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뉴스

경제 2018. 2. 4. 21:47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uBjSTbSPXLU?t=6m29s

 

 

 다음 기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http://www.sedaily.com/NewsView/1RVK826V8I

 

 세상에 최저임금 급등이 일자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응답한 학자가 15%나 됐다고 합니다. 집값 안정 방안으로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꼽은 학자도 18.3%나 됐다고 합니다! 정말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학자라고 저런 자리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도 18%나 멍청이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 물론 보면 주류경제학 전공 안하고도 경제학자라는 타이틀 붙이고 대학에까지 안정적으로 고용되어있는 인물들 있긴 합니다. 물론 전공해도 이상한 사람 많고요. 학생들의 피 같은 등록금과 각종 보조금이 그런 데까지 흘러간다니 참 안타까운 현실인데, 학계에서 논문 배틀해서 이기질 못하는 사람들이 남은 기득권 꽉 쥐고 이렇게 좌파들 선동과 날조에 일조하고 있지요.

 

 물론 어느 분야에나 이상한 소수파는 있습니다. 백신이 사기라는 의사도 있고, 맥주는 많이 마실수록 몸에 좋다는 논문을 쓴 의사도 있고, 채식이 몸에 좋다고 주장하는 의사도 있고. 그런 겁니다.



 

 의학은 결국 임상으로 발전하고 경제학도 현실에서 발전합니다. 물론 드러난 결과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기 마련이지요. 아집이 강한 사람들은 언제나 어디에나 일정 비율로 있습니다. 그리고 아집이 강한 사람들끼리 뭉쳐서 권력을 잡을 때 세상엔 비극이 일어나곤 합니다. 지금은 그런 비극적인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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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의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경제 2016. 7. 6. 14:50 Posted by 해양장미

http://oceanrose.tistory.com/564

 

 링크 포스트의 추가 글입니다.

 

 앞으로 적어도 몇 년 동안은, 최저임금 수준의 노동자가 다수 필요한 업종을 창업하거나 그 쪽 사업으로 국내에 투자를 하는 바보는 드물 걸로 판단합니다.

 

 투자자들은 자동화 설비에 더 관심을 기울일 확률이 높고, 창업자들은 최소한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다수 고용하는 형태의 사업은 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회의 주 소비자인 중장년 중산층들의 노후 불안은 증가할 것입니다. 보통 은퇴를 하면 자영업을 하는 게 현 시대의 일반적인 패턴인데, 지속적이고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은 자영업을 시작하는 데 마이너스 요소가 되기 때문에, 노동을 하는 기간에 더 저축을 해서 노후를 대비하고자 할 것입니다.

 

 실제로 근래의 저축률은 21세기 들어 최고이며,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더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좋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투자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경기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지속적이고 가파른 인상일수록 더 그러합니다.

 

 한편으로 영세 사업자들은 좋은 노동자를 구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입니다. 최저임금 상승률이 어차피 높기 때문에, 일 잘하는 노동자에게 집중적으로 임금을 올려주는 게 어려운 상황입니다. 능력 있고 성실한 노동자는 다른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는 좋은 노동자의 이탈 및 좋지 못한 노동자가 남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런 상황은 사업자나 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조건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 모든 사회적 단점을 최저임금 노동자의 구매력 상승이 커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장기적으로 최저임금 노동자는 더 취업하기 어려워지고, 좋은 일자리를 가지기 어려워질 것이며 노후도 더 불투명해질 것입니다. 당장 시간당 몇 백원을 더 가지게 되는 대가는 그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은 당분간 가파르게 오를 확률이 높습니다. 바른 말을 하는 사람보다는 착한 척 하면서 대중의 인기를 끄는 사람이 인정받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경제가 어려워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러면 그럴수록 최저임금 인상 압력 또한 올라갈 것입니다. 그러다 언젠가는 특이점이 오겠지요. 도서정가제가 도서시장을 망친 것처럼,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광범위한 시장을 결국 망칠 겁니다.

 

 

또 최저임금 협상 시즌이네요.

경제 2016. 6. 29. 19:15 Posted by 해양장미

 매년 최저임금 인상론자들의 언행을 보면 그야말로 광적입니다. 경제학은 가장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답정너에, 인상 반대자들을 나쁜 사람으로 매도하고 시작하지요. 최저임금 노동자가 올려 달라 하는 거야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니 납득합니다만, 아닌 사람들은 본인들이 충분한 경제적 지혜가 있는지, 그리고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문제를 이해하고 있는지 숙고해야합니다.

