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 사회의 보수성은 전근대성과 근현대적 단점이 뒤섞인 광기로 점철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가 얼마나 보수적인지를 설명할 때 나는 다음과 같은 어휘를 사용하는데, 아마 어느 나라 사람에게 사용해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톨릭과 성공회가 진보주의 취급을 받는다. 세상에 상식적인 범주에서 이런 나라는 없다. 가톨릭과 성공회도 엄연히 아브라함 계열 종교고,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국가에서 아브라함 계열 종교의 교리는 보수의 아이콘이다.


 물론 군사독재 국가나 과두정 국가에서는 아브라함 계열 종교가 진보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은 24년 전만 해도 군사독재 국가였다. 이런 과정에서 가톨릭과 성공회는 사회의 민주화를 담당했다. 그런데 이것은 결코 그 종교들이 민주주의적인 속성이 있어서는 아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군부의 비인간적 폭력성과 한국 개신교회의 광기, 그리고 가톨릭의 경우 바티칸과 한국 천주교 사이의 거리가 있었다. 문제는 그 후 24년이 지난 지금도 가톨릭과 성공회는 한국 사회에서 진보적인 위치라는데 있다. 


 사실 가톨릭/성공회는 현대에 어느 정도 진보주의와 일치하는 자세도 있다. 친환경주의라거나 로컬한 공동체주의, 박애주의 같은 모습을 보이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그 구체적인 부분은 상당히 다르다.


 우선 가톨릭/성공회는 민주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않다. 가톨릭 내부에서 어떠한 문제에서 옳고 그름을 가리고, 협의를 해서 풀어나가려는 태도는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가톨릭의 근엄한 평화 뒤에는 수직적 위계관계가 있다. 평화로운 위계관계 속에서 아랫사람은 모든 문제를 내 탓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크다. 그리고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와 이성적 접근태도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고 윗사람은 그야말로 자신의 역량에 의해 문제를 접근하게 된다.


 게다가 성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개신교회보다도 전근대적이다. 이런 문제들에서 가톨릭은 이슬람에 버금갈 정도로 답이 없다. 예를 들어 현재의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아프리카의 에이즈 문제는 콘돔을 사용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고 발언해서 화제가 되었었다. 사실 황당하게도 가톨릭은 콘돔 사용을 반대한다. 게다가 어떠한 경우에도 임신 중절에 반대한다. 심지어 그들은 성범죄로 생긴 태아조차도 중절하지 말라고 하는 입장이다. 가톨릭 입김이 강한 중/남아메리카 국가들에선 이런 게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여성 차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일부 개신교 교파가 여성 목회자까지 배출하는 반면, 가톨릭에서 여성은 결코 수녀 이상이 될 수 없다. 가톨릭의 제의인 미사에서 여성은 미사보라는 것을 쓰는데, 미사보는 강제 의무는 아니며 그 미적인 디자인 탓에 용서받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여성 차별의 의미가 있다. 거기에 성소수자에 대한 태도는 말할 것도 없다. 비록 사제나 복사, 수녀들의 공공연한 동성애 행위의 의혹은 곳곳에 있더라도 말이다. 또한 사제나 수녀의 혼인은 여전히 금지되어있다.


 비록 한국 가톨릭은 교황청의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서, 이 정도로 과격한 돌머리들은 아니다. 그렇지만 본래 아브라함 계열 종교는 근본적인 교리에 강한 배타성이 있고, 또한 비이성적이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언제든 더욱 많은 문제점을 만들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정치적 스펙트럼에서의 진보적인 열망을 진지하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국민들은 진보적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과 손해를 성숙한 자세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현재 한국 국민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상식이나 성숙한 보수에 가까우며, 그렇기에 사회주의자와 자유주의자, 페미니스트와 가톨릭이 동맹을 맺은 상황에 가깝다.


