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소감

운동 2019. 1. 26. 00:5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1CTced9CMMk

 


 

 바빠서 벤투 취임 이후 국대 축구팀 경기 못 보다가 최근 3경기만 봤습니다. 아시안컵 중국전, 바레인전, 카타르전.

 

 나에게 벤투는 무능해보이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그는 포르투갈식 축구를 하는 걸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대대로 좋은 사이드 자원이 나왔다는 점에서 포르투갈식 축구가 아주 안 맞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잘 맞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전통적으로 지능적인 플레이에 강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일반적인 강점을 축구 선수들도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신체능력이나 테크니컬한 면으로만 보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밀리는 건 당연한 겁니다. 우리가 가진 강점은 그런 게 아닙니다.

 

 그래서 외국인 감독을 쓸 때 나오기 쉬운 문제가 있습니다. 벤투는 무능해보이지는 않지만 벤투의 상식과 우리나라 축구의 상식 사이엔 좀 차이가 있고, 국가대표 토너먼트같은 조건에서 그러한 어긋남은 좋은 결과를 내는 데는 꽤 방해요소라 보는 게 옳겠습니다.

 

 벤투가 하고 싶은 축구를 하기에는 우리나라 선수 자원이 부족합니다. 벤투가 원하는 플레이에 잘 어울리는 선수가 얼마 없어서 그렇습니다. 다만 벤투호 승률이나 성적이 좋았던 건 우리나라 선수들이 육성되는 스타일이 기존과 좀 달라져서 그렇다고 생각하고요. 선수 인선은 당연히 마음에 안 들었지만 축구 하려는 스타일이 그러니까 그런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카타르전의 패배는 불운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봅니다. 전력은 비슷했고, 우리는 상대를 제압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 컨디셔닝이 좋지 않았는데, 현 대표팀의 의료 체계에는 큰 문제가 있고 이는 벤투 체제보다는 축협이 많은 욕을 먹어야 마땅한 문제입니다.


 

 다만 앞날은 결정해야합니다. 벤투는 우리나라에 어울리는 감독은 아닙니다. 좋은 성적을 원했다면, 처음부터 벤투를 뽑는 게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만약 처음부터 벤투에게 기대한 게 우리나라 축구 스타일 변화였다면 벤투에게 쭉 맡기는 게 옳다고 봅니다.

 

 나에게 결정권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벤투를 감독으로 부르지 않았을 겁니다. 어떤 욕을 먹더라도 한국인 감독으로 갔을 거고요. 그렇지만 그렇게 가지 않았기 때문에, 벤투에게 원한 게 무엇이었고 벤투가 감독이 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볼 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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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페네트라티오 2019.01.26 0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풀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사실 풀백은 공격수가 아니지요. 하지만 현대축구는 풀백에게 매우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수비는 당연하고 공격, 시야, 패스, 공간침투, 스피드, 크로스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합니다.

    벤투의 축구는 결국 풀백이 생명입니다. 공격 숫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우리가 볼을 소유하고 주도권을 가지다 보니 상대방은 결국 밀집수비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선 유기적인 패스웍과 전진패스가 필수적이고, 양질의 크로스를 통해 상대 수비의 간격을 벌려주는 게 필요하죠.

    하지만 이용이든 홍철이든 김진수든 크로스를 올리는 것을 보면 참 할 말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 빠르게 침투해서 공간을 열어주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았고 말이죠. 상대가 내려앉은 것도 있지만 결국 풀백으로서의 자질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풀백은 보기 드뭅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다른 포지션과는 달리, 차두리 이영표를 대체할만한 풀백이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지요.

