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베가 싫어요.

정치 2019. 6. 2. 13:51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ysyrIloU8Hg

 


 

 얼마 전 트럼프가 일본에 갔었지요. 그 때 아베가 트럼프 접대하는 거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아베 신조가 있는 한 우리 대한민국이 잘 되기는 정말 힘들 겁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현재 세계 정치 지도자들 중 가장 뛰어난 인물은 아베입니다. 우리나라 문재인은 가장 못난 인물군에 속할 거고요.



 돌아보면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 경제가 나빠진 가장 큰 원인 둘은 아베와 고령화입니다. 요새만 보면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무역전쟁이 경기악화의 주 원인입니다만, 이미 그 이전에 우리가 아베한테 당했고 지금도 당하고 있는 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베가 싫지만 그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아베는 우리의 적수지만 인정받고 높이 평가받을 가치가 있고 배워야 할 인물입니다. 문제는 아베가 재집권 (아베의 첫 총리 집권은 2006년입니다. 그리고 2007년 초가을에 사퇴했다가, 20121226일 우리나라에서 박근혜가 당선된 이후 재집권합니다.) 한 이후 아베가 펼친 정책이 얼마나 위력적이었는지, 그것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악영향을 주는지, 왜 아베가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다는 겁니다.


 

 아베노믹스를 시작할 때 나는 그것이 성공할 거고, 우리나라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베노믹스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데미지를 주기 시작했다고 느끼고, 내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 건 2013년 초가을부터였습니다. 20142월부터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해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한국인 대다수의 시각은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는 아무 것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박근혜 정부를 맹비난하기는 어려웠는데,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새민련이나 야당들은 훨씬 더 답이 없는 경제적 식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토야마와 간 나오토 시절 우리나라의 기세는 일본에 크게 앞섰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 엄청나게 욕먹었던 강만수발 고환율 정책의 위업이었지요. 그보다 더 욕먹었던 4대강도 사실 경제적 효과만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노무현 정권 말기부터 이야기해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정권 당시의 문제를 잘 모르고 있는데, 노무현 임기 말에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시한폭탄의 시계가 작동하는 상황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원화가 너무 절상되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06년부터는 위기감이 있었습니다. 달러/원이 800원대까지 갔었는데 달러를 어떻게 법니까. 그런데 환율이 망가져도 보통 사람들은 전~혀 당장은 체감을 못 합니다. 역설적으로 1년 반 정도는 원화절상으로 아주 좋은 시기가 옵니다. 그래서 당시 우리나라 GDP1인당 2만 달러를 처음으로 넘기고, 주식과 부동산도 많이 오르고, 물가는 쌌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저환율도 괜찮다는 주장도 그 때 많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이기도 해서 아주 짦은 황금기처럼 느껴졌지요. 그 때는 매주 와인 마시는 사람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중국인들이 보르도 와인 사재기하기 전이라 5대 샤토도 마실 만하던 시절이었네요.



 MB 정권은 그 상황을 방조하면 우리나라 경제가 망한다는 것 정도의 기초적인 지식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권하자마자 한 게 원화의 평가절하입니다. 우리나라 같은 나라가 환율에 적극 개입하기 전엔 미국과 이야기를 잘 해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명박은 부시와 아주 긴밀하게 외교를 하고, 원화절하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지율이 박살납니다.



 원화를 절하하면 일단 물가가 크게 오르게 됩니다. 특히 물건을 수입하는 쪽이 힘듭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당시의 우리나라 산업 구조는 하청업체가 원자재를 수입해서 부품이나 중간재를 만든 후, 그 부품이나 중간재를 대기업에 납품하는 구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회사들이 키코라는 상품에 가입해 있었습니다.


