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브금

 

https://youtu.be/psqEfVdJN_Q

 



 작년 11, 손정의가 쿠팡에 거액을 추가 투자했다는 소식은 나에게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아마 관련 소식에 관심이 있던 분들 중 다수는 나처럼 의아함을 느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손정의가 무엇을 생각하고 쿠팡에 추가 투자를 했는지를 여러 모로 생각해봤습니다만, 현재의 잠정적인 나의 결론은 손정의의 오판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연관하여 나는 올해 이마트의 소액주주가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이마트의 주식을 보유한 적이 없었고요. 이번 포스트에는 국내 유통업계의 변화 양상과 기존 유통업계들의 우점에 대한 이야기를 약간 해볼까 합니다.


 

 우선 2010년대 우리나라 유통업 이야기를 약간 해보자면, 00년대에 승천하던 대형할인마트의 성장은 10년대 들어 대형마트의무휴무제가 시행되고, 준대형마트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온라인 및 홈쇼핑이 활발해지면서 꺾인 상황입니다. 그와 함께 일반적인 소매점 경기도 시간이 갈수록 상태가 나빠지는 경향이 있지요.

 

 그런데 온라인 쇼핑이 딱히 새로운 건 아닙니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2000년대가 되면서 우리는 즉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게 되었지요. 온라인 쇼핑과 대형할인마트는 거의 유사한 시기에 같이 성장했습니다. 그렇지만 대형할인마트는 10년대 들어 강제적인 규제를 당했고,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지는 못하고 있으며, 1가구당 구성원 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사회 변화에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쿠팡, 위메프, 티몬 등은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본래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었습니다. 한시적인 할인 상품 및 음식점 이용권을 제공하던 곳이었지요. 그런데 소셜커머스는 과당경쟁에 시달렸고, 소셜커머스를 통해 홍보하고 자리를 잡으려던 음식점들은 할인가로 찾아왔던 손님들이 할인되지 않은 가격으로는 다시 오지 않으려 하게 되는 걸 겪게 되었습니다. 그에 수많은 소셜커머스들이 문을 닫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살아남은 소셜커머스들은 점차 오픈 마켓처럼 변하게 되었습니다.

 

 오픈 마켓화된 소셜커머스가 배송 경쟁에 뛰어들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출혈 경쟁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몇 년 동안 대형마트들은 힘든 시기를 맞이했었지요. 그런데 중요한 건 이 기업들의 이익입니다. 위메프와 티몬은 창업 이후 단 한 해도 흑자를 낸 해가 없습니다. 이미 완벽한 자본잠식에 빠진지 오래이며, 점차 더 적자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쿠팡은 손정의에게 2015년에 10억 달러, 그러니까 1.1조 이상을 투자받았으나 순식간에 다 까먹고 2018년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지만 작년에 2.3조 정도를 손정의가 또 투자했지요. 그러나 작년 한 해 동안에 1.1조를 추가로 까먹었습니다.


 

 기존 오픈 마켓은 나을까요? 일단 11번가는 답이 없습니다. 만년 심하게 적자입니다. 옥션과 G마켓은 이베이가 소유하고 있고, 이미 한 회사로 합쳐놓은 상태입니다. 여긴 그나마 조금씩 흑자를 봅니다. 인터파크도 흑자를 보는 해가 많은 편인데, 근래의 인터파크는 점유율이 많이 줄었고 콘서트 티켓이나 여행권, 도서 등에 특화된 곳이 되어서 사업 모델이 좀 다르다고 해야겠습니다.