    벤투가 무능한 사람인 것은 결코 아니지만, 한국과 맞는가 하면... 사실 아니지요. 하지만 우리가 언제까지나 투혼 축구를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지난 월드컵 독일전은 분명 감동적이었지만 선수들은 무려 118km나 뛰었지요. 월드컵 우승을 바라보는 팀이 매 경기 이정도로 뛰는 건 무리라고 봅니다. 아시안컵 결과는 매우 유감스럽지만, 그래도 한국축구가 한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선 벤투를 계속 중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해양장미 2019.01.26 01: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용 김진수면 우리나라 최고 풀백입니다. 그 이상은 없습니다. 전북에서 경기하는 거 보면 못 하는 선수들도 아니고, 제가 지난 3경기 벤투호에서 봐도 못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용, 김진수, 홍철이 소화 불가능한 부하가 주어졌다는 것이고 이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문제지요. 풀백에 부하를 많이 주면 결국 플레이의 세밀함이 죽기 쉽습니다. 여담으로 차두리같은 경우 스피드나 체력은 월드 클래스고 공격력도 무척 좋은 풀백이라 단점이 많이 보이는 유형이 아니었지만, 수비는 문제가 있는 편이었습니다.

      많이 달리는 건 우리나라 선수들 특성 상 좋은 방식입니다. 동아시안의 근력은 타 인종에 비해 떨어지지만 근지구력이나 심폐지구력은 그렇게까지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드워크로 인한 부담은 로테이션으로 줄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페네트라티오 2019.01.26 0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차두리도 원래 윙포워드 였다가 풀백으로 전향한 케이스이지요. 그래서 수비에서 좀 약한 면을 보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선수인 마르셀루도 처음부터 풀백은 아니었고요. 많은 선수들이 풀백을 기피합니다. 힘들기는 엄청 힘든데, 잘한다고 엄청 칭찬을 받는 것도 아니고 실수 한 번 하면 온갖 욕을 먹지요.

      결국 고정적인 선수기용이 벤투의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너무 같은 선수만 고집해요. 예전에도 나왔던 문제이지만, 플랜A만 집착을 합니다.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경기를 풀어갈 수 있도록 능동적이고 벤투가 말한 '지배하는' 축구라는 철학을 위해선 계속 감독으로 둬야 한다고 봅니다만... 로테이션은 절대 안돌리는 것은 정말 답답합니다.

    • 해양장미 2019.01.26 0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옛날엔 축구 못 하는 선수가 주로 맡던 포지션이 풀백이었다는데, 요즘 축구는 풀백 강한 팀이 잘 이기지요. 다만 월드 클래스 풀백들도 종종 포지션 변경을 하고 자리잡는 거 보면 힘들긴 힘든가봅니다.

      차두리는 아버지 차범근이 윙어였고 워낙 빨랐으니까 윙어로 일단 축구를 늦게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풀백으로의 재능을 너무 늦게 발견했던 것 같습니다.

      플랜A만 고집하는 감독은 그거 잘 못 고칩니다. 어떻게든 더 섬세하게 발을 맞춰서 그걸로 효과를 보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벤투의 성향에 더해 현재 우리나라 축구 국대는 의료진 상황도 최악이라, 이번 아시안컵은 특별히 안 좋은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2. armalitear15 2019.01.26 0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손흥민만 해도 체력이 고갈된 모습을 보이더군요.
    진짜 의료진 문제가 심각한거 같습니다.

  3. uRumi 2019.01.26 02: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미님 말씀과 어느정도 일맥상통하겠지만 이번 토너먼트는 풀백문제로 졌다기보다는 기성용의 부재가 가장큰 원인인것같습니다
    앞에서 창의적으로 패쓰를 뿌려주는 선수가 없으니 공간을 잘활용하는 황의조 손흥민의 파워가 아쉬웠지요
    또한 저렇게 내려앉은 팀들은 황희찬같은 스타일의 선수가 적 수비진들에게 부담을 줘야하는데 황희찬도 부상인게 너무 안타깝네요

    이번 토너먼트는 정말 아쉽네요
    팀전체밸런스는 가장 좋은멤버여서 이번에 우승을 기대했는데 기성용의 아웃으로 밸런스가 무너져버린게 너무 아쉽습니다
    간만에 블루드래곤도 잘해서 정말 강한 전력이였는데요

