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추억

정치 2015. 8. 24. 17:05 Posted by 해양장미

 한명숙 유죄판결이 나왔으니 그 동안 미뤄왔던 골프의 추억이야기도 해봐야겠네요.

 



 

 이 골프 말고요. 참여정부 시절 골프 사건 이야기입니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노무현부터 골프를 좋아했고, 더 나아가 골프와 관련해서 사건이 좀 있는데요. 일단 한명숙부터 이야기해보자면, 한명숙은 이번 9억 수수 사건 말고도 골프와 관련해 비리들이 있습니다.

 

 일단 국민의 정부 말기, 한명숙은 여성부 장관이었는데요. 당시에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 일제 골프채 천만원어치를 받습니다. 이 곽영욱은 이미 무죄판결이 난 한명숙 5만달러 뇌물 수수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골프채는 증거가 사실로 확인되었으나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또 별개로 곽영욱은 한명숙에게 천만원 수표를 줬다고도 증언했으나, 이 역시 검찰은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골프채건 천만원 수표건 별개의 사건이고, 한명숙같은 권력자를 천만원짜리로 기소하는 건 검찰에게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골프채 사건에서도 한명숙은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증거가 빼도 박도 못하게 남아 있던 게 당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명숙은 2008년과 2009, 곽영욱 소유의 제주 골프빌리지를 26일간 무상으로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골프 비용까지 곽영욱에게 접대받습니다. 이 역시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캐디의 증언으로 사실이 확인되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9억까지 유죄판결 나왔는데 피해자인 척, 깔끔한 척 하고 있는 분이 한명숙입니다. 해 드실 거 다 해 먹고, 받을 거 다 차곡차곡 챙겨 받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원래.

 

 그렇지만 이건 본문의 서론에 불과하지요. 참여정부 최대의 골프 트러블 메이커는 한명숙이 아니니까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만한 골프 매니아, 이해찬이 골프 트러블을 4차례에 걸쳐 일으켰고 그 사건 속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아주 큰 사건의 조연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거든요.

 

 이해찬은 20046월 고건의 뒤를 이어 총리직에 오릅니다. 그가 골프로 인해 첫 트러블을 일으킨 건 3개월 후인 9월이었는데요. 200493일 포천 군부대 대전차포 사격훈련 사고로 2명이 죽고, 12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에 5일 이해찬은 조문을 가는데요. 문제는 이해찬이 골프를 하다 조문을 갔다는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성남에서 골프를 치다가 곧바로 가서 조문을 했는데, 유가족들이 이것을 알게 되어 유감을 표명했고 총리측에서는 "총리 일정이 너무 빡빡해 운동은 일요일에만 하실 수 있다""운동을 하시더라도 꼭 업무와 관련해 운동을 하신다." "작전 중 희생자는 몰라도 오발탄 사고로 인한 희생자를 총리가 조문간 일은 없는 걸로 안다." "이번에는 총리께서 군 사기를 생각해 갑작스레 조문을 결정하셨다."고 답했던 게 첫 번째 일입니다.

 

 이거야 큰 문제 아닐 수 있는데 유가족들 입장에서는 마음이 상할 수도 있겠지요. 물론 이때만 해도 국민들은 이해찬이 얼마나 골프에 깊이 빠진 인물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건은요. 바로 이듬해인 20054월에 터집니다.

 

 200544일 오후 1150분경, 천년고찰 낙산사와 973ha를 불태운 것으로 기록된 양양 낙산사 산불이 시작됩니다. 대한민국사 최악의 산불 중 하나인 이 사건은 당시 인근의 소방관, 경찰, 공무원, 군인 등을 모두 총동원한 초기진화로 5일 오전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데, 마침 5일은 식목일이었고 이해찬은 그날도 식목일 행사 후 산불이 진화된다는 보고를 받고는 즐겁게 골프를 치러 갑니다.

 

 그렇지만 산불 앞에 방심이란 있을 수 없는 거지요. 당시 양양엔 순간 최대풍속 32m/s에 달하는 폭풍이 불고 있었고, 산림 또한 인화성이 강한 소나무가 주 수종이어서 불길을 잡기 쉽지 않았습니다. 5일 오전 소강상태를 보이던 산불은 강풍에 다시 번져나갔고, 포천에서 골프치던 이해찬은 중단하고 서울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까이지요. 전여옥한테 까이고, 민주당한테도 까이고, 결국 열우당 내에서도 사퇴 소리가 나옵니다. 그렇지만 그 정도에 굴할 이해찬이 아니지요.

