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하게 보이는 총선 구도

정치 2019. 4. 23. 17:26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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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iG6Ma4lJ_k

 

 

 대선에 비해 총선은 공천이 끝날 때까지는 예측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실제 예측이 틀릴 때가 많지요. 그러나 현재의 판세를 읽고 확률적으로 일어나기 쉬운 시나리오를 예측해보는 건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패배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많은 실점을 했거든요. 자유한국당의 김병준 비대위 체제는 그럭저럭 잘 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실제 총선 공천권을 쥔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후 구도가 바뀐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이 앞으로 얼마나 크게 변할 수 있을지, 몇 번 정도 변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는 2016~17년이 급변기였고 이 과정에서 다이나믹한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침 고령사회에 접어든 것도 연관이 있을 것 같고요.

 

 총선을 1년 정도 앞둔 현 시점에서 예측해보면, 민주당이 개헌선을 얻지 못하는 선에서 대승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PK는 좀 내줄 것 같은데 경상도 외 지역에선 많이 이길 것 같습니다.


 

 떠오르는 몇 가지 요인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선 김병준과 황교안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가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김병준은 기존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 인물일지 몰라도 자유주의적인 가치를 앞세운 반면, 황교안은 안티 문재인을 앞세웁니다. 기존의 자유한국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는 물론 황교안이 낫습니다만, 나는 예전부터 자유한국당의 가장 큰 문제가 철학 없음과 근시안적인 태도, 그리고 선당후사 정신의 부족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황교안 및 나경원과 같은 방식으로 정당이 성공한 사례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시민들이 문재인을 싫어하게 만드는 주체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입니다. 황교안이나 나경원이 뭘 어쩐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자유한국당은 자유한국당 나름의 철학과 사상을 정립하고, 대안과 청사진을 제시하고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황교안의 철학이 뭡니까. 침례교회 근본주의? 반공? 박근혜 시절에 비해 자유한국당은 뭐가 달라졌고, 뭐가 나아졌습니까? 전혀 모르겠습니다. 요새 보면 어쩌면 오히려 쇠퇴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요.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좀 유리한 게 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베테랑이고, 굳이 더 노욕을 가질 게 많지 않습니다. 그가 올바른 판단을 하는지는 좀 의문입니다만 선당후사 정신 정도는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지방선거에서 크게 이겨놔서 지역조직이 꽤 많이 살아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일단 황교안부터가 정치적으로 완전히 신인이고, 하는 거 보면 욕심이 매우 많습니다. 많을 만 하고요. 보궐에서 이미 부정선거 이야기 나왔는데, 본격적으로 총선 공천 시작되면 잡음이 어마하게 나올 것 같습니다. 황교안이 비박계 포용하고 외부인사 영입해가면서 신선하고 공정하게 공천하고 이미지 쇄신하는 게 상상이 되십니까? 나는 전혀 기대가 안 됩니다. 게다가 지방선거 망친 정도가 심해서 지역 조직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양적인 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으로도 생각해보면, 황교안 체제에 실망했을 풀뿌리 정치인들도 꽤 있을 것 같은데요. 이대로 가면 자한당이 자금동원능력을 회복할 지도 의문스럽습니다. 황교안 체제가 총선에서 망하고 사라지는 게 차라리 차기 대선에 낫다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좀 있을 것 같습니다.


 

 현 시점에서 양당만 놓고 생각해보면 여당 계열 180, 야당 계열 120석으로 어림해 봅니다. 소수정당들이 의석을 얼마나 차지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박빙 승부 벌일 지역구들 중 자한당이 이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을 걸로 추측해 봅니다.


 

 선거의 판도를 결정하는 건 중도층입니다. 투표일이 2번 있으면 1번 정도만 투표하는 사람도 있고, 투표를 10번 하면 민주당을 3번 찍고 자한당 계열을 7번 찍는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인 유권자도 있습니다. 황교안은 전형적으로 본래 받을 수 있는 표만 받기 쉬운 정치인이라 생각합니다. 문재인도 그런 편이었지만, 그래도 문재인은 김종인 등을 영입하고 중도보수 코스프레도 하고 그랬습니다. 황교안이 쇄신과 개혁과 무욕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해찬이 승리를 가져갈 것 같습니다.

2019/04/03 보궐선거 감상

정치 2019. 4. 4. 12:12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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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7HKVvcNOQb0

 

 


 

 보궐선거 결과를 보니 시들어 버릴 것 같은 기분입니다. 왜 저렇게 모두가 정신승리하기 좋게 결과가 나오는 거지요?


 

 창원 자한당 패배의 주책임은 황교안에게 있습니다. 경남FC가 받은 2천만원 벌금에 +@ 보태서 대납만 하고 사과만 제대로 했어도 이겼을 겁니다. 겨우 504표 차이니까요. 지역연고 축구팬을 넘어 K리그팬 전부를 적으로 돌리다니, 정말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긴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자한당에는 황교안을 심판할 인물도 없습니다.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2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던 오세훈도 죽은 노회찬에 대해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지탄을 받은 상황이라, 창원 패배에 대한 책임을 나눠져야 하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한당에 무언가 기대를 하면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대안이 없다 보니 지켜는 보고 있는데, 참 그들을 지켜보는 건 정신건강에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여하튼 이번 보궐에서는 샤이보수가 꽤 있다는 게 다시 한 번 드러났는데요. 나는 아마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샤이보수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진보 성향 유권자들은 보통 자기주장이 강합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강하고요. 그러니까 여론조사 같은 게 오면 적극적으로 응답을 하는 빈도가 높습니다. 응답을 할 만한 상황이면 응답을 한단 말이지요.


