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브금인 남동구민의 노래 링크입니다.

 

http://www.namdong.go.kr/main/introduction/present/song.asp



 이전 화


1. 계양구 - 1) 계산, 작전동 일대
1. 계양구 - 2) 외곽 및 산악지대
2. 부평구


 



 부평에서 만월산 터널을 지나 구월동에 도착하면, 분위기와 공기가 확 달라집니다. 옛날부터 부평과 인천은 다른 도호부였고, 행정구역을 합친 후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점점 하나의 도시로 융합하고 있긴 합니다만, 부평과 달리 구월엔 바닷바람이 분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구월동 쪽은 꽤 바다와 떨어져 있지만 나의 주관으로는 바람이 불면 바다 냄새가 풍겨오곤 합니다.



 

 남동구 구월동은 현재 인천의 새로운 제1도심이며 가장 번화한 곳입니다. 90년대까지 인천의 원도심은 동인천이었지만, 인천지하철 1호선이 깔린 후 구월동 일대로 옮겨오게 된 것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지난 포스트들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만 매우 드문 현상이긴 합니다.




 

 많은 사람들 - 거의 모든 사람들 - 이 남동구의 남동을 南東(South-East)겠거니 생각합니다. 실제 위치가 인천 남동쪽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실제 한자는 南洞이며, 조선 시대 이 지역 지명으로 남촌면’, ‘조동면이 있었기 때문에 일제 때 한 글자씩 따서 부천군 남동면으로 행정구역을 바꾼 것입니다. 그 땐 부천군의 남동쪽이 아니었지요. 이후 인천에 재편입되었지만 처음부터 이 지역이 남동구로 분구된 건 또 아니었습니다.

 

 1949년부터 1988년까지 현재의 인천 남구, 남동구, 연수구는 하나의 거대한 구로, 그냥 남구였습니다. 그러다 88년에 남동구가 분구되면서 옛 남동면 이름을 그대로 쓴 것입니다.




(이 남동구 마스코트는 이름이 '소래미'라고 하네요.)

 

 이 이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고, 이름을 구월구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습니다만 아직 본격적이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남동구라는 이름을 방위 이름으로 생각하고, 실제 남동쪽에 있다 보니 별로 문제의식도 없고요. 구월이라는 이름은 현재의 만월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선 시대 땐 만월산을 주안산이나 구월산으로 불렀습니다. 이 구월산이 부평과 인천, 두 도호부를 나누는 기준이었지요. 현재의 구월동 일대는 구월산 아래의 낮은 구릉지대에 자리 잡은 몇 개의 자연부락이었고요.



 

 인천의 자치구들 중 이런 경우가 많긴 한데, 남동구도 보통 사람들의 인식보단 상당히 넓습니다. 총면적이 57.05㎢라 계양구보다 더 넓고, 인접한 부천시 전체 면적보다도 넓습니다. 그렇지만 흔히 사람들이 남동구라 생각하는 간석-구월-만수동의 넓이는 그리 넓지 않은데, 전체 남동구 면적의 1/3 정도밖에 안 됩니다. 남동구에는 거대한 그린벨트와 인천대공원이 포함되고, 꽤 넓은 남동공단(남동인더스파크)도 남동구에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독립적인 신도시인 논현동과 서창동, 그리고 소래포구까지 남동구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남동구는 독립 자치도시 하나만큼 넓은 곳이고, 그 안에 여러 요소들이 있습니다. 오래 된 주택가부터 신도시, 공단, 번화가, 문화 시설, 관공서, 대공원, 농경 지대, 포구 및 어시장 같은 것들이 하나의 구에 다 있습니다. 인구도 많은 곳이라 올해 2월부터는 인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자치구가 되었습니다. 현재 인구는 약 54만 명에 육박합니다. 인구 증가세에 있는 지역이고 빈 땅도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번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큰 면적과 많은 인구로 인해 분구하자는 의견이 종종 나오기도 하는데, 이 의견을 검토할 때 문제는 자르기가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인구는 좁은 간석-구월-만수동 쪽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쪽과 다른 지역을 분구시키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을 제외하면 딱히 자를 만한 기준이 없습니다. 논현동은 번화한 동네고 사람이 꽤 살긴 하지만, 이 쪽의 인구는 약 10만 명 정도에 불과해서 분구시킬 만한 대상이 못 됩니다.