 

 한편으로 최근에는 새벽배송이 시끄럽습니다. 마켓컬리가 유명해졌던가요. 그런데 마켓컬리도 이미 완전한 자본잠식 상태고, 실제 새벽배송에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입구가 닫혀있어서, 방문자가 들어가려면 요건이 있는 세대를 호출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객이 잠든 새벽에 호출을 하게 되면 문제가 되지요. 실제 호출해서 문제가 된 케이스도 있다고 압니다. 보통은 경비실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경비실에 항상 사람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배달원은 경비원을 계속 기다릴 수 없으니까 물건을 경비실이나 공용현관 앞에 두고 간다거나 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동현관비번을 기입하는 란이 있다는데, 이는 해당 아파트의 보안을 떨어뜨리는 요안이 되기에 언제든 복합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쿠팡의 경우를 다시 이야기해보자면, 매출 신장세는 무척 빠릅니다. 그런데 적자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독특하게도 배송 체계를 직접 구축하고 있는데, 그 투자 규모를 보면 본격적으로 물류업에 뛰어들고 있다고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물류업이 블루오션이냐하면 아닙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지 몰라도, 우리나라 물류업은 더할 나위 없는 레드오션입니다.

 

 쿠팡의 물류업 투자가 마냥 아주 터무니없는 건 아니긴 합니다. 왜냐하면 물류량 전반이 늘어나는 걸 감안해 보면, 기존 물류업체들의 가격결정권이 점차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현재 우리나라의 택배시장은 CJ대한통운의 점유율이 44%, 한진과 롯데가 각각 12%, 우체국이 7% 정도를 점유한 과점시장이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하위 업체들의 배송 서비스 품질이 너무 나빴기 때문인데, 쿠팡처럼 자체적인 물류 체계를 갖추면 배송비용이라거나 서비스 품질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쉽긴 합니다.


 

 문제는 투자 대비 이익인데요. 쿠팡은 이미 지난 5년 사이에 3조원 이상을 날렸습니다. 회계와 경영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현금 또는 현금성자산을 사용해서 대지, 창고, 차량 등을 구매하는 것 자체는 손실이 아닙니다. 현금 1억으로 1억짜리 집을 샀다고 순자산이 감소한 게 아니잖아요? 그것과 똑같습니다. 집을 사는 과정에 비유해보면 세금, 부동산 복비, 인테리어 및 수리비용 중 주택 가치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부분, 인부들 짜장면이나 음료수나 술 사준 비용, 계약 시점부터의 감가상각 같은 게 손실입니다. 쿠팡은 이런 걸로 3조 넘게 날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3조 넘게 날린 걸 언제 회수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유통업 전반이 그렇지만, 특히 오픈마켓은 해자(moat)를 가지는 사업이 아닙니다. 게다가 비용이라는 면에서 쿠팡과 같은 형태의 유통은 비효율적입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가 배송하는 쪽이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포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형할인마트의 배송 시스템은 대체로 추가적인 포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동네 배송이니까, 마트에 있는 물건을 바구니 같은 데 실어서 배달만 해 주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국에 대형할인마트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기반이 없는 쿠팡 같은 경우 결국 택배로 물건을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인 시스템이라, 제품을 포장해 보내야 합니다. 하나하나 포장하는 데 박스와 포장재, 그리고 인력을 소모해야 한단 말이지요. 그래서 쿠팡이 아무리 투자를 해도 대형마트보다 물류비를 줄이는 건 불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이 관련하여 예전부터 골판지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쿠팡은 매출을 올려서 청사진을 만들어낸 후, 그것으로 투자를 계속 받는 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습니다. 투자를 많이 하니까 매출이 올라온 것이기도 한데, 이건 대단히 불안정한 사업 모델입니다. 초기매출 성장세가 가파른 스타 스타트업들이 결국 이윤을 충분히 내지 못하면서 침몰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현재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자본을 많이 소모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자본소모를 줄이고 흑자를 보려고 할 경우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무척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원천적으로 온라인 상점은 오프라인 상점에 비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형할인마트의 경우 미끼상품이 있더라도, 그 미끼상품까지 가는 동선에 다른 상품들을 배치함으로 추가 구매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품을 할인한다고 해서 갔다가, 마트에 온 김에 시식 코너에서 시식을 한 후, 그 시식한 상품을 구매해 본 경험은 거의 누구나 있을 겁니다.


