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않는 게 현명할 2014 브라질 월드컵

운동 2014. 6. 10. 23:26 Posted by 해양장미

(본문은 표준적으로 통칭되는 각 감독의 애칭을 사용합니다. 혹시 모르실 분들을 위해 미리 설명하자면, 조봉래 = 조 본프레레, 아동복 = 아드보카트, 곰가방 = 베어벡, 허카우터 = 허정무, 광래디올라 = 조광래, 봉동이장 = 최강희, MB = 홍명보 입니다.)

 

 

 월드컵 특집 글. 많은 이들의 정신적 데미지를 줄이기 위해 작성한다.

 

 사실 이번 월드컵을 보는 데 있어 가장 좋은 자세는 한국의 상대팀을 응원하는 것이라고 권고하고 싶다. 특히 고혈압인 분, 다혈질인 분들 중 평소에 축구를 잘 안본다거나, 축구에 대한 이해가 남들보다 유난히 높지 않은 분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축구팬들이야 이미 다 포기했으니 별 문제가 아니고.

 

 어쨌든 간단하게 왜 이번 팀이 안되는지부터 보자. 히딩크 이후 역대 감독별 A매치 성적을 살펴보면... [ ] 안은 경기당 평균 승점, ( ) 안은 승률이다.

 

 

코엘류 18경기 837[1.5] (44.4%)

조봉래 25경기 1186[1.64] (44.0%)

아동복 20경기 1055[1.75] (50.0%)

곰가방 17경기 665[1.41] (35.3%)

허카우터 43경기 21157[1.81] (48.8%)

광래디올라 21경기 1263[2.0] (57.1%)

봉동이장 12경기 624[1.67] (50.0%)

MB 16경기 538[1.13] (31.6%)

 

 

 히동구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린 감독은 과도하게 욕먹고 잘린 광래디올라였다. 그리고 그 다음은 원정 16강의 주인공, 무재배의 달인 허카우터였다. 승률로 보면 아동복, 봉동이장님이 좀 더 낫긴 하지만. (축구에선 승점이 승률보다 훨씬 중요하다.) 물론 이장님은 처했던 입장에 비해서는 매우 좋은 성적을 거뒀다.

 

 홍MB는 위의 정리를 보면 알겠지만 꿈도 희망도 없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상대를 방심시키기 위해 일부러 못한 게 아니라면, 이번 월드컵에서는 다른 나라를 응원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아니면 그냥 경기 안 보고 자는 게 훨씬 이득을 볼 확률이 높다. 괜히 거리응원 나가서 좌절감을 맛볼 분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안타깝다.

 

 아마도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적잖은 비토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축구장을 찾지 않는 한, 그리고 평소에 돈을 쓰면서 국내 축구를 보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축구협회는 독단적이고 일상적으로 월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그들이 그럴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그나마 돈을 쓰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계속 좋은 축구선수가 나오고 있고, 리그도 수준이 높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