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문제점은 하나 둘이 아니고 거의 모든 게 문제이긴 합니다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하나만 꼽자면 부동산&금융입니다. 주택과 담보대출, 더 나아가 금리에 대한 태도야말로 야권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어차피 저는 새민련에게는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으니, 새누리당이 아닌 앞으로 나올 새로운 정치 세력들을 위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정당은 주택과 대출 문제에서 현실성을 가져야만 집권할 자격이 있습니다.

 

 야권은 이 문제에 있어 원천적으로 국민의 사유재산을 보호해줄 생각이 없습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일종의 사회주의가 있고, 사유재산을 원천적으로 부정하고 기득권을 전복하고자 하는 잠재적 욕망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그들이 경제를 이야기하고, 경제정당이 되겠다는 언론 플레이를 해도 진정성이 없는 것입니다.

 

 오해가 없기 위해 부연하자면 저는 그들이 비윤리적이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막연한 이상향은 모두가 평등하고 검소하게 살아가며 가지지 못한 자들이 기존의 기득권에 치이지 않는 그런 세상일 겁니다. 물론 그저 꿈만으로는 현실이 좋아질 수 없지만요.

 

 어쨌든 대다수의 국민은 크건 적건 사유재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사를 가거나 고인의 유산을 정리하면, 각자가 가진 게 생각보다 많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인 개개인의 재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부동산입니다. 한국인은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으로 재산을 축적합니다. 그 결과 가구 기준으로 한국인은 과반이 주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율로 치면 2014년 기준 58%입니다.

 

 만약 대선이 양자구도가 되었을 때 한 쪽 후보는 집값이 상승 또는 회복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반면 다른 한 쪽 후보는 집값이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시작부터 결과가 어느 정도 정해진 게임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현상은 지난 2012년 대선에 빚어졌었어요.

 

 민주화 이후 많은 사람들이 20대에는 진보를 열렬히 지지하다가도 나이가 들면서 이탈하게 되는 건 부동산 문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혼인 연령이 늦어지다 보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은 되어야 결혼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정말 많은 경우 이 과정에서 주택 구매를 고려해보게 됩니다. 물론 임차 생활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부부가 성실하다면 보통은 그래도 40대에는 주택 구매를 진지하게 고려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사실 주택 시장은 심각한 하락장이 아니고 세금 문제가 크게 걸리지 않으며 또한 단기거주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결국 주택을 구매하는 게 이익인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시장의 원리 상 주택은 구매하는 게 주택을 임차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이익입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주택 보유자는 (자가거주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주택을 매도하거나 임대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임대는 매도보다 이익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선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결정권은 거의 전적으로 (정책적으로 주택 거래를 억제하려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주택 보유자에게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해당 주택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한 주택 가격은 추세적으로 오르게 되어있으며, 가치 있는 주택을 임차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손해가 됩니다. 매도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낡았거나 입지가 나쁜 주택은 예외지만요.

 

 여러 이유로 주택 보유를 꺼리던 사람들도 대체로 40대쯤 되면 이 원리를 깨닫게 됩니다. 특히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임차가 그만큼 더 손해고요. 여담입니다만 흔한 오해와는 달리, 중앙은행은 금리를 조절할 권한은 있습니다만, 마음대로 금리를 조절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주택을 보유하게 되면 정치적 입장이 변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최소한 야권 인간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지는 좀 깨달을 수 있게 되지요. 주택 보유자한테 너님 주택 가격 좀 떨어져야 해요.’ 라는 말은 보통 월급쟁이한테 너님 월급 좀 깎여야합니다.’ 라는 말하고 정말 별 다를 게 없습니다. 피해액수로 치면 사실 40대 중반만 되어도 보통 전자 쪽이 훨씬 클 확률이 높고요. 대략 45살인 노동자는 앞으로 월급은 대략 10~15년 탈 텐데, 그런 사람한테 (당신이 그동안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모아 산) 주택 가격 떨어지라고 하면 그게 어떻게 들릴지는 뻔한 것 아니겠습니다. 그러니까 30대에도 새민련 지지하던 사람들이 40대가 되면 새누리당을 지지하게 됩니다. 이게 현실이에요. 현실을 전혀 모르는 어린 야권지지자들은 무슨 특별한 부자여야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던데, 실제로는 새민련쪽이 당선될 경우 경제적 이익을 볼 사람은 그리 다수가 아닙니다.

 

 더 나아가 만약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가 되면, 그건 곧 위기를 의미합니다. 시장과 개개인과 기업, 그리고 정부는 위기에 대응하는 게 당연한 겁니다. 하락을 방지하려 노력하게 되지요. 당신의 월급이 줄어들거나, 당신의 예금이나 연금이 문제가 생겨도 정부는 그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이건 부동산도 똑같습니다. 정부는 시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시민이 안정감을 가지고 소비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시장은 소비를 해야 돌아가고, 기업은 물건과 서비스를 팔고 노동자를 고용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새민련은 부동산에 대한 부정적 망상을 버릴 생각이 없습니다. 그들이 몇 년째 주장하는 전월세상한제부터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 주장을 하는 건 그들이 부동산 현실에 매우 무지하고, 평범한 시민들의 삶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요. 고집 센 운동권 기득권 세력이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전월세 상한제는 현행 임대차 2년 보호에 더해 5%내 인상만 가능한 2년을 추가할 수 있게 하겠다는 건데요. 이러면 실질적으로 임대인 입장에서는 4년 계약이 됩니다. 물론 이건 진짜로 말도 안 되는 소리지요. 조금 설명해 볼까요?