 이명박 시대가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 만일 박근혜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 해도, 그 5년 후의 한국 정치지형도는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운이 좋아서 언젠가 한국이 글로벌한 상식의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가 된다면, 그 때 가톨릭과 성공회는 한국에서 어떤 위치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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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낙소 2010.08.13 1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로벌 하다는 말이.. 서양의 생각이 많이 들어있는 것이겠죠.ㅋ 어쩌다보니 요즘은 또.. 동양사상이나 이런게 더 끌려요.ㅋ 실용주의에 입각한.. 미국의 입김이 강한 요즘에..ㅋ 결국 돌고돌고.. 돌다보면.. 노장사상이 가장 마음에 들까요?ㅋ 글읽는 중반에는 종교와 철학의 관계를 생각하다가.. 후반부가면.. 정치적인것이 역시..ㅋ 다양한 이해관계이다보니.. 종교계도 무시할 수 없죠. 정치하면.. 경제랑 가장 많은 연관이 있겠죠.ㅋ 무상급식관련 이야기도 잘 읽었습니다.ㅋ

    • 해양장미 2010.08.13 15: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글로벌은 기술문명의 발달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필연이었다고 봅니다.

      동양사상이 그 과정에서 밀렸다고 생각하고요. 사상 역시 인류의 역사속에서 과거부터 누적되면서 발달을 합니다. 그런데 동양은 중앙집권이 잘 이루어진 탓인지 발전이 어려운 요소들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과도하게 합리성을 상실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옛 생각에 대한 비판 의식도 부족했고요. 틀린 걸 틀리다고 하기 힘들었지 않나 봅니다.

      그에 비해 근대 서양에서는 자기 스승격의 의견도 비판하고 반론하면서 사상을 쌓아나가게 되었고요. 그게 우위에 오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서양에서 동양사상이 유행한다는 건 상당히 소비적인 행위라고 해야할 것 같아요. 그야말로 오리엔탈리즘.

      그 외에 개인적으로는 노장사상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2. 소낙소 2010.08.13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장사상처럼 산다면? 이건 예전이나 그렇게.. 어떻게 살았지.. 요즘은.. 완전.. 그렇게.. 원문그대로는 살수 없을꺼에요.ㅋ 노장사상자체가.. 참.. 허무하다랄까요? 저역시 분위기상.ㅋㅋ 난해한 책은 제끼고.. 가벼운 책을 주로 읽지만.. 총이 발명되는것에 반대하는 장자의 생각이.. 보편적인 인간에게는 너무나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생각이죠.ㅋ
    허훅. 읽을책이..ㅋㅋ 서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어느순간 막히는 것이.. 성경이더군요.ㅋ 특히 이름에서부터요..;; 전에 외국인 만나서 어찌어찌 이름만 물어보다가.. 낯설다는 느낌을 주니.. 그리스도와 관련이 있다구 하는데..;; 감을 못잡는 경우가..ㅋ 노잉이라는 영화의 남자아이나 카인과 아벨이라는 드라마등..ㅋ 이참에.. 내용도 좋고, 동양적인 것이 암시하는 그런 작품들이 나온다면?ㅋㅋ 이건.. 제목이나 상징이 너무 동떨어지겠죠.ㅋ 벌써 어감도 않좋아지고..ㅋㅋ

    • 해양장미 2010.08.13 1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크리스트교의 성서 내용은 어느 정도 알아두시는 게 작품을 즐기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자주 인용되는 건 얼마 안 되고, 그런 것들을 아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는 않아요.

      동양적인 미디어는 사실 찾아보면 적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쉽게 접할 만한 건 무협지부터 시작할 수 있겠고요. (...) 중국이나 일본의 작품을 보시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요. 다만 한국은 오리엔탈리즘이 심해서 그런 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긴 어렵긴 합니다.

  3. 버스앞자리 2010.11.03 0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로벌한 상식은 약간 허상에 가까운 개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진보적인 개념들이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걸 바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설령 진보주의자라 하더라도.

    점진적인 진보의 개념, 상대적인 진보의 개념, 부분적인 진보의 개념에서 두 종교단체가 한국에서 진보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어처구니 없는 일도 아니고 부정적인 일도 아닙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진보에서의 역할을 다 하면(요원하지만) 그때는 새로운 보수가 되겠지요.

