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들러주신 분들은 내가 메갈리아 초창기까지는 우호적이었다는 걸 알 것입니다. 그러나 분화 시점부터 워마드의 양상은 아웃팅을 주도하거나 (남성에 대한) 성범죄를 권장하는 등 범죄단체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양지에 나온 그들은 완벽하게 미쳐있습니다. 헤이트 스피치같은 언어폭력은 물론 물리적 폭력까지 공공연하게 일삼고 있지요.

 

 문제는 소위 진보계열 정치집단에서는 저런 광년이 집단을 이용할 생각만 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는 이런 집단이 생소하다보니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논의를 시작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나는 페미니즘 핑계대면서 여성주의자나 평등주의자들을 욕 먹이고, 온갖 패악질을 부리는 저 범죄/반사회 집단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주의자들의 타락은 항상 어느 정도 비슷한 패턴이지요.

 

 그들은 약자 코스프레를 하면서도 온갖 범죄/반사회 행위를 일삼는 가해자일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증오와 혐오를 만들어냄으로 이 사회에 더욱 많은 분란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들을 혐오해 여성에 대한 혐오범죄가 발생한다 해도 이젠 이상할 게 없습니다. 유가족이 그들에게 항의를 하니까 그들은 도리어 유가족을 비난합니다. 이제 나는 그들을 진지하게 위협적인 대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사건을 남성 집단이 일으켰다면 사회의 대응은 달랐을 것입니다. 현재 쓸데없는 갈등과 혼란이 있는 것 자체가 이 사회에 성차별이 많다는 증거입니다. 남성과 동등한 기준으로 저 반사회적이고 정신이 나간 여성들을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현행법으로 워마드를 규제하려면 절차가 복잡합니다. 워마드 같은 부류를 효율적으로 제제하려면 헤이트 스피치 제제조항을 포함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동안 야권 정치인들은 차별금지법 제정 및 선언에 있어 소극적이다 못해 말바꾸기와 기회주의적인 처신만을 일삼아왔습니다. 김한길, 박원순, 박영선, 표창원 등이 그런 사고를 쳤지요. 특히 박원순은 이미 과거 서울시민인권헌장 문제 때 비겁한 말 바꾸기를 시전하고는, 이번에도 차별문제에 관한 갈등을 부추기고 이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역시 내가 살면서 본 최악의 정치인답습니다. 다행히도 근래 뒤늦게나마 시민들이 박원순의 실체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지금 거리에 나온 여자들이 시위 도중에 올바른 말을 해도 수용되지 않는 분위기가 되어 문제입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망자에 대한 예를 저버렸으며, 본인들의 극단적인 남성혐오를 분출하기 위해 나섰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들이 많은 문제를 저질렀기 때문에, 어쩌면 사람들이 보다 여성권익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었던 이 상황이 역으로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위험도 생긴 것은 아닌가 우려합니다.

 

 마지막으로, 메갈-워마드-레디즘 회원 중 다수는 진지하게 공개적이고도 집단적인 혐오와 분쟁을 선택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약간이나마 동정합니다만, 진지하게 그러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에 따르는 결과도 감수해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오랜 세월 인류가 쌓아온 평화와 인류애,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도전입니다. 스스로 알면서 악을 행한다는 게 어떤 건지 충분히 이해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처럼 행동하면 진짜 사회의 공적으로 대우받게 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어쩌면 이미 슬슬 공적 취급받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여성혐오라는 면에서 보면 여초를 제외한 모든 커뮤니티는 동색이다. 일베충을 비난하는 커뮤니티들도 대체로 맨 똑같다. 양성평등 예산이 대폭 증대되었다는 뉴스는 오늘의 조회수 인기 뉴스였고, 역시나 수많은 마초스타일~ 댓글이 달렸다. 기사 링크는 클릭


 꼴마초 관념 앞에 일베충과 깨시민은 단결한다. 어차피 그들에게 22조를 어디에 쓰는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여성혐오정서 그 자체다. 인생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공격할 대상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든 인간이 저런 수준 이하는 아니다. 문제라면 어느 정도 멀쩡한 사람도 저런 데 물들기 매우 쉽다는 데 있다. 그래서 본문에서는 저 22조라는 거액을 어디 쓰는지에 대해 좀 이야기해보려 한다. 저 거액의 예산은 대체로 들어갈 만 한 데 들어가는 것이다.


