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넓은 광역시, 인천광역시

사회 2017. 2. 22. 20:57 Posted by 해양장미

 인천의 전 지역에 가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어쩌면 인천의 전 지역을 둘러봤을지도 모릅니다만, 어지간한 사람은 그러는 게 불가능할 만큼 인천은 넓은 영역에 걸쳐 있습니다.



 인천광역시에 속하는 백령도 서북단부터 인천의 동쪽 끝인 소래산 정상 부근까지의 직선거리는 무려 200km에 육박합니다. 물론 대다수의 인천 사람들은 서해 5, 강화, 옹진이 인천이라고 잘 의식하지 못하고 삽니다만, 인천권은 매우 넓고 섬지역을 뺀 본토(?)지역도 실제 다수의 지역으로 나뉘어져 서로 교류가 많지 않은 대도시입니다.

 

 강화군 통합 후 오랜 기간 행정구역상 인천의 넓이는 한국 광역시 중 울산에 이어 두 번째였습니다. 그러나 인천은 점점 넓어지는 도시입니다. 불과 얼마 전인 2016년 11월, 인천은 울산보다 넓어졌습니다. 인천 앞바다는 지형이 매우 완만하고 조수간만차가 큰 곳인데, 지속적인 간척사업을 통해 바다를 육지화 시켰기에 넓어진 것입니다. 1910년 무렵 인천의 해안선 지도는 지금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런데 1910년의 지도도 자연적인 지도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강화, 교동, 석모 지역은 먼 옛날 고려 시대부터 매립을 통해 지형을 바꿔온 곳이기 때문입니다. 본래 강화, 교동, 석모는 각각 하나의 섬이 아니었다고 전해집니다. 강화도는 수십 개의 섬이었고, 물이 빠지면 길이 생겨 지나다닐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매립을 해서 결국 강화도는 하나의 섬이 되었고, 교동과 석모도 각각 하나의 섬이 되었지요.

 

 앞으로도 인천은 계속 넓어질 겁니다. 인천 앞바다엔 평균 수심 30cm 이하인 곳이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 인천 시민들은 인천에서 자연적인 바닷가를 보지 못합니다. 모두 간척사업을 통해 경계를 만들었고, 그나마도 바닷가 쪽은 거의 항구나 공업 지역이라 일반인이 갈 만한 곳은 거의 없습니다.

 

 인천의 각 지역이 서로 교류가 많지 않은 이유엔 역사적 이유와 지형적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역사적으로 인천은 본토만 해도 인천과 부평, 김포의 3지역이 합쳐진 광역시입니다. 여기에 더해 근래 생긴 신도시 지역엔 외지 출신이 많이 들어와 독립적입니다. 일례로 송도 주민은 인천에서 독립을 꿈꾸지만, 대조적으로 인천시 측은 김포와 부천, 시흥을 흡수하고 싶어 하는 상황이랄까요.

 


 지형적으로도 인천엔 도시를 나누는, 한남정맥에 속하는 산맥이 지나갑니다. 인천지역 또는 근처 거주자 중 등산을 좋아하고 잘 하는 사람은 한남정맥을 따라 장거리 등산을 하기도 하는데, 한남정맥과는 또 다른 청량산, 문학산, 오봉산, 중경산 등이 한남정맥과 이어지다시피 하기 때문에 이 쪽으로 잇는 산악투어도 가능합니다. 사실 이는 그만큼 인천 내 분단지형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지요. 실제 과거에 인천, 부평, 김포 등지가 나뉘어졌던 건 지형이 나뉜 이유가 큽니다.


 

 이뿐만 아니라 인천엔 경인고속도로와 1호선 전철이 아주 오래 전에 깔렸습니다. 이 도로와 철도는 고가화나 지하화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편의를 제공하는 동시에 도시를 남북으로 갈라놓기도 했지요. 이 넓은 도시가 매우 통일성이 없고 각 지역이 독립적이며, 정치적으로도 복잡한 건 흥미로운 일입니다. 근래 인구수도 300만을 돌파해 계속 늘어나는 곳이고 꽤나 북적하다 해야겠지요. 복잡한 만큼 문제도 많고 시장도 재선을 못 하는, 골치아픈 동네이기도 합니다. 누가 들어도 황당한 이야기입니다만 다른 도시를 경유하지 않고는 강화쪽을 오고갈 수 없다거나, 가장 가까운 방향으로는 영종도로 다리가 뚫리지 않고 있으면서 있는 다리 통행료는 매우 비싸다거나 하는 문제들부터 들 수 있겠지요.