 

 그런데 보수나 중도 성향 유권자 중에는 그리 정치적인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은 부류가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여론조사 ARS가 올 때, ‘요새 정치 꼴 가뜩이나 짜증나는데 이런 것까지 오나?!’ 같이 생각하고 응답을 안 한다거나, ‘응답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케이스가 더 많을 거란 말이지요. 그런데 이런 유권자 중 투표일이 되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부류가 꽤 됩니다. 자유주의적인 유권자는 보다 합리적/실리적이고, 보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여론조사 결과 대비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이 득표를 더 하는 경우는 꽤 일반적이었습니다. 이 샤이보수로 인한 괴리가 줄어들려면 보수나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가 투표장에 많이 가지 않을 만한 조건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모든 후보가 그럭저럭 마음에 들거나 모두 너무 많이 마음에 안 들 때 그렇게 된다고 가설을 세워볼 수 있겠습니다.


 

 바꿔 말하면 민주당 또는 진보통합후보가 중도보수-중도층의 마음을 좀 잡을 만한 인물이거나, 민주당의 색채가 중도적이 된 상태거나, 아니면 자유한국당계 후보 또는 상태가 너무 아닐 때 샤이보수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과 민주당의 경우 지난 대선 때는 중도층의 마음을 어느 정도 잡은 상태였고, 지방선거 때는 중도층의 마음을 많이 잡은 상태이면서 자유한국당 상태가 너무 나빴다고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작년 지방선거 이후 중도보수는 물론 중도층이 많이 돌아섰고, 그 결과가 이번 보궐의 샤이보수 궐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자유한국당에서 큰 잘못을 거듭하면서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고 판단합니다.


 

 현 시점에서 보자면 역시나 내년 총선은 누가 더 잘하느냐보다는 누가 더 못하느냐의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황교안은 대표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본인의 끝없는 유감스러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고, 이해찬은 부정적인 방면으로는 내가 무척이나 신뢰하는 정치인입니다. 그야말로 누가 져도 이상하지 않은 당대의 매치가 될 것 같습니다. 둘 모두 끝내주는 공천과정을 보여줄 겁니다.

 

그자찍? 응. 그자찍.

정치 2019. 3. 14. 16:29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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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N_Yq34w_1CY

 



 한동안 문빠 성향 남초 커뮤니티들에서 유행했던 말이 그자찍입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찍을 거야?’ 의 축약어지요. 대체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잘못을 저지르고 비판받을 때마다 나온 말입니다. 직접적으로 말은 안 했지만 내각 인사, 여당 의원들도 간접적으로 여러 번 시전해 오셨지요.


 

 그런데 잘못을 해도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요새는 문빠 사이트들에서도 응. 그자찍. (. 그래서 자유한국당 찍을 거야.) 같은 반응이 많아졌습니다. 이 현상을 대하는 대깨문들은 어떻게 사람이 되서 자유한국당을 찍어?’ 같은 식으로 소리치고 있는데, 정말 잘 하고 있습니다. (어 있는) 시민... 아니, () 시민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입니다.



 오늘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실질적으로 민주당과 자한당 지지율은 동률이 되었습니다. 속칭 샤이보수가 있기 때문으로, 보통 여론조사 결과라는 게 집권여당에 유리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문재인 지지층은 30대까지 돌아서 버렸고, 40대가 코어 지지층으로 남았습니다. 40대 남성 화이트컬러가 이 정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입니다. 강남좌파에 의한, 강남좌파를 위한, 본격 강남좌파 정권이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바쁘지만 먹고 사실만한 분들이, 주당 52시간제에 이익을 보는 분들이 가장 튼실한 이 정권 지지층인 것이지요. 이상주의는 가진 자의 특권입니다.

 

 나의 경우 현 시점에서는 광의의 자한당 지지층이 된 것 같긴 합니다만, 내가 지금껏 자한당에 표를 준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나의 시각에서 자유한국당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은 거의 없고, 그나마 나에게 표를 받았을 때는 상대 민주당 후보보다는 나아서 득표해왔습니다.


 

 정치는 현실입니다. 누구나 각자의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쪽에 이성적으로 투표해야합니다. 설령 후보가 별로 마음에 안 들고, 찍는 손이 썩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도 말입니다. 자유한국당 지지층 중 강성이 아닌 시민들은, 민주당 지지층에 비해 그다지 감성적이지 않습니다. 더 실리적인 성향이 있지요. 아마 민주당 지지층은 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대다수의 민주당 지지층은 정치와 본인 손익 사이의 상관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민주당의 집권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은 언제나 소수입니다.


 

 추세적으로 총선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유리할 겁니다. 물론 집권여당인 민주당에겐 아직 만회할 기회가 많이 남아있긴 합니다만, 그들은 비범한 아집과 하늘을 찌르는 교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겁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대표, 그리고 유은혜 부총리와 진선미 장관에 대해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껏 나의 기대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었고, 오히려 언제나 기대 이상을 해 줬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믿고 있습니다. 현 정권과 여당 구성원들은 복잡한 타입이 아니고, 아주 예측하기 쉬운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재인에 실망했다고 하시는 분들, 그대들이 진실을 이해하지 못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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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6s-mXOgqtkw

 

 

 간략하게 서술합니다.