 

 이 키코는 구성이 특이했는데, 달러/원 환율이 900~1050원 사이에서는 가입자들이 이익을 보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900원 밑으로 내려가면 다소 손해를 보고, 1050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품이었습니다. 문제는 강만수가 환율을 건드리기 시작하자 가볍게 1050원을 뚫었다는 거지요. 당시 은행이 적극적으로 키코를 팔아서 기업들이 많이 가입했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달러/원은 1500원을 뚫었었고, 키코를 샀던 기업들은 엄청난 손실을 봤었습니다. 사실 그 주된 책임은 위험 고지를 제대로 안 했던 은행과 그런 걸 생각없이 샀던 당사자들, 그리고 그런 위험한 상품이 많이 팔리는 걸 방조했던 노무현 정권 당시의 금융감독기관들에 있었으나 이명박 정권이 주로 욕을 먹게 되었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수출국가이기 때문에 무역수지라는 면에서는 원화가 절하되어 있는 게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화가 절하되자 우리나라 상품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매우 높아졌고,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라는 걸 체감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쉽게 위기의 피크를 돌파해버리고 맙니다. 과거의 IMF 외환위기의 빠른 극복도 거의 같은 원리였고요. 워낙 위기라는 인식조차 옅었던 데다 2007년에 이미 시한폭탄이 작동하던 걸 대중들이 이해할 수 없었기에 이명박 정권이 잘 한 부분은 충분히 평가를 받을 수 없었고, 당시에 했던 자원외교라거나 금 매입이 워낙 대실패로 끝났기에 욕을 더 먹고 맙니다. 2009년에 노무현이 수사받다 죽는 바람에 정치적으로 더 평가받기 어려운 면도 있었고요. 대운하 같은 이상한 시도도 있었고. 강만수가 본격적으로 환시장 개입을 했을 때의 디테일은 한심하기 짝이 없기도 했었기에 그 면에선 욕을 먹어 마땅하긴 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방향보다는 디테일이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명박 정권은 부자 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이후 박근혜 정권은 적극적으로 좌클릭을 시도하여 복합적인 경제문제를 초래하게 됩니다.



 한편으로 우리의 라이벌 일본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고 일본 민주당이 이겨 하토야마와 간 나오토가 정권을 잡은 시기에 망조가 들고 맙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엔화는 금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데요. 당시엔 달러까지 불안해지면서 너도나도 엔을 샀고, 그래서 엔화가치가 엄청나게 올라가버립니다. 이게 하필 원화가치의 절하시기와 겹치면서 일본 상품의 국제 경쟁력은 망해버리고 말지요. 거기에 2011년엔 후쿠시마 원전까지 터졌고요.

 

 그래서 돌아보면 이명박 정권 후기가 우리나라 최고 전성기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박근혜가 집권할 때 일본엔 아베가 재집권한 것이었네요.


 

 아베는 오바마와 손을 잡고 양적완화를 했었습니다. 미국이 흔들릴 때 아베가 나서서 미국채를 적극 매입해줬어요. 그 때 박근혜는 최순실 일시키고 보톡스를 맞고 드라마를 보고 있었을 거고요. 그래서 아베는 오바마의 은인이나 다름없었던 거고, 오바마는 아베의 모든 것을 도왔던 거고, 그래서 아베는 엔화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어요. 이게 잡스러운 통화에 불과한 원화와는 달리 쓸데없이 튼튼한 엔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베는 신의 한 수로 모든 걸 다 해버립니다. 그럼 환차손으로 인한 일본 내 물가상승은? 괜찮았습니다. 일본은 어차피 장기 디플레잖아요? 그리고 양적완화를 하는데 경제가 좋아지면 좋아지지 나빠지지는 않지요.


 

 어떻게 그런 상황이 나왔느냐. 어이없게도 2011년에는 미국 디폴트 소리까지 나왔었습니다. 지금 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는 소리인데, 그래서 2011년엔 금선물 시세가 트로이온스당 $1,899까지 갔었고 (지금은 $1,300 전후) 은선물은 트로이온스당 $48.58까지 갔었습니다. 최근의 은선물 가격은 $14~16입니다. 아베가 그걸 진정시켜줬던 것이고요. 우리는 그 때 오바마에게 손을 내밀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럴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렇게 오바마와 아베가 절친을 먹는 사이 우리나라가 당한 일은 원화의 상대적 절상, 그리고 신용등급의 상승입니다. 동시에 우리나라 정부와 정치권은 멍청하게도 철저하게 국가부채 규모를 관리했어요. 조금 부채가 늘어나려고 하면 당시 야당이던 새민련-민주당이 나서서 엄청나게 쪼아댔고요. 지금 문재인이 추경한다면서 하는 말을 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습니다. 철면피도 그런 철면피가 없다니까요.