 

 정치적으로 남동구는 18대 총선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텃밭이었습니다. 이윤성이 남동구 갑에서 4선을 했었지요. 그런데 2012년부터는 민주당계 지지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신도시 지역이 늘어난 것도 하나의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남동구는 앞으로도 워낙 개발할 수 있는 곳이 넓기 때문에, 한국 정치의 판세가 바뀌지 않는 한 계속 민주당계가 강세일 확률이 높습니다.




 간석동은 남동구의 서북단이며, 실제 생활권역은 북쪽에 인접한 부평구 십정동까지입니다. 간석이라는 이름은 바위 사이인데, 동암과 석바위 사이라는 뜻이라고 하면 인천 사람에겐 와 닿을 만한 설명이 됩니다.

 

 옛날에 주안산(=구월산, 만월산) 일대에서 구리가 채굴되었다고 하는데, 동암은 구리 광산 정도의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동암은 역 이름에 쓴 것 외에는 많이 쓰는 지명은 아니고 그 일대는 십정동이며, 옛날엔 동암역 서쪽 및 간석역 북쪽은 바닷가였습니다. 석바위는 현재의 주안 일대인데, 암석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경인선 동암역과 인천1호선 간석오거리역은 상당히 가까워서 통로만 길게 뚫을 수 있으면 환승역으로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만일 부평역이 가깝지 않았다면 환승역이 되었을 거라 생각하고요. 역을 나온 후 도보로 다이렉트 무료 환승이 안 되는 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환승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굳이 1정거장을 버스를 타야합니다. 동암역에서 내려서 간석오거리로 환승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개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주안과 인천시청을 잇는 인천 2호선이 생긴 후에는 더더욱 그런 환승은 필요가 거의 없어졌습니다.



 예전에 동암역 일대는 꽤 번화한 곳이었는데, 서구 구도시 지역에서 경인선 1호선을 탈 때 이용하게 되는 역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버스와의 경쟁에서 밀려 천천히 이용자수가 줄다가, 최근엔 인천지하철 2호선이 생기면서 상황이 완전히 변해버렸습니다. 서구에서 인천2호선을 타고 바로 주안역에서 경인선 1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2011년에는 일일 이용자수가 6만 명에 육박했는데, 최근에는 4만 명 정도밖에 안 됩니다.


 

 인천 십정동-주안산업단지 일대의 구 경계는 복잡한데, 남동구 간석동의 서북쪽 경계는 간석역 북쪽의 학교들과 홈플러스, 그리고 홈플러스 서쪽의 공단 일부를 포함하는 첨단이 있습니다.


 

 경인선 동암역에서 간석역 사이엔 철도가 90도로 꺾이는, 소위 동암드리프트라 불리는 곡선구간이 있고, 이 동암드리프트 쪽부터 폭이 약 100미터쯤 되는 중앙근린공원이 남쪽으로 약 2.8km 이어집니다. 인천시청과 예술회관 및 버스터미널 앞에 있는 도로 사이의 공원이 이것입니다. 이게 꽤 깁니다. 총 면적은 넓은데 폭이 좁고, 공원 중간 중간에 도로가 뚫려 있기 때문에 체감면적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만 남동구 도심지 및 번화가에 있는 꽤 큰 녹지입니다. 인천예술회관이 중앙공원 안에 있기도 합니다.



 이 중앙공원이 남동구와 남구(미추홀구)의 경계는 아닙니다만, 일반적인 생활권 느낌으로는 중앙공원 서쪽은 주안이고 동쪽은 간석 또는 구월 정도로 뭉뚱그려 받아들여지는 느낌은 있습니다. 실제로는 중앙공원 서쪽 일부까지 간석 및 구월동입니다.


