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예산과 여성부의 상관관계

사회 2013. 9. 19. 23:02 Posted by 해양장미

 국방은 현실적인 문제다. 나는 평소에 국방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징집 제도도 민병제 형태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다. 그런데 본문에서 말하고 싶은 건 정말 쉽게 볼 수 있는 ‘여성부를 없애면 이런 첨단 무기를 들여올 수 있을 텐데!’ 라는 뻘소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단언컨대 국방 예산에 여성부를 걸고넘어지는 건 찌질한 투정 이상은 될 수가 없다. 우선 무엇보다도 여성부 예산이 너무 적다. 2013년 기준 국방부 예산은 34조 3453억원인데, 여성부 예산은 그나마 작년보다 많이 는 게 5239억원이다. 애초에 올해 기준 두 부처는 예산 액수가 65배 이상 차이난다. 만일 여성부 예산을 전부 없애고 국방부 예산에 넣어봐야 국방부 예산은 그야말로 조금 올라갈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국방예산 증액에 별 도움이 못 될 여성부 이야기를 하는 것은 갓난아기 같은 칭얼거림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여성부가 저 금액으로 하는 행정은 흔한 이미지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성범죄자 관리, 자녀양육지원,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다문화가정 지원 등이 현재 여성부가 주로 하는 업무다. 이런 것들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 이성이 존재하지 않는 바보들일 것이다. 물론 바보들이 국방을 논할 자격은 없다.


 개인적으로도 여성부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정부 기관의 특성이다. 원래 정부 기관들은 수많은 뻘짓과 실수를 반복하는 집단이고, 국민들은 그들이 일을 더 잘하도록 감시하고 민원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여성부가 잘못한다면 여성부가 일을 더 잘 하도록 압력을 넣는 게 옳다. 덮어놓고 여성부를 없애라는 건 찌질하게 악감정을 앞세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여성부가 독립부처의 직위를 상실하더라도 별로 변하는 게 없을 것이다. 저 업무는 어디서든 해야 하고, 여성을 위한 부처 또는 행정청이 없는 선진 국가는 없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여성가족부는 여성부가 되었고, ‘가족’의 업무는 보건복지부로 넘어가 보건복지가족부가 되었다. 특정 부처를 독립부처로 분리하느냐 합치느냐의 문제에는 여러 가지가 고려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나는 여성부를 없애자는 주장에서 이런 것들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예를 들어 문화체육관광부를 ‘문화부’, ‘체육부’, ‘관광부’로 나눌 수 있다. 반대로 통일부를 외교통상부에 합쳐서 ‘외교통일통상부’ 같이 합칠 수도 있다. 단편적으로 여성부를 없애자는 사람들은 초등학생이나 할 발상을 하고 있다. 그냥 한 부처가 하던 행정을 없애버리는 게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특히 ‘복지 늘려라’고 주장하면서 여성부 없애라는 사람들은 밤새도록 욕을 먹어도 싸다.


 소인배같이 칭얼거리는 걸로 결코 강력한 국방력을 가질 수 없다.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찌질하게 찡찡거리지 말고 현실적인 방안을 이야기해야 한다. 참고로 나는 VAT를 올리는 게 더 많은 국방비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 생각한다. 현재 한국의 국방비는 GDP의 2.59%정도인데, 한국의 상황을 생각할 때 4%수준으로는 올려야 한다. 그래야 징병제도 없애고 충분한 국방력을 가질 수 있다.


 차기 전투기사업 관련해서 자료 좀 보려는데 애먼 여성부 없애라는 찡찡이들이 널려있기에 본문을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