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난번에 쓴 글



 난 처음에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 하는 걸 보고 국정원 직원이 대단한 여론조작이라도 했나 했었다. 그런데 실제 올렸던 글을 보니 정말 별 거 아니었다. 내보기엔 그냥 반공글 , 박근혜 지지글 좀 올려놓은 정도.


 그것이 현행법상 불법은 맞는데, 나는 국정원은 사실 국가보안을 위한 특수조직이기에 현행법보다 특정한 경우에는 상위에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이번 사안이 그 범주에 들어가는가는 의문인 점이 있긴 하지만, 그리 크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 법률은 딱 법전에 적혀있는 대로만 적용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오히려 법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민주주의적이지 못한 것이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실제 국회를 통해 법을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된다.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국정원 직원에게 문재인 및 민주당 지지층이 가한 공격은 분명 과도했다. 물론 신고를 하고 대응을 했어야 했던 건 맞는데, 공지영ㆍ조국 등이 국정원 직원의 주소 및 신상정보까지 밝히면서 부당한 수위의 공격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심증이 있더라도, 과하게 강경한 태도로 그러한 것을 정치 쟁점화 시킨 것은 결국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행위였다. 민주당 지지층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나와서 객관적인 시각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국정원을 민주당이 적대하는 건 결코 제 3자에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내에 빨갱이가 있다는 심증은 대단히 광범위한 사람에게 퍼져 있다.


 이후 경찰 발표는 분명 경찰이 선거에 개입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경찰 발표가 아예 거짓발표라 하기는 어려웠다는 데 있다. - 의도적으로 진실을 숨긴 편파발언 정도라 보는 게 맞을 거다. - 아직 국정원 직원이 문재인 비방글을 썼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 어차피 그런 글은 올리더라도 오유에서 그런 글을 가만히 둘 리도 없고. - 또한 의도적인 윗선 개입이 얼마나 있었는지도 알기 어렵다. 실제 수사도 되고 있고.


 정치가 현실이라는 점을 놓고 볼 때, 애초에 이런 것을 선거에서 쟁점화 시킨 것부터가 어리석은 행위였다. 선거판이 깔끔해야 한다는 건 윤리적 당위이지만, 아무리 규제를 하더라도 100% 깔끔한 선거가 진행된다는 건 어렵다. 본 사건에서, 처음부터 민주당의 대응은 문제를 만들 공산이 컸고 그 결과 또한 그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였다. 조용히 신고하고 침착하게 대응하고 발표했다면 문재인이 잃을 건 없고, 박근혜만 잃을 게 생기는 게 당시 상황이었다. 그러나 판을 너무 키우면 문재인이 손해보게 되어있다.


 이후 수사가 지지부진한건 현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애초에 불법이기는 하나, 국정원 직원이 올린 글이 별것 아니었기에 (이 면만 감안한다면) 국정원 측에 큰 책임을 묻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경찰 또한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캐내는 게 (이런 사건의 경우) 쉽지 않고, 오히려 이후 검찰 등 각 기관들의 권력게임이 되어버린 상황이 되어 혼란에 빠져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할일이 워낙 많은데다, 이런 골치 아픈 일에 섣불리 접근하고 싶어 하지 않는 성격으로 보여 스무스하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거다.


 그런데 이 사건을 핫이슈로 만들려는 세력이 있다. 그 의도가 무엇일지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모두가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결국 새누리당이 NLL으로 대응하고 문재인이 녹취록을 공개하자고 맞대응하면서, 정국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 한국 정국은 이게 아니라도 복잡하고 난해하다. 미국의 출구전략 문제, 에너지 위기, 외국인 금융 (공)매도, 4.1 후속대책 문제, 에너지 문제 등등 실제 민생에 관련된 사안이 훨씬 많고 이것이 위와 같은 핫이슈 같은 것들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게 내 사견이다.

 

 국정원 직원이 문재인을 비방하는 식의 대선개입을 했다는 건 심증만 있었을 뿐, 아직까지도 물증이 없다. 다만 경찰은 숟가락 하나 얹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 또한 정권의 정당함을 흔들 만한 정도는 못 된다. 박근혜가 저지른 일이라 볼 근거도 없기에 박근혜가 사과할 일도 아니다. 사과할 사람이 있다면 이명박인데, 이명박이 이제 와 사과해서 무엇이 남겠는가. 윤리적으로야 하면 좋겠지만. 옛날 김대업 사건에 대한 책임도 딱히 진 사람이 없었고.


 다만 감정적으로, 국민들이 이 사건을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느끼기는 충분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안정적인 국정을 위해 어떻게든 국민감정을 잘 추스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민주주의가 아직 훼손되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불법적인 일들이 벌어졌지만, 그것은 언제나 항상 있는 일이고 중대하지 않은 범죄는 민주주의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문재인이 당선되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정치 2013. 6. 10. 22:45 Posted by 해양장미

 대선이 끝난 지도 반년이 다 되어간다. 개인적으로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를 상당히 비판적으로 지지했던 입장이었지만,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이 정도 할 줄 알았다면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를 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만족스러운 건 아니라도 내 기대보단 잘 하고 있다. 실제 지지율도 60%가 넘었다. 상대적으로 문재인은 존재감이 없어졌다.