 

 본문은 인천광역시가 울산광역시보다 넓어진 걸 기념(?)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안희정을 지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정치 2017. 2. 18. 19:51 Posted by 해양장미

 내가 정치적 의사를 유효하게 표현할 방법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걸 받아들입니다. 나는 안희정에 대해 충분히 긍정적이지 않으나, 문재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부정적입니다. 그렇기에 나는 안희정을 지지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이 결정이 옳은가에 대해 확신은 없습니다. 나는 민주당 당원이 아닌데, 경선에 참여하는 데 거리낌이 있기도 합니다. 본래 국민경선 같은 방식엔 반대하는 입장이고요. 만일 본 선거가 무의미할 상황이 아니라면 경선에 참여할까 고민해보지도 않았겠지요. 지론에 어긋나는 행동을 선택하는 건 불편하고 불쾌한 일입니다만, 문재인이 대통령 되는 걸 좌시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습니다.

 

 안희정이 충분히 준비된 후보인지, 충분히 좋은 정치인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다만 나는 그에게서 증오의 정치 및 반대를 위한 반대의 정치를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약간의 희망을 보긴 합니다. 잘못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지 말자는 게 아닙니다. 서로를 끌어내리기 위한 정치, 이슈와 거대담론만 앞서고 실속은 없는 정치는 그만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나는 민주당이 가장 어렵던 MB시절 안희정이 당에 쭉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는 혁통 쿠테타 세력과는 다르고, 아마추어도 아닙니다. 정치는 정치인의 일이고, 정당을 중심으로 한 것이어야 합니다. 안희정은 그 기준에 잘 맞는 인물입니다.

 

 민주당 밖의 인물을 보자면 나는 안철수나 유승민 쪽에 더 마음이 갑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그들이 당선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단은 안희정을 지지합니다.

 


 한동안 본 블로그 유입 중 많은 비중이 고지방 저탄수 열풍에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저지방, 고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고 그에 관련한 글을 몇 개 올려두었기에 그 글이 고지방 저탄수 하시는 분들에게 인기를 끌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들에 비추어볼 때 고지방 저탄수 방식에는 찬성하기 어려웠고, 근래에야 시간을 내서 관련 글들을 여럿 찾아보았습니다.

 

 이후 개인적으로 내린 판단은 고지방 저탄수는 내가 알고 있던 대로 위험성이 있으며, 내가 직접 시도해보거나 남들에게 추천하기는 어렵겠다는 것입니다.

 

 나는 표준적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적정 비율로 챙겨먹되 단순당을 가능한 배제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남들에게도 추천하려고 합니다.

 

 한편 이런저런 문서들을 보면서 강하게 인지하게 된 것은, 대다수의 사람은 확률적으로 장기적 다이어트에 실패한다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실험 결과에서 다이어트 방식과는 무관하게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실험마다 그 구체적 %는 다릅니다만, 어떤 실험을 봐도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습니다.

 

 아무리 봐도 사람이 살이 찌는 이유는 본인이 어쩌기엔 너무나도 어려운, 유전적이거나 환경적인 요인들이고 감량 후 장기적으로 날씬한 몸을 유지할 확률은 빈자가 부자 되기보다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각종 다이어트 방식이 돌아가면서 유행을 타는 건, 다이어트가 장기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경우가 있듯, 장기적으로 감량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 비율은 너무나도 낮고 다이어트가 얼마나 어려운건지를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살찌는 건 팔자입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만일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당신은 앞으로 살아갈 날의 많은 부분을 과체중, 비만인으로 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당신이 만일 과체중, 비만을 탈출하고 날씬한 몸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당신은 빈자였던 부자만큼이나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살찜을 노력이나 의지의 문제로 폄하하기엔, 개인은 비만을 거의 극복할 수 없습니다. 통계적으로는 살이 많이 찐 사람일수록 극복확률은 낮아집니다. 사람의 유전자는 살찌는 데 특화되어있고 살빼는 덴 매우 무능합니다. 살찜에 대한 사회적 냉대는 줄어들어야 합니다. 빈자를 타박하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요.

 

 다이어트는 어쩌면 단기적 방식으로 제안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살을 빼는 건 장기적인 저체중 유지보다는 훨씬 쉬운 과제입니다. 그리고 일단 줄인 체중은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단 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는 논외라고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저탄수 고지방은 단기 체중감량에 매우 유리하지만, 그 대가가 클 확률이 있기에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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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으로 진보주의는 많은 경우 과격한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공산주의가 그랬고, 생디칼리슴과 파시즘이 그랬으며, 좌파 아나키즘도 그러했지요.