 

 일단 이러면 주택 보유자들은 일단 주택을 임대 놓는 것의 메리트가 줄어듭니다. 임대와 매도 중 고민하는 경우라면, 매도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우선적으로 임대 공급이 줄어듭니다. 이러면 공급하락으로 임대차 시세가 높아지게 되지요. 게다가 기간도 기니 임대인은 처음부터 가격을 높게 받으려 노력하게 됩니다. 시민은 제도의 의도를 수용하는 게 아니고, 제도에 대해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마련이지요.

 

 한편으로 개인 기준에서 4년씩 세를 주는 건 꺼려질 수 있기 때문에, 개인보다는 임대사업자 및 임대사업법인에 의한 임대주택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개인이 매도한 걸 사업자들이 매수해 임대사업을 벌이는 게 일반화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경우 개인 임대차와는 달리 과세가 되기 때문에, 과세가 되는 만큼 그 비용이 임차인에게 전가되게 됩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현재 한국 임대차 시세는 면세가가 기준이거든요.

 

 정책이란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의도는 좋았다? 그런 건 무책임한 변명입니다. 현실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펼칠 능력이 안 된다면 정치를 해서는 안 됩니다. 정책의 일차적인 결과조차 예측하지 못하는 수준으로는 선거에 나서면 안 되는 것입니다. 이렇기에 새누리가 아무리 못하더라도 새민련을 비롯한 야권은 국민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어쨌든 시대는 앞으로 나아갑니다.

사회 2015. 7. 2. 11:22 Posted by 해양장미

 별 지각없이 있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지난 주말에 있었던 퀴어 페스티벌에, 미 연방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 그렇다면 이것은 변화입니다. 아마 몇 년 내로 한국도 제도적인 변화가 올 것입니다. 낮지 않은 확률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공개된 동성애자 국회의원도 나오고 지자체장도 나올 겁니다.

 

 사실 퀴어 페스티벌은 매년 초여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그다지 보편적인 관심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었지요. 한국은 성에 대해 굉장히 왜곡되고 기이한 사고구조가 만연한 나라라서, 퀴어뿐만 아니라 성에 관련하여 그 어떠한 진보적인 시도를 하더라도 사회에 받아들여지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변수가 된 게... 그러니까 작년부터일 겁니다. 작년 말에 박원순이 인권선언을 뒤엎어버리고, 이후 퀴어 페스티벌이 금지되네 어쩌네 하면서 이것이 성소수자의 문제를 넘어 정치적인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에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였고, 때마침 절묘하게 미 연방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보도가 뜨면서 더욱 많은 대중들이 이 문제를 자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장소가 바뀐 것도 한 원인이겠습니다만.

 

 그렇더라도 저는 극단적인 개신교 단체의 증오와 불안이 아니었다면 이 사안이 이만큼 대중의 관심을 받기는 어려웠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보이는 비정상적인배타성과 혐오 정서가 수많은 정상적인사람들을 자극한 것이겠지요. 성소수자는 상대적 소수자일 뿐이지만, 광신도는 확실하게 비정상이고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지요. 심지어 교회 세력은 동성애 반대 집회를 하면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까지 사용했다고 하니 정말로 정신이 나간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외신에는 그들이 축제의 당사자로 보도가 되었어요. 차이코프스키는 동성애자였습니다.

 

 이제 다음 순서는 차별금지법의 제정과 그 집행입니다. 김한길이나 박원순 등 여러 비겁한 정치인들이 차별금지를 법제화하거나 선언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왔습니다. 용감하고 정의로운 정치인이 앞장 서야 합니다. 물론 차별은 성소수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럼 본문의 주된 주제는 이 정도로 마치고, 화제가 화제이니 몇 가지 부록을 곁들이자면...

 

 

1) 그 심리 및 행동 매커니즘에 있어 성소수자 반대에 나서는 정신 나간 개신교 세력과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깨시스트 세력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 들으면 양쪽 다 펄쩍 뛸 것 같긴 합니다만. 전자는 목사 말 말고 예수 말을 들어야 하고, 후자는 말년의 노무현 말을 들어야죠.

 

2) 정말 흔하게 잘못 쓰는 용어로 성정체성이 있습니다. 성정체성은 이성애/동성애/양성애/범성애/무성애 같은 걸 이야기할 때 쓰는 말이 아닙니다. 성정체성은 Gender Identity를 의미하며 (인터섹슈얼을 논외로 하고) 시스젠더냐 그렇지 않느냐에 적용할 수 있는 용어지요. 이성애/동성애/양성애/범성애/무성애 문제에선 성적지향이나 성적취향 같은 말을 쓰는 게 맞습니다.

 

3) 새누리당에는 극단 개신교 세력이 꽤 뿌리박혀 있는 면이 있습니다. 특히 몇몇 인물들이 좀 그렇지요. 저는 이것이 장기적으로 새누리당을 분열시킬 수도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4) 물론 퀴어 혐오 및 혐오의사 표출이 개신교도만의 특질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꼰대와 수꼴, 무례한 오지라퍼, 소심한 겁쟁이가 참으로 많은 법이니까요. 대체로 수구성은 미성숙함과 용기 없음에서 비롯됩니다.

 

5) 인권이나 진보 같은 관념과 무관하게 현실적인 이성애자라면 동성혼에 찬성하는 게 좋습니다. 동성혼이 허가되지 않고, 동성애에 배타적인 사회에서는 많은 동성애자들이 현실적인 이유로 이성과의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 (양성애나 범성애 성향을 가진 게 아닌 이상) 배우자를 영원히 사랑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 사실을 평생 또는 매우 장기적으로 숨길 수도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그런 결혼은 동성애자에게만 불행한 게 아닙니다. 모든 이성혼을 선택하는 사람이 이런 피해의 당사자가 될 수 있고, 내 가족과 이웃 또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