 

 물론 좌파들은 대체로 이성이 아닌 감정을 앞세우는 동물이고, 본인들만 착한 줄 아니 안 될 겁니다. 높은 최저임금이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는 건 이미 작년 8월에 이야기했습니다.

 

http://oceanrose.tistory.com/506

 

 최저임금이 오르면, 오른 최저임금을 내줘야 하는 사업체나 사업자는 재벌도 대기업도 아닙니다. 특권층에 직접 고용된 사람들은 임금 많이 받는 편입니다. 최저임금 시장은 거기서 한참 내려온 생존 투쟁자들의 것이지요. 급진적인 최저임금 인상론자들은 힘없는 소규모 사업자들을 착취하려 드는 족속입니다. 이 사회의 분배 문제를 진짜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선 진지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지요.

 

 최저임금이 오르면 시장에 돈이 돌고 내수가 살아난다는 거짓말 하나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생산성 향상 없는 임금인상은 제로섬 게임입니다. 예를 들어 사업자 김씨와 노동자 이씨가 있다고 칩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김씨가 이씨에게 월급을 10만원 더 주게 되면, 시장에 돈이 더 돌까요? 아닙니다. 그냥 김씨의 돈 10만원이 이씨에게 옮겨졌을 뿐, 시장 전체의 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10만원이 계획상 김씨의 투자자금이었는데, 투자자금을 임금으로 받은 이씨가 10만원을 저축하게 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 전체의 생산성 향상은 감소합니다. 시장 전체에 투자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한 사회의 부는 생산성이 결정합니다. 노동자에게 더 주어진 임금만큼의 자본이, 사업체 또는 사업자에게 감소한 자본보다 사회의 생산성을 높일 확률은 그리 높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도,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리면 장기적으로 시장 전체의 노동 생산성은 감소합니다. 숙련 노동자와 저숙련 노동자의 차이를 없애고, 노동자가 생산성이 더 높은 일에 뛰어들 동기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저 임금이 5000원이면, 더 돈을 벌고 싶은 노동자들은 시급 10000원을 벌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5000원짜리 일보다 10000원짜리 일은 보통 더 숙련이 필요하고, 더 복잡하고, 더 생산성이 높은 일이지요. 그런데 만약 최저임금 10000원이 되면? 생산성이 낮은 일이건 높은 일이건 다 10000원이니 노동자는 숙련이 필요 없고 쉬운 일을 하면서 10000원을 받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이후 결코 좋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곤 하지요사실 난 이미 이 사회에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문제가 가시화된 상황이 아닌가 의심중이기도 합니다. 지난 10년 넘게 최저임금이 얼마나 많이 올랐습니까? 그런데 그 결과가 어떻습니까?

 

 애초에 생산성 향상 이상의 임금인상이 위험하다는 건 경제학적으론 상식입니다. 좌파들은 이런 상식을 제대로 반박해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외부 변수를 배제하지 않은, 최저임금을 올렸는데도 경제가 성장한 자료를 들고 와서 꽥꽥댈 뿐이지요. 그건 마치 담배를 매일 피워도 장수한 사람들 사례를 들고 오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과거 담배 회사들이 주장하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담배의 해악이 상식이 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우리들은 더 좋은 분배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덜 아프고 살 수 있게끔 말입니다. 그런데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론은 분배를 위한 진지한 노력과는 매우 거리가 멉니다. 그건 불성실하고 폭력적이며, 또한 많은 경우 위선적인 주장입니다