 

 작년에 정의당은 노회찬이라는 스타의 불명예스러운 자살 사건을 겪었지만, 시대는 정의당에 웃어주고 있습니다. 민주당 정권의 자멸적인 행보는 정의당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고, 여건이 더 좋아진다면 어쩌면 대권까지 노릴 수도 있는 입지에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이 정권에게 우클릭은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옵션이 아닙니다. 싫어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상황에 있지요. 작년 말부터 이 정권은 이미 언행의 엇박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중도층의 불만은 다소나마 줄어들게 되지만, 진보좌파 지지층의 지지를 조금씩 잃게 됩니다. 이미 문재인이 인도에서 이재용을 만났을 때부터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또한 민주당 내부 분열 조짐도 심상치 않습니다. 이해찬이 대표가 되고, 이재명 편을 들게 된 이후 당청갈등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이 갈등은 잦아들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첨예화될 것입니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에 실망한 사람들의 첫 번째 선택지는 정의당입니다. 그래서 정의당에겐 그 어느 때보다도 다음 총선이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본 블로그의 성향 상 청년 남성이나 자유주의자, 또는 보수주의자가 주로 보고 있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어째서 정의당 지지가 늘어날 것인지 이해를 잘 못 하실 분들도 꽤 있을지 모릅니다만, 민주당은 앞으로 우클릭을 안 하기 어렵고 우클릭을 하면 지지층이 정의당에 어느 정도 이상 넘어가게 됩니다.


 

 게다가 탈당하긴 했지만 유시민은 정의당 당원이었습니다. 유시민을 정의당 후보로 낼 수 있다면, 정의당은 차기 패권까지 노릴 수 있지요.

 

 이 정권의 무분별한 래디컬 페미니즘 행보 또한 정의당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합니다. 문재인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수많은 여성 유권자들 중 다수는 정의당이나 녹색당에 투표할 수 있습니다. 정의당이나 녹색당은 민주당에 비해 페미니즘 문제에서 훨씬 급진적인 공약을 내밀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보다 총선 쪽이 소규모 정당이 더 해볼 수 있는 게 많은 판이기도 합니다.

 

 정의당의 약진은 주로 민주당에게 데미지를 줍니다. 20대 남성, 영남, 자영업자의 이탈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정의당에 빼앗길 지분까지 있는 게 아마도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맞닥뜨릴 상황입니다. 민주당이 서 있는 정치적 스펙트럼상의 위치는 장기적으로 수성하기 용이한 장소가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각나고 약해진 자유한국당 및 바미당 세력에게 일단 필요한 건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인 것 같습니다. 덫에 걸렸을 때는 침착하고 요령 좋게 풀어야 빠져 나갈 수 있는 법인데, 그 동안의 자유한국당은 이성을 잃고 마구 발거둥치다가 그물에 더 얽혀버리는 것과 같은 모양새였습니다. 김병준 체제에 들어 그나마 최소한의 이성은 되찾은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현재 처한 문제를 풀 해법이 거의 없습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전혀 없습니다. 여러 번 이야기했듯 민주당은 그 하부 구성 조직부터 아주 장기적인 문제가 누적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민주당 같은 나쁜 인적 자원을 가진 조직이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친문세력이 패권을 잡게 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라는 조직은 질적으로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어찌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권력을 잡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잡음이 나오는 걸 우리는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잡음은 붕괴의 서곡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관측과 해석

정치 2018. 12. 7. 06:34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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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2uYb6bMKyI?t=43




 ‘국내문제는 질문 받지 않겠습니다.’라는 발언이 보도된 이후, 나는 맞추던 퍼즐의 숨은 조각이 조금 더 발견된 것 같은 기분이 되었습니다.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그런 식으로 일방적인 거부의 표현만 반복하지는 않습니다.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어지간하면 좀 더 둥글게 이야기를 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은 그것보다는 순방에 대한 질문을 해주시기 바라고요. 국내 문제는 국내에 돌아가서 좀 정리가 된 후에 이런 자리를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식으로요. 당시 기사를 링크하지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5&aid=0002867890


 

 정치인이 얼핏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할 때는 보통 그런 게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문재인이 그 동안 쌓아온 쇼통 이미지를 내다버리고, 노골적인 불통 대통령의 모습을 보인 것에도 이유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무난한 추측은 아마도 이런 것일 겁니다. ‘경제 문제에 대해 직접 인터뷰하는 것을 금지당한 상태같은 거요. 청와대 측근들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평소에 말이 나왔을 겁니다. 문재인의 경제에 대한 이해 수준으로는 인터뷰하는 게 불가능하니까, 제발 밖에서 아무 말도 하지 말아달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노골적인 불통이 인터뷰 참사보다는 나으니까요.


 

 만약 문재인이 나름대로라도 경제문제에 대해 이해가 있다면, 뭔가 할 말이 많은 상태일 겁니다. 예를 들어 집권 시기 노무현은 이상하고 마이너한 아집이 있긴 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답답해하거나 억울해하면서 경제정책의 의도라거나 시행 과정이라거나 문제라거나, 그런 것들을 설명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했었습니다. 이명박도 어설프고 어눌하긴 해도 어쨌든 자기가 뭘 하는지 설명하려는 시도를 반복했었지요. 그런데 문재인은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다는 식으로 나왔는데, 경제 잘못한다고 엄청나게 욕먹고 있는 처지에 그럴 리가 없습니다. 해명조차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것이겠지요. 차마 양심상 할 말이 없는 건 물론 절대 아닐 거고요. 아마도 아는 게 전혀, 절망적으로, 기초수준조차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국내에 도착한 문재인은 조국을 지켰습니다. 여기서 조국은 물론 사람 이름 조국입니다. 그 소식을 듣고 나는 이번에도 문재인이 참으로 박근혜와 비슷한 캐릭터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독한 인의 장막 속에 있을 확률이 무척 높아 보입니다.