 어쨌든 당시엔 문재인 후보의 패배가 잠시나마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었고, 한동안 패배의 이유를 추론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려 애썼던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좀 시간이 흘러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고 보니 문재인은 그렇게 해서는 절대 이길 수가 없었다. 선거를 잘못 치른 것이다.


 만약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을 문재인이 온전히 흡수하였다면 문재인은 큰 표차이로 이겼을 것이다. 어차피 그사이 투표권을 가지게 된 20대는 문재인을 지지했다. 대선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된 해외 부재자 투표도 문재인이 승리했다. 여기에 반 MB 정서 등, 여러 유리한 입장에서도 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럼 문재인의 실수들을 꼽아보자.



1) 대선에 출마하면서 현충원을 찾았을 때, 이승만과 박정희 묘소를 참배하지 않았다.


: 대통령 후보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소수의 이승만 지지자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박정희를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지지 가능성을 반영구적으로 멀리 밀어버린 사건이었다. 또한 시작부터 분열과 갈등의 이미지를 심음으로 평화적인 사람들의 지지 가능성도 멀어졌다. 박근혜는 김대중, 노무현 묘소 일부러 참배 안하는 것 같은 밴댕이짓은 안했다.



2) 어이없는 경선 모바일 투표 과반 전승


: 이 때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과 손학규 지지자들이 다수 이탈했다. 탐욕스러운 친노세력의 바지사장으로 비춰졌던 것이다. 민주당은 이 시점부터 분열되었고, 문재인은 이 당 내분을 수습하는 데 실패하였다.



3) 안철수와의 관계


: 문재인은 대선 기간 내내 안철수만 찾았다. 그 결과 안철수가 대선의 주역으로 비춰졌고, 문재인은 제 1 야당의 후보로 무게감 있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아름다운 단일화에 실패하기도 했다. 대선후보로 혼자 서는 데 실패한 것이다. 오히려 안철수 쪽이 언제든 독자 출마도 가능하다는 듯 당당하고 의연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4) 이정희와의 관계


: 토론에서 비록 사실관계가 ‘옳을’지언정 충분히 ‘예의’를 갖추지 않은 이정희에 대해, 시민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문재인이 여기서 이정희와 거리를 두지 못함으로 인해 도매급으로 묶여버렸다는 데 있다. 더구나 이정희는 적잖은 국민들에게 ‘종북’으로 낙인찍힌 상황이었는데, 문재인까지 여기에 휘말려 버린 셈이다.



5) 친북성향


: 평창 올림픽을 북조선과 같이 치르겠다는 둥, 바로 북조선 요구를 들어주고 남북대화부터 하겠다는 둥 북조선에 적대적으로 변한 민심을 읽지 못하고 친북 성향의 태도를 보였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도 북조선에 대해 주도적인 태도를 보이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6) 심각한 경제적 무지 및 좌파성향


: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한다는 둥, 각종 기업들의 순환출자를 바로 폐지해야 한다는 둥의 어이없는 공약과 발언 등으로 주로 40대 이상 중산층, 자산가 및 투자자 계층의 폭발적인 이탈을 초래했다. 소위 기득권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좌파 아마추어리즘이 드러난 것이다. 참고로 한국은 부동산 소유가구가 소유하지 않은 가구보다 2배는 많으며, 순환출자를 폐지시킬 경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데다 외국 자본의 적대적 M&A에 대한 대응도 더 어려워진다.



7) 지역적 민심이반


: 평창 올림픽이나 북조선 문제 등 때문에 강원 및 경기 북부 지역의 민심이반이 두드러졌고, 대선의 주요 격전지인 충청권에도 전혀 어필하는 게 없었다. 역대 충청을 잃고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없었다. 문재인은 이회창과 선진당을 흡수한 박근혜에게 충청권에서 일방적으로 밀렸고, 경남에서 어느 정도 선전을 했지만 결국 선거에서 이길 수 없었다.



8) 명성의 부족


: 대선 2년 전, 박근혜를 모르는 사람은 한국에 거의 없었지만 정 반대로 문재인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문재인은 한명숙이나 안희정 정도의 인지도도 없는 인물이었고, 현직으로 정치를 하던 인물도 아니었다. 또한 대선 과정에서도 문재인은 자신의 이름값을 높이려는 시도가 별로 없었다. 문재인은 안철수만 불러댔고, 토론에서도 이정희가 더 두드러져 보였으며 이미 고인이 된 노무현이 문재인보다 더 어필될 정도였다.



9) 광적인 친노-노빠-깨시민들


: 몇몇 구역을 제외하면 온라인을 거의 점령하다시피 한 이들은 대단히 편파적인 정보를 마구 퍼뜨리면서 타 후보를 공격했으며, 그 결과 역효과를 냈다고 보인다. 친노세력은 이들을 이용해 민주당을 잠식하고 손학규를 떨어뜨리고 안철수까지 사퇴하게 했지만, 박근혜와의 본선 무대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자들이었다. 문성근-명계남-탁현민 등은 아예 광화문 유세 때 ‘무대 근처에 민주당 국회의원은 아예 오지도 말라’ 라는 식의 정신 나간 소리를 했고, 재야인사들은 단일화 당시 안철수에게 지속적인 압력을 가했으며 기타 온갖 이중잣대와 만행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10)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함


