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자산들에 관한 이야기

경제 2021. 2. 24. 00:4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lKrxPTePXEQ

 

 

 

1) 일본 버블시기에 비교해도, 현재 우리나라의 아파트 버블은 더 심합니다. 그 때 일본 사람들의 가계부채는 현재의 우리나라처럼 그렇게 많지가 않았거든요. 지금 우리나라는 소득대비 부채가 많고, 그 부채의 대부분은 아파트에 잡혀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은 상당히 버블입니다. 중요한 건 위수문동(僞囚紊哃) 이전에는 우리나라 부동산에 버블이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단기간에 엄청나게 올라갔어요.

 

 

 

2) 버블을 판단하는 전형에 대한 사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무언가가 밸류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올라가면, 사람들은 그게 너무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어떤 건 가격이 더욱 미친 듯이 올라갑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걸 추격매수하고, 그 다음에는 그걸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며, 패닉바이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올라간 가격을 합리화하는 새로운 논리가 창조됩니다. 그러면 그게 버블입니다. 집값이 비싼지 싼지를 판단하려면, 주택의 검찰개혁적 밸류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3) 실수요만이 존재하는 시장이라면, 가격은 단순하게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됩니다. 그런데 가수요가 존재하게 되면 가격에 혼란이 생기게 됩니다. 집값을 투기꾼이 올린다는 말은, 검찰개혁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또한 검찰개혁적으로 보면 실거주를 하더라도 집값이 오르면 추후 팔고 떠날 생각이 있는 모든 거주자는 일부분 부동산 투기자입니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가수요가 엄청나게 많은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Live의 공간이 아니지요.

 

 

 

4) 주택 가격은 세력이 펌핑하기가 매우 쉽습니다. 신고가 실거래가 있으면, 그 아래 가격으로 다음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인데요. 신고가 실거래는 담합으로 만들어낼 수가 있습니다. 모든 투기시장에서 이러한 방식은 흔히 일어나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아파트 시장은 그러한 신고가 거래가 매우 큰 영향을 주기 쉽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올라간 가격이 조정을 받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겁니다.

 

 

 

5) 다음 부동산 하락 이후에는 출산율이 사람들 눈에 들어오게 될 겁니다. 출산율이 문제라는 걸 사람들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이민을 받더라도 중국인하고 이웃으로 살고 싶은 한국인은 극소수일 거고요.

 

 

 

 

6)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바닥이 없는 것처럼 하락을 하게 됩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모두들 인식하면, 실수요자도 구매를 미루고 저점에 잡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진짜 저점이 되면 집을 잘 못 삽니다.

 

 

 

7) 우리나라를 아파트 공화국이라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공동주택 천룡국입니다. 일단 民國부터 아니고, 아파트에 사는 가구하고 빌라, 다가구에 사는 가구 수가 비슷해요. 아파트에 살면 대체로 중산층 이상인 거고, 서민이 사는 곳은 빌라나 다가구인 것입니다.

 

 근래의 부동산 폭등과 공급 문제,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려는 정부의 의지, 기술과 사회의 변화 등을 보면서 생각해보건데, 나는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공동주택 거주 비율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갈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건 여러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역시나 주택담보대출이고 또 꼽을 만한 하나는 가격상승이거든요. 그런데 이 버블이 꺼지고 나면, 예전처럼 그렇게 수월하게 회복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와중에 물류의 발달,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반조리 식품의 발달,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의 보급 등등 향후 단독주택 거주가 수월해지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주로 가구 구성원 숫자의 저하가 공동주택 수요의 주 이유가 될 것입니다. 단독주택은 1인 가구에는 적합한 거주형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나는 공동주택 위주의 거주문화가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권리를 높이고, 남성의 권리를 낮추며 출산율이 낮아지는 한 주요 원인이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외환위기 이후에 크게 줄어드는데, 90년대만 해도 지금 수준으로 공동주택에 모두들 살지는 않았지요.