    벤투감독의 축구는 만족스럽습니다만 저는 아직도 신태용을 연임했으면 훨씬 좋은팀이 됫을건데 정말 아쉽습니다
    신태용부임이후 월드컵 스웨덴전빼고는 정말 잘했는데 여론이 안좋아서 연임이 안된게 아쉽네요
    이게 다 홍명보 전감독때문에 국내감독을 무시하게되는 풍토가 많이 아쉽네요

    풀백은 이용 홍철정도면 세계 최고는 아니더라도 전세계 여러국가대표팀 평균이상은 할것같습니다
    더군다나 아시아권레벨에서는 탑레벨선수들이라 크로스가 아쉬운것 어쩔수없지만 그 정도는 감안해야지요

    • 해양장미 2019.01.26 1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성용과 황희찬은 제가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들이 아니지만, 벤투식 축구에선 좀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청용은 대회 일정 와중에 여동생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컨디셔닝이 가뜩이나 나쁜 이 대회에서, 컨디션이 좀 빨리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결혼식 참석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베스트 멤버를 고집하는 벤투의 성향과 맞물리니 좋지 않은 결과에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시안컵을 위해서는 신태용을 연임하는 게 훨씬 나았다는 쪽입니다. 벤투를 영입한 시점에서 이미 아시안컵은 어려워진 것이었다고 복기해야겠네요.

  4. O44APD 2019.01.26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자철 국대 은퇴 선언 보고 한세대가 끝나간다라고 느껴집니다.

    런던 세대는 기대했던것 보다는 성장을 못한것 같군요. 원인으로 중국 리그 진출을 많이 뽑지만 커리어 내내 유럽에만 잔류했던 구자철, 지동원을 보면 꼭 그런것 같지는 않고 가장 대성한건 한 개인의 집념의 집합체인 손흥민이라는것도 참 재미있는 점이군요.

    그리고 한국을 거쳐갔던 세 감독들이 포제션 축구병에 걸려서 신기루만 쫓아 다녔는데 당시에는 세계적인 트렌드였던건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악재가 아니였나도 싶군요.

    결과적으로는 런던 세대가 메달을 따왔으니 공이 없는건 아니겠지만 기대했던것 보다는 아쉽습니다.

    • 해양장미 2019.01.26 1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구자철은 제주시절엔 정말 잘했습니다. 분데스리가 가서 스타일이 돌격대장 타입이 되면서 좀 애매해졌고, 기량이 최고일 때는 어쨌든 쓸만했지만 부상을 입기 쉬운 스타일이 되었기 때문에 전성기에서 빨리 내려오게 되었지요.

      점유를 가져가는 건 어떤 경우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더 그렇지요. 점유를 잃는다는 건 상대에게 공격권을 내준다는거고, 점유를 기꺼이 내주려면 엄청난 수비력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국대 수비력은 김민재의 등장 및 김영권의 재각성 이전에는 결코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포제션을 내주고도 이긴 월드컵 도이치전 같은 사례가 있긴 합니다만, 운이 따라주고 키퍼가 선방쇼를 해내야 가능한 경우고 그런 걸 기본 모드로 설정할 수는 없습니다. 홍명보나 슈틸리케는 포제션 높이는 쪽 지향이 문제가 아니고, 그냥 못해도 너무 못 한 겁니다.

      저는 런던 세대는 98~02 세대에 비하면 기본적으로 기량이 아래라고 봤습니다. 런던올림픽이 독이 된 부분이 있다면, 당시 홍명보 올대급 팀에 승선했던 선수들이 계속 뽑히면서 제 생각에는 진짜 잘 하는 선수들이 충분히 못 뽑혔다는 겁니다.

    • O44APD 2019.01.26 1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엄밀히 말하자면 포제션 축구가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단지 선수들에게 요구 받아야하는것들이 너무 많고 국대에서 포제션 축구로 성공한건 스페인이랑 독일 밖에 없었지요.

      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심하게 느꼈던건 2014년이였다고 생각되는데 이때 월드컵은 안티 티키타카의 각축전이였고 거기서 반할이 정말 독보였다고 봅니다.

