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들러주신 분들은 내가 메갈리아 초창기까지는 우호적이었다는 걸 알 것입니다. 그러나 분화 시점부터 워마드의 양상은 아웃팅을 주도하거나 (남성에 대한) 성범죄를 권장하는 등 범죄단체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양지에 나온 그들은 완벽하게 미쳐있습니다. 헤이트 스피치같은 언어폭력은 물론 물리적 폭력까지 공공연하게 일삼고 있지요.

 

 문제는 소위 진보계열 정치집단에서는 저런 광년이 집단을 이용할 생각만 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는 이런 집단이 생소하다보니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논의를 시작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나는 페미니즘 핑계대면서 여성주의자나 평등주의자들을 욕 먹이고, 온갖 패악질을 부리는 저 범죄/반사회 집단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주의자들의 타락은 항상 어느 정도 비슷한 패턴이지요.

 

 그들은 약자 코스프레를 하면서도 온갖 범죄/반사회 행위를 일삼는 가해자일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증오와 혐오를 만들어냄으로 이 사회에 더욱 많은 분란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들을 혐오해 여성에 대한 혐오범죄가 발생한다 해도 이젠 이상할 게 없습니다. 유가족이 그들에게 항의를 하니까 그들은 도리어 유가족을 비난합니다. 이제 나는 그들을 진지하게 위협적인 대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사건을 남성 집단이 일으켰다면 사회의 대응은 달랐을 것입니다. 현재 쓸데없는 갈등과 혼란이 있는 것 자체가 이 사회에 성차별이 많다는 증거입니다. 남성과 동등한 기준으로 저 반사회적이고 정신이 나간 여성들을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현행법으로 워마드를 규제하려면 절차가 복잡합니다. 워마드 같은 부류를 효율적으로 제제하려면 헤이트 스피치 제제조항을 포함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동안 야권 정치인들은 차별금지법 제정 및 선언에 있어 소극적이다 못해 말바꾸기와 기회주의적인 처신만을 일삼아왔습니다. 김한길, 박원순, 박영선, 표창원 등이 그런 사고를 쳤지요. 특히 박원순은 이미 과거 서울시민인권헌장 문제 때 비겁한 말 바꾸기를 시전하고는, 이번에도 차별문제에 관한 갈등을 부추기고 이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역시 내가 살면서 본 최악의 정치인답습니다. 다행히도 근래 뒤늦게나마 시민들이 박원순의 실체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지금 거리에 나온 여자들이 시위 도중에 올바른 말을 해도 수용되지 않는 분위기가 되어 문제입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망자에 대한 예를 저버렸으며, 본인들의 극단적인 남성혐오를 분출하기 위해 나섰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들이 많은 문제를 저질렀기 때문에, 어쩌면 사람들이 보다 여성권익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었던 이 상황이 역으로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위험도 생긴 것은 아닌가 우려합니다.

 

 마지막으로, 메갈-워마드-레디즘 회원 중 다수는 진지하게 공개적이고도 집단적인 혐오와 분쟁을 선택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약간이나마 동정합니다만, 진지하게 그러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에 따르는 결과도 감수해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오랜 세월 인류가 쌓아온 평화와 인류애,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도전입니다. 스스로 알면서 악을 행한다는 게 어떤 건지 충분히 이해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처럼 행동하면 진짜 사회의 공적으로 대우받게 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어쩌면 이미 슬슬 공적 취급받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올해도 518일이 돌아왔습니다. 한국사에 비극은 참 많았지만, 5.18은 그 중에서도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비극이었습니다.

 

 5.18은 불법반역행위로 권력을 점유한 군벌에 의한, 무고한 시민에 대한 무차별 폭동/학살 사건이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지역감정을 자극해, 일종의 약화판 홀로코스트를 유도한 면이 있었습니다. 딱히 민주화 운동이랄 것도 없이 광주 시민들은 생존과 존엄을 위해 용감하게 싸웠고, 역사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부당한 권력의 폭력 앞에 자연인이 존엄을 위해 무장하고 맞서 싸우는 건 천부적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다만 향후 이 역사적 비극을 정리하겠다고 나선 참여정부가 어처구니없는 과오를 저지른 게 있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라 한번쯤 언급해보려 합니다.

 

 배승일씨는 1980년 당시 광주의 한 탄약창고에서 육군전투병과교육사령부 군무원으로 복무 중이었습니다. 그는 과거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 당시 폭발물 처리를 맡은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524, 전남도청은 시민군이 점령 중이었지만 곧 계엄군의 탈환작전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군은 도청 지하에 엄청난 양의 폭약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배승일씨에게 제거해주길 부탁합니다. 그에 배승일씨는 목숨을 걸고 2000여개의 다이너마이트와 450여발의 수류탄 뇌관을 제거합니다. 만약 이것이 교전 중 터졌다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요. 배승일씨는 이 공적을 인정받아 그해 보국훈장 광복장을 받습니다.

 

 그런데 2006, 노무현 정부는 5.18 진압작전 참가자의 서훈을 취소하면서, 배승일씨의 훈장도 함께 박탈해버립니다. 어처구니없는 처사였지요. 당연히 배승일씨는 그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배승일씨는 당시로부터 약 10년 전에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언어/시각에 장애가 있는 상황이었고 생계도 수월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그렇다 해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온갖 5.18 단체를 찾아다니고, 정부에 소송까지 불사하여 결국 2007년에 명예를 되찾습니다.

 

 참여정부는 일을 엉터리로 해서 광주사태의 영웅 중 한 명에게 부당한 피해를 끼쳤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 차원의 사과와 보상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참여정부는 공권력 행사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에 합당한 보상과 사과를 했던 정부는 아니었습니다.

 

 그에 본 블로그에서라도 배승일씨의 업적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 기념합니다. 그의 활약으로, 어쩌면 발생할 수도 있었던 끔찍한 참사가 예방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폭발물을 제거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국가는 그에게 감사는커녕 훈장을 빼앗아갔었지만, 명예는 회복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