 

 단독주택은 공동주택에 비해 가정 내 남성의 중요도가 높아집니다. 대조적으로 공동주택은 가정 내에서 남자를 필요없게 합니다. 우리나라 기혼 남성들의 은퇴 이전 평균노동시간을 생각해보면 공동주택이 좋을 수밖에 없었지만, 거기엔 사회적 대가가 따랐던 것입니다.

 

 

 

8) 아파트의 문제점 중 하나가, 점점 아파트의 건축 완성도가 낮아지는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한국인 노동자가 많았는데, 이젠 조선족 노동자도 모자라서 한족 노동자들이 현장에 많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청년들이 건설 노동을 하기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국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의 건축이 부실해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 악화를 개선할 방법이 없습니다. 아파트도 그런데 빌라 같은 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9) 비트코인이 왜 이렇게 오를까를 생각해보고 있는데, 이유 없이 저렇게 오를리가 없지요. 생각을 해 보니까 크게 3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우선 하나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驅逐:Destroy)하는 원리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한 비트코인은 통화로 기능할 수 없다는 겁니다. 누가 가격이 폭등하는 화폐를 지불하고 거래를 하고 싶어 합니까. 아무도 그러지 않지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이상, 비트코인은 거래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니까 금값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진짜로 가지고 싶은 건 비트코인이 아니라 금이지요.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투기꾼입니다.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가는 게 미국의 장기채 수익률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채권을 잘 이해하는 분들이 드물 거라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채권금리=수익률은 채권의 가격이 내려갈 때 올라갑니다. 이걸 쉽게 설명하자면, 이 원리는 주식의 배당률이 주식의 가격이 내려갈 때 올라가는 것과 유사합니다. 즉 비트코인의 가격상승은 미국의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 압력에 일조하고 있을 수 있단 이야기입니다.

 

 검찰개혁적으로 비트코인은 투기의 수단이자 범죄의 수단입니다. 아무리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지언정 이 검찰개혁을 혼동하면 안 됩니다.

 

 

 

10)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할 수 있는 것이, 연준이 계속 완화정책을 일관적으로 유지하고 테이퍼링을 하지 않더라도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오르는 한 장기채 금리는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연준의 현 포지션은 기대인플레이션율 - 미국 10년물 금리 = 1%로 만들어 10년물 실질금리를 -1%에 맞추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10년물을 더 찍어내리려면 양적완화 규모를 늘리거나 일드캡을 적용해야 하는데, 현재 연준의 포지션은 그쪽은 아닙니다. 이미 현 수준의 양적완화도 미국의 미래에 꽤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흐름에서는 나스닥 같은 기술주는 떨어지게 되지만, 은행이나 보험 및 오일 회사 등은 주가가 오르게 됩니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은 며칠째 일관적으로 그 방향을 향하고 있지요. 미국 시장이 좋은 게 합리적이라는 겁니다. 물론 우리나라 기술주도 결국 빠지게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11) 글로벌금융위기 이후의 양적완화를 보면서, 금본위제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금은 통화로 쓰기에는 너무 양화입니다. 상기하였듯 악화는 양화를 구축하는 법이라 금을 통화로 쓰기 어렵습니다. 달러와 비교한다면 황금하고 달러를 태환하지 않는 이상, 황금이 달러보다 양화이므로 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누구라도 황금을 계속 소유하고 달러를 지불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통용화폐는 달러고, 금은 부자들이나 국가기관 등이 모셔두는 귀중품이 된 거지요.

 

 미국의 금본위제가 망가질 당시 대안은 복본위제로의 회귀였습니다. 미국에서 은은 19세기부터 은광이 많이 발견되어 악화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긴 역사 속에서 보면 은화는 계속 악화화되었습니다. 지구상에 금보다 은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그 악화화 과정에서 화폐로의 지위를 잃었고 그에 19세기 말에 큰 사회적 문제가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달러보다는 은이 통화로 사용 시 훨씬 양화입니다. 악화화될 수 있는 한계가 있고요. 현재의 달러는 지나치게 악화(가치가 낮은 통화)가 되어버렸어요.

