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과 포퓰리즘, 민주정의 붕괴

정치 2017. 12. 25. 20:02 Posted by 해양장미

 오늘의 추천 브금은 암울한 글 내용과 상관없는 크리스마스 테마입니다.


https://youtu.be/qOOaH6BAwvY

 


 올해 취임한 문재인 정권의 첫 해를 평가하려 해보니, 잘 되지가 않습니다. 이 제6공화국 최악정권의 우행을 일일이 서술하고 정리하고 비판할 기력이 없습니다. 지금의 이것은 단순한 정권의 실패를 넘어 국가의 실패이자 민주정체의 실패입니다. 문재인이 취임하면 사단이 날 줄은 알고 있었지만, 현재의 이것은 낮은 확률로 일어날 수도 있었던 아주 나쁜 시나리오쪽에 가깝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 정권의 핵심적인 문제는 역시나 정책들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해롭다는 데 있습니다. 도무지 주류학계나 다수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는 게 거의 없으니까요. 이성과 지성, 검증과 신중함이라고는 없고 감성과 선동, 반지성과 권위주의, 급진과 맹종만이 있는 전형적인 좌파 포퓰리즘 정권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이런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건 민주정의 구성요소들이 붕괴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본래 민주국가란 각 행위자들의 다원적인 의사가 적극적으로 표출되고 이해관계가 빠르게 조정되는 정치체제에 가깝습니다. 이 설명의 이해를 위해 자생적 민주국가의 출현을 되짚어보지요. 본래 거의 모든 국가는 군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차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군주가 각자의 영지(군왕의 경우 국가)를 통치하기 어려워졌고, 다원적인 계층이 생겨났습니다. 이들은 각자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그 목소리들은 의회를 통해 전달되었습니다. 왕과 영주들이 직접 섣부른 판단을 내릴수록 많은 것들이 꼬였기 때문에, 의회는 점차 권한이 커졌고 왕은 책임과 권한이 모두 축소되어갔습니다. 그 결과 어떤 나라는 왕이 통치권한을 내려놓고 적당히 대접받는 것으로 타협되었고, 어떤 나라는 왕을 몰아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민주정의 출발입니다.

 

 다원성, 의회, 다양성, 타협, 균형, 관용. 이것이 진짜 민주정을 묘사하기에 적합한 단어들입니다. 민주정은 더 나은 왕이 필요해서 나온 체제가 아닙니다. 그런 거였으면 왕을 갈아치우면 되었을 문제지요. 민주정은 본질적으로 왕이 아닌, 시민의 대표자들인 의회로 정치를 하려는 체제입니다. 의회의 뒤엔 정당이 있고, 이 정당은 다원성을 어느 정도 정리합니다.


 그런데 이 다원주의 모델을 반대하는 조류가 있으니, 그것이 대중주의. 즉 포퓰리즘입니다. 포퓰리즘의 본질은 단순히 퍼주는 정책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주도의 분배정책은 제대로 된 정부도 합니다. 제대로 할 뿐이지요. 어차피 트럼프같은 우파 포퓰리즘은 잘 퍼주지도 않고요. 포퓰리즘의 본질은 다원성에 대한 반대, 포퓰리즘 지도자 및 그 세력과 엘리트-기득권을 양분해 이미지 메이킹하고 포퓰리즘 지도자야 말로 국민의 편이라는 세뇌, 끊임없이 국민비국민을 분리하고 순수한 국민을 재정의하려는 것, 엘리트와 대중을 동일선상에 두고 대중이 더 옳은 판단을 할 수 있으므로 엘리트를 배제해야 한다고 믿는 것 등입니다.

 

 이런 포퓰리즘은 제법 세계적인 현상이며, 다원주의 민주정체 모델의 가장 큰 적입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은 다원주의 민주정이 일시적으로나마 붕괴하고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상황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포퓰리즘이 유행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것일 겁니다. 대중은 진짜 민주정, 그러니까 다원주의 모델-자유주의 민주정체에 좀처럼 만족하지 못합니다. 어떤 사회가 이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민주정체는 최선의 체제일 뿐 이상적인 체제는 아니거든요. 그리고 포퓰리스트들은 민주정의 약점을 잘 노리고, 궤변과 선동을 동원해 그것을 파괴하는 데 능합니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바람직한 민주정 모델은 어느 정도 학술적으로는 합의되어 있지만, 그것이 시민 사이에서 상식적으로 보급되어 있지는 못하다는 데 있습니다. 무언가가 상식선에서 보급되려면 윤리적 감성을 잘 자극할수록 유리한데, 다원주의와 자유주의가 사실 고전적 윤리관과는 잘 일치하지 않는 면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포퓰리스트들은 꽤 쉽게 고전적 윤리관을 자극하고, 시민들을 설득합니다.


 실제 현상을 볼까요. 문빠들은 이런 식으로 현실을 인식합니다.

 


 그들이 극성맞은 이유지요. 모든 언론은 문재인의 적이자 국민의 적으로 기득권. 그러므로 국민인 자신들이 나서서 70% 국민의 지지를 받는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 라는 게 그들의 달나라 세계관입니다. 저 바다건너 미국의 트럼프 지지자들도 이 면에선 똑같이 생각하고요.




 저 달나라 세계관의 에멘탈 치즈보다 더 심각한 구멍들은 일단 넘어가고, 저 세계관을 적용할 경우 생기는 문제부터 이야기해보지요. 가장 큰 문제는 저 세계관 인지에서 나오는 결론이 민주와는 거리가 멀고 독재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 현실에 훨씬 가까운 다원주의 모델에서, 이 사회 구성원들 - 다른 표현으로 대한민국 국민들 - 은 각기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이권, 양보 가능한 것과 지켜야 하는 것, 요구사항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관계에서 비슷한 입장인 사람들을 묶어서 집단화할 수 있고, 그걸 조정하는 것이 다원주의의 요지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문빠들이 추종하는 대중주의는 이런 다원성을 무시하고, ‘기득권 적폐 및 그에 오염된 천것들달님 편인 진짜 국민으로 이분화합니다. 그리고 강하고 사악한적폐 기득권 연합의 타파를 위해 진짜 국민진짜 문재인 지지자가 되어 문재인에게 힘을 실어줘서 적폐청산을 하고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여러 표현이 있습니다. 철인정치론, 수호자주의, 파시즘, 또는 (좌파) 포퓰리즘 독재. 본질적으로 포퓰리즘은 독재가 아닌 다른 모델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포퓰리즘 모델에서 진짜 국민은 일관된 공동의 의지를 지니고, 올바른 대표자를 강력히 지지하는 것 외에 이상적인 데모크라시가 가능한 방식이 없거든요. 그들은 시민의 대의체인 의회보다는 대표자에 대한 추종자들의 직접지지를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그것을 직접민주주의로 포장합니다.



 

 한편으로 실제 이 정권의 독재 이후 온갖 다원적 집단과 정권이 충돌했습니다. 정권이 독단적으로 워낙 말도 안 되는 짓을 계속 벌이니까요. 그러나 하나하나의 다원적 집단들은 열광적인 대중을 등에 업은 정치권력을 이길 수 없습니다. 이 과정은 매우 파괴적인데,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한 직접적인 손해도 크지만 다원적 집단과 엘리트, 학계 하나하나를 부정하는 과정에서 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고 더 나아가 민주정체 그 자체에 대한 불신까지 커지는 게 현재의 모습입니다.