 

 같은 해 72, 우리나라 남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뜨고 수해가 생깁니다. 그렇지만 이 때도 이해찬은 제주에서 골프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까였죠. 그렇지만 이해찬 측은 수해상황 등을 즉각 즉각 보고를 받기 때문에 일처리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항변하는 용감무쌍함을 과시합니다. 일단 이 때도 넘어갔지요.

 

 마지막 대사건은 이듬해 200631일에 터집니다. 당시 세종문화회관에서 3.1절 기념식이 열렸는데, 이해찬은 거기 불참하고 부산 내려가서 기업인들과 함께 골프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때 제가 위에 넌지시 언급한 유명 사건의 한 조연과 같이 골프를 치기도 하지요 그는. 물론 골프 비용은 기업인들이 냈다고 전해지고요.

 

 가뜩이나 여러 번 골프로 구설수에 올랐던데다, 3.1절 행사까지 빠진 그에 대해 노무현도 견디기 힘들었던 걸까요? 310일 결국 청와대가 사건 조사에 나섭니다. 그리고 이해찬은 15일 총리직에서 내려오게 됩니다.

 

 자. 그런데 31일에 이해찬이 같이 골프쳤던 인물 중 그 유명 사건에 연관되었던 인물이 누구였을까요?

 

 류원기라고 하면 아실까요? 이미 다큐나 뉴스에 여러 번 나온 이름이라, 제가 한 번 더 실명을 말하는 게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잘 기억이 안 나신다고요? 그는 영남제분, 지금은 한탑으로 이름을 바꾼 그 회사 회장입니다.

 

 이래도 잘 기억이 안 나실 분들이 많겠지요? ‘사모님 여대생 하양 청부살인사건을 기억하시나요? . 그 살인사건을 사주한 사모 윤길자의 남편이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입니다. 그는 친 이해찬쪽 기업인으로, 당시 3.1절 골프파동의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윤길자는 실형을 받고 수감되었지만, 이후 극단적인 특혜를 누리고 있었다는 건 2013그것이 알고 싶다등에 의해 조사 후 보도되었고 류원기가 그 배후로 지목된 바, 류원기와 공모 의사는 검찰에 의해 기소되지만 결국 현재는 집행유예로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그 특혜가 얼마나 어이없고 이 사회의 특권층이 얼마나 깊이 썩어있는지는 해당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를 봐야 실감이 가실 섭니다.

 

 그리고 그러한 극단적인 특혜와 부정부패 배후엔 어쩌면 강한 권력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슨 삼성도 아니고, 비교적 작은 기업인 영남제분 회장, 사모가 엄청난 특혜를 누리는 게 다소나마 의아한 면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만약 커넥션이 이어져 있다면, 과연 어디에 닿아 있을까요? 사위가 판사출신이라는 것만으로, 그냥 뒷돈을 준 것만으로 그런 특혜를 누릴 수 있는 걸까요? 

 

 윤길자 특혜 사건 당시 개인적으로 먼저 떠올랐던 게 있다면 영남제분 주식이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테마주였다는 것입니다. 이해찬과 류원기는 그냥 한 번 골프친 사이가 아니고, 오랜 친분이 있거든요. 이것만으로 나쁜 쪽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위에 언급한 사람들의 부도덕함과 파렴치함, 그리고 각종 엄청난 특혜 및 비리들이 목격된 건 다양한 추리를 가능할 수도 있게 합니다. 한명숙 유죄판결로 인해 골프에 관련된 여러 사건과 커넥션이 기억나서 본 포스트를 작성했는데, 예전부터 이야기를 하려다 말았던 내용이어서 지금도 올리는 게 괜찮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급적 가볍게 읽어주세요. 이해찬이 청부살인사건과 관련된 후속 조치에 개입했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증거도 전혀 없으니까요. 그저 이해찬과 류원기가 친하고, 같이 참여정부 시절에 골프를 치다 이해찬이 총리직에서 물러났을 뿐입니다. 류원기가 무엇을 이용했을지는 저로선 모르고요.

한명숙 사가(saga)의 종결을 보면서

정치 2015. 8. 21. 23:17 Posted by 해양장미

 결국 긴 세월동안 이어진 이 연대기는 대법원 판사 전원이 유죄를 선고하면서 종결되었습니다.

 

 알 만한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인데요. 노무현은 말년에 결국 이명박에게 정권을 넘겼습니다만, 그 이전에 후계 대통령으로 염두에 두던 사람은 한명숙이었습니다. 이해찬도 유시민도 아니라요. 고건, 손학규, 정동영까지 온갖 발목을 잡아가면서 한명숙을 어떻게 후계로 밀어보려 했지만 도저히 안 될 것 같으니 결국 MB를 후계로 인정하고 건평-상득 형님끼리 딜을 하게 된 거였달까요.