 

 대조적으로 온라인 상점에서는 체리피킹이 쉽습니다. 아무리 이런저런 상품을 화면 구석구석 보여줘도 소비자는 사려는 물건만 사게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물건을 고르는 데 필요한 동선이 없기 때문입니다. 괜히 온라인 상점들이 누적적자가 심하고 자본잠식이 심한 게 아닙니다. 미끼상품만 팔리면 그 어떤 마켓도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마트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이마트는 글로벌 유통공룡업체들의 습격을 00년대에 모두 이겨냈습니다만, 강제휴무가 시행되고 사회주의적 트랜드가 대형할인마트를 적대한 이후엔 여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마트는 단 한 해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이익을 창출해내는 능력이 있다는 겁니다.


 

 나는 대형할인마트라는 사업 모델 자체는 전성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형할인마트의 주 고객이 기혼 중산층 가족이었다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사회가 양극화되면서 대형할인마트를 이용할 만한 중산층 가족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겠지요. 1인 가구는 굳이 대형할인마트까지 이용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온라인 쇼핑이나 편의점이 더 친하지요. 서민 가구도 준대형마트나 SSM,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게 더 낫습니다. 그리고 남은 중산층은 점차 소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대형할인마트보다는 복합쇼핑몰이나 창고형 할인마트를 이용하는 게 나은 선택이 됩니다. 이마트나 롯데마트도 관련하여 사업 모델을 바꾸고 있지요.


 

 쇠퇴하는 동네에서는 대형할인마트가 점점 사라질 겁니다. 작년에 이마트는 인천 최초의 대형할인마트이자 제4호점이었던 이마트 부평점을 폐점했습니다. 갈산역에서 멀지 않은 그 자리에는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게 되었지요. 무언가가 사라지고 대체된다는 건, 그 대체된 게 더 나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거라 기대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마트 없애고 주상복합 짓는 게 돈이 된다는 겁니다.


 

 나는 지금이라도 대형마트 강제휴무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통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끊임없이 나타나는 건 당연한 것인데, 대형마트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로 보는 이마트와 신세계그룹의 상속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무거운 상속세를 가진 나라입니다. 이 무거운 상속세는 국가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우리나라 서민들은 상속세를 낼 일이 없고 부자에 대한 질투심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상속세가 경제 전반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잘 모르고, 상속세를 낮추고자 하는 보편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과세체계 전반은 부자에게만 높은 세율을 부과하고 있는데, 이렇게 누진이 심한 사회주의적 체계는 그 자체로 복합적인 부작용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마트의 경우 이명희 회장이 18.22%, 정용진 부회장이 10.33%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희는 1943년생으로 고령이기 때문에 정용진은 지분을 증여받건 상속받건 해야 합니다. 이 승계에 엄청난 세금이 들어가지요.



 재벌들이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방식 중 하나가 주가를 낮추는 겁니다. 재벌의 재산은 대부분 주식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주가가 낮아지면 재산평가액도 줄어들고 그러면 증여 또는 상속시 세금도 줄어듭니다. 주가를 낮추기 위해 굳이 주가조작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너가 기업 주가를 낮추는 건 쉬운 일입니다. 실제 지난 1년간 이마트의 주가가 어떻게 변했는지 볼까요.


 

 보시다시피 거의 반토막났습니다. 반토막날 일이 딱히 없었는데요. 표면적으로는 코스피 전반의 하락, 대형할인마트 사업의 쇠퇴와 매출 감소, 쿠팡의 증자와 매출 성장 등이 있겠습니다만 그것만으로 반토막날 정도로 엉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마트의 PBR0.6배 정도에 불과하며, 작년 ROE5.48%로 딱히 크게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익은 줄었지만 매출액은 재작년 대비 15342억원 증가하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나는 이마트가 승계작업을 위해 주가가 낮아져 있는 상황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소액이나마 이마트 주식을 모았고, 얼마 전 나의 예측을 뒷받침하는 공시가 올라왔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평단가 172,000원에 주식을 14만주 장내매입했다는 뉴스가 그것입니다. 정용진은 책임경영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만, 나는 염가에 추가지분확보를 한 것이 우선적이라 이해합니다. 이번에 정용진이 확보한 주식은 전체 주식의 0.5% 정도였지요. 만약 이마트가 진짜로 주주가치를 위하려 했다면 자사주 매입을 했을 겁니다. 이마트는 배당성향이 높지 않은 회사입니다.


