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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실체

정치 2016. 3. 26. 10:34 Posted by 해양장미

 김무성은 이번 옥새투쟁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는 실리를 챙겼지만, 차기대선후보로의 좋은 이미지는 좀처럼 얻고 있지 못합니다. 민주정에서 정치인의 이미지는 참 중요한 것이지요. 그렇지만 이번 글에서는 이미지와 실체의 차이를 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교해볼까요?

 

 김무성은 상도동계 막내로 민주화를 위해 힘쓴 전력이 있, 새누리당 정권창출에 많은 공헌을 했으며 깔끔한 당내 의사결정구조에 의해 대표가 되었고, 대표가 된 후 선거를 승리로 여러 번 이끌었으며 거의 절대권력이라 할 수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어느 정도 맞서 자신의 계파를 지키고, 원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이루어 냈습니다. 그는 정당 기반의 민주정에서 여러 번 시험대에 섰고, 많은 것들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깔끔하게 명분을 잡고 가고 있기도 하지요.

 

 대조적으로 문재인은? 인권변호사로는 명성이 있었으나 정치경력 없이 노무현 친구라는 이유로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되더니, 대북송금특검에 앞장서고 참여정부 실패의 한 주역이었음에도 이후 민주당에 기여한 것 거의 없이 친노세력에 의해 거물로 인식되어 정치 데뷔 약 1년만에 대선후보에까지 옹립되었습니다. 그러고 형편없는 선거전략으로 총선 대선 말아먹고 이후에도 NLL등 각종 헛발질 연발, 그리고 룰변경 의혹끝에 지저분하게 대표 되서는 치른 선거 다 말아먹고, 정작 총선 앞두니 김종인한테 대표 넘기고는 뒤로 빠져버렸습니다. 행보가 정말 비교되지요.

 

 이번 총선에서 보인 모습만 비교해보면 절대권력에 맞서 내 계파 지킨 김무성 VS 비겁하고 무책임하게 뒤로 빠진 문재인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의 자격에 누가 어울릴지는,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판단할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깨시민 파시스트들은 상식도 이성도 없으니 판단력이 없는 거고요.

 

 적어도 정당을 중심으로 한 이 대한민국 민주정에 대한 존중과 동의가 있다면, 그리고 극단적으로 정치를 혐오하지 않는다면 어느 쪽에 점수를 줘야 할지는 명백합니다. 거물 정치인은 지도자의 자격을 스스로 입증해야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가 문재인이라는 건 참 불편한 진실이지요. 친노가 나라를 팔아먹어도 지지할 콘크리트가 참으로 많다는 거거든요.

 

 다만 여담입니다만 김무성 대표는 정치하는 선이 너무 가늡니다. 또 외모가 착하게 생긴 것도 아니고, 말하는 것도 매력이 없어요. 국민을 통합하고 나라를 이끌어나갈 만한 카리스마도 딱히 보이지는 않습니다. 나는 그가 대한민국 민주정에서 현재 소위 계승권이 가장 높다고 생각하기에 지지는 합니다만, 그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가 딱히 대통령감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편으로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가 보여준 온갖 추태를 생각할 때, 그들이 비례표를 받을 자격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비례 후보들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다 보니, 개인적으로 아직 비례를 어딜 찍을지는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현 시점의 정치적 판단

정치 2016. 2. 26. 11:18 Posted by 해양장미

 이 블로그를 쭉 봐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이번 총선을 야당이 축출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로 이 무능하고 경쟁력 없으며 국민에게 도움 안 되는 야당이 사라지고, 권력의 공백지가 생기면 여당이 분열하고 더 나은 야당이 생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었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변수는 있었지만 이 시나리오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안철수는 분당해 나갔고, 문재인은 뒤로 빠져서 숨었으며 김무성 대표는 신중하고 영민했습니다.

 

 그런데 한순간에 이 모든 게 망쳐졌어요. 대통령과 친박이 주범입니다. 그들은 김무성 대표와 비박계를 핍박하고, 권력욕에 불타는 가운데 테러방지법 같은 악법을 밀어붙였습니다. 이에 역풍이 불고 있습니다. 필리버스터는 성공적으로 전개되고 있고, 모래알 같고 망해가던 야권은 어느 정도나마 뭉쳤습니다.

 

 일단 총선부터 이야기하자면, 야권이 이 정도로 뭉치면 여당은 압승하기가 힘듭니다. 야권은 지난 총선에서 통진당 표를 합치면 여권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접전 선거구마다 야당이 패하면서 의석은 여당이 더 가져갔습니다만, 당시 야권 지도부가 그런 멍청한 짓만 안 했어도 야당이 압승했을 선거였습니다. 어쨌든 야당은 본인들이 워낙 못하니까 쭉 망하고 있었던 거고, 그래도 나름대로의 잠재력은 가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밴댕이 소갈딱지 박근혜와 그 간사한 측근들은 잘 망해가던 야권이 부활할 기회를 줬습니다. 이번 사태로 야권 지지자는 잠재적인 사람들까지 다 뭉칠 거고, 누굴 찍을까 고민하던 중도층에게도 큰 영향을 줄 겁니다. 미친 짓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현 사태가 이번 총선에서 여권이 충분히 대승하지 못할 거의 유일한 경우의 수였습니다.

