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의류 소재 (Ver. 1.1)

카테고리 없음 2023. 1. 12. 15:27 Posted by 해양장미

(2023. 01. 13. 가죽 내용 수정. Ver. 1.1)

 

 

 본문에서는 지난 포스트, ‘섬유의 종류에 이어 섬유가 아닌 의류 및 침구 등에 사용되는 소재에 대해 다룹니다. 의류에 사용되는 소재들 중 섬유가 아닌 것을 분리한 것입니다. 향후 버전업할 계획입니다.

 

 

 

 

 

 

가죽

 

: 동물의 피부입니다. 대체로 가축으로 키우는 포유동물의 피부를 사용하지만 비늘이 있는 악어, 뱀 등의 가죽이나 깃털이 뽑힌 자국이 있는 타조 가죽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포유동물의 경우 털을 제거한 상태를 가죽이라 부르며, 털이 있는 상태는 털가죽(모피)이라 부르며 구분합니다

 

 가죽은 가공이 어렵고, 잘 가공된 양질의 가죽은 의외로 귀합니다. 포인트는 표피와 모공이 살아있게 가공하느냐입니다. 표피는 체외에서 동물의 몸을 보호하는 핵심적인 기관이기에 기능적으로 뛰어나지만 매우 얇은 부분이고, 모공이 살아있게 가공한 가죽은 보기와 달리 통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동물이 피부로도 호흡을 할 수 있듯, (사람도 호흡량의 0.6% 정도는 피부로 호흡합니다.) 가죽도 미세한 기공들이 뚫려 있는데 표피와 모공을 살리면서 가공하면 비싸집니다.

 

 비싸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흔히 도자기 피부라 부르는, 피부가 아주 좋은 사람은 적어도 성인이 된 사람 중에는 드문데요. 현대인은 그나마 실내생활하고 관리해서 피부가 좋은 건데도 이런 겁니다. 동물은 사람보다 피부가 보통 약하고, (사람은 털이 거의 없어서 대신 피부가 강합니다.) 거의 예외 없이 피부 상태가 온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표피와 모공을 살려서 가공할수록 가죽에 할 수 있는 처리는 줄어듭니다. 최고 품질 (/)가죽을 흔히 ‘()아닐린이라 하는데, 이건 원천적으로는 아닐린이라는 염료로 염색만 했다는 뜻입니다. 이런 가죽은 생전에 유독 피부가 좋았고, 도축과 가공 과정에서도 손상이 되지 않은 일부 동물의 피부에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상품성이 있단 이야기입니다. 표피를 최소한으로 제거하고 가공을 최소한으로 한 아닐린은 감촉이 좋지만 비싸고 약합니다. 실제 우리 피부를 긁으면 손상이 되듯, 아닐린으로 염색만 한 가죽도 그렇게 쉽게 손상이 됩니다. 그나마 우리 피부는 미세한 손상은 금방 재생되지만 이미 죽은 동물로 만든 아닐린은 재생되지 않습니다. 가구로 치면 원목에 오일만 먹여둔 것과 유사합니다. 진짜 아닐린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잘 보기 힘들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는 염색만 한 아닐린은 너무나도 내구성이 약하고 문제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얇은 투명코팅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는 세미아닐린과의 경계는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아닐린 소파

 

 세미 아닐린은 보다 널리 사용되는 고급 가죽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아닐린에 비해서는 표피를 조금 더 깎아내고 도료(안료)를 살짝 사용하는 차이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아닐린처럼 표면이 쉽게 손상되지는 않는데, 아닐린에 육박하게 통기성이 있고, 아닐린만큼은 아니라도 감촉도 매우 좋습니다. 그리고 아닐린 정도는 아니지만, 아닐린처럼 본래 동물이 가지고 있던 피부의 손상이 드러납니다. 다만 아닐린처럼 사용하면서 앤틱한 파티나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진짜 아닐린은 잘 관리하면서 사용하다보면 고급스럽게 파티나가 생깁니다.

 

세미아닐린 소파

 

 상기했듯 우리나라에서는 진짜 풀 아닐린은 잘 보기 어려운데, 가격도 풀 아닐린이 더 비싸지만 그보다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인 취향이 풀 아닐린 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풀 아닐린은 자연스러운 색감과 흉이 있고, 고전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고풍스럽게 변화해가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다 강한 발색과 시각적인 매끄러움, 그리고 관리의 용이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최고급 제품이라도 세미 아닐린을 사용합니다. 고급 가죽제품의 발색이 선명하고 흉이나 흠집이 별로 없다면 그건 가장 좋은 경우에 세미 아닐린입니다.