 

 높은 상속세율이 우리나라에 끼치는 악영향 중 하나를 설명하자면 위와 같습니다. 승계를 앞둔 기업 오너가 주가관리를 상방으로 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작업을 할 거면 하방 작업을 하는 게 유리한 상황이 되지요. 이렇게 하면 당연히 전반적인 주주들이 손해를 봅니다. 너무 많은 기업이 이런 상황을 맞이합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가치투자/장기투자를 잘 하지 않는데, 오너가 주가의 상승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하나의 주된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대다수 개인 주식투자자들은 투기적인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지요.


 

 근래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에 대한 논박이 뜨거운데, 이 후보자의 경우 오로지 내부정보를 주식거래에 사용했느냐, 투자한 관련 기업을 재판한 게 문제가 없느냐가 논점일 뿐입니다. 나는 잠정적으로 관련 문제에서 이 후보자를 유죄추정하기 어려우며, 처음에 보도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 후보자 부부는 탁월한 성적을 거둔 투자자는 아니었으며, 현 정권이 내세운 다른 후보자들이나 김의겸 전 대변인 같은 사례와 비교하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 후보자일 확률이 높다고 잠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트를 작성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했던 소리 중 심각하게 수준이하인 것들이 많았습니다. 판사는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식의,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에 투자해선 안 된다는 식의 헛소리들이 많았지요. 나는 자칭 자유보수정당의 의원들이 그런 소리를 하는 게 제정신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주식시장은 자본주의의 꽃이자 코어입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해야 합니다. 이미선 후보자 부부는 특정 기업에 장기적인 가치투자를 한 것으로 잠정하는데, 현 시점에서 근거가 불충분한 의혹들에 무죄추정을 적용한다면 부동산에 투자한 통상적인 다른 정치인 및 임명직들보다 시장경제에 바람직한 투자를 한 셈입니다. 그리고 결국 논란 끝에 이미선 후보자는 보유주식을 모두 팔았는데, 이건 정말 자유시장경제를 채택한 국가에 있을 만한 해프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본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가치-장기투자가 일반적이지 않은 한국에서 자금은 주로 부동산에 흘러가게 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높은 편이 아닙니다만, 전반적인 유동성이 유동자산이 아닌 비유동자산에 흘러들어가고 기업보다는 부동산에 돈이 모이는 상황은 시장경제에 정말 안 좋은 겁니다. 즉 높은 상속세가 시장경제를 악화시키고, 부동산에 돈이 모이게 하는 하나의 주된 요인이란 말이지요.

 


 다소 장문의 포스트에서 복합적인 주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시장경제가 더 활성화되고, 많은 사람들이 부유해져서 더 나은 삶을 누리길 바라며 본문을 맺습니다. 관련하여 이런저런 영양가 있는 의견들을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추천 브금

 

https://youtu.be/9bZkp7q19f0

 



 이번 정권의 잘잘못을 다 나열하자면 너무 피곤해서 다 못 쓸 정도가 됩니다만, 그 중에서도 단연 최악의 정책으로 나는 쭉 8.2 부동산망책을 꼽아왔습니다. 그 후로도 반복된 온갖 망책들도 대체로 다 똑같은 짓이었기 때문에 따로 구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로부터 11개월하고도 열흘 정도 지났네요. 모두들 결과를 보셨지요? 괜히 내가 이번 정권 최악의 정책으로 그걸 꼽은 게 아닙니다.


 

 서울 부동산만 폭등하게 된 이유는 정말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돈이 흐를 만한 모든 물길을 이 정권이 막아놨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갈 곳 없는 돈이 흘러갈 곳은 정해져 있었지요. 이미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역대 최대인 상황에서, 강남 부동산은 한국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입니다. 거기로 돈이 모이면서 폭등을 시작했고, 폭등이 추가적인 폭등을 불렀고, 거래량이 없는 가운데 심리는 불이 붙어서 비상식적인 폭등이 일어나고, 거기에 더해 실수요자의 패닉바이가 시작되면서 이 사달이 난 겁니다.


