에 최대이익을 내려는 사람의 경영방식이 같을 수가 있겠는가? 어떤 방식의 기업이 한국에 있는 게 모두에게 이익일까?


 이들은 얼마 전 부도난 동양그룹이 순환출자 때문에 부실해져서 집단으로 망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그건 진실왜곡이다. 동양그룹이 망한 건 핵심 사업인 동양시멘트가 이익을 못 내고, 추가로 그냥 경영을 잘못해서다. 순환출자는 지배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거기에 많은 지출을 해서 망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지주회사가 안정적인 지배에 돈이 더 많이 든다.


 이걸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면, 경제민주화론자들은 대기업 집단에서 한 기업이 어려워질 때 다른 계열사가 도와주면서 (돈을 빌려주면서) 문제가 누적된다는 식으로 주장한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이게 나쁜가? 예를 들어 삼성카드가 어려울 때 삼성전자에서 돈을 빌려주는 게 나쁜가? 내 생각에는 그게 아니다. 판단미스가 아니라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 더 있는 게 경영상 훨씬 유리하다. 경제민주화론자들은 어떤 대기업 하나가 부실해지면 그게 바로 투명하게 드러나서, 투자자들도 발 빼고 주가도 바로 무너지고 채권자 찾아가고 그러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건 경영자에게도 수많은 직원에게도 하청업체에도 안 좋은 것이다. 그저 투자자, 그것도 사모펀드같은 것에게 유리할 뿐이다.


 그러니까 현재 멍청이들이 주장하는 방안대로 기존 순환출자 폐지되어 버리면 진짜 좋아하는 건 펀드들뿐이다. 물론 펀드에 줄 대고 돈 받는 사람들도 웃긴 한다. 경제민주화 하자는 사람들 중 그런 사람도 당연히 있다고 들었다. 덤으로 금융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옆에서 목소리만 높이는 걸 보면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나마 현재 새누리당쪽에서는 신규순환출자만 막는 방향으로 타협하는 것 같은데, 막긴 왜 막나. 순환출자 괜찮은 제도다. 부실과 부실이 엮여서 더 어려워지면? 방관하지 말고 정부가 미리 좀 더 강력하게 개입하는 게 좋다. STX건 동양이건 위험 자체는 미리 감지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 나는 차등의결권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규순환출자를 없애려면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해야한다.


 유사시 외국 자본한테 자꾸 국내기업이 팔리는 것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봐서 수익성이 있고 큰 기업이면, 특별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국유화를 시키는 게 낫다. 나중에 민영화시키더라도 그게 훨씬 이득이고, 노동자들에게도 그게 훨씬 낫다. 그러나 IMF 이후 멍청이들이 자꾸 설치면서 국부가 계속 유출되고 있고, 실업자들은 늘고 있다. 군사정권 하던 방식 싫다고, 소위 금융마피아들이 지들 돈 벌려고 하는 말을 그대로 외워서 앵무새처럼 따라하니 매국노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1주 1표의 원칙을 중시하는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이상으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미래에 큰 문제를 안겨줄 수 있다. 기업의 성장과정에선 각종 자금조달이 필요한데, BW(신주인수권부사채)나 ELW(주식워런트증권)같은 걸로 조달이 이루어지곤 한다. 아직 대기업이 못 되어 신용이 모자란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할 경우 지불해야 금리는 엄청나게 높다. 그런데 경영권을 그나마 쉽게 보장해주던 순환출자가 금지되게 되면, BW등을 통한 자금조달에도 부담을 더 느끼게 될 수 있다.


 더구나 연결회계가 도입된 이상, 주주들은 투자를 고려할 때 순환출자가 되어있는 기업의 재무 구조를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좀 더 신경이 쓰일 뿐이다. 리스크를 미리 파악하고 털어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정부의 관리감독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주회사 구조가 더 낫다는 근거가 불충분하기도 하다.


 물론 경제민주화론자들이 주장하는 건 순환출자 폐지뿐만이 아니다. 심각한 문제를 가진 게 정말 많다. 본문에서는 분량 상 그 중 문제가 크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만 다루려고 한다.


 출자총액 제한 제도라는 게 있다. 보통 줄여서 출총제라 부르는데, 경제민주화론자들은 이것의 재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작년 선거 때 문재인 공약으로도 나왔었다. 이 출총제는 기업의 신규법인 설립과 구주취득에 의한 계열사 편입을 제한하는 제도인데, 쉽게 이야기해 재벌의 신규투자 및 몸불리기를 막는 제도인 것이다.


 그런데 당연하지만 이런 출총제는 대기업의 신규투자를 가로막게 된다. 과연 이것이 바람직할까? 지금도 대기업들은 현실적으로 많은 유보금을 쌓아놓고 있다. 오죽하면 추미애는 유보금에 과세까지 하려 드는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출총제를 도입하자는 건, 결국 결론은 하나다. 괜히 일 더 벌이지 말고, 수익 고배당하고 주주중심 경영하라는 것이다. 게다가 출총제는 한국 기업에게만 적용되는 국내법이기 때문에, 외국 회사는 자유롭게 국내 기업 지분을 매수할 수 있고 한국 기업은 그 경쟁에 마음껏 뛰어들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출총제 재도입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좋아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제민주화론자들이 사실 글로벌 금융자본의 편이라는 건, 그들과 민주당이 현재 국회에 올려놓고 매일같이 시위하며, 민생법안 막으면서 밀어붙이는 상법개정안만 봐도 알 수 있다. 본문에서 이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려면 지면이 더 많이 들어갈 것 같은데, 간단히만 소개하자면.


 집중투표제 의무화라거나 집행임원제도,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의 분리선출 및 사외이사 비율 늘리기 등등이 쟁점이 되고 있는데 이 법안들을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복잡하니 요약해 말하자면, 경제민주화론자들과 민주당이 강경 주장하고 있는 방식은 모두 소액주주가 이사회에 더 많은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향이다.


 사실 이런 걸 보고 있자면 기가 찬다. 매국노들과 매국노에 속은 멍청이들이 정의의 탈을 쓰고, 자칭타칭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광신도들을 규합하여 글로벌 금융자본의 종으로 날뛰면서 당장 필요한 민생법안은 막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설명하자면 저 소액주주가 말이 소액주주지, 의미가 있을 만한 지분을 가지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정 기업과 특수관계도 아닌 사람이 의미있는 소액주주가 되려면, 엄청난 부자거나 아니면 펀드여야 한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이번 상법개정안은 소버린같은 외국 사모펀드가 국내 대기업에 좀 더 감내놔라 배내놔라 하기 쉽게 해주는 개정안이라는 소리다.


 결론적으로 본문을 요약해보겠다. 소위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것들은 대중이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평등주의가 아니다. 진실은 금융자본, 그것도 외국인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자본이 한국 대기업을 좀 더 접수하기 쉽고, 이용해서 이익을 얻기 쉽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저런 말도 안되는 소리들의 이론적 기틀이 되는 것이고, 저런 멍청한 소리가 계속 나오고 지지받는 이유는 사람들이 재벌에 대한 질투심이 있고, 금융과 경제를 사실 정말 모르며, 관용 없는 도덕주의적인 태도를 가지곤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을 취소하고, 경제민주화를 막고 있는 것은 정말 잘하고 있는 거다. 경제도 금융도 모르고 일자무식하게 그저 노무현 찬양, 이명박근혜 까기에 여념이 없는 깨시민들은 자신들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경제민주화가 뭔지, 구체적으로 뭔 소리를 하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깨시민은 전체 깨시민 중 1%도 안 될 거다. 그러니까 깨시민은 안 되는 거고.


 사람들이 지금 민주당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잘 알 필요가 있다. 현재 민주당은 부동산 관련법안을 4월부터 계류시키고, 제대로 협의하지 않으면서 예산안 심의도 제대로 안 하고, 걸핏하면 국회에 참석하지 않는 가운데 특검수용과 위에서 설명한 경제민주화 법안 등이나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니까 내가 이것도 정당이냐고 그러는 거다. 정치인의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 민주당에 너무 많다.




 근래 계속 대선불복 쪽의 정치적인 활동을 해온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이번에도 불법 대선개입 규탄 미사를 가지면서 본색을 드러냈다. "이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으므로 사퇴를 표명하라"고 촉구하는 가운데, 심지어 박창신 원로신부는 "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 라는 말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이제야 확실하게 감이 온다. 저들이 뭐하는 친구들인지. 쉽게 보자면 NL, 그것도 심각한 종북성향의 NL이다. 모든 정의구현사제단이 저렇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전체적인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이 저번에 저 시위에 꼈다. NLL로 계속 시비가 걸리는 와중에서 그랬다. 결과적인 것이지만 그를 한심왕으로 임명해도 되겠다. 세상에 미사에서 한다는 말이 연평도 포격은 당연한 것이었다는 식이니 자질이 의심된다.


 가톨릭의 명예를 위해 첨언하자면 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천주교를 대표하지 않는다. 대체로 천주교도들은 저렇게 과격하지 않고, 문화적으로 온건하며 보수적인 경향이 짙다. 천주교 내부에서도 저들로 인한 갈등이 있다고 알고 있다.


 연평도 포격은 민간에게 피해를 입힌, 선전 포고 없는 기습 공격이라는 점에서 국제적인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 이것이 상식이고 세계인이 합의한 정의다. 이건 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다. 피해자들과 유가족이 그들을 어떻게 보겠는가? 게다가 가톨릭 사제들이 왜 주체사상 외의 종교가 허락되지 않는 북조선을 좋게 보는 것인가?


 무엇보다도 문재인이 저들과 커넥션이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 대선 때부터 문재인을 지지했고, 임수경 등 공식적인 NL도 문재인 캠프에 가담하였었으며 위에 이야기했듯 문재인 본인이 저들의 첫 시국미사에 참석했었다. 게다가 그 때 문재인은 김한길의 요청을 무시하고, 민주당 집회에는 계속 불참하던 상황이었다.


