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병 주민이 아니지만, 안철수라는 정치 개혁의 주역을 볼 때 현재 민주당과 진보정의당에서 안철수에게 던지고 있는 언행들은 역시나 기득권의 한 행태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물론 노회찬에 대한 법원 판결이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에 대해 관련 포스트도 썼었다. 그러나 민주당도, 노회찬도 지나치게 과거의 언행과 상반된 모습으로 안철수를 대하고 있다. 일단 민주당 친노세력은 삼성X파일 사건이 그 모양이 되게 만든 주역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할 말이 없어야 맞다. 그러나 애초에 양심도 없고 뻔뻔한 친노는 스스로를 반성하고 새로운 개혁 세력인 안철수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보다는, 줄곧 발목을 잡고 이용하려 한 것을 넘어 의원총회에서까지 ‘독수리는 알 깨고 나오기 전에 죽여야 한다.’ 같은 식으로 나왔다는 소문이 들리는 등 추잡하기 그지없는 언행을 반복하고 있다.


 노회찬의 경우는 더 우습다. 18대에선 민주당과 서로 단합을 못하다가 7막 7장으로 유명한 홍정욱에게 패배. 그래서 4년간 노원병 의원은 홍정욱이었는데, 홍정욱이 19대 선거에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나라도 책임을 지겠다.’ 라는 식으로 출마를 안했고, 민주당도 야권대통합이라고 출마를 안 하면서 노회찬이 당선된 거였다. 그런데 노회찬은 애초에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출마는 각자의 선택’이라는 식으로 서울시장 선거 나왔다가 한명숙이 떨어지고 오세훈이 되면서 소위 친노세력한테 가루가 되도록 까였었는데 - 난 그 때 당시의 진보신당 뿌리가 뽑혔다고 본다. - , 이제와선 안철수 출마하는 것보고 언론 플레이 하면서 본인의 아내가 ‘정의를’ 위해 노원병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걸 보면 얼척이 없다.


 애초에 소위 ‘야권연대’에서 안철수보고 부산 영도 가라는 건 안철수보고 죽으라는 거다. 안철수에게 현재 노원병 출마는 일종의 외통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번 4월 재보선에 출마를 안 할 경우, 내년 6월 지선까지 기반을 다지기엔 시간이 부족해진다.

2) 부산 영도에 출마할 경우, 노무현과 친노세력의 뒤를 답습하는 듯한 모양새가 된다.

3) 부산 영도 출마 시, 주도권을 실질적 경쟁그룹인 친노에게 빼앗기기 쉽다. 만약 안철수가 당선되더라도 문재인 등 친노가 같이 유세 다니면서 안철수를 당선시키면, 안철수는 독자적인 힘으로 당선된 모양새가 아니게 된다.

4) 만약 부산 영도 출마 후 문재인 등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떨어지게 되면, 안철수는 재기할 수 없다.


 애초에 안철수는 민주당과 친노세력의 뒤를 잇는 정치세력이 아니다. 그는 새로운 개혁세력으로 한국 정치 자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그에게 친노는 새누리당 못지않은 수구세력일 것이다. 그가 문재인과 단일화를 한 것은 그 혼자만의 힘으로 집권할 수 없고, 박근혜보다는 민주당 쪽이 더 개혁적이었기 때문이지 그가 문재인과 이념적으로 비슷한 색채를 지녀서가 아니었다.


 현재의 야권연대도 결국은 반MB-반박근혜-반새누리일 뿐이다. 이러한 안티 연맹은 선거국면에서 일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정한 한계가 분명히 있다. 안철수는 지난 대선 내내 한번도 네거티브를 입에 담지 않았고, 자신이 무엇을 하겠다고만 말을 했다. 그는 야망이 큰 사람이다.


 솔직히 작년엔 그도 꽤 미숙했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모습은 충분히 기대를 가질 만한 가능성이 있었다. 자칭 보수와 자칭 진보로 갈려 서로의 발목을 잡고 물어뜯는데 열성인 시민들의 첨예한 갈등을 잠재우고, 그가 중도적인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되길 기원해본다. 그러려면 일단 노원병에 출마해서, 당당하게 승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