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후를 생각하며

정치 2023. 9. 10. 23:1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iSBAurQtarc?si=Mag_qI8fpwqOQsU4

 

 

 

 

 

 

1) 민주정은 이념과 보편성을 가진 정당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인물 위주의 정치를 하는 게 좋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인물 위주의 정치는 파시즘, 포퓰리즘, 독재로 흘러가기 쉽거든요.

 

 전하께서 입당을 망설일 때부터, 전하가 이준석 대표가 없을 때를 노려서 입당했을 때부터, 그리고 전하에게 돌고래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때부터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절대 전하를 후보로 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민의힘에는 합리성과 보수성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지요.

 

 이준석을 당대표로 만들었던 여론은 홍준표를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전하에 붙은 조직은 전하를 밀었고, 그렇게 당을 장악했습니다. 이준석의 개혁은 그렇게 좌절되었고, 대한민국의 정치는 최악으로 치닫게 됩니다.

 

 전하가 그렇게 이준석을 무시하고, 기습입당을 하고, 경선에서 파멸의 헤엄을 칠 때 나는 그가 대통령이 되기도 어렵겠지만 만약 된다면 국힘을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뜨릴 거라 판단하였었습니다. 탄핵의 강을 겨우 건넌 국힘을 이번에는 탄핵의 망망대해에 표류시킬 거라 봤었지요.

 

 이준석과의 화해가 아니었다면 나는 전하를 뽑지도, 지지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나는 최소한의 생존본능이 있다면, 자신의 생명줄인 이준석을 내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없더라고요.

 

 아무래도 전하는 자신이 행운의 남자라서, 운명적으로, 그리고 조상이라거나 기타 영적인 존재들의 보살핌으로 왕위에 올랐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준석이 자신에게 왕좌를 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가 보는 전하의 마인드는 왕권 신수설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전하의 두뇌는 강원랜드에 처음 가서 전재산을 걸었는데 벼락부자가 되어버린 자에 가까운 상태일 겁니다. 도박을 처음 했는데 잃은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요. 처음 해서 딴 사람이 불행한 사람입니다.

 

 

 

 

 

2) 전하와 리재명 두목의 관계는 적대적 협력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합리화하고 있고, 보편적인 국민은 안 좋게 생각하는데 강성 지지층만 떠받들어 모시고 있지요.

 

 리재명 두목은 자신을 피해자로 연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현재 그가 구속되지 않은 건 민주당 다수가 방탄재명단 활동을 하기 때문입니다만, 나는 결국 그가 구속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리재명의 구속으로 인해 득을 볼 사람은 많고, 손해를 볼 사람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두목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잘 하면 잘 할수록, 리재명 구속으로 인한 역풍은 민주당 의원들을 도울 것입니다.

 

 계절풍이 불 때 위대한 수령동지께서 아포칼립스의 나팔과 금대접을 든 천사처럼 나타나리라 생각합니다. 대깨윤들은 아바돈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3) 내가 수령님 외의 변수로 주목하고 있는 인물은 허니입니다. 히메는 여전히 히키로 지내고 있습니다만, 허니는 모든 행동에 메타포를 담는 분입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허니의 행보를 볼 때, 나는 허니가 총선을 앞두고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이준석이야말로 허니의 정치적 직계나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전성기의 허니가 보여주던 정치적 기술들을 체화하였으며, 그 데뷔부터 허니에 의해 이루어졌던 인물이 이준석이지요. 그리고 나는 허니가 이준석에게 그리 나쁜 감정을 가지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이준석이 체리따봉과 함께 오명을 뒤집어쓰고 내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공감을 느꼈을지도 모르지요. 이준석 또한 어느 정도의 동병상련을 느낄지도 모르고요.

 

 분명한 것은 허니에게 유산이 남아있다면 그건 이준석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나는 허니가 현재의 친이계 득세 및 친박계 몰락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할 거라 믿습니다.

 

 물론 나는 탄핵이 정당하였으며 그 당시 그 외의 다른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었다고 판단합니다. 탄핵은 허니가 자초한 것입니다. 허니 스스로가 차라리 탄핵하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나 또한 탄핵에 동의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허니가 그렇게 말하고 그 말에 맞춰 행동한 이상 그 외의 다른 방법은 없었지요.

 

 

 

 

 

 

4)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일단 적어도 수도권은 민주당이 거의 일방적으로 이길 겁니다. 지난 지선 당시 인천과 서울에서는 유정복과 오세훈이 승리하였습니다만, 이번 총선에서는 2020년과 유사하거나 더욱 심하게 기울어진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2008년부터 시대가 지날수록 국힘계는 수도권에서 의석을 잃어왔고, 좋은 후계 정치인을 양성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대선이나 지선과 다르게 총선은 지역마다 대결하는 각개전투고, 이제 기본적으로 수도권에서 국힘은 불리한 싸움을 해야 합니다.

 

 전하가 잘하기라도 하면 모르겠는데, 현재 전하는 40% 미만의 대깨윤과 60%의 전하를 극혐하는 적으로 국민을 갈라놓은 상황입니다. 영남과 강원도에서는 어느 정도 승리를 거둘지도 모르겠지만, 호남은 물론이고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국민의힘은 극단적인 난관과 마주할 거라 생각합니다.

 

 더 이상 진실을 외면할 수 없을 때, 험난함을 마주했을 때 국힘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상인보다는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 주류가 되어 있는 게 현재의 국힘인 것 같긴 하고, 그래서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으로 대응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만.

 

 

 

 

 

5) 나는 전하가 임기 못 지킬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그리고 전하가 탄핵을 당할 경우, 전하는 곱게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정말 추하게 끌려내려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풀이법이 결정되지 않은 퍼즐의 진행방향은 개헌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나는 민주당이 결국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거라 보고요. 전하가 스스로의 손으로 대통령제의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각제로 개헌하면 민주당은 장기집권할 겁니다. 상기하였듯 국힘은 총선 룰에서는 이제 경쟁력이 없다시피 합니다. 그리고 단임 대통령제와는 달리 내각제에서는 특정 정치인의 장기집권이 가능합니다. 앙겔라 메르켈이 그러하였듯 말이지요.

 

 위대한 수령동지께서 합법적으로 대통령을 다시 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다시 출마한수령님이 내각제의 총리는 합법적으로 다시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정치질의 신 수령님이 다시 권력을 잡고 20년 장기집권을 하는 시나리오를 떠올려보고 있습니다.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6) 국가는 상상의 공동체이며, 신화적인 존재입니다.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신화와 서사, 믿음이 국민국가를 만들어냅니다. 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국가상이 없다면, 국가는 지배계층이 피지배계층을 억압하는 권력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수령님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위태롭게 만들기는 하였으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관념 자체를 전복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하는 또 다른 층위의 위험을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전하는 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국가상에 도전합니다. 그렇기에 전하는 크레이지 레벨이 그 누구와도 다릅니다.

 

 지난 대선에서 나의 투표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폭주하는 민주당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선 내내 우려하였듯, 전하는 정말 아닙니다. 그리고 생명줄이나 다름없던 이준석마저 토사구팽하였습니다.

 

 전하와 함께 국힘은 무너져내리고 있고, 돌이킬 수 없어 보입니다. 정치적 균형은 이미 붕괴하였고, 밝은 미래 따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능한 덜 나쁜 미래와 최악의 미래 중에서는 아직 선택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총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0년 총선이 한일전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024년 총선은 한일전이 되어버렸습니다. 적어도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