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 2023을 흘려보내며

정치 2024. 1. 9. 23:3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2023년에 30주년을 맞이한 (주관적으로) 가이낙스 최고의 작품 BGM입니다. 참고로 30주년 기념 리메이크 패키지는 올해 나온다고 합니다.

 

https://youtu.be/-qokwxr0HKQ?si=nu0pWHZC_7IISZoi

 

 

 

 

 

 

 

1) 2024년이 되었습니다. 본문은 본래 2023년 말에 올렸어야 했는데, 근래 본 식물의 시간이 너무나도 빈곤하여 제 때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사견으로는 별 다른 변수가 없었던 2023년입니다. 2024년은 다이나믹하게 출발 중인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몇 가지 예상과 어긋난 부분들을 정리하자면.

 

 첫째. 리재명 두목이 그럭저럭 무사합니다. 2024년 들어 칼을 맞긴 했지만.

첫째에 더해. 수령께서 리재명 두목 편을 들고 있고, 리락연 동지는 붕 떠버렸습니다.

 둘째. 이준석이 기어이 탈당해서 신당을 차렸습니다.

 셋째. 우크라이나가 기대보다 못 싸웠습니다.

 넷째. 하마스의 기습 침략으로 이스라엘에서 전쟁이 터졌습니다.

넷째에 더해. 미국 민주당 지지층이 분열했습니다.

 다섯째. 미국이 우방에 대한 호혜적 태도를 더 이상 딱히 유지하지 않습니다.

 여섯째. 중국이 페미니즘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2) 그 외에는 거의 예상대로입니다. 용궁은 파멸적인 폭주를 계속했고, 경제의 저공비행은 계속되고 있으며, AI는 발전을 계속했고, 디스토피아는 끝간 데 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코로나가 끝나자 사람들은 다들 마스크를 내던지고 놀러 나갔습니다. 물론 출산율은 더 떨어졌습니다.

 

 참으로 우스운 것은 사람들이 출산율의 반전을 기대한다는 겁니다. 물론 이 디스토피아에서 그런 건 불가능합니다. 디스토피아의 종식이 없으면 출산율도 반전되지 않습니다.

 

 

 

 

 

 

3) 국민의힘 비대위는 냄새는 김한길향인데, 포장은 한동훈입니다. 물론 김한길이나 한동훈이나 말종 전하나 별 차이는 없고요. 묻지마 국힘 지지자들은 한동훈이 무슨 거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던데, 검사하다가 전하 측근이라 낙하산으로 장관 달았고, 그러고도 리재명 두목 잡아넣지도 못하는 무능한 인물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 인식이 아닐까 싶어요.

 

 국민의힘쪽이 진짜로 큰일난 건 현재 한동훈 외에는 다른 대선지지율 높은 인물이 없다는 겁니다. 홍준표도 오세훈도 원희룡도 지지율이 높지 않아요. 저 셋에게도 문제는 있지만, 용궁과 여당이 조금이라도 정상이라면 절대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수령님 시절의 민주당에는 대선 도전할 만한 인물이 많았습니다. 디스토피아의 역사를 서술할 때 반드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한 때 차기 대통령 자리를 예약했던 것 같은 안희정. 그리고 천국에서는 교사의 꿈을 이루셨을지 모를 시장님. 수십만 수호대를 이끌며 세상의 온갖 진리를 꿰뚫던 ‘Onion of Southriver’ 조국, 왕을 죽이고, 쿼터가디스도 죽이고, 새로운 왕을 만들기까지 한 ‘Slayer, and Mother’ 추미애, 그리고 리락연 동지와 리재명 두목까지.

 

 그랬던 그들의 몰락은 참으로 디스토피아스러웠으나, 그래도 그들에게는 추락할 높이라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는 그런 것조차 없지요. 한동훈? 2020년 리락연 포스의 1/4도 안 되는 것 같은데요?

 

 

 

 

 

 

 

 

 

 

4) 2023년은 전반적으로 많은 것이 쇠락하고 지연되는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떨어지지 않는 감기처럼, 부상의 지독한 후유증 기간처럼 그렇게. 그리고 그런 기간 내내 우리 말종 전하는 분탕만 쳤지요.

 

 

 위대한 수령동지를 보면서 나는 동지께 어떤 깊은 악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수없이 의심했습니다. 고의트롤러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확률적으로, 나는 수령께서 대한민국에는 별로 긍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수령께는 어떤 이상이 있을 것인데, 그 이상에 대한민국은 잘 맞지 않는 것이겠지요. 어쩌면 그래서 대한민국을 파괴하는 선택을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반복했을지도 모르겠다는 게 나의 추측입니다.