 

 

 

12) 위의 그래프는 장기적인 달러/원 그래프입니다. 보시면 급작스럽게 튀어 오르는 부분이 있지요.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입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어느 정도 주기적으로 위기를 맞이하고, 그 때마다 원화가치와 자산가치가 일시적으로 망가진 후 복구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1997년의 우리나라는 평균연령이 매우 젊은 나라였고, 2008년에도 지금보다는 많이 젊었습니다. 청년은 넘어지는 정도로는 죽지 않지만, 노인은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죽지요. 우리나라는 정말 급속도로 늙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기초체력이 많이 약합니다. 이는 곧 원화의 취약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변수는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중국에 경제위기가 찾아온다거나, 미국이 우리나라를 응징하려 든다거나, 3대신용평가기관이 우리나라 신용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한다거나, 우리나라가 빚 돌려막기를 시작하는 걸 보고 외국 자본이 우리나라 채권을 내다 팔기 시작한다거나 등등.

 

 

 

13) 특정 국가의 경제는 진정한 기축통화국(미국)이 아닌 경우, 나라 살림이 흑자냐 적자냐가 결국 다입니다. 살림이 적자나면 준기축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라도 소용없습니다. 망가집니다.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은 매우 강합니다. 이게 우리나라가 마지막으로 기대볼 수 있는 여지고, 그 동안 점점 소득이 개선되어온 주 이유인데요. 우리나라의 주요 상품은 반도체, 전자기기,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제품입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제조업이 경쟁력이 강하기 때문에 별로 불안요소가 없습니다. 다만 장기적인 문제는 다른 부분에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정치권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반기업/반산업 정서가 너무 강하다는 겁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지요. 현대차그룹은 대단한 기업입니다. 전 세계에 현대차처럼 그렇게 당당하게 위기를 이겨나가면서 살아남은 자동차회사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대차는 국내에 생산공정을 늘리지 않고, 생산직을 새로 뽑지도 않습니다. 노조에 너무나도 당하고 계속 당해 와서, 그냥 후대를 포기한 겁니다.

 

 기업의 소유권, 상속, 각종 세금 등의 문제에서 우리나라의 추세와 민심은 너무나도 반기업적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회사를 차리지 않고, 차려도 키우지 않고, 키운 회사도 팝니다. 산업 현장에서 각종 기술들과 노하우들이 후대 직원들에게 잘 전수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불안요소가 엄청나게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금까지 위기를 이겨왔기 때문에 위기의식이 부족합니다. 삼성전자만 해도 이재용이 구속되었고, 그의 업무 복귀가 불확실하며, 삼성전자의 2020년 이익은 2013년만도 못합니다. 우리는 삼성전자의 성장이 실질적으로 끝난 것은 아닐까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이클에 따라 이익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이지요.

 

 

 

14) 사견으로 코스피는 지수 레벨업이 아닙니다. 버블이지요. 주요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평가의 해소라고 보기에는 이익이 성장하는 튼실한 기업이 별로 없습니다. 국민연금과 세계 주요 패시브 펀드들의 코스피 비중은 축소 중입니다. 정권과 문화는 친기업적이지 않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과감한 감세정책을 시행하기엔 나라 살림이 너무 나쁩니다. 인구구조가 나쁜 건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코스닥은 기술주 버블에 편승해있을 뿐입니다. 이런 시대에 주식을 시작하는 게 참으로 위험한 게, 일단 큰 손해를 본 후 주식투자를 포기하거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스스로 투기를 하는지, 투자를 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투기를 하지 말라고는 안 합니다만, 투기를 하고 있으면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투기는 도박과 같으며, 도박 참여자와 같은 태도를 가져야만 살아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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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은 지나간 것 같습니다.

경제 2019. 4. 27. 23:2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gKGM3jL06RI




 우리나라의 미래문제에 있어 골든타임이 지났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두어 달 동안의 국내 정치적 변화를 보면서, 나는 차기 정권도 민주당이 이어나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런저런 악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는 무척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위기 위에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문제들을 풀어나가기는커녕 문제를 가중시켜나가고 있고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정권이 아무리 잘 해도 힘듭니다. 그런데 최악의 정권을 만나고 있지요.