 

 국민의 당이 어떻게 나올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지지부진한데다 이번 테러방지법 사태에서도 영 점수를 못 따서, 야권 지지층의 결집이 이루어지면 여당은 개헌선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김무성 대표는 세가 약화됩니다. 박근혜와 친박은 아마 여기까지 계산하고 있을 겁니다. 내가 파악하기에, 박근혜는 새누리당이 대승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새누리당의 대승이 박근혜에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승하게 되면 김무성 대표가 용이 됩니다. 박근혜는 그런 사태보다는 김무성을 견제하고 진박을 내세우고 싶어한다고 판단합니다. 정말 치졸한 짓이지만 이미 우리는 김영삼과 노무현에게서 그런 모습을 봤었지요. 역사를 보면, 대통령의 치졸함이 정권교체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현실이 변한 만큼 나는 계산도 수정해야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은 망하지 않습니다. 설령 대패하더라도 이런 일을 겪은 이상 그들은 붕괴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어쨌든 국민이 친노야권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상황을 반길 수는 없지만, 그들이 결단과 신념과 자기희생으로 이룩한 일인 만큼 폄하할 수도 없습니다. 정당하고 정의로운 투사에게 박수를 쳐야 하는 건 시민의 의무입니다.

 

 그리고 결과가 나와 봐야 하겠으나, 어쨌든 이번 사태로 김무성 대표의 기가 꺾이고 친박이 우세하게 된다면 사실 단기적으로 새누리당이 잘 될 일은 없습니다. 대통령의 권력은 영원할 수 없고, 새누리당의 내부불만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강해질 것입니다. 김무성 대표는 지금껏 내부갈등을 어느 정도 무마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머잖아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새누리당의 미래는 상대적으로 불투명해졌고, 대한민국의 정치적 미래도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아직은 총선까지 시간이 있고, 그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대승할 가장 좋은 기회를 잃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박근혜의 책임입니다. 나의 정치적 판단 역시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 같습니다.


나는 한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합니다.

사회 2015. 10. 8. 17:08 Posted by 해양장미

 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한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발상과 그 추진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아마 국사교과서는 현 정부에서 국정화하더라도 미래에 다시 기존의 체계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으며, 별 의미없는 논란과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 또한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앞서 내가 봐 왔던 기존의 국사교과서는 대체로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었기는 합니다. 그러나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가 그보다 확실히 나을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대다수의 학생은 국사를 귀찮고 번잡한 암기과목 정도로 생각하지,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큰 관심이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역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 또는 사람에게는 교과서가 그리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사관은 교과서보다는 교사의 견해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사의 견해를 정치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정부는 부적절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런 시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볼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현 정부와 새누리당의 가치관 중 어떤 근본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관이 민을 선도하고 계몽해야 한다는 사고방식 말입니다. 이런 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만 가진 문제는 아닙니다만, 그런 시도는 오만하며 주제넘은 것입니다.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대들은 국민의 대표자이자 국가의 운영자일 뿐이니, 역사교육은 사학자와 역사교육자들에게 맡겨야 합니다. 그것이 올바른 협치자의 태도입니다. 나는 교학사 교과서 같은 걸 일선 학교에서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입니다만, 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그런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또한 야당 및 민족주의자들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대들은 그 동안 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 방자하고 배타적인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그리고 현 사태는 그에 대한 반발입니다. 당신들이 보다 온화하고 덜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흘러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에 당신들의 극단성과 맹신 역시 큰 책임이 있음을 깨닫길 바랍니다.

메르스 이후의 정치 지형에 관하여

정치 2015. 6. 7. 12:28 Posted by 해양장미

 의미가 좀 있을 것 같아 간단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여권)

 

 이번 사태에서 중앙 정부는 너무나도 무능한 모습을 보여 많은 이들을 실망시켰습니다. 이에 청와대는 서서히 레임덕을 맞이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청와대는 이미 성완종 사태에서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으며, 당청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메르스가 추가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권 지지자 중 많은 비율이 청와대보다는 당에 더 지지를 보내게 될 것이며, 후계구도가 약한 친박세력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기에 무난하지 않은 행동들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비박에 대한 비토가 강한 강성 우익세력들은 새누리당에서 이탈하려 들 수도 있겠습니다.

 

 새누리당에 대한 신뢰는 잠재적으로 다소나마 내려갈 거라 판단합니다. 이런 사안에는 육아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엄마세대는 본래 새누리당에 대한 비토가 강했기에 별 변수가 아니겠습니다만 근래는 할머니가 육아를 하는 경우도 많고, 메르스는 종편에서도 비판을 많이 했기에 영향이 없진 않을 걸로 생각합니다.

 

 


야권)

 

 문재인이 하향세인 상황에서 박원순과 이재명이 포인트를 쌓았습니다. 이것이 총선에는 영향을 주기 어렵겠지만, 대선에는 영향이 있을 걸로 판단합니다. 이재명은 특히 포인트를 좀 많이 쌓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이재명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2010년의 문재인보다 현재의 이재명이 더 인지도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재명을 좋게 생각하지 않지만, 만일 이재명이 대선에 나온다면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대중은 그와 같은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유형은 좀 다르지만 대중이 좋아한다는 면에서는 강용석 역시 대선에 나올 경우 경쟁력이 있을 겁니다.

 

 박원순은 근래 지속적인 실책으로 인해 지지율을 까먹어왔고, 당대표가 된 문재인에게 추월당했었는데 재역전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정치인으로 가진 자질을 놓고 볼 때 박원순은 문재인과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니, 역전하게 된다면 그대로 쭉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아무래도 야권의 적통은 문재인에게 있다 보니 향후 갈등을 피하기란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여담)

 

 나라가 우울한데 메르스 사태 끝나고 나면 서울시청 광장에서 낙타 축제라도 하는 게 어떨까요? 밑 그림은 샘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