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한 난세에

정치 2023. 3. 10. 23:2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_d5vAMzuobo

 

 

 

 

 

 

 

1)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희망적이었던 2년 전과는 달리,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비극이었습니다. 지금 환호하는 자들은 단언컨대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는 광신도들입니다.

 

 그나마 천아용인이 나서지 않았으면 모든 과정 전반이 재미없는 비극이 될 뻔했습니다. 유승민이 꼬리를 말고 몸을 사릴 때 나서서 모진 권력에 맞선 천아용인의 용기를 기억하겠습니다. 겁쟁이 치타가 나의 표를 받아갈 일은 없을 겁니다.

 

 

 

 

 

 

 

2)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참으로 깊은 고민을 안겨줍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현재 미국이 우리나라를 대하는 태도는 과거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무너뜨리고, 플라자합의를 요구하던 때와 같습니다.

 

 당시 욱일승천하던 일본은 미국의 어택을 일본이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는 오판을 했지요. 또한 당시는 냉전시대였고, 군대를 가지지 못한 패전국 일본은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하고 있었기에 미국의 강압을 뿌리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그 사건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는 일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타계한 아베의 꿈은 일본의 보통국가화였는데, 플라자합의가 없었다면 아베가 그런 꿈을 꾸지도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본과 다릅니다. 우리는 패전국이 아닙니다. 우리는 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저렇게 나온다면, 우리는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타는 듯한 햇볕에 노출되게 되겠지만, 이젠 자립하여 열강이 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미국은 우리나라를 양자로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배경에는 미국의 세대교체가 있을 겁니다. 이제 우리나라와 밀접하고, 우리나라를 지키고 키워낸 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세대는 죽거나 은퇴했습니다. 미국 정계에는 청년들이 많이 진출했고, 그들은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그들은 성장한 후의 우리나라를 보고 자랐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이제 기존의 의견을 바꿨습니다. 우리나라는 핵개발을 해야 합니다. 존중이란 두려움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우리나라도 존중받는 나라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더 이상 누군가에 의해 미사일 사거리를 제한받아서는 안 됩니다.

 

 주한미군이 떠나겠다고 하면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미국을 적대하지 않는 이상 어지간해서는 주한미군이 사라질 일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더 강한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떻게든 K-페미니즘을 타파하고, 여성 또한 남성과 동등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사예산을 늘려야 함은 물론, 군수산업을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투자도 기존과는 다른 레벨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3)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날리면 정권의 근본적인 상황인식을 바꿔놨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 동안 행복회로 돌리던 미국이 이제야 상황을 파악했다고 봐야합니다.

 

포탄의 상징 행불상수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현재 겪는 문제 중 하나가 포탄부족입니다. 포탄부족 뉴스 자체는 접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포탄을 요구해서 우리나라가 미국에 포탄을 판매하는 상황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게 진짜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소모하는 포탄과 로켓 양을 미국이 생산해서 공급해줘야 하는데,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양의 극히 일부분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55mm탄의 경우 필요량의 1/10 정도밖에 못 만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미국이 제대로 된 공업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미국의 전력은 매우 강하지만 만일 당장 장기적인 총력전을 펼치게 된다면 소모품 부족으로 매우 불투명한 전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은 자력으로 중국의 공격을 방어해주기 어려울 겁니다. 우크라이나에 포탄도 못 주는 상황인데 뭘 하겠습니까? 현재 중국과 미국의 기초적인 공업능력은 비교대상조차 못됩니다. 기술은 미국이 우위겠지만 당장 많이 찍어내야 하는 상황이면 중국이 그냥 이깁니다.

 

 즉 현재 미국의 패권은 충분히 튼튼한 반석 위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은 개별 경제주체의 이기심을 통제하지 못하고, 미국이 가서는 안 될 곳까지 가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소련이 망한 이후 지금까지는 미국의 라이벌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잘못들이 용인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막장이긴 해도 나름 진심으로 우크라이나를 때리는 것만으로도 미국의 약점이 드러나 버린 것입니다.