 

 

 대조적으로 나는 해돈성왕 말종 전하께는 그런 악의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내가 보기에 전하는 순수하게 탐욕스럽고 철딱서니 없는 부류에 가깝습니다. 아마 많은 순간 전하는 오늘 저녁에 마실 술이라거나 미인 아내와 해외여행(순방을 가장한) 갈 생각을 하고 있을 거고, 귀찮은 건 대체로 갑질과 권력으로 넘어갔을 확률이 높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전하는 군주정 시대 암군의 전형인데, 어쩌다보니 대통령제인 대한민국에도 그런 권력자가 등장한 것입니다. 물론 역사가 알려주듯 얼른 폐위하는 게 답입니다.

 

 

 

 

 

 

 5) 어느 새 흔해진 AI그림은 2022년 늦가을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상반기에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이로 인해 나타난 가장 단적인 변화는 수많은 일러레들이 활동을 하지 않거나 사라진 것 같다는 것입니다. 미래에 큰 불안을 느끼게 된 것 같거든요. AI 그림의 발전은 현대 기술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는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2020년대 들어 나는 인류가 본격적인 기술적 과도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기술발전으로 인해 세상은 디스토피아스러워졌고, 온갖 문제들을 기존의 방식 및 체제로는 푸는 게 불가능해져서 매우 카오틱한 세계가 펼쳐졌다는 기분입니다.

 

 

 이는 마치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바이러스를 맞이한 것과 유사합니다. 기존의 면역 체계로는 해결이 잘 안 되는 증상이 생긴 것이지요. 나는 정치학자들이나 사회학자들부터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내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너무나 달라졌고, 기존 툴들이 잘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6) 새해 들어 일어난 리재명 두목에 대한 피습과, 그 이후 리재명측과 민주당이 보인 대응은 단언컨대 이곳이 디스토피아구나 싶습니다.

 

 아직까지 명확하게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들을 볼 때 아마 이 사건의 배경에서 극우 유튜브를 논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 매스미디어는 퇴색하였고, 그에 시민들은 최소한의 연대를 잃고 파편화되었습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정치 극단주의는 주로 시간 부유층에게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시간 빌게이츠, 시간 머스크, 시간 워런버핏들은 대체로 금전적으로는 부유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편입니다. 무직, 노인, 주부가 대체로 시간이 부유하지요.

 

 우리나라의 시간 빌게이츠들은 보통 나름대로는 배울 만큼 배웠거나 한 때 잘 나갔던 적이 있다거나, 아니면 꿈이라도 높거나 합니다. 정치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은 정치사회적인 욕구가 있는 사람들이라 봐야 할 거고요.

 

 

 극단주의적인 정치 유튜버들은 시간 빌게이츠들의 결핍된 부분에 도파민을 과도할 정도로 잘 채워줄 것입니다. 그 결과 시간 빌게이츠들은 망상 체계를 습득할 뿐이지만, 모든 종교적 인간들은 자신이 올바른 진실을 알고 있다고믿습니다.

 

 2010년대 이후의 디스토피아의 핵심 구성 요소는 광의의 페미니즘과 공동체 의식의 붕괴, 그리고 정치의 컬트화입니다. 이 셋은 서로 완전히 분리할 수 없고, 연결되어 있습니다.

 

 

 리재명 두목이 살아 남아서 다행입니다. 피습 시 공격이 리재명 두목의 셔츠 카라 밑으로 들어가서 치명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후 헬기타고 서울대병원까지 바이든한 리재명 두목측과 민주당의 대응 및 거짓 변명은 극혐입니다만.

 

 

 

 

 

 

 

7) 나는 국민의힘에서 탈당했고 개혁신당에 가입했습니다. 개혁신당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으나, 이준석 대표가 바이든당한 이후 국민의힘 당원으로 남아있던 기간은 불명예스러웠습니다. 천아인의 패배 이후에는 그 당에 아무런 희망조차 가질 수 없게 되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적을 유지했던 건 이준석 대표가 당에 남아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순간에 옥석이 가려집니다. 나는 천하람과 허은아, 그리고 이기인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런 천아인과 대조되는 인물도 있지요. 하태경이야 원래 좀 이상한 사람이니까 그런가보다 하는데 나는 하태경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 , 언급해주기도 싫은 인물도 있고, 유승민은 이번에도 유승민 하고 있네요. 유승민이 그토록 유승민스럽지 않았다면 이미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정치적 커리어를 쌓고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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