높은 최저임금의 여러 가지 문제들

경제 2015. 8. 2. 15:39 Posted by 해양장미

 근래 최저임금 관련하여 워낙에 이야기가 많고, 제 블로그에도 최저임금 키워드나 그에 관련하여 찾아오시는 분이 많아 이에 관련한 추가적인 포스트를 작성합니다.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더 높은 최저임금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느냐,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느냐, 그리고 누구에게 도움이 되느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선 만일 당신이 최저임금 노동자라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싶어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한다면, 그럴 만한 일자리로 이직을 하거나 사업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건 바람직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사회적으로 더 많은 최저임금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그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싶다고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면 대단히 곤란합니다.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하자면 높은 최저임금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특정 소수에게만 이익이 됩니다. 많은 이들은 더 높은 최저임금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총체적으로는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우선 최저임금은 그 자체로 시장 불균형을 만드는 일종의 규제입니다. 사업자나 회사는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으로는 합법적으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습니다. 해당 노동자의 노동력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와는 무관하게 말입니다. 내년 최저임금이 6030원으로 결정되었는데, 이것은 노동자의 노동력이 시간당 6030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더라도 6030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적잖은 경우에 노동자의 노동력이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부가가치를 가지기도 합니다. 이건 쉽게 말하면 어려운 사업자나 기업이 많다는 것이지요. 생계를 위해 사업을 하는 개인 및 영세사업자가 참으로 많습니다. 정책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릴 때는 임금 노동자들과 동등한 정도로 이들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최저임금도 못줄 사업자는 빨리 망해야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참으로 사악하고 모질고 못되어먹은 사람들이지요. 조금이라도 건강한 이성과 감성이 남아있는 사람이라면, 대규모의 사업체 및 사업자 도산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는 쉽게 예측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정말 나쁜 건, 그 방식이 가난한 사람이 또 다른 가난한 사람을 의무적으로 보조하도록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이 말을 바꾸면 가난한 사람이 다른 가난한 이를 착취하게 한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은 유일하게 훌륭한 재분배 정책도 아니고, 경제학적으로 훌륭한 분배 정책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도 가난한 이를 구제하거나 도와줄 방법은 참으로 많습니다.

 

 실제 생계형 사업자들은 사업이 망했을 때 재취업이 어려운 연령대인 경우가 많으며, 사례를 보면 50대 사업자들의 다수가 사업에 실패합니다. 그리고 이 망한 50대는 평생 쌓아둔 재산을 잃고, 재취업의 기회도 차단당한 암울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또 대체로 이 연령대는 자녀가 있고, 노부모를 봉양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업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수많은 사람들이 또 있지요. 그 사람들도 물론 대체로는 가족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저임금제는 평균적인 노동자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빠르게 증가하는 최저임금은 일자리를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관련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최저임금 인상 시엔 실업률이 다소나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파급은 단순한 실업률 문제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띱니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있는 사업체는 보다 규모가 크고, 조직적이며 유사시 손실을 다른 쪽에 떠넘길 수 있는 집단일 확률이 높습니다. 즉 대기업, 프랜차이즈 등이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한국 자영업자 비율을 줄여야한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사실 골목 상권을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더 장악해야한다. 재래시장도 망하고, 음식점도 줄어야 한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본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모르는 바보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겠습니다만.

 

 사업체 숫자의 감소, 독과점화되는 시장은 당연히 노동자에게도 좋을 게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노동자가 더 많은 임금을 받으려면 성공하는 사업체가 더 많아져야 합니다. 성공적인 기업이 노동자에게 많은 임금을 주는 건 그들이 천사라서가 아닙니다. 그것이 기업의 장기적 성공 및 시장에서의 경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신규 기업 및 사업자가 성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문턱을 높여버립니다. 그 어떤 사업체라도 초반에는 힘들기 마련이며, 힘든 시기도 있기 마련입니다. 대다수의 사업자들은 창업 후 한동안은 실질적으로 전혀 수익이 없습니다. 투자원금만 회수하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립니다.

 

 요약하자면 저소득층이 더 많은 소득을 얻으려면 더 많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가 생겨야 합니다. 그런데 급속도로 높아지는 최저임금은 그러한 일자리가 생길 가능성을 낮출 확률이 높습니다. 인건비가 매년 6~7% 수준으로 늘어나는데, 그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기란 어렵습니다. 인건비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는데, 아마 그런 사람들도 통신비, 가스비, 교통비 같은 게 매년 7%씩 오른다면 미치려고 할 겁니다. 사업자에게 인건비 비중은 저런 것보다 결코 낮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층의 평균 소득을 높여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10명중 실업자가 1명만 생겨도, 그의 근로소득은 0이 됩니다. 더구나 최저임금 노동자가 더 많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로 올라서는 데도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책이나 규제를 검토할 때는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 및 피해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합니다. 혹여 어떤 정책이 다수에게 이익을 주더라도, 소수에게 너무 큰 피해를 준다면 그런 정책은 재검토해야합니다.