: 박근혜가 국회의원 자리까지 내려놓으면서 패배하면 정계은퇴를 하겠다고 비장한 모습을 보인 반면, 문재인은 초선 국회의원 자리를 내려놓으라는 말에도 불구, 권력에 집착하는 듯한 자신감 없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친노 인사들이 임명직 불참 선언을 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애초에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문재인은 어차피 친노의 바지사장 또는 얼굴무슈[각주:1]였고, 권력에 대한 친노의 욕심은 그 어떤 정치세력보다도 심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이 48%이나 받았던 건 기본 구도 자체가 워낙 반 MB정서가 강했고, 박근혜 캠프가 말을 중간 중간 바꿔가면서 실수를 한 면이 있었던 데다 안철수의 인기를 흡수한 것도 커서였다. 물론 문재인 후보 자체의 매력도 있었지만, 문재인이 좋아서 찍은 사람은 결국 대체로 야권 후보를 찍었을 사람이었다 할 수 있다. 대선 1년 전 지지율을 보면, 문재인이 받은 득표율은 결코 문재인 후보가 가진 지분이었다 하기 어렵다.


 문재인이 선전한 것은 아니다. 문재인과 박근혜의 득표율 차이는 3.6%였다. 이는 노무현과 이회창 사이의 2.3%이나 김대중과 이회창 사이의 1.6%보다 훨씬 큰 차이다. 문재인은 애초에 대통령감도 아니었고 - 그의 다른 면보다는 그의 정치 경력이나 명성, 그리고 대통령이 되려 노력했던 세월이 그렇다는 것이다. - 그렇다고 안철수처럼 신선한 느낌이 있는 후보도 아니었다.


 한국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굉장히 진보적인 편이다. 좌파적이라는 게 아니고 새로운 가치,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대를 항상 추구하려 한다. 박근혜는 5년 전의 실패를 딛고, 박정희의 그늘조차 벗어나며 어쨌든 표면적으로는 유신에 대한 사과도 했고,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을 만들어보자는 제안 또한 내세웠다. 그러나 문재인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문재인은 이승만과 박정희를 지지하는 자들을 배격하고, 부동산 소유주들도 대기업도 평창도 투자자들도 모두 내치고, 편을 갈랐다. 참여정부 때의 사회혼란과 분열이 다시 찾아올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시민들은 그런 문재인을 지지할 수 없었다.


 문재인이 당선되려면 위의 문제들을 저지르지 말았어야 했다. 반대로 했어야 했다. 그렇다면 문재인은 질 수 없었을 것이다. 질 수밖에 없었던 행동을 너무 많이 했기에 그와 친노세력은 결국 패배하였고, 역사의 뒤쪽으로 밀려나고 있다.



  1. 프랑스어에서 마담은 여성대명사, 무슈는 남성대명사. [본문으로]

북조선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정치 2013. 6. 6. 20:46 Posted by 해양장미

 현충일을 맞이하여 북조선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북조선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급변사태 가능성이 생각보다 높을 수 있으니, 미리 대비하라는 것이다.


 물론 체감 상 북조선 체제 붕괴 등 급변사태는 좀 미래의 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동독의 붕괴건 소련의 붕괴건 중국의 자본주의화건 좀 뜻밖의 이른 타이밍에, 급속도로 일어난 일이었다. 체제의 붕괴란 본래 그런 것이다.


 북조선 체제가 지속 가능한 체제냐 하면 결코 그렇지는 않다. 이미 자체 생명력은 바닥난 지 오래고, 김정은이 지배력을 지키려면 계속 폐쇄성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올해 초 핵실험 이후 강화된 무역 봉쇄와 중국의 태도 변화는 북조선의 체제 유지 가능성을 더욱 낮게 만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고자세를 유지한 끝에 결국 오늘 북조선의 대화 제의를 이끌어냈다. 박근혜에 대해 비판적인 세력들도 박근혜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잘한다는 평이 많다. 아마 앞으로도 박근혜정부는 노련하게 북조선의 난점을 공략해나갈 거라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박근혜 정권 안에 북조선에 급변사태가 올 가능성도 그리 낮지는 않다고 느낀다. 물론 급변사태가 오더라도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다.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1) 전면전 발발 가능성


: 대체로 원하지 않는 사태겠지만 가능성이 0%는 아니다. 그러나 매우 희박하긴 하다. 아마도 현재 북조선은 전면전을 수행할 능력을 거의 상실했을 거다. 만일 무리하게 쳐들어온다 해도 전력의 차이는 현저하고, 중국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전무하다. 가장 빠르게 북조선 지배층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는 선택이 될 거다.


 개인적으로 전면전이 일어나면 한국의 군사적 피해도 있긴 하겠지만, 거의 일방적인 양상으로 며칠 내에 평양을 점령할 것으로 본다. 다만 지도부를 금방 와해시키더라도 산악 지대에서 게릴라를 하는 반군을 소탕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들어갈 수 있겠다. 그리고 아무래도 군사적 피해보다도 경제적 피해가 클 거라 본다.


2) 내분 이후 투항 가능성


: 김정은 지도체제에 대해 불만을 가진 세력이 내분에서 승리하고, 이후 체제를 지속시킬 수 없다 판단하여 국가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포기하는 방식의 시나리오이다.


 바람직한 시나리오에 속하지만 미리 얼마나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이후 벌어질 사태가 다르겠다.