 

 근래는 환경운동가들과 채식주의자들, 여성주의자들, PC를 강조하는 사람들 중 다수도 과격하고 막무가내로 굴다가 시민들에게 나쁜 인상을 안겨주고, 세계 곳곳에서 정치적이거나 문화적인 실패를 겪게 되었습니다. 물론 진보주의자들만 우리 지구촌에서 과격하게 구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단 본문에서 나는 각종 진보주의의 원천적 모순과 빠지기 쉬운 함정, 그리고 현실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진보주의자들은 대체로 현실의 부정적인 면을 잘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어떤 게 더 옳은가, 어떤 게 더 이상적인가를 생각하고 그 기준을 정립하는 데 능하지요. 대다수의 진보주의자들은 현실을 꿈에 맞추고자 하는 잠재적 욕구가 있으며, 그러한 태도를 오래 유지합니다.

 

 이러한 진보주의자들이 가장 쉽고 일차적으로 겪는 문제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관념적 조화를 맞추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본래 현실과 이상 사이엔 큰 간격이 있기 때문에, 현실을 이상에 맞춰 개선하려면 이상에 대한 현실적 수정과 검증이 필요합니다. 이는 현실 정치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수행해야 할 과정이지만, 이 과정을 엄밀하게 거치면 거칠수록 대부분은 진보주의적 경향이 약화됩니다. 현실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니까요. 그래도 이것은 모순이라기보다는 난제에 가깝습니다.

 

 진보주의자들이 쉽게 부딪치는 모순은 권력의 획득과 행사에 있습니다. 정치적 진보주의는 품은 이상과 목표가 높을수록 그 실현을 위해선 필연적으로 강한 권력이 필요합니다. 약한 권력으로는 큰일을 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렇기에 높은 목표를 가진 진보주의자는 매우 강한 권력을 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막상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뭔가 하려고 하면, 그 변화로 인한 피해자나 손해 보는 사람이 곧잘 나오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들을 설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요. 여기서 진보주의자들이 선택하는 건 (안타깝게도) 대체로 공공의 이익, 집단의 이익입니다. 많은 경우 진보주의자들은 1명이 다소 부당할 수 있는 손해를 보더라도 3명이 이익을 보게끔 권력자가 조종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지 않으면 이 이야기를 납득 못할 분들도 있을 것 같으니, 최저임금 인상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진보주의자들은 대체로 그로 인해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사업자들에 대해서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예를 들면 이해가 쉽지요.

 

 강한 권력의 추구, 집단주의,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의 허용. 이런 것들이 합쳐지고 세월이 쌓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역사가 증명합니다. 그런데 또 현대 선진국의 진보주의자들은 심화된 민주정과 개인의 자유, 권리, 소수자에 대한 보호와 의견 존중을 동시에 주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민주정, 개인의 자유와 권리, 소수자의 권리 보호 등이 윤리적이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불완전한 형태로 접합되고 퍼짐으로 나타나는 모순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 모순은 현실 속에선 꽤 곤혹스럽거나 혐오스러운 형태로 발현됩니다. 언더도그마라거나 내로남불 같은 형태 말입니다. 이게 그렇게 되기가 쉬운 게, 결국 개인과 집단 중 어느 쪽을 중시할 것인가. 권력을 어떻게 다루고 어떤 태도를 일관적으로 유지할 것인가 같은 철학적 원칙들을 정해야 내로남불이나 언더도그마를 피할 수가 있는데, 현대의 대다수 진보주의자들은 그걸 일정 이상으로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문재인 지지자들은 본인들을 매우 민주적인 사람들이라 생각하고 개인의 자유와 소수자의 권리도 중시한다고 곧잘 주장합니다만, 실제 행동은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들이 문재인을 대하는 태도는 거의 철인정치론자들이나 수호자주의자에 가까워 반민주적이고, 문재인이 매우 강력한 권력을 쥐고 정의로운철권 독재 정치를 행하길 바라며,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소수자에 대해선 대단히 공격적이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보다는 집단적 공익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고 곧잘 내로남불을 시전하지요. 그런데 이게 문재인 지지자들이 꼭 유별난 인격 파탄자들이라 그런 게 아닙니다. 현대 진보주의의 원천적 모순이 드러난 결과지요.