 문재인의 이런 행보는 근래의 민주당 행보와 따로지만, 둘이 엮이면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시민들은 문재인 잘한다, 민주당 잘한다 칭찬 일색이다. 그러니까 광신도 소리를 듣는 거고, 그러니까 선거만 하면 지는 거다. 다행히 국민들은 깨시민들과는 달리 수준이 높아서 저런 걸 잘 지켜보고 기억하고 표에 반영한다.


 민주당이 살고 싶으면 당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 문재인에게도 나름대로의 조처를 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민주당은 안 되는 거다.



 개인에게 부채란 고통스럽기 쉬운 일이다. 물론 레버리지를 즐겨 사용하고, 그로 더 많은 부를 얻는 사람들도 많긴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 빚은 공포이자 타락의 상징 같은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적금과 보험을 들고, 부채를 최소한으로 맞추면서 안전한 삶을 사는 것을 바람직하다 생각하고, 또한 그런 것을 권장 받곤 한다.


 그렇기에 대체로 ‘우리 도시에 빚이 많다!’라는 말은 훌륭한 정치적 언어가 되곤 한다. 근래 나왔던 이야기만 해도 서울시 빚이 27조네, 인천시 빚이 10조네... 심지어 성남은 모라토리엄 선언까지 했었다. 이 도시들은 새누리당에서 민주당 정치인으로 시장이 바뀐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사실 2013년 현재, 과거 2010년 성남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과도한 정치쇼였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이다. 나는 이것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라토리엄이라는 것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나올 만한 것인데 성남이 그런 상황이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민주당과 소위 진보좌파들이 자꾸만 ‘빚’과 ‘재정적자’를 들고 정치적 공세를 펼친다는 데 있다고 본다.


 지난 포스트, ‘계속되는 민주당의 발목잡기에 대한 사견’  및 ‘민주당의 대기업 유보금 과세 논란’에서  나는 민주당이 자꾸만 월가 신자유주의자들이나 할 법한 소리를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번 포스트에서도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그런 소리를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약간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민주당의 저런 태도가 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너무 큰 데 반해, 그들의 그런 면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너무 없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할 필요성을 느낀다.


 민주당은 왜 걸핏하면 ‘재정적자’를 입에 담을까? 그리고 왜 새누리당 정치인들은 재정적자를 감수하는 것일까? 재정적자는 왜 필요하고, 얼마나 위험할까? 이런 것들에 대해 먼저 알아야 정치판의 저런 언어들을 이해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이 정부 재정적자라는 면에서 본질적으로 진보주의적인 것은 새누리당이다.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보수주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이 하는 말 중에는 진보좌파 방식의 방안도 많기 때문에, 그들이 철학이 없고 포퓰리즘 공약만 늘어놓는다는 지적을 듣는 것이다.


 왜 민주당이 보수주의적인 것인가? 그것은 부채에 대한 태도 차이에서 기인한다. 현대의 새로운 케인즈 경제학이 제시하는 불황에 대한 대응방법은 한마디로 다음과 같다. ‘돈을 풀어라.’ 이것은 정부지출을 늘리라는 식의 말과 같다. 그런데 그러려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부자감세논란 또한 지난 몇 년간 시끄러웠다. 그런데 세율을 올려야 할까?


 세금을 더 걷어야 하는 건 맞다. 그런데 세금은 거래 또는 소득이 발생할 때 과세되기 때문에, 세율의 증가는 곧 거래의 감소로 이어지고 그것은 불황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결국 세수도 줄어들게 하기 쉽다. 비유하자면 A라는 물건을 팔 때 2000원 남기고 3~4개 파는 것보다는, 1000원 남기고 10개 파는 게 낫지 않은가? 세금도 같은 이치다.


 현실적으로 불황이 오면 세수는 줄어든다. 그러니 정부는 더 많은 돈을 풀어야 한다. 불황일 때는 빚을 져야 (부채를 늘려야) 하는 것이다. 이것과 정확히 반대의 요구를 했던 게 과거 외환위기 때 IMF인데, 그들이 강요했던 긴축&고금리 방안 때문에 대한민국은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다. 막상 근래 금융위기를 겪자 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그런 식으로 하지 않고 네오케인즈주의의 방식대로 돈을 풀어 난관을 극복하고 있다. 무식하면 당하는 거다. 몇 년 전 IMF 총재가 한국 외환위기 때 IMF가 했던 조처는 실수라고 인정 및 사과까지 했었다.


 위와 같은 진실에도 불구, 불경기인데도 부채 줄이라는 말과 함께 적자가 쌓여서 큰일 날 거라고 하는 진보좌파가 많다. 물론 민주당도 그런 식의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이렇게 부채를 두려워하고, 걸핏하면 긴축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과거의 IMF나 근래의 미국 공화당 및 보수주의자의 관점과 같다.


 그들이 미국의 QE(양적완화)나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을까? 이미 금리는 0에 가깝고, 돈을 적당히 풀어서는 아예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으니까, 아예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 등으로 통화(돈)를 시중에 마구마구 풀어버리는 게 양적완화 및 아베노믹스다. 이러면 화폐가치는 떨어지지만, 통화량은 늘어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불황의 순환 구조에서 벗어나기 쉽게 된다. 그런데 한국 진보좌파들은 금리만 낮춰도 왈왈댄다. 이들이 생각하는 건 물가밖에 없다... 그런데 물가가 안 오르는 건 디플레이션이다.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 = 디플레이션 = 불황 인 것을 이들은 알고 있는 것인지?


 본래 경기는 순환한다. 계절이 순환하듯 호황과 불황도 교차하기 마련이다. 돈 없을 때 절약하는 건 각 가정에나 이익이 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불경기라 돈 없다고 모든 가정이 절약하면, 시장에 돈이 돌지 않기 때문에 불황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식량이나 생필품의 자급자족률도 극단적으로 낮은 편이다보니 이렇게 되면 그 고통은 더욱 심하다.


 사업할 때 어려우면 원래 돈 끌어다 쓰기 마련이다. 그 정도가 과도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중요할 뿐이다. 적자 났다고 무조건 사업 접으면? 세상에 될 사업 아무 것도 없다. 정부는 가계재정보다는 사업에 가까운 것이다. 불경기일 때는 재정적자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돈을 풀어야 한다. 이것이 보다 진보적인 관점이고, 많은 이들이 고통을 덜 겪는 방법이다. 그러나 자칭 진보좌파는 긴축을 하라고 하니, 무지가 빚어내는 심각한 불운이라 해야겠다.


 만일 불황일 때 과거 IMF의 조처처럼 긴축하면? 사실 이렇게 하면 시간적으로는 불황을 더 빨리 벗어날 수도 있다. 다만 우리가 IMF때 겪은 일과 동일한 상황이 발생한다. 씻을 수 없는 고통의 바람이 불어오게 되는 것이다. 빈부격차는 엄청나게 커지고,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살아남은 대기업은 더 커지며 자본가들은 상당한 돈을 번다. 이럴 때 돈을 버는 자본가들은 결코 국내의 자본가뿐만은 아니다. 엄청난 외국계 자본이 침투해서 국부가 유출되게 된다. 이런 게 진보좌파가 원하는 것인가?


 재정건전성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부채의 액수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산 대비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재정규모 대비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향후 어떻게 부채를 해결할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부채의 액수를 말하는 이들은 부채의 질적인 면은 말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서울시 부채? 18조가 넘는 SH공사 부채보다는 4.3조 정도 되는 지하철공사 부채가 훨씬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부채 가지고 허구한 날 시끄러운 박원순은 SH공사 부채나 건드리지, 지하철공사 부채는 손댈 생각도 못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런 게 포퓰리즘인거다.


 만약 이런 문제들이 복지와 결합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복지엔 필연적으로 재정이 필요한데, 민주당식의 재정 관점과 복지는 결합이 잘 안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하고 있는 복지정책인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을 보자.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가? 그리고 지속 가능한가?


 소위 진보좌파들의 4대보험에 대한 평가는 보통 그리 좋지가 않다. 그러나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더 나은 방안을 만들 것인지는 미지수다. 대체로 그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지 말이 없고, 모델도 제시하지 못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매우 다른 성향의 관점이 접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재정 정책에는 신자유주의 스타일로 이야기하면서, 분배 문제에서는 갑자기 사회주의 스타일이 되니 될 리가 없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한국은 진보적인 열정이 넘치는 나라다. 사회를 개선하려는 의지도 강하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 두 번이나 민중 혁명을 통해 사회를 바꿨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가 충분히 진보하지 못한 것은 현재 진보좌파 입지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이들의 소양이 매우 부족하고, 그들이 권력욕이 있을 뿐 철학이 있거나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노세력과 깨시민이 이에 해당한다.


 그들이 망상에 가득 차있는 사이, 소위 보수우파는 보수우파로의 아이덴티티를 벗고 더 진보적인 입지에 서 있다.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근래의 한나라-새누리당 정권은 4대강 같은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했지만, 금리를 잘 조절하고 좋은 재정 정책을 펴는 등 합리적인 조처를 취하고 있다. 적어도 경제 정책에 있어 새누리당 정권은 보수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자칭 진보좌파들의 엄중한 자기반성이 요구될 때이지만, 내가 보기엔 이미 그들은 반성을 잊었고 남탓만 하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오늘도 이런 포스트를 쓴다.



계속되는 민주당의 발목잡기에 대한 사견

정치 2013. 11. 17. 17:32 Posted by 해양장미

 민주당의 발목잡기가 도가 지나치다는 이야기는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해왔다. 사실 저러는 이유는 그들이 권력을 유지하는 방식이 지금껏 저런 방식이었고, 실제로 Anti MB가 유효했던 탓이 있다고 본다.


 물론 민주당만 저러는 건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한나라당이 현재의 민주당과 유사성이 있는 모습을 보였었다. 다만 그 세부적인 면에선 큰 차이가 있다 보니, 당시의 한나라당이 했던 공격은 성공했고 현재의 민주당은 실패하고 있기는 하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그리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과물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와,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각 정당의 열렬한 지지자가 계속 있는 데는 발상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저런 민주당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계속 지지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그리 이해하기 어려운 게 아니다.


