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추억

사회 2018. 8. 7. 12:21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g59hAN8Wco




 세월호 사건은 나한텐 정말 복잡한 불쾌감을 안겨준 사건입니다. 사건 자체가 씁쓸한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좌파들의 끝없는 권력욕과 사악함, 그리고 우리나라 대중들의 감정적인 면과 미성숙함을 이토록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은 없었거든요.


 

 일단 먼저 이야기하자면, 불행한 떼죽음을 기사로 보는 건 익숙한 일입니다. 삼풍백화점 사건 때만 해도 세월호보다 사람 많이 죽었지요. 2004년 쓰나미 사건도 기억나는데 우리나라에 오진 않았지만, 끔찍하도록 사람 많이 죽었습니다. 총 사망자 28~35만 명에 실종자 약 5만 명이지요. 그런 거에 비하면 세월호는 그렇게까지 특별하게 많은 사람이 죽은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선원들의 무책임하고 잘못된 대응 때문에 유난히 비극적인 사고가 되긴 했습니다만.

 

 나에게 세월호 사건은 299명이 죽은 해상교통사고입니다. 원래는 그 뿐일 이야기였습니다. 죽은 숫자나 해상사고라는 면에서 보면 서해페리호 침몰 사건과 별 다를 게 없었지요. 좌파들의 악마짓만 아니었다면 말입니다.

 

 세월호가 뒤집혔고, 안에 생존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있고, 구조가 어렵다... 장소는 맹골수도다. 선박사고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이면 그 시점에서 누구나 알 수 있었습니다. 저건 못 구한다는 걸요. 침몰하는 순간 사람의 힘으로는 구할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내가 세월호에 타고 있었다면 그렇게 끝까지 안에서 죽어갈 일도 없었겠지만, 만약 어떤 이유로건 안에 있었고 배가 침몰한 걸 알았다면, 살 방법이 없다는 걸 바로 깨달았을 겁니다.

 

 해경은 구조과정에서 큰 실수를 했습니다. 배가 침몰하기 전에 해경이 도착했으니까요. 진입해서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은 건 둘째치더라도 앞뒤 보지 말고 빨리 탈출하라고 했었어야 합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사람이 꽤 죽긴 합니다. 그대로 침몰하는 것보다는 덜 죽겠지만요. 아마 해경들은 본인이 죽을 위험을 감수하기도 싫고, 많은 죽음을 책임지기도 싫었을 겁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 시스템이었겠고 무력감이 학습된 상태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여하튼 문제는 그때부터였습니다.


 

 침몰 후에도, 구할 수 있는 데 정권이 일부러 안 구하는 거라는 식의 언론 플레이가 시작되었습니다. 타고있던 사람들 벌써 다 죽었을 시간인데 아직 살아있을 거라는 언플이 무한히 반복되었습니다. 다이빙벨을 써야 한다. 잠수부들 더 투입해야 한다. 같은 소리가 밑도 끝도 없이 나왔습니다. 침몰 원인에 대한 음모론도 이후 몇 년이 지나도록 끝이 없었지만 일단 그건 덜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그 때 나는 악마들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들이 왜 돼도 않는 소리를 하는지도 너무나 뻔히 보였습니다. 그것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당시의 박근혜 정권을 악마화시키고 시민 전반의 멘탈이 무너져내리도록 언론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물론 박근혜 정권이 제대로 했다는 게 아닙니다. 최소한의 기본도 못했고, 잘못된 행동을 여럿 했습니다. 다만 그건 역사적으로 제법 흔했던, 그저 자기보신에만 신경 쓰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의 모습이었을 뿐입니다. 경멸하고 저평가해 마땅한 대상이지만 딱히 크게 이상한 건 아니지요.



 그러나 언론 플레이어들은 훨씬 특별한 마귀들이었습니다. 시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 다수가 멘탈이 부서져가는 게 보였고, 나만 인간 같지도 않은 언론 플레이어들에 분노했습니다. 세월호 리본이 곳곳에 걸렸습니다. 나는 노란 리본을 건 사람들을 경멸스레 보면서도 동정했습니다. 본인 가족을 잃어도 그런 식으로 오랜 기간 티를 내고 다니진 않는데요. 사실 가족이 죽으면 최선을 다해 많은 부분 잊으려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도 잘 잊히진 않습니다만.


 

 여론은 잠수부들을 닦달했고, 매뉴얼을 어기게끔 압력을 넣었습니다. 법적으로는 해경 책임이 되기는 했지만, 역시나 잠수사가 죽었습니다. 악마들은 단원고 피해자들만을 주목시켰습니다. 일반인 피해자들은 소외되었고, 정치적으로 갈라졌습니다. 위선적인 비윤리가 끝도 없이 나타났습니다. 좌파 커뮤니티들에서는 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배척당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바른 말을 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본 블로그에서라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박근혜는 탄핵되었습니다. 악마 같은 짓을 하던 정치꾼들은 탄핵 사유로도 세월호를 제시했지만, 다행히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정치권력이 바뀌고 시간이 더 지났습니다. 세월호를 다시 이야기하게 된 이유네요. 인양한 세월호 조사단의 발표가 이렇게 났어요.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214&aid=0000863735&date=20180806&type=2&rankingSeq=8&rankingSectionId=102

 

 ‘열린 안이랍니다.

 

 이것을 보고 어찌 비웃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조사를 위해 돈을 더 들일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차마 외력에 의한 사고라는 결론은 못 내지만, 외력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니. 이번 정권 내내 조사하고 또 조사하고 바스라져 고운 가루가 될 만큼 우려내야 하지 않겠어요.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 중 세월호 사고에서 박근혜 정권이 잘했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크게 잘못했지요. 그러나 그보다 더 크게 잘못한 건 이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의도적으로 악용하고, 시민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권력을 끝없이 탐하는 악마들입니다.




 나는 그들의 악행을 평생 잊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