 

 현재의 이 상황은 너무나도 위험하기 때문에 빠른 브레이크가 필요합니다만, 언제 잡힐지는 미지수입니다. 한국의 약한 정당구조는, 특히 근래 들어 더 약해진 정당들은 포퓰리즘 감염에 매우 취약한 토대나 다름없습니다. 정당의 약화는 90년대 이후 세계 선진국 전반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한국은 본래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정당이 약했기 때문에 더 심하게 포퓰리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포퓰리즘은 진짜또는 더 나은민주정인 척 위장하지만 사실 - 위에 쭉 설명했듯, 엄밀한 의미에선 - 민주정이 아닙니다. 민주정을 자의적으로 재정의하고 독재에 어울리는 형태로 변질시키려는 현상, 즉 이 시대 민주정의 주적에 더 가깝습니다. 이 점에선 과거에 파시즘이나 민주집중제 공산주의가 그랬던 것과 별 다를 게 없습니다. (정치사적으로 보면 포퓰리즘은 파시즘과 유사한, 사회주의가 변질된 한 형태에 가깝기도 합니다.) 다만 현대의 포퓰리즘은 과거의 유사품들과는 달리 대의민주정의 껍질은 더 세련되게 잘 살려놓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또한 포퓰리즘을 상대하는 건 본질적으로 매우 어려운데, 실제 포퓰리즘에 대한 매카시스틱한 접근은 포퓰리즘이 명줄을 이어나가는 데 의도하지 않은 도움이 됩니다. 많은 선진국가들의 기성정당들이 포퓰리즘 세력을 적대하는 와중에 포퓰리즘이 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 자유한국당 세력이 친노, 친문 세력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 등에서 친노친문 세력은 무한한 생명력을 얻었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이 사단에 이른 것입니다. 포퓰리즘은 안티-다원주의이기 때문에, 안티-다원주의인 매카시즘으로 포퓰리즘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매카시즘은 특히 좌파 포퓰리즘의 주장에 그럴싸한 근거를 제공합니다. 포퓰리스트를 상대하는 올바른 방법은 포퓰리스트의 입을 틀어막는 게 아니고, 포퓰리스트를 상대로 끊임없이 공개토론장에서 이기는 것, 그리고 포퓰리스트에게 도덕성에서 밀려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듯 포퓰리스트를 상대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세계 선진국 전반이 포퓰리즘에 위기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위기를 올바르게 극복하지 못한다면, 문재인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포퓰리즘의 핑퐁게임이 정권만 바꿔가며 계속될 우려도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 우익에 트럼프 같은 인물 등장해서 친문세력의 후예와 정권 주고받는 싸움을 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일단 급한 문제는 문재인의 실정과 독재이지만, 그 못지않게 우리가 제대로 바라봐야 할 문제는 다원주의와 자유주의, 민주정체 그 자체의 붕괴위기입니다.

 추천 브금. 우클릭 후 반복 재생 가능합니다.

 

https://youtu.be/YP1QHVNHMAE

 



 문빠 달빛양념 비전의 5대 불면(insomnia) 커뮤니티 중에서도 필두였던 게 엥념, 즉 오늘의 유머임을 부정하는 분은 드물 걸로 생각합니다. 나머지 넷은 엠엘비파크, 뽐뿌, 클리앙, 루리웹인데 그래도 보통 사람들은 엥념을 최고로 (답 없다고) 쳐왔지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엥념이 망해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큰 마음먹고 그 레드존에 찾아가봤더니 이건 무슨. 아주 전쟁이 벌어지고 있네요.




 얼핏 사정을 파악하니 이건 엥념 특유의 게시판 구조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엥념은 상대적으로 총 규모는 작지만 디씨처럼 꽤 다양한 분야의 게시판들이 있는 구조인데, 우리의 위대한 령도자 달님께서 원체 전 분야에 걸쳐 패악질을 해 놓으시다보니 각 분야에 관심이 있는 각 게시판마다 시사게랑 전투를 벌인 것입니다. 그 결과 대거 양념당하고 쫓겨나고 질려서 떠나고, 그래도 항쟁이 계속되는 걸로 보입니다.




 일단 전투 아카이브 자료 링크 하나, 시사게 패악질에 대한 유저들 생각 관련 아카이브 링크 하나 걸고요. 엥념이니까 링크를 아카이브로 걸어야 해요.

 

https://archive.is/RRIu4

https://archive.is/Z2LjT

 

 오늘자 균열 기록도 두엇 링크해볼까 합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381853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381863

 

 이 상황엔 조금 의미가 있어 보여요.

 

 엥념은 어쨌든 최소 친민주, 진보성향 커뮤니티였어요. 그런데 위에 말했듯 현 정권의 반지성주의 포퓰리즘 패악질에 각 분야 게시판마다 돌아가면서 싸웠고, 그 때마다 달빛양념단이 나서서 폭력을 행사하고, 운영자가 편파판정을 일삼았고, 결국 유저가 많이 줄었어요.


 

 엥념에서 짐 싸서 떠나는 유저들도 보통 딱히 문재인 반대자가 된 건 아닐 겁니다. 사람의 정치 지향과 소속감은 빨리 변하진 않아요. 그렇지만 더 이상 맹목적인 상태 또한 아니겠지요. 어떠어떠한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주장들을 봤을 거고요.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최소한의 상식과 균형 감각은 있습니다. 근래 양념단들의 준동이 제어되지 않아 참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권력이 저 파시스트들을 악용하는 걸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폭력의 대가를 치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의 굴욕적인 종중외교에 대한 감상

정치 2017. 12. 17. 16:42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우클릭 후 연속재생 가능합니다.

 

 https://youtu.be/0ryt1DPirB0

 



 

 잠도 안 온다는 분들도 있는 반면 나는 일단 잠은 잘 잤습니다만, 작금의 사태에 대해 대체 어디서부터 뭐라 할지는 나 또한 참으로 곤혹스럽습니다.

 

 어쨌든 사적 견해로는 문재인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해도 되는 한계선을 넘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문재인이 사적으로 소유한 것이 아니며, 우리 모든 시민이 주권을 나눠가진 이 상상의 공동체를 그토록 이웃 나라에서 굴욕적으로 아래에 깔아놓을 권리는 없는 것입니다. 차라리 문재인이 중국의 부당한 사드보복에 맞서 적대선언을 했더라면 황당하고 두렵고 받아들이기 힘들지언정 이토록 굴욕적이고 허탈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일단 지나간 일은 지나간 것이니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보자면, 나는 현 정권의 독단적 행보가 지나치며, 그와 의견이 다른 시민들을 너무나도 배려하지 않는 바, 우리나라 시민들의 기초적인 공동체의식조차 위태로운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나는 자유주의자지만 필요악일지라도 국가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고, 국가는 상상의 공동체인 만큼 다소의 공동체의식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존속이 위태롭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문재인의 독단적인 행보는 그것 자체를 위협하는 것으로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즉 나를 포함하여 문재인의 굴욕적이기 짝이 없는 종중외교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시민들은 진심으로 문재인을 우리나라의 대통령으로 더 이상 인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나라 시민 전반이 문재인을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최순실 게이트 때 그러하였듯이 문제를 그나마 무난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나, 지금처럼 문재인의 지지세력이 견고한 상황에서 반대세력 또한 결집한다면 극단적인 분열양상이 심화되기 쉬우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실제 외교적으로 우리나라는 미국엔 의심받고 일본엔 적대하며 중국엔 무시당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이해되는 바, 어떤 방식으로 군사외교적 고립을 면하고 손해를 줄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나를 포함하여 더 이상 문재인정권이 올바른 군사외교적 대응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시민이 많을 것이므로, 내부분열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외부상황이 심히 악화될 경우 우리나라 시민들이 뭉쳐서 대응할 수 있을지조차 매우 의심스럽게 되었습니다.