3) 내분 이후 개방 가능성


: 2와 같이 내분을 일으킨 후, 국가 체제를 확 바꿔 조속히 중국처럼 개방할 가능성이다. 좋은 시나리오 같지만 사실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미 북조선은 상황이 대단히 나빠서, 개방을 했을 경우 국가체제 자체를 유지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향후 발생할 막대한 인구 유출을 막을 방법이 없다.


4)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고 투항할 가능성


: 도저히 핵개발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고, 지도층의 안전과 생활수준을 보장받는 조건에서 투항할 가능성.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김정은이 현재 북조선 전체를 충분히 장악했다고 보지 않기에 내부 갈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리라 생각한다.



 이 외 다른 양상의 급변 가능성도 무수히 존재할 것이다.


 북조선의 붕괴조짐은 이미 충분히 누적된 상황이다. 그리고 한국은 이에 대해 어느 정도의 대비는 되어 있다. 아마 이해관계나 국민정서 등에 의해 북조선 붕괴 시 한국은 북조선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떠안게 될 것이다. - 중국이 그것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 이로 인해 한국의 여러 조건은 크게 변할 거고, 적잖은 북조선인이 빠른 시일 내에 한국 영토로 편입해올 것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현재 북조선 영토에 해당하는 부분은 한동안 관리와 통제 하에 놓이게 될 것이다. 반군 소탕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혼란을 수습하는 데는 많은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겠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이 얻는 이익은 상당할 것이다. 다만 큰 혼란기엔 크게 이익을 보는 사람과 혼란에 휩쓸려 피해를 보는 사람이 나뉘게 된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다.


 도이칠란트 통일 때와 같은 극단적인 문제는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거라 봐도 된다. 이미 선례가 있기 때문에 북조선인에게 곧바로 현재 한국 영토 거주권을 내주지는 않을 거다. 대혼란은 없을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한 정치쇼

정치 2013. 5. 29. 12:37 Posted by 해양장미

 나와 사적으로 쭉 가까웠던 이들이라면 박원순에 대한 나의 평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정도가 크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처음 박원순이 선거에 나왔을 때, 나만큼 박원순에 대한 기대가 낮은 사람도 드물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는 ‘내 기대보다는’ 상당히 잘했다. 정말 엉망으로 할 줄 알았는데, 적어도 자신이 하려는 것은 충분히 해 나가는 인물로 보였다.


 그래서 그 다음에는 다른 정치인만큼 기대치를 올렸다. 그리고 그 후엔 개인적 평가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현재 민주당 소속인 선출직 의원 및 단체장 중 가장 대형 후보에 속한다. 실제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산도 있고, 승리할 경우 바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부상하게 되는 위치에 있다.


 그런데 내가 느끼기에 그는 좀 위험군에 속하는 정치인이다. 개인적으로 정치와 시민운동은 그 본질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시민운동이 사회에서 힘을 만들고 압력을 가하는 일이라면, 정치는 현실 속에서의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그것을 타협ㆍ조정하는 일이라 본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그는 지나치게 시민운동 스타일로 정치를 한다.


 본문에서는 그 잘못된 한 예를 이야기하려 한다. 들어본 사람들이 꽤 있을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이야기이다. 처음 이 사건이 일어난 건 꽤 오래 전이지만, 너무나도 뻔히 의도된 정치쇼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제 며칠 전 제돌이가 제주 근해로 이동했고, 곧 방사될 거라는 점에서 본 블로그에서도 한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http://spp.seoul.go.kr/main/news/news_report.jsp?searchType=TITLE&searchWord=%B5%B9%B0%ED%B7%A1&list_start_date=&list_end_date=&pageSize=10&branch_id=&branch_child_id=&pageNum=1&communityKey=B0158&boardId=11958&act=VIEW


 사건의 발단은 대략 이러하였다.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쇼 중단은 이로부터 얼마 후인 2012년 3월 19일부터 시작되었다. 박원순 및 서울시 측의 일방적인 조처였다.


 이후 4월 중순에 리서치앤리서치에서 돌고래쇼에 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결과는 돌고래쇼에 대한 찬성 여론이 과반인 52%가 나왔다. 반대는 40%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여론을 수렴하지 않았고, SNS 분석이라는 희한한 방식으로 돌고래 쇼 반대 여론이 높다고 판단, 돌고래 쇼를 지속적으로 중단시키고 제돌이를 ‘구럼비 바위 쪽’에 방사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태는 사실 사건을 좀 아는 사람들이 보기엔 사실 순수하게 보이지 않는 사건일 수밖에 없었다.  우선 언론은 남방큰돌고래를 희귀한 멸종 위기종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남방큰돌고래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은 커녕 보호종도 아니다. 실제 고래 보호론자들은 고래의 개체수 문제를 쉽게 부풀리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개체수가 충분한 고래들도 많다. 한국 근해에는 그리 많지 않은 종일뿐이다.


 또한 제돌이가 잡혔던 곳은 제주 북동쪽이었는데, 박원순은 굳이 ‘구럼비 바위’ 쪽에 풀어주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구럼비는 제주 남쪽에 있다. 제주 근해라는 공통점이 있을 뿐, 전혀 다른 곳이다. 당시 구럼비는 정치적 이슈화된 곳이었고, 박원순은 제돌이를 정치쇼에 이용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다들 알다시피 이 무렵은 총선이 있던 시기고, 대선을 앞둔 시기이기도 했다. 결국 현재 제돌이의 방사 예정지역은 구럼비와 먼 곳이 되었다.