 저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예산은 육아지원이다. 한국 출산률이 국가적 문제라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양성평등이니 여성부니 이런 말을 빼면 육아지원 자체에는 찬성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런데 그게 여성의 탈을 쓰는 순간, 수많은 개념남들이 찌질남들으로 돌변해버린다. 그러나 실제 육아지원의 많은 부분이 여성부와 양성평등 정책을 통한다.


 또한 여성 화장실을 확충하거나, 가로등과 CCTV를 늘리는 등에 많은 예산이 쓰인다. 모태솔로가 아닌 이상 남자라도 여성 화장실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엔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물론 마법의 길을 걷는 자들 중 진정한 찌질남들은 논외.


 가로등과 CCTV 확충은 범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어두운 골목일수록, CCTV가 적은 곳일수록 범죄율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가로등과 CCTV가 적은 동네는 대체로 부유하지 않은 동네라는 점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취업과 고용, 창업, 인력양성 등을 돕는 데도 예산이 쓰인다. 한국의 고용률은 충분히 높지 못한데, 혼인 및 출산과정에서 생기는 여성의 경력단절로 인한 고용률 저하가 주된 요인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전혀 좋은 현상이 아니고,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는 일단 함께 나눠져야 하는 짐이라 할 수 있다. 고용률이 낮은 사회는 그만큼 경제적으로 덜 성공적인 사회가 된다.


 물론 양성평등 예산이니 남성에 대한 지원도 있다. 예를 들어, 남성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 등을 설치하기도 한다. 남성 또한 육아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다.


 또 흔하고 큰 오해가 있는데, 이 양성평등 예산은 여성부 예산이 아니다. 보건복지부 등 여러 행정기관에서 사용하는 예산이다. 여성부 예산은 결코 그렇게 많지 않다. 올해 여성부 예산은 5천억원이 조금 넘는 정도였다.


 정부의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양성평등에 거액의 예산이 편성되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성 불평등 문제는 사실 모두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주는 문제다. 육아의 어려움은 출산률을 낮추고, 여성 고용 문제는 국가 전체의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너무나도 흔하고 널리고 많은 찌질남들에게 멀쩡한 사람들까지 악영향을 받는 것이다. 한국은 객관적으로 성 불평등이 큰 국가고, 그로 인해 모두가 불이익을 받고 있다. 물론 여성부건 여성단체건 어리석은 짓들을 종종 저지르긴 하지만, 그것은 난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종종 빚어지는 미숙함일 뿐, 그 이상의 문제라 보기는 어렵다. 최소한 정신이 똑바로 박힌 시민이라면 증오심과 혐오감을 앞세워 추악하고 공격적인 언행을 일삼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성차와 성차별, 그 오랜 기원과 역사

사회 2013. 2. 23. 00:52 Posted by 해양장미

 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현생 인류는 전체 포유류 중 성차가 꽤 큰 편에 속한다. 특히 여성은 다른 대부분의 포유류에 비해 상당히 이질적인 특성들을 지니는데, 전반적으로 보면 하나의 이질적 특성이 다른 이질적 특성을 재생산하는 식이 된 것 같다.


 현생 인류 여성이 가진 특성은 자연 상태에서의 생존에 그리 적합하지 않아 보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여성은 사냥을 잘 못한다. 물론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 여성이 수렵생활을 무난하게 하는 부족도 있지만, 그런 부족은 거의 예외 없이 열대의 밀림에 살고 있다. 밀림은 여자들도 충분히 사냥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먼 조상은 밀림 출신이 아니었다. 인류는 사바나 출신이다.






 그러니까 이런 곳.[각주:1]


 사냥을 꼭 해야 하느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텐데, 인간은 본질적으로 육식 동물에 가깝다. 살던 곳이 이런 곳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영양이나 소처럼 풀을 뜯어먹을 수 없다.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물은 열매나 새순, 알뿌리 같은 비교적 한정적인 것이다. 인류의 기준에서 사바나에는 먹을 수 있는 식물이 충분하지 않다. 한편으로 원시 인류부터의 긴 진화 과정 속에는 식물의 뿌리를 주로 먹는 종도 있었지만, 그런 종은 멸종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고기를 먹는 게 여러 모로 우월했기 때문이었다.