      그런 시점에서 시간이 부족했다고는하나 올대부터 조련해왔던게 런던세대인데 플랜 A 하나 소화 못시키는 선수들에게 탄식이 정말 나왔지요 그럼에도 슈틸리케와서도 계속 붙잡는거보면 시간낭비 같았습니다.

    • 해양장미 2019.01.26 1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포제션을 가져가는 것과 소위 티키타카 같은 쇼트패스 플레이는 좀 다릅니다. 예를 들어 퍼거슨은 포제션을 매우 중시하는 감독이었지만, 동시에 역습과 속공을 좋아했지요. 펩 시절 바르셀로나처럼 플레이를 하면 포제션이 극단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포제션 = 티키타카 같은 식으로 인지하는 축구팬도 많은 것 같습니다만, 벵거의 아스날만 해도 벵거볼 에이스였던 파브레가스 있던 시절엔 딱히 심한 쇼트패스 플레이 안 했습니다. 바르셀로나와 에스파냐의 극단적인 티키타카 플레이는 챠비 에르난데스라는 특별한 플레이어의 스타일에서 비롯되었던 플레이로 생각해도 무방하지요.

      포제션을 가져가는 건 문제가 아닙니다. 공격전개를 제대로 못 하는 게 문제지요. 속공을 해야 할 때 속공전개를 제대로 못 한다거나 하는 걸 거의 대부분의 감독은 싫어합니다. 스틸타카 소리 듣던 황선홍 감독 시절 포항만 해도, 쇼트패스 플레이가 일품이었는데 황선홍은 속공해야 할 때 쇼트패스 하는 거 안 좋아했습니다. 필요할 때 속공 전개 안 되는 건 그냥 축구를 못 하는 겁니다.

  5. 석준홍 2019.01.26 13: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 우리나라 국대가 지능적인 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들 볼을 달고 하는
    플레이는 잘하는 반면에 기성용, 황인범, 황의조 선수 정도를 제외하면 공간을 잘 이해하는 선수가 없다는게 오히려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공간을 확실히 배분해주고, 선수에게 단순한 역할을 부여하는 신태용식 442가 대표팀에 더 맞았던 옷이라 생각하고요.
    다만, 아시아를 벗어난 세계대회에서는 벤투가 볼 점유 전술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전술을 시도해볼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스스로도 우리나라 선수 퀄리티로는 세계레벨에서 통할만한 포제션 축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을 겁니다. 부임 초기 친선경기를 보면 딱히 볼 소유 중심의 축구를 하지 않았어요.

    이번 아시안컵은 선수들의 부상 여파로 운도 없었을 뿐더러,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템포를 올려야 할 때에도 스프린트가 안되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선수들 몸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만에 황의조라는 원톱자원이 좋은 결정력을 보여줬을 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건 많이 아쉽습니다.

    • 해양장미 2019.01.26 1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능적인 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이 잘 안 뽑힙니다. 말씀대로 볼을 달고 하는 플레이가 좋은 선수들이 뽑히는 경향이 있지요.

      그런데 막상 생각하는 축구로 굴리면 어느 정도는 합니다. 축구 문화가 그런 쪽이고, 그런 데서 자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니까요. 다만 그렇게 굴리려면 판을 깔아줘야합니다.

      그리고 저는 벤투가 다양한 전술을 시도해볼 거라는 기대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는 그런 감독이 아닌 것 같습니다. 주어진 시간 모두를 할애하여 플랜A의 위력을 높이려는 감독으로 봅니다. 목표가 어차피 월드컵 16강이라면 나쁜 방식은 아닙니다.

    • 석준홍 2019.01.26 14: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다양한 전술이라기 보다 다른 전술적 기조를 채택하지 않을까 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아시안컵과 월드컵 본선 준비를 투트랙으로 병행할 것이라고 했던 말에 근거한 추론이었습니다. 아시안컵에서는 상대가 많이 내려앉으니 어쩔 수 없이 점유를 많이 가져가게 되었다고 보고요.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지공을 통한 점유 방식이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 레벨에 통할 것인지는 회의적입니다.