 더구나 이 사건에 있어 줄곳 보인 박원순의 태도는 (동물보호단체들처럼) 다분히 막무가내였다. 우선 제돌이는 잡힌 지 3년이 된, 당시 연령 13세의 돌고래였다. 그런데 돌고래의 수명은 그리 길지가 않기도 하고, 한번 잡혀서 오래 사육되어 야성을 잃은 돌고래는 다시 방사되는 게 쉽지가 않다. 또한 만약 돌고래를 방사하려면 준비기간도 길고, 준비금도 많이 드는데다 그것이 돌고래를 위한 선택이 되지 않을 확률도 높다. 실제 외국의 사례들을 보면 대실패한 사례도 상당히 많다. 특히 잡힌 지 2년이 넘은 돌고래의 방사 성공 케이스는 실제 꽤 희박한 듯 하다.


 또한 서울대공원은 돌고래를 학대하거나 하는 곳이 아니었고, 돌고래는 사회성이 있는데다 지능도 높은 동물이기에 사육사와 제돌이의 관계는 친밀감이 이미 형성된 관계였다. 그런데 박원순과 서울시는 이를 일방적으로 갈라놓는 것으로 결정하였고, 돌고래 쇼도 폐지시켜버렸다.


 서울대공원에 돌고래 쇼는 1년에 11억의 수익을 가져다줬다고 한다. 그리고 제돌이의 방류를 위해 책정된 예산은 (초기 계획보다 줄어서) 7.5억 정도다. 그리고 추가로 각종 시민단체에서 돈을 냈다. 그러니까 일단 무조건 들어가는 돈이 대략 20억, 그리고 매년 10억 이상 손해를 보는 정책이 막무가내로 실행되었다. 더구나 그것이 해당 돌고래의 안녕과 행복에 과연 좋은지도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


 한편으로 동물 관련하여 돈이 남아도는 것일까? 일단 20억이면 서울대공원 자체 1년 예산의 1/20 이상이다. 이 돈이면 동물들에게 정말 많은 것들을 해줄 수 있다. 유기견에 들여도 수많은 유기견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돈이다.


 이런 제돌이 문제에 관하여 서울시 회의록은 박원순의 구차하기까지 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박원순을 지지하는 분들에게야 상대 의원이 과하게 공격적이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감정을 한 발 떼고 보면 어떨까.


http://ems.smc.seoul.kr/CLRecords/Retrieval/frame.php?hfile=8A0110242041.html&daesu=8&fchk=0&keyword=%B5%B9%B0%ED%B7%A1&mode=multi&n=w1


 회의록에 의하면 돌고래쇼의 폐지로 인해 근처 레스토랑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무리 봐도 박원순은 돌고래쇼가 윤리적으로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나는 의견이 다르다. 그리고 저런 식으로 결정하는 게 맞을까?


 제돌이는 곧 방류될 것이다. 그 조치는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일단 하는 거니 잘 되었으면 정말 좋겠지만, 꼭 이렇게 했어야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무엇이 진정 모두를 위한 선택이었을까. 그리고 만약 제돌이가 조만간 죽기라도 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이 모든 행위에서 정치쇼의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친노-노빠-깨시민들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노무현에 대한 비판을 못 참는다는 데 있다. 그들에게 노무현은 순교자이며, 무조건 존중받아야 하는 종교적 대상이 되어 있다. 그러나 역대 다른 모든 대통령이 비판받을 수 있듯, 노무현도 비판받을 수 있다. 김대중도 마찬가지다.


 객관적으로 노무현에게 좋은 평가를 해야 할 의무를 가진 사람은 없다. 노무현이 정치를 잘했다면 정권교체가 되지도 않았을 거고, 여러 정책이 실패하지도 않았을 거고 죽을 필요도 없었을 거다. 노무현 지지자들은 노무현을 선으로, 이명박을 악으로 바라보기에 이명박 정권이 노무현을 공격해 죽었다고 하지만, 군사정권 때 양김이 받았던 탄압에 비하면 그건 탄압도 아니었다.


 그런데 강용석이 옛날에 노무현을 좋게 평가하지 않았던 방송이 끄집어내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관련 기사는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30524150708994 을 보시면 된다.


 본 기사에서 PD나 곽 교수의 언행이 바람직했다 생각하지 않는다. 강용석은 노무현의 명예를 딱히 크게 훼손한 것도 아니고, 그의 개인적인 추론이나 판단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방송 자체가 노무현에 대한 상반된 평가를 다루는 것임에도 불구, PD나 곽 교수는 노무현 편을 들고 있다.