 채식주의는 철저한 현대의 유행 현상이다.[각주:2]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는 수십만년의 역사 동안 고기를 안 먹어온 적이 없었다. 그 어떤 원시 부족도 절대로 채식 생활을 하진 않는다.[각주:3] 그런 만큼 사람은 채식을 거의 안 해도 제법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풀을 거의 안 먹는 유목민족들도 건강하게 잘 산다. 대부분의 성인병과 비만, 대사 증후군 등은 육류가 아닌 곡류(당)의 과잉 및 단백질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다.[각주:4] 또한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채소는 원시 그대로의 것이 아니다.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집념과 욕망을 불태우며 개량하고 개발해온, 식물계의 가축들이다.


 여성이 사냥을 잘 못 하는 이유는 근력이나 체력 탓이 아니다. 어차피 남자라 해도 야생 동물에 비하면 힘이 많이 약하다. 우리 인류의 사촌, 침팬지는 우리랑 유전자가 98.4%나 일치한다. 그리고 인간이 침팬지보다 체격이 크다. 그러나 침팬지는 인류와 비교할 수 없이 힘이 세다.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근력을 포기한 종에 가깝다. 그리고 어차피 인류는 몽둥이를 들고 야생 동물을 때려잡는 식으로 사냥을 하지 않았다.


 인류는 다른 포식자들과는 다른 유형의 특별한 능력들을 개발했다. 그리고 그 결과 생태계의 최고 포식자에 오르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것을 들자면 이 능력이다.



 

 이 특별한 능력은 인류를 지구 역사상 최강ㆍ최악의 포식자로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 인류를 제외한 지구 역사상의 그 어떤 종족도 물체를 그렇게 빨리, 멀리 던지지 못한다. 잘 던지는 사람은 물체를 140 km/h 이상으로, 70미터 이상 던질 수 있다. 살펴보면 사냥 과정에서 원거리 공격을 하는 여러 종족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그 거리는 2 m 정도를 벗어나지 못한다. 대표적인 맹수인 고양이과 동물들도 약간의 거리 차이로 사냥감을 놓칠 때가 많다. 인간만큼 편하게, 높은 확률로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종족은 그 이전엔 없었다.


 그런데 여자는 물건을 잘 못 던진다. 대부분의 정교한 동작은 여성이 남성보다 잘하는데, 굉장히 정교하게 신체를 제어해야 하는 투척 활동만큼은 남자가 잘한다. 물론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여성의 투척 능력은 남성보다 많이 떨어진다. 여기엔 여러 연구가 있었고, 결론은 여자들이 투척에 필요한 엉덩이 회전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걷기처럼 던지기도 가르쳐서 하는 게 아니다.






 던지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각주:5] 이런 차이는 신체적 둔부 무게비율 차이 때문이 아니다. 2차 성징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에도 차이가 난다. 이것은 쉽게 말해 소프트웨어 차이다. 공을 유독 잘 던지는 여자는 예외적으로 이 소프트웨어를 타고났다고 보면 된다.


 물론 덫이나 활 같은 하이테크 병기가 나온 후에는 여성의 사냥도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나 초기 인류는 그 정도의 기술력은 없었다. 투척은 오랜 기간 동안 인류를 먹여살려온 종족 특성이다. 그런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이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상대적으로 사냥을 하기 어렵고, 해오지 않았다는 뜻이다.[각주:6]


 월경과 인류의 지속적인 임신 능력도 사냥에는 큰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인간 여성만큼 자주 많이 오래 피를 흘리는 생물은 없다. 맹수들이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들 수 있다는 걸 감안할 때, 인간 여성의 이런 형질은 사실 생태계에서 도태되기 쉬운 형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영하였다. 모든 진화는 생존의 결과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각주:7]


 한편으로 인류의 사촌인 침팬지 암컷은 한번 출산을 하고 나면 5년 동안 발정기를 가지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 여성은 딱히 발정기가 없다. 발정기가 없는 포유류는 아마도 인류뿐이다. 그리고 이 특성은 인간 여성에게 연속되는 임신을 가능하게 한다. 아마도 인간이 번성한 이유 중 하나다.[각주:8]


 현생 인류가 아닌 다른 인류들, 예를 들어 호모 에렉투스 들도 뚜렷한 성차가 있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아마도 현생 인류와 같이 극단적인 차이들이 생겨난 지는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각주:9] 인간 여성이 가진 특징은 대단히 개성적이고, 인간의 특수함을 만들어내는 데 크게 일조했을 것이다.