 이해찬, 문희상, 정세균 등의 행보를 보면 대략 민주당과 청와대의 사이를 알 수 있습니다. 당대표 이해찬은 아예 노골적으로 청와대에 반기를 든 상태지요. 이건 박근혜 시절 김무성과 유승민이 청와대에 대항하던 것과도 결이 많이 다른데, 김무성과 유승민은 비박 당원들이 박근혜에 대항하라고 의도적으로 뽑아줬던 인물인 반면 이해찬은 친노 원로로, 문재인과 같은 편에 서 있다고 인지되었었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편을 들고 있지요.


 

 어쩌면 이 사진은 일부의 진실을 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박근혜 취임선서 때 아닙니다.)

 

 나는 이해찬을 정말 싫어합니다만, 이해찬이 정치를 모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가 그렇게 행동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고, 문희상이나 정세균도 청와대와 거리를 두는 게 보이는데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여당과 청와대 사이에 꽤 갈등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정권과 여당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점점 갈등이 첨예화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대로 가면 내년엔 여당이 청와대를 물어뜯고 엎을 수밖에 없게 될 겁니다. 청와대가 총선 승률을 낮추는 걸로 인지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총선 구도가, 친박과 비박이 화해하고 바미당만 합쳐도 민주당과 1:1로 충분히 해볼 만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민주당이 자꾸 정의당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정의당은 민주당과 손을 안 잡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이번 정권 골수 지지층인 청년 여성들은 아마 정의당, 녹색당 같은 데 표를 많이 주겠지요. 청년 남성들 중 적잖은 숫자는 불타는 분노를 표로 보여줄 것 같고요.


 

 이런 흐름은 어지간해서는 반전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문재인 비토층은 다음 총선에서 아주 강하게 결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난한 전망이 이런 식으로 나오니, 나와 같은 판단을 한다면 민주당 정치인들은 빨리 문재인을 손절할 수밖에 없고, 문재인은 더더욱 얼마 안 되는 측근들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됩니다.


 

 ‘정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라고 문재인은 한 때 말했었습니다. 정확한 판단이었지요. 그렇지만 권력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면서도 옹립되어 자질이 없음에도 권력의 정점에 올랐고, 정치보복을 우선적이고 주도적으로 시행한 만큼 본인의 끝 또한 비참할 확률이 무척 높아 보입니다. 아직은 불행을 막을 방법이 있겠지만 어리석고 욕심 많던 사람이 갑자기 현명하고 깔끔해지기란 어려운 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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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언급을 보면

경제 2018. 9. 22. 13:48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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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A1RoHMXDt10

 


 그들이 양심이라는 게 없는 부류임은 원래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일단 참여정부 때 계획한 2기 신도시들조차 수습 제대로 안됐습니다. 2기 신도시들은 아직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들이 많으며, 김포도시철도 같은 건 개통이 또 지연되어서 내년 여름에나 개통된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2기 신도시 발표에 정부를 신뢰했던 사람들은 배신당했고, 공언들을 아무도 책임지는 이는 없었지요. 청라 등지에서는 입주민은 피해를 보고 LH만 이익을 봤습니다.

 

 그런데 서울 근교, 1기 신도시와의 사이에 3기 신도시를 짓는다고 졸속발표를 하는 걸 보면 참 양심도 없다 싶습니다. 아직 미분양도 남은 2기 신도시나 제대로 뭘 하고 이야기를 하지요? 서울 집값 잡는 것만 신경 쓰니 주변 상황도 안 보이나 봅니다?



 3기 신도시 지으면, 그 자체 교통은 별 문제 없을 것입니다만... 2기 신도시와 서울 사이에 또 신도시가 들어가는 거라, 1 & 2기 신도시와 서울 사이의 교통체증이 굉장히 심해질 겁니다. 2기 신도시 자체가 서울을 두르는 그린벨트, 미개발 지역을 제외하고 만든 건데 그 사이에 이리 졸속으로 신도시를 짓는 걸 결정하는 건 말이 안 되지요. 서울 재개발 할 곳도 많은데요.


 

 그나마 3기 신도시라고 발표되는 지역 하나하나엔 호수가 제한적일 것 같긴 합니다만, 그야말로 양심도 지능도 없는 이야기라 해야겠습니다. 발표하는 어감을 보면 아주 작정한 베드타운 늘리기인 것 같은데, 2기 신도시도 베드타운 만들어놓고 교통인프라도 제 때 못 갖췄으면서 그것과 서울 사이에 베드타운을 늘리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지능의 문제이고 양심의 문제입니다. 망상으로 아집부려서 문제 키운 걸, 추가적인 망상으로 막으려고 하니 계속 나라일이 엉망이 됩니다부동산 정책 잘못해서 서울만 폭등시키고, 주변 신도시는 오히려 집값 떨어뜨려놓고는 3기 발표하고 있는 겁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신규 공공택지라고 언급한 건, 본래 주택이 들어설 만 했던 자리들에 대략 수천 호씩을 공급하기로 한 것입니다. 아파트 단지로 보면 600~700호 정도면 일반적인 규모의 단지, 1000호가 넘어가면 대단지, 3000호가 넘어가면 아주 큰 대단지 하나 정도입니다. 그 정도 주택공급을 한다는 거고, 향후 발표된다는 3기 신도시는 막상 하려고 해도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겁니다. 이번 정권에서 3기 신도시 언급을 하는 건 현 상황을 무마하려고 무책임한 소리를 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당은 진짜 20년 집권할 거라 생각 중일지 몰라도, 아마 3기 신도시 밀어붙여도 첫 삽 뜨기 전에 정권 바뀔 거거든요.