 그들은 이 사회가 ‘정당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고 규정한다. 정치적인 부정들은 그런 정당하지 못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고, 정치권에서 공정한 모습들을 보이면서 규범을 잡으면 아래쪽까지도 정당해지면서 사회의 각종 모순이 해결될 거라 느끼는 것이다.


 물론 이런 직관은 우리 인간이라는 종족이 쉽게 가질 수 있는 사고방식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사고방식은 더 이상 현실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하긴 하는데, 그 이유로는 우리 사회가 너무 커지고 복잡해졌다는 점을 짚어야 하겠다.


 또 한편으로 민주당이 정당함의 화신이고, 새누리당은 부정의 화신인 것은 아니다. 이는 포장의 문제고, 또 관점에 따라 많이 달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럼 민주당쪽 이야기는 넘어가서,


 새누리당이 계속 승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새누리당의 언행이나 이미지는 현실 속의 지도자와 더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 현실 속에서 사장님이건 부장님이건, 선생님이건 아버지건 완벽하게 정당하지는 않다. 우리는 그런 것에 이미 익숙해져 있고, 완벽한 바름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가 괜찮은 지도자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훨씬 복잡하면서도 현실적이다.


 민주당의 지지자들은 기존의 지도자 상(이미지) 자체에 더 많은 의문을 가지곤 하지만, 실천의 문제로 가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직접 만나는 지도자들의 정치적 지지 성향이 중요하지는 않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지도자들이 딱히 평균적으로 더 뛰어나거나 더 나은 것은 아니다.


 노무현 때를 돌아보자. 그 때 왜 노무현이 지지를 잃었고, 박근혜와 이명박이 떠올랐는지를 생각해보자. 깨시민들은 그런 문제를 국개론이나 미디어 권력 같은 걸로 포장하지만 그런 건 그야말로 반민주주의적인 태도고 현실 민주주의로 보면 분명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 노무현은 4대입법에 너무 큰 힘을 쏟았다. 그렇지만 그것 중 제대로 성공한 것은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대연정이니 대통령 못해먹겠느니 같은 발언을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였었다. 그런 모습은 지도자로서의 모습이 아니었다. 지도자는 굳건한 신뢰감을 줘야 한다. 지도자가 흔들린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이는 어느 정도 인간의 본능적 측면이라 본다.


 말(워딩)은 더 중요한 문제다. 당시 박근혜는 노무현을 ‘민생에 관심 없는 대통령’으로, 자신과 한나라당을 ‘민생을 위한’ 인물 및 정당으로 규정하는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 박근혜가 맨날 한 말 또 하고 또 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면, 그게 핵심이다. 정치인으로 박근혜는 정말 말을 잘한다. 정치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한테까지 말이 전달되려면 일관적이고 꾸준해야한다. 또한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이어야 한다. ‘민생’이 그런 것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거의 10년이나 지났지만, 양쪽 진영이 서 있는 발판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역시나 ‘정치’, ‘민주주의’고,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민생’의 발판 위에 서 있다. 이런 구도에서는 항상 새누리당이 이길 수밖에 없다.


 이 역시 여러 번 이야기한 것이지만, 민주당과 깨시민은 민주주의라는 것에 대해서 객관적인 인지를 하고 있지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그들의 유토피아를 민주주의라는 말로 표현한다. 그러나 현실 민주주의는 통치제도일 뿐이다. 좋은 통치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선거를 하고,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한 제도가 민주주의다. 그런데 민주당의 머릿속에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이 있을 뿐, 좋은 통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민중이 원하는 것은 좋은 통치다. 그것은 어느 시대에나 마찬가지였고, 당연한 것이다. 특히 입법은 당사자들에게는 대단히 민감한 것이다. 살다 보면 싫건 좋건 각 법안들과 엮이게 되어 있다.


 16년 전에 김대중을, 11년 전에 노무현을 찍었던 사람들 중 작년에 박근혜 찍은 사람들 정말 많다. 왜 그럴까? 깨시민은 이걸 무시하고 이유를 모르고 인정하지 않지만, 정말 간단한 이유다. 이 사람들이 기대하고 바라는 것이 노무현 때 이루어지지 않았고, 친노세력이건 깨시민이건 각종 요구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이 들고 나오는 법안에 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은 도저히 설득력이 없고, 입법이 될 경우 각종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법안들이 많다.


 이런 이야기는 새누리당의 입법안들이 나의 견해와 일치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와 의견이 다르지만, 설득력을 갖춘다면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을 뿐이다. 민주당에는 철학도 없고 싱크탱크도 없다. 실제로 그들이 하는 주장을 보면, 어제는 무슨 월가 금융마피아들이나 할 법할 소리를 하다가 오늘은 갑자기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어 있고 그렇다. 이게.. 뭘 잘 모르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아예 사태파악을 못하고 구체적 실현방안이 없다 보니 이렇게 되는 것이라는 게 진짜 문제다. A라는 목표를 현실에 구현하려면 B라는 방식이 맞는 것인데, 민주당은 거기서 C라는 방식을 들고 나오고 C를 막상 하면 A와는 정반대로 가게 된다는 게 문제라는 거다.


 물론 누구나 잘못된 주장을 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렇다. 토론과 회의라는 과정은 이 점을 보완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런데 모두들 알다시피 한국인의 토론 능력은 평균적으로 낙제 수준이고, 민주당 친구들은 토론은 커녕 회의장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걸핏하면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고 자신을 선으로 규정하면서 자신들의 의견을 무조건 옳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니 토론이 될 리가 없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정치인과 미디어는 시민들의 침묵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강력한 통치다. 박근혜가 지지율이 높은 건, 시민들이 박근혜가 뒤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민주당이 저렇게 나오는 이유는 또 있다. 정부실패를 이끌어내서 박근혜정부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심산이 있을 것이다. 야당이 어떻게 하건, 정부는 통치가 실패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은 어느 때나 야당이 가장 강력하게 쓸 수 있는 카드다. 물론 현재의 민주당처럼 이 카드를 계속 내밀 경우, 그 대가를 져야 하는 것은 국민이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여기서 발생한다. 통치의 실패가 누구의 책임인지 국민들이 잘 알수록, 이런 식의 정부실패가 발생할 가능성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내가 근래 민주당 비판에 열심인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지난 정부 내내 계속되어온 Anti MB담론은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만들지 못했다. MB가 잘한 것조차 회자되지 못했고, 정치는 몇 가지 이슈들로 끝나버렸다. 시민들은 4대강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아도, 자신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각종 법안들이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것들이 통과되거나 계류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내내 안티짓만 하던 민주당이 결국 작년에 공약이라고 들고 나온 것들은 공약도 아니었다. 끔찍한 수준이었다.


 아직도 민주당에서는 운동권 출신이 대접받는다. 그러나 정치에 조금이라도 진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운동권 출신은 새누리당에도 많다. 딱히 특별대접을 받지 않을 뿐이다.


 운동권들이 세운 공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들이 운동할 사이 공부한 사람들이 아는 게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민주당의 운동권이 그 후 모자란 지식을 채우는 노력을 충분히 했는지 의문이다. 솔직히 내 보기엔 별 생각 없어 보인다. 스스로 사고할 능력이 부족하고, 그들 뒤에 있는 사람들 말 중 그럴싸한 걸 옮기다보니 어제는 신자유주의적인 이야기를 하고 오늘은 사회주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번 정부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주책임은 민주당에게 있다. 이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는 민주당이 승리할 수도 없고, 만약 향후 이기더라도 정상적인 국정을 해나갈 수 있는 기반이 사라지게 된다. 국민을 볼모로 권력에 대한 욕심을 채우려 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무조건 민주당 하는 것이라면 좋다고 하는 광신도들은 그런 사이비 말고, 좀 더 바람직한 종교로 개종하기를 권장한다. 구미에서 박정희는 반신이라고 추앙한다고 뉴스가 나오는데, 사실 깨시민도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근래 민주당 하는 걸 보고 있자면 뭐라 형용할 말이 없다. 한심하고, 다시 봐도 한심하고, 또 보면 더 한심하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한심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그날그날의 소식을 보면 뭐라 형용을 못할 정도로 한심하니 그저 한숨이 나올 따름이다.





 이번에는 추미애가 한 건 터뜨렸다. 사실 추미애가 이런 말을 한 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니었는데, 이번엔 아예 작정하고 국회로 들고 나올 셈인가보다. 참 어떻게 이렇게 멍청한 소리를 다 하나 싶은데, 우선 추미애의 주장이 얼마나 뻘한 소리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유보금에 대해서 조금 정리해보도록 하자.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설명하자면 우리가 흔히 아는 기업들은 대체로 다 주식회사이면서 법인이다. 법인이라는 것은 기업과 사람을 분리하는 체계인데, 법적으로 개인 사업자의 경우 사업자가 운영하는 회사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은 모두 그 개인 소유이지만, 법인은 그렇지 않고 독립적이다. 주식회사법인은 (명목상이건 실질적이건) 투자자의 증권 지분으로 소유를 결정하며, 그 증권(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이 소유한 만큼씩의 권리를 나눠 갖는다.


 즉 이 주식회사의 원칙을 놓고 보면 삼성전자는 이건희 게 아니고, 현대자동차는 정몽구 게 아니다. 주식회사는 주주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리 단순하지는 않다. 대체로 사람들은 삼성전자를 이건희 거라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인다. 이건희가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그리 많지 않지만, 순환출자라는 제도와 그 동안 쌓아온 지배가 그런 직관을 뒷받침한다. 물론 그런 현실에 대해서는 비판도 많긴 한데, 주로 그런 비판을 하는 사람들은 소위 진보좌파들이다. 그렇지만 사실 삼성전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이건희가 삼성전자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게 좋다.


 본문에서 주로 다룰 문제의 유보금은 주식회사가 배당하지 않고 회계적으로 쌓아놓은 이익금을 의미한다. 즉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예를 들어서 삼성전자가 올해 장사를 잘 해서 법인세를 내고 나서도 30조의 이익을 얻었다고 치자. 그리고 그 중 10%에 해당하는 3조를 배당했다고 치자. 그럼 27조가 남는다.