 

 현 시점에서 한 시민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문재인정권의 실정이 가시화되어 시민들의 지지가 빠지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시점이 가능한 앞당겨지길 바라며 할 수 있는 만큼 그에 일조하는 것이 전부이리라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마음 같아선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틀렸다고, 우리나라는 영토는 작을지언정 소국이 아니며, 중국이 가벼이 볼 나라가 아니며 주권침해해도 좋은 나라가 아니라고 선언이라도 하고 싶긴 합니다만... 주권침해를 당하고 대통령이 푸대접받고 자국 기자단이 맞고 다녀도 기자 탓을 하고, 대통령이 푸대접받은 게 아니라고 정신승리를 하는 소인배들이 실제로 너무 많으므로 이런 문제를 어쩌지 않고선 실질적 소국의 시민에서 벗어날 수 없겠으니 거짓말을 해선 안 되겠습니다. 이에 다소나마 좌절과 분노를 금할 수 없고요. 이 최악 정치권력의 득세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박근혜에게 원망의 말을, 이 끔찍한 사태를 봉합하는 시대적 사명이 있었음에도 완수하지 못한 안철수의 무능에 질타의 말을 덤으로 남겨봅니다.

자유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정치 2017. 12. 14. 11:3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M8VvGsmb4dU

 

 자유한국당의 몰락과정에 대해 조금 상세하게 설명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단 그건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김성태가 원내대표 되고 친박세력을 좀 몰아낸 걸 기념하여 이야기를 좀 하자면요. (오늘의 추천 브금은 축포에 매우 어울리는 곡입니다.)



 자한당의 몰락은 당연히 박근혜의 폭주와 잘못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자한당 지지층 또는 지지자 중 다수는 그다지 박근혜에 호감을 가진 적도, 믿은 적도 없었습니다. 최대한 이 이야기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이후 신한국당이 되는 민주자유당계는 본래 3당 합당으로 결성되었고, 김영삼정권 때 전성기였으며 그 땐 민주계가 득세했습니다. 원래 신한국당에서 군부 세력은 찌그러져 있었고, 다수의 시민들은 그런 신한국당을 좋아했었단 말이지요. 김영삼과 김대중 사이가 그리 꼭 가깝다고 하긴 어려워도 어쨌든 민주화 동지였던 만큼 김영삼의 신한국당과 김대중의 국민회의, 그리고 그 사이에 있었던 이기택의 민주당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었습니다. 실제 신한국당에서 일하다 김대중 집권 후 김대중정부에서 일했던 정치인도 많아요. 그 유시민도 한나라당 초기 땐 한나라당 편이었습니다. 이회창의 한나라당 시절, 어쨌든 한나라당은 수구정당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유독 손학규는 좀 늦게 민주당으로 넘어와서 수난을 많이 겪었습니다.

 

 쉽게 요약하자면 오래 전부터 한나라당을 지지해오던 사람들과, 근래 정치에 관심가지고 지극히 편향된 팟캐스트 등의 루트로 정치 알게 된 청년들의 관점 사이엔 엄청난 차이가 있단 말입니다.

 

 모든 게 꼬인 건 대략 노무현 당선되면서부터인데, 노무현에 패배한 엘리트한나라당은 일단 멘탈이 깨져버립니다. 그래도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그 다음엔 그 유명한 차떼기 게이트가 터집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 사이에 한나라당은 나쁘다는 인식이 퍼져요. 여야가 서로 불법정치자금으로 싸우는 와중에 한나라당은 거의 궤멸되고, 당시의 여당도 일정 정도 피해를 받고 안희정이 감옥가게 되면서 정치판이 크게 달라집니다. 여당은 물갈이 되서 운동권으로 채워지고, 야당도 물갈이되는데 그만 박근혜의 군부세력이 권력을 잡게 된 겁니다. 대략 기존 정치인들 썩었으니 갈려고 하다가 훨씬 함량 미달인 인간들이 들어온 셈이랄까요. 그리고 대략 이 시기부터 제대로 된 인간들은 거의 정치판에 들어오지 않게 됩니다.

 

 박근혜는 김영삼, 이회창 쪽 지지층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거지요. 다만 쓰잘데기가 없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당시 노무현도 좌충우돌하고 있었는데, 망해가던 한나라당에 인공호흡한 건 어쨌든 탈당했던 (몇년 후 복당녀라는 별명이 붙게 되는) 박근혜였단 말이지요. 박정희 신화를 부활시키려던 박근혜는 경북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군사정권 때부터의 오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나서는 선거마다 이겼습니다.

 

 그래도 박근혜는 바로 대통령이 되진 못합니다. 당시의 한나라당은 박근혜 정당과는 정말 거리가 너무 멀었으니까요. 결국 일종의 타협점이 이명박이었지요. 사실 김영삼, 이회창을 좋아하던 사람들에겐 이명박도 눈에 차진 않았었습니다. 그래도 박근혜보단 나았던 것이지요. 물론 이후 이명박은 여러 사람 머리 아프게 하면서 순식간에 지지를 잃고 맙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권력은 서서히 박근혜에게로 넘어가지요. 이 시점부터는 한나라당의 수구화를 막기 힘들어졌고, 이름도 새누리당으로 바뀌게 되었고, 때맞춰 문재인이 권력에 대한 탐욕을 부리면서 결국 박근혜를 당선시키는 바람에 - 2012년 대선에 안철수가 나왔고, 민주당이 안철수를 지원했다면 박근혜가 이기기 힘들었을 겁니다. - 새누리당 내 민주계 세력은 위기를 맞게 됩니다.

 

 민주자유당계의 기반은 대략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군사정권 때부터 지지해온, 많이 보수적이고 다소 수구적인 성향이 있는, 평균연령대가 높고 그래서 학력이나 소득도 낮게 측정되는 일파입니다. 이들은 안보, 반공을 중시하고 민자당계만 찍는 성향이 강해서, 지난 대선에서도 주로 홍준표를 찍었다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그런데 다른 하나가 더 있습니다. 고소득, 고학력, 전문직, 사업가, 자영업자, 투자자 등이 다수 속해있고 김영삼, 이회창, 이인제, 박찬종 등을 지지해왔으며 자유주의와 합리주의 성향이 강한 집단입니다. 이들은 잘 나서진 않지만, 전체 숫자가 아주 없진 않고 주변에 영향력도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득표를 만들어내는 힘은 어느 정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조선일보는 이 중 전자를, 중앙일보는 후자를 다소나마 대변하던 경향도 있겠고요.