 

 한편으로 아닐린이나 세미아닐린은 풀그레인 가죽입니다. 풀그레인이라는 건 가죽의 겉 표면까지 사용한 가죽이라는 뜻인데요. 풀그레인 쪽이 진짜 피부에 가깝기 때문에 감촉이 좋고 내구성도 강합니다만, 어지간히 좋은 가죽이 아닌 이상 온갖 흉터 등이 보이는 게 단점입니다.

 

 이 단점을 커버하기 위한 가공법으로 약품을 사용해 가죽을 수축시켜 모양을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식을 적용한 걸 슈렁큰이나 내추럴이라고 합니다. 차이는 슈렁큰은 일반 가죽보다 두꺼운 가죽이고 내추럴은 슈렁큰에 비해 얇은 가죽입니다.

 

 여담으로 에르메스 백을 만드는 토고 가죽이 슈렁큰 카프(송아지 가죽)입니다. 에르메스 버킨백 같은 경우 어지간한 명품백들 늘어놓고 봐도 유독 예쁜데요. 소재가 일단 슈렁큰 카프인게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외 풀그레인 가죽을 활용하는 다른 가공방식으로 누벅이 있습니다. 누벅은 후술할 스웨이드(세무)와 비슷하게 풀그레인을 가공한 건데요. 섬유 원단으로 치면 기모 가공을 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피부에 좀 문제가 있는 가죽이라도 누벅 가공을 하면 보이는 문제가 많이 줄어듭니다.

 

 슈렁큰이나 내추럴 가공으로 해결이 안 되는 가죽은 (누벅이 아닌 이상) 표피층을 더 제거합니다. 그리고 표피층을 더 제거한 가죽 중 표피에 가까운 부분은 탑그레인으로 부릅니다. 탑그레인 가죽은 안료(피그먼트)로 색을 내고, 슈렁큰이나 내추럴 가공이 아닌 엠보를 찍는 방식으로 가공을 합니다. 엠보를 찍어 모양을 내는 작업을 한 걸 오플이라고 부르는데, 오플을 슈렁큰이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는 용어의 혼돈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 등급을 일반적으로 피그먼트라 부르는데, 풀그레인에 비해 보다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양질의 가죽입니다. 다만 안료(피그먼트)의 사용 자체는 완전한 아닐린이 아닌 이상 세미아닐린이라도 하긴 합니다

 

오플 피그먼트. 일정한 패턴에 안쪽까지 안료가 들어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만일 어떤 가죽 제품의 패턴이 온전히 동일하다면, 그 제품은 아닐린, 세미아닐린, 슈렁큰, 내추럴은 아닙니다. 오플은 패턴을 찍기 때문에 찍힌 모양이 균일합니다. 일반적인 가죽 제품은 찍힌 모양이 균일하지요. 대조적으로 세미아닐린은 모양이 별로 없어서 잘 봐야 보입니다. 가죽을 수축시키지도 모양을 찍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플도 신경써서 만들면 패턴이 꽤 복잡해서 얼핏 보기엔 슈렁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가죽은 안료와 약품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본래의 천연 가죽에서는 먼 것이 됩니다. 탑그레인 피그먼트까지는 가공을 할수록 감촉과 통기성, 자연스러움, 고급스러움은 떨어지고 범용성과 내구성은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탑그레인은 가죽의 면피 부분, 그러니까 표피와 유두층을 사용한 것입니다. 유두층 밑의 망상층(그물층)은 소가죽을 가공할 때 분리하게 되는데, 일정 이상 두꺼운 가죽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소 통가죽의 두께를 고려할 때 망상층까지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분리한 망상층도 일단 천연가죽은 천연가죽입니다. 이 안쪽 가죽, 내피를 스플릿 또는 도꼬라고 부릅니다. 또는 천연 가죽이나 ‘genuine leather(진품 가죽)’ 같은 표현도 씁니다.

 

 내피는 기본적으로 조직이 스웨이드(세무) 상태입니다. 풀그레인이라도 표피쪽 반대쪽은 스웨이드 상태지요. 내피는 원래는 양면이 모두 스웨이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걸 스웨이드 가죽으로 쓰면 문제가 없습니다. 원래 그런 조직이니까요. (표피를 스웨이드처럼 만들면 그건 상기했듯 누벅인데,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질감이나 내구성이 다릅니다. 누벅이 더 고급입니다.)

 

 그런데 내피를 그냥 스웨이드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팅 가공을 해서 탑그레인 가죽처럼 보이게 만들곤 하지요. 이런 가죽은 소속은 천연가죽이긴 한데, 사실 천연가죽이라는 게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보이고 닿는 부분이 사실 가죽이 아니라 코팅이거든요. 코팅 벗겨지면 안쪽의 전혀 다른 내피 조직이 나옵니다. 코팅으로 완전히 덮어놓은 거라 통기성 전혀 없고요.