 기업은 주주의 것이기 때문에, 주주에게 배당으로 돌려주지 않은 돈은 원칙적으로 기업의 소유가 아니다. 이런 돈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 재투자되거나 배당되어야 하는 것이 일차적인 원칙이다. 투자나 배당을 아직 결정하지 않은, 즉 결정을 유보한 이익금을 유보금이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런 유보금을 배당하지 않고 쌓아 놓으면 그것은 주가에 반영된다. 더 확실한 반영을 위해서는 유보금을 이용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익소각까지 시키는 법도 있지만, 그것은 일종의 다른 형태의 배당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유보금을 쌓아두기만 하고 명목상 아무 것도 안 해도 주가는 오른다. 쌓인 이익이 증권의 시가총액에 반영되는 것이다.


 일례를 들어보자. 삼성전자의 2012년 말일 기준 주가는 1주당 152만 2천원이었다. (현재는 조금 내려가서 142만 4천원이다.) 그렇지만 삼성전자 증권의 1주당 액면가는 5000원이다. 액면가라는 것은 처음 삼성전자를 세우던 시기를 기준으로, 초기 투자금이 명목상 저 가격이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떻게 저런 차이가 날까?


 간단하다. 삼성전자가 엄청난 돈을 쌓아놓고 또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쌓아놓은 돈과, 앞으로 벌어들일 돈의 예상치가 현재의 주가를 만든다. 2012년 말일 기준 삼성전자가 쌓아놓은 유보금은 120조에 육박한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년초보다 주가가 다소 떨어진 현재에도 200조가 넘는데, 이렇게 높은 시가총액을 막대한 유보금이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위에도 이야기했듯, 원칙적으로만 보면 이런 유보금은 결국 투자되거나 배당되어야 하는 돈이긴 하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들이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업 투자를 유도하겠다.’라고 매번 하던 말은, 이런 유보금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도록 해 고용도 늘리고 경기도 살리겠다는 식의 뜻을 품고 있었다.


 그런데 근래 기업이 쌓아놓은 유보금이 상당히 늘어났고, 이것은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분명히 좋지 않다. 그래서 추미애는 작년부터 유보금 탓을 하더니, 이번에는 아예 유보금에 과세를 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기사를 둘 첨부한다.


[대기업 투자안하면 과세하겠다고?]

[투자않고 쌓아둔 유보금 과세 추진... 재계 발칵]



 그럼 이제 상황을 설명했으니 한숨부터 한 번 더 쉬고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저런 어이없는 법안이 통과되지도 않겠지만, 이름 있는 민주당 의원이라는 사람이 저리도 무식하니 민주당이 맨날 그 모양 그 꼴이라는 생각 이상은 안 든다.


 우선 꼭 설명해야 할 것은 유보금은 이미 법인세를 낸 후의 금액이라는 것이다. 법인세를 낸 후의 이익금은 기업이 사실 어디에 쓰건, 위법한데 쓰는 게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자유다. 유보금을 쌓아두면 징벌하겠다는 말은 사실 민주주의적인 태도가 아니다. 쉽게 말해 그건 독재국가에서나 할 수 있는 발상이다.


 게다가 유보금은 절대로 현금이 아니다. 추미애는 무슨 삼성전자가 지폐로 120조를 쌓아놨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단언컨대 아니다. 세상에 돈이 있는데 그냥 쌓아놓고 놀릴 것 같은가? 기업인들은 멍청이들이 아니다. 유보금은 회계적으로는 쌓여있는 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도 그런 건 아니다. 이걸 착각하면 대단히 곤란하다.


 현실적으로 추미애식의 주장은 암만 잘 봐줘도 유보금 쌓지 말고 배당하라는 말 이상은 안 된다. 추미애의 의도야 기업이 투자를 해서 돈을 풀어야 사회에 돈이 돈다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세금 물린다고 투자가 잘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이렇게까지 멍청한 말이 나오는 이유는 추미애가 기업이 왜 유보금을 저리 쌓아놓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를 못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전에도 이야기한 적 있지만, 한국 기업들 한국 거 아니다. 외국인들이 한국 대기업들의 지분을 상당량 가지고 있다. 현실을 보여드리자면 다음과 같다. 외국인비율을 보시라. 저 비율만큼 저 기업들은 한국 게 아니다.





 유보금 안 쌓고 배당하면? 외국인 주주가 가진 지분은 100% 확실하게 바로 외국으로 다 빠져 나간다. 그렇지만 유보금을 쌓아두면 이야기가 다르다. 어쨌든 칼자루는 계속 쥐고 있게 되는 거다. 자본엔 국경이 없다. 있어도 아주 희박하다. 그러나 기업과 사람엔 국경이 있다. 이게 글로벌 금융의 위험한 점이다.


 적대적 M&A(인수합병) 가능성은 더 큰 문제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상당한 수준으로 개방되어있고, 언제든 외국 펀드가 주식을 매입하면서 기존 총수를 몰아내고 자신들의 바지사장을 앉히려 시도할 수 있다. 실제로 몇 년 전만 해도 그런 시도가 많았다. 이게 우리가 가진 IMF의 회복 못한 상처들이다.


 그나마 한국 조건에서 외인의 적대적 M&A에 보호막이 되어줬던 것이 순환출자였다. 그런데 별.. 참으로 다양한 멍청이들이 경제민주화니 뭐니 하면서 순환출자 없앤다고 그래왔고, 그나마 박근혜가 되어서 그런 멍청한 흐름이 조금 진정된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절대 기업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언제 법의 보호가 사라질지 모르고, 적대적 M&A가 들어올지 모른다.


 쉬운 말로 워런 버핏이 삼성전자 사버리겠다고 마음먹는다 생각해보자. 지금은? 순환출자때문에 아무리 버핏이 돈이 많아도 못 산다. 그렇지만 순환출자가 향후 경제민주화니 뭐니 하는 뻘법안으로 사라져버리면, 버핏 정도 돈 있는 사람은 삼성전자를 진짜로 접수할 수 있다. 그러면 삼성전자는 미국기업 되고, 이건희 가문은 손 떼야 하는 거다. 한국 재벌들이 돈 많은 것 같은가? 세계에 돈 많은 사람들 정말 많다. 그런 사람들이 펀드로 돈 모아서 쳐들어올 수 있다. 전투기 타고, 총 들고 오는 것만 침공이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재벌 문어발 경영 막는다고 이런저런 규제하고, 그룹 간 내부거래도 못하게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니 투자하려고 해도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지금 같은 식으로 옛날부터 막았으면 현재의 한국 대기업들은 없었다.


 예를 들어보자. 삼성전자는 다들 잘 아실 텐데, 삼성전자와 밀접한 다른 삼성 계열사로 삼성 SDI가 있다. 삼성 SDI가 뭐하는 회사냐 하면, 쉽게 이야기해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를 만드는 회사다. 즉 삼성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와 배터리는 삼성 SDI에서 만든다. 삼성전자는 삼성 SDI주식의 20% 이상을 가진 최대주주인 상황이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만약 삼성 SDI쪽 사업투자를 위해 유보금을 사용하려 하면 법률적으로 문제가 상당히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에 더 투자를 해야겠다... 라고 마음먹는다면 그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닌 것이다. 물론 옛날엔 이런 문제가 딱히 없었다.


 정말 답답해서 요지를 좀 세게 이야기하려고 한다. 주주중심경영? 재벌 해체? 경제민주화? 사실 내 보기엔 강아지 풀 뜯는 소리들이다. 나도 뭣도 모를 땐 저런 풀 뜯는 소리가 진짜 맞는 줄 착각했던 적도 있지만, 좀 알고 나면 풀 뜯는 소리 이상은 아니다. 내가 이런 말 한다고 수꼴 취급하는 멍청이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 멍청이들은 지들 하는 말이야말로 월가 신자유주의자들이 하는 말하고 완전 판박이라는 걸 꼭 알아야한다.


 그리고 또 엄중한 진실. 추미애 식으로 유보금에 세금 부과하면 확실하게 주가 폭락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배당 더 하라고 압력 넣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유보금이 세금으로 나가기 전에 뽑아먹으려 할 거다. 물론 재벌들은 적대적 M&A에 훨씬 취약해질 거다. 폭락한 주가와 줄어든 유보금. 그 다음 사태는?


 대기업의 유보금을 사회에 풀고 싶으면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각종 산업진흥 및 경기부양 법안들 얼른 처리하고, 뻘한 경제민주화 같은 거 접고, 그룹 내부거래 규제 완화하고, 어느 정도 경영권 보장해주면 된다. 그리고 주주중심경영 하지 말고, 기업의 미래를 위해 경영하라고 해야 한다. 주주들은 기업의 먼 미래엔 어차피 별 관심이 없다. 세상에 주주중심경영해서 잘 된 기업이 얼마나 있다고 주주중심경영 하라는 건지.


 이건 좀 더 분명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으니 짚고 넘어가자. 주주중심경영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부터 먼저 알아야 한다. 저건 당연히 미국에서 나온 말인데, 미국엔 차등의결권 제도가 있다. 이건 한국엔 없는 제도다. 이걸 설명해 드리자면 원래 주식은 주식 1주당 의결권 1인데, 차등의결권을 가진 창업주는 주식 1주당 200의 의결권도 가질 수 있다. 이건 절대 권력이다.


 차등의결권 처음 들어본다고? 그러니까 순환출자 폐지논란이 웃기는 소리다. 미국 본토는 순환출자보다 더한 제도를 이미 가지고 있다. 경제민주화 하자는 사람들은 이런 진실은 안 말하지만 미국 기업은 차등의결권이 있다 보니, 창업주는 신과 같은 전권을 가지고 유보금도 잘 안 남기면서 경영할 수가 있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워런 버핏, 세르게이 브린, 레리 페이지, 마크 주커버그도 모두 차등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잡스의 차등의결권은 후계자에게 넘어갔고.)


 월가 투자자들이 차등의결권을 별로 좋아할 리는 없다. 그러니까 주주중심 경영하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차등의결권은 때때로 너무 창업주를 오만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주주를 신경 쓰는 건 그들의 독단적인 면을 감쇄시킬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저 위에 말한 모두도, 삼성도 현대도 차등의결권이나 순환출자로 인한 경영 안정성을 가지고 대성공을 이룩하였다.