 

 위에 이야기한 문제들 때문에 교조화가 나타납니다. 진보주의적 관념, 방법론 등등은 모순점도 많고 우스갯소리 같지만 충분히 진보하지도못했습니다. 21세기 기준에선 구시대적이란 말이지요. 그런데 현실에 맞춰 온건하고 (기존 진보주의 관점에선) 덜 진보적인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더 진보적인) 주장이 대세가 되면, 기존의 진보주의자들은 그 정치적 입지 및 권력을 잃어버리기 쉬운 상황이 됩니다. 여기서 교조화가 이루어지고, 강압과 폭력이 등장합니다. 설명은 어렵지만 현실적 샘플은 간단하지요. 문재인의 비현실적인 주장들을 친문세력 많은 흔한 커뮤니티들에서 비판하면 돌아오는 것들을 보면 됩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진보적 정치세력은 실패를 거듭합니다. 선거에서 잘 이기지 못하고, 집권을 하더라도 금세 또 정권을 내주게 되고, 시민들을 실망시켜 극우파를 집권시키거나 아예 본인들이 극우화가 되어버리곤 합니다. 그들은 사회의 많은 것들을 개선하고 싶어 하지만, 그 비현실성과 모순과 교조성 때문에 대체로는 절반의 성공 또는 그 이하에 그치고 맙니다.

 

 이제 한국도 모순과 교조성을 품은 진보주의자들이 권력을 쥘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실제로 권력을 쥔다면, 그들이 잘 하길 바라고 이런저런 조언을 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들이 실패하면 극우파가 집권하거나 그들이 극우화될 수 있으니까요.


대기업 법인세 감면 축소, 폐지 우려

경제 2017. 2. 1. 13:29 Posted by 해양장미

 문재인이 집권할 확률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문재인을 비롯한 민주당계가 제시하는 로드맵은 우려를 넘어 진지하게 위기감이 들 정도입니다. 일단 본문에서는 법인세 감면 축소 및 폐지를 통한 실효세율 인상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겠습니다. 이 쪽 공약에선 5표당(정당)도 문제이긴 합니다만.

 

 소위 진보좌파 및 민주당 세력이 매일같이 이야기하는 게 법인세 실효세율입니다. 본래 정해진 세율에 비해 감면을 너무 받아서, 낮은 세율의 세금만 내고 있고, 이를 손대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물론 그들은 법인세 감면이 왜 이루어지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결코 말하지 않습니다. 몰라서 말을 안 하거나 알아도 의도적으로 말을 안 하겠지요.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법인세 감면은 함부로 손댈 부분이 아닙니다.




 

 감면되는 항목이 이렇거든요.

 

 대기업 법인세 주 감면 항목은 어디까지나 R&D와 고용창출입니다. 그 외의 감면 항목이라면 에너지절약시설 투자라거나, 환경보전시설 투자 같은 걸 들 수 있습니다.

 

 왜 국가가 기업에게 이런 항목들에 대한 감면혜택을 주느냐 하면, 이것들은 어차피 국가가 돈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쉽게 말해서 어차피 R&D 보조금 줘야 하고, 고용관련 보조금 줘야 하고, 환경보전시설 보조금 줘야 하고 그렇단 말이지요.

 

 그러니까 어차피 걷었다 도로 줄 거, 효율적으로 그냥 감면해주는 것입니다. 걷었다 다시 주고 하려면 그 과정에서 부정부패나 손실(경제학적 비효율)이 발생하니까요.

 

 물론 시각에 따라서는 굳이 국가가 대기업 R&D투자에 협조해줘야 하느냐는 주장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재벌대기업이 R&D투자 안 하면 당장 밥줄이 끊기는 나라입니다. (오히려 재벌들은 R&D 같은 거 안 해도 자자손손 충분히 부유하게 살 수 있는 입장이고요.) 몇 대기업 빼면 제대로 R&D도 안 하고, 세계 수준에서 경쟁력 있을 정도로 되지도 않아요. 중소기업 키워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지요. 물론 그리 되면 좋습니다. 그런데 한국 문화여건상 적어도 한동안은 잘 되기 어렵습니다. 만약 대기업 R&D 감면 줄이고 그 돈 중소기업에 따로 투자할 경우, 그 결과는 일단 처참한 실패가 될 확률이 높고요.

 

 쉽게 이야기해서 문재인이 대기업 법인세 감면 축소해서, 그 돈 다른 데 쓰겠다 하는 건 결코 현명한 판단이 못 됩니다. 한국 현실에서 재벌대기업을 당장 대체할 수 있는 게 없고, 정부가 대기업을 견제하는 동시에 다른 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 수많은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하청을 하고 있는 걸 고려하면, 대기업을 조일 경우 중소기업에도 피해가 오는 건 바보가 아니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비록 세상엔 바보가 참 많지만요.

 

 대통령이 될 확률이 높은 문재인은 이런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 않을 겁니다. 정의감만 앞서는 바보들은 지옥으로 가는 길을 선의로 포장해 깔기 마련이지요. 단순한 정의감으로 오지랖을 부리면 곧잘 민폐가 되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