민주당 전당대회 소감

정치 2018. 8. 26. 14:03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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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BlpwHBn6ikg



 

 세종시와 이해찬 테마주 한탑 들고 있는 사람들이 신나하니 웃음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세종시야 당연하다 치지만, 한탑은 그 회사가 뭐하는 회사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왜 그리 없나요. 영남제분 = 한탑입니다. 이름을 바꿨지요.


 

 한탑이 왜 문재인 테마주로까지 거론되었었는지 아는 사람들이 너무 적습니다.



 

 김진표는 뜻밖에도 3위 했는데, 젠틀재인 등 몇몇 문재인 팬클럽은 물론이고 3철 중 전해철까지 김진표를 밀었었기 때문에 이 또한 모양새가 우습게 되었습니다.


 

 최고의원 목록도 참으로 주옥같습니다. 김해영, 박주민, 박광온, 설훈, 남인순입니다. 이 중 김해영과 박주민은 초선입니다. 김해영은 개인적으로 잘 모르니 그렇다 치고 나서서 메갈 편 드는 박주민에 그 남인순, 서울 집값 뉴욕보다 비싸다는 박광온. 음주운전 후 시간 끌고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 아닐 수 있다고 주장한 설훈. 대략 살인타선입니다.


 

 흥미롭게도 이번 전당대회에 권리당원의 유효투표율은 30%가 안 된다고 합니다. 이게 뭘 의미할까요. 나는 문재인 당대표 시절 급격하게 늘어났던 온라인 권리당원들이 뒤늦게 민주당의 실체를 깨닫고 있다고 추정해 봅니다. 당비는 아직 내고 있지만, 돌아가는 게 마음에는 안 드는 것이지요. 문재인이 뒷방 늙은이가 되는 순간 이들의 민주당에 대한 애정은 식을 걸로 생각합니다.

 

 이렇게 권리당원이 투표를 안 했으니 앞으로는 다시 제도를 손봐야 하겠지요. 여러 모로 우려스러웠던 민주당 온라인 권리당원의 전성기는 이토록 어이없이 끝났습니다. 스스로 상큼하게 말아먹네요.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기조로 가고 있다고 문재인이 말했지요. 그야말로 최고의 양념이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20년 집권을 이야기했습니다. 참으로 더할 나위 없는 전당대회를 본 것 같습니다.


 

 추천 브금

 

https://youtu.be/gsoNl0MzDFA

 





 리얼미터 82주차 주간동향이 일단 이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긍정 58.0%(5.2%p), 부정 35.8%(5.4%p)

 

[정당 지지도] 민주당 40.6%(2.2%p), 한국당 19.2%(1.6%p), 정의당 14.2%(0.1%p), 바른미래당 5.5%(0.3%p), 평화당 2.4%(0.4%p)

 

 포인트를 좀 짚어보자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주간동향에서도 확연한 하락세가 확인되었습니다. %도 많이 빠졌지만 내용은 더 튼실한데, 중도층·보수층·진보층, PK·TK·충청·서울, 50·60대이상·20·40대 등 거의 대부분의 지역·계층 이탈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게, 민주당 지지율이 2.2% 하락하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1.6% 올랐다는 겁니다. 중도층이 민주당에서 빠지고 자유한국당에는 조금 돌아가는 모양새가 나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방선거 이후 쭉 빠지고 있는 데는 역시나 경제악화가 시민들에게 체감이 되면서 그리 되는 게 주 원인인  듯 합니다. 그리고 이 추측이 맞다면 앞으로 문재인 지지율은 한참 더 빠져야 합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황교안 대행 때 최고점을 찍다가, 박근혜가 탄핵된 시점부터 하락세를 보이고는 문재인 취임 후 반등 없이 쭉 내리막을 달리고 있습니다. 경제라는 게 투자를 해야 뭐가 나오는데, 문재인은 각종 규제와 세제 개악, 임금강제인상 등으로 투자를 못 하게 만드는데다 상황파악도 제대로 못 하고 아집을 부리기 때문에 경제가 좋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문빠는 그 동안 문재인 지지율 고공행진의 주역이었습니다만,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면 문빠가 지지율 하락의 한 원인이 될 것입니다. 문빠의 오만함과 광신, 맹목성은 꽤 심한 거부감을 자아내기 쉽습니다. 이미 문빠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하는 여초도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민주당 지지율은 곧 30%대로 떨어질 것 같습니다. 전당대회 갈등이 꽤 심해진 상황 같기도 합니다. 정치학적으로 어떻게 봐도 현재의 민주당을 튼실하고 잘 돌아가는 정당이라 할 수는 없는데요. 애초에 민주당은 사회적 자유주의를 표방합니다만 실제로는 완전히 민주사회주의 및 민주집중제 정당이다 보니 이념 제시부터가 기만적이고, 내부에서 올바른 말을 하는 게 아예 불가능한데다, 의사결정구조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 불가한 면이 많아서 내부분열이 시간문제에 가깝긴 합니다.



