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새해, 나는 개혁신당을 지지합니다.

정치 2024. 2. 9. 23:1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TR7Vojd_otA?si=frn6iU0dOp8QPa6D

 

 

 

 

 

 

 

0) 갑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합당 소식 듣고 일단 제 감상은 ????? 였습니다.

 

 합당 자체에 ?????가 아니고요. 사람들이 분개하는 데 대해 ????? 였어요. 합당까지는 당연한 수순으로 봐서. 원래 해야하는 게 잘 안 되고 삐걱거리고 있어서 문제가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나한테는 합당 수순이 당연하게 보였거든요. 원래 그런 역학적 구도였어요. 이걸 못 보신 분들은 아마도 정치를 잘 모르시거나, 합당이 너무나도 싫었거나, 초점이 지나치게 개혁신당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되어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여기 쭉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원래 이준석이 전하한테 바이든 당한 이후 정계를 좀 떠나있는 게 좋다고 했어요. 너무 악에 받친 상태 아니냐고도 의심했고요. 신당도 만들지 말고 그냥 노원 나가서 죽는 게 낫다고 했었지요.

 

 그런데 기어코 나오겠다면서 깜짝 놀랄 만한 인물의 영입까지 있을거라고 운을 띄우더라고요. 나는 원래 그 대상이 리락연 동지라 봤어요, 그런데 영 삐걱대는 거 보면서 세부조율이 잘 안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어요. 유승민이 안 오기로 한 것도 애초에 12월에 그리 결정했다고 봤고요. 괜히 12월 이야기를 한 게 아니었겠지요.

 

 

 

 

 

 

 

2) 천아용인의 실패를 나는 전당대회때 인정하고 받아들였었습니다. 이준석은 노원에서도 당선확률이 높다 할 수 없고, 천아용인 뭉쳐봐야 그걸로는 어림도 없고, 새 당원을 모아 국힘을 개혁하자는 이준석의 계획은 그 시점에 근본적으로 실패한 것이었지요.

 

 이후 이준석은 신당을 만드는 방향으로 갔는데, ‘이 바뀐 천아용인과 이준석만으로 뭘 하겠어요. 원래 안 되는 거였어요. 선명한 아이덴티티 자강정당 해봐야 정치 동아리 수준으로 끝납니다. 물주도 없지. 비빌 지역도 없지. 다만 이해관계가 맞는 이들이 있었지요.

 

 

 나는 이준석이 참기를 바랐어요. 그렇지만 그렇게까지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꼭 참아야만 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니까 그를 응원하기로 했지요. 이준석이 참지 않기로 결정한 순간 이 상황은 필연에 가까워요.

 

 처음부터 이준석이 전진할 수 있는 길은 정해져 있었고, 그 과정에서 그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는 없었을 거라 보네요. 유승민, 김용태 등이 그렇게 떨어져 나갔겠고. 일종의 밀실합의같은 형태의 합당이 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당 합치고 깨지는 과정 한두번 봐온 것도 아니고.

 

 그리고 이준석은 전하나 기미소견에 대해 인내하는 것보다는 리락연 동지나 금태섭에 대해 인내하는 게 나은 입장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 결론에 대해 그의 빌드업이 없었다고 보지 않아요. 그가 이것저것 암시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 나도 이 상황에 대한 예측을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하지 않았을 겁니다.

 

 

 

 

 

 

 

3) 이 과정은 이준석이 언젠가 대통령이 되려면 거쳐야 할 과정이었습니다. 나는 이준석이 김종인의 후계자로 남기를 바라지 않았고, 김종인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이준석을 설득하지 않았나 싶고, 이준석도 많은 고민을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준석은 청년남성의 대표를 자처한 적도 없고, 안티 페미니즘의 선봉에 선 적도 없습니다. 그저 청년남성들이 이준석을 호민관으로 간주하였고, 안티 페미니스트들이 이준석을 선봉장으로 봤을 뿐입니다. 그런데 극우화되었거나 극우화 위험이 높은 이 집단과 실제의 이준석 사이에는 꽤 거리가 있었고, 이준석은 지지자의 이미지에 오염될 위험이 언제든 있었으며 실제로도 그런 식의 문제가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이준석은 보편성과 새로운 지지층을 획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준석은 정체성 정치나 순수성을 지향하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고, 본래 그럴 리스크가 낮았습니다. 나는 그렇기에 이준석을 지지하였고 오늘 그 면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내가 이준석에게 내심 유감스럽게 생각했던 한 부분, 보수의 적장자를 강조하던 그 모습도 오늘로 해결되었습니다. 그건 언젠가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였습니다. 물론 그에게는 버리고 싶지 않았던 타이틀이었을 겁니다.