 경제에 대한 말을 할 때, 일단 그 말을 처음 한 사람이 자기 돈 벌고 싶어서 하는 말인지를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멍청이들은 이걸 못한다는 데 있다. 어리석음과 선의가 합쳐질 때가 최악이다. 안 좋은 방향으로 근면성실하기 쉽기 때문이다.


 추미애의 어리석은 제안이 기각될 거라 믿는다. 그렇지만 이런 걸로 어이없는 딜을 시도하려 들 것을 우려한다.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어리석음을 내려놓고 어떤 게 사회와 자기 자신을 위한 길인지를 좀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



갈 데까지 가는 민주당 - 어디까지 갈 것인가?

정치 2013. 11. 10. 15:30 Posted by 해양장미


 못나도 너무 못나서 이젠 뭐라 하기도 지칠 정도지만, 지난 총대선에서 민주당을 찍었던 죄로 근래 민주당의 한숨 나오는 스트리트 파이트에 대해 한 번 더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런 꼴을 앞으로 2016년까지 볼 생각을 하니 암담함이 절로 밀려올 정도다.


 지난 주 월요일, 정부와 새누리당은 8.28대책의 취득세영구인하를 해당 날짜로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하였다. 당시 취득세영구인하엔 민주당도 동의하는 분위기였기에, 이 오래 지연된 민생법안의 통과가 목전에 있었다. 4.1대책이건 8.28대책이건 민주당의 반복되는 태클과 거리투쟁에 누더기가 되다 못해 제대로 통과되는 것 없이 잔뜩 계류된 게 현실이다. 물론 계류된 건 이것뿐만이 아니다. 도무지 이번 국회는 제대로 처리하는 법안이 없다.


 당연히 사람들의 기대는 뜨거워졌고, 이번에야말로 통과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민주당이 깽판을 놨다. 목요일의 사건이었는데, 취득세영구인하에 의한 세수 감소 예상분에 대한 보전책으로 VAT중 지방소비세 전환비율을 높이자는 의견이 엇갈렸다.


 현행 VAT중 지방소비세로 전환되는 비율은 5%다. 새누리당의 주장은 이를 내년에 8%로 올리고, 이후 11%로 단계적 인상을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내년에 당장 11%로 올려야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고작 이 의견을 못 모아서 목요일에 이 법이 통과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정말 답답하다. 이것에 대해 진짜 여러 번 말하는 것인데, 취득세가 높으면 거래 자체가 잘 안 된다. 그런데 거래가 안 되면 취득세율이 어떻건 간에 걷히는 세금은 0이다. 취득세는 거래가 되어야만 세수가 들어온다. 어차피 부동산 경기침체 이후 지금까지 거의 취득세 일시감면일 때나 거래가 되었지, 이게 적용 안 되던 기간엔 거의 거래가 마비되던 게 현실이었다. 중요한 건 세율이 아니라 세수다. 민주당은 죄다 돌대가리라 저러는 건지, 심보가 고약해서 작정하고 태클을 거는 게 목적인 건지...


 그래도 여기까진 엄청나게 짜증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협의해서 곧 통과가 되겠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취득세영구인하법안은 현재 쌓여있는 부동산 및 경제관련 법안 중 가장 기초적인 것으로, 얼른 이것부터 통과시켜야 그 다음 엄청나게 쌓인 다른 법안들을 손댈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금요일부터 민주당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방식으로 ... 시민들에게 빅엿을 선사했다.




[......]


 이 일을 이야기하려면 지난 4일, 월요일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 날 안철수가 나서서 특검을 제안했다. 개인적으로 시기적절한 특검제안일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검찰수사가 지지부진하니 나올 수 있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목요일에 취득세영구인하법안 합의를 실패한 후, 8일 금요일에 민주당은 갑자기 정말 뻘하게도 특검하자고 태도를 싹 바꾸면서 국회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 보도를 들은 나는 절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는데, 전부터 그렇게 생각하긴 했지만 저놈들은 정말로 민생엔 아무런, 손톱만큼의 관심도 없는 것들이다.


 사실 특검 이야기는 이미 8월부터 나왔었다. 그렇지만 당시엔 NLL문제로 특검 이야기가 덮였던 것 같고, 검찰 수사 중일 때는 원칙적으로 특검 대상이 아니다. 검찰 수사가 끝나고도 미진하면 그 때 특검 이야길 하면 된다. 게다가 처음부터 본격적인 특검 주장을 이런 식으로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정기국회 도중이니까, 국회에서 토론을 하면서 특검 하자고 하면 되는 거다. 그게 정상적인 정당의 자세다. 그런데 민주당은 갑자기 일방적으로 특검하자면서 국회에 출석도 안했다. 도대체 이게 정당인가, 무슨 시위전문단체인가?


 그리고 민주당은 다음날인 토요일, 비를 맞으며 다시 거리로 나왔다. 이번에도 국회에 계속 안 들어가겠다는 거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스트리트 파이터즈다. 한여름의 폭염도, 차가운 늦가을 비도 그들은 두렵지 않다. 하도 보다보니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그냥 거기서 평생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 이건 무슨 4년 내내 국회를 무용지물로 만들 셈인가?


 민주주의 국가는 국회가 기본이다. 국회에서 토론을 하고, 협의를 해서 법을 고치고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군주가 아닌, 시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법을 만들고 그 법이 통치권력을 가지는 제도가 민주주의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국회가 파행의 연속이니... 그러면서도 민주주의의 위기를 운운하는 걸 보면 그야말로 황당할 따름이다. ‘민주’당이라는 이름이 아깝다.


 물론 저런 말도 안 되는 깽판이 가능한 것엔 새누리당도 큰 책임이 있다. 국회선진화법이라 쓰고 국회시체화법이라 읽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법을 처음 발의한 건 멍청한 새누리당 쪽이었다. 국회식물화법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농담이 아니고 이번 국회보다는 식물이 훨씬 더 활동적이고 다이나믹하다. 이건 식물이 아니라 시체다.


 저걸 만든 바보들은 국회에서 좀 더 많은 이들이 찬성해야 하고, 날치기도 못하고, 폭력적으로 싸울 수도 없는 게 선진적이라 착각한 것 같은데 정말 멍청한 착각이었다. 국회는 다수결이 원칙이고, 원래 날치기하고 곧잘 싸우는 게 정상이다. 그나마 요즘 국회는 맨손으로 싸우지, 옛날 유럽에선 칼싸움까지 벌어지곤 했었던 곳이 국회다.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국회에서의 폭력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국회에서 제대로 제 때 법이 통과되지 않거나 악법이 통과되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심한 고통을 겪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가장 나쁜 것은 통치의 부재다. 통치 없는 국가는 차라리 없는 게 낫고, 아무 일도 못하는 의회를 가진 민주국가보다는 차라리 좀 잘 돌아가는 왕정국가가 낫다.


 본질적으로 의회는 갈등과 다툼을 피할 수 없는 곳이다. 특히 한국 같은 단일국회에 양당제에서 다수당이 강한 힘을 얻을 경우, 무난하게 법안 처리를 하면 다수당 마음대로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고 그게 현실적으로 옳다.

 

 이름만 번지르르한 어리석은 법안부터 먼저 폐기시켜야 한다. 날치기가 저런 어이없는 거리투쟁보다는 훨씬 바람직한 것이다. 정말 127석이나 가진 야당이 국회는 안 들어가고 뭐하는 것인가. 그들이 볼모로 잡고 있는 것은 통치의 성공과 민생이다.

 

 저런 놈들이 입만 열면 민주주의의 위기고, 입만 열면 서민이고, 입만 열면 ... 굳이 더 말 안하련다. 이정도면 입에 담기도, 타자를 치기도 싫을 정도다.


 사태가 이런데도 불구하고 깨시민들은 그저 좋단다. 그들은 구체적인 법안들이나 현재의 국내외적 상황들, 그리고 그런 상황들에 맞춘 필요한 정책과 법안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 아무런 생각도 없다. 이런 어리석음과 사악함이 반복될수록 이 사회는 각박해지고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오늘도 민주당은 천막당사를 해체하고, 범야권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태도다. 이것은 정당이 아니다. 적어도 잘나가는 자유민주주주의 국가의 제1야당으로 할 짓은 아니다. 물론 저들이 저래도 잘한다고 박수쳐주는 깨시민이 많이 보인다는 것도 문제. 그들은 절대적 숫자는 많지 않지만 존재감은 정말 크고, 각각의 사회 문제들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싸움과 권력에는 관심이 많다. 이 사회가 그들이 파는 함정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친노세력의 신화적 패배 기록

정치 2013. 11. 4. 18:17 Posted by 해양장미

 아니나 다를까, 10.30 재보궐 선거도 민주당이 화끈하게 졌다. 2군데 모두 이기기 힘든 지역이었다고는 하지만, 그 표차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요즘 민주당이 얼마나 밉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이 표를 못 받은 건 절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국민은 친노를 싫어하고, 친노가 나서면 그 선거는 거의 필패라 봐도 좋다. 현재의 민주당 대표는 비록 친노가 아닌 김한길이긴 하지만, 혁통의 권력찬탈 이후 민주당은 친노에 의해 완전히 맛이 간 상태라고 봐야 한다. 그럼 한 번 역대 친노세력의 선거기록을 살펴보도록 하자.



16대 대통령 선거 - 2002. 12. 19


노무현 48.9%(당선) VS 이회창 46.6%


: 친노가 역사의 전면으로 부상한 사건이었다. 이때만 해도 불과 7년 후, 노무현이 자살하게 될 거라 예상한 이는 없었으리라.


(친노세력 승 : 총 1승 0패)



2003. 04. 24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 > 민주당 0 (무소속 1)

국회의원 : 한나라당 2 > 민주당 0 (개혁당 1)

시도의원 : 한나라당 1 < 민주당 2 (자민련 1)


: 유시민이 국회의원 뱃지 달게 된 보궐선거.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친노세력이 패배했다. 이는 노무현 당선 불과 4개월 후의 일로, 벌써 노무현의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을 보여준다.