 강용석이 노무현 편을 들어야 할 의무가 있을까? 노무현이 ‘대통령이라기엔 너무 격정적이어서 적을 많이 만들었다.’ 라는 평을 듣는 게 부당한 인물이었을까? 노무현의 자살에 대한 추론은 나와 강용석이 다르긴 하지만, 사고방식에 따라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고인을 왜 굳이 비판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긴 하겠다. 그러나 저 방송 자체가 노무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또한 고인이라는 게 무조건적인 방패가 될 수 없다. 노무현은 개인이 아닌 공인이었고, 사망 후에도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고, 그에 대한 추모 열기나 동정심이 냉정한 평가에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 한 정부와 대통령의 공과가 평가될 수 없다는 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한편으로 심적으로 미성숙한 사람일수록 달콤한 말만 듣기 좋아하고, 내 생각과 똑같은 말만 듣고 싶어 하는 법이다. 친노 노빠 깨시민들의 행태가 그러하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친인들과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느끼는 게, 깨시민류나 민주당 지지계의 공격성에 대해 극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고, 내 이야기를 듣게 하려면 먼저 상대의 생각을 인정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미성숙한 깨시민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기에 그 신앙대로 광신도짓을 한다.


 노무현에 대하여, 강용석과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엔 정말 많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바로 적대감과 공격성을 드러내는 게 친노 노빠 깨시민들의 행태다. 그러니까 친노는 탄핵정국 이후 선거에 이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거다. 그들은 국민이 자신의 것인 양 포장하지만, 막상 국민은 친노를 싫어한다.



친노의 저열함과 운명

정치 2013. 5. 22. 14:16 Posted by 해양장미

 지난 일요일, 고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 집회에 민주당 대표 김한길이 참석했다가 멱살을 잡히는 사건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멱살을 잡은 사람은 강경노빠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김한길에 대해 어떠한 긍정적인 판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친노의 저열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결국 당대표 멱살을 잡는 양상으로까지 드러났다.


 정치란 본래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이며 그 자체로도 수많은 갈등을 만들어낸다. 김한길과 친노 사이에 갈등이 있었으나 김한길이 나쁘고 친노가 좋다고 할 수 없다. 친노가 저지른 잘못을 열거하자면 정말 하루 종일 해도 모자랄 것이다.


 친노세력에 비해 훨씬 정당하게 당대표가 된 김한길이 멱살을 잡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결국 한줌 친노세력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킬 수밖에 없다. 물론 민주당 자체가 그 생명력을 다한 정당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적잖은 지분은 더 이상 친노의 것이 아니다.


 분노조절장애를 심각하게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깨시민들은 도리어 김한길의 멱살을 잡은 그 사람을 비호하고 있다. 언제나 그들의 행동패턴은 그런 식이다. 자신들이 모든 법률과 규범 위에 서있다. 결국 그런 자들이 전투적으로 나서가며 문재인을 소환해 지난 대선후보로 앉혔고, 박근혜에게 정권을 가져다 바쳤다.


 대선 1년 전 시점에서 이명박의 최대 라이벌은 고건이었고, 박근혜의 최대 라이벌은 안철수였다. 그 라이벌들을 제거해주고 이명박과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것은 친노세력이었다. 인터넷 친노는 자신 외의 모든 정치적 발언들을 용납하지 않아왔고, 걸핏하면 상대를 ‘알바’로 매도했다.


 그 결과가 지금이다. 친노는 사멸 앞에 놓여있고, 친노에 잡아먹힌 민주당도 이제 그 삶을 다한 것 같다. 저열함은 저열함에 어울리는 운명을 불러온다.


 

윤창중 사건에 대한 짧은 이야기

정치 2013. 5. 10. 23:32 Posted by 해양장미


 윤창중은 애초에 무리한 인사였고, 그런 자격 미달인 사람을 보란 듯이 요직에 앉힘으로 인해 박근혜 정부는 빠른 권력 누수를 자초한 셈이다.


 수준 이하의 인간이 권력을 얻었으니 당연히 사건이 터질 만은 했지만 너무나도 나쁜 식으로 터졌다. 박근혜가 당선되었을 때 외신에선 ‘독재자의 딸이 당선되었다.’ 같은 식의 보도가 나왔었는데, 반년도 안 되어서 이런 사건이라니 그냥 나라망신.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이번 국회보다는 이번 중앙 정부가 마음에 드는 편인데, 이번 일로 인해 일 추진이 더 안 될 가능성이 높을 테니 그것 또한 안습. 부디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제일 좋은 수는, 윤창중을 엄벌하는 것이다.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짧은 이야기

정치 2013. 4. 25. 20:36 Posted by 해양장미


 민주당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 초, 한명숙이 당대표가 되면서부터였다. 절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당권을 장악한 친노는 총선과 대선을 연이어 말아먹으면서 이명박 정권 내내 미약한 숨을 이어오던 민주당의 생명을 실질적으로 끝내고 말았다.


 민주당이 실질적으로 죽은 이유는 분명하게 말해 친노세력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내내 아무것도 한 것 없던 이들이 쿠테타를 일으켜 당권을 장악한 후, 총선을 말아먹었음에도 온갖 무리수를 둬가며 대선까지 접수했음에도 결국 그 대선을 무기력하게 패배함으로 인해 민주당이 끝난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친노세력과 그들의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을 도와주지 않은 비노 탓을 하는데, 정말 양심도 개념도 없는 짓이다. 친노세력이 친노는 실체가 없다 놀이까지 해가면서 문재인을 최종후보로 만들었고, 그렇게 덕이 없으니 지원을 못 받는 게 당연한 거다. 문재인은 애초에 민주당 당원도 아니었고, 정치를 하지도 않았었다. 그리고 그렇게 지고 나서도 친노의 탐욕은 끝나지 않았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문희상 또한 친노다.