 

 또 고려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진짜 빈곤층 가장은 최저임금 일자리에 머무르려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더 많은 임금을 벌기 위해 노력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런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건 불합리한 일이지요. 현실적으로는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받더라도 제조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특근, 잔업, 주휴수당 등으로 어느 정도 생계가 가능한 임금을 챙기는 경우가 많은데,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이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한국 최저임금은 21세기 들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 최저임금이 이렇게 올라간다면 그 부작용이 클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시간당 5000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노동과, 시간당 10000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노동은 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노동은 더 많은 숙련도를 요구할 확률이 높고, 강도도 더 높을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최저임금이 시간당 10000원이라면 자유 시장에서 시간당 10000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노동자는 퇴출됩니다. 최저임금제는 사실 저생산성 노동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하는 제도가 아니고, 저생산성 노동자를 노동 시장에서 반영구적으로 퇴출시키는 제도일 수 있습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제도와 최저임금제는 본질적으로 다른 제도입니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올리는 게 내수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그건 그야말로 아무런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 않을까? 라는 가설로는 제안이 가능합니다만, 그 입증은 전혀 다른 문제지요.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인상이 내수경제활성화에 좋은 영향을 줄 확률은 낮고, 그 반대일 확률은 높습니다.

 

 최저임금이 늘면 최저임금 노동자는 분명 소비를 더 하긴 합니다. 다만 문제는 최저임금 지급자가 그만큼 소비를 덜 하고, 투자자본에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데 있지요.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건 돈의 회전속도가 빠르고, 투자자본이 불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업자가 투자자본 손실을 입게 되면, 그것은 결코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호황일 때 폐업하는 점포가 많은 건 상식적으로 이상하잖아요?

 

 게다가 최저임금 노동자의 소비양상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최저임금 노동자는 대기업 계열 점포에서 대기업 제품을 구매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생각합니다. 편의점에서 담배 사 피우고 캔맥주나 삼각김밥에 사발면 사 먹는 라이프스타일이 더 많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라이프스타일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대기업의 곳간에 돈을 채워 넣습니다. 대조적으로 시장에서 생선, 채소, 과일을 사서 요리해 먹으면 훨씬 복잡한 유통 구조를 거치면서 경기 활성화에 더 많은 기여를 하게 됩니다.

 

 또 임금이 생산성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것은 곧 경제위기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높은 임금은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하는 동력이 되고, 이 경우 예후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은 제조업 국가라 생산성 향상 이상의 임금상승은 큰 문제가 되기 쉽습니다.

 

 진정으로 노동자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게 하고 싶다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많아지도록 유도해야합니다. 사업체 및 사업자는 결코 노동자가 창출하는 부가가치 이상의 임금을 장기적으로 지급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자동화와 전자화는 사회의 정말 많은 분야에서 인력의 필요성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 인건비의 강제적인 증가는 사업자들에게 자동화 투자 의욕을 높이는 결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저임금 인상론자들에게 이야기하겠습니다. 그것이 착한것이라는 성급하고 오만한 결론에서 벗어나십시오. 모든 걸 원점에서 재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진지한 반대론자들이 왜 반대하는지 그 이유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최저임금 인상 말고도 다양한 분배 수단이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소액의 기본소득이 낫습니다. 빈곤층을 위한 복지 정책을 강화하고 경기를 활성화하는 게 훨씬 나은 선택입니다.

 

 세상이 단순한 몇 가지 규제로 쉽게 좋아질 수 있는 곳이었다면 이미 이 곳은 거의 유토피아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책은 결코 입안자의 의도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정책의 장단점과 예상되는 결과를 냉정하고 신중히 살핀 후 진행해야합니다. 섣부른 기대와 선의만으로 정책을 입안하게 되면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이 열리는 게 정치 및 경제입니다

 근래 들어 한국의 좌경화는 좀 우려스러울 정도다. 결국 최저임금까지 대폭 올라버렸다. 노동계 측에선 겨우 350원 올랐다는 반응이지만, 퍼센테이지로 치면 무려 7.2%다. 요즘 같은 디플레이션 시대에 1년 만에 7.2%가 오른다는 건 큰일이다. 이율 7.2% 보장되는 투자처가 있다면 거액을 투자할 사람이 정말 많다. 난 이런 최저임금 인상이 한국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그것에 관련하여서는 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것을 보시라.


 한편으로 흔히들 징징대는 (...) 소리가 임금은 제자리고 물가는 많이 오른다는 건데, 최저임금 기준으로 보면 어디 그럴까?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의 자료를 모아 표로 만들어봤다. 최저임금상승률 및 전년물가상승률은 소수점 아래 한자리까지만 표기하였고, 그 오른쪽에는 2003년 최저임금 기준, 물가상승률만큼 최저임금이 올랐을 때 얼마가 되는지를 계산하였다. 한편으로 2007년 이전에는 최저임금 적용기간이 해당 연도별이 아니었는데, 그 해에 보다 오래 적용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표기하였다. 한편으로 올해 물가상승률은 현재까지 오른 것에 예상치를 더한 값을 표기하였다.