 

 문제는 이명박도 비합리성과 권위주의, 부정부패를 드러내며 후자를 실망시켰는데, 박근혜는 아예 용납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그나마 새누리당 당원들은 박근혜의 폭주를 막기 위해 상도동계 막내 김무성을 대표로, 이회창 계파였던 유승민을 원내대표로 만듭니다. 이후 김무성은 두 번의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차기대선후보로 지지율 1위를 달리게 되지요.

 

 그러나 박근혜의 파괴본능 앞에선 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유승민 쫓아내기, 메르스 파문, 가습기살균제 사건 대처 문제, 역사교과서 국정화, 옥새런을 보다 못한 새누리당 지지층 다수는 결국 돌아섭니다. 그리고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엔 모두들 아시다시피 그렇게 됩니다. 박근혜가 이미 당 내 정치인을 친박 위주로 물갈이해놓은 상태라, 현재 자유한국당은 덩치 큰 아기나 다름없으며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 개혁하는 게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요약하자면 자유한국당이 되살아나려면 이명박근혜의 정당에서 김영삼, 이회창의 정당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홍준표도 아주 생각이 없는 건 아닌지 당사에 걸린 사진 중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만 남겨놓긴 했던데, 사실 이 세 명도 원체 일관성이 없어서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유승민이 못 뜨는 이유도 자명합니다. 유승민은 이회창계 출신이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성향이 위에 이야기한 민자당계 두 지지층 중 전자 쪽에 더 가깝습니다. 자유주의보다는 집단주의적 - 공화주의 - 이고, 자유주의적이거나 합리성이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며, 각 분야 전문가나 기업이나 상인들이 좋게 볼 만한 요소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또 전자 쪽 지지층이 볼 때 유승민은 배신자라는 인상이 강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하단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사실 유승민 지지층은 민주당 지지층과 성향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사회문화적으로 좀 더 보수적이면서 주로 군사외교적 견해에서 차이가 나는 편이지요.

 

 위에 이야기한 후자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에선 주로 안희정-안철수 쪽으로 표가 움직였습니다. 이명박근혜 시대를 거치면서 자한당엔 자유주의, 합리주의적인 세력이 많이 위축되었거든요. 자유한국당엔 자유주의가 없고, 더불어민주당엔 민주적인 게 없지요.



 굳이 보면 이 사태는 차떼기 이후 제대로 당을 개혁하지 못하고, 박근혜 같은 인물에게 당의 회복을 맡긴 대가이기도 합니다. 비유하자면 올바르게 영양을 섭취하고 운동을 해서 건강을 되찾고 경기에서 이긴 게 아니고, 도핑을 해서 성적을 내다가 쓰러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박근혜가 선거의 여왕이던 시절, 한나라당은 노무현에 실망한 자유주의 세력을 기본적으로 흡수한 상태에서, 영남-보수-고연령층 유권자를 최대한 많이 투표소에 불러냄으로 연승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이건 한나라당의 지지층을 넓혀서 이긴 게 아니었다는 이야기이도 합니다. 본래 한나라당 지지하던 사람들 쥐어짜내서 이긴 겁니다. 그게 박근혜 효과였고요.



 당연히 이런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나라-새누리당은 제대로 된 지지층을 잃어갔습니다. 이명박근혜는 국정원과 일베를 동원할 정도로 타락했고, 평범한 청년층은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 되어갔고, 나중엔 자유주의자들까지 등을 돌렸습니다. 영남-보수-고연령층에 베이스를 둔 박근혜가 당권투쟁에 열을 올리면서 새누리당의 확장성은 더욱 더 축소되었습니다.

 

 이제 자유한국당이 부활하고 싶다면 그 동안의 과오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은 기본적으로는 코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확장성을 가지는 정당입니다. 그런데 아직 자한당은 코어 지지층을 잃지 않는 데만 주력하고 있고, 확장성은 염두에 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영남-보수-고연령층은 자한당 지지층입니다. 그건 쉽게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자한당이 부활하려면 자유주의자들을 잡아야 합니다. 이름값을 해야 한단 말이지요. 그러나 올해 자유주의자들은 안희정과 안철수를 주로 보고 있었습니다. 내년엔 자한당이 자유주의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지선에서 또 한 번의 처참한 패배를 겪어야 조금 변할까요?

 


문재인은 기민주의자일까? - 8values의 힌트

정치 2017. 12. 4. 16:00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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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abjE9Qx0O60



 

 나는 그 동안 쭉 문재인 정권의 본질을 파시즘 및 좌파 포퓰리즘이라 이야기해왔습니다만, 이는 정치적 스펙트럼상에서의 위치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어휘는 아닙니다. (8values에도 파시즘, 좌파 포퓰리즘 값은 있으나 매우 극단적인 성향의 스펙트럼상 위치입니다. 그러나 실제 역사상 파시즘, 포퓰리즘은 그 전개과정에선 그런 극단성을 일찍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온갖 사상적 모순과 철학적 빈곤, 말과 행동의 괴리, 극심한 말 바꾸기들 때문에 실제 정치적 위치를 관측하고 판단하는 게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8values 테스트가 문재인 정권의 성향을 측정해볼 수 있는 툴이 될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http://oceanrose.tistory.com/722 포스트 댓글에서 문재인 정권의 경제 축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노랑바람, yuni 두 분이 현 정권의 성향에 대한 가상 테스트 결과를 게시하였고, 나는 그 결과에 대해 다소의 의아함을 느껴 직접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두 분이 한 것과 내가 한 건 결과가 살짝 달랐는데, 그 이유에 대해선 조금 생각해보고 있고, 내가 문재인이란 개인을 더 중점적으로 한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중요한 건 8values 테스트는 문재인 정권의, 특히 사견으로는 정치인 문재인의 스펙트럼상 위치를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했다는 것입니다.

 

 일단 나의 테스트로 나온 문재인 정권의 성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테스트 도중 나는 이 정권과 여당이 표방하는 것이 아닌, 실제 마인드를 - 특히 그 동안 문재인이 보여 왔던 가치관을 -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과를 봤을 때, 나는 문재인의 성향을 표현하기에 이 용어가 꽤나 적합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hristian democracy. 기독교 민주주의(기민주의)가 그것입니다. 8values 한국어 번역버전에서는 종교민주주의로 표현하였으나, 기독교 민주주의가 보편적인 번역입니다.

 

 돌아보면 문재인이 기민주의자가 아닐까 싶은 여지는 좀 있었습니다. 다만 한국에선 기민주의가 워낙 마이너한 입지이다 보니 별로 염두에 두지 않았었는데, 생각해보니 문재인은 본래 직업 정치인이 아니었고, 나이가 꽤 든 후 정치를 시작했기에 다소 독특한 정치 스펙트럼상 위치를 가져도 이상할 건 없다 싶습니다. 그리고 위의 측정결과는 많은 것들을 설명하기 수월하게 해줍니다.