 

 근래 미국이 보이는 행동의 기원에는 패닉이 있습니다. 나는 미국이 침착하고 냉정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근래 미국의 젊은 정치인들 중 기존의 미국적인 가치관을 일정 이상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미국은 변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이 아닙니다. 그는 조직원들을 통합하고 의견을 모아 나아가는 유형입니다. 그리고 근래의 민주당은 분명 예전보다는 많이 진보적입니다. 이걸 민주당이 변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미국이 변한 겁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4) 나는 현재 미국의 행보가 중국의 대만 침공시 대만을 지키지 못하는경우의 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만이 넘어가면 당연히 TSMC도 넘어갑니다. 그 경우 현재의 파운드리 산업구도를 유지할 경우 미국은 삼성전자에 의존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미리 삼성전자를 꺾어놓으려는 마음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신뢰 못 하기도 하고.

 

 일단 현재 우리나라의 대미외교가 트럼프 때보다 어려워졌다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이 공화당과 가까워지게 될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지원법에 공화당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본 블로그를 쭉 보셨던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나는 미국 민주당 주류의 오랜 지지자였습니다. 본 블로그에 언급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여 나는 빌 클린턴, 앨 고어, 존 케리,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조 날리면을 지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제 미국 민주당 지지를 일단 접어야 합니다.

 

 나는 공화당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만, 당장 우리나라 상황을 감안하면 공화당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는 걸 상상하는 건 대단히 끔찍한 일입니다만, 선택권이 없습니다.

 

 선택권이 없는 건 사실 우리만 그런 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가 보기에 날리면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이 어떤 정책을 결정하고 운신을 선택할 수 있는 폭 또한 그리 넓지 않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자체가 그리 많지 않고, 그나마도 그 중 선택하는 게 그리 좋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여러 모로 유감스러운 시대입니다.

 

 

 

 

 

 

5) 외부적으로도 그렇고, 내부적으로도 그렇고 참 여러 모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인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이런 걸 총체적 난국이라 하는 것이겠지요.

 

 우리나라 정치를 이야기하자면 내년 총선 행방은 민주당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고 봅니다. K-180을 넘어 K-200도 지금은 충분히 가능한 경우의 수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은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판세예측을 해볼 수 있는 시점이 아닙니다만, 리재명 두목의 입지는 영 좋지 못한 반면 해돈성왕 용궁일당의 폭주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리재명 두목이 민주당에서 퇴출당한다면 그것은 민주당에게 큰 호재가 될 것입니다. 현재의 민주당은 강성하던 시절의 정치적 장점을 너무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그것을 일부라도 되찾을 수 있다면, 현재의 국민의힘 정도는 가볍게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준석 전 대표의 해돈성왕 전하에 대한 투쟁은 일단 참패로 마무리되었다고 봅니다. 내 생각에 이런 건 확실하게 싸워보고 결론을 내는 게 중요합니다.

 

 나는 정치는 본질적으로 이해관계에 의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해관계가 실리보다는 감성적인 영역일 수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실리 이상으로 감정적 이익을 중시합니다. 정치역학이란 곧 유권자들의 정서적 이해관계에 의한 것이라 봐도 됩니다.

 

 그러니까 정치인은 일차적으로는 정서적 이익을 제공하는 서비스 업자나 다름없습니다. 일단 그럴 수 있어야 실질적인, 올바른 통치행위 같은 걸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게 민주정입니다.

 

 그래서 2021년 초의 이준석과 2023년의 이준석은 완전히 다른 입지였던 것입니다. 2021년 초의 이준석은 다수의 국민의힘 지지층에게 정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입지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의 이준석은 그런 입지에 서 있지 못합니다.

 

 이준석은 기존 고객의 니즈를 무시했고, 보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려 했으나 불충분했습니다. 이 현실을 이준석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보기에 현재 이준석이 해야 할 것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숙이는 겁니다. 그가 해돈성왕 전하에게 숙일 필요는 없으나, 당원에게는 숙여야 합니다.

 

 

 

 

 

 

6) 이 와중에 경상수지는 사상 최악의 적자입니다.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황인식은 나빠도 너무나 나쁩니다. 문제가 깊고 어두워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손대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야구에서 타격을 할 때 상대 투수가 던지는 공을 예측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예측이 되지 않는다면 보고 쳐야합니다. 예측을 한 다음 크게 휘둘러 넘기는 게 아니고, 배트를 짧게 잡고 보고 치기 쉬운 위치에 서야 합니다.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터진 후에, 예측 가능한 범위의 미래가 펼쳐질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