 보기 좋게 그래프로도 만들어봤다. 물가에 비해 최저임금이 얼마나 올랐는지 한눈에 보인다.




 

 애초에 최저임금이 너무 낮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용자측에서 이런 엄청난 임금 상승 압력을 견디기란 쉬운 게 아니다. 잘나가는 회사라면 직원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고용할 이유가 없다. 보통 최저임금을 주는 곳는 영세한 회사 또는 자영업자다. 그들이 얼마나 엄청난 이익을 본다고 저런 임금 상승분을 감당하겠는가?


 최저임금을 올려주면 내수경기가 살아난다고 할 수 있을까? 지난 10년간 최저임금은 2배 넘게 올랐지만, 디플레이션은 별로 해결될 기미가 없다. 정말 많은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수준의 수입이라도 있길 원하면서 가게를 꾸려나가고 있다. 망할 사업자는 빨리 망하라고 하는 사람들, 사실 얼마나 사악한 말을 하는 건지 스스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니들은 죽어도 그만.’ 이라고 말하면서 자기 받을 돈은 올려달라는 철면피가 참으로 많다.


 물가가 저렇게 조금 올랐을 리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당신 인지구조가 간사해서 그런 거다. 예를 들어보자. 10년 전에 비해 미용실 비 얼마나 올랐는가? 수박의 계절이니 수박 값은? PC방 이용료는? 한우, 돼지고기 가격은? 실제 구매할 수 있는 냉동 만두 가격은? 그리고 피자 가격은? 거저 줘도 안 쓸 10년 전의 그 비싼 전자제품들은 논외로 하자.


 사실 따져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가격동결 상태다. 더 싸진 것들도 있고. 그런데 저 가격동결은 더 비싸진 부동산 임대료, 더 비싸진 유류비와 물류비, 더 비싸진 인건비 등을 다 감안하고도 나온 가격동결이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니까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리다 보니 일어난 현상이다. 한국의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억압되어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좌파들은 실제로 지난 10년간 두 배 넘게 오른 최저임금은 무시하고,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거짓말을 한다.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결코 사실이 아니다. 최저임금 주는 업종이 있을 뿐이다. 구인광고 보면 최저임금보다 더 준다는 곳 널렸다. 실제로 조선족들이 하고 있는 일 중에도 최저임금보다 훨씬 더 받는 일 정말 많다. 그런데 수많은 산업 현장에서 젊은 한국인들을 별로 볼 수가 없다. 임금이 그리 낮지도 않은데 그렇다. 왜 최저임금 주는 곳을 가는가? 힘든 일은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닌가?


 물론 최저임금수준의 수입으로 생활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그걸 해결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는 건 좀 다른 문제다. 시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방법을 구상하고 구현하는 건 좀 더 복잡한 문제인데, 최저임금을 물가상승률에 비해 극단적으로 상승시키는 건 결국 누군가의 희생이 뒤따르고 그것은 사회에 복합적인 문제를 안긴다. 이렇게 크게 오른 최저임금은 이 사회의 일부에게만 이익이 되고 사회 전체에는 손해가 될 것이다.

최저임금 문제에 대한 이야기

경제 2013. 6. 17. 21:02 Posted by 해양장미

 한국은 한 해의 최저임금을 그 전 해의 6월 29일에 정한다. 그러다보니 올해도 최저임금 논란이 좀 있는 것 같다. 최저임금 논란은 많은 이들에게 생존이 달린 문제다. 그러나 좀처럼 좌우 양측의 입장을 대변한 최저임금 이야기는 잘 없는 것 같다. 본문에서는 한국의 최저임금 문제에 대한 다면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우선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4860원이다. 이는 OECD 국가들 중 분명 낮은 수준의 최저임금으로, 2011년 기준 24개국 중 16위이다. 좌파세력이 주장하는 것처럼  OECD 최저이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결코 높다고 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한국의 소득분배지수, 즉 지니계수는 어떨까? 한국이 불평등한 나라라고 굳게 믿고 있는 수많은 젊은 층에게는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도표도 못 보는 어리석은 기자들이나, 권력에 대한 탐욕을 가진 좌파들에게 너무 속으면 안 된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OECD 평균치보다 낮다. 지니계수가 높을수록 불평등한 것이다. 한국의 소득분배율은 미합중국, 일본은 물론 캐나다나 뉴질랜드보다도 평등하다.[각주:1]




