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 흡연자들은 많은 경우 자신의 행위가 타인에게 얼마나 극심한 폭력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보행 흡연자가 갑자기 뒤통수를 맞는 등의 테러를 당하더라도 너무 억울해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런 폭력을 일상적으로 이미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 내 경우 길에 지나다니다가 보행 흡연자를 저 멀리서 발견하면 반사적으로 욕이 나온다. 이는 내가 유일하게 비속어를 쓰는 순간이다. 그 후 숨을 깊게 들이쉬고, 상대에게 불쾌감을 품은 시선을 맞추고는 이동 방향과 호흡 간격을 보면서 숨을 멈추고 최대한 연기의 방향을 피한다. 만일 실수로 숨이라도 들이쉬면 바로 기침과 함께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로 폭발할 지경이 되니까.
사실 그나마 나는 나은 편이다. 나는 호흡기가 좀 약하긴 하지만 천식 환자는 아니다. 그렇지만 내가 아는 천식 환자들에게 밀도가 높은 담배 연기는 위협 그 자체다. 바로 천식 발작이 일어나면서 길에 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천식 환자들은 길에서 담배 연기에 의해 발작이 일어나본 경험을 한번 씩은 다 가지고 있다.
그래도 나에게 연기는 지극히 불쾌하고 순간 고통스러울 뿐 아주 위협적이지는 않다. 암환자도 아니고. 그렇지만 나는 앞에 걸어가는 보행 흡연자의 불붙은 담뱃재가 강풍에 날려온 걸 맘보를 하듯이 피한 기억이나, 보행 흡연자가 불붙은 담배를 휘두르고 지나가는 걸 몸을 휙 비틀어서 피한 기억들이 몇 번 있다. 기어이 올해에는 새해 첫 날부터 날아온 담뱃재에 가벼운 화상을 입은 것 같은데, 이런 경험들은 나에게 보행 흡연자에 대한 혐오감을 키울 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3년에 보행 흡연자의 담뱃불에 실명된 아동이 나와 보행 흡연이 많은 지역에서 조례로 금지되어 있다.
한국이 만약 제대로 정치가 동작하는 사회였거나, 윤리적인 개념이 있는 사회였다면 벌써 보행 흡연 문제는 해결되었을 것이다. 한국은 서구에 비해 인구 밀도가 높고, 길은 좁으며 워낙 바쁘게들 돌아다니는데다 흡연율이 매우 높고 남자들이 시가렛을 일상적으로 피우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체감상 근래 보행흡연율은 다소 높아진 편이다. 어쩌면 곳곳의 실내 흡연 금지가 보행 흡연율을 높인 것 같기도 하다.
이 문제를 현재 한국이 윤리적인 영역에서 해결할 방법은 없다. 보행 흡연자에게 윤리적인 시민 의식을 이야기하는 건 대부분의 경우 아무 의미가 없다. 내가 생각하기에 유일한 해결 방안은 이 문제를 법률로 불법으로 규정하고, 거리에 공중전화박스 같은 흡연 부스를 설치하고, 한동안 길에서 집중적인 단속을 벌여 벌금을 부과하고 누적 시 벌금을 과중하거나 구류 등의 조처를 취하는 게 옳다고 본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의 정치와 시민 사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정치는 주로 담배를 피우는 아저씨들의 영역이고, 이들은 굳건한 권력을 쥐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세계에서 정치를 하고 있다. 정치를 하는 부유층은 길을 잘 걷지도 않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담배 회사는 로비를 통해 금연 관련 법안들을 막는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내 생각에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조금 더 정치 세력화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당연히 이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만한 정치 세력도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진보 정치가들이 무능하다고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로, 이런 민감하고도 당장 필요한 사회의 잠재적 요구들에 대한 응답이나 발굴이 없다는 것을 들고 싶다.
최근 이 블로그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는 한 유빠 악플러가 중심에 있었다. 읽는 분에 따라 불편함이 있을 수 있는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나의 견해로 유빠는 아이돌의 ‘빠’에 가까운 모습, 어찌보면 다분히 종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모든 노무현 지지자나 유시민 지지자에 이에 해당되지는 않음을 미리 밝혀둔다.
사건의 발단은 내가 유시민의 ‘대한민국 개조론’을 비판적으로 좋지 않게 평한 데서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양아치 급 악플러 한 명이 분란을 일으켰지만, 확실하지는 않으나 문제의 인물은 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을 직접 보실 분은 다음 링크를 활용하길 바란다.
이후 주요한 문제의 부분들을 이야기하자면, 그가 처음부터 시작한 리플은 다음과 같이 어느 정도 시비조였다. 아마 본인은 그럼에도 처음에는 별 문제없이 댓글을 달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외에 다른 포스트에 이런 댓글도 달았었다. 여기서 그의 성격 일면이 드러난다. 또한 본인은 도덕에 엄격한 것 같이 타인의 윤리적 문제에는 엄격하면서도 차후 그가 보이는 행동을 보면 전형적인 ‘타인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이중잣대가 드러나게 된다. 또한 페미니즘 관련글을 처음에는 재미있다고 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이에 나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반론을 펼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다음 반응을 보면 이 사람이 상당히 감정적이며, 불쾌감을 쉽게 느끼고 자신의 불쾌감을 중요하게 여길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어디에서나 자신의 감정을 충족하길 요구하는 쪽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 후 내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한편으로 여기서 나는 사실관계를 미처 불충분하게 확인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그가 의료법 개정시 공청회를 연 것을 미처 모르고 열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던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 내가 순순히 인정을 했음에도 그는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
이 점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그는 자신의 행동과 상대의 행동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댓글을 먼저 달거나 지적을 하면서 상대에게는 반듯한 예를 요구한다거나 적반하장의 논리를 쓰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나는 상대가 불가능한 상대라고 판단, 차단조치를 한다. 여기서 그가 이야기한 진보신당 관련 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블로그에서 찾아 보시길. 그 외 그는 여기서 자신이 유빠로 몰리는 게 억울하다는 식인데... 계속 이 글을 보시다보면 좀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을 거다.