 

 나는 본 측정결과처럼 문재인이 8values의 사회 축에서 그다지 진보적이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가 권위주의적 그다지 억압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동시에 딱히 자유주의적인 인물이라 생각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는 규칙을 지키는 걸 좋아하고, 권위가 바로선 걸 좋아하는 - 다소 보수적이거나 온건, 중도쪽의 - 인물로 판단합니다. 물론 그가 경제적인 축에서 매우 왼쪽인 건 부정할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문빠들의 거짓과 기만과는 무관하게 말이지요.




 한편으로 그는 가톨릭교도이며, 천주교정의사제구현단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2013년 그의 행보에 대해 깊이 실망한 적이 있는데, 이후 그가 해방신학에 일정 정도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8values의 결과를 감안하여 일단은 그가 기민주의자 포지션일 것으로 어림해볼까 합니다.

 

 기민주의는 북미와 아시아에서는 별로 존재감이 없는 정치적 스펙트럼상 위치입니다. 기민주의가 위력을 발휘한 지역은 유럽과 남미입니다. 아시아에선 필리핀이 가톨릭 국가답게 예외적으로 기민주의 세력이 있습니다. 현재 기민주의 정당 정치인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앙겔라 메르켈입니다.

 

 한국에서 주류 기독교 세력은 굉장히 이상한 정치적 포지션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좀 의외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세계 보편적으로 기독교 세력은 보수적 공동체주의적인 성향을 많이 보이는 편입니다. 물론 한국 기독교도들도 전혀 안 그런 건 아닙니다만, 유럽과 남미에서 기민주의는 자유주의와 일정 정도 대립하는 포지션입니다. 자유주의는 결국 개인주의적이기 때문에, 기민주의가 지향하는 공동체주의와는 일정 이상 대조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식으로 기민주의를 쉽게 설명하자면, 따스한 보수에 가깝습니다. 시민자유나 사회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보수적이면서,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고 경제적인 면에서 꽤 왼쪽입니다. 대략 경제적 좌파, 사회적 보수이기 때문에 뉴트럴 또는 고전적 자유주의자들과는 정 반대입니다.

 

 한편으로 기민주의는 민주사회주의와 그다지 먼 사상은 아닌데, 위에 이야기한 노랑바람/yuni 두 분의 테스트에서 문재인 정권은 민주사회주의로 나왔기도 합니다. 민주사회주의는 실질적으로 사회민주주의와 별 차이는 없고 (한국의 정의당, 노동당 부류는 이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 이 사상을 설명할 수 있는 걸로 사회민주주의 인터내셔널의 민주사회주의 선언을 들기도 하는데, 그것을 복붙해보자면.

 

1. 민주주의를 강력히 긍정 · 옹호할 뿐만 아니라 이 사상의 목표를 최고의 형태로서의 민주주의라고까지 강조함으로써 민주사회주의의 민주주의적 본질을 보여준다.

 

2. 모든 독재정치를 부정 · 배격한다.

 

3. 종래의 사회주의가 생산수단의 공유를 사회개조의 유일 ·절대의 방법으로 믿어온 것과는 달리, “공유형태 자체를 목적으로 볼 것이 아니고, 사회의 경제생활과 복지를 떠받치고 있는 기초산업과 공공사업의 관리수단으로서, 또 비능률적인 산업의 합리화와 사적 독점을 막는 수단으로 보아야 한다. 사회주의적 계획은 전 생산수단의 공유화를 예상하지 않으며, 농업 · 수공업 · 소매업 · 중소기업 등 중요한 부문의 사적 소유와 양립한다라고 말하여 생산수단의 공유화를 사회개조의 유일 · 절대적인 방법으로 보지 않는다.

 

4. 종래의 사회주의가 공산주의 비판을 미온적이고 불철저하게 하였던 것과는 달리, 공산주의를 냉엄하고 정당하게 비판하고 있다.

 

5. 종래의 사회주의가 생산수단의 공유화와 계획경제 실시로 사회를 단번에 개조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였던 것과는 달리, 민주주의를 모든 영역에 확대 · 발전시킴으로써 최고형태의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가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6. 종래의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가 인류의 미래는 생산수단 공유의 사회 또는 공산주의 사회라 주장하던 것과는 달리, “미래는 공산주의의 것도 자본주의의 것도 아니다라고 하여 최고형태의 민주주의를 지향함으로써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7. 종래에 사회주의라는 말이 대체로 생산수단의 공유화와 계획경제제도에 중점을 두고 이해되어온 것과는 달리, 민주사회주의에서는 최고형태로 발전하였을 때의 민주주의를 가리켜 사회주의라 부름으로써 사회주의의 본질과 방향이 종래와는 전혀 다름을 밝히고 있다.

 

 이 선언을 읽을 때 중요한 건, 민주사회주의자들이 말하는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겁니다. 민주사회주의자들은 자본주의를, 시장경제를, 더 나아가 자유주의를 결국 부정합니다. 결국 현 정권이 표방하는 바와 얼핏 꽤 비슷하긴 합니다만, 실제 현 정권이 보이는 모습은 꽤나 독단적이며, 정치학에서 이야기하는 온갖 주의사항들을 지키지 않고 독재정권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주변 국가들에 대한 태도를 봐도 민주국가보다는 독재국가에 호의를 드러내며, 보편적 인식에 비해 실은 다소 권위주의적이거나 보수주의적인 모습을 곧잘 보이는데다, - 이는 현 정권 구성원들끼리도 차이가 있습니다. - 표면적으로 약자에 대한 시혜적이고 온정적인 모습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문재인을 기민주의자, 그 중에서도 경제적 평등성향이 좀 두드러지는 기민주의자라 보는 게 더 적절도가 높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민주사회주의자들이 진짜로 민주적인 경우는 애초에 거의 없긴 합니다만.

 

 한편으로 흔히 민주당은 사회적 자유주의로 포장되지만, 자유주의자들의 테스트에서는 (이번 테스트를 한 3명은 모두 자유주의 성향입니다.) 민주사회주의 또는 기민주의로 결과가 나왔고, 사회적 자유주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측정되었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현 정권은 자유주의적 요소가 별로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제적으로는 자유주의라 하기에 많이 왼쪽인 편이고, 동시에 다소나마 권위적인 편입니다. 문재인이 보이는 온화함이나 친근함은 사실 자유주의적이진 않아도 충분히 가능한 것입니다. 반례로 시민자유 성향이 극단화된 좌파 아나키스트들 보면 거칠고 막나가는 부류들이기도 하지요.


 이 측정과 판단에 대한 다른 분들의 견해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8values 테스트 결과

정치 2017. 12. 3. 14:35 Posted by 해양장미

https://8values-ko.github.io/index.html


 의 개인 테스트 결과입니다. 본 블로그의 다른 글들을 볼 때 참조하셔도 좋을까요.