 다만 한국은 최하위 소득군, 특히 농촌 인구나 고연령층의 소득이 매우 낮다. 그렇기에 10분위 최고위 소득군과 최저위 소득군의 소득 차이는 좀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이는 한국의 낮은 최저임금과 꼭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실제 이 경우는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소위 풀타임을 제대로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이나 전업 노동자가 아닌 사람들의 저소득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낮은 최저임금은 우선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의 1인당 GDP와 어느 정도는 관련이 있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12년 기준 $23679인데, 한국보다 시급이 높은 국가들은 대체로 한국보다 1인당 GDP가 월등하게 높다. 예를 들어 일본의 2012년 1인당 GDP는 $46972이다. 이 정도면 최저임금 차이도 제법 날 수밖에 없긴 하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의 대기업 정직원 평균 초임은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근래 엔화가 떨어져서 한국이 실제 더 높은 상황이다.)


 물론 한국의 최저임금이 실제 생존에 어려움을 줄 정도로 낮기는 하다. 나라고 최저임금 근접하게 받으면서 일해보지 않은 게 아니다. 그런데 실제 최저임금을 올리려 하기엔 걸림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요소들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한국 도시민들 중 제일 못 사는 사람들이 누굴까? (농촌은 빼자. 한국 농촌은 정말 가난하다. 가난해도 어느 정도 생존이 되니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우리는 이 답을 대체로 알고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 외면한다. 한국 시민들 중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영세 자영업자다. 그리고 한국인들 중 자영업자나 그 가족의 비율은 무려 30% 정도다. 문제는 이 30%중 60%는 평균적으로 3년 내에 망한다는 데 있다. 특히 숙박 및 음식업종의 5년 생존율은 불과 17.9%다.




 그런데 최저임금으로 알바를 고용하는 업체는 대체로 저런 개인 사업장 또는 소기업이

다. 당장 내년의 생존을 보장 받을 수 없는 곳들이라는 것이다. 적잖은 업체들이 최저임금조차 주기 어려워한다. 최저임금도 못 줄 거면 왜 사업을 하느냐는 말도 많지만, 실제 주변에서 자영업을 시작 또는 재시작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사정이 다르다.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은 일자리의 수 자체는 풍부한 나라지만, 일자리의 질이나 실제 고용이라는 면, 그리고 각 회사 내부의 사정을 보면 꽤 심각한 문제들이 많은 나라다. 이 모든 문제들을 요약해보면 ‘좋은 직장이 너무 없다.’ 와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일할 직장이 없다.’ 다.


 이 면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평균 수명이 너무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는 데 있다. 근래 40년 동안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20년이나 올라갔다. 그런데 이런 장수는 그다지 꼭 축복은 아니다. 많은 노인들에게 노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재산도, 일자리도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IMF 이후 수많은 대기업이 문을 닫고, 외국 자본에 팔려버렸다는 것도 문제다. IMF 이전과 이후 한국 기업의 양상은 분명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노년이 일할 일자리는 더 없어졌다.


 은퇴자들이 자영업에 뛰어드는 빈도는 상당히 높다. 평생 모은 돈으로 자영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성공하는 사람의 비율은 상당히 낮다.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쉬기 위해 최저임금 수준으로 알바를 고용하지만, 정작 본인이 시간당 가져가는 돈은 최저임금만도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최저임금도 주기 힘들다면 사업을 하지 말라’고 쉽게 말하는 것은, ‘그러게 왜 겨우 최저임금을 받고 일을 하느냐’라는 말과 차이가 없다.


 결국 최저임금 문제와 직결되는 저소득층 문제는 최저임금을 올린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좋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중견기업의 부족과 너무나도 많은 개인 사업자 및 소기업, 그리고 낮은 물가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낮은 물가라는 말에 발끈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현실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한국은 대부분의 물가가 싼 나라다. 한국만큼 돈을 적게 쓰려면 적게 쓰고도 살아갈 수 있는 선진국이 그리 많지가 않다. 다만 한국 물가가 체감 상 비싸게 느껴질 수 있는 면도 있는데, 이 또한 좀 복잡하다. 예를 들어 한국의 기후는 그다지 안정적인 편이 아니고 농업 또한 가정농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체로 국민들의 식생활 기호까지 비슷하다보니 신선식품 물가가 좀 널을 뛰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사실 그 시기마다 저렴한 걸 골라서 사 먹어도 해결되는 문제이지만, 배추나 고등어 같은 일부 품목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한국인의 취향 상 해결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또한 한국에는 장마가 있기 때문에 농업의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벼처럼 애초에 습지에서 키우는 식물은 제외하고.