 

 이게 무서운 게 우리나라 입장에선 이런 대우를 받으면 당장은 좋습니다. 좋아요. 그런데 이거, 접대 아주 잘 받고 잘 먹어서 뒤룩뒤룩 살찌는 거랑 비슷합니다. 그리고 시간 지나면 중병 걸려서 골골 앓다가 더 심해지면 멀리 돌아가시는 거지요. 지금 우리나라 무디스 신용등급은 프랑스, 카타르, 영국과 같은 Aa2입니다. 일본은? A1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는 3등급이고요. 일본은 5등급입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신용등급이 많이 낮아요. 그런데 엔화는 원화와 비교할 수도 없이 강하지요. 동시에 우리는 주구장창 환율조작국 감시대상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감정적입니다.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재지 않습니다. 계산적이면 재수 없는 거고, 전략을 재기 보다는 하면 된다.’ 정신이 아직도 대세입니다. 실제 그걸로 성공하긴 했습니다만. 그게 통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까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 경제는 주구장창 뜯어 먹혔습니다. 우리나라 정치권들이나 속칭 지식인들이나, 워낙 수준들이 떨어져서 뜯어 먹히면서도 몰랐습니다. 양적완화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그 많은 달러, 우리나라에 거의 붙잡아 두지도 못했습니다. 박근혜 정권도 멍청했는데, 요새는 더 극심하게 멍청하고 고집도 센 달나라 족속들이 집권하면서 나라 기둥뿌리가 아예 뽑히고 있습니다.


 

 원화가치가 높으면 우리나라는 아무 것도 안 됩니다. 경상수지도 떨어지는데 내수도 안 됩니다. 원화가치가 높을수록 사람들이 해외여행 많이 가고, 직구도 더 많이 하거든요. 특히 미혼 여성들, 결혼자금 모으는 대신 해외여행 많이 다니는데 개인의 자유와 행복추구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국가단위로 보면 이 유행 트랜드는 우리나라 미래 기둥뿌리 뽑아먹는 겁니다. 저출산의 핵심적인 원인 중 하나거든요. 어차피 국가신용등급 높아진다 해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딱히 들어오지도 않고, 투자이민이 늘어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는 수입이 딱히 늘어나지도 않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투자이민을 받으려면 형편없는 제도를 혁명적으로 개선하고 경상수지를 늘려야지, 올라가는 국가신용등급에 도취되어서는 안 됩니다. 무디스나 S&P같은 신용평가기관은 우리 편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원화가치가 내려간 지금이 기회입니다. 현재 원화가치가 절하된 내용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만, 위기를 기회로 삼지 않으면 위기를 돌파할 수가 없습니다. 원화가치의 절하를 추가적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감세로 완화 조치를 해야 합니다. 특히 법인세에 대한 파격적인 인하가 필요합니다. 강력한 재정 정책은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감세와 재정정책을 통해 국가의 부채를 늘려서 경기를 완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좀 낮춰야 합니다. 그래야 원화가치가 외교적 마찰 없이 무난하게 절하됩니다. 이렇게 해서 정치적으로 공격받으면, 대통령이건 부총리건 장관이건 나와서 야당 정치인하고 당당하게 토론에 임하면 됩니다. 아니면 교수나 전문가와 공개 토론해도 됩니다. 민주정체 정치인이라면 토론과 소통과 설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왜 계속 박근혜, 문재인과 같은 수준이하의 언어능력을 가진 고집불통 권력자를 윗자리에 앉혀둬야 하지요?


해양장미 선정 2000~2020 축구 국가대표팀 Best 11

운동 2019. 6. 1. 13:52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nVm8NGeRgm4

 

 

황선홍

손흥민

박지성       이천수

유상철

이영표  김민재   김영권  차두리

홍명보

 

조현우

 

 

 2020년까지 메이저 대회가 이제 없기 때문에 20년 단위의 베스트 11을 한 번 꼽아봤습니다. 재미 삼아 가볍게 봐주세요. 애초에 각 선수들의 전성기가 10년 이상 차이가 나다 보니, 이런 팀은 현실적으로 구성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멤버 선택과 본문의 기본적인 작성은 지난 아시안게임 끝나고 해봤었는데, 이 블로그가 축구 블로그 같은 게 아니다보니 업데이트를 안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새 세상 돌아가는 양상도 많이 안 좋고 어째 축구 이야기도 많이 나와서 분위기 환기 삼아 올려봅니다. 각 선수들이 각 분야에서 세운 업적보다는 팀 구성을 신경 써서 작성했습니다.