 문항에 대해 좌파-민주당 지향 커뮤니티들 반응을 보면 좀 불만이 있는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엔 괜찮은 편이라 생각하고요. 실제 국제적 기준에서 한국 민주당원 및 지지층은 상당히 사회주의적인 성향을 많이 가진 편입니다. 정책들 보면 현대의 유럽 진보정당들보다도 꽤 왼쪽인 게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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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zVY8PaRF1jE



 

 조지 오웰의 작품, ‘동물농장에서 동물농장엔 7계명이 있었습니다. 이 중 마지막 계명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였지요. 그러나 작품의 종반에 이 계명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All Animals Are Equal. But Some Animals Are More Equal Than Others)’ 로 바뀌어 있었고, 다른 모든 계명은 삭제되어 있었습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동물농장은 소련 공산주의를 풍자하고 비판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재미있게 본 작품인데요. 요즘 한국 정치상황을 보고 있자면 저 문구가 자꾸 떠오릅니다.

 

 2015년에요. 문재인은 "'자기들만 애국'이라는 사고, '애국을 자기들이 독점한다.'는 사고가 바로 독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국정교과서 논란 때였지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권력을 쥔 본인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문제지요.

 

 문재인 일당은 틈만 나면 민주주의를 외칩니다. 그게 실은 민중민주주의가 아닌가 의심해볼 여지는 많습니다만, 어쨌든 표면적으로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전제에 동의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권력자 문재인이 실질적으로 동원하고 있는 달빛양념단과 그들을 서포트하는 강경 정치인들의 모습은,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욱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의심스럽게 만듭니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문재인에게 열광하고 숭배합니다. 그것에선 평등한 인간을 향한 자세라기보다는, 고귀한 군주를 향해 신민이 취할 법한 모습이 쉽게 관찰됩니다. 박사모가 그토록 비상식적이고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은 그들이 자유민주주의를 항상 말하지만 전혀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여러 문제를 저질렀기 때문이지요. 문재인 정치권력과 극단적인 지지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민주주의의 수호자인 양 굴지만, 과거 한나라-새누리당 정권을 비판할 때 하던 말들을 전혀 지키지 않습니다.

 

 그들은 정치적 지지층에 따라 도덕적, 윤리적 층위를 구분합니다. 그 사이에 평등함이란 의식은 없습니다. 문재인 지지층은 가장 올바른 계급 - 귀족 같은 것 -이고, 친문이 아닌 민주당원들이 그 다음. 민주당 지지성향의 중도세력은 어리석은 평민 같은 부류. 안철수나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은 인간조차 되지 못한 비도덕적인 존재들로, 투표권을 지니는 것 자체가 못마땅하다는 게 그들의 본심일 겁니다.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정치적 판단을 하는 시민들도 충분한 판단능력이 있음을 진심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고, 도덕성과 판단능력이 있다면 당연히문재인을 지지할 거라 진심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문재인 지지층이 아닌 부류를 평등한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정보력이 딸리거나(무지하거나) 부도덕하거나 판단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유난히 이상한 걸까요? 적어도 역사적으로 보면 딱히 그런 건 아닙니다. 종교사를 제외하고 20세기 이후의 정치사만 보더라도 모든 공산권 국가가 거의 예외 없이 비슷한 길을 걸었지요. 좌우 안 가리고 포퓰리스트들은 다 마찬가지이기도 하고요. 공산주의가 아닌 사회주의 중 생디칼리슴의 직계 후계인 파시스트들도 별 다를 건 없었습니다. 인류는 본래 타 부족보다 내 부족이 특별하고 우월하다는 믿음을 공유하기 쉽고, 그런 믿음의 공유를 통해 하나의 집단으로 뭉치고, 그렇게 집단화되어 '폭력'을 행사하기 쉬운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어릴 때부터 윤리, 도덕을 배웁니다. 인류가 오랜 역사 속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익힌 가치들 말입니다.

 

 그러나 급진주의자들은 언제나 자신들이 배웠던 윤리도덕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칩니다. 그리고는 자신들만의 새로운 가치 체계를 만들고, 그걸 보급하며, 일정 수 이상이 되면 광신적인 도그마들을 타인에게 강요합니다.



 얼마 전 안희정 충남지사가 상식을 말했습니다. 이런 말이었지요.

 

“(전략) 그래서 혹시 문재인 지지하신,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분들께 부탁을 드리고 싶은 건 이견의 논쟁을 거부하시면 안 돼요.''' 문제 제기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해요. 왜냐하면 우리 이니는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니에요. 근데 뭐 나서가지고 "우리 대통령 하겠다는데, 니가 왜 문제제기야!" 이러면 우리의 공론의 장이 망가져요.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 공론의 장에서는 또한 매우 열려있는 다양한 견해 대해서 도전과 토론을 허용하는 좀 더 고품격의 지지자들의 아주 교묘한 지지 운동이 필요 합니다. 근데 지금 현재 진행 되는 것을 보면 다른 이견 자체를 싫어합니다. 그러면 안됩니다. 그러한 지지 운동으로는 정부를 못 지킵니다. 정부는 대한민국의 5천 만을 이끄는 정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정부는 모든 이견과 문제제기를 허용 할 수 있어야 되고 그것을 문재인 대통령은 또한 다 받아 들일수 있는 분입니다. 근데 그것을 아예 처음부터 닥치고 따라와 하는 구호로 가겠다면, 그것은 잘못된 지지 운동입니다. 그런 말씀을 우리 지지자 분들께 좀 더 강력한 지지운동을 해 달라. 그것은 좀 더 열어야 합니다. 열어야만 강력한 정부의 통치력이 나온다. 이 말씀을 제가 드립니다.”

 

 그리고 양념당했습니다. 같은 당의 안민석 의원까지 나서서 비난했습니다. 감히 이니를 추종하는 고귀한 계급에 도전을 한 탓이겠지요. 계급 사회에서 도덕과 윤리를 판단할 수 있는 건 평민이 아닙니다. 특권 계급만이 가능한 것입니다. 문재인 시대는 평등의 원칙이 적용될 수 없는 사회입니다. 문재인 일당과 그 지지자만이 기존 윤리도덕을 파괴하고, 다시 쓰는 게 허용되는 사회입니다. 본래 모든 포퓰리스트들은, 독재자들은 자신들만이 도덕적이며, 자신들을 지지하는 자들만이 도덕적이며, 자신 외엔 부당하다고 주장하기 마련입니다. 독재란 본질적으로 폭력적인 것입니다만, 단순한 폭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도 그들을 민주주의자라 믿는 분들이 있다면, 그 믿음을 의심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안철수는 서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 2017. 11. 22. 00:08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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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pKv_wua6kFE



 

 정치인 중 내가 지켜보면서 가장 많은 실망을 거듭한 정치인으로 안철수를 꼽겠습니다. 정말 절망적일 정도로 재능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눈에 들어오는 걸 보면, 무슨 재능은 없는데 좌절해가면서도 노력으로 성장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스포츠 만화라도 보는 기분입니다.

 

 어쨌든 지금 시점에서 차기 대통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을 하나 꼽으라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안철수를 꼽겠습니다.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높은 인지도와 과거부터 앞으로 쭉 서사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입장이 이유라 하겠습니다.