 잦고 오래 지속되며 하혈량이 많은 월경은 직접 사냥을 하는 데는 불리한 특징이지만, 반대로 육류 섭취의 필요성은 높인다. 생리혈로 잃어버린 철분을 공급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건 고기다. 그리고 여성은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 남성을 제어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개발하였다. 이 또한 지금껏 그 어떤 종족도 가지지 못했던 능력이다.





 “싫어.”


 이건 여자라면 거의 다 가지고 있는 초능력, ‘성관계 거부’다.[각주:10] 지금껏 이런 생물은 없었다. 스스로의 의지와 발달된 감정 능력[각주:11]으로 번식의 본능을 거부할 수 있는 종족은 그야말로 인간 여성뿐이다. 젊은 남자는 이런 능력이 상대적으로 희박하다.[각주:12] 남성이 투척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동안, 여성은 거절 소프트웨어를 키웠다.


 당연히 남성에겐 여성의 이런 진화는 날벼락이었을 수밖에 없다. 발정기도 없고, 성관계를 지속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혁명적 신종의 출현은 동족 수컷에게 가혹한 변화를 요구했다.[각주:13] 이 변화는 현대에도 계속되는 중이고, 그 숙명을 거부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패배자(!)들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물론 결국 진화와 번영은 승자의 몫이다.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남성은 여신을 숭배하고, 여제사장을 받들어왔으며 여성에게 제법 효과적으로 통제되었던 것 같다.[각주:14] 남성이 쿠테타를 일으켜 남성주의적인 사회를 만든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지역마다 꽤 편차가 있었는데,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미합중국 백인들의 서부 개척(이라고 쓰고 침략이라고 읽을 수 있다.) 시대까지도 모계 전통을 짙게 가지고 있었다. 7만년이 넘는 현생 인류의 긴 역사[각주:15]에서 남성 패권이 강했던 시기는 대략 근래 5000년 정도에 불과하다.


 남성이 여성에게서 지배력을 빼앗을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농경과 목축이었다. 수렵 사회에서의 식물 채집 활동은 주로 정착 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남자들이 본격적으로 농사와 가축 키우기에 뛰어들면서 모든 것이 크게 변해버렸다. 여성들은 원래 하던 일을 빼앗겼고, 일부일처제가 정착되면서 여성들의 초능력도 그 힘이 약해졌다. 그와 함께 여제사장들은 종교적 권능까지 잃어갔다. 새로운 최고신은 많은 경우 남성이었고, 더 나아가 남성 유일신까지 등장했다. 이 시대에 역사는 ‘남성들의 이야기(His+story=History)’가 되었고, 여성들은 뒤에서 암약할 수밖에 없었다.


 근대 이후 여성들이 다시 권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가족농업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다시 아침마다 집을 나서는 사냥꾼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새로운 사냥터는 근래 들어 여성들에게도 나름대로의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농경 시대의 초반, 남성들이 여자 일을 가져갔던 것처럼 이젠 여성들이 남자의 일을 하나하나 가져가고 있다. 게다가 이번 일들은 여자들이 꽤 잘한다. 사냥이나 과거의 농경과는 달리. 여자들은 축적된 자본을 운용하는 데 있어 남자들보다 평균적으로 뛰어나다.[각주:16]


 남성들은 보다 평등한 관계를 받아들이거나 여성들과 차별화되는 장점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거 농경 사회처럼 여성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조건은 끝났다. 애초에 그런 불평등함은 자연 상태에도 별로 없다. 많은 수컷들은 공작의 깃털이나 사슴의 뿔처럼 멋진 기관을 진화시키고,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면서 암컷을 꼬드긴다. 일부일처제 또한 농경 사회의 붕괴와 함께 막을 내려가는 중이다. 이 제도는 정착하게 된 남성들에게 필요한 장치였다. 여성을 보다 공정하게 분배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자식인지를 확신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러나 이제는 조건이 변했다.


