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을 읽을 때의 추천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A4NoO5iKw4o



 926일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노란 넥타이를 맸습니다.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였습니다.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모를, NLL논쟁으로 뜨거웠던 10.4 남북정상선언이 뭐 그리 중요한진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명박근혜 시대 내내 이 기념식은 노무현재단에서 주도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중앙정부와 서울시 정부가 함께 열고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요인들이 참여하면서 공식 행사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고, 이 행사에서 보인 언행을 문재인의 진심 같은 걸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단 문재인의 축사 전문에 대한 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www.anewsa.com/detail.php?number=1225121&thread=11r03

 

 영상으로 보고 싶은 분들은 이 링크를 보십시오.

 

https://www.youtube.com/watch?v=AAt_xBAeyA8

 

 저에게는 문재인의 발언은 대통령이 저런 자리에서 할 만한 것이라기 보단, 일종의 신앙 간증처럼 느껴집니다. 너무 어이가 없으니까 어디서부터 뭐라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같은 테이블에는 권양숙, 이해찬, 추미애, 이정미 정의당 대표, 안희정, 백낙청 노무현재단 명예 이사장,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이병완 노무현재단 상임고문, 문희상, 한명숙, 박원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자리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문재인 정권의 군사외교정책 코어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의전서열이 높고 당이 같은 추미애와 안희정, 박원순 정도는 뜻이 다를 수도 있겠고요.

 

 핵심적으로 볼 만한 인물은 역시나 이정미와 문정인입니다. 이정미는 정의당 최대 계파, NL파벌인 인천연합입니다. NL중 온건하긴 한데, 그래도 진짜 NL과 이런 자리에서 같은 테이블에 동석했다는 것입니다. 타당대표인 만큼 의전일수도 있긴 합니다만, 문재인이고 이정미고 동석이 어떤 정치적 의미를 표현하는지 모르진 않을 것입니다.

 

 문정인은 역시나 이번에도 정권의 핵심이자 복심임을 드러냈습니다. 얼마 전 송영무 국방장관과 트러블이 있었을 때, 문재인이 부재중임에도 청와대 임종석이 나서서 공개적으로 송영무를 찍어 눌렀었지요. 군 조직을 책임지는 국방장관을, 책임 있는 자리에 앉아있지 않은 문정인 건으로 공개 견제하는 건 아주 보기 나쁘고, 정부의 군사적 아이덴티티를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사건 잘 모르실 분들을 위해 기사 하나 첨부하고요.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476100005&ctcd=C03

 

 나는 현 정부가 군사외교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NL성향이 강하고, 불통에 고집스러우면서도 말을 쉽게 바꾸고, 독단적이고 예측하기 힘들며, 각종 외교적 문제가 발생하는 조짐이나 암시가 너무 많고, 이 와중에 국방장관을 공개적으로 찍어 누르기까지 했으며,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올바른 현실인식 위에 행동하는지 매우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이 와중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7/2017092700327.html

 

 문정인은 이런 말을 자랑스레 하고 있고.

 

http://www.nocutnews.co.kr/news/4854123

 

 청와대는 이리 신뢰성 제로의 수습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어이없으니 이젠 신경 쓰기도 힘듭니다.

 

 현 상태를 감안할 때, 나는 이런저런 극단적 시나리오도 염두에는 둬야할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뿐만 아니라 이 정도면 군사 쿠데타 가능성도 생각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직업군인들 반감이나 불안감이 상당할 것 같거든요. 이번 정부가 군인들 통제, 제대로 하고 있는 건 맞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미국이 군인들 편을 들 가능성은 없을까요? 중요한 건 군사 쿠데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QEGZSAUxGw

 

 본문을 읽을 때의 추천 브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eYTixN307w

 

 추천 브금의 다른 추천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C97ho4X5tVE

 

 브금의 오리지날 버전. (장시간 재생 가능)

 


(그래프는 뉴시스 펌)


 전부터 나온 이야기라 쭉 모니터링 해왔는데, 리얼미터 기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 4주간 73.9%에서 65.6%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19.7%에서 29.4%로 높아졌습니다.

 

 여론조사기관으로 리얼미터가 신뢰성이 낮은 건 일단 넘어가고, 대통령 부정평가가 당선 후 5개월이 안된 시점에서 30%면 꽤 높은 겁니다. 예를 들어 박근혜의 취임 100일 평가에서, 갤럽기준으로 부정평가는 20%였습니다. 긍정평가는 53%였고요. 현재 문재인에 대한 65.6-29.4% 긍정-부정평가가 아주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일단 몇 가지 객관적인 사실을 정리해보자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당선 시점을 기준으로 할 때 박근혜 대통령보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 추세대로면 10% 이상 차이가 난다고 봐야합니다.

 

 긍정평가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정치적 견해가 양극화되는 현상이 아주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양극화 정도는 한국 정치사에 전례 없는 수준이며, 양극화라는 게 항상 그러하듯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는 없습니다.

 

 그럼 여기에 추론을 좀 보태보자면,

 

 현재 문재인 지지율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지 않은 평가가 거의 응답이 없는 만큼 거품이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즉 유보적이고, 정치적 상황에 대해 판단이 애매한 사람들이 응답률이 매우 낮은 상태일 걸로 가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워낙에 긍정평가 대비 부정평가가 너무 높은 상황인데다 보편적인 시민들의 정치적 견해는 불분명할 때가 많아 이런 추론이 가능한 것이며, 기존 사례들에 비춰 부정평가를 기준으로 실제 긍정평가를 추론하자면 문재인 지지율은 실제 50%도 안 나오는 게 됩니다. 그러나 측정되지 않는 지지율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어떤 단언이나 결론짓기는 불가합니다. 다만 객관적인 사실을 하나 더 말하자면, 문재인은 41% 득표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높은 부정평가를 바탕으로 생각해보자면, 문재인의 높은 긍정평가는 거품 위에 놓인 것이나 다름없어서 계기가 있으면 한순간에 붕괴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긍정평가를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는 시도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을 걸로 가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근래 본 블로그에 가장 많은 유입검색어는 문재인 지지율입니다. 문재인의 지지율이 그만큼 보편적인 관심사라는 이야기겠지요. 그런데 왜 지지율이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요? 대통령은 시민들이 좋아할 만한 일만 할 수는 없는 자리입니다. 대통령과 무작위로 골라낸 시민 1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나 전문성의 차이는 엄청나게 큽니다. 그래서 대의민주정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임기가 보장되는 것입니다. 바람직한 민주정체 모델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 지지율이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고, 나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직한 민주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