 자유한국당은 김병준 비대위가 다소의 긍정적인 기대까지는 이끌어낸 것 같습니다. 적어도 홍준표처럼 막말은 안 하니 조금 더 좋게 보이는 면은 있겠고요. 현 추세를 이어나간다면 다음 총선에서 개헌저지선을 확보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보수층은 지선 이후 자유한국당 지지에서 많이 이탈했는데, 이는 당장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정의당은 노회찬의 죽음으로 인한 지지율 상승효과가 끝난 걸로 보입니다.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갈 거라 생각합니다.


 

 본래 이 정권의 이러한 지지율 붕괴는 6개월이 빨랐어야 합니다. 1월에 붕괴하다가 북조선과 화해무드로 들어가고 평창올림픽이 어찌 잘 되면서 지선까지 지지율이 고공행진했었지요. 홍준표는 훌륭한 민주당 스파이 노릇을 했고요. 그러나 북미회담 및 지방선거 이후 과도했던 기대가 식고, 경제문제 등이 가시화되면서 지지율이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제야 6개월 동안 돌아 돌아 원위치에 왔네요.


 

 이제 문재인 지지율은 진짜 제자리로 향할 차례입니다. 당선되었던 41% 말이지요.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레임덕이 올 겁니다. 중간에 종전선언이라도 있다면 또 몇 달 반등할진 모르겠습니다만, 종전은 그저 본래 그리 높지 않은 전쟁위험을 더 낮출 뿐입니다. 따져보면 경제도 어려운데 돈이 꽤 들어가는 일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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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추억

정치 2015. 8. 24. 17:05 Posted by 해양장미

 한명숙 유죄판결이 나왔으니 그 동안 미뤄왔던 골프의 추억이야기도 해봐야겠네요.

 



 

 이 골프 말고요. 참여정부 시절 골프 사건 이야기입니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노무현부터 골프를 좋아했고, 더 나아가 골프와 관련해서 사건이 좀 있는데요. 일단 한명숙부터 이야기해보자면, 한명숙은 이번 9억 수수 사건 말고도 골프와 관련해 비리들이 있습니다.

 

 일단 국민의 정부 말기, 한명숙은 여성부 장관이었는데요. 당시에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 일제 골프채 천만원어치를 받습니다. 이 곽영욱은 이미 무죄판결이 난 한명숙 5만달러 뇌물 수수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골프채는 증거가 사실로 확인되었으나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또 별개로 곽영욱은 한명숙에게 천만원 수표를 줬다고도 증언했으나, 이 역시 검찰은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골프채건 천만원 수표건 별개의 사건이고, 한명숙같은 권력자를 천만원짜리로 기소하는 건 검찰에게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골프채 사건에서도 한명숙은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증거가 빼도 박도 못하게 남아 있던 게 당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명숙은 2008년과 2009, 곽영욱 소유의 제주 골프빌리지를 26일간 무상으로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골프 비용까지 곽영욱에게 접대받습니다. 이 역시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캐디의 증언으로 사실이 확인되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9억까지 유죄판결 나왔는데 피해자인 척, 깔끔한 척 하고 있는 분이 한명숙입니다. 해 드실 거 다 해 먹고, 받을 거 다 차곡차곡 챙겨 받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원래.

 

 그렇지만 이건 본문의 서론에 불과하지요. 참여정부 최대의 골프 트러블 메이커는 한명숙이 아니니까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만한 골프 매니아, 이해찬이 골프 트러블을 4차례에 걸쳐 일으켰고 그 사건 속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아주 큰 사건의 조연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거든요.

 

 이해찬은 20046월 고건의 뒤를 이어 총리직에 오릅니다. 그가 골프로 인해 첫 트러블을 일으킨 건 3개월 후인 9월이었는데요. 200493일 포천 군부대 대전차포 사격훈련 사고로 2명이 죽고, 12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에 5일 이해찬은 조문을 가는데요. 문제는 이해찬이 골프를 하다 조문을 갔다는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성남에서 골프를 치다가 곧바로 가서 조문을 했는데, 유가족들이 이것을 알게 되어 유감을 표명했고 총리측에서는 "총리 일정이 너무 빡빡해 운동은 일요일에만 하실 수 있다""운동을 하시더라도 꼭 업무와 관련해 운동을 하신다." "작전 중 희생자는 몰라도 오발탄 사고로 인한 희생자를 총리가 조문간 일은 없는 걸로 안다." "이번에는 총리께서 군 사기를 생각해 갑작스레 조문을 결정하셨다."고 답했던 게 첫 번째 일입니다.

 

 이거야 큰 문제 아닐 수 있는데 유가족들 입장에서는 마음이 상할 수도 있겠지요. 물론 이때만 해도 국민들은 이해찬이 얼마나 골프에 깊이 빠진 인물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건은요. 바로 이듬해인 20054월에 터집니다.