 대선 패배 이후의 민주당 행보도 대단히 나빴기 때문에, 이번 보궐선거에서 한 군데에서라도 승리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어차피 친노가 노무현 탄핵사태 이후 선거에서 이긴 적도 없었고.


 안철수가 상당히 쉽게, 무려 60.46%의 득표로 승리를 했기 때문에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32.78%. 거의 더블스코어. 노회찬의 아내인 김지선은 겨우 5.73% 득표. 이는 소위 새누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 비율을 흡수한 성과다.) 이제 향후 구도는 민주당을 더더욱 배제하는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다. 만약 안철수가 패배했다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안철수의 노원병 출마 결심은 좋은 선택이었다. 앞으로도 안철수가 좋은 선택을 해나간다면 향후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문재인은 이번에도 부산에서 그리 큰 영향력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 그는 이명박을 심판하기 위한 대리인이었을 뿐, 스스로 자기 지분을 충분히 지닌 큰 정치인이 아니다.


 민주당은 안철수의 행보에 따라 크게 붕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여러 번 크게 흔들리고 붕괴되었던 정당이기에, 민주당의 결합력은 대단히 약하다. 어쩌면 노무현 정권 때의 민주당처럼 거의 유명무실화된 후, 아예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여담. 만약 안철수가 이번에 실패했다면 안철수도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결국 다른 제 3의 세력이 나오거나 새누리당이 찢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민주당은 더 이상 생명력이 있는 정당이 아니다. 의석만 많을 뿐, 박근혜 정부에 대한 네거티브 외엔 별로 하는 게 없다. 기껏 내놓은 일부 그럴싸한 법률은 막히고. 애초에 힘을 모으지도 못하고.




문재인 비판

정치 2013. 4. 18. 13:48 Posted by 해양장미

 문재인이 이번 추경 편성 관련, 국회 상임위에서 질타를 했단다. 자료는 이곳을 클릭.  며칠 지난 일이지만, 이 뉴스를 보는 순간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졌었다. 


 솔직히 보자마자 든 생각은 딱 이거였다. ‘어떻게 저렇게 멍청해? 경제를 몰라도 저렇게 몰라?’ 실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 쪽은 (기대 이상으로) 꽤 현실적이면서도 기민한 경제적 정책을 내고 있는 편인데, 아무리 문재인 후보 및 친노세력이 경제적으로 무지한 줄은 알았지만 저렇게 국회가서 추경편성하는데 이리 깽을 놓을 줄이야. 게다가 지금 문재인은 저러고 있을 입장도 아니고, 그럴 자격도 없다.


 우선 현오석을 좀 변호해야겠다. 올해 경제 여건이 좋아질 거라는 전망 및 기대는 비단 기획재정부가 독단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9월 기준에서는 좀 낙관적으로 잡았다는 인상은 있지만, 그걸 굳이 저런 상황에서 따질 건 아니다. 다른 곳 전망들도 어땠는지 보면 누구나 알만한 이야기다.


 근 몇 년 세계 경제는 기본적으로 불안정 위에 있다. 상황이 계속 급변하고, 시시각각 대응을 해야 한다. 그 타이밍은 정밀기계처럼 잘 맞아야 하고, 오판을 했다면 가급적 빨리 그 오판을 깨닫고 움직여야 한다. 문재인이 멍청하다는 게 이 점이다. 우선 그는 왜 근 몇 달 사이 한국의 경제적 입지가 변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세계 경기 유동성이 극대화된 곳이다. 수출비중이 높은 제조업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래 일본, 중국, 미합중국, 유럽 할 것 없이 악재가 모두 터지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대폭 낮춰 잡을 필요가 있는 건 당연지사.


 더구나 오판을 했으면 빨리 대응을 해야 하는 게 행정인데, 거기에 대고 대선후보 품위도 없이 ‘정치적 술수가 아니었나?’ 라고 다음 아고라에나 루저들이 올릴 법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으니 그저 한심할 따름. 어차피 거의 추경은 예견된 상황이었다. 경제에 대해 기초만 알아도 안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니, 애초에 공약부터 경제쪽은 정말 처참하더니 지금도 이런다.


 물론 문재인이 경제는 잘 모를 수도 있다. 그런데 대선후보로의 무게를 가질 수 있는 인물이, 불만분자들이나 가질 법한 음모론적 사고방식을 국회에서 저렇게 드러내는 건 기본적으로 우스워 보이기 딱 알맞은 행위다. 솔직히 저 말 듣고 친노 빼고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뭐라 생각하겠나. ‘져가지고는 밴댕이 속알딱지마냥 뿔났나?’ 정도로 생각하면 그나마 새누리쪽 기준, 속 넓은 사람일 거다. 현오석이 뭐라 반박을 못할 상황이니 저 정도로 말했지, 뒤에서는 분명 적잖게 욕했을 거다. 


 애초에 문재인이 지금 저렇게 나설 때도 아니다. 문재인이 해야 할 행동을 이번에는 안철수가 했다. 원래 지면 비행기 타고 나갔다가 한참 후에 돌아오는 게 일반적이다. 그게 쇼맨쉽 같아도 거기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반이라도 닮아봐라.) 그런데 문재인의 칩거기간은 정말 토끼꼬리보다 더 짧았고, 국회의원직도 포기 안했고, 나와서 한다는 언행은 저렇다. 솔직히 한심하고, 이런 모양새를 박근혜 대통령이 그냥 보아 넘기는 걸 보고있자니 정말 한국의 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것 같다. 박정희였으면 저걸 가만 뒀을까.