 여성이 남성을 제어하던 장치는 다시 힘을 되찾고 있다. 현대의 반전은 과거보다 더욱 극적이다. 여자들은 이제 스스로 노력해서 고기와 가죽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남성들에게는 과거의 수렵 사회보다 더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 땐 여자들이 사냥을 못하기라도 했다.






 물론 여자들은 여전히 고기와 가죽을 선물받길 원하곤 한다. 그것은 오랜 세월 여성들이 살아온 방식이기에 어느 정도는 본능에 가깝다. 한편 근래 들어 대한민국에는 여성들의 이런 면을 욕하는 찌질남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마초도 뭣도 아닌[각주:17] 여성 혐오자들은 남성성의 추락과 소멸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이들은 남자들이 과거에 가졌던 특권을 그리워하지만, 그 시절에 남성들이 가졌던 여러 긍정적인 요소들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이들은 새로운 사냥터에서 충분히 활약하지 못하고 있고, 그렇다고 다른 장점을 가지지도 못했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을 자신이 없다. 더구나 심리적으로 성숙하지 못했기에 좌절을 이겨내지 못하고, 여성들을 혐오하는 식으로 자기위안을 삼고 있다. 물론 생태계에서 이런 패배자들을 기다리는 것은 대량사멸의 숙명뿐이다. 이들은 어쩌면 멸종위기 관심 필요종[각주:18]일지도 모른다.



  1. 사진 출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80&contents_id=2112 [본문으로]
  2. 사진 출처.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TM=news&SM=2316&idxno=533999 [본문으로]
  3. 애초에 농사를 짓지 않고 채식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본문으로]
  4. 혹시 오해가 있을까봐 강조하자면, 육식으로 충분히 균형 있는 영양을 섭취하려면 날고기를 먹고 생피를 마셔야 한다. 익혀 먹으면 비타민 등이 많이 파괴되기 때문에 꼭 채소를 같이 먹어야 한다. 한편으로 채식을 하면 체감상 건강해진다는 수많은 증언들의 주된 요인은, 곡류와 저장식에 의존하던 식단에서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는 식단으로 변하는 데 있다. [본문으로]
  5. 출처. http://www.washingtonpost.com/national/health-science/throw-like-a-girl-with-some-practice-you-can-do-better/2012/09/10/9ffc8bc8-dc09-11e1-9974-5c975ae4810f_story.html [본문으로]
  6. 사자 같은 경우는 반대다. 숫사자는 사냥을 잘 못한다. 그 이유엔 여러 설명이 있는데, 갈기 때문에 너무 더워서 (뛰면 체온이 많이 올라가니까) 사냥을 잘 못한다는 주장이 가장 일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외적으로 숫사자가 사냥을 잘 하는 지역도 있는데, 그 지역 숫사자들은 갈기가 별로 없다. 프라이드가 없는 숫사자들은 암사자들을 거느리지 못하기 때문에 먹이를 구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는다. [본문으로]
  7. 진화의 구조적 특성에 대해 무지한 자들은 쉽게 오인하는데, 모든 진화는 변이가 먼저고 그 다음이 생존이다. 즉 변이의 방향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특성을 만들어내고, 그 특성 중 생존한 게 누적되다보면 가시적인 진화가 이루어진다. 현재 생존한 변이의 모든 결과물들은 그것이 생존할 만 했기에 생존한 것이다. 현생인류 여성의 월경이 얼핏 생각하기에는 생존하기에 불리한 특성이겠지만, 결과물을 놓고 보면 오히려 생존과 번성에 유리했다는게 진실이다. 한편으로 월경으로 인한 혈액 손실이 건강에 좋다는 통설은 사실이 아니다. [본문으로]
  8.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이 연장선상에서 인간 여성은 배란기를 감췄고 그럼으로 인해 대부분의 포유류 수컷이 자행하는 ‘암컷 탈취 후의 기존 자식 살해’에서 해방되었다 할 수 있다. 농경 사회 이전의 자연 상태에서는 성관계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데, 인간 남성 입장에서는 여성이 언제 배란기인지 알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적이 있는 여성이 키우고 있는 자식을 자기 자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인류의 번성에 기여하였다. [본문으로]
  9. 아마도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일 거라 보고 있다. [본문으로]
  10. 초능력이라는 말이 농담 같을지 몰라도, 진짜로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건 더 적합한 말이 없다. 모든 개체는 유전자의 생존 노예라는 도킨스식의 전제를 놓고 볼 때, 번식을 자의로 통제할 수 있게 된 인간 여성은 그야말로 ‘새로운 유형의 다세포 생명체’ 쯤에 가깝다. 한편으로 사진 속의 여성은 이 능력을 활용해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중이다. 참조 링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5778371 [본문으로]
  11. 흔히들 이성은 발달된 두뇌로 인한 것이고, 감정은 열등한 걸로 생각하곤 하지만 절대 사실이 아니다. 발달한 감정 능력, 감수성 등은 그야말로 고도로 발달한 지성의 산물이다. [본문으로]
  12. 나이든 남자는 상대적으로 제어가 잘 되는 편이다. 그러나 수렵사회 인류의 평균 수명은 30살 정도로 지극히 짧았기에 그런 남성은 극소수였다. [본문으로]
  13. 다른 영장류에 비하면, 현생인류 남성은 대단히 부성도 강하고 감수성이 발달한 편이다. 이렇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본문으로]
  14. 그러나 이 시대에 남자들이 대접을 못 받았던 것은 아니다. 뛰어난 사냥꾼은 영웅이 되었고, 미녀의 사랑을 차지할 수 있었다. 비록 대머리일지라도. [본문으로]
  15. 이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이 생긴 시기 기준이 아니고, 대략 현생 인류의 공통조상이 아프리카에서 대이동을 시작한 시기 기준이다. [본문으로]
  16. 한 번에 말아먹는 투자나 망할 사업 벌이기는 거의 남자들의 특성이다. 리스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법칙에 의해 남자들이 더 대박을 잘 내긴 한다. 그렇더라도 근현대의 자본주의는 여성에게 더 많은 평등을 가져다주었다. 60년짜리 한국사만 봐도 아줌마들의 부동산 투자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본문으로]
  17. 좀 단순화시켜서 이야기하자면, 내가 판단하기엔 한국 남성들의 주된 문제는 남성성 부족 -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바람직한 남성상의 부재 - 에 있다. 지구촌 남자들이 보편적으로 가지는 우월한 가치. 즉 관대함과 지성, 도전 정신과 용기, 성찰, 생존 본능, 강인한 자아 같은 게 다분히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물론 역사적인 이유가 있지만, 설명하자면 길기에 본문에서 이야기하기는 어렵겠다. [본문으로]
  18. 가시적으로 잘 보이는 문제 요소는 여성 혐오자지만, 그보다 잠재적으로 큰 문제는 소위 초식남의 증가에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 초식남의 증가는 가시적이면서도 심각한 사회문제라 할 수 있다. [본문으로]