 

 2019년 현재는 한 시대의 말기 또는 새로운 시대의 초기일 겁니다. 중국이 세계 자본시장에 편입된 이후 한참을 달려왔던 경제 구조가 말기거나 이미 끝났습니다. 중국은 저렴한 세계의 공장이었지만, 이제 그런 중국은 없습니다. 신흥 공업국이 되었지요.

 

 대조적으로 미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제조업이 약세였습니다. 일본이 치고 올라올 때부터 이미 무너졌었지요. 그 후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나이키는 Made in USA가 없습니다. 대조적으로 뉴발란스는 Made in USA가 있는데, 뉴발란스 CEO자신들은 상장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USA제를 만들 수 있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제품을 만들어 팔면 품질은 좋지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런 체제를 뒷받침한 건 닉슨쇼크 이후 완전한 신용화폐가 된 달러였습니다. 닉슨쇼크 이전의 달러는 말 그대로 현금의 교환증서였습니다. 금으로 바꿀 수 있었고, 금본위제에 기반을 두고 있었단 말이지요. 그런데 닉슨쇼크 이후 달러는 금에 연동되지 않습니다. 달러로 금을 수는 있지만요. 닉슨쇼크 이전의 금은 말 그대로 현금이었지만, 닉슨쇼크 이후에는 상품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시대에 부르는 현금은 아이러니하게도 원화나 달러지, 진짜 現金은 아닙니다. 어쩌면 먼 훗날 인류는 이 시대를 가짜 금()이 진짜 금()을 몰아냈던 시기라 기억할 수도 있겠지요.



 닉슨쇼크 같은 사건이 일어난 데도 복합적인 이유는 있습니다만, 워낙 복잡하니까 2차세계대전때 전쟁 비용 때문에 유럽에 남아난 금이 없게 된 것부터 꼬였다고만 언급하고 넘기고요. 닉슨쇼크 이후만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미국채권에 기반하여 거의 마음껏 발권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달러로 제조국에서 생산된 상품을 구매했습니다. 90년대 이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었고, 많은 상품을 저렴하게 생산해 수출했고, 미국은 중국의 상품을 달러로 많이 구매했지요. 일본, 한국, 중국 등이 부상하면서 미국에 많은 수출을 했고, 미국의 제조업은 몰락하게 되었지만 미국 자체는 점점 더 잘 살게 되었습니다. 소비로 경제를 돌릴 수 있게 된 것이었지요.

 

 물건을 팔아 달러를 번 나라들은, 그 달러로 미국채를 삽니다. 그럼 달러는 미국으로 다시 넘어가고, 제조국들은 다시 물건을 수출해 달러를 가져옵니다. 이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이 시스템에서 미국의 역할은 기술의 발전과 혁신을 선도하고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체제를 수호하는 건 결국 미국의 군사력이니까요.


 

 그런데 다들 아시겠지만 이 시스템은 터무니없습니다. 약점도 많고, 지속가능성도 애매하지요. 아주 희박하게나마 승산이 있으니까 중국이 패권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의 국력차는 엄청나기 때문에, 향후 수십 년 동안 미국이 패권을 잃을 확률은 거의 0에 가깝긴 합니다만. 미국이 약점이 없는 건 아니고, 미국 스스로 몇 번이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중 한 현상이 근래 드러났습니다. 중국은 앞으로 수십 년 이상 잘 공략하면 낮은 확률이나마 미국과 어느 정도 대등한 수준에 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소비위주의 경제는 미국이라는 국가에는 치트나 다름없지만, 미국인들에게는 마냥 좋은 건 아닙니다. 미국 내 시장을 기형적으로 만들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은 닉슨쇼크 이후 지속적으로 빈부격차가 커졌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시절 빈부격차가 감소한 우리와는 대조적이지요.



