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 초, 한명숙이 당대표가 되면서부터였다. 절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당권을 장악한 친노는 총선과 대선을 연이어 말아먹으면서 이명박 정권 내내 미약한 숨을 이어오던 민주당의 생명을 실질적으로 끝내고 말았다.
민주당이 실질적으로 죽은 이유는 분명하게 말해 친노세력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내내 아무것도 한 것 없던 이들이 쿠테타를 일으켜 당권을 장악한 후, 총선을 말아먹었음에도 온갖 무리수를 둬가며 대선까지 접수했음에도 결국 그 대선을 무기력하게 패배함으로 인해 민주당이 끝난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친노세력과 그들의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을 도와주지 않은 비노 탓을 하는데, 정말 양심도 개념도 없는 짓이다. 친노세력이 친노는 실체가 없다 놀이까지 해가면서 문재인을 최종후보로 만들었고, 그렇게 덕이 없으니 지원을 못 받는 게 당연한 거다. 문재인은 애초에 민주당 당원도 아니었고, 정치를 하지도 않았었다. 그리고 그렇게 지고 나서도 친노의 탐욕은 끝나지 않았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문희상 또한 친노다.
대선 패배 이후의 민주당 행보도 대단히 나빴기 때문에, 이번 보궐선거에서 한 군데에서라도 승리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어차피 친노가 노무현 탄핵사태 이후 선거에서 이긴 적도 없었고.
안철수가 상당히 쉽게, 무려 60.46%의 득표로 승리를 했기 때문에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32.78%. 거의 더블스코어. 노회찬의 아내인 김지선은 겨우 5.73% 득표. 이는 소위 새누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 비율을 흡수한 성과다.) 이제 향후 구도는 민주당을 더더욱 배제하는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다. 만약 안철수가 패배했다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안철수의 노원병 출마 결심은 좋은 선택이었다. 앞으로도 안철수가 좋은 선택을 해나간다면 향후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문재인은 이번에도 부산에서 그리 큰 영향력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 그는 이명박을 심판하기 위한 대리인이었을 뿐, 스스로 자기 지분을 충분히 지닌 큰 정치인이 아니다.
민주당은 안철수의 행보에 따라 크게 붕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여러 번 크게 흔들리고 붕괴되었던 정당이기에, 민주당의 결합력은 대단히 약하다. 어쩌면 노무현 정권 때의 민주당처럼 거의 유명무실화된 후, 아예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여담. 만약 안철수가 이번에 실패했다면 안철수도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결국 다른 제 3의 세력이 나오거나 새누리당이 찢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민주당은 더 이상 생명력이 있는 정당이 아니다. 의석만 많을 뿐, 박근혜 정부에 대한 네거티브 외엔 별로 하는 게 없다. 기껏 내놓은 일부 그럴싸한 법률은 막히고. 애초에 힘을 모으지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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