 

 MythEpic, Saga같은 단어는 판타지 같은 어감을 꽤 가지고 있습니다만, 실제 우리가 하루하루 써가고 겪는 역사 속에서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이어집니다. 시민들은 정치인에서 서사와 신화를 보고 싶어 하며, 서사가 약한 사람은 선거에서 불리한 성적표를 받아드는 경향이 실제로 있습니다. 박근혜의 서사는 총에 육영수와 박정희를 잃고 몰락했다 다시 일어나, 한나라당을 천막당사로 구하고 뺨이 칼에 베이면서도 매 선거마다 당을 승리로 이끈 것입니다. 문재인의 서사는 노무현과 함께 변호사로 일하다 노무현을 잃고 망연자실하게 상을 치르고 정치에 뛰어들어 대선을 한 번 지고도 다시 일어나, 박근혜에 맞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젠틀하면서도 친절한 이미지로 대선까지 압승한 것이지요. 이 과정의 디테일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원래 신화들은 앞뒤가 좀 안 맞거나 끼워 맞춰야 하는 게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까 사실 안철수는 잠시 정계은퇴를 하던지, 어디 떠나 잠적해있는 게 나았습니다. 지선에서 서사를 이어나가기 힘든 입장이니까요. 그렇지만 안철수는 이젠 좀 우직해진 것 같습니다. 적어도 투지는 남아있는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는 짜증나는데 싫어하긴 힘든 스타일이라 느끼고 있습니다. 딱히 다른 기대주도 없고요.

 

 안철수가 막상 해야 하는 과제는 정말 험난합니다. 일단 박정천은 잃을지언정 호남 전반과 갈라져선 안 됩니다. 안철수는 가진 게 많지 않아요. 만약 호남과 완전 결별하면 자한당에라도 들어가야 할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유승민과 손잡고 홍준표와 딜을 하긴 해야합니다. 지선에서 삼파전이 되면 안철수-유승민이고 자한당이고 공멸입니다. 이에 더해 안철수가 광역단체장으로 어딘가 직접 출마해서 이겨야 합니다. 그러려면 또 그 전에 안철수 없어도 당이 잘 돌아가게 만들어놔야겠지요.

 

 이러고 자한당이 박근혜 유죄 나오면서 친박 정리되고 안철수-유승민 세력과 어찌 합쳐지고, 안철수는 광역단체에서 이명박 서울시장 때와 같은 성과를 올리면 안철수는 아주 강한 차기대선후보가 될 겁니다. 이렇게 써놓으니까 밸런스 패치가 필요한 난이도 같긴 한데, 안철수는 지금껏 잃은 게 너무 많아서 어지간한 위업 이루지 않고는 대통령 되기 힘듭니다. 토론 나오면 마이너스인 편이라 실제 뭔가 해서 업적을 보여줘야만 성과가 됩니다.

 

 나의 판단은 이렇고, 그렇다보니 안철수를 응원할지 말지 결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게 어디 가능성이 얼마나 있어보여야 말이지요. 어쨌든 안철수에겐 내년 지선이 승부처입니다. 이번에 지면 뒤는 없을 가능성이 높아요. 지선 접을 거면 지금 접어야 합니다.

 

 차기 대선에서 가장 가능성 높은 게 안철수라지만 안철수의 가능성도 딱히 높은 건 아닙니다. 깜깜하고 흐린 밤하늘에 스산한 달만 보이고 가장 밝은 별도 잘 보이지 않는, 그런 상황이랄까요. 그래도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고,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는 법이고, 안보여도 별은 떠있는 법이지요.

 본문의 추천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z28lwyQjuTY

 

 한국의 87년 민주화 과정에서 학생운동권이 일정 이상의 역할을 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학생운동권 입장에서 87년의 민주화는 충분한 민주화가 아니었습니다. 현재의 문제는 여기서부터 파악해야합니다.

 

 80년대 학생운동권은 거의 예외 없이 반미, 민족주의, 민중민주주의 사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사회주의적이었던 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친북 계열도 있었고, 보다 보편적인 공산주의에 호의적인 세력도 있었지만 적어도 서방 자유민주주의를 복원시키자는 움직임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젠 옛 학생운동권도 완전히 기성세대가 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청년들은 이런 사실들을 잘 모릅니다만 이게 진실입니다. 80년대 학생운동권은 서방의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공산권의 민중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민주화 운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민주화가 공산화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당시에 학생운동권은 연령 상 행동대장 같은 역할이었지, 정권을 쥘 만한 입장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87년 대선은 뜻밖에도 노태우가 승리했고, 이후 노태우 임기동안 공산권이 붕괴하는 대사건이 벌어졌고, 김영삼이 3당합당까지 한 후 92년에 집권, 이후 김영삼 시기에 학생운동권은 흑역사를 쓰다 쇠퇴하고 IMF 이후엔 실질적으로 소멸하고 맙니다.

 

 민주화 이후 학생운동권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산권 몰락 후 자유민주정을 받아들이고 소위 전향을 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김영삼을 따라 신한국당에 들어갔지요. 물론 고집스레 사회주의를 유지하는 세력도 물론 있었습니다. 이들은 훗날 민주노동당 계열이 됩니다. 이들은 차라리 명료하고 구분이 쉬운 면이 있지요.

 

 민주당은 사정이 좀 복잡합니다. 92년에 김대중은 대선에서 지고 정계은퇴를 합니다. 그러다 나중에 정계에 복귀하는데, 이 과정에서 김대중 탈당 이후 남아있던 민주당 세력과 갈등을 빚습니다. 이 때 갈등을 빚었던 게 경북 영일 출신 이기택 계열인데, 이 이기택 계열 중 일원이 노무현이었습니다. 이후 김대중이 동교동계를 끌고 나와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 97년 대선에서 극적으로 승리해 정권을 잡습니다. 그리고 97 대선과정에서 노무현은 이기택 계열에서 갈라져 국민회의에 입당, 그로부터 5년 후엔 대통령이 되지요. 그렇지만 이기택 계열 다수는 노무현과는 달리 신한국당과 합당, 한나라당을 창당하게 되는데 김대중 시기 유시민은 이기택 계열을 지지했기에 김대중과 적대하고 한나라당 편을 들었던 과거도 있습니다. 노무현이 집권 시 한나라당엔 꽤 친하게 굴어봤던 것도 다 이유가 있긴 합니다.

 

 이렇게 민주당계는 민주화 이후 이합집산을 거듭하였고, 김대중은 세력이 약한 상태에서 대통령이 됩니다. 이후 당연하리만큼 운동권, 소위 386 계열이 민주당계에 많이 들어옵니다. 김대중과 여당이 동교동계만 데리고 정치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민주당에 들어간 운동권들은 사상적으로 좀 애매한 경향이 많았습니다. 민주노동당 계열 동지들처럼 신념을 유지하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 옛 동지들처럼 자유민주정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전향한 것도 아니었지요.

 

 이들은 사회주의적 마인드를 많이 남겨놨지만, 실제 공산주의 구현은 포기했다는 점에선. 그리고 그렇다보니 필연적으로 사상이 불분명하고 애매해다는 점에선 옛 유럽 사민주의자들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사민주의자도 아니었지요. 이들에겐 본질적으로 일관된 사상체계가 사라진 상태였지만, 운동권의 관성은 남아있었고 신좌파들 영향도 꽤 받고 있었습니다.