 

 

 

 

 

 

 

4) 이제 이준석은 통합된 개혁신당 내에서 싸워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준석을 응원하던 사람들 중 얼마나 합당의 충격과 실망을 이겨내고 계속 이준석을 지지해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 감상은 이렇게까지 충격받고 실망할 일인가?’ 입니다만, 관측되는 결과를 받아들입니다. 다만 나는 본래 이준석을 지지했다면, 계속 이준석을 지지하는 게 최선일 거라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던 분들이라면, 예측했던 나의 제안을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본래 이준석을 지지하지 않았으나 통합 개혁신당을 지지하게 된 분들에게도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사람을 보지 말고 주장을 들어주시고, 합리적으로 생각해 주십시오. 이준석을 손에 넣었으니 어쩌면 리락연 동지도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될 경우 해돈성왕 전하와는 달리 이준석을 계속 곁에 두고, 그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성공한 정권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나는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리락연 해돈성왕 리재명 순으로 지지하였었는데, 이제와서 딱히 다시 한 번 리락연을 지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리락연 동지가 이준석과 함께하고 이준석의 고언에 귀를 기울이는 이상, 나는 리락연 동지를 정치적 동지로 받아들입니다. 이는 리락연 동지 외 합당한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5) 그래서 이렇게 합당해서 총선 결과가 좋을 것 같을지를 보자면, 사실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완전한 실패 확률은 크게 줄었습니다. 합당 이전의 개혁신당은 잘못하면 바로 공중분해될 운명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럴 확률까지는 좀 낮아졌어요.

 

 사실 작금의 목표를 거창하게 잡을 것도 없습니다. 그저 해돈성왕 전하나 리재명 두목처럼 정치하지는 말자정도로 정해도 됩니다. 그래도 지금보다는 나을 거 아닙니까.

 

 나는 나의 정치적 철학이 있고, 우리 정치가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준석은 그러한 나의 챔피언(代戰士)인 것입니다. 그가 비합리적이거나 나의 정치적 철학에 반한 행동을 하거나, 아니면 정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나는 그에 대한 지지를 거둘 이유가 없습니다.

 

 

 그가 승부를 선택한 이상 나는 그를 지지해야 합니다. 승부를 선택했을 때 지지하지 않고, 어려울 때 지지하지 않는다면 지지자라 할 수 없겠지요. 좀처럼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만, 그럴 수도 있지요.

 

 

 그는 설 연휴의 첫날에 승부를 걸었고, 그 방식은 효율적일거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개혁신당이 아예 언급이 잘 안 되고 있었거든요. 전하의 화려한 어그로 실력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따라가기 힘들기도 했고요. 이준석은 승부에 나섰다면 그냥 무너지는 남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6) 이 사건으로 인해 이준석은 잘풀릴 경우 대통령의 꿈에 한발짝 정도는 더 가까이 다가갔다고 생각하네요.

 

 별개로 청년남성의 극우화는 더 가속화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오세훈의 서울수복 시점부터 몇 년 정도 이준석이 좋은 억제기 역할을 해줘왔는데요. 홍준표가 경선에서 지고 전하가 실망스럽게 굴면서 결국 이준석이 청년남성의 극우화를 억제할 수 없다고 봤고, 언젠가는 이준석과 알트라이트스러운 그의 지지층이 분열하면서 극우세력의 준동이 시작될거라 봤는데 지금이 그 때인가 봅니다.

 

 

 과거 사람들이 극우세력의 준동을 두려워한 나머지 대중들에게는 극우 하면 증오와 혐오를 앞세우는 자들 정도의 이미지가 되어 있습니다만, 실제 극우화되는 사람들은 의외로 겁이 많고 순수한 경향이 있습니다. 겁이 많으니까 결국 잔혹한 언행을 하기 쉬운 건데요. 평범하고 순수한 사람들이 세상을 쉽게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어떠한 순수성을 추구하고 열광할 때 정치적 극단화가 일어납니다.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어휘로 이 현상을 잘 정리했지요.

 

 

 작금의 합당에 대한 강한 실망에서 나는 강한 열망과 순수성의 추구를 봅니다. 그들이 지금껏 받아온 차별과 겪어온 실망을 모르지 않기에 여러 모로 유감입니다.

 

 

 

 

 

 

 

7) 혹시 모르셨을 분들을 위해 이야기하자면.

 

 ‘개혁은 원래 민주당계 당 네이밍이에요. 부두노인의 통칭 개혁당, 정식 명칭 개혁국민정당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고요. 본래 민주당계 정치인들이 좌파색이 강한 진보와 스스로를 구분해 칭하던 명칭이 개혁세력이었습니다.

 

 그리고 리락연 동지의 개혁미래당이라는 이름도 많은 것을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미래는 미래통합당이 그랬듯 본래 국민의힘계 당 네이밍이거든요. 당명들 자체가 이 상황을 미리 이야기하고 있었단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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