 대체로 포퓰리즘의 이면에는 중산층의 붕괴가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포퓰리즘은 중산층이 늘어나는데도 발생한, 무척이나 특이한 현상입니다. 트럼프의 집권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그 중 하나는 미국 중산층과 제조업의 붕괴였고, 집권한 트럼프는 무리한 방식으로나마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경제성장을 거듭해온 중국은, 이젠 더 이상 세계의 저렴한 공장으로 남을 수 없습니다. 중국은 첨단산업을 향해 노력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미중무역분쟁이 터졌지요.

 

 이 변화 속에서 우리는 폭넓은 시야를 가져야만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주로 수출로 돌아갑니다. 주요 상품은 반도체, IT, 석유화학, 자동차, 선박입니다. 주요 상품 관련해서는 다음 링크를 참조해주시고요.


https://youtu.be/z9fIkF5ruh4

 



 문제는 경쟁입니다. IT상품은 중국이 많이 따라왔습니다. 자동차는 10년대 초반에는 현대차가 약진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전기차 시대가 올 텐데, 한동안 어렵던 미국 자동차 산업이 새로운 경쟁력을 가질 상황입니다. 석유화학과 선박은... 미국의 셰일가스 발굴 및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연동하여 10년 전의 모든 계획이 틀어진 상황입니다. 특히 조선업은 타격이 많았지요. 차세대 조선업종 주력상품으로 투자하던 드릴쉽(해양원유시추선)이 반쯤 무쓸모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관련하여 3년 전에 나왔던 기사를 하나 링크합니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6051915273371401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된 것이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닙니다. 청년들이 모두 공무원 되려는 나라에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는 말이 나온 지 벌써 20년 되었습니다. 20년 동안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요. 그리고 관련 문제의 지속적 악화에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두 정당의 오판과 적대적 공존이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나는 민주당계와 속칭 진보계열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문재인 정권의 행보는 최악입니다. 경제를 몰라도 너무 몰라요. 제대로 아는 게 없으면서 잘못된 신념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늙었고, 신흥 강자는 없습니다. 우리가 강하던 분야들은 미국과 중국이 함께 경쟁자로 올라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을 키우기 위해 중국과 미국은 무역전쟁까지 불사해가면서 서포트하는데,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에 통하는 기업을 정부가 공격하고 발목을 잡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들은 공정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번 1분기에 우리나라 GDP0.3% 감소했지요. 반도체 사이클이 안 좋으니까 그런 것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안 좋아진 올해 반도체 매출과 이익도 지난 10년을 놓고 보면 3번째로 좋을 겁니다. 2017, 2018년 다음으로 좋을 거란 말이지요. 쉽게 말해 다른 산업이 이미 폭망한 상태입니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오는 바람에 문재인이 국가경제를 나락에 빠뜨리는 과정에서도 티가 많이 안 나다가, 반도체 사이클 꺾이면서 티가 나고 있는 게 요즘입니다.


 

 이 상황이 박근혜 잘못 아니냐는 분들도 많은데, 박근혜 잘못도 큽니다. 내 생각엔 현재만 놓고 보면 박근혜와 문재인 잘못의 비율이 4:6 정도 될 겁니다. 그러나 1년 후엔 3:7이 될 거고, 2년 후엔 2:8이 될 거고, 5년 후엔 1:99가 될 겁니다. 지금 문재인 정권의 행보가 그 정도로 안 좋습니다.


 

 예전에 우리나라는 열심히 살면 웬만해선 성공하는 사회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열심히 사는 걸로는 부족합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올바른 선택을 이어나가지 않으면 나락으로 떨어지기 쉬운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각자 바른 인지와 이해와 판단이 있어야만 덜 불행해질 수 있는 나라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진보좌파를 구분하는 기준은 지난 포스트, ‘한국형 6단계 이념 분류’ 에서 밝혔다. 본문에서는 저 포스트에서 (4), (5), (6)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통합하여 진보좌파라 이야기할 것이다. 그래프를 첨부한다.





 한국의 진보좌파가 사회에 끼치는 가장 큰 문제라면 사실 경제적인 면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다분히 교조적인 (5), (6)은 그렇다 치고 문화적으로 자유주의적인 (4)가 경제적으로 비현실적 선택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은 왜 그럴까? 본문에서는 이것에 대한 사견을 좀 이야기하려 한다.