 

 일단 뺄 수 없이 일단 넣고 시작한 선수들은 박지성, 손흥민, 이영표, 홍명보, 유상철, 황선홍입니다. 이 선수들은 클래스가 특별해서 일단 넣고 시작해야 합니다. 이천수와 김민재의 초이스도 거의 고민이 없었습니다. 고민이 있던 포지션은 라이트백과 골키퍼였고, 김영권도 조금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모든 것보다 홍명보가 들어가는 게 골치 아픈 부분입니다. 홍명보는 현역 시절엔 정말로 쓰기 어려운데 안 쓰기도 힘든 유형의 선수였습니다. 감독으로는 말 할 가치도 없는 인물입니다만.


 

 홍명보는 3백 스위퍼로밖에 못 씁니다. 그러니까 미들에서 한 명을 빼야 하고, 기용 가능한 미드필더의 성향이 제한됩니다. 홍명보를 쓰는데 미드필더가 활동량이 적고 다재다능하지 않으면 팀이 망가집니다.


 

 박지성이 가장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포지션은 레프트윙입니다. 이영표와 호흡이 좋고, 박지성이 뛰면 상대의 오른쪽 라인은 거의 봉쇄되곤 합니다. 이런 구성이면 그가 팀의 성격을 가장 많은 부분 결정하고 책임지게 되겠지요.


 

 손흥민은 요새 플레이만 보면 월드 클래스입니다만, 아무렇게나 써도 잘 활약하는 유형은 아닙니다. 그를 왼쪽에 배치하면 오른쪽에서 흔들어 줄 수 있어야 하고, 팀이 속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멤버 구성은 조현우의 답 없는 공격 전개문제를 제외하면 속공에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편의상 가운데에 적어놓긴 했지만 실제 뛰게 되면 좌우로 크게 움직일 겁니다.

 


 유상철의 클래스에 대해 의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유상철은 나의 선택에서는 일단 넣고 시작하는 선수입니다. 유상철은 골키퍼 외 모든 포지션을 높은 수준으로 소화 가능하며, 수비수와 미드필더와 공격수 모든 분야에서 K리그 베스트 11에 꼽힌 시즌이 있는 선수입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득점왕도 해본 위인이라 일단 쓰고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3백에서는 유상철과 같은 미드필더가 꼭 필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레프트백은 고민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영표가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최고의 레프트백입니다.



 그렇지만 라이트백은 고민의 여지가 많은 영역이지요. 아마 2002년의 송종국이 우리나라 최고의 라이트백일 겁니다. 그런데 송종국은 그게 커리어 하이였고 좋은 실력을 가졌던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제외. 그럼 차두리와 이용 정도가 남는다고 생각하는데요. 공격력, 체력, 속도는 차두리가 좋고 수비력이나 밸런스는 이용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3백에서는 차두리가 무조건 좋지요.



 황선홍은 우리나라 축구선수 중 역대 가장 많은 욕을 먹은 선수일 겁니다. 2위는 이동국일 거고요. 그렇지만 능력은 황선홍이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국을 뽑고 싶기도 한데, 기량은 이동국이 딱히 밀릴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멘탈이 섬세한 분이고 팀이 좀 맞춰줘야 하는 유형이라, 조금 더 강철심장이고 툴이 많은 황선홍을 베스트 11로 꼽겠습니다. 박주영은 전성기 기준으로만 보면 좋은 포스트 플레이어였고 결정력도 좋았지만, 속공해야 하는 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유형이라 생각하고 많이 맞춰줘야 합니다.



 라이트윙으로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가졌던 선수는 이천수라고 생각합니다. 울산 시절의 이천수는 1기나 2기나 사기유닛 소리를 들었지요. 상대 팀을 흔들 수 있는 능력이 좋았기 때문에, 손흥민과 전성기가 겹쳤다면 대표팀에서 양쪽 윙으로 같이 기용하기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3백의 스토퍼 2자리는 김영권과 김민재를 뽑았습니다. 김영권은 잘 할 때와 못 할 때의 격차가 너무 크긴 한데, 잘 할 때는 정말 많이 잘 하는 선수고 중국화 모드만 아니면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할 때는 중앙수비조무사 소리 들을 정도로 못 하는 게 문제지만... 넘어가고요. 그리고 김민재는 내가 봐 온 우리나라 센터백 중에 제일 잘 하는 거 같습니다.