(친노세력 패 : 총 1승 1패)



2003. 10. 30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 > 민주당&열린우리당 0 (무소속 1, 자민련 1, 국민중심당 1)

광역의원 : 한나라당 6 > 민주당&열린우리당 0 (무소속 2)


: 당시 민주당은 노무현 탈당으로 콩가루였고, 열린우리당이 생긴 상황이었지만 노무현이 입당한 상황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과 기타 정당이 이겼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단 한 곳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노무현을 포함한 친노세력의 완패였다.


(친노세력 패 : 총 1승 2패)



17대 총선 - 2004. 04. 15


열린우리당 152석 > 한나라당 121석 (민노당 10, 민주당 9, 자민련 4, 무소속 2, 국민통합21 1)


: 다들 잘 알 노무현 탄핵정국에서 벌어진 선거. 친노세력의 마지막 승리였다.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지지한 노무현과 호남 민주당이 대립하면서 민주당은 완파당했고, 한나라당은 민심을 잃은 상태였지만 선거의 여왕 박근혜가 등장하면서 121석으로 선방. 개인적으로는 탄핵정국에 의한 예외적인 승리였다고 평한다.


(친노세력 승 : 총 2승 2패)



2004. 06. 05 재보궐선거


광역단체장 : 한나라당 3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3 > 열린우리당 3 (무소속 2, 민주당 1)

시도의원 : 한나라당 1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2, 자민련 1)


: 17대 총선 이후 2달도 안지나 치른 보궐선거지만, 한나라당이 완승하였다. 시민들은 잠시간의 탄핵정국에서 벗어나 새로 힘을 얻은 노무현에 큰 기대를 했지만,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이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바로 민심이 완전히 떠났다. 총선 승리가 무색할 만큼 엄청난 스코어 차이로 진 대패.


(친노세력 패 : 총 2승 3패)



2004. 10. 30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2 > 열린우리당 1 (민주당 2)

광역의원 : 한나라당 5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무소속 1)


: 이때부터는 이미 친노세력이 이기면 이상한 상황이 되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보다 망한 민주당이 득표가 많은 이상한 상황이 생겨났다.


(친노세력 패 : 총 2승 4패)



2005. 04. 30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 한나라당 5 > 열린우리당 0 (무소속 1)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5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무소속 1)

시도의원 : 한나라당 8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무소속 1)


: 이때부턴 집권여당이 단 한군데서도 못이기는 진기록을 세우기 시작한다. 이미 민심을 잃은 지 오래였다.


(친노세력 굴욕패 : 총 2승 5패)



2005. 10. 26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 한나라당 4 > 열린우리당 0


: 4석 모두 한나라당이 이겼다. 민심을 완벽하게 잃은 지 오래라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친노세력 굴욕패 : 총 2승 6패)



제4회 지방선거 - 2006. 05. 31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55 > 열린우리당 19 (무소속 29, 민주당 20, 국중당 7)

광역의원 : 한나라다 557 > 열린우리당 52 (민주당 80, 민노당 15, 국중당 15, 무소속 14)

기초의원 : 한나라당 1621 > 열린우리당 630 (민주당 276, 무소속 228, 국중당 67, 민노당 66)


: 최악의 참사라 할 수 있는 패배. 보궐선거도 아니고 정식선거에서 그야말로 사뿐히 즈려밟혔을 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에서 이미 망한 정당 취급하던 민주당한테까지 패배했다. 기초단체장 선거결과는 참담 그 자체여서 서울, 인천, 강원에서 한 자리도 못 땄고, 경기도도 딱 한자리만을 이겼을 뿐이다. 수도권과 강원지역에서의 한나라당 대 열린우리당 기초단체장 스코어는 무려 89:1. (이 지역들에서 무소속이 4자리 당선) 역사에 길이 남을 완패를 기록했다. 심지어 대전에서도 5:0 완패. 광주에서는 민주당한테 5:0 완패라는 굴욕. 노무현과 열우당이 얼마나 정치를 못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친노세력 완패 : 총 2승 7패)



2006. 07. 26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 한나라당 3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 이미 이런 결과가 당연해 보인다.


(친노세력 패 : 총 2승 8패)



2006. 10. 25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 한나라당 1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 > 열린우리당 0 (무소속 3)

광역/기초의원 : 한나라당 2 > 열린우리당 0 (무소속 1)


: 이어지는 0 스코어가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한자리라도 따면 이미 그게 이상할 지경.


(친노세력 패 : 총 2승 9패)



2007. 04. 25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 한나라당 1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국중당 1)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 > 열린우리당 0 (무소속 5)

광역의원 : 한나라당 3 > 열린우리당 0 (무소속 6)

기초의원 : 한나라당 17 > 열린우리당 1 (무소속 12, 민주당 6, 국중당 2)


: 워낙 0패를 이어나가다보니 기초의원 1자리라도 딴 게 분전으로 보일 지경. 하도 여당이 못하니 대세가 무소속이 되는 기현상까지 나온다.


(친노세력 패 : 총 2승 10패)



18대 대통령 선거 : 2007. 12. 19


이명박 48.7%(당선) > 정동영 26.1%


: 가카께서 예정된 승리를 거둔 가카의 생일. 당시 0패를 이어나가던 열우당은 사멸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이 등장하여 경선을 날콩가루로 진행하다 결국 친노라고는 보기 어려운 정동영이 되긴 했는데, 친노와 깨시민들은 겉으로는 마지못해 돕는 척 하면서 온갖 뒤통수를 쳐 대는 망조를 보였다. 그러나 어쨌든 친노세력과 연합한 형태였고, 친노가 초래한 결과이기에 이 선거의 결과는 친노세력의 패배라 할 수 있다.


(친노세력 대패 : 총 2승 11패)



2007. 12. 19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4 > 민주당 3 (무소속 5, 국중당 1)

광역의원 : 한나라당 7 > 민주당 4 (무소속 1)

기초의원 : 한나라당 20 > 민주당 2 (무소속 3)


: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진 보궐선거. 그나마 대통합민주신당이 되어서 그런지 선전했다. 이 선거의 패배 이후, 친노세력은 적어도 민주당 내에서는 폐족이 되고 만다. 이후 한동안 친노의 적통을 민주당에서 탈당한 유시민이 잡는 듯한 모양새가 나오는데, 이 다음부터는 일단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을 기준으로 기록을 이야기하려 한다. 국민참여당은 세력이 약한 군소 정당이었기 때문에, 국민참여당이 목표한 바를 이뤘느냐 아니냐로 성패를 이야기하려 한다.


(친노세력 패 : 총 2승 12패)



18대 총선 - 2008. 04. 09


유시민 대구 수성을 출마, 낙선


: 친노의 적통을 이은 유시민이 무모하게 대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하였다. 실패.


(친노세력 실패 : 총 2승 13패)



제5회 지방선거 - 2010. 06. 02


유시민 : 경기도지사 출마, 패배

국민참여당 성적 : 광역단체장 0, 기초단체장 0, 광역의원 5, 기초의원 24


: 노무현 사후, 2010년 1월 17일에 창당된 유시민의 국참당은 호기롭게 지방선거에 출마했지만, 유시민이 경기도지사에서 패배하며 기초단체장까지 전패,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에서 극소수의 당선자만을 배출하며 완패하였다. 대실패.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모처럼 한나라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만, 격전지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핵심친노 한명숙이 오세훈에 패하면서 친노는 또 한 번 패배의 아이콘이 되었다.


(친노세력 대실패 : 총 2승 14패)



2011. 04. 27 재보궐선거


국민참여당 이봉수, 김해을에서 김태호에 패배


: 2010년 10월에도 재보선이 있었지만, 국민참여당이 중요하게 생각한 선거는 아니었고 당운을 건 선거는 2011년 4월에 있었던 선거였다. 노무현의 고향인 김해에서 보궐선거가 있었고, 친노의 적통인 유시민은 이봉수를 내세워 김태호와 대리전을 치렀다. 그 결과는 패배.


 이로 인해 국민참여당은 그 힘을 잃었고, 결국 당의 수명을 더 이상 연장시키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이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기대 이하의 결과를 얻었고, 민주당은 손학규가 승리하는 등 분위기가 올라가고 있었다.


 이후 국민참여당은 통합진보당에 합병되었고, 친노세력은 유시민에 더 이상 기대를 가지지 않고 문재인을 띄우게 된다. 한편으로 이후 ‘혁신과 통합’이라는 친노 단체가 민주당에 입성한 후 권력을 찬탈하여 다시 한 번 민주당을 친노정당으로 만들게 된다.


(친노세력 실패 : 총 2승 15패)



19대 총선 - 2012. 04. 11


새누리당 152석 > 민주통합당 127석 (통진당 13, 선진당 3, 무소속 3)


: 민주당을 다시 한 번 장악한 친노세력은 한명숙을 당대표에 앉히고, 친노세력 계파를 공천하면서 19대 총선에 나섰다. 당시 분위기는 반MB정서로 인해 민주당이 다 이긴 것 같은 분위기였고, 박근혜는 당의 이름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권한을 쥐고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결전의 결과물은 민주당에게는 참담했다. 친노세력이 왜 패배의 아이콘인지 다시 한 번 천하에 드러난 것이었다. 양측의 실력 차이는 너무나도 컸고, 박근혜는 왜 그녀가 선거의 여왕인지를 또 한 번 증명했다. 불리한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이다. 참고로 같은 날 치렀던 보궐선거는 무승부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


(친노세력 대패 : 총 2승 16패)



18대 대통령 선거 : 2012. 12. 19


박근혜 51.6%(당선) > 문재인 48%


: 친노세력은 총선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성 없이, 모바일 투표 위주로 경선 룰을 짜고는 문재인을 손쉽게 대선 후보로 추대한다. 이후 다들 아는 안철수와의 잡음 많은 단일화 과정이 있었고, 트러블 끝에 안철수는 후보사퇴를 하고 만다. 객관적으로 안철수가 박근혜 상대로 우위에 있었음에도 불구,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박근혜를 이겨본 적이 없던 문재인이 친노의 어거지로 결국 본선 진출, 역시나 예정된 패배를 맞이한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는 마지막 승부에서도 승리함으로, 정치인생 내내 대외 승부에서 전승을 거둔 인물이 되었으며 이명박에게 당했던 유일한 경선 패배조차 당내 투표가 아닌 여론조사에서의 패배였기에 완벽함에 가까운 전적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대통령이 그런 기록을 세우는 데는 친노세력의 혁혁한 공이 있었다. 같은 날 치른 보궐선거도 패배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상황이 매우 복잡했고 여러 당이 연합한 형태였기에 패배 기록으로 넣지는 않는다.