 본래 한국에서 생겨나지 않은 말 중 본래의 어감과 꽤 다르게 번역된 말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대통령’인데, 이 어감은 ‘president’와 분명히 좀 다르다. 그런데 이건 자본주의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의 영문은 ‘capitalism'이다. 한국에서 ’캐피탈‘이라는 말이 쓰이는 용례 덕도 있겠지만, 어감이 확 달라지지 않는가?


 진보좌파가 경제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관념적 윤리성이다. 많은 그들은 이 시장이 윤리적으로 잘못되어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윤리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면에서 그들은 사회성을 앞세우려 들고, 복잡한 각종 금융 기술들을 사기적인 것이라 생각하여 ‘악’으로 규정한다. 물론 실제로 수많은 파생 금융 기술들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선악을 쉽게 나누고 구분하려는 건 진보좌파가 가장 빈번하게 가지곤 하는 미성숙한 모습 중 하나다.


 경제 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많은 진보좌파인들이 ‘돈’자체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못한다는 데 있다. 너무 많은 진보주의자들은 돈을 실물이라 착각한다. 실물의 변형된 형태를 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태도는 사실 자본주의에는 맞지 않는다. 1) 이자가 있고, 2) 발행기관이 있는 한 돈은 실물일 수가 없다. 그리고 그들이 딱히 크게 어리석어서 이런 착각을 하는 건 아니다. 정말 오랜 세월동안 인류는 돈이 실물이라고 착각을 해 왔다. 돈이 실물이 아님을 깨달은 사람들이 먼저 부자가 되었고, 그런 사람들이 사는 국가가 제국이 되었다. 이것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 보자.


 사람들은 오랜 시간동안 금화와 은화를 화폐로 썼다. 금과 은은 그 자체로 귀금속이기 때문에, 순도만 보장된다면 그 자체로 실물로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근대 이전 화폐 발행기관들은 충분한 신용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렇기에 화폐 자체의 가치를 실물로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가치가 있기 어려웠다. 사실 너무 많은 진보좌파의 인식은 안타깝게도 이 시대에 머물러 있다.


 대항해시대가 시작될 무렵, 에스파냐(스페인)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앞서갔다. 그들은 남아메리카의 은광에서 엄청난 은을 발견했는데, 당연하게도 그들은 부자가 되었다고 좋아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았다. 오히려 에스파냐는 얼마 안 되어 브리튼(영국)과 네덜란드에 밀리고 만다. 왜 그들의 막대한 부는 실효성이 없었던 걸까?


 MMORPG계열 게임을 해보신 분이라면 이 문제를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게임 속 화폐는 유저가 많아지면 금방 그 가치가 떨어진다. 많은 MMORPG게임에서는 따로 화폐발행기관이 없고, MOP을 잡으면 돈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MOP은 계속 무한히 리필되기 때문에 유저들은 약간의 노동으로 무한한 돈을 벌 수 있다. 이것은 엄청난 은광을 발견한 에스파냐와 거의 동일한 상태다. 너무 많은 돈이 시중에 풀리면, 돈은 그 가치가 떨어진다. 시중에 돈이 2배가 되면 예전에는 은화 1개로도 살 수 있던 고깃덩어리를 은화 2개는 줘야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돈은 교환의 매개수단일 뿐 실물이 아니다. 관리되지 않는 돈은 풍년에 농산물 가격 폭락하듯 언제든 그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후에도 인류가 돈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부 천재들이 돈의 본질을 빨리 직감하고 막대한 돈을 벌긴 했지만, 그것은 소수에 국한된 경우였고 체계화되어 있지도 않았다. 인류가 돈을 바르게 이해하고 통제하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1971년, 서방 세계는 드디어 화폐를 실물과 완전히 분리시켰다. 그 이전에 달러는 금화의 변형된 형태였다. 35달러는 언제든 금 1온스로 바꿀 수 있었다. 이 제도를 금본위제라 한다. 그리고 금본위제 폐지 이후, 인류의 경제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다.