 

 구월동은 주거지역이면서 관공서 및 문화시설과 번화가 및 인천에서 가장 큰 3차 병원인 길병원을 포함합니다. 인천터미널 근처에서 구 경계가 있어 신세계백화점과 버스터미널은 남구 관교동입니다만, 통상적으로는 거기까지 구월동 일대로 인지되기도 합니다간석-구월동 주거지역의 인구 밀집도는 인천에서는 매우 높고, 인천에서 가장 고급 차량을 보기 쉬운 곳입니다.



 간석동과 구월동 경계엔 간석동 금호어울림 - 간석래미안자이 - 구월 힐스테이트 - 롯데캐슬골드의 거대 고층아파트단지가 있는데, 넷 합쳐서 총세대수가 무려 12625세대에 이르며, 특히 구월동 힐스테이트와 롯데캐슬 두 단지만 그리 넓지 않은 면적에 8460세대라 외부와는 아예 다른 하나의 작은 도시 같은 느낌까지 줍니다. 이 아파트단지 외부는 오래 된 주택가고, 좁은 도로와 인접해있으며, 아파트 전반이 낮은 언덕 지형에 매우 빽빽하게 지어진데다 방음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격리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롯데캐슬골드는 이름까지 캐슬이라, 저긴 진짜 성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번화도가 높은 것과는 별개로, 구월동의 오래 된 주거지는 평범하게 낡은 곳이 많습니다. 주거비가 저렴한 편인데 비해 교통은 좋다 보니, 오래 전부터 살던 사람들 외에 인구유입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송도국제도시가 발전하면서 구월동에 인구가 유입되기도 했는데, 송도에 대학이 여럿 들어왔지만 거기엔 대학생이 자취할만한 주택이 없고 물가도 비싸다 보니 인천 1호선으로 쉽게 오갈 수 있고, 놀기도 좋게 번화한 구월동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구월동 모래내시장은 현재 인천에서 가장 번화한 재래시장입니다. 다만 실제 장사가 가장 잘 되는 곳은 시장 내 준대형 마트입니다. 요새 재래시장이 전반적으로 다 그렇습니다. SSM과 대형할인마트 같은 게 규제되는 동안, 대기업 계열이 아닌 큰 마트들이 곳곳에 생겨서 잘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소규모 상인하곤 상관이 없지요. 오히려 소규모 상인한테 상관이 있는 곳은 대형할인마트입니다. 거기 입점을 많이 하니까요.

 

 사적인 일화입니다만 몇 년 전에 모래내시장에서 그리 크지는 않은 참다랑어 선어를 한 마리를 통째로 싸게 사서 회를 떠먹은 적이 있는데, 대체 어째서 참다랑어가 바닷가도 아닌 구월동 시장에서 마리째 통째로 저렴하게 팔리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얼리지 않은 참다랑어가 크기에 비해 참 맛있다는 것과 혈합육은 영 먹을 게 아니라는 것과 참다랑어를 익히면 꽁치만도 못한 맛이 난다는 걸 잘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구월동의 번화가는 예술회관역과 인천터미널 역 사이로, 구월동로데오거리로 불리며 롯데와 신세계 두 백화점을 끼고 있습니다. 구월동 신세계백화점은 영업이 잘 되는 지점입니다만, 부동산을 롯데그룹이 가지고 있고 재계약을 거부하여 곧 롯데그룹에 넘어갈 예정입니다. 신세계 백화점 뒤편에는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있는데, 이 농산물도매시장을 남촌도림동 쪽으로 이전하고 롯데그룹이 구월아시아드 상권까지 이어지는 쇼핑몰을 개발할 거라 알려져 있습니다.