    • 해양장미 2010.11.03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말씀이 잘 이해는 가지 않습니다. ^-^;

      글로벌한 상식이 왜 허상에 가까운지 (헌법에 이미 거의 다 반영하고 있습니다만. 물론 그걸 해석하는데 공부가 좀 필요하긴 합니다. 거기 쓴 어휘들이 사실 꽤 철학적인 용어들이거든요.) , 진보주의자들이 왜 그런 보수적인 관점을 가질지에 대해 이해가 잘 안되는데요. 다소 지나치게 보수적인 관점을 지니신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진보주의자들은 버스앞자리 님의 생각보다는 훨씬 더 진보적인 사람이 많을 겁니다.

      가톨릭이 한국에서 진보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한국 사회가 엄청나게 보수적이라는 겁니다. 그 자체적인 보수성 때문에 가톨릭이 진보적으로 비춰지고, 그래서 가톨릭의 억압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 상록수 2011.05.04 2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크리스천을 안 좋아합니다. 평소에는 온건한 사람처럼 보이다가도 종교 얘기만 나오면 정말 어디에 홀린 사람처럼 광적으로 변하거든요. 유일신 사상이 정말 사람 제대로 망쳐놓죠. 항상 크리스천들의 태도에 불만을 느꼈지만 글솜씨가 부족해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 했는데 해양장미님의 글을 읽으니까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입니다. (여담이지만 번화가에 나가면 종교인(기독교or이름도 모를 이상한 종교)들이 자주 들러붙더군요. 어떨 때는 공포심마저 듭니다. 무슨 다단계 판매원들처럼 굴어요. 자주 만나다보니까 그런 사람들 뿌리치는 스킬은 늘었습니다만...)

    • 해양장미 2011.05.06 2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대로 광신적인 크리스찬이 많습니다.

      사람은 본래 무엇인가에 광신적일 수 있는 기질을 타고나는 것 같습니다. 개인차는 있습니다만,한국은 광신적인 종교가 발달하기 좋은 조건인 것 같습니다. 종교에도 여러 형태가 있는데, 인본주의적인 종교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선 그런 종교들은 잘 성장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저도 종교인이 들러붙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불쾌하다 못해 무서운 기억들도 있네요.

  5. as 2014.10.17 2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구절절 다 맞는 말입니다. 특히 사람들이 개신교는 그렇게나 싫어하면서도 천주교에 대해서 크게 호감을 보이는 것은 정말 어이가 가출할 지경인데 이들이 천주교의 여성차별 및 탄압과 성 문제에 대한 답없는 꼰대스러움을 보인다는 것은 알고나 있는지 참 궁금해요.

    근데 성공회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도 진보적이고 자유롭단 평가를 꽤 받는 편입니다. 당장 미국만 해도 성공회는 연합 그리스도의 교회와 함께 진보적이기로 소문이 나 있죠. 거기다가 여성과 동성애자 사제, 주교 서품을 허용하는 등 나름대로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려 노력해 온 편이기도 하고요.

    • 해양장미 2014.10.17 2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나마 천주교도 이번 교황 덕에 조금 변화의 조짐은 있는 것 같습니다.

      성공회는 본문에서 괜히 세트메뉴로 묶은 것 같기도 하군요.

  6. 유월비상 2015.10.10 0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옛날 글이라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예수쟁이들의 어그로와 기독교의 부패 때문에, 가톨릭의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좋게 굳어진 것 같습니다. 님이 언급했듯, 한국의 가톨릭은 교황청에 비해 문제를 덜 일으키거든요. 애 안 낳는 젊은이들을 향해 이기적이라 하거나, 콘돔을 쓰지 말라거나, 이슬람을 악이라 하는 등 물의를 빚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런 물의를 많이 빚는 건 개신교 쪽이죠. 적어도 한국의 상황에서는 그래요. 심지어 독재때 저항하고 시위대를 숨겨주는 면모까지 보인 기억이 있다보니 더더욱...