 

 그 후 한명숙의 화려한 대굴삭 행보는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참여정부가 망하고, 실패하고, 정권을 넘겨주고, 노무현까지 자살하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지요. 무능과 부패의 협주가 참으로 조화로웠던 그 정부의 후계자들은 근래에도 시의원이 살인교사를 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모 문지기 멤버는 대리기사를 폭행하는 등 화려한 역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매번 그랬듯 - 예외적으로 김형식은 명성도 부족하고 어찌 변호 못할 중죄라 철저한 꼬리자르기였습니다만 - 한명숙에 대해서도 온갖 영혼의 실드가 나오는 중입니다. 항상 말하지만 그들의 언행은 사이비 종교나 광신적인 개신교(소위 이단) 교도들의 행위와 똑같습니다.

 

 그 동안 한명숙이 야권에 끼친 피해는 매우 큽니다만, 깨시스트들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피해의식과 이중잣대로 가득 차 있다 보니 한명숙은 별 잘못이 없고, 새누리당 기득권 세력의 비겁하고 부정한 음모에 의해 이 사태가 생겼다고 생각하지요. 그야말로 피해망상입니다.

 

 더구나 김형식-김현-한명숙으로 이어지는 작금의 사태에서, 새민련은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사과라거나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인 적이 없습니다. 새누리당의 경우 사고가 터지면 어쨌든 예를 갖춰 사과를 하고, 문제를 일으킨 사람에게는 가시적인 징계를 합니다. 그렇지만 새민련은 뻔뻔하고,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요. 이번 한명숙 유죄판결에 대한 반응도 가관입니다.

 

 비교해보지요. 이완구는 3000만원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만 가지고도 비타500 패러디로 신나게 조롱받고, 총리직까지 바로 그만뒀어요. 그런데 같은 총리 출신 한명숙은? 9억이나 해 드셨다는 대법원 판결이 났는데도 아예 당 차원에서 뻔뻔합니다.

 

 그리고 지금 새민련 당 중진들은 줄줄이 비리 수사 중이고, 박지원부터 2심 유죄판결이 난 상태로 코너에 몰려 있어요. 정말 여러 번 말하지만, 새민련은 지지받고 보호받아야 할 이유가 정말 거의 없습니다. 무능하고 부패한데다 뻔뻔하기까지 해요.

 

 새민련이 지지를 받는 유일한 이유는 반새누리그룹 중 가장 독보적인 권력과 지지층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제외하면 새민련의 장점은 전혀 없습니다. 친노건 비노건 마찬가지입니다. 사상, 철학, 도덕성, 정직함, 진정성, 추진력, 일관성 모두 수준 이하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새누리당이 그다지 유능하지도, 그다지 도덕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거의 항상 이기는 건, 평균적인 중도층이 보기에 그들이 차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피해의식 가진 속들에게 이야기하자면, 혹시 한명숙이 청와대와 새누리의 외압으로 억울하게 당했다고 생각하나요? 그렇다면 그건 바보의 착각입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한명숙이 계속 살아남아서 새민련에서 권력을 쥐고,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좋아요. 그런 무능하고 부패한 인물이 계속 활약을 해 줘야 새누리당이 앞으로도 계속 이길 거 아니에요? 지난 총선에 새누리당이 이긴 것도 반은 한명숙 덕인데.

 

 제가 옛~날부터 이야기해왔지만 한국 사회를 뭔가 개혁하고 싶고, 뭔가 바꾸고 싶은 사람이라면 새민련부터 타도해야합니다. 현재의 새민련은 도덕적이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선점하고, 호남 지역에서의 우위를 차지하고는 그것을 철저히 이용해 권력을 얻고 부를 쌓고 있는 악당일 따름입니다. 미래가 촉망받는 시의원이 살인교사를 저지르고, 당대표의 측근이 대리기사를 폭행하고, 전 총리이자 원로가 9억을 해 먹고도 피해자 코스프레만 하는 그런 철면피 집단 말입니다.


 여담인데 불법자금 9억이나 해 드셨는데 '2년형' 받은 것부터가 완전히 상욕먹어도 쌀 만큼 봐준거예요. 통상적이고 보편적인 기준대로라면 한명숙은 연령 감안할때 거의 평생 감옥에서 못 나와야 정상입니다. 특별히 큰 권력 없는 보통 공무원이나 평범한 정치인이 9억 해먹으면 어떻게 될 것 같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