 

 200544일 오후 1150분경, 천년고찰 낙산사와 973ha를 불태운 것으로 기록된 양양 낙산사 산불이 시작됩니다. 대한민국사 최악의 산불 중 하나인 이 사건은 당시 인근의 소방관, 경찰, 공무원, 군인 등을 모두 총동원한 초기진화로 5일 오전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데, 마침 5일은 식목일이었고 이해찬은 그날도 식목일 행사 후 산불이 진화된다는 보고를 받고는 즐겁게 골프를 치러 갑니다.

 

 그렇지만 산불 앞에 방심이란 있을 수 없는 거지요. 당시 양양엔 순간 최대풍속 32m/s에 달하는 폭풍이 불고 있었고, 산림 또한 인화성이 강한 소나무가 주 수종이어서 불길을 잡기 쉽지 않았습니다. 5일 오전 소강상태를 보이던 산불은 강풍에 다시 번져나갔고, 포천에서 골프치던 이해찬은 중단하고 서울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까이지요. 전여옥한테 까이고, 민주당한테도 까이고, 결국 열우당 내에서도 사퇴 소리가 나옵니다. 그렇지만 그 정도에 굴할 이해찬이 아니지요.

 

 같은 해 72, 우리나라 남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뜨고 수해가 생깁니다. 그렇지만 이 때도 이해찬은 제주에서 골프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까였죠. 그렇지만 이해찬 측은 수해상황 등을 즉각 즉각 보고를 받기 때문에 일처리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항변하는 용감무쌍함을 과시합니다. 일단 이 때도 넘어갔지요.

 

 마지막 대사건은 이듬해 200631일에 터집니다. 당시 세종문화회관에서 3.1절 기념식이 열렸는데, 이해찬은 거기 불참하고 부산 내려가서 기업인들과 함께 골프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때 제가 위에 넌지시 언급한 유명 사건의 한 조연과 같이 골프를 치기도 하지요 그는. 물론 골프 비용은 기업인들이 냈다고 전해지고요.

 

 가뜩이나 여러 번 골프로 구설수에 올랐던데다, 3.1절 행사까지 빠진 그에 대해 노무현도 견디기 힘들었던 걸까요? 310일 결국 청와대가 사건 조사에 나섭니다. 그리고 이해찬은 15일 총리직에서 내려오게 됩니다.

 

 자. 그런데 31일에 이해찬이 같이 골프쳤던 인물 중 그 유명 사건에 연관되었던 인물이 누구였을까요?

 

 류원기라고 하면 아실까요? 이미 다큐나 뉴스에 여러 번 나온 이름이라, 제가 한 번 더 실명을 말하는 게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잘 기억이 안 나신다고요? 그는 영남제분, 지금은 한탑으로 이름을 바꾼 그 회사 회장입니다.

 

 이래도 잘 기억이 안 나실 분들이 많겠지요? ‘사모님 여대생 하양 청부살인사건을 기억하시나요? . 그 살인사건을 사주한 사모 윤길자의 남편이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입니다. 그는 친 이해찬쪽 기업인으로, 당시 3.1절 골프파동의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윤길자는 실형을 받고 수감되었지만, 이후 극단적인 특혜를 누리고 있었다는 건 2013그것이 알고 싶다등에 의해 조사 후 보도되었고 류원기가 그 배후로 지목된 바, 류원기와 공모 의사는 검찰에 의해 기소되지만 결국 현재는 집행유예로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그 특혜가 얼마나 어이없고 이 사회의 특권층이 얼마나 깊이 썩어있는지는 해당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를 봐야 실감이 가실 섭니다.

 

 그리고 그러한 극단적인 특혜와 부정부패 배후엔 어쩌면 강한 권력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슨 삼성도 아니고, 비교적 작은 기업인 영남제분 회장, 사모가 엄청난 특혜를 누리는 게 다소나마 의아한 면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만약 커넥션이 이어져 있다면, 과연 어디에 닿아 있을까요? 사위가 판사출신이라는 것만으로, 그냥 뒷돈을 준 것만으로 그런 특혜를 누릴 수 있는 걸까요? 

 

 윤길자 특혜 사건 당시 개인적으로 먼저 떠올랐던 게 있다면 영남제분 주식이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테마주였다는 것입니다. 이해찬과 류원기는 그냥 한 번 골프친 사이가 아니고, 오랜 친분이 있거든요. 이것만으로 나쁜 쪽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위에 언급한 사람들의 부도덕함과 파렴치함, 그리고 각종 엄청난 특혜 및 비리들이 목격된 건 다양한 추리를 가능할 수도 있게 합니다. 한명숙 유죄판결로 인해 골프에 관련된 여러 사건과 커넥션이 기억나서 본 포스트를 작성했는데, 예전부터 이야기를 하려다 말았던 내용이어서 지금도 올리는 게 괜찮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급적 가볍게 읽어주세요. 이해찬이 청부살인사건과 관련된 후속 조치에 개입했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증거도 전혀 없으니까요. 그저 이해찬과 류원기가 친하고, 같이 참여정부 시절에 골프를 치다 이해찬이 총리직에서 물러났을 뿐입니다. 류원기가 무엇을 이용했을지는 저로선 모르고요.


 암만 봐도 친노-노빠-깨시민들의 세일즈 화법에는 ‘국민’이라는 말이 참으로 많이 쓰인다. 이 화법은 성공적일 때가 별로 없지만, 어쨌든 이들은 이 화법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노빠 깨시민만 국민은 아닐 텐데.


 어쨌든 지난 대선 이후 대안언론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를 만든다고 하는 말이 들리기에, 처음에는 잘 되길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이사진 명단을 보고는 살짝 어처구니를 상실했다. 이름을 바꿔야한다. 노빠TV정도로.