 

 적당한 가격대의 가죽 제품은 마모가 덜한 부분에 부분적으로 코팅 가공한 내피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탑그레인을 쓰건 스플릿을 쓰건 천연가죽이라 해도 거짓이 아니니까요. 내구성이 필요한 부분에 탑그레인을 쓰고 상대적으로 덜 닳는 부분에는 스플릿을 쓰기도 한다는 거지요. 그래도 일단 여기까진 천연가죽입니다.

 

 천연가죽보다 아랫등급으로는 재생가죽이 있습니다. 재생가죽은 말이 재생가죽이지, 가죽은 죽은 동물의 조직이라 재생이 불가능합니다. 가죽이 재생할 수 있다면 고기도 재생이 되겠지요. 재생가죽이라는 건 가죽 가루에 라텍스와 오일, 기타 약품을 섞어서 만드는 가죽계의 MDF입니다. 아예 인조가죽보다는 품질이 조금 낫다고 합니다만... 코팅 내피보다도 훨씬 떨어지는 물건이지요. 문제는 이런 게 지속가능한 친환경 재생가죽같은 식으로 불리고 있다는 거고요.

 

 그리고 재생가죽보다도 더 낮은 품질의 것으로 인조가죽이 있지요. 사실 가죽계에서 가장 흔한 게 인조가죽입니다. 코팅 내피에서 내피를 뺀 코팅만 남겨두고 그 아래쪽은 패브릭인 건데, 섬유의 종류에서 이야기한 폴리우레탄이나 폴리에스테르로도 만들고, 아니면 후술할 PVC로도 만듭니다. 인조가죽은 어디까지나 가죽처럼 보이는 비닐이고, 내구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능도 본래의 가죽 기능과는 전혀 관계가 없고, 그나마 가진 기능이라면 비닐이니까 완전방수가 된다 정도일까요.

 

인조가죽은 쓰다 보면 거의 예외 없이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인조가죽은 주로 에코가죽같은 기가 막힌 이름이 붙여져서 팔립니다. 채식주의자, 환경주의자, 동물보호론자들이 망치는 대표적인 시장 중 하나가 가죽 및 모피 시장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진짜 가죽은 오래 아껴가면서 쓸 수 있는 반면, ‘에코가죽은 좀 쓰다보면 처참하게 부스러져서 못쓰게 되지요. 비건들은 모피는 물론이고 울, 실크, 천연 가죽을 모두 피하는데 합성소재 쓰면서 착한 친환경 소비 어쩌고 하는 걸 보면 기가 막힐 뿐입니다. 혼자 그러면 모르겠는데 산업계 전체에 큰 악영향끼칠 정도라.

 

 아. 그리고 가죽 제품 중 베지터블같은 표현을 쓰는 게 있는데, 이건 상기한 채식주의자들하고는 상관없습니다. 원체 이상한 시대다보니 인조가죽을 베지테리안을 위한 가죽으로 부를 수는 있을텐데요. 그런 게 아니라면 식물성 무두질을 한 가죽 제품을 의미합니다. 식물성 무두질은 일반적인 크롬 무두질에 비해 약한 가죽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잘 하지 않습니다만, 발색이 좋기 때문에 고급 가죽 제품에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순수한 아닐린 가죽에는 거의 식물성 무두질을 합니다.

 

 이상 상기한 내용은 가장 기본적인 소가죽을 기준으로 이야기한 것입니다. 물론 다른 가죽에도 비슷하게 적용 가능한데, 양가죽 같은 경우는 두께가 얇고 부드럽기 때문에 딱히 면피와 내피를 분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돼지 가죽은... 사실 가죽으로 쓰기보다는 거의 식용하는 게 돼지 껍데기인데, 가죽도 쓰긴 합니다. 부드럽고 가벼우며 모공이 크고 표면이 매끄럽지 못한 게 특징인데요. 소가죽이나 양가죽처럼 그레인을 사용하는 경우는 잘 없고요. 부드러워서 안감으로 많이 쓰이고, 스웨이드 처리를 해서 스웨이드 가죽으로 많이 쓰입니다. 모공이 커서 통기성이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게 장점입니다.

 

 

 

 

 

 

 

모피

 

: 털을 제거하지 않은 가죽은 제조방식이나 관리방식이나 일반 가죽과는 꽤 다르기 때문에 구분합니다. 털만 사용하면 울입니다. 영어로는 퍼(fur)라 부릅니다.