    그리고 사람들이 타 종교의 교리와 종교 공동체의 모습을 잘 모릅니다. 개신교와 기독교도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아요. 뉴스나 인터넷 글들, 주변인의 소문 등으로 형성된 이미지가 이런 사람에게 꽤 큰 영향을 줍니다. 그들에겐 성당이나 교황 하면 젊잖은 모습이 연상되니 가톨릭이 다 좋게 보이겠죠. 교황청의 꼴통스러운 모습과 교리의 한계는 떠오르지도 않을 거고요.

    한국사회가 사회문화적으로 보수적이라는 덴 동의하지만, 가톨릭이 진보적으로 비춰지게 된 건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해양장미 2015.10.10 0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 가톨릭도 낙태반대운동을 전개한다거나 성소수자 문제에 있어 차별적인 모습을 드러낸다거나 해왔습니다.

      한국 가톨릭이 칼뱅파 개신교에 비해 이미지가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가톨릭이 민주화 운동을 도왔을지언정, 그리고 이번 포피가 비교적 개방적인 인물이라 해도 가톨릭이 곧잘 진보적으로 인식되곤 하는 것은 그리 좋지 못한 면이 있다는 게 제 주장의 요지입니다.

    • 유월비상 2016.04.20 2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4/04/0200000000AKR20160404075600009.HTML

      폴란드에서 가톨릭 입장 받아들여 낙태를 전면 금지시킨다네요. 저런 거 보면 한국 가톨릭은 개념잡힌 것 같습니다. 하다못해 사회문화적으로 보수적이라는 한국도 강간, 생명 위험, 태아의 질환 시엔 낙태가 가능한데...

    • 해양장미 2016.04.21 1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폴란드가 미쳤군요.;

      한국 가톨릭도 낙태나 성소수자 운동 등에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합니다. 진보계열 프로테스탄트보다는 꽤 우익이에요. 다만 이런 일에서 사회적으로 많이 나서진 않고, 시끄럽질 않은데다 민주화 운동에 도움도 많이 줘서 이미지가 좋지요.

  7. 유쾌한방랑자 2017.03.06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천주교 신자지만 인정합니다. 저 역시도 가톨릭이 보수적인 측면이 많다고 생각해요. 낙태와 동성애를 금하고, 여성은 결코 사제가 될 수 없죠. 위계관계도 수직적이고, 냉정하게 말하면 교황청은 보수가 아닌 수구에 가깝고요. 전 이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가톨릭&교황청의 현실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동성애는 개인적인 성향이니만큼 금하고 말고를 논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고, 여성의 미사보 착용 역시 사라지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도 사제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낙태는...저는 기권입니다. 낙태를 금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찬성하지도 않는게, 전 태아도 엄연한 생명체라 생각하고 무엇보다 제가 아기를 좋아하기에 전 이건 도저히 찬성표를 던질 수가 없네요. 가톨릭이 낙태에 유독 엄한 것도 보수 성향이어서기도 하지만 생명 존중 사상에 위배된다고 판단해서라고 생각해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가톨릭 자체가 흑역사가 많은 종교죠. 십자군 전쟁, 면죄부 판매 등등...요한 23세께서 시작하시고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적극 추진하신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없었다면 전 가톨릭은 수구의 상징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그래서 요한 바오로 2세님과 현 교황이신 프란체스코 교황님은 존경합니다.) 지금도 개혁에 반대하는 사제들이 많은데,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갑니다.

    어린 시절 세례를 받을 때는 별 생각없이 받았지만, 가톨릭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신앙을 유지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낙태는 기권이지만 동성애, 여성 문제와 관련해서 제 생각과 워낙에 달라서요. 게다가 저는 신이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닌 인간처럼 고뇌와 고통을 겪는 존재라 생각하고, 나아가 신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기 때문에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하였죠. 허나, 같은 집단이라도 모든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는만큼 저는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신자도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에 신앙이 큰 힘이 되기도 했기에, 성당에 꾸준히 나가고 있습니다. 대신 무교이신 분들이나 다른 종교를 가지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합니다. (석가탄신일에 절에 가고, 1년에 1번은 크리스천인 친구와 함께 평일에 교회에 갑니다.)