 

 이런 혼종 사상... 아니, 사상이 없는 언행을 부르기 적합한 말은 두 가지 정도 있습니다. 하난 파시즘. 다른 하나는 좌파 포퓰리즘입니다. 악의적인 표현이라 느끼실 분들도 많겠지만, 실제 파시즘이나 포퓰리즘도 딱히 악의에서 기인하지는 않습니다. 악의 평범성이, 선의로 포장된 지옥으로 가는 길이 표면화된 형태 중 하나일 따름입니다. 실제 민주당계 정치인들에서 파시스트같거나 포퓰리스트 같은 모습은 정말 자주 발견됩니다. 사실 이 사람들은 아마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자유민주주의를 공감하고 이해해본 적 없는 인물들입니다. 이들이 젊었을 때 품었던 이상은 민중민주주의, 민주집중제, 사회주의였고 그 위에 신좌파적이거나 각종 실험적인, 사회주의 냄새 섞인 각종 사회학적 가설들이 덧입혀진 상태에 가깝지요. 물론 이에 더해 경험적으로 얻은 정치적 지식, 노하우 같은 것들도 있고요.

 

 중요한 건 민중민주주의는 말이 민주주의일 뿐, 실제 정치학계에선 절대로 민주정으로 인정하지 않는 공산독재 체제라는 겁니다. 민주집중제도 독재의 방식이고요. 그런데 민주당 운동권 출신 및 그에 영향 받은 다수는 이런 방식들을 진짜로 민주적이라 생각하고, 포퓰리즘 독재자의 전형적인 방식들을 선택하는 데 아무런 주저함이 없습니다.



 민주집중제는 실제 2004년에 신기남이, 2015년에 이목희가 당의 기본 운영 원칙으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가진 본성은 종종 숨김없이 드러납니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여론조작원들과 광적인 추종자들은 문재인과 민주당을 보수라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합니다만, 사상/정책/색깔/해외의 평가 어딜 봐도 보수 계열과는 거리가 멀고, 통상적 인식보다 실제 민주당과 현 정부는 훨씬 많이 왼쪽입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서 자유주의, 시장경제, 다원주의, 정당 위주의 민주주의, 의회주의를 부정합니다. 보다 잘 설명하자면, 이들은 현재의 의회주의-다원주의-시장경제 체제를 모두 미완성인, 중간 단계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찍고 공산주의같은 마인드를 아직 가지고 있는 겁니다. 실제 이들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1당 독재를 추구하며, 의회주의가 아닌 직접민주주의를, 시장경제보다는 통제되고 계획된 경제를 추구합니다. 이걸 요약하면? 대략 중국식 정치가 됩니다. 좀 더 소통하는 척, 착한 척을 하지만 본질과 내용은 전혀 다를 게 없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이들에겐 체계화되고 구체화된 사상체계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돌아가는 방식이 철저히 지도자 위주, 이심전심, 개인적 친분 위주, 파벌 위주가 됩니다. 그리고 이 방식은 친박도 쓰던 것이지요. 괜히 친박하고 하는 짓이 비슷한 게 아닙니다.

 

 이렇게 민주당은 전혀 민주적이지 않지만 언제나 본인들이 민주주의의 유일한 대표자인 양 언론 플레이를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민주정에 대해 사실은 거의 이해가 없기 때문에, 그런 언론 플레이를 오래 접하다보면 세뇌되기 쉽습니다. 실제 이명박근혜 세력이 워낙 민주적이질 않았더래서 설득력을 일부 제공한 면도 있고요. 그러나 현재 문재인정부는 그야말로 정치학적으로 대단히 반민주적, 포퓰리즘 독재 정부입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다뤘고, 앞으로도 쭉 다룰 것이므로 일단 생략. 일단 본문에선 그들의 사상적 기반을 조금 설명하였습니다.

용서와 이해의 상한선

정치 2017. 11. 11. 13:13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K8Qo2JJQEao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에 한,,3각동맹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트럼프 방한 중에는 인도, 태평양 지역 안보 참여제안을 거절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또한 얼마 전에는 중국에 3불 합의를 했지요.



 근래 우리나라의 문재인 정권은 미국 내 언론에 꽤나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럴 만 하지요. 문재인 정권의 행보는 객관적으로 반미, 반일, 친중으로 요약 가능합니다. 미국+일본과 중국의 대결 가운데서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임에도 미국의 계획엔 동참하지 않고, 중국엔 핍박을 받으면서도 비위를 맞춰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말하지만 문정인 특보가 현 정권 군사외교행보의 핵심인물입니다. 트럼프 방한이 별 문제 없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태파악 못해서 그런 거고요.

 

 나는 현 정권의 군사외교행보를 비현실적이고, 망상에 기반하며, 부당하고 부끄러우며, 한 시민으로 용납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리도 명분도 없이 동맹을 등지고 적성국에 아양을 떠는 나라의 국민이라는 게 싫습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은 인정하였고 어떻게든 나의 예상과는 달리 잘 하길 바랐으나, 집권 후 반년간의 행보를 보면 도저히 대통령 자리에 적합하다고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군사외교 문제는 물론이고 인사 및 경제정책은 눈뜨고 못 볼 수준에, 터무니없는 에너지수요 예측을 전제로 절차적 문제를 크게 일으켜가며 강행한 신고리. 독단적이기 짝이 없는 각종 정책과 의회에 대한 태도. 어떤 문제에도 책임소지가 명확하지 않고, 책임자가 드러나지 않으며, 책임지는 사람도 없는 독재적 국정운영. 끝없는 언론 플레이와 여론장악, 반대파를 향한 공포 분위기 조성 등등.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으로 인한 각종 재앙들을 최소화하려면,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던 자유한국당 인간들이라도 다시 봐 줘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도 그 당 상황은 가관이지요. 체제상 많은 의석을 가지고, 권력을 분할할 수 있는 그룹은 현실적으로 자유한국당 뿐입니다. 자유한국당에는 죄인이 많지만 죄인을 써먹는 게 좌파 포퓰리즘 독재보단 낫습니다.

 

 이제 자유한국당은 친박이라는 적폐를 청산해야합니다. 정치적 이득을 위해 박근혜를 이용했을 뿐인 인물이라면, 그 자체로는 용서와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박 계파였던 것 자체를 문제시할 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친박계파에 집착하고, 박근혜와 얽혀 정치를 잘못했거나 박근혜에게 무조건적 충성을 계속 바치는 인물들은 제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자유한국당에서 유일하게 영남지역 외 광역단체장을 하고 있는 인물은 인천시장 유정복인데, 유정복은 단순히 친박이었던 게 문제가 아니고, 검단스마트시티 같은 문제에서 박근혜와 동조하며 계획을 완전히 말아먹었을 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공시지가도 안 되는 가격으로 시 부동산을 매도하고 그걸로 부채를 없앴다고 언론 플레이 하거나 시내버스노선을 망치고 간선도로 속도제한을 60km/h로 낮추는 등의 각종 큰 잘못을 저질렀으며, 그 결과 전국에서 가장 지지가 낮은 광역단체장이 되었기에 자유한국당은 다른 후보를 내야 합니다. 당이 그 정도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유정복 같은 인물의 재출마를 방지할 수 없다면, 자유한국당의 지선 선전은 불가능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