 

 이번 정권이 망책을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전국 부동산 가격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올라가면서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에 이번에 종부세 올린다는데, 그러면 이번 정권은 노무현이 했던 부동산 관련 실책을 더한 강도로, 더 빠르게,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게 됩니다. 지난 주 갤럽 49% 기록할 때 서울 지지율만 5% 올랐던 건 생각을 하고 있나 몰라요. 지금 문재인 정권 지지율이 그래도 어느 정도 높은 데는, 부동산 올라서 신난 사람들의 지지가 포함되어 있는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종부세를 먹이면 한 순간에 적이 됩니다.


 

 그리고 이번 정권이고 여당이고 공시지가 실거래가 가깝게 올린다고 펄펄 뛰고 있는데, 그러면 부동산 부자들은 환호성 지를 겁니다. 진짜 부동산 부자들은 토지 가진 양반들입니다. 그 양반들은 공시지가 올라가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요. 역시 지주계급의 정당 한민당 후손들답다 해야 할까요. 아니면 토지공개념만 머릿속에 가득한 본격 좌파 사회주의자들이라 해야 할까요.


 

 어지간하면 이런 결과가 나오려면요. 권력 잡은 부류가 진짜 심한 위선자에 사악 그 자체여야 이리 됩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 정권 요인들은 대체로 그런 부류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냥 상상을 초월하게 멍청하고, 망상이 정상인 범주를 넘어서는데다, 아집이 너무 강한 인물들끼리 도그마를 공유해가며 우물 안 논리로 세상을 바라보니까 이런 사달까지 난다고 해야 할 건데, 이 우물 안 개구리들이 권력 잡으면 나라를 말아먹을 거라는 걸 알았으면서도 이 참사를 직접 겪고 있는 입장은 참으로 쓰디씁니다. 물론 이번 정권에도 약삭빠른 사람들은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그들이 바람을 잡고 있겠지요. 아마도.

 

 이렇게나 끔찍한 현실을 보면서도, 이번 정권이 그래도 잘 하려고 하지 않느냐. 라고 항변하는 사람들이 꽤 있긴 하지요. 그렇지만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지요.


 

 운전 중인 음주운전자들도 보통 운전을 잘 하려고는 합니다. 그럴 능력이 없을 뿐이지요. 음주를 꽤 한 상태에서, 스스로는 핸들을 잡으면 운전을 곧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그렇지만 주제파악을 하고 핸들을 잡지 않아야 합니다. 설령 음주운전을 아무도 단속하지 않고, 불법으로 지정이 안 되어있더라도 나와 타인의 안위를 생각하면 운전을 하지 말아야 하지요. 여담인데 이번 정권 각료/지명자 및 여당에도 음주운전 경력 정치인들이 좀 있긴 합니다.


 

 이번 정권도 처음부터 나랏일 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스스로 주제 파악을 했다면 대선에 나오지 않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잘 할 수 있다고 착각했고, 우겼고, 결국 권력 잡았고, 사고가 나고 있지요.


 

번영과 양극화 전망

경제 2018. 3. 1. 10:53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E7ORfRXJcNk

 

 본문은 지난 포스트, 사업자 죽이기 와 함께 봐주세요.

 

 아마 오래 지나지 않아 작년 GDP 발표가 나올 겁니다. 2017년 대한민국 1인당 GDP는 아마 $30,000가 넘지 않을까 싶은데요. 문빠들은 환희의 송가를 부를 테고 달님 지지율도 그 때 소폭이나마 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실제 GDP가 오른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고, 약달러는 우리나라에 그리 좋지 않습니다만, 정치권력은 연말의 약달러를 반길 수 있지요. 그런데 내가 보기엔 앞으로 달러약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1) 미국 금리가 오르면 약달러가 잘 옵니다.

2) 기술적으로 패턴이 약달러가 올 만한 패턴입니다.

3) 한미 금리역전이 일어날 상황인데, 금리역전의 대응책 중 하나가 강한 원화입니다.