 

 구월4동쪽에선 남부의 남촌도림동으로 이어지는 그린벨트가 시작됩니다. 이 그린벨트 일부를 개발해서 구월아시아드선수촌 아파트단지가 들어섰습니다. 한 때 악명 높던 인천 부채 중 일부분은 이 곳에 투자되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개발이 잘 되어서 구월동 외곽 신도시로 잘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만수동은 간석동 및 구월동의 동쪽으로 제법 넓은 주거지역입니다. 만월산터널이 있는 만수 3동쪽엔 인천가족공원에서 이어지는 폐광, 부평은광이 있는데 공원화시킨다고 합니다.



 이번 지선에서도 이것에 대한 말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다만 부평은광을 공원화시킨다는 주체는 부평구 쪽인 것 같습니다.



 

 남동구청이 남촌도림동과의 경계 부근, 만수동에 있습니다. 시청이 번화한 쪽에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좀 외진 데 있고요. 만수6동쪽은 90년대 초중반에 지어진 고층아파트가 들어서 있으며 만수 3지구라고도 불리는데, 타 지역과는 분리된 지형에 있는데다 다른 데선 살짝 보기 힘든 독립적인 분위기가 있습니다. 90년대 초중반 고층아파트지구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그대로 남아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만수동 사람들은 경인선을 이용할 때 주로 부천 송내역을 이용합니다. 송내역은 인천과 부천의 경계에 있는 역이고, 남쪽은 바로 부평구 외곽 일신동입니다. 부평구 쪽에서는 일신동 현지인이 아닌 한 송내역을 굳이 이용할 이유가 없는 반면, 남동구 만수동/장수동/서창동에서는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서 송내역 남쪽은 행정구역만 경기도 부천이지 실제론 인천 남동구 생활권입니다. 만수동 쪽을 다니는 간선버스들은 송내역으로 많이 다니고, 인천 남동구 정치인들은 선거철이 되면 송내역 남쪽에서 유세를 합니다.



 만수동 북동쪽에는 외곽순환도로 장수IC가 있는데, 단언컨대 전국 최악의 정체구간입니다. 잘못된 도로설계와 인천 남동구와 부천 송내 일대의 높은 번화도로 인해 도무지 답이 없는 교통정체구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사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초보운전 시절 나는 불행하게도 장수IC를 자주 지나다녔는데, 운전 실력이 빨리 느는 효과는 있었지만 정말로 권장하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장수IC는 만수동 동쪽의 무네미로를 지나 곧바로 영동고속도로 및 서창JC로 이어집니다. 영동고속도로의 시작점이 만수동 동쪽에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제2경인까지 세 고속도로를 탈 수 있습니다.




 이 간석-구월-만수동 일대를 인천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해 지나갑니다. 환승역은 인천시청역이고, 2호선의 기점과 차량기지가 만수동 동쪽, 장수서창동에 있습니다.



 인천 2호선은 인천광역시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2량 경전철인데, 나의 예상대로 개통 직후부터 서울 9호선 수준으로 미어터지고 있고 시 측에서는 증차로 대응 중입니다만, 결국은 4량으로 증량하는 게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나는 경전철에 기본적으로 회의적인데, 인천같이 발전 중인 대도시에 경전철을 깔 경우 당장은 예산이 좀 적게 들어갈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잃는 게 많습니다. 특히 인천 2호선 같은 경우는 유모차나 휠체어의 출퇴근 시간 탑승이 금지이며, 자전거는 아예 금지라서 문제입니다.



 

 게다가 이미 경전철로는 구간이 꽤 긴데, 향후 북쪽으로는 고양시까지 연장안이 나온 상태고, 동쪽으로는 적어도 광명까지는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경전철로 깐 게 처음부터 잘못이라는 생각입니다. 특히 최근에 서해선 소사원시구간이 깔렸는데, 인천 2호선 기점 운연역과 서해선 신천역은 겨우 2.4km밖에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이 정도 거리면 별 문제가 없는 한 필연적으로 이어지게 되어있습니다. 경전철을 깔았을 때 가장 큰 문제는 그 지역이 아무리 발전하고 연장되고 수요가 늘어도 다시 중전철로 바꿔 까는 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