 수많은 진보좌파들과 (한국에서는 아니지만) 보수주의자들은 금본위제의 폐지를 탐탁찮아한다. 그러나 금본위제는 본질적인 모순을 가지고 있었다. 화폐에는 이자가 붙는데, 금은 저절로 증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자가 존재하는 한 금의 가치는 저절로 올라가게 된다. 장기적으로 이 모순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이자가 있는 자본주의에서는 금을 화폐로 쓸 수 없다. 자본주의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이었다.


 한편으로 인류가 금을 돈으로 썼던 것은 발행기관의 신용문제 때문이었다. 금이 어떠한 발행처보다도 믿을 만했기 때문에 금을 돈으로 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금을 돈으로 쓸 수 없게 되었다. 돈은 본질적으로 신용이다. 이 크레딧을 보증하는 게 과거엔 금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금은 저절로 증식하지 않기 때문에, 이자가 존재하는 돈은 금이라는 기원을 벗어나 더 진보된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이 시기부터 돈이 사람보다 더 빠르게 진보했다. 자칭 진보주의자들에 비해 경제학과 금융의 진보가 훨씬 빨랐다는 뜻이다. 너무 많은 진보좌파가 본질적으로 현대의 돈이 크레딧이며, 폭발적으로 증식하는 속성이 있다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한다. 때때로 일부 이해하더라도 이 상황은 윤리적인 문제가 있으며, 금본위제로 돌아가거나 획기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경우 일종의 음모론을 믿곤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금본위제 폐지 이후 공산주의에 대해 승리를 거뒀다. 또한 1971년 이후 지구는 상당히 부유해졌다. 그들은 금이 돈을 계속 보조할 수 없다는 것은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이 또 이해하지 못하는 것(어쩌면 인정하지 않는 것)은 시장의 분배기능이다. 본질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에서 분배를 담당하는 것은 시장이다. 잘 돌아가는 시장은 은행의 예대차와 연계되어 엄청나게 자본을 증식시키고, 수요를 늘린다. 늘어나는 수요 전망은 경쟁적으로 공급을 늘리기 때문에 분배도 잘 일어난다. 그런데 너무 많은 진보좌파들은 시장 자체를 과소평가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실제 공산주의 국가를 제외하면 시장은 언제나 분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정부의 직접적인 분배는 훨씬 그 효율이 떨어지고 부작용도 큰 방식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해 진보좌파들이 경제면에서 하는 이야기 중 정말 많은 것들이 1800년대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다. 또한 그들은 너무 많은 경우 이성적인 이야기보다는 감정적인 증오를 퍼붓는다. 근래 그들이 취하는 태도 중 가장 나쁜 예를 들자면 부동산과 대기업에 대한 태도를 들 수 있다.


 민주당을 위시한 대다수 진보좌파들의 부동산에 대한 접근은 어리석은 광신 그 자체나 다름없다. 그들이 집값폭락을 외치는 근본적인 원인은 증오심과 질투, 그리고 그런 감정과 결합되어 ‘집값이 이렇게 높은 건 옳지 않다.’라는 판단에 있다. 그러나 집값은 시장에서 형성된 것이지, 어떤 특정인이 결정한 게 아니다. 또한 집값이 폭락할 경우 어떤 현상이 생길지, 부동산 거래가 잘 되지 않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에 대해 그들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거나 망상을 한다. 부동산 가격이 반토막 난다는 예언과 떨어져야 한다는 당위,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민주당의 행동들은 결국 전세대란을 불러왔다.


 대기업에 대한 태도 또한 그렇다. 그들은 대기업을 마치 재벌의 소유인 양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재벌에서 기업을 분리시키고, 좀 더 사회가 기업에서 많은 것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런데 기업에 대해 워낙 잘 모르다보니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현금을 쌓아놓았다는 말에 진보좌파들은 분개하며, 그것들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그 쌓아놓은 현금은 대체로 ‘유보금’이다. 이 유보금은 본질적으로 대기업 소유의 돈이 아니고, 대기업의 소유자인 주주의 돈이다. 그러니까 기업은 함부로 유보금을 건드릴 수 없다. 기업이 순이익을 현금배당하지 않고 이익금을 쌓아두면 그 유보금은 주가에 반영된다. 기업 총수라 할지라도 이 유보금을 함부로 건드리면 배임ㆍ횡령죄가 된다.