그런데 이 사람은 이후에도 IP를 계속 바꿔가면서 블로그에 찾아와 다음과 같은 악플을 달기 시작했다. 매일 PC방을 전전하는 건지, 접속할 수 있는 IP가 많은 것인지는 몰라도 거의 확실하게 확인된 것만 5~6개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황당한 점은 나는 내 블로그에 내 신상정보를 남긴 게 전혀 없다시피 함에도, 온갖 글들을 둘러보고 나름대로의 추론을 한 후 그것을 내 신상정보라 믿어버리는 뭐라 형용하기 난감한 행위를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더할 나위 없는 적반하장과 어이없는 사회생활 운운의 꼰대기질을 드러내고 있는데, 나중에 그의 정보를 알아보니 나이가 그리 많은 것 같지도 않더라. 또한 대부분의 경우 이런 악플러야말로 실제로 현실 사회에서 대면을 하면 별로 아무 말도 못할 정도로 소심하고 자신없는 모습을 보일 때가 압도적으로 많은 게 사실이기도 하다.
이후 다음에는 이런 댓글도 달렸는데 난 이때는 이 사람이 위의 악플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닐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꼰대성을 강하게 보이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근거를 이야기하면서 반증하는 나를 계몽주의적인 태도로 불합리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후에는 극단적인 악플이 달리기 시작하는데, 그 각각은 다음과 같다. 이 캡춰들 중에는 티스토리 버그 및 나의 삭제로 현재는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다.
이런 댓글들을 보면 여러 가지를 알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반지성주의적이며 오만하고 쉽게 타인에 대한 적대성을 보이며 측은지심이 부족하고, 또 여성비하적인데다 페미니즘에 대해 상당한 악감정이 있다. 심지어 자신이 유시민 지지자인 것도 부정하기까지 하는데, 이 또한 나중에 그의 행적을 알게 된 후 허탈한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외 모욕죄나 명예훼손죄, 기타 성범죄에 대한 법리적 지식이 매우 부족함도 알 수 있기도 하며, 그 본인이 고학력이 아니라는 것도 짐작 가능하다. 또한 이 성적 모욕을 아낌없이 실행한 범죄자는 내가 기존에 작성한 장희민씨 관련 글을 일부러 남초 사이트에 링크하겠다는 협박 후 실제로 그것을 시행하는, 의도적인 유사 사이버 테러를 가한다. 내 블로그의 장희민씨 관련 글 링크와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편 나는 그가 MLB Park Bullpen이라는 곳에서는 ‘♥구구콘♥’ 이라는 닉을, SLR 클럽이라는 곳에서는 ‘쿠니미짱’이라는 닉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각각의 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링크를 함으로 내 블로그에 ‘공격’이 가해지게끔 조장했는데, 한국에서 블로그에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고 살다 보면 일종의 테러위협에 어느 정도 노출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나름대로 ‘진보’나 ‘사회정의’를 표방하는 유시민 신도가 이런 테러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은 참으로 혐오감이 드는 일이다.
일련의 사건을 통하여, 비록 매우 불쾌하고 피곤한 경험이었지만 나는 정치인 유시민과 그 세력을 파악하는 데 있어 유용할 수 있는 한 참조 지침을 얻은 것 같다. 혹자는 이 현상을 일부 강경유빠가 보인 특수한 현상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서 ‘유빠’는 이미 오래 전부터 널리 악명을 드높이고 있으며, 대중 정치인은 그 지지자와 유리된 존재이기는 어렵다. 또한 정치인 유시민 본인 자체가 대중 정치인으로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폭 넓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시민 신도들의 자세는 개선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유시민과 그 지지자들의 특성과 문제는 차후에 따로 포스트할 계획이 있다.
여담. 노무현 정부의 실패 역시 대통령으로 충분한 준비가 되지 못했던 노무현에게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바른 말’을 하는 관료가 부족했고, (이 과정에서 유시민은 노무현에게 바른 말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노무현 또한 필요한 관료를 찾아내 잘 임명하지 못했던 게 하나의 큰 이유이며, 다른 하나의 큰 이유로는 열린우리당이 여당이었음에도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이해 및 배려 없이 독단적인 관료행정을 펼쳤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런 경향은 현재 더욱 심화되어 이명박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한국의 강한 대통령제를 뒷받침하는 헌법과 법률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견해에 동의한다.) 만일 개헌 없이 자신의 편이 극히 적은 유시민이 대통령이 된다면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넘어 이명박 정부의 실패 유형을 한 번 더 반복할 가능성이 높거나 심지어는 노무현때 실패한 탄핵소추의 성공 가능성까지 있다고 본다.
이 점에서 그가 이명박보다 나은 인물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민주주의는 왕을 대신하는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다. 지극히 복잡하고 거대화된 현대 국가는 플라톤이 주장한 ‘철학자 왕’이 현명하게 통치할 수도 없고, 유교식의 ‘성군’이 알아서 잘 통치할 수도 없다. 이미 대실패 전력이 있는 점과 유시민의 인지도를 감안하면 제 2의 열린우리당은 등장하기 어렵고, 실제로 유시민은 친노세력 외엔 의회의 지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럴 경우 그는 (그의 사상이나 성격을 감안해볼 때) 의회와 대립하면서 대통령의 권력을 휘두를 수밖에 없어진다. 이렇게 되면 당연하게도 그는 일종의 독재 정치인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의 강경한 지지자들을 고려하면 어떠한 형태의 극단적인 독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