  6. 페네트라티오 2019.01.26 21: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벤투로 계속 갈 수 밖에 없다고 보는데, 장미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다른 건 몰라도 선수들은 벤투의 축구 철학에 대해서 정말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벤투의 철학이 한국축구와 잘 맞으며 선진적이고 뛰어난 훈련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축협도 각 연령대 대표팀 및 유소년 팀들과의 철학 및 훈련 프로그램의 공유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고요.

    지난 U-16, U-19 대회에서 각 연령별 대표팀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선수들의 개인기나 포제션 능력, 부분전술 측면에서 더 나아진 것이 느껴지긴 합니다. 이 선수들이 벤투의 철학을 공유하며 성장한다면 한국축구가 더 나아질 수 있을런지요. 한국축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 계속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우리가 너무나 맞지 않는 옷을 입기 위해 쓸모없는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시나요? 부디 전자이길 바랍니다만.

    • 해양장미 2019.01.26 2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벤투가 맞지 않는 옷이라 생각합니다. 벤투가 감독인 이상 성적은 어느 정도 포기하는 게 좋다고 여깁니다. 다만 벤투 축구가 관람하는 입장에서는 보기 나쁘진 않아서, 보면서 답답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진 않는 편이고 그래서 크게 반대할 마음은 들지 않습니다. 홍명보나 슈틸리케 때는 아예 도저히 못 봐줄 정도였지요.

      경질하기에는, 계약을 잘못해서 벤투 경질 시 위약금이 너무 많이 나갑니다. 그래서 어차피 경질해봐야 새 감독에 돈을 못 씁니다. 애초에 계약을 맺는 게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현 시점에서는 답이 없습니다. 그냥 가야합니다.

    • 페네트라티오 2019.01.26 2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데 선수들은 어째서 그토록 벤투의 철학을 지지하는 걸까요? 구자철의 경우는 국대 은퇴 인터뷰에서조차 벤투의 철학이 한국 축구와 맞다고 하면서 끝까지 가야한다고 합니다.

      성적을 어느정도 포기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월드컵 진출도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슈틸리케 시즌2는... 아닐거라 믿지만 벤투의 고집을 생각하면 모르겠군요.

    • 해양장미 2019.01.26 2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니까 제가 보는 벤투는 무능하진 않습니다. 현 국대 선수들은 벤투와 같은 방향이 좋다고 생각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방식이 세계 표준에 더 가깝고요. 다만 저는 그런 방식으로 우리나라 축구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게 다른 경우라고 하면 어떨까 싶네요.

      본선 진출까지 우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항상 본선 진출은 했으니까요. 우리나라 선수들이 아시아에서 본선 못갈 레벨도 아니고요. 16강은 운이 좋아야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입니다.

    • 페네트라티오 2019.01.26 2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쉽게 말해서 기존의 한국축구 시스템에 맞춰서 키워진 선수들로 하기에는 맞지 않는 축구라는 말씀이군요. 다르게 생각하면 벤투의 철학은 동아시안의 한계를 생각해봤을 때 조금 큰 옷이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이 스타일로 5년 이상 쭉 가고 벤투의 철학이 정착되면 보다 공격적이고 주도적인 스타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쓰리백에서 포백으로 바꾸는데도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쓰리백이 익숙하지 않을 정도지요. 벤투의 축구를 입히려는 것도 그런 과도기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 해양장미 2019.01.26 2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표팀은 그냥 있는 재료로 만드는 요리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 감독이 주도해서 어떤 한 나라의 축구 스타일을 바꾸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우리 국민의 신체적인 특성과 문화, 협회, 지도자들, K리그 등이 장기간 만들어온 게 우리나라 축구 스타일입니다. 축구 선수들의 본 직장은 축구 클럽이고, 각 팀에서 뛰던 걸 기본으로 약간 어레인지해서 대표팀에서 뛰는 것입니다. 대표팀에서 선수에게 이뤄낼 수 있는 변화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벤투 스타일로 조금 더 나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면 차라리 핵심 포지션에 귀화 선수를 받는 게 나을겁니다. 포르투갈도 데쿠를 귀화 선수로 받았었지요. 벤투 같은 축구를 하려면 그런 선수가 필요합니다.