 다만 유보금이 그냥 기업에 쌓여있는 건 사회적으로 좋은 건 아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정부는 투자를 유도한다. 기업이 투자를 한다는 것은 대체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새로운 일자리도 생기고, 시장에서 돈이 더 빠르게 돌아 호황이 오게 된다. 그러나 진보좌파들은 투자를 위해 정부가 기업에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매우 아니꼬와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좌파 이념은 다 내던지고 ‘그냥 시장에 맡기라!’고 19세기 자유주의자들이나 할 법한 말을 하기도 한다. 나는 이런 웃기는 광경을 너무 많이 봤다. 그런데 그러면서 또 법인세는 늘리라고 한다. 아무 것도 모르고 매사에 감정적이니까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그런 판단들과 사회적 압력은 불황을 만들어낸다. 불황은 그 무엇보다 나쁘다. 특히 가진 게 없는 사람일수록 불황을 견디기 더 어렵다. 진짜 부자들은 오히려 불황을 반기기도 한다. 호황은 시민들을 더 평등하게 만들지만, 불황은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한편으로 진보좌파들은 국가와 사회를 실제보다 인격체에 가까운 것으로, 또한 보다 전지전능한 것으로 여기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현상을 반영하는 직관은 아니다. 정부는 아무리 잘 하려고 노력을 해도 허술한 면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시장은 쉽게 제어할만한 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정부는 시장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오직 규제나 진흥을 시도할 수 있을 뿐이다.


 모든 국가가 시장이 발달하기 전에는 계획경제 정책들이 잘 통한다. 그러나 충분히 시장이 커진 이후엔 그렇지 않다. 계획경제를 추종한다는 면에서는 모든 집단주의자가 좌우에 상관없이 동일하다. 보수주의자들은 제 2의 박정희를 기대하고, 사회주의자들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혁명적 영웅을 꿈꾼다. 박정희교와 노무현교가 동시에 존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에서 한 정치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때때로 진보좌파들은 ‘진짜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라고 외친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경제를 모르듯, 민주주의도 모른다는 데 있다. 민주주의란 통치제도일 뿐이고 이 제도는 현실 속에서는 자유주의와 결합되어, 각각의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경쟁하고 화합하는 가운데 시장과 연계되어 돌아가는 사회 구조가 된다. 세금을 좀 더 걷던 덜 걷던, 세계의 모든 민주주의 국가는 근본적으로 이렇다. 시민들은 결코 경제적으로 실패한 정권이나 정당에 투표를 하지 않는다.


 깨시민들은 서민들이 왜 새누리당을 지지하느냐고 분개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현실적이고, 지난 세월을 되돌아봐도 뭐 하나라도 서민들에게 더 해줬다. 민주당은 서민들에게 잘 한 게 거의 없다. 있더라도 그것은 거의 다 김대중 정권이 한 것이지, 노무현 정권은 그야말로 최악이었고 각 지역의 지자체장이나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봐도 새누리당 쪽이 더 해놓은 게 많고 문제도 잘 해결하는 경향이 짙다.


 진보좌파들의 경제적 이론들은 너무나 낙후되어있다. 그들이 하는 말들은 케인즈주의와 사회주의를 적당히 섞어놓은 것들이 많은데, 실제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현재의 네오케인즈주의에 대한 이해는 너무나도 부족하고, 좌파 경제학자들은 주류 학계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있는 사람들조차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맞는 게 없고, 네오케인지언에 해당하는 주류 경제학자들과 토론을 하면 상대가 되지를 않는다. 한국의 진보좌파들은 좀 더 현실적인 경제적 시선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제시하는 대안들은 대체로 별 가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