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뼈등심 소개

식이 2019. 11. 30. 19:44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L3HQMbQAWRc

 


 

 돼지는 스테이크로 먹기에 그리 나쁜 고기가 아닙니다만,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돼지를 정형해 파는 방식은 스테이크를 해 먹기에 좋지 못했습니다. 돼지등심 같은 경우 (스테이크용은 아니었지만) 예전에 로스구이용 정형을 한동안 몇몇 브랜드/업장에서 시도하기도 했었으나, 자리 잡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로스구이용 등심 정형을 좋아했었기 때문에 그것의 상업적인 실패가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돼지 뼈등심이라는 게 살짝 보급되고 유행도 타게 되었는데요. 아직 대중적으로 알려진 정형은 아닙니다만, 나는 이것이 매우 마음에 들고, 대중화되길 바라기 때문에 소개해 보겠습니다.



 사진은 모처의 상품용 사진을 일단 빌려오겠습니다. 대략 이렇게 만화에 나오는 고기처럼 생겼고요. 여름엔 캠핑용 고기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보시다시피 등갈비에 등심이 붙은 형태로 정형하는데요. 많은 경우 등심덧살(가브리살)과 삼겹살의 일부, 그리고 쇠고기의 새우살에 해당하는 부위 같은 게 추가로 붙어있게 됩니다.


 

 돼지 뼈등심을 드실 때는 돼지고기는 다 익혀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레어에서 미디움정도로 구워 먹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돼지고기는 다 익혀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옛날에 생긴 거고, 현재 사육되는 돼지고기는 레어로 구워 먹어도 위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돼지 뼈등심 같은 고기는 웰던으로 다 익혀버리면 맛이 없습니다. 쇠고기에 비해 근내지방이 적고, 기본적으로 맛이 여리기 때문에 촉촉하고 부드럽게 익히는 게 조리 포인트입니다. 웰던으로 먹고 싶으면 소스를 사용해서 소스 맛으로 먹는 게 낫습니다.


 

 사견으로 마블링이 과도하지 않은 소의 아랫등심이나 채끝 또는 안심은 마이야르(표면 굽기. 고기 표면에 최대한 수분이 없어야 잘 일어납니다.)보다는 오버쿡을 시키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마이야르를 충분히 일으키려다 조금이라도 오버쿡을 시키면(속까지 너무 익히면) 맛이 많이 떨어집니다. 근내지방의 함유정도에 따라 다릅니다만, 마블링이 적은 타입이라면 기본적으로 블루레어(레어보다 덜익힘)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쪽이 더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도 마이야르에 조금이라도 욕심내는 순간 팬프라잉 기준 레어이상으로 완성됩니다. 물론 이는 본 육식성 식물의 취향이고, 마블링이 있는 고기는 더 익혀야 하고 마이야르도 더 만들어주는 게 낫습니다.


 

 돼지 뼈등심은 돼지고기라 그런지 기름지지 않은 쇠고기보다는 오버쿡에 강하다는 인상입니다만, 그래도 오버쿡을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돼지는 소보다 기본적인 맛이 약하고, 돼지냄새가 있는데다 나는 돼지고기의 마이야르는 쇠고기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최대한 많은 마이야르와 동시에 최대한 적은 익힘이 좋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돼지 뼈등심은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소비는 지나치게 삼겹과 목살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선호되는 등심, 안심, 뒷다리살은 비인기 부위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뼈등심은 질 좋은 고기라도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좀 남아도는 등심을 소비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기도 합니다.


 

 뼈등심은 돼지고기 스테이크의 장점을 한껏 즐길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소에 비해 촉촉하고 부드러우며 먹기 쉽습니다. 기본적으로 돼지고기는 쇠고기보다 연합니다. 또한 다양한 부위 여럿이 붙어있기 때문에, 한 덩이에서 좀 복합적인 특성이 나오기도 합니다. 모양이 그럴싸한 건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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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빛나래 2019.11.30 1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유튜브를 볼때 먹방이나 요리유튜브를 보는게 취미인데 최근에 유튜브를 보다가 저 부위 고기요리하는걸 보았습니다

    굉장히 맛있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주문해서 먹어보았는데 진짜 별미였습니다ㅎㅎ

  2. 1257 2019.11.30 2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돼지냄새에 살짝 민감한 편인데, 갈비처럼 마리네이드 해서 먹어도 괜찮을까요?

    • 해양장미 2019.11.30 2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리네이드를 하면 별로 이점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고기는 마리네이드를 해서 구우면 마이야르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 해양장미 2019.12.01 00: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첨언을 좀 해야겠습니다. 좀 찾아보니까 뼈갈비를 마리네이드해서 파는 업장도 있는 것 같네요.

      관련하여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들을 좀 보니까, 대체로 사람들이 이 뼈갈비를 과감하게 미디움 이하로 익혀먹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많이 익히면 맛이 없을 부위인데요. 그래서 좀 업장들에서는 근내지방이 있는 뼈갈비를 찾거나, 마리네이드를 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만약 마리네이드를 해서 먹는다면 많이 익혀서 먹게 될 거고, 그러면 양념도 강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먹어본 건 아니고,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뼈갈비를 먹을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일단 모양새가 그럴싸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것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합니다.