 

 모피는 다운을 제외하면 가장 보온성이 높은 소재로, 선사 시대에 인류가 가장 먼저 아마 현생인류가 생기기 이전부터 이용하던 옷감입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제조하기도 어렵고, 가격이 높고 입는 입장에서도 무겁고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다 자칭 동물 애호가들의 주 시비거리가 되어 거리에서 흔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모피코트와 목도리는 귀부인의 상징 같은 느낌입니다.

 

북방족제비

 모피는 부드러운 털이 발달한 일부 동물의 것을 사용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밍크, 담비, 위즐(족제비), 토끼, 친칠라, 여우, 라쿤(미국너구리), 다람쥐, 코요테가 있습니다. 그리고 양가죽을 털까지 모피 형태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양 모피 중 가죽을 밖으로 드러내고 털은 안감으로 한 점퍼 또는 재킷/코트를 우리나라에서는 무스탕이라 부르는데, 양 또는 양 모피를 뜻하는 프랑스어 Mouton(무통)을 무스탕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게 통설입니다. 와인 드시는 분들에게는 Chateau Mouton RothchildMonton Cadet로 익숙한 단어일 겁니다. 물론 진짜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다수의 무스탕은 진짜 양 모피로 만든 게 아니긴 합니다. 진짜 무스탕은 비쌉니다. 그나마 여성용은 저렴한 걸 찾을 수 있지만, 남성용은 여성용보다 현저하게 비쌉니다.

 

밍크. 밍크는 단일 종이 아니고, 털색이 다양합니다.

 족제비과 동물들은 털이 부드럽고 고급스러워서 예로부터 모피용으로 사랑받아왔습니다. 담비도 족제비과에 속하고, 밍크도 족제비의 일종입니다. 주로 여성용 고급 의류를 만드는데 쓰입니다.

 

 현대에 모피 코트와 목도리는 주로 여성용으로 사용되고, 남성용 의복에는 털가죽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현대 의복에서 남성용 복식은 간결하고 단정한 경향이 강하고, 20세기 초만 해도 일반적이었던 화려한 복식을 잘 하지 않게 된 게 한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 현대 복식에 지배적인 영향을 준 영국에서 남성이 털 부분이 드러나는 방식으로 모피 옷을 잘 입지 않은 게 원인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옛날 사람들은 현대인보다 활동적이었던 반면, 세탁은 잘 하지 못했던(특히 예전 유럽은 그랬습니다.)게 한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성용 모피 옷은 일반적으로 카라 부분을 제외하면 털은 안감으로 쓰고, 가죽 부분을 바깥쪽으로 드러냅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남성용 천연 모피 의류는 겉감이 털가죽이 아닌 이상 스웨이드여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귀부인들은 자신들이 신체적인 일을 할 일이 없다는 걸 드러내는 수단으로 모피를 드러낸 옷을 입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 털 부분을 안쪽에 넣는 쪽이 보온성은 더 높긴 합니다.

 

 토끼는 모피를 활용하는 주요 품종 이름이 렉스입니다. 그래서 렉스퍼 같은 표현을 쓰는데요.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니라 토끼를 의미하는 겁니다. 토끼 모피는 안감으로 많이 쓰입니다. 렉스의 털 색깔은 매우 다양합니다.

 

 여우목도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여성용입니다만, 외국에서는 남성도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데, 누군가 하고 다니게 되면 남들도 하고 다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모피 목도리는 깔끔하게 관리하려면 좀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모피는 가공과정에서 보통 기름이 꽤 먹여져 있는 상태입니다. 살아있는 동물의 털은 피지에 의해 계속 기름이 공급됩니다만, 죽은 동물의 털은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탁할 때는 꽤나 신경 써줘야 합니다. 모피 세탁을 주로 하는 세탁소가 있는데, 고가의 밍크 코트 같은 건 그런 데 맡기는 게 나을 겁니다.

 

 모피의 가죽은 무두질된 상태가 아닙니다. 그런데 세탁과정에서 모피에서 오일이 빠져나와 가죽에 스며들면 가죽이 경화됩니다. 이게 모피 세탁의 어려운 점입니다. 그래서 모피를 세탁할 때는 신경써야 할 점이 많습니다. 전문가용 세탁세제로 파는 종류 중 가지제라는 게 있는데, 그게 모피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는 겁니다.

 

 

 

 

 

 

 

다운

 

: 조류의 솜깃털을 의미합니다. 조류의 깃털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큰 깃털은 비행용 깃털이고 그 안쪽에 있는 보다 작고 짧은 깃털이 있는데, 그게 솜깃털입니다. 예를 들어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는 병아리는 솜깃털만 가지고 있습니다.