 안철수 등 새로운 개혁세력이 힘을 얻고 있는 이 시기에, 민주당 친노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그들은 더 이상 개혁세력이라는 느낌이 아니다. 그보다는 새로운 수구세력이며 아직 많은 홍위병을 거느리고 있을 뿐이다. 전체적인 면에서 이들만큼 악질인 집단이 없다.


 나중에야 대선 복기를 하면서 알게 된 거였는데,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를 향한 친노의 은근한 공격과 언론 플레이는 좀 도가 지나쳤었다. 친노는 각종 언론과 인터넷 담론을 장악하고 안철수의 지분을 착실하게 잠식해나갔다. 심지어 일부 친노 세력은 안철수가 이명박의 커넥션이라는 의혹을 퍼뜨리기도 했다. 결국 안철수는 기습적으로 사퇴해버렸고, 지난 대선의 최고 스타는 안철수가 되었다. 그리고 문재인은 이후 필연적인 패배를 하고야 말았다. 애초에 안철수 쪽이 박근혜를 상대로 승산이 훨씬 더 높았다. 그러나 친노는 반성하지 않는다. 양심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애초에 친노는 2011년 말부터 소위 혁통 들고 나와서 민주당을 착실하게 잠식했었다. 그 전의 민주당엔 친노색깔이 그리 짙지가 않았다. 정세균계가 범친노이긴 했지만, 김두관 식으로 말하면 그도 6두품 친노다. 성ㆍ진골 친노들은 민주당 내에서 별 세력이 없었고, 그나마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던 범친노 계열들은 노무현 정부 동안의 실정에 책임이 덜한 사람들이었다. 안희정이라거나, 김두관이라거나. 예외적으로 삼성의 푸른 피를 지닌 이광재는 강원도지사가 되었다가 비리연루로 낙마했고.


 그러나 혁통으로 인해 민주통합당이 된 후 한명숙, 문성근, 이해찬 등은 민주당을 장악했고, 총선을 말아먹은 후에도 각종 무리수를 둬가면서 문재인을 대선 후보로 만들었었다. 그리고 안철수까지 비겁한 수단을 동원해가면서 낙마시켰다. 그리고는 박근혜한테 패배했다.


 그러나 친노-노빠-깨시민은 결코 반성하지 않는다.


 친노는 범친노계에 속하는 문희상을 비대위원장으로 부임시켰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미뤄두고, 그 역시 참으로 친노다운 짓을 하고 있긴 하다.


http://news.hankooki.com/lpage/politics/201301/h2013012902370821000.htm


 이런 안철수 견제라거나, 모바일 양보 안하기라거나... 아, 그리고 당대표 임기 가지고도 다퉜다. 대략 일단 당대표 임기를 짧게 가자는 게 친노들의 주장이었다. 그리고 지방 선거 이전에 당대표를 다시 뽑자는 게 핵심. 쉽게 말해 내년 지방 선거에서 또 친노가 한 번 해먹어야 하니깐. 예나 지금이나 민주당은 친노가 망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의 지난 2월 초 열렸던 대선평가 워크숍엔 거의 모든 의원(127명중 122명)이 참석했음에도 불구,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문재인, 한명숙, 이해찬, 문성근이 빠지는 기행을 보였다. 이들은 왜 빠졌을까? 빠진 것과 관련한 레퍼런스 기사를 링크한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30204000194&md=20130207005101_AN


 물론 당 내 뿐만 아니고 소위 노빠 깨시민들의 전횡도 만만치 않다. 나꼼수로 대변되는 친노주의는 지난 이명박 정부의 부정을 고발하고 예방하는 면에서는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볼 만한 면이 있었으나,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여성문제에 있어 과하게 마초적인 관점을 드러내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배출한 새누리당 진영이 더 앞서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 이제 여기서 국민 TV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분명 KBS와 MBC, 종편 등 방송 미디어를 새누리 계열이 부정하게 장악한 것은 맞다. 그런데 여기서 국민 TV를 만든다면, 그 국민 TV는 한겨례가 이미 걸어왔던 일정한 한계를 벗어나는 방향이 되는 동시에 정치적 파벌에서의 중립성을 가져야 할 거라 생각한다. 물론 이번에 만든다는 국민 TV는 공중파는커녕 케이블도 아니긴 한데, 그래도 나꼼수 팬들만 몰려가도 수가 좀 될 건데 이사진이 참 골치 아프더라. 관련 기사를 링크하겠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6&aid=0000061803


 여튼 큰 기대 안할 테니 제발 이름이라도 좀 바꿔라. 국민을 자처하지 말라는 것이다. 저 자칭 국민TV에서 앞으로 안철수 등 새로운 개혁세력 발목을 얼마나 잡을지를 생각하면 절로 머리가 아프다.


 물론 국민TV를 출범시킨 개개인의 정치적 혁신 열망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폄하할 생각도 없다. 평범한 사람들이 11억이나 모아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단다. 그러나 좋은 열망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거기에 빨대 꼽고 단물을 빨아먹으려 드는 사람이 없는지도 항상 감시해야 한다. 내 보기엔 시작부터 문제가 있다. 제발 새로운 개혁세력이나 비노들 발목만 너무 잡지 말았으면 한다. 친노주의를 버리라는 말은 애초에 하지도 않으련다. 그건 불가능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