  3. minddiver 2019.11.30 2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미식가로써의 안목이 돋보이시는 보기만해도 입맛이 도는 포스팅이네요. 이거 파는 식당이있으면 꼭 가서 먹어보고 싶네요.

  4. armalitear15 2019.11.30 2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유럽이나 미국쪽 고기 먹는 방법들이 들어와서 그러는지 몰라도 이제 슬슬 다양한 부위들 취급이 늘어나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더더욱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해양장미 2019.11.30 2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른 것보다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덜 구운 고기에 익숙해진 게 큰 요인 같습니다. 90년대만 해도 대부분의 한국인은 서양인들이 덜 익힌 고기를 먹는 걸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5. 셀레우코스 2019.11.30 2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고기의 T-본과 비슷하네요 ㅎㅎ

  6. 복서겸파이터 2019.11.30 23: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스테이크 굽는 걸 좋아하는데 4cm이상의 두꺼운 고기는 무쇠팬만으로 전층을 레어로 굽기는 거의 불가능하더군요. 그래서 오븐을 같이 사용하는데, 리버스 시어링을 하니 일정하게 익히는 것이엄청 쉬워 지더군요. 돼지 등심 스테이크는 무쇠팬만으로 가능한가요?

    • 해양장미 2019.11.30 23: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돼지고기라고 쇠고기하고 딱히 다르진 않지요. 그런데 뼈등심은 두께가 제한적입니다. 갈비뼈끼리의 폭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당히 두껍습니다.

  7. minddiver 2019.12.01 0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요즘 안심돈까스를 적당히 익혀서 만들어주는 집들을 최근에 몇번 가보다 보니까 돼지고기도 적당히 부드럽게 익혀서 만들면 굉장히 맛있다는걸 느꼈었는데, 아무래도 돼지고기는 소고기보다 가격도 싼만큼 이렇게 돼지고기의 다양한 가능성과 요리법들이 많이 대중화되면 정말 좋을것같네요.

    이런게 진짜 혁신이 아닐까요?

    • 해양장미 2019.12.01 01: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리원리를 생각하면 히레까스도 좀 도톰한 건 오버쿡할 이유가 없지요. 기름지지 않은 돼지고기는 삶거나 찌지 않는 이상 속을 적당히 익혔을 때 맛있습니다.

      여담으로 전 하몽을 좀 좋아하는데요. 국내에서도 남아도는 돼지 뒷다리로 하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상품화된 건 있고, 아직 본격 대중화에 성공하진 못했습니다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국내산 하몽도 즐겨 먹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8. 만신전 2019.12.02 0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쯤되면 장미님이 모르시는게 뭔지가 더 궁금하네요.

    우리나라 음식 문화는 외국에 비하면 뒤쳐저 있는 부분이 너무 많은 듯 합니다.
    아무래도 식재료 소매가가 외국에 비해 비싸고, 외식이 저렴해서 더 그런건지 안타까운 부분이에요.

    다양한 식문화가 발달하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하몽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네요.

    • 해양장미 2019.12.02 0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는 거 빼면 다 모르지요. :)

      우리나라 식문화는 대략 1980년대부터 본격 발달했습니다. 경제력이 좀 생기고, 상업이 발달해야 식문화도 올라갑니다.

      하몽같은 경우 우리나라 기후에선 만들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만드는 장소는 지대가 높은 산지입니다. 그런 지역이 아니고서는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9. 둥둥구리 2019.12.02 2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현대 농장, 양식장에서 키우는 애들 고기는 보관을 엉망으로 했거나 보관기한이 지난게 아니라면 늑대마냥 날고기를 뜯어먹어도 별 문제없을 거 같습니다. 당연히 권장할 순 없겠지만.

    아마 바다낚시꾼들이 낚아서 회쳐먹는게 10배는 식중독 걸릴 확률이 높을 거라 생각되네요. 민물고기는 말할 필요도없고

    • 해양장미 2019.12.02 2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돼지고기의 경우 예전엔 갈고리촌충이라는 기생충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근대화 이후 우리나라 돼지고기에서 갈고리촌충이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실제 문제가 생기기 쉬운 건 소의 생간과 민물고기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들을 먹은 후 뭔가 이상하면 빨리 병원에 가는 게 좋습니다. 일반의약품 구충제는 회충을 잡을 수 있는 약인데, 우리나라에서 회충은 거의 멸종 수준이고 실제 위험한 건 디스토마나 촌충 같은 계열이라 병원 가야합니다.

      바다물고기 계열은 활어회를 떠먹거나 제대로 처리를 한 선어면 괜찮다고 알고 있습니다.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선어면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 둥둥구리 2019.12.02 2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갈고리촌충은 일명 💩돼지..가 원인이라고 알고있습니다. 요즘은 X먹여서 키운 돼지고기를 돈주고 살 사람은 없겠죠

      민물고기회는 양식산을 먹으면 되는데 생간은 대체재가 없어서 좀 아쉽습니다. 한번 먹어보고싶었는데요.

    • 해양장미 2019.12.02 2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소 생간은 주관적으로는 기생충/식중독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먹을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