 

 

 의류와 이불에는 일반적으로 거위(goose)와 오리(duck)의 다운을 사용합니다. 체온을 잃기 쉬운 물새들의 솜털은 체온을 보존하기 쉽게 진화되었고, 그 결과 구스다운은 인류가 사용하는 가장 뛰어난 보온 소재가 되었습니다. 가볍고 보온성능이 높기 때문에 인천지역 겨울의 길거리를 보면 대다수는 아마도 다운이 들어갔을 패딩을 입고 있습니다.

 

 다운 제품에는 솜털 비율과 필파워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일단 거위건 오리건 솜털과 비행 깃털을 같이 가지고 있는데, 저렴한 다운 제품일수록 비행 깃털이 많이 들어갑니다. 고급형은 솜털의 비율이 높은데, 솜털 비율이 높아야 가볍고 무게에 비해 따스합니다. 깃털은 솜털에 비해 잘 안빠지고 깃대가 있어 모양도 잘 잡히긴 하는데, 솜털대비 보온능력이 낮을 뿐만 아니라 뾰족한 깃대가 바깥을 찌르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필파워는 누른 후의 복원력을 의미합니다. 다운은 사용하다 보면 눌리거나 하는데, 눌린 후 복원력이 좋을 수록 좋은 다운입니다. 복원력이 높다는 건 실질적으로 사용시 부피가 크다는 거고, 그 부피만큼 안에 공기가 들어가니까 중량 대비 보온성이 높습니다.

 

 구스다운이 덕다운보다 일반적으로 고급품으로 취급받습니다. 복원력도 더 높고 같은 중량에서 구스쪽이 더 따스합니다. 같은 거위털의 경우에는 추운 지역에서 키운 거위의 털이 더 고급입니다. 폴란드산 구스다운을 최고로 칩니다.

 

 다운은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안 됩니다. 중성세제로 물세탁을 해야 하고요. 솜털이 가지고 있는 기름기가 빠지면 본래의 성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운의 대표적인 단점은 털이 빠진다는 겁니다. 솜털은 미세하기 때문에 옷을 어지간히 잘 꿰매놓더라도 입다 보면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다운점퍼를 입을 때는 안쪽에 니트류를 입지 않는 게 좋은데, 조직이 성긴 니트에는 다운이 끼어버려서 잘 빠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무

 

: 고무는 침구에 많이 사용됩니다. 라텍스 매트나 베게 등은 고무로 만든 거지요. 라텍스 매트는 부드러운 편이고, 그런 감각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단점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전기장판 같은 걸 쓰기 어렵고,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을 꼽아야하겠습니다.

 

 의류에도 고무는 많이 사용합니다. 고무장갑은 흔하니까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겠고, 허리끈에 고무를 넣는 바지 계열도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방수가 필요한 옷에 고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원단에 고무액을 발라 방수를 하는 거지요.

 

 근래는 신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고무신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무신은 방수가 되고, 오염에 강하기 때문에 논밭에서 일을 할 때는 유용합니다. 운동화 같은 걸 신고 밭일을 하다 보면 흙이 묻고 들어가고 해서 수습이 참 힘든 경우가 많은데요. 고무신은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폴리비닐 클로라이드 (PVC)

 

: ‘비닐이라는 단어는 폴리비닐 클로라이드에서 기인하였습니다. 다만 비닐봉지는 실제 PVC가 아니라 폴리에틸렌으로 주로 만들긴 합니다.

 

 PVC는 크게 하드 타입과 소프트 타입이 있는데, 하드 타입은 PVC 파이프 같은데 쓰고요. 소프트 타입은 장판이나 고무대야 같은 것을 만드는 소재입니다. 최근에는 고무신도 PVC로 만들고요. 고무와 비슷한 소재라 생각하면 됩니다. 상기한 고무의 역할을 대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수 옷을 만들 때라거나.

 

 그리고 PVC는 인조가죽을 만드는 주요 소재이기도 합니다. PVC 외에 폴리우레탄이나 폴리에스테르로 만들기도 하는데요. PVC도 많이 씁니다. 물론 인조가죽 뿐만 아니라 내피의 코팅에도 PVC를 많이 씁니다.

 

 인조가죽이 아니더라도 PVC를 주요 소재로 옷을 만들기도 하는데요. 흔히 라텍스라 부르는, 광택이 있는 옷은 PVC로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진짜로 투명하게, ‘비닐같은 느낌으로 만들기도 하는데요. 박진영이 입던 비닐바지가 좋은 예입니다.

 

 최근에는 화사도 비닐옷을 종종 입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