 

 키퍼는 고르기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조현우는 수비력만 보면 내가 봐 온 우리나라 키퍼 중 제일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공격 전개가 나빠도 너무 나쁩니다. 정성룡과는 완전히 반대 유형이라고 할까요. 정성룡은 못 믿을 수비력이지만 공격 전개는 최상입니다.

 

 그런데 국가대표팀은 토너먼트에 강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수비력이 좋아야 더 위로 올라가기 유리합니다. 리그를 장기간 치른다면 모든 면에서 뛰어난 이운재가 올바른 선택이겠지만, 이운재는 순발력이 좋은 편은 못 됩니다. 순발력이 좋고 실점이 적을 조현우를 우선 선택해 봅니다. 다만 조현우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키퍼는 아니고, 승부차기까지 간다면 이운재가 훨씬 좋은 키퍼입니다. 홍명보를 꼽는다면 조현우의 나쁜 후방 빌드업은 어느 정도 만회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홍명보가 없다면 조현우를 우선순위로 꼽지는 못했을 겁니다. 총체적인 기량은 이운재가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베스트 11이고요. 뽑히지 않은 선수들 중 위에서 언급이 없던 선수를 이야기 해보자면요.


 

 뽑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어서 못 넣은 1순위 선수는 김상식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상식은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실제 대표팀 뛸 때는 본 포지션이 아닌 센터백으로 기용되면서 헤맬 때가 많았지만요. 그렇지만 홍명보를 쓰면 수비형 미드필더를 따로 쓸 수가 없습니다.


 

 2순위 선수는 이근호입니다. 이근호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최전성기 때는 아시아 레벨에서는 메시 놀이를 꽤 하기도 했었지요. 다만 이천수와 이근호를 비교한다면 그래도 이천수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프리킥 기회까지 생각해야하고요.


 

 센터백으로 최진철도 선택 가능한 대상이었는데, 최진철의 제공권이나 태클 능력은 아주 훌륭합니다만 현대적인 유형의 센터백은 아니고, 홍명보와 함께 스피드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성용을 뽑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성용은 홍명보가 있으면 굳이 같이 기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축구 시대가 다르니까 포지션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홍명보가 기성용의 상위호환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는 기성용이 가진 단점들이 꽤 문제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는 롱패스 능력이 좋음에도 속공을 잘 전개하는 편이 못 되고, 키와 체격이 커서 민첩성이 부족함에도 키를 활용한 헤더 실력은 불충분합니다. 수비력도 불충분해서 컨디션이 좋을 때 BTB로 뛰는 게 아니라면 단점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유상철이 신체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플레이어인 반면 기성용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가 가장 잘 해온 플레이는 점유율을 높이 끌어올리면서 경기장을 넓게 쓰는 유형의 축구인데, 우리나라 선수들로 그런 유형의 축구를 지속적이고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현 대표팀 감독 벤투는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만. 기성용은 팀 구성이 스타일에 맞아야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실력은 있지만 우리나라 축구에 잘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좀 더 공격적인 선수로 성장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안정환은 2002년 월드컵에서의 활약만 치면 베스트 멤버를 노려볼 만 합니다. 그런데 안정환은 선발로 쓰기엔 쉽지 않은 타입의 선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제로톱 유형의 선수인데 토티나 메시하고는 다르게 몸싸움이 좋지가 않아요. 제로톱은 몸싸움이 강해야 유리합니다. 같이 호흡 맞추기 쉬운 유형도 아니었습니다. 실제 2002년에도 안정환은 베스트 11 멤버가 아니었고요. 교체로 나와 골을 많이 넣었던 것이지요. 황선홍이 부상을 입은 후에는 우선적으로 기용되기도 했었지만요.

 

 팀을 짜고 나서 약점을 생각해보니 전반적인 크로스의 질이 좋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크로스가 좋은 선수를 베스트 멤버로 꼽을 수가 없었습니다. 상대 팀을 측면에서 크게 흔들기 힘들고, 수비를 하는 가운데 많이 달리고 역습을 주로 해야 하는 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축구가 원래 좀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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