 문재인은 지지자들이 너무 띄워주니까 같이 떠준 것 같다. 그러나 당신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는 말로만 대선 패배는 내 책임이다 하지, 실제 행동은 전혀 책임지는 것 같지가 않다.


 정치적 언행을 할 때 항상 반대쪽을 생각해야 한다. 문재인을 찍지 않은 사람들, 또는 문재인을 마지못해 비판적으로 지지한 사람들이 지금 그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의 기본이다.


 표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왔다갔다하는 것이다. 10년 전에 노무현을 찍었던 사람들, 그리고 15년 전에 김대중을 찍었던 사람들 중 이번에 박근혜 찍은 사람이 꽤 많다. 노무현이 망가지고 유시민이 망가진 건 그들의 자질문제도 있었지만, 광신적인 지지자들의 무차별적인 비호가 단단히 한 몫 했다. 권력과 기득권을 가진 사람은 달콤한 말과 무조건적인 변호를 해주는 이들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간신배다.


 어차피 친노는 실질적으로는 끝난 세력일 테지만, 그들이 곱게 권력의 달콤함을 포기할 리도 없고 그들을 지지하는 신도들이 종교를 포기할 리도 없다. 문재인이 저렇게 나선 이상, 향후 갈등은 첨예화될 것이다.






 지난 주, 민주당은 뒤늦게야 대선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리 큰 부담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웬걸, 어지간한 페이퍼북 2권 분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분량이었다. 결국 보기 시작한 죄로 읽는 데 적잖은 시간을 쓰고 말았다. 그러나 그에 비해 얻은 수확이 크다고는 할 수 없겠다.


 보고서는 어느 정도 이상 잘 알려진 민주당의 문제점을 가시적으로 드러내고 증명하는 데 대부분의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고 느꼈다. 무엇보다도 친노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건 민주답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할 수밖에 없지만 나에게는 그런 부분 자체를 읽을 가치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단 좀 더 디테일하게 친노가 지난 대선을 어떻게 말아먹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은 있었다.


 지난 대선에서 불거진 가장 큰 문제는 친노의 권력욕에는 뒤가 없었다는 것이다. 당내 사투에서 이겨서 대선후보까지 배출하느냐, 아니면 그대로 계파 자체가 사멸하느냐의 양자택일 하에 있었다. 이것은 친노가 기본적으로 정상적인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결과 친노는 민주당 내 비노와 안철수의 힘을 온전히 흡수할 수 없게 된다. 본 보고서는 이 점을 어느 정도 이상 증명해주고 있었다. 결국 지난 대선은 융합으로 인한 시너지를 만들기보다는 친노가 라이벌들을 하나하나 꺾는 모습에 가까웠고, 그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는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말았다.


 그렇지만 이 보고서의 한계는 여기까지였다. 보고서는 민주당의 좌클릭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결론을 내고 있다. 공약의 세부적인 면은 박근혜 후보보다 나았다는 자평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것은 단순히 보고서 작성자들이 주관적으로 뽑은 이야기가 아니고, 민주당 내부 인사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것이기에 좀 더 골치가 아픈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양당제 형태의 자본주의 VS 사회주의의 대결에서는 사회주의가 승리할 수가 없다. 박근혜 후보가 승리한 것은 양쪽 다 확실하게 잡으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즉 우파들은 박근혜 외엔 어차피 현실적인 선택사항이 없었고, 박근혜의 좌클릭은 스펙트럼 포용범위를 넓힌 셈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민주당의 좌클릭은 그렇지가 않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자영업자와 저소득 노동자, 그리고 40대 중반 이상 계층에게 지지를 받지 못했다. 또한 동시에 부유한 사람에게도 지지를 못 받았다. 이것들이 표시하는 바는 간단하다. 민주당의 공약이 경제적으로 다소 터무니없는 데가 있었다는 것이다.


 충분한 노임을 받고 있는 사람에겐 사실 경제적 공약이 덜 중요할 수 있다. 직장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수입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재 젊은 중산층이 지지하는 사회자유주의적 정당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상업 종사자들이나 투자 소득 비율이 높아지는 40대 중반 이상, 그리고 여성들에겐 경제 공약이 중요하다. 저임금 노동자들 또한 보다 높은 경제적 안정성을 필요로 한다. 아직 민주당 내부 인사들과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그들의 경제 공약이 얼마나 허술하고 문제가 많았는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의 미래는 여전히 암울하다. 현재의 민주당 인식 수준과, 친노들의 이번 보고서에 대한 반응 및 근래 민주당의 전반적인 정치 행위를 보고 있자면 좋게 볼 여지가 거의 없다. 120석 이상을 가진 거대 야당이라기엔 너무나도 분열되어있고, 힘이 없으며 어리석다. 안티이명박도 유통기한이 다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스스로 어떠한 가치를 창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어 심각하게 무능력하다.


 민주당이 다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어쩌면 곧 사멸되고야 말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민주당을 유지해온 힘이 점점 쇠락해가는 느낌이다. 그 대안이 안철수에게 있을지, 아니면 다른 누구에게 있을지는 잘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잘 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내용을 담은 보고서였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