4) 미국이 약달러를 원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달러-원 환율 $1에 900원 수준까지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노무현 말기였던 200710~11월에 실제 그 정도 갔었지요.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1000원 밑으로는 갈 확률이 있다고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도 거의 수습단계고, 오래간만의 글로벌 호황이 찾아올 수 있는 상황이다보니, 아마 문재인이 어지간히 궤멸적인 망책을 내더라도 경제관료들이 봉급 받는 한 GDP는 오를 겁니다. 추세적으로 보면 문재인 정권 내 1인당 GDP $40,000은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약달러가 높은 GDP 수치에 일조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현 정권의 각종 정책들도 GDP를 올리는 요인이 되기 쉽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닌 한, 성장과 호황의 이면엔 인플레이션이 있고 불황의 이면엔 디플레이션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 역도 성립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닌 한 수치적인 경제지표는 성장하기 쉽다는 이야기입니다.

 

 KOSPI지수, 서울 부동산 가격도 마찬가지로 오르기 쉽습니다. 문재인 정권 내에 코스피 지수가 4000정도 간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이르면 문재인 정권 내에 일반인들이 매수하기 어려운 가격이 될 겁니다.

 

 물론 나의 이야기는 태평성대가 펼쳐질 거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러 번 말해왔지요. 이번 정권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거라고요. 서민은 서민답게, 부자는 더 부자답게. 이게 이번 정권의 정책이 일관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방향입니다.

 

 그래도 주가가 오르고 부동산이 오르고 GDP가 오르면 문재인은 지지자들에게 칭송받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 정권 내에 북쪽 리스크가 어떤 식으로건 매듭지어지면서 크게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데, 그것 역시 문재인 정권에는 득이 될 걸로 생각합니다.

 

 큰 방향은 문재인이 잘하건 못하건 잘 변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문재인이 잘 했으면 코스피 지수 6000~7000 갈지도 모르는 게 잘못해서 4000밖에 못 갔다 해도 문재인은 칭송받게 될 겁니다. 문재인이 잘했으면 더 올랐을 거라는 말은 대다수의 시민들에게는 정치적 태클로밖엔 들리지 않겠지요.

 

 부동산은 현재 정권이 가격 상승을 강하게 억제하고 있는데, 암만 봐도 서울엔 전혀 통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걸 마냥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부동산은 어차피 선진국 중 결코 많이 오른 편이 아니고, 앞으로 더 선진화되면 될수록 오를 거고, 지금 찍어 누르고 있기 때문에 눌린 만큼 오를 때 더 폭등하기 쉽습니다. 특히 아파트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단독주택이나 토지 가격은 장기적으로 많이 눌린 상황이라, 언제고 어떤 형태로건 폭등 가능합니다. 재개발, 재건축도 정권이 있는 대로 막고 있는데, 그렇게 무리하게 막아도 결국 재개발 될 곳은 되고 나중에 더 오릅니다.

 

 물론 위에 말했듯, 이런 호황에서 서민은 철저히 외면 받게 될 겁니다. 적어도 몇 년 동안은 고용이 창출되는 상업과 상권의 성장세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 자본 위주의 성장세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건 노무현 때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GDP도 많이 올랐고 코스피 지수도 많이 올랐는데, 매일같이 이런 불황은 처음 겪는다는 게 실제 서민들의 반응이었었지요. 물론 지금에 비하면 그때는 아주 경기가 좋았던 시기입니다만, 추세나 양상은 그 때와 비슷할 확률이 높습니다.



 현 상태에서 시나리오가 무난하게 흐르게 되면 비은행권 금융업, 특히 대부업이 다시 흥할 겁니다. 대출조건을 날로 조이고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밖에 못 받게 해놨으니 제도권 밖 불법사채업도 기승을 부릴 확률이 높아졌고요. 대부업이 흥할 땐 도박도 흥하는 게 일반적인데 당장은 가상칩(암호화폐)이 유행 중인 도박입니다만, 가상칩 유행이 꺾이게 되면 다른 종목이 흥할 겁니다. 합법적인 걸로는 선물옵션이나 로또가 있겠고, 로또도 이제 신선함이 없으니 다른 상품이 나올 수도 있겠지요. 확률과 무관하게 쉽게 걸고 거금을 딸 수 있는 도박 상품이 나오면 아주 잘 팔릴 겁니다.