    • 페네트라티오 2019.01.27 0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축구협회에서 한국축구의 철학을 정립하겠다고 나섰고, 그 적임자로 벤투를 지목한 것은 분명합니다. 김판곤 위원장이 부임하면서 한국축구에서 철학의 부재를 해결하겠다고 했지요. 팬들도 그에 동의했고요. 02년의 유산은 포백의 정착과 압박축구 정도로 봐야할 듯 합니다. 이제 그 이상으로 올라가려면 또 다른 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축구 스타일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지난 1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 한국축구는 또 다른 개혁의 동력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대표팀의 변화가 아니라 소위 말하는 '기술축구', '만드는 축구' 대한 열망이 모든 축구관계자와 팬들에게 다 생겨났다고 봅니다.

      유튜브에서 K리그 유스선수들의 경기 장면이나 사설 축구교실, JK아트사커 같은 채널들을 많이 찾아서 봅니다. 확실히 많이 뛰면서 동시에 빠른 패스웍과 공간침투, 전진패스를 통한 볼배급 등 모든 면에서 과거보다 기술적이며 지능적인 플레이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8인제 축구도 도입됐고요.

      한국축구와 벤투감독의 스타일이 완전히 맞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추구하는 방향성에서 어느정도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단순히 점유율을 높이는 게 아니라 유기적이고 빠른 패스웍을 통한 탈압박과 골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말이죠.

      그런데 벤투의 성향에 맞는 공미자원이 그렇게 없나요? 권창훈은 기술과 탄력이 좋고 플레이메이커로서 충분한 기량이 있다고 봅니다만. 이강인도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고 말이죠.

    • 해양장미 2019.01.27 0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02년의 유산이 포백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홍명보가 있는 이상 포백을 사용할 수는 없었고, 우리나라엔 포백 도입이 늦어서 결국 06년에도 포백 못 썼습니다. 베어백 시대 들어서야 포백을 쓸 수 있게 되었지요.

      압박축구는 히딩크 스타일이 그렇긴 했는데, 그건 히딩크호부터 압박을 할 수 있는 컨디셔닝이 가능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패스워크와 공간침투 플레이야 황선홍 - 이명주 포항시절부터 꽤 높은 수준으로 이미 K리그에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어차피 외국인 선수도 없던 게 포항인데, 그냥 포항 선수들 대표팀에 옮겨놨으면 패스플레이니 뻥축구니 같은 말도 안 나왔을 겁니다. 문제는 포항 선수들이 대표팀에 별로 안 뽑였다는 거였고, 사실 그래서 포항이 리그에서 잘 나가기도 했었지요. 다만 당시 포항이 보여줬던 건 벤투 스타일과 좀 다르고, 대표팀이 그 동안 추구해온 플레이와도 맞지 않습니다.

      국대에서 기술과 패스워크를 통한 플레이가 처음 시도되는 것도 아닙니다. 코엘류만 해도 기술적인 플레이를 좋아했고, 조직적인 패스워크 플레이는 조광래 때 이미 일부 성과를 보여줬었지요. 그러다가 조광래가 경질되면서 암흑기 와서 붕 떴었고요.

      벤투식 축구는 제가 보기엔 또 다릅니다. 포르투갈-브라질 스타일이라 풀백과 개인기가 중요하다고 할까요. 이게 난이도가 높아서 막상 포르투갈 대표팀도 메이저 대회에서 곧잘 헤매곤 하지요. 브라질도 멤버 수준 좀 낮아지면 많이 헤매고요. 2014년에 포르투갈은 호날두 가지고 16강도 못갔었고 미네이랑의 비극도 괜히 나온 게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