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나는 민주당이 밉상이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어찌 보면 민주당이 저렇게 나오는 건 상수다. 민주당은 저런 방식 외에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근혜가 지도력을 발휘해야한다. 그녀가 많이 했던 말대로, ‘잘 협의해서~’ 말이다. 그런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시작도 하기 전부터 시작도 하지 못하고 많이 삐걱거리는 박근혜 정부다.
나는 정말 박근혜 정부가 잘 하길 바란다. 비록 기대가 딱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통치력을 발휘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한국 국민이 정치적으로 힘든 주된 이유는 정치인들이 정치를 하긴 하는데 잘 못해서라기보다는 정치 자체를 안해서다. 통치자의 통치력이 약해질 때, 국가는 그 조정기능을 잃고 표류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공무원들은 그야말로 공무원스러워지고, 룰의 정신을 지키려는 사람보다는 룰을 이용하려 드는 사람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분명 박근혜의 문제 인식이나 발상 중 좋은 부분이 없지 않다. 다만 그런 것을 실현하려는 과정에서 충분한 통치력과 동의를 얻고, 모든 정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꽤 의문이다. 문제를 인지하는 것과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 사이엔 엄청난 난이도의 격차가 있다.
애초에 박근혜는 민주적 정당성을 획득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당선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여러 비리 의혹에 더해, 절반에 육박하는 국민들에게 강한 반감을 얻으며 당선되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상대의 동의를 얻어내려는 시도 없이, 가진 힘으로 정책을 강행하려 하다 보니 통치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고 있는 것이다.
반대파를 힘으로 찍어 누르려고 하는 건 그 힘의 격차가 크지 않는 한 잘 되지도 않고, 만일 당장은 된다고 해도 후환을 만드는 악수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애초에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게 아닌 박근혜에게는 나름 127석을 확보한 민주당을 짓누를 힘이 없다.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는데, 과거 박정희가 절대적인 권력을 가질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매번 어떤 식으로든 국민의 강한 동의를 얻어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장기 집권하던 박정희조차 민심을 잃은 후에는 부마항쟁이 일어나며 권력 기반이 흔들렸고, 그 결과 무리한 선택 끝에 김재규의 총에 맞았다. 한국 사람들은 애초에 지배자에 대해 그다지 순종적인 편이 아니다. 한국인은 박정희 집권 전에 이미 이승만도 몰아낸 적이 있었다.
박근혜는 실질적인 정치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그녀는 공주였고, 그녀를 떠받들어주는 사람들 속에서 신비주의를 유지하며 최소한의 발언으로 이미지를 유지시켜나가 결국 대통령까지 되었다. 또한 그녀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실질적인 통치력은 검증된 적이 없고, 국회의원으로의 활동 이력도 솔직히 형편없었다.
만일 이대로 간다면 그녀는 빠른 레임덕을 피할 수 없을 뿐만이 아니고, 통치권력 자체의 유명무실화 상태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빨리 현실을 받아들이고,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인들은 현실 통치 권력에 대해 굉장히 빨리 등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박근혜의 인기가 오래 지속될 거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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