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비판

정치 2013. 4. 18. 13:48 Posted by 해양장미

 문재인이 이번 추경 편성 관련, 국회 상임위에서 질타를 했단다. 자료는 이곳을 클릭.  며칠 지난 일이지만, 이 뉴스를 보는 순간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졌었다. 


 솔직히 보자마자 든 생각은 딱 이거였다. ‘어떻게 저렇게 멍청해? 경제를 몰라도 저렇게 몰라?’ 실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 쪽은 (기대 이상으로) 꽤 현실적이면서도 기민한 경제적 정책을 내고 있는 편인데, 아무리 문재인 후보 및 친노세력이 경제적으로 무지한 줄은 알았지만 저렇게 국회가서 추경편성하는데 이리 깽을 놓을 줄이야. 게다가 지금 문재인은 저러고 있을 입장도 아니고, 그럴 자격도 없다.


 우선 현오석을 좀 변호해야겠다. 올해 경제 여건이 좋아질 거라는 전망 및 기대는 비단 기획재정부가 독단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9월 기준에서는 좀 낙관적으로 잡았다는 인상은 있지만, 그걸 굳이 저런 상황에서 따질 건 아니다. 다른 곳 전망들도 어땠는지 보면 누구나 알만한 이야기다.


 근 몇 년 세계 경제는 기본적으로 불안정 위에 있다. 상황이 계속 급변하고, 시시각각 대응을 해야 한다. 그 타이밍은 정밀기계처럼 잘 맞아야 하고, 오판을 했다면 가급적 빨리 그 오판을 깨닫고 움직여야 한다. 문재인이 멍청하다는 게 이 점이다. 우선 그는 왜 근 몇 달 사이 한국의 경제적 입지가 변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세계 경기 유동성이 극대화된 곳이다. 수출비중이 높은 제조업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래 일본, 중국, 미합중국, 유럽 할 것 없이 악재가 모두 터지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대폭 낮춰 잡을 필요가 있는 건 당연지사.


 더구나 오판을 했으면 빨리 대응을 해야 하는 게 행정인데, 거기에 대고 대선후보 품위도 없이 ‘정치적 술수가 아니었나?’ 라고 다음 아고라에나 루저들이 올릴 법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으니 그저 한심할 따름. 어차피 거의 추경은 예견된 상황이었다. 경제에 대해 기초만 알아도 안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니, 애초에 공약부터 경제쪽은 정말 처참하더니 지금도 이런다.


 물론 문재인이 경제는 잘 모를 수도 있다. 그런데 대선후보로의 무게를 가질 수 있는 인물이, 불만분자들이나 가질 법한 음모론적 사고방식을 국회에서 저렇게 드러내는 건 기본적으로 우스워 보이기 딱 알맞은 행위다. 솔직히 저 말 듣고 친노 빼고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뭐라 생각하겠나. ‘져가지고는 밴댕이 속알딱지마냥 뿔났나?’ 정도로 생각하면 그나마 새누리쪽 기준, 속 넓은 사람일 거다. 현오석이 뭐라 반박을 못할 상황이니 저 정도로 말했지, 뒤에서는 분명 적잖게 욕했을 거다. 


 애초에 문재인이 지금 저렇게 나설 때도 아니다. 문재인이 해야 할 행동을 이번에는 안철수가 했다. 원래 지면 비행기 타고 나갔다가 한참 후에 돌아오는 게 일반적이다. 그게 쇼맨쉽 같아도 거기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반이라도 닮아봐라.) 그런데 문재인의 칩거기간은 정말 토끼꼬리보다 더 짧았고, 국회의원직도 포기 안했고, 나와서 한다는 언행은 저렇다. 솔직히 한심하고, 이런 모양새를 박근혜 대통령이 그냥 보아 넘기는 걸 보고있자니 정말 한국의 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것 같다. 박정희였으면 저걸 가만 뒀을까.


 문재인은 지지자들이 너무 띄워주니까 같이 떠준 것 같다. 그러나 당신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는 말로만 대선 패배는 내 책임이다 하지, 실제 행동은 전혀 책임지는 것 같지가 않다.


 정치적 언행을 할 때 항상 반대쪽을 생각해야 한다. 문재인을 찍지 않은 사람들, 또는 문재인을 마지못해 비판적으로 지지한 사람들이 지금 그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의 기본이다.


 표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왔다갔다하는 것이다. 10년 전에 노무현을 찍었던 사람들, 그리고 15년 전에 김대중을 찍었던 사람들 중 이번에 박근혜 찍은 사람이 꽤 많다. 노무현이 망가지고 유시민이 망가진 건 그들의 자질문제도 있었지만, 광신적인 지지자들의 무차별적인 비호가 단단히 한 몫 했다. 권력과 기득권을 가진 사람은 달콤한 말과 무조건적인 변호를 해주는 이들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간신배다.


 어차피 친노는 실질적으로는 끝난 세력일 테지만, 그들이 곱게 권력의 달콤함을 포기할 리도 없고 그들을 지지하는 신도들이 종교를 포기할 리도 없다. 문재인이 저렇게 나선 이상, 향후 갈등은 첨예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