 한반도는 옛날부터 영농기술이 상당히 발달한 곳이었는데, 안 그러기가 어려웠다. 장마는 한국인에게 있어 복잡한 시련을 가져다준다.[각주:2] 농업 이후 한반도는 결코 한국인에게 평온한 자연을 선사해주는 곳이 아니었고 한국인은 오랜 세월 동안 기술로 그 자연적인 난관을 극복해 나갔다.[각주:3]


 한국산 농작물이 비싸다고 해서 결코 농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오히려 한국 농업은 더욱 더 진흥시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식량 안전문제도 있고, 식량 안보문제도 있고, 기타 환경문제 등 복잡한 여러 사안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마구잡이로 식량을 수입해서는 안 된다는 데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이는 물가와 바로 연동된다. 전반적인 물가가 낮더라도 이따금 비싸지는 특정 식료품 가격은 어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물가에 대단히 민감하다. 그런데 사실 물가를 잡는다는 것은 디플레이션을 촉발하는 행위일 수 있다. 호황은 인플레이션이고,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물가를 올린다. 그런데 물가를 우선적으로 억제하려 하면 결국 경기가 가라앉게 된다.


 실제 IMF 이후 한국 물가상승률은 대단히 낮은 수준으로 억제되었다. 10년 전 가격이나 지금 가격이나 고만고만한게 상당히 많다. 그런데 이는 사실 불경기가 지속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 좋은 시장은 물가를 빨리 올리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인들은 시장경제보다는 물가에 민감하다. 그렇기에 정부 또한 물가 억제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정부가 개입해서 물가를 억제시키는 데 가장 좋은 정책 중 하나는 임금 상승률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오른다면 물가가 뛰어오를 수밖에 없다. 한국의 저렴한 물가는 낮은 임금, 특히 낮은 서비스 업종 임금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정부가 강력한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키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여기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은 제조업 국가다. 우리는 외국에서 원자재와 부품을 수입해서 전자제품, 자동차, 배, 석유 및 화학제품 등을 만들어서 수출함으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우리는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브랜드나 기술은 뒤쳐진 상태였고, 그 대신 가진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었다.


 그런데 서비스업 종사자의 분산된 힘과 달리 대기업 제조업 종사자들은 노동조합이 있고, 이 노조는 상대적으로 강한 임금상승 압력을 넣는 게 가능하다. 만약 물가가 빨리 상승한다면 노조의 임금 인상 압력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임금을 올려줘서 그것이 제품 가격에 반영된다면 아직 충분히 브랜드를 구축하지 못한 한국 제품들의 수출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시스템을 떠받드는 하부구조는 서비스업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 그리고 소위 ‘을’에 해당하는 제조업 종사자들의 낮은 임금에 있다. 이것을 건드리려면 전체적인 한국 경제 시스템을 건드려야 한다. 만약 시스템 수정이 어긋날 경우, 수많은 제조업 회사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우려가 있다. 이 경우 한국의 전반적인 경제 시스템이 무너져 내릴 위험이 있다.


 일부 진보 경제학자들은 지자체가 최저임금을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주장도 한다. 이는 나도 꽤 솔깃하게 봤던 주장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의 지자체 재정에 있다. 대체로 지자체들이 재정이 나쁘다. 그렇다고 증세가 해답도 아니다. 증세에 관련된 문제는 이 링크를 참조해보길 권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으로는 밀턴 프리드먼이 주장했던 음의 세수, 즉 기본소득의 소액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내 주장은 세금을 0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고, 연 -100만 수준에서 시작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감세안 또는 양적 완화와도 같다. 다만 지금은 도입할 때가 결코 아니다.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후에야 적잖은 위험 부담을 안고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한국에 중견기업이 많아지고, 보다 폭넓은 고용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이상할 만큼 젊은 사장이나 중견기업이 적은 나라가 되어 있다. 


 중소기업보다는 크고, 대기업보다는 작은 중견기업은 그 숫자에 비해 매우 많은 고용을 창출한다. 그런데 한국엔 중견기업이 정말 적다. 2011년 기준, 한국 중견기업 숫자는 1422개다. 많은 것 같지만 한국 전체 기업 수에 비하면 0.04%쯤 된다. 이 수는 오히려 대기업 수보다도 적다.[각주:4] 그러나 중견기업이 고용하는 인원수는 82만명이 넘는다. 전체 고용 퍼센테이지로는 7.7%정도의 비율이다.