 

 그리고 이 사회주의 정권은 사다리는 걷어치운 채 선심 쓰듯 밧줄을 내려 서민들을 구하려 하겠지만, 밧줄을 잡고 올라오려면 일단 운이 좋아야 하고 그걸 잡고 올라갈 만한 체력과 근성도 필요합니다. 아주 소수의 인원들만이 구조되고, 대다수는 반영구적 서민층으로 굴러 떨어지고, 부자들만 더 위로 위로 올라가 부자답게 살게 될 겁니다. 적어도 정권이 지금처럼 하면 높은 확률로 그렇게 될 겁니다.


 

 지금 아래쪽이라면 기어서라도 올라가는 게 좋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올라가기 힘들 거거든요. 아니면 차라리 약한 척을 하세요. 강남 좌파들은 가난을 벗어나고 잘살아보려는 서민에게는 지극히 가혹하고 공격적입니다만, 포기하고 징징대는 빈곤층한테는 상냥하고 동정심이 많으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EQEGZSAUxGw

 

 본문을 읽을 때의 추천 브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eYTixN307w

 

 추천 브금의 다른 추천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C97ho4X5tVE

 

 브금의 오리지날 버전. (장시간 재생 가능)

 


(그래프는 뉴시스 펌)


 전부터 나온 이야기라 쭉 모니터링 해왔는데, 리얼미터 기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 4주간 73.9%에서 65.6%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19.7%에서 29.4%로 높아졌습니다.

 

 여론조사기관으로 리얼미터가 신뢰성이 낮은 건 일단 넘어가고, 대통령 부정평가가 당선 후 5개월이 안된 시점에서 30%면 꽤 높은 겁니다. 예를 들어 박근혜의 취임 100일 평가에서, 갤럽기준으로 부정평가는 20%였습니다. 긍정평가는 53%였고요. 현재 문재인에 대한 65.6-29.4% 긍정-부정평가가 아주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일단 몇 가지 객관적인 사실을 정리해보자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당선 시점을 기준으로 할 때 박근혜 대통령보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 추세대로면 10% 이상 차이가 난다고 봐야합니다.

 

 긍정평가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정치적 견해가 양극화되는 현상이 아주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양극화 정도는 한국 정치사에 전례 없는 수준이며, 양극화라는 게 항상 그러하듯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는 없습니다.

 

 그럼 여기에 추론을 좀 보태보자면,

 

 현재 문재인 지지율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지 않은 평가가 거의 응답이 없는 만큼 거품이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즉 유보적이고, 정치적 상황에 대해 판단이 애매한 사람들이 응답률이 매우 낮은 상태일 걸로 가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워낙에 긍정평가 대비 부정평가가 너무 높은 상황인데다 보편적인 시민들의 정치적 견해는 불분명할 때가 많아 이런 추론이 가능한 것이며, 기존 사례들에 비춰 부정평가를 기준으로 실제 긍정평가를 추론하자면 문재인 지지율은 실제 50%도 안 나오는 게 됩니다. 그러나 측정되지 않는 지지율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어떤 단언이나 결론짓기는 불가합니다. 다만 객관적인 사실을 하나 더 말하자면, 문재인은 41% 득표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높은 부정평가를 바탕으로 생각해보자면, 문재인의 높은 긍정평가는 거품 위에 놓인 것이나 다름없어서 계기가 있으면 한순간에 붕괴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긍정평가를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는 시도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을 걸로 가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근래 본 블로그에 가장 많은 유입검색어는 문재인 지지율입니다. 문재인의 지지율이 그만큼 보편적인 관심사라는 이야기겠지요. 그런데 왜 지지율이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요? 대통령은 시민들이 좋아할 만한 일만 할 수는 없는 자리입니다. 대통령과 무작위로 골라낸 시민 1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나 전문성의 차이는 엄청나게 큽니다. 그래서 대의민주정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임기가 보장되는 것입니다. 바람직한 민주정체 모델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 지지율이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고, 나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직한 민주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