    해양장미 님의 글을 보니 제 종교 인생이 생각나서 댓글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사람과 사회란게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 해양장미 2017.03.06 14: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개종하려는 사람에겐 가톨릭을 추천하긴 합니다. 종교를 가지는 게 나은 면도 있고, 사람에 따라선 필요하기도 하니까요. 프란체스코는 괜찮은 사람이기도 하고요.

    • 올드진 2017.09.12 1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쾌한방랑자/ 저도 요즘에 버클리라는 문화적으로, 성적으로 많이 개방된 학교에서 공학을 배우면서 천주교 신자로서 많은 신앙의 의심을 겪어왔는데요 유쾌한방랑자님도 저와 놀라울만큼이나 같은 생각과 (동성애, 연성인권 신장 찬성, 낙태...기권내지 약간의 반대) 경험을 가지고 계셨군요.

      덕분에 좋은 경험 배워갑니다. :)

  8. as 2017.03.11 2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churchpop.com/2014/11/18/11-vatican-ii-quotes/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 개혁되었다는 게 고작 이 수준밖에 안 되는군요. 이것조차도 커다란 변혁으로 여겨지니 그 이전의 천주교는 얼마나 꽉꽉 막혀있었을 지 상상조차 안 됩니다.

  9. as 2017.03.31 1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catholicchurch&no=851

    천주교 안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아예 거부하거나 인정하더라도 매우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부류를 전통주의 가톨릭이라고 부릅니다. 헌데 대한민국에도 숨어있는 전통주의자들이 꽤나 많다네요.(전체 냉담자의 20%) 이들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언젠가는 지금의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이 저지르는 패악질을 이들이 그대로 답습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뜩이나 대한민국의 천주교 자체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수십년 뒤에는 개신교보다 규모가 커질 판인데...

    • 해양장미 2017.03.31 1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견제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정신이 좀 나간 것 같은 종교집단은 끊임없이 나옵니다. 그 규모나 양성화, 문제의 수위가 문제지요.

      현재 천주교의 성장은 느슨한 분위기에 주 원인이 있다 생각하기 때문에, 극성맞은 전통주의자들이 증가하여 문제시될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10. 메트로 2018.01.12 0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인도 천주교 신자이긴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진보/중도파 개신교에 빚을 지고 있다고 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교회는 자유민주주의를 긍정하는 편은 아니었거든요. 지금도 극보수 전통 가톨릭인은 자유민주주의를 '현대주의의 오류'라 하며 무척 싫어합니다.

    • 해양장미 2018.01.12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가톨릭은 후행적으로 변화했지요. 이번 pope가 대중적 인기는 있지만 불만을 가진 교도도 많은 것 같은데, 앞으로 가톨릭이 잘못된 길로 가는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 메트로 2018.01.12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만일 미래에 교도권이 과거로 퇴보하는 행보를 보인다면 리버럴 성향의 신자들이 성공회 등으로 탈주하는 일이 발생하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시나리오가 나타나길 원하지 않습니다.

    • 복서겸파이터 2018.01.12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요새 신학공부를 좀 하면서 느낀건데, 개신교도 정통(주류 말구요, 지금 주류는 근본주의T.T)신학을 추구하는 쪽은 얼마든지 가톨릭과 대화할 정도로 열려있더군요. 그런 정통 개신교 신학이 60~70년대에 정립되어 있었는데, 말씀하신 진보/중도파 개신교의 이론적 배경이 된 듯 합니다. 그 이후로는 복음주의/근본주의 계열이 메인 스트림이 되면서 지금 개신교는 엄청 욕먹는 거구요.

    • 메트로 2018.01.12 1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어성경으로 혹시 NRSV를 보시나요. 제 개인적인 표준 성경입니다. ESV, NIV에 비해 읽혀지는게 그리 쉬운 편은 아니지만.

    • 복서겸파이터 2018.01.12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NRSV는 좀 어렵죠. ㅎㅎ 젤 쉬운 건 Good news bible인데 이게 좋더라구요. 의역도 많고. 한글성경은 공동번역을 봅니다.

    • 메트로 2018.01.12 15:41  댓글주소  수정/삭제

      GNT(GNB)는 읽기는 매우 쉬운데, 의역이 좀 많이 되어서 그저 보조용 성경으로 활용하는 편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