 이니스프리 50% 디스카운트 이벤트가 북조선 3차 핵실험을 제치고 실시간 검색 1위에 오르자, 남 일에 관심 지독히도 많은 깨시민 & 넷우익들이 대동단결하여 욕을 하고 있다. 교련 과목을 부활시키자는 둥, 안보교육이 시급하다는 둥.


 아니 그런데 아직 핵실험일 뿐이고, 이니스프리 바겐세일이 더 중요한 게 평범한 인생이 아니던가.


 사실 북조선이 핵실험을 하건 뭘 하건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90년대처럼 북조선에 무슨 문제 터지면 라면, 생수, 쌀 같은 거 사재기하는 게 좋은가? 그런 게 바람직한가?


 아니다. 어차피 북조선 3차 핵실험은 예견되었던 일이고, 시민들은 성숙한 자세로 침착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다. 이번이 처음 핵실험도 아니고 어차피 인생이란 내일 죽어도 오늘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게 아니던가.


 핵실험 같은 문제는 어느 정도 전문가에게 맡겨두는 게 좋다. 물론 관심 많은 사람은 관심 가져도 좋다. 군사주의, 극우적 발언도 정도껏 해야 한다. 수많은 친노주의 깨시민들이 알고 보면 대체로 마초에 극우적이라는 걸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


 바람직한 인간상은 자기 일부터 충실한 사람이다. 오지랖 넓어봐야 그게 배려심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핵실험이 사회문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마 인터넷에 득실대는 여성비하와 혐오발언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