(친노세력 완패 : 총 2승 17패)



2013년의 재보궐선거


: 2013년 두 번의 재보궐선거가 있었다. 이 보선들에서 총 14석의 각종 자리가 나왔는데, 민주당은 단 1석도 얻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7석을 가져가고 나머지 7석은 안철수를 포함한 무소속의 것이었다.


 현재까지도 민주당은 반성 없는 친노세력에 의해 많은 부분이 잠식당해 있지만, 당대표는 어쨌든 비노로 분류되는 김한길이므로 올해의 패배를 친노세력의 전적에 넣지는 않는다. 


 그렇더라도 지난 10월 30일에 화성갑에서 33.5% 차이로 패배한 건 진짜 반성해야 한다. 작년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의 표차는 4.94%였다. 그런데 1년 반 만에 그 차이가 33.5%로 벌어졌다. 깨시민이건 민주당이건 양심과 이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어떻게 1년 사이에 이렇게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한다.



 이상이 친노세력의 전설적인 패배 및 실패 기록이다. 국민들은 친노에 이미 큰 실망을 여러 번 했고, 그들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고, 그냥 기본적으로 싫어한다고 보는 게 맞다.


 여러 번 본 블로그에서 이야기했듯 광신 친노 깨시민들이 친노를 자꾸 추대해주기에 국민들은 대안세력을 얻지 못하고, 계속 새누리당이 승리를 차지하는 게 현실. 오죽하면 무소속이 보궐선거를 종종 휩쓰는 게 도무지 이상하지가 않다.


 깨시민들이 날로 과격해지고, 광신적이 되는 데에는 이런 패배 기록도 한 이유가 된다. 선거만 하면 지는 세력을 추대하려니, 이성은 저 멀리 내던지고 무조건적인 맹신을 앞세우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국개론도 이런 패배의 역사와 연관이 있다. 지들이 옳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데 선거만 하면 맨날 지니 국민이 강아지인거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국민이 장기적으로 옳은 선택을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그 믿음은 역사적 성공들로 증명되어 있다. 친노세력은 제법 오랜 세월 속에서 국민들에게 번번히 선택받지 못했고, 그런 선택들을 무시하는 깨시민이 반민주주의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15연패라는 전설적 위업을 이룬 정치세력을 변호하려니 제대로 할말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



- 추가


2015. 04. 29 재보궐선거


 2012년 대선 이후 오래간만에 당권을 잡은 친노세력이 주도한 첫 선거. 4곳에서 선거가 있었고, 그 중 3곳은 지난 총선에서 야권연대로 통진당 후보가 되었다가 헌재의 통진당 해산 판결로 공석이 되어 치러진 선거였습니다.


 결과는 0:4 완패. 새누리당이 3석을 가져가고, 무소석 천정배에게 광주를 내줬습니다. 신화는 계속 이어집니다. 16연패를 기록했군요.


(친노세력 완패 : 총 2승 18패)

 통계적으로 민주당의 지지층은 새누리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소득에 고학력인 사람들이 많다. 단 아예 재산수준이 많이 올라가면 새누리당 지지층이 많아지지만, 보통 새누리당을 주로 지지하는 계층은 보다 저소득에 저학력인 서민들이다.


 실제 간편한 예로, 지난 대선 때의 월 소득구간 별 투표율만 봐도 다음과 같다.


*200만 원 이하: 朴 56.1-文 27.6%

*201만~300만 원: 朴 40.1%-文 47.6%

*301만~400만 원: 朴 43.5-文 47.3%

*401~500만 원: 朴 39.4-文 50.6%

*501만 원 이상: 朴 40.8-文 46.4%


 이런 현상에 대해 소위 진보좌파들은 ‘기득권이 어리석은 서민을 혹세무민시켜, 계급 투표를 하지 못하게 한다!’ 라는 식으로 해석하곤 한다. 그런데 그게 진실일까? 왜 소위 계급론으로 해석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사실 이런 현상이 (일부 유난히 감정적이고 말이 많은) 중산층 진보에게 실망감을 줄 경우, 이 자칭타칭 깨어있는 시민들은 ‘이제 난 더 이상 서민을 위하지 않겠다.’라는 식으로 유치한 실망감을 드러내곤 한다. 그러나 모든 현상은 이론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계속 서민을 놓친다면, 그것은 민주당과 그 지지층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현상에 대한 나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우선 민주당은 노년층에게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 노년층은 평균적으로 재산과 관련 없이 월소득이 현저히 낮다. 대신 상대적으로 한참 돈을 버는 30~40대에서 비교적 민주당의 지지층이 두텁다. 어쩌면 저런 통계를 ‘월소득’이 아닌 ‘사유재산’으로 뽑았다면 결과는 좀 다르게 나왔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IMF이후 한국 사회에서 소득이 한참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시기는 30~40대 정도다. 50대가 되면 돈을 쓸 일은 많지만, 일부 직종을 제외하면 안정적으로 계속 돈이 들어올 거라는 보장은 없어진다. 이 시기에 창업에 나서는 사람이 많고, 축적재산이 충분한 경우엔 자본가의 모습에 가까워진다. 어느 방향이건 간에 일단 측정되는 월소득은 줄어들기 쉬워지고, 이전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정치를 바라보기 쉬워진다.


 사실 민주당과 진보좌파의 큰 약점이 이 지점에 있다. 좌파는 사회주의적 발상을 바닥에 깔고 있는 이상 사유재산의 축적에 대해 적대적이다. 복지해줄 테니, 젊은 시절 쌓아올린 재산을 달라고 할 때 순순히 내놓을 한국인은 거의 없다. 현실적인 영역으로, 경제라는 면으로 갈수록 민주당은 약점을 드러낸다. 또한 이는 단순하게, 연령대와 관계없이 저소득층이 새누리당을 지지하게 되는 이유일 수도 있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적어도 경제적인 면에선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상대가 아니다. 이 말이 결코 새누리당이 경제를 다 잘한다는 건 아니다. 민주당이 강점을 보이는 경제분야도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새누리당이 크게 앞선다.


 진보좌파의 흔한 오해와는 달리, 서민들은 변화를 받아들이기 두려운 것도 아니고 무조건 새누리당을 찍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내 생각엔 민주당이 서민들의 절실함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꾸 말을 바꾸고 신뢰를 잃는다. 이런 경향은 현재 민주당의 가장 극렬한 지지층인 깨시민에게서 더욱 극단적인 형태로 드러난다. 그들은 굉장히 쉽게 새누리당 찍는 서민들을 우매하고 계몽이 필요한 대상으로 여기곤 한다. 물론 깨시민들이 그런 태도를 드러낼 때, 서민들은 깨시민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쌓는다.


 풀뿌리 조직을 만드는 데서도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호남지역을 제외하면, 새누리당은 좀 더 풀뿌리 정치에 깊이 들어가 있다. 간단한 지역 모임이나 친목 모임, 종교활동, 계나 부동산 투자처 같은 사적인 금융 정보가 오고가는 만남 등에서 새누리당은 언제나 어느 정도 이상 우위에 있다. 이것은 깨시민들 같이 화를 잘 내거나 가르치려는 태도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세상엔 싸워서는 못 얻는 것들도 있다.


 또한 메세지의 명료함도 격차가 있다. 새누리당이 하는 말은 대체로 좀 더 정치적으로 잘 연마된 언어다. 그렇기에 새누리당의 메세지는 일관적이고 단순하다. 말을 복잡하게 할수록 서민 표나 부동층 표는 떨어져 나간다. 사실 박근혜와 문재인은 이 면에서 매우 대조적인 편인데, 박근혜는 굉장히 말을 골라서 일관적으로 꾸준하게 말을 하는 정치인인 반면 문재인은 완전히 그 반대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는 비록 영리한 이미지는 아니지만 신뢰가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반면 - 깨시민은 이걸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만큼 선거에서 매번 진다. - 문재인은 말을 매번 바꾸는 것으로 보이기 쉽다.


 지금껏 새누리당의 강점을 살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강점을 가지는 부분을 보자. 민주당은 거의 언제나 명분과 문화에서 강점을 가진다. 이것이 중산층이, 당장 내일 걱정이 없는 젊고 소득이 있는 사람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다.


 나쁘게 말하면 민주당의 강점은 좀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통한다. 정의의 욕구, 문화적으로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싶은 욕구 같은 데서 민주당은 새누리당을 훨씬 앞선다. 실제로 민주당이 더 정의로운지 어떤지를 떠나서, 민주당 정치인들은 매번 어떻게든 그럴싸한 명분을 만들어내는 데 능하다. 물론 실제로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그런 빌미를 많이 제공하기 때문이기도 한데, 예나 지금이나 언제나 일관적이라 할 만큼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공분을 일으키고, 자신을 정의의 편으로 포장한다. 그러나 이는 진실이라기보다는 사실 선거 전략에 가깝다. 민주당이 권력을 쥐었을 때 정의가 잘 실현되었다는 통계나 자료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한편 문화적인 면에서 민주당이 가지는 장점은 사실 세대적인 지지의 차이 탓도 있는 것 같다. 새누리당은 이 면에서 좀 더 구식이고, 꼰대 같고, 패셔너블하지 못하고, 뒤쳐져 있다는 인상을 줄 때가 많다. 이따금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이야기할 때도 많은데, 사실 민주당에서도 그런 문제는 종종 발견되긴 하지만 그래도 민주당은 어느 정도 한번 필터링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막 터져나온다는게 문제. 다만 때때로 민주당도 과격한 이미지로 페널티를 얻기도 한다.