 한국 기업 중 불과 0.1%도 안 되는 수가 대기업이거나 중견기업이다. 그런데 이 기업들이 전체 고용의 30% 가량을 창출한다. 쉽게 이야기해 일자리를 늘리려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영세기업이나 자영업자만 너무 많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는 이런 이유도 크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이 기업하기 나쁜 나라라는 데 있다. 특히 중견기업하기가 유난히 나쁘다. 적잖은 중견기업들이 일종의 샌드위치 상태다. 중소기업이 잘 나가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중소기업에 지원되던 각종 혜택들이 끊겨 버린다. 지원은커녕 대출 금리도 대기업 기준에 맞춰서 올라가고, 국가는 세금을 더 내라고 압박한다. 그런데 그렇다고 대기업처럼 슈퍼 갑도 아니다. 중견기업 되었다고 채권 찍어서 자금 조달하기엔 신용등급 떨어져서 이율이 살인적이다. 여건이 이러니 잘나가는 중소기업 사장이 개인 지갑 아쉬울 것도 없는 입장에서 성장을 포기하고 그냥 중소기업으로 남아서 혜택이나 냠냠 해버린다. 그럼 당연히 일자리가 나올 리가 없다. 일부 중견기업은 중견기업 자리 포기하고 중소기업으로 돌아가 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하려면 일부러 사업 규모를 줄여야 하지만, 그렇게 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지금 있는 대기업들은 대체로 옛날에 어느 정도 이상 국가에서 뒤를 봐줘서 규모를 키웠다. 그런데 현재 중견기업들은 그렇지가 않다. 그러나 여전히 중견기업의 각종 사정들은 시민 사회에서 뒷전이다. 한국 사회나 정치 의제 등이 여전히 너무 좌경화되어있고,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데 대단히 약하기 때문이다.


 시민 사회가 진영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시장 경제를 적대하지도 말아야 이런 문제들을 직시할 수 있다. 중견기업이 되는 중소기업, 대기업이 되는 중견기업이 많아져야만 한국에 넘쳐나는 자영업자 수를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 물론 회사를 세우려는 청년이 많아져야 하기도 한다.


 한국의 교육 체계와 낙후된 문화 의식, 전체주의적인 분위기, 그리고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유난한 압력은 한국에 좋은 회사가 생기는 것을 매우 효율적으로 억제한다. 젊은이들이 사자의 심장을 가져야 나라의 장래가 밝다. 그러나 한국은 젊은이에게 세상의 두려움부터 먼저 가르치고, 무기력을 학습시킨다. 한국에서 가장 똑똑한 젊은이들은 부모 말을 잘 듣고 선비(士)가 되곤 한다. 다른 나라라고 안 그런 건 아니지만, 그 비율이 유난히 높은 것도 사실이다. 물론 세상에는 좋은 전문직이 많이 필요하지만 다 그래선 곤란하기도 하다.


 최저임금 문제 해결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최저임금을 대폭 높일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사업주들의 문제들은 결국 또 사회가 떠안아야 할 문제다. 많은 자영업자와 가족들이 최저임금에 한참 미달하는 수준의 이윤을 창출하는 노동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여기에 있다. 최저임금이라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은 이 사회의 최하위 계층은 아닌 것이다.



  1. 기자들이 얼마나 멍청한지 (또는 사악한지) 를 다음 기사에서 알 수 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06282005 본 기사는 마치 한국의 지니계수 순위가 16위라 문제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니계수 순위는 평등의 관점에서 본다면 낮을수록 좋은 것이다. 지니계수가 높을수록 소득이 불평등한 것이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2.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이 이어지는 한국의 여름 기후는 농부에게 가장 큰 재앙이다. 강풍은 둘째 치고 비가 너무 한 번에 많이 오면 밭이 침수되어 버리는데, 이 경우 물이 빨리 빠지지 않으면 대부분의 작물이 전멸하고 만다. 게다가 양분도 폭우에 씻겨 나가기 쉽기 때문에 토양이 금방 척박해지기 쉽다. 한반도가 풍요롭고 기름진 땅이라는 이미지는 일종의 민족주의적인 것일 뿐, 결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한국산 농작물은 좀 비쌀 수밖에 없다. [본문으로]
  3. 한반도는 지형과 기후를 볼 때 무역과 기술을 중시해야만 잘 살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어긋났던 조선은 초기엔 아주 잘 사는 나라였지만, 결국 중기가 넘어가면서 세계적으로 못 사는 곳이 되고 만다. 대한민국 출범 이후에야 한반도 국가는 다시 원래의 위치를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본문으로]
  4. 대기업은 기업집단이기 때문에, 대기업 계열사 하나하나를 세 보면 숫자가 상당히 많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