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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02.07 박근혜 정부, 정부 이름 붙이기의 문제

박근혜정부 3년차 평가

정치 2015. 12. 29. 20:30 Posted by 해양장미

 박근혜정부에게 올해는 도약할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임기의 딱 중간에 해당하는 년차면서 보궐을 제외한 선거가 없고, 마침 야당대표도 강성이었던 김한길에서 협상하기 편한 상대인 문재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정윤회 사건과 성완종 게이트 및 메르스에 대한 안일하고 허둥대는 대처로 인해 국정의 너무 많은 동력을 잃고 맙니다. 유승민에게는 보기 안좋을 만큼 강압적으로 행동했고, 부동산/대출 정책은 너무 심한 자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또한 정부는 국회 압박을 위해 비관적인 전망을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행동입니다. 설령 법안 통과가 중요할지언정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희망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정부는 국민을 협박하고 겁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런 면들을 볼 때 이번 정부는 심하게 수준 이하입니다.

 

 사실 박근혜정부의 정책은 비교적 학술적으로 합당한 것이 많고, 실제 외교적이거나 수치적인 업적도 만들고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합리적인 각종 정책들 또한 국민들의 지지와 안도, 연대가 있어야 효과가 큰 법입니다.

 

 이는 의료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의료인은 환자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제 경과도 좋습니다. 같은 처방을 하더라도 환자가 의료인을 불신한다면, 그 치료 결과는 신뢰할 때보다 실제로 나쁩니다. 반대로 아무런 합리적인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환자의 신뢰만 얻을 수 있으면 병을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굿이나 주술, 민간요법, 각종 종교행위 등은 그 불합리성과는 무관하게 실제로 질환을 곧잘 개선시키곤 합니다.

 

 심리는 의료 이상으로 경제사회 문제에서 큰 영향을 발휘합니다. 정부의 정책은 실제 시장과 사회에 매우 제한적인 영향만을 행사합니다. 그렇기에 정부는 시민들의 마음을 얻으려 애써야 합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는 자신에 대한 지지층 외에 다른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생각이 과연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정도입니다. 물론 스스로의 지지기반마저 붕괴시켰던 노무현, 이명박에 비하면 박근혜가 낫다 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최소한 이명박은 나름대로 다른 시민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시도를 포기하지는 않았었습니다. 나는 이명박을 매우 싫어했었지만 그런 모습은 조금씩 좋게 받아들였고 결국 싫은 감정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었습니다. 그는 천박하고 후안무치했지만 인간미는 있었지요.

 

 박근혜정부가 과연 이런 단점들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대통령 개인의 단점이 정부 운영상의 단점이 된 것이 아닐까 의심중입니다. 박근혜는 아무래도 친구가 없을 타입인 것 같거든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지요.

 

 한편으로 올해 박근혜 대통령은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일 때가 많았고, 실제 쓰러졌다는 소식도 한 번 전해져왔고 김영삼 장례 때도 비슷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건강이 나쁘다는 것은 좋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더구나 그는 영부군이 없는 만큼 각종 부담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새해엔 대통령의 건강만큼은 충분히 회복되면 좋겠습니다.

 


박근혜 정부, 정부 이름 붙이기의 문제

정치 2013. 2. 7. 17:15 Posted by 해양장미


 박근혜 인수위가 출범하는 정부의 공식 이름을 ‘박근혜 정부’로 하겠다는 발표를 내 놓았다. 나는 이 이름에 대해 아무 불만이 없지만, 역시나 트위터 깨시민들은 불만이 많은 것 같다. 박근혜라는 이름을 정부에 붙이는 게 마음에 안 드는가 보다.


 그러나 특별한 정부 이름을 붙이는 건 사실 그다지 오래 된 일이 아니다. 김영삼이 ‘문민정부’라는 이름을 건 게 그 시초다. 이후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 노무현의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 초기의 ‘실용정부’까지 정부 이름 붙이기가 이어져 내려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곧 그 이름을 폐기하고 ‘이명박 정부’로 돌아갔다.


 공화정 체제가 안정된 이상, 대통령제에서 대표자가 바뀌는 건 일반적인 일이다. 국가의 헌법이나 아이덴티티가 바뀌지 않는 이상 굳이 하나하나의 정부에 차별화된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다. 단지 김영삼은 87체제의 수립에도 불구하고 군인인 노태우가 가져갔던 정권을, 군인이 아닌 ‘문민’이 되찾았음을 선언하는 의미에서 그런 이름을 붙인 거였다. 이후엔 그게 이어져왔을 뿐이다. 그러나 그런 건 일시적인 현상이 되어야 한다. 일단 저런 식으로 오래 가다보면 금방 쓸 말이 없어진다.


 또한 정부는 단일한 하나의 가치만을 내걸 수 없다. 복잡한 현실에 맞춰 정말 많은 일을 다양하게 해야 한다. 그렇기에 정권을 구분하여 지칭하려면, 대통령의 이름을 앞에 거는 쪽이 합리적이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이명박 정부 초기까지 붙여왔던 이름은 민주화 시기 초기의 구분 짓기라 보는 쪽이 더 옳을 것이다. ‘문민’, ‘국민의’, ‘참여’, ‘실용’. 사실 이런 건 모든 정부가 다 해야 하는 거다.


 박근혜를 비판하려거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통할만한 방식으로 하는 게 좋겠다. 본인의 이름을 정부에 붙인다고 독재자인 것이 아니다. 결국 민주주의가 정착되면서, 초기단계를 넘어 통상적인 네이밍으로 돌아왔을 뿐이다. 괜히 매사에 투덜투덜해봐야 절대 깨시민 이미지가 나아질 일이 없다. 항상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생각해야한다.


 어차피 박근혜 인수위가 지금 잘못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많다. 이름가지고 뭐라 하는 것보다는 행동가지고 뭐라 하는 게 훨씬 낫다. 그리고 그것보다는 사실 지금 민주당이 뭘 하고 있는지를 보는 게 더 생산적이다. 지금 민주당 돌아가는 꼴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