 사실 명분과 문화는 민주정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강한 일면이기 때문에, 새누리당도 언제든 불안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자세한 면과 일관성에서 민주당은 언제나 약하기 때문에, 보통은 새누리당이 이긴다. 젊은 중산층과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부자와 서민과 연령대가 있는 사람들, 그리고 정치에 관심이 적은 부동층은 대체로 새누리당을 지지한다.


 깨시민들의 중산층스러운 모습들은 사실 여러 면에서 나타난다. 그들은 ‘참여’와 ‘소통’을 이야기하는데,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말했지만 사실 이것은 진짜 서민들에게는 가능한 게 아니다. 민주당계 정당에 깨시민이 SNS 등을 통해 압력을 행사할수록, 민주당은 보다 중산층 아이덴티티가 강한 정당이 된다. 90년대의 민주당계는 보다 서민을 위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지만, 노무현이 집권을 한 후에는 전형적인 중산층 정당이 되었다. 그래서 민주당은 노년층과 서민 및 영세상인의 지지를 잃었고 그 이후 매번 지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현재의 민주당은 깨시민의 중산층의 문화적이면서 이념적인 만족감을 위한 정당이 되어 있다. 서민은 그런 민주당을 보고 좀처럼 지지하기 어렵다. 실제 민생입법이라고 민주당, 친노세력, 깨시민들이 내세우는 것들은 서민들이 처한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들이 많다. 서민에게 당장, 진짜로 중요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입법에 민주당이 앞장 서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현실적으로 깨시민들도 왜 민주당을 찍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민주당이 당선되었을 때 서민에게 어떤 이익이 오는지를 잘 설명하지 못한다. 토론을 이성적으로 잘 하는 경우도 드물고, 새누리당, 이명박, 박근혜를 욕하고 알바, 일베충, 국정원 직원 등이라고 비아냥거리곤 하는 게 그들의 모습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해 민주당은 고쳐 쓰기 힘들 정도로 망가졌고, 깨시민은 새로운 수구 세력이 되어 있다. 우리 사회가 그 동안 민주당에게, 그리고 깨시민에게 지출하고 소모한 온갖 선의와 개혁 의지들을 생각해볼 때 이는 매우 비극적인 결과물이다. 그러나 현실이 아무리 암담하다 해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한 개선은 없다. 사회의 진정한 개선을 원하는 이들이 좀 더 이성적으로 변할 필요가 있다.






 사실 관심조차 주지 않는 게 맞을 것 같긴 하다.


 그러나 너무나도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비아냥과 악플로 일관하는 깨시민류에게 장악당한지 오래이다 보니, 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계속 상회할 정도로 높은지, 왜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지지를 못받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자체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 진짜 문제라면 깨시민들이 ‘불만분자’ 및 ‘국개론자’를 양산한다는 데 있겠다. 깨시민 모인 커뮤티니에서 깨시민들 이야기만 젊을 때부터 보고 크면 국개론자가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깨시민은 국민 다수가 어떻게 생각하건, 그들만이 선이라는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그들이 언제든 민주주의에서 가장 멀어질 수 있는 자들임을 우선 명심해야 한다.


 장외투쟁이건 촛불시위건 지지를 못 받는 근본적인 원인은, 그게 결국 권력투쟁이기 때문이다.


 권력투쟁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정치는 항상 권력투쟁과 함께 할 수밖에 없긴 하다. 문제는 그것도 때가 있다는 거다. 이미 선거는 작년에 두 번 있었고,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을 겪었다.


 정치에 있어 최악의 사태는 언제나 ‘정치력의 부재’ 그 자체이다. 정치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행위인데, 정치가 존재하지 않게 되면 현실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게 된다. 많은 경우 레임덕과 선거철은 정치력의 공백을 가져오게 되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현실적 문제들이 다뤄지게 된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올해 출범했다. 어떤 정부가 출범하건, 망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사는 시민들은 새 정부에 일련의 기대를 가지게 된다. 박근혜 정부가 취임 이후 내놓은 로드맵과 대응들은 깨시민류의 망상과는 달리 객관적으로 괜찮았고, 그 결과 지지율이 더 올라가게 되었다.

 

 그런데 후안무치한 친노세력에 의해 사분오열되어있는 민주당이 지난 반 년간 한 행동이라고는 오직 정부의 정책에 대해 발목을 잡은 것뿐이다. 정부가 내놓는 대책들과 법안들은 각각의 당사자에게는 절실한 것이기에, 빠른 통과와 행정 및 지원을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런 정치행보 자체에 계속 태클을 걸어 왔다. 그리고는 결국 국정원과 NLL사태로 국회는 파행을 맞게 되었고, 민주당은 거리로 나왔다.


 NLL에 대한 문재인의 끝없는 말 바꾸기 및 이후의 언론 플레이, 당 수뇌부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 등에 대해서는 문재인 후보를 찍었던 입장에서 참 실망이 크다. 지난 대선에서 나의 선택은 완전히 틀렸다. 한참 동안 반성하고 있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안 되어서 다행이다. 내가 잘못을 해도 다른 사람들이 보완을 해 주니 참 민주주의는 좋은 제도이다.


 특히 깨시민류-진신류-NL계열은 대선 직후부터 로지스틱함수니 국정원이니 별 이유를 다 들어가면서 계속 대선불복운동을 하는 중이다. 이번 촛불집회에서도 쭉 그런 이야기는 나왔고, 시민들은 그런 이야기에 대해서는 냉소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당연히 직업 시위꾼도 나와 있고 애초에 장외투쟁의 목적이나 지향점도 선명하지 않다.


 뜨뜨미지근하고 어느 정도 비협조적이긴 하지만, 국회에서 계속 협의를 한다면 결국 새누리당도 국정원 수사 문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반대할 수는 없다. 이는 마치 축구 경기에서 어떤 팀이 파울을 많이 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는 있지만, 퇴장을 당할 정도로 파울 플레이를 할 수는 없는 것과도 같다. 물론 그 결과가 민주당 또는 민주당계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로 귀결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장외투쟁을 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고, 적어도 시민들은 민주당이 국회 내에서 정치력을 발휘하여 해결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국정원 문제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당연히 국정원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현재의 통치행위와 민생해결보다 우선시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일 박근혜 정권이 레임덕이 이미 온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미 반MB에 지쳐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의미가 없고, 시민들은 오랜 시간 통치력의 부재에 허덕였다. 깨시민류의 망상과 착각과는 달리, 통치력이 부재한 시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시민들은 더욱 강하고 카리스마있으면서도 진중한 지도자를 원하게 된다. 박근혜는 어느 정도 시민들의 요구에 잘 부합하는 지도자이다. 현 대통령을 지지하건 지지하지 않건, 그 실패와 반사이익을 바라는 얄팍한 사악함은 너무 드러내지 않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첨부한다. 물론 강성 깨시민은 여론조사를 믿지 않을 것이다. 믿지 않다가 지난 대선에서 처참한 결과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걸 확증편향과 인지부조화라고 한다.


 http://www.newspim.com/api/portal.jsp?newsId=20130805000220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짧은 이야기

정치 2013. 4. 25. 20:36 Posted by 해양장미


 민주당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 초, 한명숙이 당대표가 되면서부터였다. 절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당권을 장악한 친노는 총선과 대선을 연이어 말아먹으면서 이명박 정권 내내 미약한 숨을 이어오던 민주당의 생명을 실질적으로 끝내고 말았다.


 민주당이 실질적으로 죽은 이유는 분명하게 말해 친노세력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내내 아무것도 한 것 없던 이들이 쿠테타를 일으켜 당권을 장악한 후, 총선을 말아먹었음에도 온갖 무리수를 둬가며 대선까지 접수했음에도 결국 그 대선을 무기력하게 패배함으로 인해 민주당이 끝난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친노세력과 그들의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을 도와주지 않은 비노 탓을 하는데, 정말 양심도 개념도 없는 짓이다. 친노세력이 친노는 실체가 없다 놀이까지 해가면서 문재인을 최종후보로 만들었고, 그렇게 덕이 없으니 지원을 못 받는 게 당연한 거다. 문재인은 애초에 민주당 당원도 아니었고, 정치를 하지도 않았었다. 그리고 그렇게 지고 나서도 친노의 탐욕은 끝나지 않았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문희상 또한 친노다.


 대선 패배 이후의 민주당 행보도 대단히 나빴기 때문에, 이번 보궐선거에서 한 군데에서라도 승리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어차피 친노가 노무현 탄핵사태 이후 선거에서 이긴 적도 없었고.


 안철수가 상당히 쉽게, 무려 60.46%의 득표로 승리를 했기 때문에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32.78%. 거의 더블스코어. 노회찬의 아내인 김지선은 겨우 5.73% 득표. 이는 소위 새누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 비율을 흡수한 성과다.) 이제 향후 구도는 민주당을 더더욱 배제하는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다. 만약 안철수가 패배했다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안철수의 노원병 출마 결심은 좋은 선택이었다. 앞으로도 안철수가 좋은 선택을 해나간다면 향후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문재인은 이번에도 부산에서 그리 큰 영향력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 그는 이명박을 심판하기 위한 대리인이었을 뿐, 스스로 자기 지분을 충분히 지닌 큰 정치인이 아니다.


 민주당은 안철수의 행보에 따라 크게 붕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여러 번 크게 흔들리고 붕괴되었던 정당이기에, 민주당의 결합력은 대단히 약하다. 어쩌면 노무현 정권 때의 민주당처럼 거의 유명무실화된 후, 아예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여담. 만약 안철수가 이번에 실패했다면 안철수도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결국 다른 제 3의 세력이 나오거나 새누리당이 찢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민주당은 더 이상 생명력이 있는 정당이 아니다. 의석만 많을 뿐, 박근혜 정부에 대한 네거티브 외엔 별로 하는 게 없다. 기껏 내놓은 일부 그럴싸한 법률은 막히고. 애초에 힘을 모으지도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